'Column Ring'에 해당되는 글 295건

  1. 2008/07/07 소셜미디어 트렌드 속 우리나라는? 12
  2. 2008/07/07 촛불집회가 새로 쓰는 한국 언론사 31
  3. 2008/06/30 솔직하지 못할 거면 블로그 하지마 17
  4. 2008/05/27 색다른 온라인 서술법, 디지털 스토리텔링 8
  5. 2008/05/14 집단지성이 싹트기 전에 밟지 마라 8
  6. 2008/05/01 개인정보 유출, 원인은 과도한 실명제? 3
  7. 2008/04/30 페이지 뷰를 안락사시켜라 12
  8. 2008/04/22 해킹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사회 6
  9. 2008/04/16 마이스페이스 한국 진출, 허투루 보지마라 19
  10. 2008/04/12 모니터 속 또 다른 인생 ‘세컨드라이프’ 1
  11. 2008/04/11 끊김 없는 인터넷 오피스 시대 열리나
  12. 2008/04/08 우주인 띄우기 SBS 혼자 고군분투 26
  13. 2008/04/02 신문사 영상 전성시대, 신문방송 겸영금지 死文化? 4
  14. 2008/03/24 블로그산업협회 발족에 거는 기대와 우려 9
  15. 2008/03/10 CCL, 저작권 지키기에서 공유로 '발상전환' 6
  16. 2008/03/07 뉴미디어가 불러올 파국 18
  17. 2008/03/06 유튜브 국내 진출, 무엇을 노리나 8
  18. 2008/03/03 방통위 출범, 정치적 거래 안 된다 2
  19. 2008/02/18 제목은 사실에 얼마나 가까운가 14
  20. 2008/02/11 사이버 인질극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3
  21. 2008/01/21 '네이버는 언론' 판결, 언론 역차별 받을라 8
  22. 2008/01/14 누구를 위한 RSS 뉴스 전송권인가 11
  23. 2008/01/02 저작권자의 호탕한 선언 바란다 8
  24. 2007/12/17 언론사-포털 '기사 하청 시스템' 가동 8
  25. 2007/12/10 대머리 경제학? 프리코노믹스 4
  26. 2007/11/26 열린 정부, 닫힌 사이트 5
  27. 2007/11/12 「사이비 웹 2.0 피플이 더 문제」
  28. 2007/11/12 광고로 찌든 블로그, 솔직함을 되찾아라 18
  29. 2007/11/10 기자들은 왜 편집정책에 동조하는가? 4
  30. 2007/11/05 상생하는 뉴스 유통, 표준화가 우선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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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촛불시위로 홍역을 앓으며 네티즌과 정부 사이의 치열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사회적인 중요 이슈와 이에 대한 사회적 반응과 정부의 대응이 인터넷에 대한 규제 문제로 넘어가고 있는 사이에 세계는 웹 2.0 이후의 새로운 산업의 태동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소셜미디어(Social Media)가 그것이다.

소셜미디어란 사람들이 의견, 생각, 경험, 관점 등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온라인 툴(Tool)과 플랫폼(Platform)을 말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는 대상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의 다양한 형태를 가진다.

소셜 미디어 형태별 분류로는 현재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든 종류의 미디어 도구가 포함된다.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스턴트 메시지 보드, 팟캐스트, 위키, 비디오블로그를 비롯한 동영상 UCC까지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온라인에서 공개된 행위 하나하나가 모두 소셜 미디어적인 행위이며 이를 통한 소통 규모가 전사회적인 범위를 넘나들며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면서 산업의 분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마이스페이스 및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폭발적인 증가세와 현실적인 블로그 영향력 증대에 힘입어 산업 전체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광고 및 홍보 마케팅 분야 역시 사람들의 대화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는 소셜 미디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웹

그렇다면 이미 대형 포털 서비스를 중심으로 엄청난 양의 커뮤니케이션이 진행중이고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서는 이미 미니홈피 등의 거대한 서비스가 존재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과 세계적인 소셜미디어 트렌드는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을까.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개방의 차이다.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링크드인, 하이파이브 등 최근 급부상 중인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공개된 플랫폼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웹 1.0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수익모델 역시 플랫폼화 되면서 광고 플랫폼과 서비스 플랫폼이 서로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유튜브와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이 스스로 수익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이들 소셜 미디어를 위한 광고 플랫폼 사업이 별도로 산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는 상호 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이나 데이터 공유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중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자가 어디에 존재하든 검색과 콘텐츠 이용에 불편이 없는 개방화의 단계가 진일보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안의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서비스를 기획해야 할 단계라는 것이다.

플랫폼끼리 상생보다 가두리 정보 쌓기 및 연결에 몰입하고 있는 이기주의적인 국내 인터넷 업계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 소셜미디어의 가장 큰 특성
흔히 웹 2.0을 설명할 때 중요하게 보는 3대 요소로 '참여', '개방', '공유'가 있다. 소셜 미디어 역시 이 3대 요소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더불어 사용자들 사이의 '대화', '커뮤니티', '연결' 역시 인터넷 업계가 주목하는 요소들이다. 사용자들은 만들어진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층 더 강화된 연결성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인터넷이 서비스별로 분절되지 않고 상호 연결을 위한 검색 플랫폼 및 소셜 네트워크로 강력한 연결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 안에서의 '친구 맺기'가 전부인 기존의 웹 서비스에서 인터넷 전체를 통한 '영향력자(Influencer)'를 중심으로 뭉쳤다 흩어지는 커뮤니티의 생성과 소멸의 전 과정이 투명하고 역동적으로 보여지는 환경이 소셜미디어 환경이다. 인터넷이 발명되고 나서 지금까지 추구해왔던 일관된 '연결성'에 대한 목표 의식이 소셜미디어 안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인터넷 산업의 소셜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거대 가두리 포털과 불필요한 과잉 규제 논란 속에서도 인터넷이 사회적 소통이라는 가치를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인터넷 산업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개인과 집단간 소통을 원할히 할 것
-열린 플랫폼을 지향할 것
-개인 영향력자에게 최적화될 것
-상시 대화 도구를 제공할 것
-기업들에게 의미 있는 서비스일 것
-직간접적인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공개할 것
-사용자에게 비용을 청구하지 말 것
-대화규모를 상업적 가치로 환원할 것

세계적인 소셜미디어 트렌드 속에서 우리나라는 또 한번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 번 미리 소셜미디어의 초기적 형태를 온몸으로 체험한 IT강국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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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이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소셜 미디어와 관련된 정보는 다음을 이용해보세요. :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란 무엇인가?[PDF]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기업혁신 전략[PDF]

그리고 얼마 전 있었던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 2008 당시 구글코리아 염동훈 상무님이 발표했던 자료[PDF]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해외 IT 소식의 권위지인 CNET에서 최근 나온 뉴스도 참고해볼만 하죠.

SocialMedia to unveil 'friendship ranks'[CNET News]

'Friendship Ranks', 또는 'FriendRank'에도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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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7/07 11:14 2008/07/07 11:14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불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말만 바꿔 문화제라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시위다)에서 튄 불똥이 언론계를 뒤흔들고 있다.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이라거나 KBS 사수 촛불집회, 정부의 언론정책 반대 집회 등 시민 사회가 언론계가 지난 수십년 동안 품고 있었던 언론 개혁 논쟁과 갈등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 이 같은 진행이 얼마나 갈지 지켜볼 일이지만 분명 언론학계에서는 이 상황을 언론사에 기록해둘만 하다. 과연 촛불집회는 어떤 언론사적 의의를 갖는 것일까.

 
매스미디어, 즉 대중매체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운동 몇 가지가 있다. 시민언론 육성, 공론장 확대, 그리고 독과점 신문의 견제가 그것이다. 아쉽게도 지난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이들 언론 개혁 운동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대형 미디어 그룹의 무한 확대는 당연시되었고 그 속에서 시민언론 육성은 시도만 수십 년째 하고 있으며 일부 작은 성공사례에 머물러 있다. 공론장 확대 역시 대의 민주주의와 전반적인 시민들의 정치 무관심으로 인해 그리 힘을 받지 못했다. 국내의 경우 독과점 신문의 여론 왜곡 현상은 대통령이 임기 동안 내내 맞서 싸워도, 조직적인 안티 운동을 벌여도 시장은 그들의 독과점으로 인한 영향력에 영합하는 것을 택했다. 이른 바 언론시장의 대세론이었다.

촛불집회로 인해 이 대세론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수십 년 동안을 시민언론 단체는 물론 학계, 정계가 조직적으로 개혁운동을 펼쳐도 꿈쩍하지 않던 대형 언론사들의 위세가 위태위태하다. 정부 권력에도 당당히 맞서던 언론사 조직원들마저 위기감을 가질 정도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시민들, 언론이 무엇인지 직접 체험
5월부터 시작된 6월 전국에서 100만 명 가까운 시민들이 참가하면서 정점을 찍은 촛불집회는 대중매체를 조롱하는 인터넷 개인 미디어의 기민함이 시민 언론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시위와 집회를 하는 목적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인데, 이 이벤트는 시민들과의 공감대 확산과 여론 형성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힘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데 이번 촛불집회 과정에서 대형 언론사들의 취재와 해석에 매달릴 필요를 반감시킬 수 있는 수단, 즉 인터넷을 시민사회가 언로로 활용할 수 있음을 각인시킨 사건이 됐다.
 
시위 도중에 일부 참가자는 정보통신 기기를 이용해 현장을 실시간 중계하고 경찰과의 대치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 글로 여과없이 인터넷에 올렸다. 또한 시위 참여 전후 많은 시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모으기 위한 자발적인 언론활동을 펼쳤다.

여론의 힘을 얻기 위한 각종 정보를 퍼나르고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길거리에서 인쇄물을 나눠주거나 서명 운동을 벌이던 지지부진한 방식을 인터넷을 통해 좀더 폭발적이고 신속하게 확대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시민들은 왜 주도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펼쳐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영향력이 있는지를 몸소 체험했다. 언론사를 거치지 않아도 인터넷만으로 여론 형성 과정을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수많은 지지자들이 온라인에서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볼 수 있었다. 언론사가 던져주는 한 두 장의 사진으로 집회 분위기를 짐작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시민과 학생은 물론 주부와 직장인까지 거리로 나서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고 이를 거리낌 없이 인터넷으로 중계되고 블로그와 각종 게시판에서 증언하면서 현장을 왜곡시키는 보도를 원천 봉쇄하는 역할을 했다.

시민이 언론 소비자에서 언론의 주체로 떠오르는 순간을 직접 체험하고 온라인으로 목격한 것이다.

미국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는 시민들에게 대규모 시위 이벤트를 벌이고 언론이 이를 공정하게 보도해주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직접 언론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경험을 축적시킨 사건인 셈이다. 수많은 블로거와 네티즌들이 현장에 참석자로, 관찰자로서의 역할에 적극적이었으며 인터넷을 통해 여론 확산 과정 속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면서 시민이 곧 언론의 추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기성 언론에 대한 본격적인 소비자 운동 전개
6월 10일을 기점으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소고기 반대 외에도 다양한 의제를 직접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른 바 '조·중·동'으로 일컬어지는 거대 언론 권력과 직접적인 대결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적극적인 소비자 운동은 우리나라 언론사에 지루하게 반복되는 언론 개혁 의제를 시민이 스스로 꺼냈으며 명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언론 소비자 운동은 초기 정보 공유나 성명전이 주로 이뤄졌으나 본격적으로 시민의 행동을 유발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촛불집회로 점화된 보수 언론에 대한 반격은 의외로 직설적이고 강력한 수단을 자발적으로 모의하고 실제로 행동하게 했다. 바로 '안 보기 운동'에서 '광고주에 대한 불매 압력'으로의 전술적 변화가 그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으로 보수 신문에 광고한 광고주들의 전화를 공개하고 온라인에서 어떤 방식으로 압력을 행사할 것인지 논의한 뒤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몇 시간에 불과했으며 이 행동은 매일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단 열흘만에 보수 신문들의 광고 물량 3분의 1을 격감시켰다.

또한 6월 15일 이후 보수신문에 실제로 광고를 중단한 기업들이 보수신문에 의해 역풍을 맞는 것을 목격한 시민들은 오히려 보수신문에 공격받는 기업을 도와주기 위한 운동에 돌입한다. 시민들의 요구에 의해 보수 신문에 광고를 중단한 삼양식품의 라면을 사주는 반면 시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수 신문에 광고를 지속하고 있는 농심의 라면은 불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즉각 실행에 옮겼다. 이는 네티즌으로 대변되는 시민사회가 현실 영향력에서 보수 신문을 넘어서는 실력을 발휘하는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의 교집합 발견
흔히 이번 촛불집회에서 미디어 1.0 세력인 기성 언론은 패배자로, 미디어 2.0 세력인 네티즌과 인터넷은 승리자로 여겨진다. 하지만 오히려 미디어 2.0 세력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하는 기성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이들 미디어 1.0세력의 적극적인 여론 형성 과정 개입을 독려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촛불집회를 인터넷에 직접 생중계했으며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인터넷 언론사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보수신문의 논조에 동조하지 않고 네티즌과 영합하는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미디어 1.0과 미디어 2.0 사이에서 소식과 의견을 무차별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포털의 뉴스 기능과 토론 게시판 기능 역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방송 부문에서 KBS와 MBC는 정치 권력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그리고 SBS는 불합리한 보도를 일삼는 방송사로 구분지어졌다.

부정적으로 보면,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공정하고 객관적인 의제를 전달할 책임을 가진 언론사의 전통적 저널리즘을 붕괴시키고 언론계에 대중영합주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적어도 이번 촛불집회로 인해 사실과 현장에 근접한 보도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또한 자신들을 선택한 독자들에게 좀더 풍부하고 적극적인 정보 전달자로서의 언론만이 미디어 2.0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교훈으로 남았다.

또한 보수언론 역시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색깔을 부각시키고 독자들에게 신뢰를 쌓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이번 촛불정국의 시사점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언론사들의 '선명성'이 '객관성'보다 우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신뢰가 없는 인터넷은 '독'이 될 수 있겠지만, 신뢰가 없는 언론 역시 사회적 '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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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미래> 7월호에 기고한 것이므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해당 잡지의 편집교열을 통해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6월 중순이므로 현재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독은 해독해야 하고 암은 도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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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7/07 01:51 2008/07/07 01:51
지난 6월 25일 한국블로그산업협회에서 주관한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 2008 행사가 있었습니다. 지난 해에 이어 치러진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실제 블로그 관련 사례들이 풍부하게 전달되었습니다.

참석자들도 언뜻 보기에도 실무 담당자급들이 대거 참석한 듯이 보였습니다. 어찌보면 예상되었다고 봐야겠죠. 현재 시장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과 홍보를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블로그'가 신조어가 아닌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결과일테니까요.

실제로 이제는 '블로그가 뭐죠?'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하면 블로그로 홍보를 잘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우세해졌습니다.

시장이 무르익고 있는 단계라고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겠지만 최소한 출발선은 넘었다고 봐야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행사에서 저는 자칭 '블로그 전도사'임을 밝히면서도 '블로그 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네, 물론 이런이런 경우라면 아예 발도 붙이지 마라는 역설적인 내용이었죠. 그러면서 조금은 위험한 작금의 상황에 대한 인용을 감행(?)했습니다.

성공사례를 보러 오신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실패사례만큼 분명한 메시지는 없다는 생각에서였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2MB라는 반도체 회사가 인터넷을 상대로 소통을 하려했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전제로 이 회사의 실패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장을 보여드렸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를 '메시지'라고 생각해 달라고 했습니다. 거대한 부정적 메시지의 물결과 단 하나에 불과하지만 기쁨을 주는 메시지 하나.

블로그를 비즈니스에 이용하려는 기업들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거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원하겠죠? 하지만 그 출발은 메시지 하나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수십년 동안 거대 메시지 통제와 관리 체계를 배워왔던 분들에게는 새로운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김호 사장님의 강연에서 눈여겨 두어야 할 메시지가 있습니다. "흙을 묻히는 것을 두려워 말라"

순결하라는 주문은 '아무 것도 하지 마라'는 말과 같겠죠.

솔직하지 못할 것 같으면 블로그 비즈니스에 뛰어들지 말기 바랍니다. 또한 거짓말로 연명해야 한다면 절대 블로그 비즈니스에 눈도 돌리지 마세요. 여론을 내 입맛대로 움직이길 원한다면 매스미디어를 찾아다니는 것이 정답입니다.

돈이 없어서 싼 맛에 블로그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구요? 하하.. 세상 너무 값싸게 보시는군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돈이 아주 많거나' 아니면 '풍부한 감성을 전달하거나' 하는 식의 방법이 있을텐데요. 단순히 ROI 계산법으로는 그리 쉽지 않을 겁니다. ROI 따져가면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예 블로그 비즈니스에 뛰어들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괜히 뛰어들어서 어설프게 진행했다가 역풍을 맞거나 소외받고 나서 괜시리 '한국에서는 블로그 비즈니스가 안 돼'라는 엉뚱한 결론을 퍼뜨리지 말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솔직하지 못할 것이면 차라리 잠자코 있어라' 정도가 되겠구요. 좀더 적극적인 의미로 풀어본다면 '블로그, 솔직함으로 승부해야 성공한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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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30 11:05 2008/06/30 11:05

뉴스 미디어의 진화 시기에는 확실히 특별한 '이벤트'를 필요로 한다. 이 '이벤트'는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일 수 있고, '촛불집회'와 같은 정치적·사회적 이벤트일 수도 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사건을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하기 시작하면 뉴스 소비도 폭증하고 뉴스 생산 역시 차별화가 진행된다.

최근 며칠 동안 진행되고 있는 촛불문화제와 관련된 기사들이 여전히 의도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절반씩의 발언내용 중계 위주로 흘러가고 있을 때 네티즌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뉴스를 서로 유통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오프라인으로 나선 네티즌들은 직접 사진을 찍고 인터넷 방송을 녹음하고,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현장을 중계한다. 일부는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어수선한 현장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댓글로, 또는 인터넷 토론방을 옮겨다니며 댓글과 게시물, 그리고 블로그 글을 통해 뜨거운 토론을 벌인다.

기존 신문이나 방송은 기계적인 중립을 위한 분량 맞추기나 객관성에 매몰된 건조한 해설을 쏟아내지만 그 기사를 평가하는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언론과는 다른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론, 생산자 위주의 사고 방식 여전해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는 이미 수십년 동안 갖춰온 뉴스 생산과 유통에 대한 방식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인터넷이 도래하면서 '지면의 온라인화'를 시도하는 신문사와 '방송의 온라인화'를 시도하는 방송사, 그리고 '온라인 신문 생산 체제'를 갖춘 독립 언론사들이 인터넷이란 광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벌써 그 시간이 10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의 경생 속에서 수용자는 소외받고 있다. 아니 수용자들이 이들의 경쟁을 소외시키고 있는 것이 현재의 인터넷 미디어 현실이다. 오히려 수용자들이 스스로 생산해내는 콘텐츠가 거칠지만 좀더 솔직하다고 느낄 정도가 되었다.

언론사들이 인터넷으로 대화하는 방식을 오프라인에서 가져오다보니 어색한 온-오프라인 동거는 수용자로부터 괴리되는 양상이다.

초기 인터넷에서는 이같은 수용자와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콘텐츠를 통해 화려한 화면을 구성하려 애썼다. 차별화를 콘텐츠의 복잡성과 상호작용성에서 찾았지만 수용자의 능동적인 참여나 공감보다는 여전히 일방향 메시지 전달 방식을 고수하다 실패를 맛본다.

이런 좌절은 이후 신문사들이 충실한 오프라인 지면의 온라인화에 매몰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전히 포털에 유통되는 기사 중간에 <본지 00일자 A6면 참조> 따위의 링크도 없는 사족들이 그대로 달려나온다. 정정문이나 반론문은 다른 기사로 처리되며 오타를 보면서도 수정하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텍스트 위주의 단편적인 실시간 인기검색어 주변의 기사 베끼기도 성행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 역시 조직은 물론 기사 생산 방식 조차 오프라인의 그것을 답습하고 있다. 다만 조금 빠르고, 길고, 주장이 더 노골적인 점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랄까.

그리고는 신디케이션이 싹트기도 전에 언론사는 언론사대로 포털에 독자들을 빼앗긴다고 아우성이고 포털은 포털대로 언론이 아닌 유통자로서 사소함이 넘쳐나는 제목만 다른 중복 기사 처리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뉴스도 다시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고민할 때
뉴스가 디지털을 처음 만났을 때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했던 것이 과오였다면 지금은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는 것이 큰 착각이 아닐까 싶다.

뉴스에 있어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것은 '수용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지 좀더 표현 방식이 다양하고 전파 범위가 넓고 확산 속도가 빠른 인터넷과 디지털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가장 최근의 예로 지난 5월 24일 오후 8시부터 송고된 한겨레신문의 인터넷보도는 25일 오전 9시까지 이어졌다. 이 보도는 일단 양을 무시했으며, 각 보도시점 기사들을 분리하지 않고 한 기사에 추가 송고했다. 또한 동영상과 사진을 포함시켜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었다.

▶ 관련 기사 : "고시철회·평화시위 보장" 밤샘 시위…성난 민심 폭발[한겨레신문]

이러한 시간의 역순으로 스토리를 쌓아가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이미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최근 들어서는 연합뉴스 등에서 종종 보여주는 기법이라 크게 생소하지 않은 방법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인터넷의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블로그, 게시판, 사진, 인터넷 방송을 가리지 않고 현장감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과 비교해서는 그리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해외에서는 현장감을 살린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위해 좀더 적극적인 방식의 '라이브 블로깅'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 2008년 1월 미국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 사이의 LA 설전이 뉴욕타임즈에 의해 라이브 블로깅으로 옮겨졌다. 방송으로 생중계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과 사진으로도 현장감을 전달하는 데 충분했으며 흐르고 있는 콘텐츠를 디지털로 잘 담아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우리나라 오마이뉴스와 야후!코리아 뉴스에서도 지도를 활용한 지지도 및 뉴스 연계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 관련 기사 : Live Blogging the L.A. Debate[뉴욕타임즈 온라인]

최근 CBS에 인수된 IT전문 매체인 뉴스닷컴맥월드2008 컨퍼런스 라이브블로깅도 눈에 띈다. 거의 1분에서 3분 사이의 주기로 글이 올라왔다. 이후 이 사이트에서는 기업의 컨퍼런스콜이나 전시회 기조연설 등의 라이브블로깅이 종종 등장하고 있다. 물론 관련 동영상은 웹으로 생중계했다. 뉴스닷컴에서 특이할만한 점은 이 사이트의 동영상은 다운로드해서 이용자들이 PMP 등의 모바일 기기로 따로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가 하면 뉴욕타임즈는 미국내 경선 지역의 지도와 함께 현장의 민심을 음성으로 담아내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이 지도에는 어느 대통령 후보가 우세한지 여부를 시각적으로 잘 담아내었다.

▶ 관련 기사 : Voices From the Polls[뉴욕타임즈 온라인]

뉴욕타임즈나 통신사인 AP의 경우 무리하게 동영상이나 화려한 멀티미디어 효과를 동원하기보다 내용과 중량감 있는 이슈에 맞도록 슬라이드, 음성, 영상, 플래시 등의 디지털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사인 BBC에서도 일찍부터 시청자 동영상 제보를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인터넷을 통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고 있다.

BBC의 사이트는 깔끔하면서도 주제에 맞도록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연 다큐멘터리 페이지는 동영상을 나열하기보다 좀더 영상과 정보를 잘 모아 훌륭한 콘텐츠 사이트로 만들어 놓았다.

▶ 관련 사이트 : http://www.bbc.co.uk/springwatch/ [BBC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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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과 속보로 경쟁하기보다 기획력으로 승부 봐야
요즘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는 인터넷을 타고 순식간에 나라안팎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 종사자라면 이런 때일수록 급하게 속보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건 뒤에 감춰진 정보들, 그리고 사건의 배경과 흐름을 좀더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독자와 시청자에게 어떻게 읽어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동영상이나 플래시, 3D 애니메이션, 슬라이드 쇼 등 화려한 것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모든 기사에 대해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적용해 난삽하게 만들라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시민들이 좀더 분석적이고 신뢰성 높은 콘텐츠를 얻을 수 있도록, 언론사는 가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똑똑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뉴스에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려면 가급적 취재기자와 편집기자와의 관계처럼 인터넷 스토리텔러의 육성이 필요하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콘텐츠의 구성과 전달 방식에 대한 충분한 토의가 있어야 한다. 디지털을 이용하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미 사용한 재료로도 충분히 인터넷은 재가공 유통이 가능하다. 인터넷만을 위한 스토리텔링도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매체에서 힘을 발휘하고 싶다면 그만한 투자는 할 각오를 갖고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흑백 그림 컨버팅하고 지면과 방송 내용을 억지로 모니터 속에 끼워 맞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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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이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 저널리즘의 산실에 올라온 글도 추천합니다.

2008/05/26 촛불집회와 뉴스룸
2008/05/26 온라인 뉴스 생산 패러다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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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5/27 17:01 2008/05/27 17:01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지진이 일어난 시각, 12일 오후. 이 충격적인 현장 소식을 가장 빨리 알린 언론보다 한 시간 빠른 소식통이 있었다. 바로 인터넷이었다. 현장에서는 전화와 무선 통신이 두절된 상태였지만 인터넷 통신망은 살아 있었던 것.

중국 네티즌은 중국내 서비스는 물론 해외 서비스를 막론하고 인터넷으로 소식을 알릴 수만 있다면 메신저와 SMS, 이메일, 블로깅을 가리지 않고 소식을 전달했다. 유튜브로도 관련 영상이 올라가면서 현장의 소식을 오히려 기성 언론이 더 늦게 전달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구지하철 폭발 사고 때도 PC통신을 하던 사람들이 가장 빠르게 상황을 알렸으며 삼풍백화점 붕괴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라크 전쟁 때도 블로그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인터넷으로 들려주었으며 미얀마에서 반정부 시위가 있었을 때도 군부 정권은 인터넷부터 부랴부랴 막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세계 곳곳에서 생생한 소식을 전달해주면서 그 영향력에 전 세계가 깜짝 놀라고 있다. 기자는 사건이 터져야 현장으로 달려가지만 네티즌은 이미 현장 속에서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에서 일고 있는 미국소 수입 반대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중이며 직접 목격하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어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이 발간한 '뉴미디어 창의계층 육성을 위한 뉴미디어 이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20대는 뉴스 장르 구분 없이 포털뉴스와 인터넷신문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와 블로그, 게시판에 대한 구분 역시 희미해서 취미·레저 정보의 경우 블로그의 정보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61.9%에 이르렀다.

KBI 산업연구팀 김영수 연구원은 "블로그 생산정보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정보 미디어로서 블로그의 가능성은 매우 크고 이후 블로그의 영향력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규제와 통제 방식으로는 해답 없다 '소통이 정답'
인간의 '말하고 표현하고 듣고 욕구'가 만들어내는 이 같은 현상은 어떠한 보상도 없이 스스로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기존 미디어 1.0 세상에서 이런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기성 언론조직에 제보하는 절차로 인해 상당부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언론의 힘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시대였다.

그런데 지금은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통신 매체의 수준이 언론의 조직적인 배포와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섰다. 마음대로는 아니겠지만 여러 네티즌의 동감만 불러일으킨다면 수백만 명의 네티즌들의 서명을 이끌어낼 수도 있고 소식도 더 빠르게 전파된다. 한 이슈가 처음부터 폭발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주변 이슈가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특정한 시점에 모든 이슈들이 뒤섞이면서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다. 이른바 '방아쇠 효과' 같은 것이다.

항간에서는 이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네티즌들의 의혹제기를 '괴담' 수준으로 치부한다거나 '배후 세력 조종' 등의 자극적인 용어로 오히려 자발적인 참여 네티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한다. 최악의 위기 대응 방식인 셈이다. 더구나 네티즌들은 '세력'이 아니라 행정 서비스의 고객인 '국민'이라는 점에서 의심하고 통제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설득하고 소통해야 할 대상임을 망각한 대응이었다.

뒤늦게 '소통의 부재'에 대한 반성도 있었고 '푸른팔작지붕아래'라는 청와대 블로그의 활약도 이어지면서 정부의 네티즌과의 소통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물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까지 번진 것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오버스러운 장면이 잠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대통령 명예훼손 운운하며 네티즌의 댓글을 삭제해달라는 요구를 한 포털업체에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비난을 받자 다시 '그런 적 없다'고 말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현재 언론중재법 상 구제 대상에서 제외된 포털 사이트 등 뉴스를 다루는 인터넷사이트도 미디어의 범주로 넣고 법안 적용 대상에 넣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인터넷 통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정부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네티즌의 감정 과잉과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의 무차별 확산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에 대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기성 언론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전인수', 또는 '침소봉대'에 불과하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소통방식이 '절대 선'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절대 악'도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성 언론의 신뢰도 추락 이유를 이런 식으로 물타기하려는 것도 정보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우스워 보일 뿐이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정보 소비자를 위한 정보 생산과 유통이 왜곡되면서 정보 소비자가 불편하고 불확실하지만 차라리 주변 네티즌을 더 선호하게 되는 상황은 왜 벌어졌을까. 수많은 요인 가운데 기성 언론의 자신감 과잉과 정보원과의 유착, 신뢰성 추락 등이 한몫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 광우병 논란에서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 집단의 우둔함? 참여가 집단지성을 만든다
웹 2.0, 또는 미디어 2.0의 수많은 논의 가운데 가장 민주주의적 사고이면서도 어찌 보면 가장 위험해 보이는 것이 바로 '집단지성'이다.

"다수는 개인보다 똑똑하다." 또는 "개인들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네티즌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다." 이런 말은 집단지성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 놓았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백과가 대표적이다. 포털의 지식 검색 서비스도 이런 집단지성의 발현이다.
 
하지만 반대로 군중은 우둔하며 조작하기 쉽고 군중심리로 인해 감정 과잉으로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종종 '추천'에 대한 조작 의혹이 나오고 과잉된 감정의 배설이 여과 없이 나오기도 한다. 또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을 퍼나르거나 URL 주소를 여기저기 도배하고 다니는 네티즌도 많다. 지식 서비스가 신뢰를 잃어 가는 이유와 같다.

그런데 이런 두 가지 시각은 과연 서로 배치되는 것일까. 집단지성을 두둔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집단지성이 응축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확실과 불합리에 대한 부작용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 불확실과 불합리를 '참여'해서 고치면 되는 것이다. '참여'하지 않고 비판하고 배척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블로고스피어에서도 문제가 되는 글에 댓글로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 바로 글을 수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댓글이 올라왔다고 무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대응을 하는 블로거도 물론 있다.

지금의 상황이 딱 그것이다. 정부와 언론이 광우병을 걱정하는 네티즌에게 비아냥거리는 악플을 달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의 불확실한 정보 공유가 걱정되면 그 속에 끼여들어 적극적이고 진실된 마음으로 참여하고 소통해보기를 권한다. 항상 문제는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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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이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 덧붙이자면, 정책과 정권은 10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몰라도 문화를 10년 전으로 되돌리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을 말하고 싶네요. 10년 전에는 자기 표현이나 주장과 토론 문화가 거의 전무했을 때였고 미디어 1.0 세력이 정점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였죠. 집중의 시대가 지나고 분산의 시대로 흐르고 있죠. 언젠가 다시 집중의 시대가 오겠지만 그것이 인위적일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시대가 선택한 흐름을 되돌려 놓을 때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합니다. 어떤 대가일지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 뿐, 꽤 큰 대가일 것이라는 것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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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5/14 22:13 2008/05/14 22:13
패닉상태다. 지난 2월 설날 옥션의 해킹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 최근 1081만명의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렇게 유출된 정보 가운데 계좌번호 등 은행 거래정보가 100만 여건이 포함돼 있다는 소식이 더욱 충격적이다.

옥션의 개인정보 관리 부실을 성토하는 네티즌들은 급기야 국민은행과 엔씨소프트의 개인정보 유출 및 도용 사건의 집단 소송에 이은 사상 최대규모의 집단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과 네이버 등 카페에서는 공공연히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변호사들의 소송인 모집 행위가 본격화 하고 있어 사태는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뛰는 보안 위에 나는 해커
보안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대형 사이트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등의 수법을 동원하는 해킹 기법이 정교화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해커들은 예전처럼 자신의 기술이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을 상실한 채 돈 벌기 위한 기술로 해킹을 시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해커들은 대형 금융 사이트나 개인정보를 많이 다루는 대형 포털 서비스, 아이템 현금 거래 등을 이용하기 위해 노리는 게임 사이트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이트에 해킹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첫 번째는 사이트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방법이다. 흔히 말하는 DDoS(서비스 거부 공격)라 불리는 공격 방식은 특정 서버에 대량의 트래픽을 요청해 서버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 다른 일반 고객들이 해당 사이트를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월 미래에셋 홈페이지를 마비시켜 5000여만 원을 요구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서버를 원상복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해킹에 의한 서비스 중단으로 입게 될 피해를 우려해 해커의 요구에 굴복할 것이라는 범죄 심리가 배경에 깔려 있다.

두 번째는 사이트 내에 침입해 중요한 정보를 조작하거나 빼내는 방법이다. 지난 2월 옥션이 발견한 해킹으로 인한 침입과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특정 사이트에 침입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서버나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역이용하는 방법과 원격 조작이 가능한 스파이웨어를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상대방 서버에 심는 방법이 자주 사용된다. 이렇게 중요한 정보는 단순히 고객의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회계 장부, 기밀 문서 등도 유출 대상이다.

세 번째는 개인정보 자체를 목표 대상으로 하는 경우다. 즉 기업의 중요한 직책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금융 거래나 물품 거래, 또는 역 정보를 남기는 식이다. 이 경우 개인이 대상이기 때문에 기업이 전반적인 대응을 하기 힘들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목표한 개인의 PC에 키보드 입력을 알아 챌 수 있는 스파이웨어를 심거나 아예 상대방의 작업화면 전체를 원격에서 보고 조작까지 가능한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설치해두는 방식을 쓴다.

이 방식은 고전적이지만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대응이 어렵고 개인정보 유출 범위를 추적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고전적이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법이다. 지난 2004년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중국발 국내 국가기관 무더기 해킹 사건이 이런 사례다. 아직까지 이 사례로 인한 피해 범위는 알려지지도 않았다.
 
지하에서 거래되는 개인정보
이외에 내부자의 실수나 고의에 의한 고객 개인정보 유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정보보호진흥원에 신고된 개인정보 침해 건수가 2만 5천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것은 인지된 경우에 불과하다. 2007년 5월 모 통신업체 직원들이 공모해 23만여 건의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관하던 개인정보 72만건이 유출되었으며 대형할인마트의 고객 개인정보 역시 유출사고가 벌어진 바 있다.

세계적인 보안 기업인 시만텍이 매 6개월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동안 원격 공격자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봇 감염 컴퓨터는 6백만 개를 넘어섰으며 상반기에 비해 29%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해킹은 특정한 목표를 타게팅 하고 있지만 악성코드는 무작위 피해를 주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악성코드를 이용해 무작위 피해를 주는 동시에 혼란이나 취약점을 틈타 해킹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최근 인터넷 위협의 특징이다. 고전적인 수법인 노트북이나 하드디스크를 절취하거나 내부자가 기밀이나 고객 개인정보를 USB나 외장하드디스크로 복사해 빼돌리는 사례도 끊이질 않고 있다.

따라서 최근 옥션을 비롯한 대형 사이트의 보안 사고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수많은 피해 사례 중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 보안 업계의 시각이다. 인터넷 포털 다음 역시 8개월 동안 개인정보 유출을 쉬쉬하다가 나중에서야 사고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듯이 많은 기업들이 자진해서 보안 침해 사고를 고백하지 않는다는 점도 해커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인 셈이다. 개인정보를 빼내서 이득을 봐도 되고 해당 기업에게 협박을 해도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만텍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나 기업 기밀정보는 지하경제서버(Underground economy server)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거래되는 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 신용카드, 은행카드와 개인식별번호, 온라인 사용자 계정, 이메일 주소 리스트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지하경제서버에서 거래되는 카드인증번호나 신용카드 번호는 1~6달러,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을 포함한 세부적인 개인정보의 경우 14~18달러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인터넷 대출회사 사이트를 해킹해 개인정보 10만건을 25만원에 판매하다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있있다. 이렇게 구매된 개인정보는 2차 범죄에 악용되거나 명의도용을 위한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며 심지어 통계회사나 텔레마케팅회사가 거래 주체로 나서기도 한다는 것이다.
 
만능 패스워드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 서둘러야
보안 관계자들은 100% 보안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인터넷으로 오가는 모든 정보는 중간에 가로채일 수 있고 PC에 저장되는 모든 데이터는 흔적없이 복제될 수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사용자들이 비밀번호나 중요한 인증 번호의 흔적을 절대 남겨놓지 말라고 주문한다.

비밀번호를 메모해놓는다거나 인증번호를 주민등록번호나 생일 등 유추가 가능한 조합으로 만드는 것은 아예 명의 도용을 방조하는 행위라고까지 말한다. 메일이나 메신저로 날라오는 이상한 파일을 호기심에 열어보는 것에서부터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남기는 행위 역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동들이다.

옥션 사건 이후 언론에서는 정보유출 업체에 대한 처벌이나 책임 강화 쪽에 무게를 두고 보도하고 있지만, 그보다 정작 정부의 안일한 개인정보 식별체계 관리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악성 댓글 등을 막기 위한 제한적 실명제 같은 제도가 국가가 관리 책임이 있는 주민등록번호를 민간 사업자들에게 저장토록 하면서 개인정보 유출이 명의 도용으로 손쉽게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등록번호 오남용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는 그동안 아이핀(I-PIN)이나 지핀(G-PIN) 등의 대체 인증 체계를 준비해왔지만 정보통신부의 해체와 국회의 정치 일정으로 인한 법률 처리가 늦어지면서 사용자는 물론 정부기관과 민간업체들 사이에서 이들 대체 수단 정착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민간 업체들 역시 주소나 집전화번호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과다하게 필수로 요구해왔다는 점도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피해 범위를 확대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유 수준을 낮추고 보안 수준을 높이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만일 이번 옥션 사태를 교훈으로 삼지 못한다면 413조원에 이르는 국내 인터넷 상거래 전체가 네티즌의 불안감으로 인해 축소되거나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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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미래> 5월호에 기고한 것이므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해당 잡지의 편집교열을 통해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4월 중순이므로 현재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후 관련 칼럼 하나가 더 있었는데 잡지보다 미리 공개돼 있습니다. 같은 내용입니다.

2008/04/22 해킹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사회

해킹과 관련한 링블로그 글 :
2008/04/18 걱정마세요. 이미 우리 정보는 다 유출돼 있으니
2008/03/06 옥션 해킹 사건 후폭풍, 집단 소송 위기
2008/02/24
해킹한 DB 사겠다는 메일
2008/02/22 개인정보 10만 건 값은 25만원?
2008/02/12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받는 사회
2008/02/11 사이버 인질극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07/06/16 IPv6 정보 사이트 해킹 당하다
2006/07/19 '악성코드 치료하려면 돈 내라' 사기 프로그램 난립
2006/06/14
게임 ID 유출 악성코드 '숙주 사이트' 통해 유포
2006/03/08
"취약점 정보 사고파는 암시장 형성"
2006/01/20 국내외의 웹사이트 해킹율과 트로이목마 유포상황
2005/12/19 "순수 해커 줄고, 돈 노린 크래커 급증"
2005/05/13 청년 해커 21개월 실형, 美정보당국 총동원된 결과?

요즘 해킹 관련해서 언론의 호들갑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데요. 예전에도 사람들의 관심사와 더불어 각종 소설과 사태 부풀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네요. 문제의 본질은 민간에 의한 과도한 개인정보 위탁 관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여전히 지울 수 없습니다. 또한 정보보호와 보안에 대한 전면적인 인식 개선에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하는 것 역시 지적해야 할 상황이죠. 중국발 해킹이니 사이버 전쟁이니 하는 이야기는 십중팔구 소설의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004년 당시 관련한 칼럼을 다시 소개합니다. 다행히 몇일 울궈먹던 해킹 전쟁 관련 소설이 이후 잠잠해 졌었죠.

2004/07/16
해킹 사고, SF 소설은 그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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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1 22:36 2008/05/01 22:36

페이지 뷰를 안락사시켜라

Column Ring 2008/04/30 09:07 Posted by 그만
오랫동안 인터넷 세상에는 '페이지뷰'라는 절대 가치가 있었다.

HTML 페이지가 사용자의 브라우저에서 한 번 불러들이면 '페이지뷰(Page views)' 한 번이 잡힌다.

100만 페이지뷰라면 한 사람이든, 수십만명이든 상관없이 공급자가 100만 페이지를 상대방의 호출에 응답해 보냈다는 의미가 된다.

초기 인터넷에서 이 페이지뷰가 기존 미디어의 구독률, 시청률, 청취율 등의 기준과 거의 같게 사용되었던 적이 있었다. 모두 공급자 위주의 사고방식이다. 사용자들이 어떤 반응을 일으켰는지 자체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미디어란 원래 자기위주니까.

그러다가 페이지뷰에게 문제가 생겼다. 페이지를 여러 개로 분할하여 여러 페이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방식을 교묘하게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한 페이지를 보는 것 같지만 여러 페이지를 한꺼번에 보는 것으로 간주되어 페이지뷰는 순식간에 2, 3배가 늘어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광고주들이 이런 문제를 인식 못했던 것도 아니다. 초기부터 페이지의 임프레션은 참고사항일 뿐 배너 광고를 달 때는 광고에 코드를 심어 노출량(임프레션)을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기술을 개발해 제공한 곳이 바로 더블클릭이라는 회사다.

관련 글 :
2007/04/15 구글, 인터넷 광고 독점 심상찮다.
2006/04/01 '전직-현직 유망주' 더블클릭과 구글의 엇갈린 운명

근데 이것도 문제가 생겼다. 미디어는 또 역시 자기중심적이다. 광고주를 속이기 위한 꼼수에 들어간다. 더블클릭의 롤링페이지(2개 이상의 공통영역 광고에 대해 시간당 노출량 조절을 하기 위해 무작위로 노출하는 방식) 기능을 이용해 2, 3개의 똑같은 광고를 노출주기를 짧게 해 롤링시킨다. 이렇게 되면 광고주에게 전달되는 리포트는 총량의 임프레션이 시간과 관계 없이 상당한 양의 노출량을 기록하게 된다.

다시 광고주가 반격을 가한다. 노출총량을 늘리기 위한 꼼수를 잡아내기보다 효율에 대한 광고비 집행을 시작한 것이다. 노출총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클릭수'가 적어진다는 것을 노린 것이다. 물론 광고마다 노림수가 다르겠지만 사용자 반응을 '클릭'이라는 행동으로 해석한 것이다.

대량의 노출을 보여주는 포털보다 작지만 충성도 높은 회사의 사이트에서 클릭이 노출량에 비해 더 많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버티컬 전문 사이트들의 단가를 높여줄 수 있는 명분이었다.

하지만 광고주는 여기에 한 단계 머리를 더 쓴다. 노출량을 극대화하면서도 효율을 잡아낼 수 있도록 미디어에게 '최저 노출량'을 약속받고 클릭당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디어를 압박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페이지뷰는 곧 노출량을 의미하며 노출은 사용자의 반응과 상관이 없음을 알아챈 광고주가 '클릭율'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디어가 바보는 아니었다. 미디어의 반격을 들여다 보자.

일단 노출량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가 아닌 외부의 브라우저를 이용하기로 한다. 브라우저에 스크립트를 적용해 서버에 있는 페이지를 반복적으로 불러오게 만드는 것이다. 게임에서 몬스터 자동사냥 프로그램과 비슷한 방법이다. 반복적으로 페이지를 불러들여 광고 영역을 찾아 바로 [엔터] 키가 적용되게 하면 노출량이 많아지면서 클릭율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다.

퇴근 후 밤새 이 스크립트를 적용하는 경우도 봤다.

이러자 수치가 거짓말을 하게 되고 마치 신문사들이 발행부수를 뻥치는 것과 별반 차이 없는 상황이 발생이 된다. 그래서 다시 광고 솔루션에 이런 반복 이상 클릭을 제거하는 기능이 추가될 수밖에 없었다. 페이지뷰를 이상 증가 현상인 '어뷰징'은 의미 없는 수치로 제거하는 통계상의 기법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진 것이다.

그러면서 미디어는 다시 사용자들을 괴롭히는 방식으로 회귀한다. 댓글을 달려면 팝업을 띄우거나 전혀 다른 페이지로 이동시킨다. 로그인을 하려면 다시 몇 페이지를 다시 로딩시키고 기사 하나 보고 댓글을 바로 보지 못하고 클릭을 해야 댓글 내용을 볼 수 있는 등 사용자의 페이지 불러오기 횟수를 늘리기 위한 기법을 사용한다.

특정 기능을 바꾸거나 새로 설정하려면 이상하게 한 페이지에서 가능할 것만 같은 내용도 여러 페이지를 건너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기획자들의 노림수다. 어차피 사용자들의 사용패턴은 중간에 멈추기보다 끝까지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고 이는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들지언정 더 많은 광고 임프레션과 광고 클릭을 유도할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획자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페이지뷰를 둘러싼 미디어와 광고주의 공방은 꽤나 오래 지속되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페이지뷰만을 측정하기에는 여러 보완 기술이 나와 있고 각종 리서치회사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여러 사이트를 수평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측정 기술도 정밀해지면서 페이지뷰는 낡은 측정방법으로 쇠퇴하게 된다.

그렇다면 페이지뷰가 아닌 다른 측정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방문자(Visitors)는 단위 시간 안에 실제로 같거나 다른 사람이 얼마나 방문했느냐를 따지는 수치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여러번 방문하는 횟수가 많다면 이 사이트는 회원들의 충성도가 높거나 볼만한 콘텐츠나 이용할만한 기능이 많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여기에 IP나 로그인 기준의 단위 방문자(Unique Visitors)의 가치가 주목받게 된다. 매스 미디어의 영역에 도달하려면 전 대상 국민(또는 수용자) 모수에 비해 이 미디어를 이용하는 절대 이용자 수를 수치화 보여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200만 국내 인터넷 이용자 수 가운데 1천만 UV를 확보한 사이트는 TV 시청률로 보면 30% 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보면된다. 도달률이란 수치가 여기서 등장한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범위에 이 미디어가 보여지는가를 수치화 할 수 있는 것이다.

UV가 PV의 자리를 위협한 가장 큰 이유는 어뷰징이 힘들다는 점이다. 페이지뷰는 공급자 중심의 방식인데 반해 UV는 수용자 중심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AJAX, Flex, 실버라이트 등의 기술은 한 페이지 안에서 사용자의 여러 반응을 애플리케이션 상태로 구현해주기 때문에 페이지뷰는 실제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RSS 피드를 통한 페이지를 벗어나 데이터만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기술이 날이 갈 수록 많아지고 있고 첫 페이지를 뛰어 넘어 검색을 통한 서브페이지의 접근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단순히 사이트의 메인페이지의 페이지뷰만으로 미디어 영향력이나 도달율을 검증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또한 API 공개 등을 통한 다양한 방식의 DB 호출 방식과 다양한 UI 구성이 매시업으로 가능해졌다. 동영상 사이트나 음악 사이트의 경우 해당 콘텐츠의 재생회수가 더 중요하다. 어느 페이지에 엮어 있느냐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단일 도메인 단일 페이지 페이지뷰 중심의 사고가 구태의연해지게 된 것이다.

페이지뷰는 종말을 맞기 전에 그나마 '인당 페이지뷰', 즉 한 사람이 들어와 몇 페이지를 보았는가를 측정하는 기준이 인기를 끌었으나 이 때문에 국내 '폐쇄형 인터넷'의 왕국 구축이 더 완고해졌다는 비판을 듣고 있어 이마저도 '인당 재방문율'이나 '인당 체류시간' 등의 측정 방법에 밀리고 있다.

아직도 언론사나 국내 사이트들은 '페이지뷰'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페이지뷰에 집착하는 순간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는 기술 도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페이지뷰는 이미 뇌사상태다. 다시 살리려하기 보다 안락사시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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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30 09:07 2008/04/30 09:07

최근 옥션이 해킹을 당해 1081만명의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렇게 유출된 정보 가운데 계좌번호 등 은행 거래정보가 100만 여건이 포함돼 있다는 소식이 더욱 충격적이다. 이미 중국 등지의 게시판에서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옥션 등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사태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상황에 곳곳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도용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 413조원 규모의 국내 전자상거래 전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고된 보안 사고, 불감증만 탓할 수 없다
보안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대형 사이트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등의 수법을 동원하는 해킹 기법이 정교화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해커들은 예전처럼 자신의 기술이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을 상실한 채 돈 벌기 위한 기술로 해킹을 시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해커들은 대형 금융 사이트나 개인정보를 많이 다루는 대형 포털 서비스, 아이템 현금 거래 등을 이용하기 위해 노리는 게임 사이트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에는 보안이 허술한 서버나 PC 등 '좀비'를 경유지로 이용한 공격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보안 기업인 시만텍이 매 6개월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동안 원격 공격자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봇 감염 컴퓨터는 6백만 개를 넘어섰으며 상반기에 비해 29%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킹 이외에도 내부자의 실수나 고의에 의한 고객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정보보호진흥원에 신고된 개인정보 침해 건수가 2만 5천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것은 인지된 경우에 불과하다. 2007년 5월 모 통신업체 직원들이 공모해 23만여 건의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관하던 개인정보 72만건이 유출되었으며 대형할인마트의 고객 개인정보 역시 유출사고가 벌어진 바 있다.

고전적인 수법인 노트북이나 하드디스크를 절취하거나 내부자가 기밀이나 고객 개인정보를 USB나 외장하드디스크로 복사해 빼돌리는 사례는 IT업계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따라서 최근 옥션을 비롯한 대형 사이트의 보안 사고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수많은 피해 사례 중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 보안 업계의 시각이다. 인터넷 포털 다음 역시 8개월 동안 개인정보 유출을 쉬쉬하다가 나중에서야 사고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듯이 많은 기업들이 자진해서 보안 침해 사고를 고백하지 않는다는 점도 해커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이다. 개인정보를 빼내서 이득을 봐도 되고 해당 기업에게 협박을 해도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만텍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나 기업 기밀정보는 지하경제서버(Underground economy server)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여기서 거래되는 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 신용카드, 은행카드와 개인식별번호, 온라인 사용자 계정, 이메일 주소 리스트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지하경제서버에서 거래되는 카드인증번호나 신용카드 번호는 1~6달러,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을 포함한 세부적인 개인정보의 경우 14~18달러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인터넷 대출회사 사이트를 해킹해 개인정보 10만건을 25만원에 판매하다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있있다. 이렇게 구매된 개인정보는 2차 범죄에 악용되거나 명의도용을 위한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며 심지어 통계회사나 텔레마케팅회사가 이 같은 자료를 사주는 판매자로 나서기도 한다.

만능 패스워드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 서둘러야
인터넷으로 오가는 모든 정보는 중간에 가로채일 수 있고 PC에 저장되는 모든 데이터는 흔적없이 복제될 수 있다고 그동안 보안 전문가들의 줄기차게 경고해왔다. 어쩌면 보안 사고를 100% 예방할 수 없고 그 피해 또한 100% 복원할 수 없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그래서 예방이 더 중요하다.

옥션 사건 이후 언론에서는 정보유출 업체에 대한 처벌이나 책임 강화 쪽에 무게를 두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달리 보면 정작 정부의 안일한 개인정보 식별체계 관리의 허술함이 근본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악성 댓글 등을 막기 위한 제한적 실명제 같은 제도가 국가가 관리 책임이 있는 주민등록번호를 민간 사업자들에게 저장토록 하면서 개인정보 유출이 명의 도용으로 손쉽게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인터넷 서비스 가입 절차에 주민등록번호 등 국가가 관리하는 개인 식별 번호를 요구한다거나 전화번호 등을 필수로 요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주민등록번호 오남용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는 그동안 아이핀(I-PIN)이나 지핀(G-PIN) 등의 대체 인증 체계를 준비해왔지만 새 정부 들어서 정보통신부의 해체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정부기관과 민간업체들 사이에서 이들 대체 수단 정착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자들 역시 이 대체 수단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상태인데다 대체수단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은 국회에서 표류되다 폐기 처분될 처지에 놓여 있다.
 
또한 민간 업체들 역시 주소나 집전화번호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과다하게 필수로 요구해왔다는 점도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피해 범위를 확대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유 수준을 낮추고 보안 수준을 높이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실명제 추진은 일사천리인데 보완책 마련은 지지부진이다. 이게 IT강국 한국의 현재다.

■ 참고 : 시만텍 인터넷 보안 위협 보고서(IS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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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이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 덧, 보완책이라고 정부가 내놓은 방안 좀 보소. 이런 것들이 무슨 정보통신 강국을 이끌겠다고 나서는지. 한심한 작자들...

개인정보 유출땐 인터넷사 대표 징역[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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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10:40 2008/04/22 10:4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스페이스닷컴의 한국 진출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군요. SNS라는 맥락으로 보면 당연히 최근 기사들에서 지적하듯 당장 싸이월드의 강력하고 탄탄함에 도전하기에는 미미해 보입니다. 또한 소셜미디어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콘텐츠 기업들이 포털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에서 약자로 출발할 수밖에 없는 처지도 사실이죠.

그러나 마이스페이스의 강력함은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양인들의 개인주의적 사고방식과 합리적 자기애, 그리고 사회적 느슨한 관계 설정을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미디어 사업은 문화콘텐츠 사업이며 이 알맹이(콘텐츠)가 없이는 아무런 플랫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세상을 기계가 엮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의 손길과 새로운 사용 방식, 그리고 관계 설정 방식으로 인한 알맹이가 들어 찼을 때 사회적으로, 그리고 사업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마이스페이스는 오픈플랫폼의 강점을 제외한 어떤 것도 한국내에서는 약자에 불과합니다.

사이트가 아닌 오픈플랫폼으로 보면 경쟁력 충분
하지만 오픈플랫폼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자신의 블로그와 자신의 미니홈피를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마이스페이스 안에서 여러 콘텐츠들과 조합해 보여줄 수 있고 새로운 인맥 형성을 시도할 수 있다면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전혀 새로운 관계형 비즈니스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오픈플랫폼으로서 미디어 2.0의 가치가 확대될 수 있을까요?

지난 번 블로거 원정대가 꾸려져 마이스페이스 코리아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들은 '한국화'에 대해 무던히 설명하려 애쓰더군요. 물론 '한국화' 좋습니다. 그러나 그 한국화는 사용자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지 플랫폼이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포털에서 사용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한국형 포털이 1등을 하고 있는 것이지 1등 포털만 한국형 포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오픈 플랫폼에 인색한 한국 인터넷 기업들이 점차 상호 플랫폼 교환과 매시업 서비스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미 문화적인 인터넷 사용자 수가 정점을 치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90%가 넘는 도달율을 가진 포털이 있는 이상 새로운 플랫폼은 무의미할 수도 있고 아예 그 포털을 벗어난 새로운 오픈플랫폼으로 5%, 30%, 40%를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이 뭉쳐질 수 있다면 볼만한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1등이 미래에도 1등일 수밖에 없다면 그만큼 인터넷의 기술적, 문화적 토양은 척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5% 도달율을 가진 인터넷 기업도 그만큼을 먹고 살아야 인터넷에 새로운 가치들이 생성될 것입니다. 오픈 플랫폼은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오픈 플랫폼은 자청해서 '인프라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고 그 위에서 장사를 하는 기업들이 제몫을 찾아갈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마이스페이스의 오픈 플랫폼은 꽤나 의미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시장이 학습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그래도 광고주도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새로운 매체로 인터넷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경험 때문에라도 새로운 오픈 플랫폼이 제대로 동작하는 순간 폭발적인 인터넷 사업상의 변화가 몰아칠 것입니다.

재사용 가능한 '관계', '콘텐츠'가 거래되는 인프라&시장, 오픈플랫폼
문제는 오픈플랫폼과 독점형플랫폼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독점형플랫폼이 소비자들에게 만족도를 더 준다면 소비자들은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뭔가 유인책이 있어야 합니다. 오픈플랫폼으로 사업자들을 끌어들이고 광고주들의 관심을 끌어내려면 소비자들에게 오픈플랫폼의 강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합니다.

이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겠죠. 어쩌면 작은 오픈플랫폼 조합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조합원들과 초기 얼리어답터들을 이용한 오픈플랫폼의 당위성과 명분, 그리고 실질적 이익을 홍보해야 할 역할이 바로 마이스페이스입니다.

마이스페이스는 자유롭습니다. 오픈형이라서 배타적이지도 않습니다. 전세계 연합군 서비스들도 많습니다. 오픈플랫폼의 경쟁력은 오픈마켓에서 충분히 경험도 했습니다. 다만 사회적 관계와 개인적 이용과 충족을 통한 만족도, 그리고 광고주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럴 개연성도 높습니다.

마이스페이스가 오픈플랫폼이란 것은 개인이 콘텐츠 플랫폼인 블로그와 관계형 플랫폼인 싸이월드, 기타 공개된 콘텐츠 링크를 모아 새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공간의 탄생이죠. 일단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마이스페이스와의 제휴는 물론 마이스페이스 내 사업거리를 찾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을 겁니다. 그들은 마이스페이스가 제공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게 될 겁니다.
 
단일 사이트의 런칭이 아닌 오픈플랫폼으로서의 런칭이라는 측면으로 보면 마이스페이스의 움직임을 허투루 봐서는 안 됩니다.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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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6 11:14 2008/04/16 11:14
지난 2006년 말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표지에 느닷없이 3D 여성 아바타 캐릭터가 등장했다. 원래 이 잡지의 표지는 성공한 사업가나 영향력 있는 대기업 임원의 자리였다.

비즈니스위크지가 실수한 것이 아니었다. 이 3D 아바타가 바로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com)’라는 가상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즈니스 우먼이었기 때문이었다. “안시 청(Anshe Chung)”이라는 ID를 쓰는 중국계 기업가 아일린 그라프는 세컨드라이프에서 최초의 백만장자가 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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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우리도 인터넷 고스톱을 하면서 ‘몇 억원짜리’ 판돈을 쥐고 있으니 당연히 억만장자 소리를 들을 만 하지 않은가.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라는 가상세계는 달랐다. 소위 린든머니라는 사이버 화폐를 실물 처럼 거래할 수 있고 이를 다시 현실 세계의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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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게임에서는 월정액을 내거나 게임내 아이템을 사기 위해 현금을 내고 사이버 화폐를 얻는다. 그러나 이 사이버 화폐는 다시 실물 화폐로 바꿀 수 없다.

세컨드라이프는 독특하게도 가상 세계를 구축해 놓고 그 안에서 땅을 판다. 그리고 그 땅은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되팔 수 있게 했다. 당연히 더 비싸게 팔거나 싸게 팔 수 있다. 시장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용자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의 땅이 당연히 더 비싸다. 현실에서와 같이 심지어 땅 투기도 가능하다. 초기에 안시 청 역시 땅을 사고 파는 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땅위에 무엇을 만드느냐도 중요하다. 기존 게임은 게임 개발사나 운영자가 만들어 놓은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할 수 있지만 세컨드라이프에서는 땅과 아바타 정도만 제공되고 나머지는 사용자들이 알아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사용자들은 아바타들이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새로 만들어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다. 모든 요소에는 가격이 붙어 있다. 심지어 아바타들이 신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들어 팔거나 아바타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를 개발해 팔 수도 있다. 아바타들이 멋지게 춤추는 동작까지 잘 만들어 놓으면 사려는 사람이 생긴다.

세컨드라이프는 기본 요소 외에 모든 것을 사용자들에게 만들 수 있도록 맡겨둠으로써 자연스럽게 가상 사회에서도 실물 경제와 비슷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세컨드라이프는 이들의 경제생활 속에서 세금을 떼는 역할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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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즈데일이 세운 린든 랩에서 만든 세컨드라이프는 2003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불과 2년 정도 밖에 안 됐다. 처음에는 사용자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었다는 이유로 ‘재미없는 게임’ 정도로만 인식됐지만 그 안에서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물건을 생산해 팔거나 건물을 지어 분양하는 등의 경제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세컨드라이프가 주목받은 것은 그 안에서 실생활과 다름없는 ‘사회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인간사와 마찬가지로 사기를 치는 사람도 있고 싸우거나 시위를 하는 사람도 있으며 정치인들이 연설을 하고 기자들이 그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다.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고 있었으며 세컨드라이프 안에서 새로운 사회가 탄생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사용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더구나 IBM, GM, 도요타, 텔, 시스코, 로이터, 아디아스 등의 기업들이 속속 세컨드라이프 안에 지점을 열어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찌감치 LG CNS가 상암IT센터와 홍보관을 개설했는가 하면 매일경제신문사는 사옥을 그대로 세컨드라이프에 옮겨놓았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고 대학 강연을 들으며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건축가로 활동할 수도 있고 컨설팅을 하거나 서로 모여 사업 구상을 하기도 한다. 또는 기자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취재를 하기도 하며 방송사들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현실과 세컨드라이프 안을 동시에 생중계하는 등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회가 구현 가능하다. 그래서 두 번째 삶, 즉 세컨드라이프다. 이렇게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용자가 전세계 100여개 나라 1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컨드라이프는 지난 해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한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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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와 세컨드라이프 속 사업자들은 경복궁 경회루를 실물과 유사하게 복원해놓았는가 하면 강남 일대를 그대로 옮겨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얼마 전 전국민을 가슴 아프게 만든 숭례문 화재를 사이버상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열중하는 등 한국인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쉽게도(?) 세컨드라이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실물 화폐 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내 사용자 확대는 더딘 편이다.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가상 사회와 경제를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세컨드라이프라고 해서 긍정적으로만 보기 힘든 구석은 있게 마련이다.

볕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온 세컨드라이프는 그 놀라운 ‘자유도’로 인해 인간들의 어두운 본능을 그대로 투영하기도 한다. 누드 비치나 스트립쇼가 펼쳐지는 술집, 실제 돈이 오가는 도박장이 수백 군데가 넘는다.

프리섹스 랜드라는 특별한 성인들의 공간에서는 아바타끼리 사이버 성행위를 할 수 있으며 총기를 구매해 다른 아바타를 위협하는 일도 가능하다. 초보자들을 노린 땅 사기나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의 물품을 강매하는 등의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세상 사는 것이 현실이나 사이버상이나 복잡하기는 매한가지인가 보다.

** 그림 출처 :
http://www.serakorea.com/Community/ScreenShot/
http://www.utoz.net/board_image/View.aspx?contentKey=1052&pageInde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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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LG엔시스 사보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긍정적인 방향에 초점을 맞춰 써달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전 세컨드라이프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썼던 방향과 약간 시각이 다른 글입니다. 같은 현상이라도 시점에 따라 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련 글
2007/09/19 세컨드라이프, 몇 년 못 갑니다

관련 영상
[Prometeus : the future of media]
이탈리아의 컨설팅업체 Casaleggio Associati (www.casaleggioassociati.it)가 만든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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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2 02:56 2008/04/12 02:56

PC에 설치된 오피스SW를 사용하다 보면 직장에서 작업한 내용을 집으로 가져가서 작업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웹 메일처럼 인터넷 애플리케이션만 쓰자니 언제 끊길지도 모르는 인터넷 때문에 불안하고….

이런 전통적인 IT업계의 숙제가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PC 진영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인터넷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을 강조했지만 여러 대의 PC를 쓰는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같은 작업 내용을 공유하기 힘들었다. 반면 인터넷 진영에서는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같은 작업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내심 인터넷이 끊기거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작업을 할 수조차 없는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둘의 장점을 합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이 속속 나오면서 새로운 IT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온-오프 가리지 않는 동일한 환경 조성
2007년 5월 구글은 기어(gears)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개발자들은 환호했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싱크(동기화)'하는 프로그램을 배포하겠다는 의미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구글은 최근 구글 오피스를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MS 윈도우 모바일에서도 이 기술을 사용해 인터넷에 항상 접속하지 않아도 웹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하기도 했다. 구글 기어 기술이 적용되는 범위가 기존 구글 리더에서 점차 다양한 솔루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기술은 오픈소스 기반이어서 웹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업들로부터 협력 요청이 끊이질 않는다는 소식이다.

구글은 구글 기어 발표 때 어도비의 '아폴로'라는 프로그램과의 협업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어도비(구 매크로미디어)는 지난 2002년부터 화려한 인터페이스 및 기능성을 강조한 RIA(rich Internet application)를 강조해왔던 회사다.

최근 이 '아폴로'는 '에어(AIR, Adobe Integration Runtime)'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나왔다. 이미 어도비는 AOL과 이베이 등과 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사용자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경쟁하고 있는 모질라재단 역시 파이어폭스에 향후 '프리즘(Prism)'이라는 플러그인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이 끊긴 상태라도 웹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글 기어나 어도비 에어를 대체할 것이라고 모질라는 말하고 있다.

오랫동안 PC 진영의 왕좌에서 물러설 줄 모르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웹 애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실버라이트'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동영상은 물론 다양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구동할 수 있고 좀더 자연스런 움직임과 데이터 연동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이 기술은 어도비 에어와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야후가 작년 3억 5,000만 달러를 들여 인수한 짐브라 메일의 경우도 오프라인에서 메일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을 내놓고 웹메일 솔루션 및 각종 웹 위젯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한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작업한 메일 쓰고 보내고 받는 등의 작업 내용이 인터넷에 접속되는 순간 바로 적용되기 때문에 이동하면서도 작업할 수 있어 향후 웹 오피스 경쟁의 새로운 도전자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솔루션인 한글과컴퓨터의 경우도 씽크프리 오피스의 오프라인 설치형 버전을 일찍부터 준비해 작업은 PC에서 하고 웹에서도 동일한 환경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중이다.

■ 플랫폼을 잡으면 다 잡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모든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며 어떤 식으로든 PC와 인터넷 진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PC는 물론 모바일 기기 등 2대 이상의 기기를 사용하는 멀티유저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동일한 환경과 동일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오랜 탐색 끝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이미 사용자들은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든 기능성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게 됐다. 여러 대의 기기에서 똑같은 환경과 데이터를 제시해주는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높아졌다.

IT 업계의 고전처럼 들리는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온 디맨드 컴퓨팅' 등의 개념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적 기반들이 비로소 200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실현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플랫폼 경쟁의 이면에는 서비스 기업의 경우 자사 서비스의 이용 만족도를 높여 사용자 충성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

PC 진영 역시 인터넷을 활용한 기업들과의 거래에 있어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소프트웨어 환경의 일관성을 주고 인터넷 서비스 기업과의 공동 사업을 위한 목적이 잘 맞아 떨어진 셈이다.

웹 2.0 정신의 가장 큰 기반이 되는 철학인 개방과 분산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플랫폼 집중과 종속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의 뒤에서 동일한 환경을 조성해줄 플랫폼을 개발해 확산하는 곳이 미래 IT세계의 패자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사이트
▶모질라 랩 프리즘 http://labs.mozilla.com/2007/10/prism/
▶구글 기어 베타 http://gears.google.com/
▶어도비 에어(AIR) http://www.adobe.com/products/air/
▶마이크로소프트 실버라이트 http://www.microsoft.com/korea/silverlight/
▶야후! 짐브라 메일 http://www.zimbra.com/
▶한글과컴퓨터 씽크프리 오피스 http://www.thinkf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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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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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1 22:41 2008/04/11 22:41

우주인 띄우기 SBS 혼자 고군분투

Column Ring 2008/04/08 00:54 Posted by 그만
SBS가 외롭지만 뜨거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100억 프로젝트.

우주인의 선발과 우주인 훈련과정, 그리고 역사적인 우주인 탄생, 그리고 귀환까지의 과정을 담기 위해 SBS가 밀착 보도하기 위한 돈이다.

결연한 의지를 다음 동영상에서 느껴보자.

▶SBS 우주생방송은 '100억 프로젝트' [노컷TV] 2008.03.24


배 국장은 “SBS는 이번 한국인 최초 우주인 방송의 주관방송사를 하기 위해 순수예산 100억을 투자했다”면서 “우리는 이번 방송을 ‘100억 프로젝트’라 부른다.



물론 이 내용은 다른 방송사나 주요 언론사에서 받아 써주지도 않았거나 단신 처리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배출 과정에 SBS가 너무 깊숙히 개입한 나머지 다른 언론사들이 '의도적 배제' 전략을 오랜만에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적 배제'는 자사의 이익이나 논조에 맞지 않거나 자사가 설정하는 의제와 맞지 않는 의제가 부각되더라도 게이트키핑을 거쳐 아예 취재 조차 하지 않거나 주인공 일부를 아예 투명인간처럼 취급하는 언론계 관행을 일컫는 말이다. 심지어 공격적으로 상대방을 미디어 비평을 통해 비판하거나 신생 미디어의 부상을 막는 행동들도 '의도적 배제'의 범주에 넣는다.

이번 건의 경우 SBS는 사운을 걸고 12일간의 방송 이벤트를 위해 100억을 쏟아붇고 있는 동안 다른 방송사에서는 이에 대해 시덥지 않게 보도한다거나 중요도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구사한다.

다음은 SBS의 메인뉴스에 등장한 우주인 관련 보도다. 발사 전날 방송분이다.

2008.04.07 [SBS 8시 뉴스] 우주인 관련 보도

▶한국 우주인 시대 열린다…소유즈호 내일 발사
▶소유즈호에 연료 주입…"이제 발사만 남았다"
▶이소연 "나는 한국의 딸"…해외언론 관심 집중
▶"우주비행 자신있다" 팀워크 돋보인 기자회견
▶"이소연에게 행운 있기를" 우주 선배들의 격려
▶"우리 딸, 잘 다녀와"…이소연 향한 응원 물결
▶소유즈 발사 하루 전, 우주관제센터도 이상무!
▶발사에서 귀환까지…우주에서의 12일 일정은?
▶이소연이 실제 탑승할 본체는 7m의 좁은 공간

--------<중간 다른 뉴스>-----------

▶선발에서 D-1까지…한국 첫 우주인 탄생 과정
▶이소연은 어떤 사람?…친화력 갖춘 '슈퍼우먼'
▶한국 우주개발 진두지휘한 '항우연'도 기대감
▶'한국 첫 우주인 배출'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장하다 이소연!"…광주시민들 자부심 한가득
▶발사·도킹·귀환까지…한국 최초 '우주 생방송'
▶이 대통령-푸틴 "한국 우주인 탄생 협력 감사"

어마어마한 집중력인데다 대단한 아이템 발굴력이다. 기자들 고생 좀 했겠다.

그런데 다른 방송사는 어떨까.

MBC는 단 한 건의 보도만 짧게 나갔다.

한국인 우주선 내일 발사 [MBC 다시보기] 2008.04.07

스트레이트로 무미건조하게 사실만 보도한 셈이다. 이 역사적인 장면은 어디서 볼 수 있는지조차 말해주지 않는다. '의도적 배제'다.

KBS는 오히려 찬물도 끼얹는다. 260억원 가운데 160억원은 정부 돈인데 나머지 100억을 낸 곳에서 사실상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면서도 그곳이 SBS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드디어 내일 ‘우주의 꿈 쏜다’ [KBS 뉴스9 다시보기] 2008.04.07
상업적 행사 전락 우려…‘참뜻 살려야’

이 찬물 속에 등장한 말이 이 보도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노골적으로 말해준다.

뒤처진 우주개발 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는 홍보 행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전체 사업비 260억 원 가운데 160억 원이 사실상 정부 돈인데도 정부기관이 사업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정부 예산은 일부만 투입하고 나머지는 지원받다 보니까, 상업적인 요소가 첨가되게 된 겁니다. 그래서 본질이 흐려지게 된 거죠."


KBS와 MBC가 SBS의 의제 설정에 전혀 도움을 주거나 추종하지 않는 모습인 셈이다. 긍정적인 뉴스임에도 함께 띄워주기가 일상화돼 있는 상황에서 경쟁 매체의 이벤트에 도움을 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명백한 의도이다.

타사는 '유령 매체'
10여 년 전, 우리나라 보도 관행 중 아주 몹쓸 관행이 있었다. 이른 바 '의도적 무시', '타사 익명 처리'가 그것이었다.

타사가 의제를 설정하면 의도적으로 비켜가거나 반대 논리를 의제로 역제시하는 모습은 다반사였다. 예를 들면 1990년대 초반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 독점권 및 신문방송 교차 소유 및 겸영에 대해 극명하게 갈린 신문과 방송사 사이의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상대방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일부 언론에서는', '국내 한 신문사는' 따위의 익명 제시로 내가 반박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시청자나 독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신문사간 지국 경쟁이 치열해질 때쯤 칼부림까지 등장한 시절에도 조선과 중앙 두 신문은 상대방 신문사 이름을 구태여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았다. 둘 다 'ㅈ' 신문이니 'C신문', 'J신문' 따위의 이니셜 보도까지 등장했을 정도니 경쟁 매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심지어 타 신문의 보도를 인용하면서도 '국내 언론에 따르면' 따위로 처리하기를 밥먹듯이 했다. 외신에서는 어디 시골 촌구석의 1만부도 안 되는 매체의 내용을 배껴 쓸 때랑은 천지 차이의 대우인 셈이다.

그러던 것이 1988년 한겨레신문의 창간과 '여론매체부'의 활약은 매체 실명 비판의 새 장을 연다. 그리고 신문의 전통적인 매체 비평 영역은 다시 방송으로까지 확대 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MBC에서 2001년 4월 '미디어 비평'이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신문과 방송의 상호 비평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 역사적인 프로그램의 메인MC가 바로 손석희 교수다. 이후 인터넷의 발달과 포털의 성장, 그 사이에 있었던 오마이뉴스의 창간과 시민기자들의 거침없는 매체 비판은 매체도 비판 받거나 뉴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요즘은 서로 잘잘못을 따져가며 싸울 때가 많다. 지금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그리 오래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언론사들끼리의 상호 비판을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상대방의 잘못에 눈을 감아 줄 때도 있다.

오랜 동안 신문사는 신문사들끼리, 방송사는 방송사들끼리 열심히 뭉쳐가며 서로의 영역을 지키는 '동업자 의식'을 발휘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서로 상호 비판하기 어려워하는 이런 '동업자 의식'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러면서도 '친절한 동업자'가 아닌 '서로 무시하는 동업자'인 이들에게 '자사 이익'이야말로 당장이라도 지켜내야 할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되어버렸다.

명분이나 거대담론을 잃고 미디어 철학마저도 자사 이익에 우선하지 않는다. 자사가 올림픽 예선 중계권을 확보하면 '쾌거'라고 하고 타사가 확보하면 '이기주의'라고 몰아간다.

자사가 우주인 탄생 과정을 독점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면 '역사적인 사건'이 되고 타사가 확보하면 '그저 그런 뉴스', 또는 '홍보 행사로 전락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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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8 00:54 2008/04/08 00:54

"...양질의 콘텐츠·디지털 동영상을 만들어 기존 매체와 포털, 공중파, 케이블채널 등에 제 값을 받고 파는 노드(NODE) 프로젝트를 확대할 생각이다."

이 발언은 방송사의 임원이 한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신문방송 겸영에 찬성하는 <조선>·<중앙>·<동아>에서 나온 말도 아니다. 한겨레신문 고광헌 대표이사 사장이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 3월 18일에는 동아일보는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한 신문방송 겸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방송PD 모집공고를 냈다. "동아일보가 다시 신문과 방송의 결합을 주도하고자 한다"라는 문구를 공고에 보란 듯이 적어놓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새로 선발되는 방송PD를 편집국 통합뉴스센터에 배속시켜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투입할 예정이다.

중앙일보도 일찌감치 M프로젝트를 꾸리고 조인스TV에 '중앙 NEWS 6'라는 보도방송을 시작했다. 이는 보도전문 진출을 사실상 염두에 둔 것으로 중앙일보는 이미 뉴미디어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찌감치 방송 사업 확대를 꿈꿔온 조선일보의 행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뉴스였던 '갈아만든 이슈'를 '실험'이라고 자체 평가할만큼 조선일보의 방송에 대한 의지는 남 못지않게 강하다. 케이블 채널인 비즈니스엔 방송에서 간간히 보도 형식의 경제 뉴스를 선보이고 전문 디지털콘텐츠 신디케이션 법인을 설립하는 등 크로스미디어 전략의 마지막 영역인 방송 진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월 10일부터 한국일보는 2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케이블 채널인 '석세스TV'에 '한국일보 타임'이란 프로그램을 신규 편성하고 한국일보 기자들을 출연시켜 신문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 역시 지난 2004년부터 인터넷 전용 뉴스인 '쿠키뉴스'를 브랜드화 한 뒤 2005년부터 '국민방송센터'를 설립해 방송사와 다름없는 영상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완비해 놓은 상태다.

이외에도 신문사에서 영상 뉴스를 인터넷으로 공급하는 것은 이제 평범한 일이 되어버렸다. 인터넷에서는 신문방송 겸영금지 조항이 위력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덕분에 신문사들은 새 정부 들어 신문방송 겸영금지 조항이 풀리면 바로 방송사 운영에 들어갈 정도의 노하우를 축적할 시간을 번 셈이다. 신문방송 겸영금지 조항이 그대로 존속한다고 해도 신문사들의 영상 콘텐츠 제작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체계 아래서도 공중파와 케이블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을 제외한 신문사의 영상 서비스에는 큰 제약이 없는 상태여서 IPTV, DMB, 동영상UCC 등 우회적인 영상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 따라서 신문사 입장에서는 텍스트 위주에서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생산 기반을 마련해 놓아야 할 필요성도 있는 셈이다.

할 거 다하고 있는데... 생뚱맞은 겸영금지 해제 논란
이른바 신문사의 방송에 대한 열망은 인터넷에서부터 재시작되고 있다. 초기 신문사들은 대선이나 총선 등의 이슈가 터질 때마다 자사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유사 보도 방송을 해온 적이 있다.

최근 들어 중앙, 국민, 경향 등 신문사닷컴들이 앞다퉈 인터넷에서 실시간 영상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동아, 조선, 한겨레 등도 신문사닷컴을 통한 보도 영상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경제TV는 유튜브에 동영상 채널을 개설했으며 경향닷컴은 다음 TV팟과 제휴해 경향iTV를 4월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이러한 신문사들의 영상 콘텐츠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인터넷 자회사들인 신문사닷컴들이다. 뉴스 영상은 인터넷에서 유통되기 쉬운 환경이 도래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법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회적인 방송 제작 준비 전초 기지 역할을 신문사닷컴, 또는 별도의 자회사들이 맡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뉴미디어 인력이 가장 많이 배치된 곳 또한 인터넷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신문사닷컴들의 영상 서비스 비용 부담이 크게 줄고 있는 것도 신문사 영상 서비스 본격화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태그스토리, 다음 TV팟, 유튜브 등이 인터넷에서 신문사 뉴스 영상의 유통 플랫폼 역할을 해주고 있어 비용 부담없이 콘텐츠 생산에만 주력하면 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인터넷 동영상 UCC열풍은 글로만 승부보려던 기자들의 의식을 자연스럽게 변화시켜 영상 서비스에 적응하는 기간을 단축시켜주었다.

지난해 DMB 서비스 본격화와 올해 본격화될 IPTV 서비스 역시 인터넷과 또 다른 유통 채널로 신문사들이 영상 서비스를 만들어 팔 수 있는 '판로'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 역시 신문사들의 영상서비스 강화에 큰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이러한 신문사들의 크로스미디어 전략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법원은 신문사 기자가 제작해 인터넷으로 올린 영상이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경우 신문사들이 글이나 사진을 통한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영상 문법에 익숙하지 않아 생긴 문제다. 또한 일부 신문사닷컴의 경우 신문사의 동영상 강화 정책을 통해 동영상 인원을 뽑아 놓고도 제대로 대우하지 못해 지난 몇 년 동안 빈번한 영상담당자 이직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신문과 방송의 근본적인 조직문화에서 오는 괴리감도 신문사의 영상 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모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초기에 동영상 캠코더를 기자들에게 지급했더니 성의없게 몇 시간짜리 영상을 통으로 찍어오거나 닷컴사 직원에게 편집하라고 막무가내로 던져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기자 영상이 상명하달식으로 진행돼 조직 내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았다고 지난 몇 년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문기자들을 전적으로 의존하려는 초기의 계획이 많이 수정되고 영상 전문 기자나 방송 프로듀서 출신을 채용하기 위한 노력이 늘고 있다. 뉴스 영상 플랫폼 서비스인 태그스토리 우병헌 사장은 "신문기자들에게 영상을 찍어오라고 하니 기존 방송 뉴스만 생각해서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문 영상 PD나 영상에 재능과 열정을 보이고 있는 기자들이 새로운 동영상 스토리텔링을 실험하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한다.

크로스미디어 시대, 여론 독과점은 기우에 불과할까?
신문방송 겸영금지 논란을 정치적 함의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크로스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신디케이션 환경으로의 변화 때문이다. 총선을 전후한 정부와 국회에서 벌어지는 '신문방송 겸영금지' 논란이 자칫 정치적인 논쟁만으로 그치게 된다면 신문사들의 우회적인 영상 유통 행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만 봐서는 공중파와 케이블TV의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을 제외한 거의 전 영역에서 신문사들은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시킬 수 있다.


당초 '여론 독과점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생긴 신문방송 겸영금지 조항이 점차 사문화되고 있다는 것이 현재 문제의 본질이다. 법이 이미 너무 낡은 것이다. 글이나 사진, 영상이 모두 디지털화 되고 뉴스 유통 역시 디지털콘텐츠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는 마당에 정부나 정치권, 언론계, 학계가 '신문이니 방송이니' 따지며 논란만 벌이고 있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전반적인 미디어 관련법의 전반적인 손질 없이 이 상황을 방치해 둔다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전에 신문사들의 우회적인 여론 선점과 정보 독점은 현실화되고 미디어 산업에는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만 남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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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미래> 4월호에 기고한 것이므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해당 잡지의 편집교열을 통해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3월 중순이므로 현재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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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2 01:13 2008/04/02 01:13

지난 20일 블로그와 관련된 12개사가 모여 블로그산업협회를 발족시켰다. 이날 협회창립 회원사로는 야후!코리아, KTH 등 포털사와 함께 태터앤컴퍼니, 소프트뱅크미디어랩, 태그스토리, 블로그칵테일, 미디어유, 인사이트미디어, 블로터앤미디어, 프레스블로그, 에델만코리아 등 블로그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협회는 블로그 활성화를 위한 공익활동에 역점을 두고 일반인을 위한 블로그 교육 사업, 블로그 관련 연구 사업 및 자료 발간, 비즈니스 블로그 세미나 및 행사 개최, 블로거들의 권익 보호와 정책 제안 등의 내용 등의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초대 협회장으로는 태터앤컴퍼니 노정석 사장이 선임됐다.

블로그 산업화에 대한 기대
지난 16일에는 1500명이 넘는 블로거들이 모이는 '블로거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네이버와 다음이 주최하고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이 주관하는 이 행사에도 야후!코리아, 태터앤컴퍼니, 블로그칵테일 등 블로그라는 키워드에는 관련 업계가 함께 후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로거들만을 위한 행사로 근래 보기드문 대형 오프라인 행사였다.

블로거 컨퍼런스 전날에는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BPF 2008)'라는 국내 최초 블로그 영화제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은 영화 전문 블로거들이 대거 참여해 영화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꼭 이날이 아니어도 최근 개봉되는 영화마다 시사회에 영화 관련 블로거들을 초청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을 정도다.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업계는 이미 다수의 블로거 관련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방기기 전문업체나 요식업체들 역시 암암리에 주부 블로거(와이프로거)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붙이고 광고 수익을 챙기거나 블로그를 기반으로 책을 출간하거나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식의 수익 모델부터 기업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나 마케팅에 참여하는 전문 블로거들도 늘고 있다.

이미 블로그는 산업화가 진행중이다.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인정받는 데까지 걸린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새로운 미디어 분야의 산업화 속도가 빠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블로그에 적극 뛰어들어 블로거들과 함께 숨쉴 수 있는 행사에 후원을 하거나 블로거 모임에 장소를 지원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로그를 단순히 네티즌 일기장이나 스크랩북 쯤으로 보는 시기에서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또는 새로운 미디어 영역으로 분류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 포털에 개설된 블로그 계정 수만 해도 1000만 개가 넘었지만 설치형, 또는 티스토리와 같은 독립 서비스형 블로그 역시 빠르게 그 수가 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각 검색에서 블로그 영역만큼은 모두 '열린 검색'을 시행하고 있어서 독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가 세밀하고 현장감 있는 정보와 의견을 담고 있으며 제품이나 서비스 등 경제 전반의 움직임에 대한 바로미터로 작용한다는 것을 누구나 인지하게 된 것이다.

블로그산업협회의 발족은 이렇듯 규모나 활동이 확산되어가고 있는 블로그 활동을 지원하고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앞서 좀더 발전적인 의견제시와 블로거들의 권익보호 창구가 될 것임을 자임하고 있어 자못 기대가 크다.

블로그 상업화-권력화에 대한 우려 기우이길
반면 블로그의 산업화 진행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필연적인 상업화와 권력화에 대한 걱정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항간에는 블로그가 별다른 제재없이 '폭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글을 퍼다 나르는 '펌질'도 끊이지 않는다. 나훈아 사건 처럼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사안에 인격모독적인 글을 배설하듯 쏟아내고 있는 것도 문제다. 또한 블로거들 사이의 인기를 업고 현행법의 테두리를 부정하며 무정부주의자 처럼 구는 일부 스타 블로거들의 권력화된 모습도 우려되는 바다. 최근에는 수익형 블로그가 다수 등장하면서 과도한 광고 운영으로 내용없이 사용자를 유혹하는 '낚시질'도 빈번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팸블로그(스플로그) 역시 증가 추세다. 이들 모두가 '블로그'나 '블로거'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분명 보호하거나 육성해야 할 가치가 있는 블로그는 아닐 것이다.

한편으로 순수하고 직설적인 면으로 독자들을 속이고 뒤로는 '거짓된 글쓰기'를 일삼는 이율배반형 블로그 역시 요주의 대상이다. 기업들은 위기 관리와 신제품 홍보에 유난히 블로거들을 동원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발성' 없는 글은 티가 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흉을 가려주기 위해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자신의 양심마저 팔아버린 글쓰기는 오히려 기업에게도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블로그산업협회 창립 회원사들의 면면을 봤을 때 이런 문제를 미리부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협회가 운영되다 보면 분명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이 있을 수 있다. 초기에는 협회 회원사끼리 협업은 커녕 밥그릇 지키고 빼앗기를 일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협회가 커질수록 스타 블로거를 배경삼아 권력화를 시도할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걱정은 블로거들 사이에서 현존하는 것이며 다만 이런 걱정이 기우이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블로그산업협회가 행여라도 지나친 상업화나 권력화를 진행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 블로거들은 등을 돌리게 될 것임을 협회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정부도 지금은 적극 도와줄 것 처럼 말하지만, 추후 이 협회를 통해 블로거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을 확보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블로그가 산업으로 커 나가기 위해서는 블로그 글을 '공짜' 처럼 인식하고 있는 인터넷 업계의 관행이 우선적으로 고쳐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블로거와 기업들 사이에서도 사회적 책임 의식이 함께 뿌리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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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 우선, 그만의 입장이란 것이 참 묘해서 말이죠. 개인적으로 야후!코리아 직원이지만 IT 칼럼니스트로 변신할 때는 약간 다른 입장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이 협회가 출범할 때 야후!코리아 직원으로 대표님을 대리해 참석했지만 여전히 블로거 개인으로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좀더 괜찮은 멤버들을 모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공적인 임무'를 도외시한 채 '상업적 목적'만을 위한 운영이라면 내부 비판자로서도 적극 의견을 개진할 생각입니다.

흠.. 새드개그맨님께서 새벽에 팟캐스트를 남기셨는데요.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서 내부 토론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논의는 지속적으로 블로거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으니까요.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질문 주시기 바랍니다. 저 말고도 대답해줄 협회 관계자 블로그는 많습니다.

BBA로 시작했을 때 저는 개인 자격의 '블로거'로 참여했었습니다. 이들이 상업화에 대한 열망만 있었다면 제가 산업협회 발족에 먼저 딴죽을 걸었겠죠. 앞으로도 내부 딴죽맨이 될터이니 따가운 말씀도 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산업화와 상업화.. 사회에 대한 공익적 목적이 결국 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그림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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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10:55 2008/03/24 10:55
오는 14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08 CC 코리아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디지털 저작물의 새로운 공유 방법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C) 창립자인 로렌스 레식 스탠포드 로스쿨 교수가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다.

CC는 디지털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저작권자들의 피해와 네티즌의 저작물 이용에 대한 정서적 괴리를 좀더 터놓고 이야기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CC를 활용하면 저작권자에게는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명확한 권리와 사용권한 표시를, 네티즌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소통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CCK(Creative Commons Korea)는 지난 2005년부터 윤종수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판사가 주축이 되어 비영리 활동을 벌이다 최근 사단법인화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CCK의 활동을 지원해왔으며 앞으로도 비영리 기구로서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다양한 저작권 인식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 CC, 저작권 표시를 넘어서 저작물 공유정신이 기본
CC는 기본적으로 저작권자가 자신이 만든 저작물을 남들이 어느 범위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를 미리 표시하는 것으로 흔히 저작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표시하는 'All (copy)rights reserved'의 구체화 버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법적으로 저작권자에게 완전하게 귀속돼 있으므로 저작권 표시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나을 뿐이지 저작권에 대한 귀속을 표시하는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다. 따라서 저작권자가 전송이나 2차 저작물 허용을 하고 싶어도 이를 사용자들에게 표시하기 힘들고 2차 저작물을 제작하려는 사람에게 1차 저작권자와 일일이 협상하지 않더라도 허용범위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CC는 좀더 분명한 의사소통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CC가 정착되려면 사용자들의 저작물에 대한 인식 개선보다 저작권자의 '공유 정신'이 더욱 중요하다. 자신의 저작물로 인해 새로운 2차 창작물이 탄생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 세상을 좀더 '따뜻한 공유'로 가득 차게 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새로운 창작물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문화적 영향을 배경으로 탄생되고 있으니 저작물의 일부를 공적 영역에 내놓자는 것이 CC를 주창하는 사람들의 주요 메시지다.  물론 CC 표시를 통해서 자신의 저작권에 대한 분명한 보호의지를 확인시켜줄 수도 있으니 저작권자에게 일방적인 기부를 강요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자와 사용자 사이의 일종의 '협정'이라고 봐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내에서도 CC를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설치형 블로그는 물론 국내 주요 블로그 서비스 다수가 CC 표시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와 태그스토리 동영상서비스들도 CC 표시를 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신문사 디지털 네트워크인 뉴스뱅크 역시 이미지부터 시작해 사용자들에게 사용 허가 범위에 대한 표시 방법으로 CC를 사용하고 있다.

오늘부터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 한글' 제품에도 문서 안에 저작권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한 '밸류팩'을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 CC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권리 공유 선언
필자는 지난 번 칼럼 '저작권자의 호탕한 선언을 바란다'에서 이러한 디지털 저작물 공유 문화에 적극 대처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메시지가 "저작권자에게 피해를 강요한다"는 식으로 들렸는지 댓글 등을 통해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동안 디지털에 대한 대응이 늦었던 산업계가 저작권 방치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사용자들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좀더 저작권자들이 '내 권리를 지켜주세요'라고 말하는 메시지보다 '내 저작물은 이 정도 범위에서는 충분히 활용하셔도 됩니다'라는 메시지가 훨씬 저작권자와 사용자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그러한 메시지를 요약한 것이 바로 CC라이선스 표시인 것이다.

CC 관계자는 우리나라 CC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2차 저작물이 나올 수 있을 정도의 허용 수준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작권자들이 저작물의 공적 활용을 확대하려는 의도보다 저작권 보호에 대한 까다로운 조건을 걸기 위해 CC를 활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네이버가 CC 표시 기능을 도입하면서 "블로그에서 내 저작권은 어떻게 지켜질까?"라는 메시지를 광고에 활용하고 있는데, 사실 그보다 "창작자 여러분의 저작물이 사회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CC가 저작권 보호보다는 저작물에 대한 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CC의 태생적인 정신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CC가 확산되면 저작권자의 피해가 늘어나기보다 사용자들이 저작권자의 저작물 공유에 동참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오히려 저작권자의 입장을 좀더 고려하게 될 것이다. 사랑과 기쁨, 그리고 문화는 나눌 수록 늘어나게 된다. 돈으로 사회에 기부하는 것보다 지식으로 사회에 기부하는 방법을 찾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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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 혹시나 해서 본문에 있는 '네이버의 저작권 보호 프로젝트'에는 단순히 'CC 도입' 뿐만 아니라 '펌질 시 원작자 표시 기능'도 함께 포함돼 있답니다. CC 표시 기능이 저작권 보호 프로젝트에 들어 있는 것이 좀 어색해서 잠깐 언급한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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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0 14:51 2008/03/10 14:51

뉴미디어가 불러올 파국

Column Ring 2008/03/07 01:15 Posted by 그만

뉴미디어는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 뉴미디어 세상은 누구에게나 행복한 세상을 열어줄 것인가? 물론 지금은 그렇다고 말할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그러나 뉴미디어는 기술적인 진보 이상의 사회적인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제를 안겨줄 것이다. 비관적인 뉴미디어 세상. 어떤 모습일까?

사소한 일상의 과장
사소한 것이 크게 여겨진다. 침소봉대가 곳곳에서 벌어지게 된다. 우리 집 근처의 사소한 일상이 전세계가 주목해야 할 '사건'이 되어버린다.

사소한 연예인의 일상이 주목되면서 너도나도 그것을 알아야만 하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연예인의 사소한 말 실수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지극히 국지적이고 지엽적인 엽기 사건이 사회적으로 문제시된다. 그리고 그것이 일반화되는 과정을 겪으며 온갖 잡스러운 이야기들이 따라 붙고 눈덩이 처럼 커진다.

마이크로미디어로의 진화 이면에는 매스미디어를 뛰어 넘어 메가미디어로 진화하는 미디어의 단면이다.

우리는 왜 연예인들의 침대속 이야기에 그렇게 주목하는가. 우리는 왜 지극히 일부 학생들의 졸업생 헤프닝에 그토록 난리인가. 주부의 주차 실력에 왜 그렇게 광분하는가. 정치인의 말 한 마디가 수십 수백개의 기사 소재로 사용되고 수천 건의 블로그 소재로 사용될만한 가치가 있는가.

너무 사소한 것을 참을 수 없는 사회가 되면서 너무 큰 사건에는 침묵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

디지털 자료의 소멸
디지털화는 대세다. 하지만 디지털화 된 데이터는 무한복제를 거치기도 하지만 한 번 소실되면 다시는 찾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소중한 지적 재산들이 어느 중고 PC 가게에서 포맷되고 있다.

뉴미디어는 데이터의 시대를 예고한다. 데이터는 쌓이고 무수한 데이터가 삭제된다. 삭제된 데이터는 잊혀지고 잊혀진 데이터는 처음부터 없었던 자료가 된다.

우리에게 남겨질 유산은 무엇인가. 15년 전 보석글로 썼던 내 일기는 어디에 있는가.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에 담긴 내 리포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20년 전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는 어떻게 재생할 것인가. 정전기로 인해 먹통이 된 USB드라이브에 저장된 보고서는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디지털 미디어 데이터는 100년 뒤 유산으로 꺼내서 재생할 수 있을까?

인터넷에 흩뿌려진 소중한 데이터는 누가 보관해줄 것이며 도메인을 상실한 순간 그 데이터가 있던 장소에 어떻게 찾아갈 수 있겠는가.

뉴미디어 시대에는 지적 유산이 사라지더라도 숭례문 화재 처럼 소실되는 현장을 볼 수도 그 흔적을 찾을 수도 없을 것이다.

공동체 의식의 종말
함께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시간에 같은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의 정서적 동질감이 사라질 위기다. 하루 종일 미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에게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누가 말해줄 것인가.

사회가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공통된 관심사에 등을 돌려 앉은 채 DSLR 카메라 잘 고르는 법, 맛나는 요리 만들기, 오픈소스와 애플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공통된 관심사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다.

지식인 시스템에 '어느 대학이 좋은가'라는 질문을 올리고 답하며 훌리건들에게 '우리 대학이 다른 대학보다 나은 이유'를 찾아 다니는 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겠는가.

개인을 기준으로 한 메시지 집중화에 따라 관심사와 주목도의 분산은 사회적 공동체 의식을 말살시킬 것이다.

누구나 같은 시간에 같은 콘텐츠를 보는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며 꿈의 시청률 40%, 또는 꿈의 발행부수 250만부에 대한 이야기는 꿈으로 그칠 것이다. 주문형비디오(VOD)로 한 달치 드라마를 몰아서 보고 인터넷으로 필요한 기사만 골라보는 이들에게 동시감각은 없을 것이다.

물론 스포츠와 사회적 정치적 대형 사건 처럼 동시성, 즉시성, 실시간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콘텐츠도 있겠지만 그 비율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종합격투기도 어제 경기를 오늘 흥미롭게 보지 않는가.

IPTV, DMB, HSDPA, HDTV, 인터넷... 뉴미디어 세상. 정말 우리에게 행복한 꿈의 세상인가 또 다른 나이트메어(악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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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3/07 01:15 2008/03/07 01:15

유튜브 국내 진출, 무엇을 노리나

Column Ring 2008/03/06 00:24 Posted by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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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구글과 한몸인 된 유튜브가 한글 서비스를 선보였다. 유튜브는 타 지역 진출할 때는 없었던 제휴 모델을 차용해 한국 공략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즉 한국에서만 무려 8개 동영상UCC 업체와 제휴를 맺고 한국 공략에 나선 것이다. 물론 우리말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유튜브로서는 데이터베이스 확보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었지만 1초에 10시간이 넘는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세계 최대 동영상 포털인 유튜브로서는 자신이 도전자임을 자인한 셈이다.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유튜브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인기 콘텐츠라고 해봤자 수천 건의 조회수에 불과할 정도로 트래픽 점유율이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2월 3일 인터넷 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유튜브는 1 월 23일 한글사이트 오픈 당시 방문자 수가 38만2000여명을 기록했지만 이후 줄곧 감소세로 나타났다. 다음 날인 24일 23만여명, 31일에는 11만5000여명으로 줄어 한글사이트 오픈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동안 판도라TV의 지난 20∼26일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99만7000여명으로 유튜브 최고치의 3배에 가까웠다. 엠엔캐스트(50만), 엠군(41만), 곰TV(39만), 아프리카(29만)도 유튜브를 웃돌았다. 동영상 서비스 시청률에 해당하는 체류시간 점유율도 지난 2007년 12월 메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판도라TV(30.3%), 다음 TV팟(21%), 엠엔캐스트(8.5%), 엠군(8.1%) 등과 비교해서 유튜브는 4.3%에 불과했다. 이 점유율이 두세 배로 뛰지 않는 이상 이미 시장을 선점한 토종 UCC 서비스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은 공통된 견해다.

그렇다면 유튜브는 무슨 생각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한국 서비스를 야심차게 시작했을까. 업계는 유튜브는 서비스 전략상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한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본다. 결국 한국의 UCC 시장을 노린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튜브는 전세계인들이 감상할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방송의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IPTV 서비스 등 디지털 방송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한국 시장에 발을 담근 것이다. 이는 세계화에 목마른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손잡을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의 깊은 속내와는 상관없이 국내에서의 초라한 성적은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한축으로 성장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화 없이 한글화만 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는 일반 사용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구글코리아 특유의 자아도취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각종 인터넷 법규제가 촘촘하게 갖춰진 한국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어설픈 한글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이 더 문제다.

실제로 현재도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음란물로 판정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여과 없이 보여진다. 지난 대선 때 논란이 있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올리지 못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려지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다. 하지만 구글코리아가 한글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든 규제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는 물론 플리커 등 최근 한글로 서비스되는 다수의 서비스가 실제로는 시스템이 미국에 집중돼 있어 '서비스 월경 현상'과 '서비스 지연 현상' 역시 다국적 서비스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에서 한글로 서비스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동영상은 물론 광고 시스템까지 모두 미국에서 돌아가고 있어 동영상 재생 속도와 광고 매칭률이 형편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이미 HDTV와 IPTV 등 고화질 서비스로의 이전과 함께 국내 동영상 UCC 서비스들이 고화질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는 마당에 유튜브에서 보여주는 동영상 화질은 형편없다는 사용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 유튜브의 초라한 초기 성적이 미래 가치까지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판도라TV가 세계화의 기치를 내세웠지만 그만큼 국내 인터넷 동영상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지나 거품이 꺼지고 있으며 고화질 기술 역시 몇 개월이면 해결될 사안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유튜브와 구글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는 토종 동영상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어 유력한 콘텐츠 생산자와의 협력만 잘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국내에서 우물 안 개구리 처럼 경쟁하고 있는 서비스를 금방 추월할 수 있으리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튜브가 동영상 UCC 사이트가 아니라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점과 어떤 콘텐츠든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언어 장벽이 적은 영상이라는 감각적 수단을 사용한 매체라는 점에서 한국 서비스가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구글코리아의 설명이다.

동영상 서비스 조차 자사 안에서 동영상을 보여주는 폐쇄성 짙은 판도라TV와 다음 TV팟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을 강조한 유튜브의 한국 진출이 '글로벌 서비스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의 인터넷 현실을 재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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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보셔서 알겠지만 가급적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한 이야기이구요. 2월 초의 상황에서 쓰여진 것으로 지금 상황이랑 다를 수 있습니다. 모 잡지 3월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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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6 00:24 2008/03/06 00:24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 달 29일 공식 출범했다. 이 기구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많은 기능을 통합하는 것으로 미래 미디어 산업 환경에 대응하는 통합 조직이다.

미국에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영국에는 커뮤니케이션위원회(OFCOM)이 정보통신 산업과 방송 산업의 융합 현상에 맞는 정책 개발 및 광범위한 규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그 출발의 큰 의미는 뒤로 하고 대통령 직속 기구화 되었다는 점과 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언론계는 물론 정보통신계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의 대통령 직속 기구화를 비롯해 위원의 구성이 지나치게 친정부 성향의 인사로 채워질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정보통신 산업계에서는 방송계의 걱정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그동안의 정보통신 산업 발전 성과가 무시되고 지나치게 규제위주로 정책을 펼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더구나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인사가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향후 IPTV 등 뉴미디어 정책 방향이 제대로 자리잡힐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일단 조직은 법적으로 출범했으나 여러가지 정치 일정은 물론 방송과 통신산업계의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본격적인 업무 추진은 이 달 말이 지나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방통위(www.bcc.go.kr) 앞에 놓인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IPTV 실행령을 정비해야 하고 방송통신산업의 기술 발전을 독려하고 기술 표준을 정비해야 한다. 또한 각종 방송사업자의 소유 지분 논란도 중재해야 한다. 더불어 신문방송 겸업이라거나 케이블TV, 위성방송, DMB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분야의 의견수렴과 제도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 많은 대기업들이 뉴미디어 산업에 발을 담그려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 것 역시 방통위가 해야 할 역할이다.

■ 방송통신융합 메가 트렌드, 낡은 정치 영역 아니다
방송은 물론 통신은 정부나 정치 권력이 관심 갖기 이전부터 기술의 발전으로 태동한 산업이다. 이 두 영역의 기능 분화와 융합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만들게 될 사회현상과 영향력에 맞춰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파 의존도를 떠나 인터넷을 타고 흐르는 방송 콘텐츠, 모바일 단말기로 전송되는 각종 콘텐츠에 대한 생산과 유통이 기술 혁신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인터넷, HDTV, DMB, IPTV, 콘텐츠 신디케이션 등 다양한 융합 현상으로 인해 사회경제 전반이 융합 미디어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껏 많은 사회적 자본이 투여됐으며 앞으로 국가는 물론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뉴미디어 산업으로 자본의 흐름이 집중되고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테니 위정자들이 군침을 흘릴만하다. 그래서 더욱 권력으로 통제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디어 융합과 마이크로미디어로의 분산은 사회적 권력 분산형 모델이다.

정치인들의 낡은 사고방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혁신이 이미 미디어 기술 산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래서 방통위의 유권 해석과 각종 통신 사업 인허가권, 방송사 이사 추천권한 등이 제대로 기능해야 한다. 섣불리 정치인들의 정략적 거래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단순히 방통융합이 일방적인 정략적 사고로 완성되지 않는 이유는 향후 미디어의 또 다른 주인으로 떠오를 수용자와 국민들과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124년 역사의 정보통신부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들고 방송 분야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들어 합쳐 놓을 때는 그만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이 통신 기술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게 되고 양측의 영역 침범 현상에 대한 합리적 심판 기능이 필요해서 만들어진 조직을 정치인들의 거래 대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기업인 종이신문 기업에게 정치적 중립성이나 공공성을 지나치게 요구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인 정서가 되었다고 해서 공공재인 전파와 국가 기간망을 통한 융합 미디어에게 '공익'보다 '실용'이라는 허울을 쓴 정치 논리를 들이미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 내정자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산업으로서의 통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 그 분야에는 전문성이 없다. 하지만 지휘자는 스페셜리스트(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은 필요치 않고 일반적 식견이 있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아무리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방송계나 정보통신업계의 걱정은 기우가 아닐 것만 같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치인들이 나눠먹는 자리가 아니라 반드시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구성되어야 할 독립 기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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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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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3 12:36 2008/03/03 12:36

제목은 사실에 얼마나 가까운가

Column Ring 2008/02/18 13:36 Posted by 그만
우리는 사건 기사의 제목을 보고 기사 내용을 유추하거나 기사 내용을 함축하고 요약해 기억하는 데 활용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제목만으로도 노대통령의 발언 자체에 대한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사 제목은 그 자체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창작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기사 제목도 '저작권'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다.

일단 최근 화제가 된 판결을 전한 기사들을 살펴보자.

▶‘인터넷 비밀대화’도 막말은 안된다    [동아일보] - 2008년 2월 15일
"1대1 대화방서도 남 헐뜯다간 큰코"    [한국일보] - 2008년 2월 15일
블로그 비밀대화도 명예훼손 해    [내일신문] - 2008년 2월 15일
“인터넷 ‘1대1 대화’도 명예훼손 성립”    [문화일보] - 2008년 2월 14일
인터넷 1:1대화서 타인 비방도 명예훼손    [한국경제] - 2008년 2월 15일
“인터넷 1대1 대화도 명예훼손 대상”    [서울신문] - 2008년 2월 15일
대법 “인터넷 일대일 대화도 명예훼손 성립”    [쿠키뉴스] - 2008년 2월 15일
대법 “인터넷 일대일 대화로도 명예훼손 성립”    [한겨레신문] - 2008년 2월 14일
인터넷 1대1 대화도, 명예훼손 성립 가능    [매일경제] - 2008년 2월 15일

일단 이 판결이 의도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낸 제목은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이 한 번 맞춰보기 바란다.

그만이 생각하는 정답을 일러주기 전에 기사 제목에 포함되어 있는 요소들을 살펴보자.

- 판결의 주체 유무.
일부 신문은 판결의 주체를 밝힌 곳이 있고, 판결 주체를 밝히지 않고 일반화시키는 곳도 있다. 판단의 주체가 빠지면 대부분 기사 내용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 행위의 구체성.
사건 기사에서 제목은 한정된 글자수로 행위의 구체적인 정황을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어느 곳은 1대1 대화, 어느 곳은 블로그 비밀대화, 어느 곳은 인터넷 비밀대화 등으로 이 사건의 내용을 설명하려 했다.

- 판결 내용의 압축성.
판결 내용은 누가 어떤 행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것으로 제목의 핵심 키워드다. '~도 명예훼손 성립 가능'이란 풀이가 대세다. '~도'란 조사에 주의해야 한다. 판단은 일반화되기에는 구체적인 정황에 따른 판결이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최악의 제목과 차선(최선은 없으므로)의 제목을 뽑아보자.

최악의 제목 :
‘인터넷 비밀대화’도 막말은 안된다
동아일보 - 2008년 2월 15일

이유는 이렇다.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지나친 일반화로 흘렀다. 사건 내용에 '막말'이라는 행동이나 어휘 자체가 포함돼 있지 않다. '비방' 정도이면 모를까 막말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어휘 구사이므로 적절치 않다. '막말'로는 이 사건에서 중요한 전제조건인 인터넷 비밀대화로 제 3자를 비방한 행위가 설명되지 않는다.

'인터넷 비밀대화' 역시 행동의 구체성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이 제목은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서 '비밀대화라도 타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을 따져야 한다'는 내용과도 배치된다. 즉 누구나 막말은 안 되는데 '인터넷 비밀대화도 안 된다'는 포함관계의 왜곡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띄어쓰기도 틀렸다. '안된다'가 아니라 '안 된다'가 맞다. 금지의 표현으로 쓰인 것으로 '아니 되다'의 준말인 '안 된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차선의 제목 :
인터넷 1대1 대화도, 명예훼손 성립 가능
매일경제 - 2008년 2월 15일

그렇다면 왜 매일경제의 이 기사 제목을 차선으로 꼽았을까. 일단 행위의 주체가 '대법' 또는 '대법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적으로 제외할 개연성이 있다고 하겠다. 물론 여기서 '대법'이라는 판단과 발언의 주체가 들어갔다면 더 좋겠지만 그만큼 글자수가 늘어나니 불가피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행위의 구체성 부분에서 인터넷 1대1 대화라고 표현했다는 점에서 좀더 구체적이고 일반화를 경계하기 위한 '~도'라는 조사와 쉼표를 사용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 더 '특수한 경우'나 '예외적인 사례'를 표현하기 위해 '성립 가능'이라는 술어를 택해 안전망을 2중으로 쳐놓았다.

'1대1'이란 부분에서 약간 갸우뚱거리게 되는데 일단 넘어가자. 숫자와 한자어의 띄어쓰기는 나중에 좀더 신중하게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한겨레의 대법 “인터넷 일대일 대화로도 명예훼손 성립” 이란 기사 제목도 백중세를 이루긴 하지만 내용상 '특별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일경제 기사 제목을 차선으로 선택했다.
제목, 그것도 사건이나 판결 등 사회적인 파장이 예상되는 기사의 제목은 좀더 신경써서 지어야 한다. 글쓰는 직업, 이래저래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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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13:36 2008/02/18 13:36

지난 설연휴가 시작되기 전, 국내 유명 온라인 상거래사이트 옥션에서 해킹으로 인한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이 알려졌다.

18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 사이트는 아직 유출된 정보의 종류나 피해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초대형 사이트의 개인정보 유출인만큼 그 충격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사이버 수사대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는 이 사이트의 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설연휴를 잊은 채 조사를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나온 단서라고는 해킹을 시도한 컴퓨터의 IP가 중국 것으로 밝혀진 것 외에는 없다.

피해 기업은 회원 정보 가운데 비밀번호는 암호화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회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이 유출되었을 경우 추가적인 피해까지 예상할 수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

■ 해킹, 남의 일이 아니다
어찌보면 옥션의 이번 해킹 사건은 드러난 몇 가지 일에 불과하다. 새해 벽두부터 우리 군 정보가 중국발 해킹으로 군사자료 및 군인들의 신상 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후속 조치는 감감 무소식이다. 국내 한 대형 사이트 역시 최근 해킹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바깥으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지난 2007년 한국쓰리콤 티핑포인트사업부가 발표한 '아태지역 사이버 위협 업데이트 2007'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8년 여 동안 한국 도메인을 사용한 사이트의 해킹 건수는 2만1621건으로 월 평균 212건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2만628건), 호주(2만113건), 대만(1만2551건) 등 타 국가와 비교해봐도 아태지역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해킹 발생국가인 셈이다.

은밀한 침입 시도 후 관리자 계정을 탈취하고 사이트를 무단 점거해 홈페이지를 변조하는 등 초기 해커들은 침해 행위는 제한적이었다. 이들의 능수능란한 시스템 교란 행위는 마치 마술처럼 여겨져 영화나 소설에서 영웅처럼 묘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보기술이 각국 경제에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해커들이 시스템에 몰래 들어가 '낙서'만 하고 빠져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어졌다. 세계 유수의 보안 업체들이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마다 '금전을 노린 해킹 시도'가 빠지지 않는다.

보안업체 관계자들은 최근 해커들은 무자비한 해킹을 시도한 뒤 사이트를 마비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이거나 개인정보를 탈취한 뒤 대담하게 업체에 연락해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인질극'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보안업계에서는 국내 대형사이트가 해킹되어 개인정보를 유출한 해커들과 협상하고 입막음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간혹 소문처럼 떠돌고 있다.

■ 어떻게 막느냐,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느냐
이번 옥션 해킹 사건을 두고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보안에 만전을 기해야 할 초대형 사이트에게 쏟아질 수 있는 당연한 비난이며 옥션은 추후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사건에서 옥션은 기업이 사이버 범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모범사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보안에 있어서 최선은 '어떻게 막느냐'이지만 차선으로 만일 침해 사건이 발생되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느냐'까지 포함돼야 한다.

다행히 이번 옥션의 자발적인 공지와 수사의뢰가 공개적으로 이뤄지면서 사이버 인질범들과 협상하지 않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간 게임업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건에서 막무가내로 부인하거나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다 초동대처에 실패한 모습을 봐왔다. 일부는 은밀히 사이버 인질범에게 목적한 돈을 쥐어주어 입막음해왔던 사례도 있음을 상기할 때 옥션의 행동은 유별나기까지 하다. 과연 우리 기억 속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해킹 사건 초기부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기업이나 기관이 있었는가.

비록 고객 정보 유출 단서와 징후를 발견한 뒤 뒤늦게 공지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옥션의 자발적 공지는, 수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며 자신들의 책임을 뒤로 미루는 기업들과 다른 모습인 것은 분명하다.

해커와 같은 범법자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사건을 무마한다거나 해킹 징후를 발견하고 대외적으로 쉬쉬하는 국내 기업 풍토 속에 쉽지 않은 자발적 공지를 감행한 옥션 경영진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당장의 기업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사이버 인질범들에게 거액을 움켜주는 행동은 범죄인들을 안심시키고 숨겨주는 것이므로 범죄 이상으로 나쁜 행동이라는 점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그동안 보안에 있어서 예방과 탐지가 최우선이었지만 100% 보안이 현실화되기 힘든 상황에서 이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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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 볼랜드 포럼에서 넘어오신 분들은 아래 글도 읽어주세요. 답변 겸 제 단상을 담았습니다.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받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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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1 12:34 2008/02/11 12:34
지난 17일 서울고등법원은 "네이버는 언론 매체가 맞다"고 판결하고 전여옥 의원의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일부 승소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네이버에게 언론의 지위를 인정하고 언론사가 전송한 오보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자 언론들이 대서특필하며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식의 논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뭔가 뒤끝이 좋지 않다.

언론들은 전여옥 의원이 제기한 명예훼손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이 승소로 결론 맺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당초 전 의원이 제기한 '배상금액 1억원'의 20분의 1인 '500만원'을 오보를 전송한 노컷뉴스와 이를 게재한 네이버(NHN)가 공동 배상토록 했으며 댓글을 삭제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위법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승소'로 봐야 한다.

소송 비용도 원고측이 95%를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명백한 언론사 오보라고 해도 공인에 대한 내용일 경우 배상 책임이 매우 적은 금액으로 책정됐다는 점에서 특별히 잘못이 없는 이상 네이버의 '보도'행위에 대해 공인들은 실익이 없어졌기 때문에 향후 문제를 제기를 하기 힘들어졌다.

■ 등록하지 않아도 언론사라니 신문법은 왜 있나?
또한 네이버 편집 배포 행위에 대해 '언론매체의 행위가 맞다'라고 판결을 함으로써 현행법상 신문법에 의해 등록되지 않는 언론 행위를 하는 기업 역시 언론매체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신문법에 등록하든 하지 않든 누구나 언론 행위를 함으로써 언론의 법적 지위와 책임을 동시에 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문법이 사문화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언론사들은 지속적으로 네이버의 언론행위에 대해 그에 걸맞는 책임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네이버 등 포털의 언론행위를 통상적인 '언론사'의 그것과 동등선에서 인정해줄 경우 네이버는 거대한 뉴스 배포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자의적 편집행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셈이다.

중소 신문사들의 영향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의 거대한 언론사가 경쟁자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일부 언론사로부터 기사를 독점 공급받기로 한 계약을 속속 맺어나가고 있다. 언론사는 네이버 친위부대의 등장을 원하는 것인가.

특히 네이버가 자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하루에도 8,000건씩 들어오는 언론사들의 기사가 오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확인 작업을 거치거나 타 언론의 교차 확인이 없는 이상 뉴스로 노출시키지 않을 것이다.

소극적인 의미의 공정 보도 의지가 지난 해 정치 관련 댓글 폐지와 의도적인 객관성에 의해 특정 후보에 유리한 기사가 배치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이는 소수에 의한 다수 지배가 공고해지고 언론의 사회적 감시 기능이 무색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

만일 네이버가 '유사 취재' 및 보도 배포 행위를 통해 언론사의 기능을 공식화 할 경우 가장 피해를 받을 곳이 어디인지 잘 생각해본다면, 언론사의 이번 판결에 '고소하다'는 식의 환영 일색의 보도 태도에 회의감마저 든다.

■ 포털이 언론이라면 논조를 비판할 수 있지만 제어할 근거 없다
이번 판결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댓글에 대한 부분이다. 이미 일반인에 의해 제기된 명예훼손 소송에서 작년 5월 법원은 포털들의 댓글 관리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 일반인은 익명으로 처리된 기사에 달린 댓글 속에 실명이 노출됨으로써 발생한 명예훼손에 대해 네이버, 다음, 야후코리아, 싸이월드 등 포털들에게 관리 책임을 지우도록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여옥 의원 사건의 경우 재판부는 "정치인은 일반 국민의 지지나 비난 등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보도내용의 진위와는 관계없이 소위 악성 리플러도 다수 존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댓글로 인해 전 의원이 별도의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결했다. 공인을 대상으로 악플이 달리더라도 포털은 이에 대한 제어 관리권을 행사할 명분은 없다는 의미다.
        
이는 법원이 개인의 사생활 노출과 명예훼손에는 언론사의 책임을 인정하되 공인에 대한 보도에서는 보호 수위를 낮춰 판결하는 전례를 봤을 때 포털 역시 언론사의 범주에 포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판결은 사적 개인의 댓글에 의한 명예훼손은 관리의 대상이지만 공인에 대한 네티즌의 자유로운 의사 표시까지 막아선 안된다는 적극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언론들이 이러한 내용들을 심도 있게 문제제기하고 포털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경쟁관계'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단 포털은 이와 같은 언론에 준하는 책임 부여에 대해 꺼려하는 눈치다. 전여옥 의원의 사건 역시 3심까지 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네이버나 여타 포털들이 언론사로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기존 언론사의 인터넷 전략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포털이 뉴스 편집을 통한 의제설정 기능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경우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겠지만 현실 속에서 언론사들의 논조를 비판할 수는 있어도 제어할 수 없다는 법논리가 더 우세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충분한 자금력, 막강한 배포력,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까지 갖춘 포털이 언론으로 전면에 등장하면 기성 언론사들이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물론 네이버나 포털이 언론사로서의 지위를 갖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예상은 너무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포털이 자사 보호를 목적으로 뉴스를 공급받는 언론사와 댓글을 다는 네티즌에게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상황은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중소 언론사들은 네이버에 의해 '신뢰할 수 있는 언론사'로 낙점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으며 네티즌 역시 자신이 쓴 글이 포털의 이익에 반할 경우 삭제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다시 한 번 미디어 전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사이의 권력다툼이라는 편향된 시각으로 이 문제를 다룬다면 엉뚱한 곳이 피해를 볼 것이 뻔하다.

언론사들이 저마다 법에 의한 통제는 최소한의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와중에 포털에 대한 규제는 강화시켜야 한다는 이율배반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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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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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1 12:48 2008/01/21 12:48

누구를 위한 RSS 뉴스 전송권인가

Column Ring 2008/01/14 10:35 Posted by 그만

오랫동안 잠복해 있던 문제가 터졌다. 지난 11일 개인화 플랫폼 서비스인 위자드닷컴을 운영중인 표철민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http://mrpyo.com/blog/74)에 국내 한 일간지로부터 RSS 제공 금지에 대한 구두 통보를 받은 사실을 알렸다.

표 대표의 블로그 내용에 따르면 '개인이 이 언론사의 RSS를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업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때는 사전에 저작권료 협상이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표 대표는 물론 많은 수의 블로거들은 이 언론사닷컴 관계자의 RSS 재배포 금지에 대한 입장을 비난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저작권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언론사닷컴을 옹호하면서 논란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단일 콘텐츠 물류 시스템, RSS 
RSS란 데이터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인터넷 업계의 콘텐츠 배포 방식이다. 특정한 표준 유형의 데이터(XML, NewsML 등)를 구성하도록 해 원본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웹에 전송되도록 하는 기술적 규약을 담고 있다.

예전의 콘텐츠 배포 방식이 밀어내기(Push) 였다면, 미디어 2.0식의 콘텐츠 유통 방식에서는 사용자들이 필요에 의한 것만 끌어들이고(Pull), 여러 콘텐츠를 하나로 조합하는(Mash-up)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사업자가 자사가 생산한 콘텐츠를 배포하는 데 있어서 RSS를 사용할 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하나는 제목과 링크를 담아 콘텐츠 내용을 제한해서 전송하고 전문을 보여줄 때는 자사 사이트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콘텐츠 사업자들이 채택하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제목과 링크, 그리고 전문을 모두 배포하는 방식이다. 이는 대부분의 블로그에서 전문 전송을 설정하고 있다. 당연히 리더기를 통해 콘텐츠를 수집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필요하거나 관심있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대로 콘텐츠 제공사업자 측에서는 사용자에게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생길 수 있는 권력 해체 현상과 비즈니스의 복잡성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미디어 2.0 시대에 주목할만한 현상은 '개별 단일 콘텐츠 유통'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콘텐츠 생산자가 종합 편집(편성)을 통해 의도된 메시지 덩어리를 수용자에게 전달했다면 지금은 단일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조합하거나 중간의 유통 사업자들이 새롭게 재조합해서 제공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포털에서 여러 뉴스원으로부터 기사를 제공받고 이를 재조합해서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와 한 인터넷 언론사가 자사가 생산한 뉴스만을 대상으로 편집해서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의 차이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다만 이 규약은 기술적인 규약일 뿐 이를 이용한 서비스와 사업적 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위자드닷컴과 온신협 소속사인 언론사닷컴 사이의 논쟁에서 누가 잘못된 것일까? 블로거들은 언론사닷컴 측의 폐쇄적인 정책을 비난하고 있지만 저작권자이자 신문사 콘텐츠를 유통해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언론사닷컴의 입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언론사닷컴도 모든 RSS 유통 사업자들에게 거액의 전송료를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이 둘 사이의 입장 차이는 '사전 합의'가 있었느냐의 여부로 초점이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콘텐츠 생산자인 언론사로부터 콘텐츠 전송권을 위임받은 언론사닷컴사 입장에서는 자사 콘텐츠의 전송에 대해 통제할 권리와 권한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사전에 저작권 이용 규칙 등을 통해 공표된 사안이다. 작년 3월 온신협 11개사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 디지털뉴스 이용규칙'의 세 번째 버전을 공표한 바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개인의 직접링크(딥링크) 허용'과 'RSS 중개 금지'에 대한 조항이 신설됐다는 것이다. 특히 'RSS 중개 금지' 조항의 설명에서 온신협의 "RSS 서비스는 이용자가 개인 PC 등 한정된 공간 안에서 뉴스 콘텐츠를 개인적으로 구독 이용하는 데 그쳐야 하며 RSS를 통해 구독하고 있는 뉴스 콘텐츠를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공중에 배포하거나 다시 재(再)RSS서비스를 하는 행위는 무단 복제, 무단 공중송신에 해당하므로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사전에 RSS 재전송은 저작권자에 의해 금지된 조항이라는 것이다. 물론 신문사닷컴 11개사의 모임인 온신협에만 해당되는 내용이며 다른 방송사닷컴이나 독립 인터넷 언론사들은 이러한 명시조항 조차 마련해 두지 않았기 때문에 RSS 재전송에 대한 어떠한 기준도 없는 상태다.

창의적인 RSS 배포 방식 연구해야
국내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제시한 뉴스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하는 뉴스 2.0(news2.co.kr), 딜리셔스(del.icio.us), 마가린(mar.gar.in), 뉴스로그( newslog.co.kr), 브레인엔(brainn.co.kr), 펌핏(pumfit.com) 등의 소셜 뉴스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대형 사이트인 다음, 야후, 네이트, 구글, MSN 등이 개인화 서비스를 운영중이며 위자드닷컴( wzd.com), 스타트온(starton.co.kr), 요즘엔(yozmn.com), 피코디(pcodi.co.kr) 등 개인화 포털이 웹 2.0 바람을 타고 주목을 받고 있다. 반대로 조직의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집착이 강한 언론사의 경우 자신들의 편집 의도를 벗어나 각 기사들이 따로 전송되고 재배포되는 현상을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소셜 뉴스서비스와 개인화 포털 모두가 저작권자의 인터넷 콘텐츠 URL 직접 링크, 또는 RSS를 활용하고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온신협은 물론 콘텐츠 사업자와 전송권, 편집권에 대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저작권이니 전송권이니 하면서 일을 너무 복잡하게 꼬아놓고 해결책은 자꾸 뒤로 미루는 상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언론사닷컴들이 RSS를 전송하는 경우 사업자와 개인들에게 전문을 공개할 때는 광고를 삽입한다거나 개인화 포털 사업자들에게만 제공하는 RSS를 따로 분류해 언론사의 편집권이 반영된 RSS를 편집해 전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콘텐츠 일부 공개 RSS는 무료화시켜 사이트 유입률을 높이는 대신 전문 공개 RSS는 유료 판매가 가능하도록 협의 통로를 마련해두고 RSS 재전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규정해놓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RSS를 이용한 플랫폼 사업자들도 RSS를 전송하는 사업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전에 협의하려는 자세를 갖춘다면 분명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면서도 서로의 권리를 침해받지 않을 만한 중간 지점을 발견할 것이라고 본다.

콘텐츠 사업자들 역시 향후 미디어 2.0 시대의 모든 콘텐츠 유통은 단일 콘텐츠가 위주가 될 것이며 다양한 매시업 서비스들이 유통의 일정 영역을 맡을 것임을 인지하고 플랫폼 사업자들과 적극 협의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나 뉴욕타임즈가 자사 사이트의 성장을 원하면서도 실질상 딥링크 모음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디그닷컴으로 '기사 보내기 버튼'을 왜 모든 기사에 달아두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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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언론사들의 이런 대책없는 무개념 들이대기가 인터넷 서비스 벤처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잠재적인 경쟁자이자 현재 자신들의 콘텐츠를 날로 먹는 사업자 쯤으로 여겨지겠지만 충분히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음에도 무조건 안돼부터 시작하면 뭐가 되겠습니까.

하튼 이번 칼럼은 최대한 중립적인 시각으로 썼지만 내심 언론사들의 전략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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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4 10:35 2008/01/14 10:35

저작권자의 호탕한 선언 바란다

Column Ring 2008/01/02 10:04 Posted by 그만
지난 11월 말 '누들누드', '아색기가' 등 인기만화를 인터넷으로 연재해오던 양영순 작가가 뜬금없이 공지를 올렸다. 12월 1일부터 만화가협회 차원의 저작권보호 조치로 네티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경고성 내용이었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이러한 무리한 조치가 일어난 것에 대한 유감의 표시와 함께 네티즌에 대한 사과가 함께 있었다.

최근에는 또 다른 유명 인터넷 만화가인 강풀 작가는 모 커뮤니티로부터 패러디란 명목으로 자신의 작품이 무단 사용되고 있다며 강력한 항의를 했고 당사자로부터 사과를 받아낸 사건이었다. 강풀 작가 자신은 '카피레프트'를 지향하고 있으나 자신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읽힐 수 있는 그림이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 적잖이 당혹스러웠던 것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저작권자인 본인들이 의도하지 않은 현상이 현실적인 문제로 불거졌다는 점이다. 저작권자와 저작물 이용자 사이의 거리가 점차 벌어지고 있고 양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의 키워드 가운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저작권 문제는 해가 넘어가면서 그 관심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에서도 저작권은 뜨거운 감자였다. 신자유주의시대에서 지적재산권 보호는 절대 가치로 이를 보호하는 것은 모든 산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마당에 이를 방어할 논리가 빈약했던 우리나라는 상당부분 양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저작권법으로 저작권 보호 기간인 저작권자 사후 50년이 만료되는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등 캐릭터 역시 향후 2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더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원 저작자인 월트 디즈니가 과연 돈이 없으면 어린이들이 미키마우스를 친구로 둘 수 없는 세상을 꿈꿨는지는 몰라도 이미 세상은 그렇게 저작권을 갖고 있는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 소리바다 판결 역시 '저작권 방조'행위에 대해서도 위법행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저작권 침해에 무감각해진 우리 네티즌 정서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있다. 수십개의 파일교환 사이트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고 네티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언제든 인터넷에서 다운받을 수 있고 만화는 자신의 블로그에 옮겨담기를 즐겨하고 있다. 또한 언론사의 기사들 역시 포털에서 손쉽게 골라 퍼담을 수 있게 돼 있다. 과도한 저작권 보호 단속에 사회적 약자들만 피해를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CCL 참여, 저작권 공정 이용에 대한 저작권자의 주체적 선언
저작권자들은 자신들의 권익에 대해 강한 보호장치를 원하면서도 대중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한다. 반대로 대중들은 자신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대상을 무료로 즐기고 싶어한다. 이 둘 사이가 좁혀질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쯤에서 생각을 좀 달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15일 홍대 앞 카페이서 'CC코리아 호프데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에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CL) 운동'을 펼치고 있는 CC코리아가 주최한 행사였다. 많은 인터넷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도 큰 관심을 보인 자리였다.

크리에이티 브 커먼스 라이선스는 저작권자와 저작물 이용자 사이의 관계를 좀더 가깝게 하자는 운동이다. 기존의 저작권법이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극단적 사회 이기주의라고 비난하며 저작권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감을 드러내는 카피레프트 운동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CCL은 기본적으로 저작권자 스스로가 자신이 만들어낸 콘텐츠의 합리적 이용 범위를 사전에 허용하자는 것으로 법적으로나 사회 제도적 강제에 의한 저작권 보호에도 부합된다. 또한 이러한 저작물 사전 이용허가를 통한 콘텐츠의 재창조에 기여할 수 있고 저작권에 대한 부담없이 개인적인 창작자와 인용자들을 양산해 문화 콘텐츠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란 것이 CCL운동의 기본 개념이다.

CCL(www.creativecommons.or.kr)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로렌스 레식 교수는 "현재 법률가, 로비스트, 정치인들이 콘텐츠에 '읽기만 가능한(read only)'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새로운 문화가 창출될 기회를 막고 인터넷에 의해 싹트고 있는 콘텐츠의 만개를 막고 있다며 저작권자들 스스로가 사회적 자산인 콘텐츠의 공정한 이용을 위해 CCL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설립자이자 위키미디어 재단(WMF) 이사회 이사인 지미 웨일즈는 위키피디아에 CCL(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설치형 블로그를 중심으로 CCL이 확산되고 있고 다음, 파란, 태그스토리, 뉴스뱅크 등도 CCL 도입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자작권자들 스스로 사회적인 자산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저작물을 공개하자는 운동도 있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란 모임( www.readread.or.kr) 은 '저자가 자신의 저술이 단지 개인의 지적 사유재산권만이 아니라 일정 부분 사회적 공유 자산임을 동의하여 저작물 가운데 1권을 전자책 형태로 인터넷에 완전 무료로 공개하자는 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단 전자책의 무단 이용을 막기 위해 전자책을 퍼가거나 인쇄, 복제, 개작 등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인터넷을 통한 책 기증이란 소극적인 기부 운동인 셈이다.

더 소극적으로 보면 저작권위원회가 운영중인 '자유이용사이트(freeuse.copyright.or.kr)'에서 저작권이 만료되거나 저작자 본인이 직접 기증한 저작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문화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고리, 저작권자부터 나서야
저작권자 스스로 자신의 저작물마다 남들이 어느 선까지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공지하고 선언하면 저작물을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CCL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2차 저작물이 나올 수 있도록 사용을 허가하는 정도까지 너그러운 단계는 아니지만 출발선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저작권, 저작물이 만들어지는 순간 선언이나 발표여부와 상관없이 그 권리를 부여 받게 되지만 그 권리가 남용되거나 과도하게 보호받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좋은 콘텐츠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읽혀지고 다시 재창조되는 데 쓰이는 것이 문화 발전에도 기여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져야 문화 콘텐츠 산업이 내실과 함께 규모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사실보도인 경우 저작권법이 예외 조항을 두고 있는 것이 부당하다며 뉴스의 공정한 인용과 이용에 대해서까지 보호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언론계 내부의 산업 보호 논리가 그리 곱게 보이지 않는다.

2008년에는 좀더 너그러운 저작권자들의 호탕한 선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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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2 10:04 2008/01/02 10:04
우려하던 일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언론사와 포털이 제휴를 맺고 독점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다.

한겨레와 NHN이 지난 11일 과거 기사 디지타이징(전산화)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한겨레신문이 보유한 88년 이후의 기사 및 사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뉴스 콘텐츠를 5년간 네이버에 제공토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한겨레의 종교, 환경, 사진 분야 전문기자가 생산하는 기사를 별도의 대가를 받고 네이버에 5년 동안 독점 제공키로 한 내용이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독점 공급은 시장 규모를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양측의 안정적인 성장을 견인해주는 약으로 쓰이기도 하고,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무기로도 쓰인다.
이번 NHN과 한겨레신문간의 독점 기사 계약은 미디어는 곧 언론이라는 공공재로 인식되던 시장의 구도를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어 전반에 대한 시장 구조로 재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동아일보도 이미 NHN과 MOU를 맺은 상황이고 NHN이 신문사닷컴들을 배제시킨 채 본지와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며 유사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업계 전반적인 관심이 뜨거워진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계 내부의 문제 제기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NHN이 제안할 달콤한 '유혹'을 기다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개인 CP에 대한 시도로 민훈기 기자나 이동진 기자, 그리고 박범신의 '촐라체' 소설 연재 등의 사례를 앞서 만든 NHN으로서는 그동안 준비해온 언론사의 전문 콘텐츠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돈인가
이번 사례는 언론업계와 포털업계가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수익성과 고급 콘텐츠 확보라는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점에서 윈-윈 구조인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언론은 '공공재'로서의 역할과 독립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일정 부분 상실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물론 포털에서도 유독 네이버의 제안이 먹혀 들었다는 것은 인터넷 미디어의 독점 현상을 줄기차게 비판하고 견제해왔던 언론사의 자발적 굴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네이버 역시 독점 공급이라는 수단을 돈으로 일궈냈으니 당연히 폐쇄적인 정책의 연장선에서 열린 인터넷을 바라는 네티즌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네이버에서만 그 콘텐츠를 공급할 것이고 타 검색에서조차 이 독점 콘텐츠는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대선 뉴스 중계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허황한 목표를 위해 무리한 댓글 통합 정책까지 펼쳤던 네이버가 이제는 '전문 기자의 품질높은 기사'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목표를 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이런 구도 속에서 첫 눈에 보이는 것은 결국 '돈'이다. 언론사는 자력으로 인터넷 매체로의 진화에 실패했다는 것을 자임한 꼴이며 결국 인터넷 뉴스를 독점하고 있는 뉴스 유통 업체가 제공하는 '돈'에 자존심을 판 것이다. 물론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독립 언론으로서 가장 나쁜 선택을 한 이유를 댄다고 해서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전문기자가 생산하는 기사의 내용에 대한 제약이나 규제 또한 당연히 포함돼 있지 않다는 항변도 믿고 있다. 그렇지만 5년 독점 계약은 5년 후 계약 종료 시점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 시기를 앞두고 어떤 '서비스'가 난무할 것인지는 쉽게 짐작이 간다.

문제는 한겨레신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이버는 메이저신문사들과 꾸준히 독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론사의 '전문 기자' 육성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네이버용 기사를 생산하는 '하청 전담 기자' 육성에 돈을 대줄 것이고 이는 네이버 안에서만 유통되어 결국 네이버의 계약 갱신에 목을 매는 기자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마이너신문들은 마이너신문대로 네이버의 '간택'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서러움을 당할 것이다.

뉴스 신디케이션, 자존심으로 망하고 독점으로 망쳤다
미디어업계의 향후 3년은 그야말로 폭풍의 시간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뉴스 생산자들의 영향력과 지위는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이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하락시켜왔지만 여전히 신문과 방송에서 생산되는 콘텐츠의 힘이 줄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수십년 동안 갈고 닦아 온 직업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수준은 제아무리 뛰어난 UCC라도 범접하기 힘든 평균 이상의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언론계는 자신들의 콘텐츠 품질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이는 인터넷 뉴스 유통망인 포털 업계 역시 인정하고 있는 바다. 따라서 우리나라 포털 업계에서는 여전히 메인페이지의 가장 좋은 자리에 뉴스 영역을 배치하고 있으며 이 뉴스 영역의 주요한 자리 역시 오프라인의 주요 매체 자리가 되어 있다.

역으로 보면 포털은 뉴스에 종속되어 네티즌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나 의견 제시를 한 단계 아래로 보는 풍토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포털의 뉴스 공급이었다. 근엄했던 언론사마저 사담으로 '오늘의 낚시 풍경'에 대해 자랑하고 있으니 언론계의 포털 종속 현상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둘의 의존 관계가 심화되면서 네티즌의 다양한 정보 취합과 자유로운 의견 교환은 소외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악플에 대해 호들갑을 떠는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는 수많은 '포털전용 낚시 기사'들은 왜 근절되지 않고 있는가. 저마다 인터넷 자회사 하나씩을 두고도 인터넷 전략 하나 제대로 펴지 못하고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언론사들의 인터넷 전략은 왜 성공하지 못하는가.

파란의 스포츠 뉴스 독점 공급 실패가 남긴 교훈은 인터넷은 결국 다양성으로 수렴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 언론과 포털은 더 장기적이고 거대한 자본력으로 언론 콘텐츠의 하청 생산화로 해답으로 내놓은 것이다.

뉴스 신디케이션, 즉 뉴스 유통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산업적인 공감대와 연구가 부실하다기보다 '단독'과 '특종'만을 좇으면서 독자와의 소통을 도외시한 언론사의 책임이 컸으며 포털의 폐쇄적인 트래픽 소유욕이 과다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풀려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고 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열어놓는 데에서 출발해야 했다. 하지만 포털 뉴스 시장은 다른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재화가 유통되는 과정은 지극히 시장의 정서적 흐름에 달려 있다. 시장의 정서적 흐름은 생산자로부터 유통, 그리고 소비자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마치 생명체 처럼 변화되고 진화된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뉴스원을 만나게 해주었고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즐겁고 재미있는 뉴스 보기 방식의 혁명이었다. 하지만 포털들은 이제 서로 높은 담을 쌓고 언론사들을 서열화시켜 자본으로 유혹하는 거대 공룡이 돼 있다.

시장 독점 기업들의 늘 주된 변명은 '시장의 자발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시쳇말로 항상 선택받을 것이란 '자뻑'(자만과 오만, 그리고 독선)의 시간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시장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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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이 내용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며 이런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피력할 수도 있었지만 미리 우려해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나중에라도 포털과 언론간의 관계가 변질되는 것을 조금이나마 경계하자는 뜻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별히 네이버나 한겨레에 악의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 여전히 네이버나 한겨레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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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댓글 반론이 왔습니다.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되며 독자들께도 양측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본문으로 끌어 옵니다. 익명제보이지만 대략 뉘신지 감은 오는군요.^^ 어쨌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조차 인식 못하고 돈에 눈이 먼 언론인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 더 문제겠죠. 돈보다 명분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명분이 돈을 만들어줄 것이란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그만에게도 이번 소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답니다.~

그리고 민훈기 기자나 이동진 기자의 사례는 한겨레의 경우와 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계약 주체가 다르고 선택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중에 좀더 의견을 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1. caetano 2007/12/17 12:10  댓글주소

    이번 건을 '언론의 공공재로서의 역할과 독립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상실한' 사례로 설명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그런 사례로 (변모씨 같은)언론계 전문가들에게 엄청나게 비난 받던 이동진 닷컴이나 민훈기 닷컴의 사례를 보죠. 포털(네이버)의 언론 진출이다, 언론사(기자)의 하청업체 전락이다 라고 비판받던 이동진, 민훈기 닷컴의 기사들이 한국 영화 저널이나 스포츠 저널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찌라시들의 홍수 속에서 독자들이 이 두 매체들의 기사에 어떤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지는 댓글만 봐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이런 긍정적 반응의 가장 큰 요소는 이동진, 민훈기 두 명의 개인적인 노력였겠지만, 이런 시도가 가능하게끔 처음 추진을 한 포털(네이버)의 노력과 고민을 애써 폄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물론 그만님이 하시고자 하는 지적과 우려가 어떤 것인지... 위 사례들이 좋은 사례로 볼 수 있었다면 이번 같은 '네이버-한겨레'간 관계가 어떤 나쁜 사례와 흐름을 만들 수도 있으며, 그 부분은 미리 지적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번 건을 가지고 언론의 하청업체 전락이다 포털 독점력 강화다 라고 비판하는 소위 언론인들이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100% 부정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만님은 제외입니다 ^^).

    언론사는 좋은 컨텐츠를 만들고 싶고, 만들어야 합니다. 그걸로 선택받아야 합니다. 포털은 휘발되는 중복기사들이 아닌 좋은 컨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을 거고, 그 기능 또한 포털의 역할 중 하나 입니다. 그만님 지적대로 뉴스 유통의 문제는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데에서 시작해야 하니까요. 그를 위해선 어떤 형태이든 서로 주고 받거나 필요를 채우는 것이, 또 다른 시도가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언론사-포털의 관계가 어찌되었든 그 부분은 또 다른 문제 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동진, 민훈기, 한겨레 전문기자 같은 흐름이 마치 언론사의 하청공장화와 포털(네이버)의 독점화 같은 문제만을 낳는 것 처럼 표현하는 건 지나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기사들이 어쨌든 특정 기간 동안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을 접근 가능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지적은 타당함과 동시에 비현실적인 면이 있는 지적 일 겁니다.

    요약하면, 제 이야기는 이번 건에 대해 언론사와 포털의 상생관계 구축이다 라는 칭찬이 오버인 것 처럼 이번 건을 언론사의 하청공장화와 포털의 독점화 라고 단정 지어 비판하는 것도 오버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언론사 관계자들이야 언론사와 포털의 역학관계나 사실 계약관계나 조건이 어떻게 되는지에 더 관심이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과연 이런 시도를 통해 어떤 컨텐츠가 생산되고 유통되느냐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평가는 조금 유보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오랜만에 그만님 블로그에 들렀다고 고백합니다 ㅎㅎ. 실제 네이버에서 이 고민을 추진하다가 지금은 다른 업무를 하고 있지만, 조금 다른 부분에서 의견을 드리고 싶어서 댓글을 달았습니다(아마 누군지 아실 듯 ^^). 머 이 바닥에 있다 보면 다시 뵐 일도 있을 것 같은데... 그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 BlogIcon 그만 2007/12/17 12:36  댓글주소

      좋은 반론 감사합니다. 본문에 글을 올려 놓았습니다. 본문에 제 생각도 간략하게 썼습니다만 중복해서 답글로 남깁니다.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되며 독자들께도 양측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본문으로 끌어 옵니다. 익명제보이지만 대략 뉘신지 감은 오는군요.^^ 어쨌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조차 인식 못하고 돈에 눈이 먼 언론인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 더 문제겠죠. 돈보다 명분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명분이 돈을 만들어줄 것이란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그만에게도 이번 소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답니다.~

      그리고 민훈기 기자나 이동진 기자의 사례는 한겨레의 경우와 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계약 주체가 다르고 선택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중에 좀더 의견을 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2. caetano 2007/12/17 14:45  댓글주소

    예. 민훈기, 이동진 닷컴 사례와 한겨레는 말씀대로 다른면이 있긴 합니다. 계약 주체가 개인이 아닌 언론사이니까요. 전자가 양질의 컨텐츠 발굴 이라는 관점이 거의 전부였다면, 후자의 경우는 언론사와의 관계 또한 고려대상인 점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단, 그게 주는 아니라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평가는 유보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언론사와의 관계가 주 였을거야 라고 믿는 사람들에겐 어차피 들리지 않을 이야기겠구요).

    말씀하신대로 이런 상황조차 인식 못하고 돈에 눈이 먼 언론인들이 있다는 것(있더라구요)이 사실 더 문제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좋은 의도라도 여전히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 공감가는 부분 있습니다. 헌데 그런 언론사들에 비하면 한겨레의 고민은 오히려 그 반대이거나 저 너머에 있었다고 느꼈었다는...

    이 또한도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만큼 너무 섣부른 평가는 지양하자는 거죠. 포털을 비판하는 거야 늘 그랬다고 쳐도, 한겨레의 전략이 어떤지 모르면서 하청업체 운운하며 비판하는건 지나치거나 정치적이라는 생각. 여전히 변함 없습니다(이부분은 그만님이 아니라 언론사 쪽 주장들을 접하면서 느낀 점 입니다).

    제가 감을 잡고 있는 그만님의 우려와 '하청 시스템 가동' 이라는 표현 또한 거리가 있다고 느끼구요... (결국 마지막에 하고 싶은 이야기 하고 갑니다 ^^)

    • BlogIcon 그만 2007/12/18 1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 단 현상이 가시화되었고 이것이 미칠 파장이나 이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좀더 지켜보자라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저도 지켜볼겁니다. 어떻게 흘러가고 이것이 어떤 파급효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것을요. 하지만 평가를 유보한다고 해서 지금 상황에 대한 해설조차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언론사들의 제각각의 고민은 외부에서 느끼는 그것과 많이 다릅니다. 내부 안에서도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고 생각의 충돌이 있겠습니까. 그것 또한 무시하자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그동안 주장해온 것들에 대해 변모씨 같은 듣보잡은 '포털 옹호론자'라는 낙인을 찍고 언론에서는 '이상주의자'라고 말하고 포털에서는 '언론의 때를 못 벗은 전직 기자'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하지만 제 가치관은 일관됩니다. 생산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 그리고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언론, 더러운 권력과 자본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다양성의 공존, 그리고 그 무질서를 거친 자정능력에 대한 믿음 이런 것들입니다.

      지금 언론사와 포털의 생각은 그저 그들의 생각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겠죠. 공급자 중심의 사고가 만들어낸 결과는 아직 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전조 증상만 있는데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언론사들과 아직 다양성이 꽃피우기도 전인데 공급자 의식으로 어떤 정해진 방향으로 몰아가는 포털에 대해 지속적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청 시스템 가동'이란 표현이 아마 거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문형 생산' 또는 '맞춤형 콘텐츠'라는 말도 일맥 상통한다고 봅니다. 뭔가 큰 흐름을 갖고 진행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어떤 식의 접근법을 취하느냐는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소식에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이구요. 남들에게도 이런 소식을 전달해주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 블로그의 존재 이유랍니다.

      제가 그동안 많이 쉬었죠? ^^ 블로그 휴가를 마치고 나면 다시 열정적인 방식의 실험에 돌입할 것입니다. 또한 내용에서도 언급한 내용을 또 한번 언급한다면, 이 소식에 대해 단순히 네이버와 한겨레의 야합 정도의 의미로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긍정의 의미도 충분히 파악해보고 있으며 부정적인 의미 역시 갖고 있는 것이죠. 그 가운데 부정적인 의미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쓴 것이구요. 시각에 있어서 제 시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주신 점은 감사합니다만 제가 틀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제 시각을 부정할만한 근거가 여전히 없으니까 말이죠. 제 직장이 어디든 전 글쟁이라서 초첨이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원칙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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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7 10:53 2007/12/17 10:53

대머리 경제학? 프리코노믹스

Column Ring 2007/12/10 11:30 Posted by 그만

지난 5일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업체인 노키아는 '노키아 월드 컨퍼런스'에서 획기적인 발표를 했다. 2008년에 노키아 휴대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1년 동안 곡 수에 제한 없이 무료로 유니버셜뮤직이 제공한 음악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1년 후에는 새로운 음악을 다운로드하려면 돈이 들겠지만 기존에 다운받은 휴대폰에 담긴 음악은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다. 더구나 이 음악들은 저작권 관리 장치인 DRM이 걸려 있지 않아 파일을 어떤 장치에 옮기든 제한없이 들을 수 있다. (댓글 제보에 의하면.. DRM이 결국 걸리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것 같군요.)

이에 앞서 콜라 회사 펩시가 미국에서 자사 탄산음료 50억병에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인다는 소식이 화제에 올랐다. 5개의 병뚜껑을 모으면 음악 1곡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러한 제휴는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닷컴과 체결했다.

야후와 어도비는 제휴를 맺고 PDF 파일에 광고를 삽입한 채 정보를 담은 파일을 무료로 배포하는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책도 온라인에서는 공짜로 볼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보인다.

■ 공짜가 주는 편리함, 규모의 경제가 주는 마지막 혜택
종종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아무런 제한 없이 사탕, 물티슈, 샘플 화장품, 심지어 음료수까지 공짜로 주는 마케팅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주는 것은 우리가 광고를 보아주는 것에 비해 매우 작은 보상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그나마 홍보 전단처럼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공짜 마케팅을 넘어서 공짜 경제(프리코노믹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기존의 사람들의 욕구를 알아차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을 넘어서 아예 그 욕구를 공짜로 채워주고 그 뒤의 추가 욕구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눈물겨운 마케팅 기법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빚지는 것을 싫어한다. 또한 어려서부터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배워왔다. 심지어 공짜 좋아하다 머리 벗겨진다는 말도 흔하게 듣지 않았던가. 오히려 이러한 경고들은 우리 속에 내재돼 있는 '공짜 선호 의식'을 간파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적어도 공짜는 제공자에게 무조건 불리한 거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의 공짜가 재방문과 재소비로 이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금의 포털이 그런 모습이다. 정보를 공짜로 모아주고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도구는 물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기업들로부터 사서 사용자에게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포털 사이트는 수많은 정보페이지를 만들고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검색 기술을 개발해 공짜로 제공한다. 그 사이에 광고를 유치해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거의 유일한 수익모델이다. 일정한 수 이상이 모이면 그들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은 기꺼이 광고비를 지급해 포털의 운영을 도와준다.

2002년 이후 지하철 역사마다 무차별적으로 배포되고 있는 무가지 역시 마찬가지다. 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마저 광고주에게 의존하고 대신 소비자들에게는 무료로 정보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의존도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객관적으로 봐서는 신문 가판 시장을 무너뜨릴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프리코노믹스의 특징은 시장 지배 사업자에게만 기회가 있는 경제라는 점이다. 앞에서 살펴봤던 대부분의 '공짜' 제공자들의 면면을 보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1, 2위 업체라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다. 시장에 새로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적용 가능하지만 막대한 '공짜 마케팅'을 버틸만한 막강한 자본력을 지녀야만 한다. 우리나라 DMB 시장 처럼 자본잠식의 위기에 빠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 프리코노믹스의 함정, 독점의 횡포
내년도 세계를 주름잡을 키워드로 '프리코노믹스(Free + Economics)', 즉 공짜 경제가 언급되고 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공짜 경제는 현대 시장에 널리 통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새삼스럽기도 하다.

여기에는 공짜를 무기로 한 마케팅을 비롯해 정보통신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새로운 차원의 정보 유통과 미디어 전략이 포함돼 있다. 오픈소스나 위키백과 역시 프리코노믹스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참여를 독려한다는 점에서 공짜경제라기보다 공유경제라고 봐야 할 듯 싶다.

프리코노믹스의 최대 장점은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추후 소비 역시 소비자들 스스로 결정토록 한다는 점이다. '받을 거 다 받아먹고 알아서 결정하세요'라는 매력적인 주문인 셈이다.

하지만 프리코노믹스의 부상은 어쩌면 독점의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경쟁자가 제공할 수 없는 최대한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염가로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보상을 다른 곳에 제공해야 함을 뜻한다.

노키아는 유니버셜뮤직에 막대한 금액을 지급하게 될 것이다. 펩시 역시 마찬가지이며 야후는 어도비와 수익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나중에 그 경제적 가치 순환의 고리의 마지막에 비용을 지불해야 할 소비자는 처음에는 지불할 비용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에 빠질지도 모른다.

대형 포털 인터넷 산업의 프리코노믹스가 중소 콘텐츠 업체들과 미디어 산업의 희생을 강제하는 구조가 되었듯이 어디선가 신음하는 경제 주체가 있을 것이다. 더욱 문제는 그 독점이 완성되는 시기가 도래했을 경우다.

원주민들에게 신발을 공짜로 선물하는 신발 장사치들의 목적은 공짜 경제가 아니라 의존성을 키워 독점을 확대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프리코노믹스를 즐겁게 받아들이면서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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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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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0 11:30 2007/12/10 11:30

열린 정부, 닫힌 사이트

Column Ring 2007/11/26 10:15 Posted by 그만

우리 나라에서 신뢰도 높은 자료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언뜻 대형 포털을 떠올렸다면 틀렸다. 대한민국 정부야 말로 가장 신뢰도 높은 자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며 방대한 각종 국가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 정보는, 법적인 비밀이 아닌 이상 국민 누구나 열람 가능해야 하며 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 부처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정부의 정보 공개 의지나 사이트 관리 수준에 대한 걱정부터 앞서게 된다.

정부사이트, 절반 robots.txt로 검색엔진 접근 막아
필자는 대한민국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 가운데 전자 민원 창구 전용 전자정부(www.korea.go.kr)과 정보 공개 포털 열린정부(www.open.go.kr )을 비롯해 국회, 대법원 공식 사이트 등 정부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 총 81개 사이트의 정보 접근도를 조사했다.

여기서 정보 접근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형태로 손쉽게 찾을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을 판단하기 위해 검색 엔진의 크롤링(정보 수집)에 대한 접근 허용 여부인 'robots.txt'의 유무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총 81개 국가 기관 사이트 가운데 청와대를 비롯해 국정홍보처, 재정경제부, 국세청, 법무부, 정보통신부 등 국민들이 정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37개 사이트들이 검색엔진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robots.txt란 사이트 운영자가 자동화된 검색 엔진이 불필요한 정보 접근을 하거나 과도한 인덱싱을 통해 서버에 부하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일종의 기술 업계의 약속과 같은 역할을 하는 파일이다. 이는 보안 기술 등으로 내용을 암호화 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로 검색엔진 사업자들에게 들어와서 정보를 검색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들어오는 검색엔진은 IP차단 등의 기술로도 막을 수 있다.

robots.txt 파일의 내용 구성은 매우 간단해서 모든 검색엔진의 접근을 완전히 막을 수도 있고 특정 검색엔진의 접근만 차별적으로 막을 수도 있다. 또한 접근 허용과 접근 금지 디렉토리를 따로 지정할 수도 있다.

이색적인 것은 검색엔진의 접근을 막은 37개 사이트 가운데 29개 사이트는 '모든 검색엔진'을 대상으로 접근을 막았으며 나머지 8곳은 유독 '구글봇', 즉 구글 검색엔진만 막았다. 구글을 제외한 어떠한 검색엔진도 특정되지 않은 것을 보면 딱히 심각한 고민에 의해 구글을 제외했다고 보기도 힘들고 각 사이트들마다 특정에 맞춰 접근 디렉토리를 지정해둔 것도 아니다. 대부분 모든 검색엔진이 사이트의 모든 내용을 검색하지 못하도록 조치해두었다.

일각에서는 정보 공개 수준의 척도를 떠나서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검색엔진에 정부 사이트의 정보를 손쉽게 허락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연코 말하는데 정부 사이트는 웹(WWW)의 일원인 이상 공개할 수 있는 자료만 올려 놓는다는 전제 하에 국민의 세금으로 사이트를 구축했을 것이므로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비밀에 준하는 정보의 경우 웹에 올려서도 안 되고 웹에 올려져 있다고 해도 절대 기술적인 보안 조치 없이는 공개해도 안 된다. 따라서 정부 사이트는 국민의 세금으로 구축되고 운영되므로 이에 대한 이용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검색엔진의 접근을 막아서는 안 되고 그럴 수 있는 명분도 없다.

구글( www.google.co.kr)이나 네이버(www.naver.com) 등도 robots.txt로 자신의 DB를 보호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단 검색엔진들이 robots.txt를 사용하는 것은 검색결과에 대한 인덱싱을 타 검색엔진이 가져가 사용할 경우 무한 검색결과 속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식인의 경우 좀 다른 것이지만 검색엔진 사업자가 동시에 포털 사업자인 경우 자사의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자사 검색엔진에만 허용하겠다는 정책에 대해서 도의적인 비판은 가능하나 상도의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기관은 처지가 다르다. 정부는 정보공개청구가 없더라도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정보는 최대한 공개한다고 천명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에는 정보공개포털 '열린정부'(www.open.go.kr)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중앙 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 공공기관의 정보목록 검색에서부터 정보공개 청구, 공개 자료 열람까지 한 번에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그런데 약 13개월 동안 고작 월 평균 이용자가 7만5593명에 불과하다. robots.txt로 검색엔진의 접근을 막아놓았으니 이 사이트를 직접 찾아오는 사람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는 아주 작은 사이트 단위인 블로그나 중소 쇼핑 사이트의 검색 최적화(SEO)를 통한 방문자 유입과 비교해봐도 그리 자랑할만한 수치가 아니다. 다시 말하는데 국민들로부터 소외받는 사이트는 세금으로 운영될 명분이 없다.

풍부한 한글 웹검색 결과, 정부부터 검색엔진 최적화에 서둘러야
지난 여름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이 발간한 '2007 국가정보화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요 50개 나라 가운데 3위의 국가 정보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과 미국에 이은  성적이다. 초고속 인프라 및 각종 뉴미디어 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당분간 상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T 인프라의 우위에서 더 나아간 정보와 콘텐츠 수준을 한층 더 높이려면 수준 높고 신뢰도 높은 자료들이 풍성하게 마련돼 있어야 한다. 이는 정부가 가장 잘 하는 역할이며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정부 사이트를 직접 찾아 방문하지 않아도 일반적으로 방문하는 검색 사이트를 통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검색엔진에 대한 불만을 따져보면 폐쇄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검색 사업자들은 제휴 등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자동화된 검색 로봇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정보의 양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는다.

이미 웹에 공개되어 있는 정보들을 손쉽게 연결하고 찾아줄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웹사이트 운영자로부터 '초대받지 않는 손님' 취급을 받는다면 국민들의 손에 쥐어줄 검색 결과는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robots.txt 파일 하나가 법적인 구속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라리 이러한 규칙을 무시하고 정보를 확보하는 검색 서비스가 더 품질이 높을 것이라는 것은 손쉽게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한글 웹검색에 이상하게 고품질 내용이 걸리지도 않고 정부 사이트는 점차 소외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이러한 소극적인 정보 공개 방식 때문은 아닌지 정부는 스스로 되돌아 볼 일이다.

■ 국가 기관 robots.txt 운영 실태(http://www.ringblog.net/1151 )

■ 관련 포스트 : robots.txt 문법도 틀린 국가기관 사이트 [스마트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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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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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10:15 2007/11/26 10:15

「사이비 웹 2.0 피플이 더 문제」

Column Ring 2007/11/12 23:56 Posted by 그만
웹 1.0 피플이 웹 2.0 피플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니까 웹 2.0은 커녕 PC통신 2.0에도 못 미친다.

현재 인터넷 쏠림 현상에 대해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우리나라 인터넷 특성과 문화를 살펴보면 다양성이 실종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쉽게 도출해 낼 수 있는 문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좋은 해답이라고 여겨졌던 웹 2.0 트렌드가 들어왔는데 희한하게 변형되어 가는 과정을 눈 뜨고 지켜봐야 했다. 아마 웹 1.0 피플들도 웹 2.0의 트렌드에 대해 동의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포털의 웹 1.0 피플은 보기 좋게 웹 2.0 트렌드를 마케팅용으로 사용해 먹고 뒷전으로 미뤄둔다. 이른바 웹 1.0 피플들의 포장술이다.

웹 1.0 피플의 목적과 현실은 웹 2.0 피플의 그것과 서로 차이가 있다. 새로운 참여 공간을 만들자는 구호도 포털 안에서, 새로운 공유 패턴을 돕자는 것도 포털 안에서, 개방하자니까 서로 흉내만... 그러다 잊혀지길 기다렸다가 '결국 포털이 편하니까 사용자가 남아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변한다.

다양성을 무시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 돼 버렸고 신선한 아이디어에 대한 제값을 치러주는 환경도 사라졌고 장기적인 포석은 꿈에도 꾸지 않으며 중소 사이트와의 상생은 그저 명목뿐이다.

그렇게 웹 2.0 트렌드로 똘똘 뭉친 웹 2.0 피플들을 좌절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만이 웹 1.0 피플이 문제다 하니, 지인이 더 뜨끔한 말을 한다.

'사이비 웹 2.0 피플'이 더 문제다.

허걱 허를 찔렸다. 그래, 웹 2.0을 외쳐대고 웹 2.0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듯 하다가 결국 웹 1.0 피플에 기대버리는 사이비 웹 2.0 피플이 더 문제였다. 그래, 그래서 문제가 더 고착화 된 것이다. 혁신과 개혁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였던 웹은 더 굳건한 담을 쌓았고 포털들이 다양성에 대한 외침은 변죽만 울리고 있다. 참신함은 바라지도 않지만 신선한 신규 사이트마저 포털에 자발적으로 종속되려 한다.

아, 맙소사 전국민이 외래어인 인터넷과 포털이 뭔지 아는 시대 아닌가. 이미 PC통신을 건너띄어 인터넷 세계를 맘껏 헤엄치고 있으며 하루 일용할 정보를 모두 갖다 날라주는 포털은 얼마나 고마운 존재랴. 그 상에 올라간 밥과 찬은 모두 중소 콘텐츠 사이트들의 피와 땀과 열정인 것을 그들이 알 것이 무어랴. 단지 그릇이 이쁘고 한 상에 더 많은 찬과 밥을 올려주는 밥집이 최고인 것을. 어차피 이 밥상, 저 밥상 모두 공짜가 아니더냐. 그렇게 사용자는 길들여지고 웹 1.0 피플은 대세론을 굳혔다.

잔인하게도 웹 2.0 피플은 이 밥은 어디 쌀로 누가 만들었소 하는 읍소나 하고 있고 찬은 기가막힌 재료로 맛나게 조리했다고 열번을 밥 먹는 사람에게 외쳐봤자. 사용자들은 밥그릇이나 벅벅 긁고 있는 형상이다.

호호.. 권불십년을 흉내내며 권불삼년이라는 인터넷 신조어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요. 다양함과 신선함이 떨어져도 굳이 밖에 나가 맛집을 찾기 보다 건물 지하에 있는 구내 식당으로 몰려드는 사람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 사이비 웹 2.0 피플은 이를 '밥 먹는 자의 만족 때문'이라고 포장해주니 구내식당 주인인 웹 1.0 피플들 어찌 아니 기쁠소냐.

웹 2.0 피플은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

**덧, BBK, 삼성을 보고 있자니 "그렇구나 사이비라서 더 좋아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뭐가 문제인지 알고 있지만 불편한 진실을 입밖으로 꺼내기도, 꺼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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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2 23:56 2007/11/12 23:56

최근 전문 블로그의 선발주자인 이글루스에서 '애드미디어 파일럿'이라는 블로그 광고 수익 모델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광고 모델은 블로그에 광고를 붙이고 이에 대한 수익을 포인트 형태로 적립하고 OK 캐쉬백 포인트로 자동전환되는 방식이어서 적립금을 손쉽게 현금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이글루스에 붙는 광고는 노출형 광고(임프레션 광고)인 것으로 보여 노출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광고 적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테스트는 11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로 보름 정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연말까지 이글루스 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수익모델을 통한 블로그 사용자에 대한 유혹은 이미 여러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구글 애드센스로, 블로고스피어에서 '누구는 얼마 번다더라'는 말이 흔하게 들려오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비공식적으로 확인한 바로는 이미 100여만원이 넘는 애드센스 사용자가 30∼40여 명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

애드센스는 클릭당 광고인 CPC를 비롯해 추천에 이은 가입률을 계산하는 CPA 등 다양한 방식의 광고 설정을 사용자가 정해 자신의 블로그에 코드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설치형 블로그의 경우 좀더 다양한 광고 수익 모델을 채택할 수 있다. 다음에서 애드센스와 비슷한 방식의 텍스트형 CPC 광고 모델인 애드클릭스를 비롯해 올블로그의 관련글 및 광고 노출 모듈인 올블릿 모델도 설치형 블로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또한 배너 광고 노출 방식인 애드씨나 주어진 주제나 단어를 포함시켜 글을 작성하면 비용을 광고주로부터 대신 지급해주는 프레스 블로그 방식도 소일거리로 블로그를 하는 블로거들이 주목하는 광고 모델이다.

이런 광고 코드 삽입은 포털 블로그에서는 제한돼 있어 그동안 애드센스를 적용하려는 블로그의 경우 포털 블로그에서 빠져나와 설치형 블로그를 사용하거나 다음이 운영중인 티스토리를 사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 7월에 파란닷컴에서 포털 블로그로는 처음으로 애드센스를 비롯한 다음의 애드클릭스, 올블로그의 올블릿 등의 광고 코드를 삽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포털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광고 수익모델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야후!에서는 탑블로그 프로젝트를 통해 내외부 우수한 블로그를 선발해 메인화면에 노출해주고 광고를 붙여 수익금을 나눠주는 CP 형태의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 수익에 집착하는 상업성이 블로그 산업화 장애 요소
사용자들이 손수 만들어내는 콘텐츠(UCC)에 대한 다양한 관심만큼 다양한 수익모델이 실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티스토리를 다음과 공동 개발해 큰 관심을 모았던 태터앤컴퍼니에서 운영중인 태터앤미디어의 경우 좀더 특별한 콘텐츠 신디케이션을 기획하고 있다.

태터앤미디어는 국내 우수 블로그를 파트너로 확보하고 공동 마케팅은 물론 콘텐츠를 기존 언론사나 포털 측에 제공하는 신디케이션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태터앤미디어는 출범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다양한 광고주를 확보하고 신디케이션을 통한 콘텐츠 공급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상황들이 블로거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시점에 정작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블로그의 상업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로그 콘텐츠 역량에 집중하기보다 좀더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인다거나 콘텐츠 소재를 포털 인기 검색어 등에서 찾아 이른 바 '낚시성 포스트'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광고를 수십 개씩 덕지덕지 붙여 놓고 여기저기서 짜깁기 한 내용을 포스트하는 스팸 블로깅도 문제다.

또한 특정한 콘텐츠 영역을 구축해왔던 블로거들 역시 광고를 붙여 나오는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신이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영역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뒷전으로 미루고 휘발성 강한 이슈 블로깅에 매진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어뷰징' 또는 '낚시질'을 하고 있다며 블로거들이 기성 언론사를 비난하는 그것과 닮았다.

초기 블로그에 관심이 모여졌던 이유는 기성 언론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세하고 솔직한 이야기가 여과 없이 보여졌다는 점이고 적당히 객관적이면서도 자신의 의견이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솔직한 공감 네트워크'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콘텐츠의 고유성 마저 저버리고 이슈에 몰입해 한번 보고 말아 버리는 휘발성 소재에 몰두하거나 독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리는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한 콘텐츠가 남발되는 모습에 적잖이 걱정스럽다.

블로그의 산업화는 이미 대세로 굳어졌다. 하지만 블로그 산업화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 주체들이 과연 블로그의 상업화를 원하는 것만은 아니다. 기성 언론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콘텐츠와 이슈의 선순환을 이뤄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블로그 마케팅이나 블로그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블로거들의 자발성과 솔직함을 보고 접근하는 것이지 블로거들의 깔끔하고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는 콘텐츠 생산 능력을 보고 접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일부 블로그에 한정된 것이다. 휘발성 강한 이슈 콘텐츠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광고나 노출에 집착하는 자세가 이제 싹트기 시작한 '공감 네트워크'를 방해할까 봐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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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넌 광고 안 붙이냐?" 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공지 하나 써둔 것이 있습니다.^^

***덧, 그럼 그렇죠. ㅋㅋ 그러는 넌 광고 없냐? 라고 하시는 이런 분 계실 거라고 했잖아요..ㅋㅋ^^

**덧, 예전에 애드센스,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요. 첨부합니다.

2007/02/10 그만의 애드센스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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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2 11:07 2007/11/12 11:07
삼성의 비자금 조성과 전방위 뇌물살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의 태도가 매우 주목된다.

중앙일보는 아니나 다를까, 삼성의 해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삼성측 주장을 비중있게 실으면서 김용철 변호사의 개인적인 성품이나 자질, 과거 전력을 문제 삼으며 '공방'이라는 말로 이 사건의 본질을 흐려놓고 있다.

세 군데 직장 옮긴 김용철 변호사 왜 떠날 때마다 …[중앙일보] 2007.11.07

세상을 보는 창이 하나나 둘 정도라면 아마도 중앙일보 독자는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반감을 키우기 충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중앙일보의 적극적인 삼성 봐주기 기사는 이미 오랜 전통(?)이라고 봐야 한다. 삼성과 그룹분리를 이뤄냈지만 재벌신문 이미지를 씻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으며 삼성과의 연관성을 은근히 강조하는 듯한 태도도 여전하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은 정치인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후 중앙일보를 창간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내용은 1986년 출판된 이병철 회장 전기인 <호암자전>에 실린 이야기다.

“나는 4·19와 5·16을 거치며 단 한번 정치가가 되려 생각한 적이 있다. …기업활동에서 얻은 수익으로 세금을 납부해 정부운영과 국가방위를 뒷받침하는 경제인의 막중한 사명과 사회적 공헌은 전적으로 무시되고 부정축재자라는 죄인의 오명까지 쓰게 됐다. 이같은 경제인의 힘의 미약함과 한계를 통감한 것도 정치가가 되려고 한 동기였다. 그러나 1년여를 숙려한 끝에 정치가로 가는 길은 단념했다. 그런 올바른 정치를 권장하고 나쁜 정치를 못하도록 하며 정치보다 더 강한 힘으로 사회의 조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한 끝에 종합매스컴의 창설을 결심했다.”
그의 정치인이 되지 못한 꿈은 정치인들을 쥐고 흔들 수 있는 힘을 지닌 언론사 소유라는 것으로 대리 만족을 느껴야 했다. 이후 삼성이 만든 또 다른 언론사 '동양방송'과 '중앙일보'는 충실한 그룹 기관지 역할을 자임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바로 그 유명한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이다.

이 때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은 연일 삼성측 입장만 되풀이 보도하며 본질을 흐리려는 노력에 경주하게 된다.

이런 내용은 이미 언론계에서는 수치스런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의 다음 보도를 참고하자. 2001년에 있었던 보도내용이다.
[언론권력] 중앙일보 '삼성' 감싸기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1/005000000200104021902088.html

삼성과 중앙일보와의 이같은 '원죄'는 역사를 통해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 번 MBC 이상호 기자의 X-파일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삼성 X-파일의 본질인 삼성의 언론과 정치권, 검찰 등의 전방위 로비에 대한 이야기는 급속도로 변질되면서 이상호 기자가 취재원을 통해 얻은 테이프가 전량 검찰에 의해 압수되면서 어이없게도 이상호 기자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에 대한 지대한 역할을 한 곳 역시 중앙일보였다.

위키백과에 기록된 이상호 엑스파일 참고

하지만 일단 삼성과 중앙일보는 여타 반 삼성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8천억원의 사회 공헌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발표로 이어지고 이러한 대국민 기만행위는 역시나 중앙일보가 앞장서 보도한다.

그렇다면 중앙일보 기자들이나 삼성 직원들은 왜 이렇게 사회적으로 명암이 분명한 사건에 있어서도 뚜렷한 입장 표명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엉뚱한 사안으로 눈을 돌려 보도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남았다.

이에 대한 좋은 언론계 자료가 있다.

영국의 미디어 학자인 허버트 갠즈는 1980년 "무엇을 뉴스로 결정하나(Deciding What's News, 1980)"이란 책을 통해 기자들은 왜 자신들의 양심을 지키지 못한 채 편집 정책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참고

1. 제도적 권위와 제재(Institutional Authority and Sanctions)
발행인은 통상 신문을 소유하고 있으며 순전히 사업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자신의 피고용인에게서 순종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 발행인은 피고용인의 일탈을 이유로 해고나 강등을 할 힘이 있다...(중략)...제재를 원용하는 것보다는 제재에 대한 두려움이 기자들이 순종하는 한 이유가 된다...(중략)...부장들은 편집방향에 어긋나는 기사를 무시할 수 있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기사를 '안전한' 기자에게 맡길 수 있다.

2. 감사하는 마음과 상급자 존중(Fellings of Obligation and Esteem for Superiors)
기자들은 자신을 고용한 회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기자들은 기사에 관한 가르침을 주었거나, 보호막이 되어 주었거나, 온정주의적인 호의를 베풀어준 편집국(보도국) 간부들에 대해 존경심 경탄 고마움 등을 느낄 수도 있다.

3. 지위 상승 열망(Mobility Aspirations)
모든 젊은 기자들은 지위 상승의 희망을 갖고 있다. 그들은 편집정책을 위반하는 것이 목표 달성에 심각한 장애가 될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실제로도 몇몇 기자들은 승진을 위한 좋은 방법은 1면에 큰 기사를 싣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것은 자동적으로 편집정책에 위반되는 기사를 쓰지 않음을 의미한다.

4. 편집정책 반대 집단의 부재(Absence of Conflicting Group Allegiance)
기자들을 위한 가장 큰 정식 조직은 '미국신문조합(ANG)'이다. 이 조합은 편집정책과 같은 내부 문제에 대해 가능하면 개입하지 않았다. 조합은 편집국(보도국)과는 무관한 조합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강조했다. 일단의 기자들이 편집정책에 관해 집단적인 반대에 나섰다는 증거는 없다.

5. 기자 직업의 즐거움(The Pleasant Nature of the Activity)
ㄱ. 편집국에는 집단적 소속감이 있다 : 기자는 편집자에 비하면 낮은 지위를 갖고 있지만 근로자로 취급당하지 않는다. 기자는 오히려 편집국 간부들과 함께 일하는 '공동 작업자(co-worker)'이다. 편집국 기자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기사를 수집하는' 업무를 놓고 서로 마음이 맞는 상태에서 협력한다.
ㄴ. 기자 업무 수행은 흥미롭다.
ㄷ. 비금전적인 특권이 있다.

6. 뉴스는 가치가 된다(News Becomes a Value)
기자들은 24시간마다 소위 '뉴스'를 생산하는 게 그들의 일이라고 말한다. 뉴스는 중요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생산돼야 한다. 뉴스 생산은 계속적인 과업이다. 기사를 중심적 가치로 중시하다 보니 편집방향과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객관적 보도에 대한 관심을 보류한다. ..(중략)...그들은 사호 구조를 분석하는 것 때문에 보상받는 게 아니라 뉴스를 얻는 것 때문에 보상받는다.


기자, 미네랄 캐러 생산되는 전투력 없는 SCV 운명

전직 기자인 그만에게 이런 냉철한 요인 분석은 매우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이는 여느 직장인들의 심정과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를 욕하기 힘든 점이 이런 것이다. 중앙일보라는 태생 자체가 삼성과 떼어낼 수 없는 구조인데다 그 구조를 인지하고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편집행위가 빈번한 곳에서 기자들의 독자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의심하기도 전에 기자들은 다시 뉴스를 수집하러 나가야 한다. 끊임없이 미네랄을 캐내는 SCV 처럼 말이다.

기자라는 직업인의 비극은 이러한 편집 정책에 순응해가는 과정에서 자율성과 독립성 사회성이 점차 결여되어 간다는 점이다.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에 다닌다는 것이 '비금전적인 특권을 부여한다'는 믿음은 체험적으로 봤을 때도 사실이다. 이는 매우 강력한 기자들의 직업적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인이다.(심지어 마이너 언론 종사자들에게도) 하지만 이는 반대로 그 직업에 종속되어버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공적인 업무를 행해야 하는 자신의 직업적 소명을 잊게 만드는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중앙일보의 추후 보도태도는 지속적으로 감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찌보면 중앙일보 데스크들은 스스로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확신은 중앙일보라는 직장과 직업이 그들에게 그 이상의 만족도를 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삼성 비자금’ 보도, 기자들 시각은 [기자협회보] 2007.11.07

참고 포스트
2007/07/24 신문사가 먹고 사는 방법
2007/07/01 시사저널, 새 언론의 방향성
2006/10/25 [간단 정보] 언론 영향력과 신뢰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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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0 15:30 2007/11/10 15:30

블로그에 관심이 많은 A씨. '블로그'라는 단어로 뉴스를 검색하는 일이 많다. 그런데 검색 결과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면 '000 기자 블로그'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검색되기 때문이다.

'저작권'이란 단어로 검색해도 마찬가지다. 뉴스 기사 말미에 포함돼 있는 '~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라는 식의 저작권 공지 사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어쩔 때는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고 있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기사 안에 포함돼 있는 '관련 기사' 링크가 줄줄이 보이기도 한다. 관련 기사가 없을 때는 '▶' 식의 특수문자가 덩그러니 남아있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PC통신 시절 때부터 뉴스를 송고하던 일부 신문의 경우 최근까지도 행을 나누기 위해 강제로 삽입한 띄어쓰기나 신문 편집을 위해 임의로 삽입한 띄어쓰기가 그대로 출고되는 상황도 빈번했다. 기사에 삽입된 사진이 중복 노출된다거나 원문과 다른 위치에 삽입돼 있는 장면은 심심치 않게 목격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뉴스 데이터베이스가 구성될 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호환성'이어야 한다. 하지만 신디케이션 산업 구조가 형성되기 전부터 디지털화를 서둘렀던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터 호환성보다는 당장의 필요에 의한 마구잡이식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져왔다. 결국 현재는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의 표준화가 정착되기 힘들 정도로 너무 꼬여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초기에 포털로 뉴스를 공급하던 언론사들은 심지어 하루에 여러 차례 텍스트 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하거나 포털에서 열어준 FTP(파일서버)에 폴더를 만들어 문서 파일을 넣어주기도 했다. 이러다 보면 각 데이터마다 싱크가 일어나지 않아 기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기사 삭제 및 수정 요청이 아날로그 방식인 전화나 이메일을 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블로그'나 '저작권 공지', '관련 기사' 등의 문제들도 기사가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각 필드마다 제각기 기능이 부여되지 않고 본문 안에 모든 요소를 끼워 넣다 보니 생긴 문제들이다.

■ 뉴스 생산에서 유통까지 업계 표준 따라야 상생 가능
최근 뉴스ML에 대한 논의가 언론계쪽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문화관광부와 한국언론재단이 한국 뉴스ML포럼과 공동으로 '한국형 뉴스ML 표준안'을 제정 공표한 바 있다.

KNF NewsML Pack V1.0으로 명명된 이 규약은 국제표준기구인 IPTC(국제출판전기 통신회의)의 뉴스ML 1.2 버전을 한국 특성에 맞게 변환한 데이터 형식과 그 해설이 포함돼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2000년부터 뉴스ML 표준이 정립돼 있었고 일본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XML을 활용한 뉴스ML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러나 안타깝게도 뉴스ML이 실질적인 보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업계의 뉴스ML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라기보다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또는 기존 데이터를 새로운 뉴스ML 데이터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뉴스ML로의 이전에 장애가 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데이터를 받아들여 유통하는 포털들도 표준화된 시스템을 권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포털마다 같은 뉴스라도 약간씩 정렬이나 보이는 형태가 다른 경우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기사 안에 포함된 링크를 포털이 임의로 제거하는 것도 표준화 문제와 연결된다.

반면 신생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XML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표준화된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이 최근 것이어서 뉴스ML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아 뉴스ML로의 이전이 손쉬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글이나 네이트 등과 뉴스 신디케이션에 대한 사업 논의를 벌이고 있는 뉴스뱅크사업단 역시 뉴스ML을 표준 포맷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나마 뉴스ML에 대한 사업적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표준으로의 이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역시 다행스러운 일이다.

검색엔진이 가장 좋아하는 문서는 XML 형태의 문서다. 각 필드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출처에서 생성된 문서라도 필드를 설명하는 요소들이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RSS(Really Simple Syndication)이란 콘텐츠 구독과 배포 시스템이 정교하게 적용돼 있는 뉴스 사이트도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 블로그의 세력이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가 블로그 콘텐츠가 XML 데이터로 변환되어 손쉽게 RSS 시스템을 통해 유통되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뉴스 데이터 형식의 표준화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뉴스 유통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것은 뉴스 소비자들은 물론 뉴스 유통 과정의 사업자들과 검색 사업자들 모두 이익이 줄 수 있을 것이다.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을 혼자서 독차지하던 미디어 1.0 시대를 지대 생산과 유통 소비의 전 단계가 분산돼 있는 현재로서는 뉴스 생산자들이 좀더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업계 표준을 빠르게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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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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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5 14:31 2007/11/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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