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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13 언론의 쓰레기 UCC 논란에 대비하며 11
  2. 2007/01/09 '딥링크가 불법?' 언론재단, 생각이 있는 자들인가 38
  3. 2007/01/05 유명세, 주어진 권력, 그리고 사과 17
  4. 2006/12/28 긍정의 힘으로 메이저가 되어봅시다 31
  5. 2006/12/23 블로그 미디어의 가능성과 한계 9
  6. 2006/12/16 씽크프리에 대한 몇 가지 소식 6
  7. 2006/12/07 퍼센트의 오류, 경제-IT신문이 아웃링크 덕봤다? 1
  8. 2006/12/01 노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유와 칭찬하는 이유 15
  9. 2006/11/27 언론과 홍보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 4
  10. 2006/11/27 [미디어 2.0 컬럼] 지금은 미디어 2.0 시대(Updated) 3
  11. 2006/11/25 나는 하나가 아니다 2
  12. 2006/11/22 그만이 보는 웹 3.0 논란 19
  13. 2006/11/20 한국식 온오프 통합 뉴스룸 必敗론 7
  14. 2006/11/14 네이버 뉴스 박스, 21일 개편 시행 1
  15. 2006/11/02 홈페이지 2.0 시대 '사이트 고정 형식을 파괴하라' 5
  16. 2006/11/01 IP-TV를 보는 또다른 시각 1
  17. 2006/10/24 스크랩, 그리고 공유, 하지만 불펌? 9
  18. 2006/10/20 트래픽을 버려야 인터넷 언론이 산다 17
  19. 2006/10/20 동영상 UCC 저작권 문제 '일괄 타결이 해법'
  20. 2006/09/25 언론사닷컴 살고 싶나? '오페라 하우스'가 돼라 9
  21. 2006/09/19 와이브로는 물 건너 갔나? 6
  22. 2006/08/21 인터넷은 원래부터 UCC였다 3
  23. 2006/08/02 트렌드와 뉴스를 보는 새방식 '미디어 2.0'[Updated] 5
  24. 2006/07/12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몇 가지 4
  25. 2006/06/15 포털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언론이냐 아니냐]
  26. 2006/06/14 늪에 빠진 언론사닷컴, 돌파구는 없나?
  27. 2006/05/23 과학저널 실리면 국가가 포상하는 게 맞나? 1
  28. 2006/05/18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그대에게 -1 6
  29. 2006/04/19 부족한 뉴미디어 콘텐츠 'UCC 동영상이 대안?'
  30. 2006/04/01 '전직-현직 유망주' 더블클릭과 구글의 엇갈린 운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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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에게 드디어 UCC 경계령이 내려질 때가 됐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몰려들었던 언론들은 UCC를 이제 폄훼하기 시작할 것이다.

언론들의 논리는 예측 가능하다.

일단 '아무짝에 쓸모 없다'는 식의 효용성 논란을 소개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언론은 늘 좋은 정보를 전달하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소식을 잘 정제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UCC는 '장난'이며 '배설', 그리고 '유희'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영상 분야에서는 이런 공격을 받기 충분하다.

또한 '조작되고 있다'는 음모론이 등장할 것이다. 언론은 '배경'에 대한 해설을 즐긴다. 오피니언 리더임을 자처하는 언론들이 자주 쓰는 이야기다. 자신들이 말한대로 되면 '특종'이고 '아니면 말고'식의 소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책임질 필요는 없다. 특정 기업들과 정치세력들이 UCC로 파고들면서 UCC를 움직이고 있을 것이란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니까. 이른바 'UCC 프락치설'이 등장할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소수의 목소리일 뿐'이라는 침소봉대론이 등장한다. IT와 UCC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결국 소수일뿐이고 이를 이용하는 층도 젊은 층이니 개혁 성향쪽으로 편향돼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는 전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음을 우회적으로 또는 직설적으로 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론이 주는 정보만을 갖고' 재단하는 것이므로 '메시지 왜곡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낼 것이다. 지금도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현장에서 기자들과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의 수는 극히 미미하므로 원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자들로부터 나오는 정보에 대해 검증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일 것이다. 따라서 기자들이 어떤 사실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해석과 해설에 있어서 UCC는 근거가 빈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결정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식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다. 일정부분 신뢰성은 권위로부터 비롯되므로 일반 대중들은 식자들이 몰이하는대로 움직일 정도로 '우매'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개인이 권위도 없이 우매한 대중을 움직이는 것은 '신뢰할 수 없다'는 식의 풀이도 가능하다. 또한 권위를 부여받지 못한 개인들이 대중을 움직일 때 동원하는 각종 근거들에 대해 사설이나 기사 등으로 '허위성'을 폭로하게 될 것이며 이는 일정부분 '역시 UCC는 근거가 없어'라는 식으로 몰아갈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은 의외로 어렵다.

일단 UCC의 생산자층이 절대량으로 봐서는 부족하다. 이들의 대표성도 부족하며 이들 가운데 조작 세력의 침투는 예측 가능하다. 또한 개인이 취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정보해석 능력은 한정돼 있다. 따라서 거대 언론들의 '근거 있어 보이는'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논란이 정치 일정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빨리 도출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직 우리나라 UCC는 이러한 전반적인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보지 않은 상태여서 전체적으로 매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곧 UCC의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여기까지만 읽고 언론사 기자들도 그렇고 독자들도 그렇고 '정말 그러네, 어쩔 수 없네'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은 척박함 속에서 빛줄기를 찾아 나서는데서 출발한다.

UCC의 대중화에 모두들 나설 필요가 있다. 좀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신뢰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해 서로 교차 검증할 필요도 있다. 이는 대중성과 함께 UCC에 신뢰성 부여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또한 지나친 욕설이나 비방보다는 논리적인 공방이 좀더 많아지고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가면서 대중의 다양성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결국 '믿을만하고 납득할만한 UCC'라면 적대적인 언론까지 UCC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과정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적장을 아군으로 만드는 힘은 의외로 포용력에서 나온다. 따라서 좋은 기사에 대한 칭찬을 통해 기성 언론들을 UCC에 기여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참여 대중들의 역할이다.

* 여기서 말하는 UCC는 언론들이 경계하는 '주장하는 UCC', 또는 '해설하는 UCC', 즉 '미디어형 UCC'에 한정되므로, 일상적인 이야기나 개인들의 소소한 취미를 소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몰려다니라는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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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1/13 09:06 2007/01/13 09:06
뉴스 딥링크가 불법이란다.

누리꾼 자주찾는 사이트 절반 뉴스저작권 침해 동아일보 2007.01.09 오전 03:29
인터넷 뉴스사이트 저작권 침해 심각 매일경제 2007.01.08 오후 20:02
인터넷 사이트, 뉴스 무단전재·링크… 47%가 저작권 안지켜 한국일보 2007.01.08 오후 18:27
"인터넷 사이트 절반이 뉴스저작권 침해" 머니투데이 2007.01.08 오후 15:59
"인터넷 사이트 47%, 뉴스저작권 침해" 연합뉴스 2007.01.08 오후 15:27
"인터넷 사이트 절반이 뉴스저작권 침해" 아이뉴스24 2007.01.08 오후 15:11
"인터넷 사이트 절반, 뉴스저작권 침해" 이데일리 2007.01.08 오후 14:16

조사대상 3천527개 사이트 중 1천664개 사이트가 위반을 하고 있으며 위반형태는 무단전재가 1천403개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딥 링크(직접 사이트 연결)가 372개, 프레임 링크(특정 페이지 표출)가 30개로 조사됐다.


지금 그만도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뉴스에 대해 어떻게 소개를 할까.

저작권 엄격주의자들은 위 뉴스 링크들을 홈페이지(동아일보면 donga.com)로만 연결시키라고 하는 것이다.

말이 되는가.

도대체 언론재단에서 일하는 자들은 무슨 근거로 딥링크가 '위반'이라고 단정하는가.

물론 그만도 딥링크의 저작권 관련 논란을 지적한 바 있다.

트래픽을 버려야 인터넷 언론이 산다 (14) | 2006/10/20
언론사닷컴 살고 싶나? '오페라 하우스'가 돼라 (9) | 2006/09/25

그렇다면 검색포털의 웹페이지 검색에 걸리는 딥링크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도대체가 언론재단 담당자들은 생각이 있나.

딥링크에 대한 저작권 관련 논란은 논란이며 아직 결론을 내기 힘들다. 법원도 아직 딥링크가 불법이며 저작권 위반이라 결론을 내린 적도 없다. 또한 언론학자들도 그렇고 인터넷 전문가들도 딥링크를 그런 식으로 재단할 수 없다.

하이퍼링크가 기본적인 인터넷의 정신이라는 점을 잊었는가.

언론사들 입장에서는 딥링크를 이용한 링크는 하위 문서단위로까지 직접 링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카테고리를 거쳐 해당 페이지까지 가는 과정을 생략했으며 이는 그 사이의 광고를 모두 지나쳤다고 보고 이를 상업적인 피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그만이 이 포스팅을 작성할 때 딥링크를 사용하지 않고 홈페이지 링크를 사용한다면 사용자들은 과연 그 기사를 해당 사이트에서 열심히 찾아줄 것이라 생각하는가. 왜 아직도 언론사나 언론단체들은 그리 무식한가.

어제 이 기사를 접하면서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아직도 이 수준인가. 맨날 웹 2.0과 미디어 2.0을 외쳐봐야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아직도 딥링크의 활용성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세력이 이렇게 당당하다는 것에 황망하기 그지없다. 당장 자신들의 이익과 결부돼 있는 아웃링크와 딥링크의 차이도 모르고 있으니 할 말 다 했다.

그만도 질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보아하니 언론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다음과 같은 질의가 올라와 있다.

언론재단의 저작권 침해현황을 보면 딥링크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딥링크에 대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는데요..작년에는 법원에서 네오위즈를 대상으로한 언론사의 소송에서 딥링크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린적이 있습니다.판결문을 보면 "피고들이 원고들의 기사를 딥링크를 한 것만으로 원고들의 저작물을 복제, 전송, 전시하였다거나 이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내용인데요 최종 상급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수 없으나 법원에서도 직접링크(딥링크)에 대해서 비교적 합법적인 손을 들어 주고 있는데 딥링크가 확실히 법적으로 저작권위배인지 아니면 임의로 정한것인지 기준이 아리송합니다. 답해주실분이 계신지... -서정우- 링크
한 때 언론사들이 절대 주소를 숨기려고 어떤 페이지에 가든 고정 URL만 노출되도록 조치한 곳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그만은 딥링크에 대해 좀더 열린 자세로 임해주기를 기대한다.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전체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이 사이트 안에서 검색되는 페이지 하나가 독자들에게 더 의미가 있으며 효용성이 크다.

언론재단의 게시판 전재 행태나 고쳐라.

언론재단 [미디어 뉴스]

언론재단 홈페이지에 뉴스로 올라와 있는 것은 완전한 형태인가. 그렇게 완전무결한 형태의 저작권을 요구하는 언론재단은 왜 텍스트만 뽑아 뉴스로 게시하는가. 이는 분명 관련 언론사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태가 아닌가. 차라리 딥링크를 걸어라.

이 글을 쓰는 그만은 답답하다. 언론재단이건 언론사건 그렇게 많은 조언자들과 내부 혁신가들의 말을 무시하면서 얻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제발 생각 좀 갖고 살자.

그만은 언론재단 당신들이 말하는 위반을 앞으로 비일비재하게 저지를테니 두고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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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 하는 마음에 이 컬럼을 적었습니다만,

왜 언론재단이 저런 발표를 했는지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뉴스의 유통이 지나치게 무료화 돼 있다는 것을 의식해 현재 저작권 위반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저작권 단속에 대한 명분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지요.

이런식의 저작권 위반 단속을 통한 언론사들의 '부수입(?)'은 꽤나 짭짤하죠. 연 단위로 억원 단위의 수입이 좌우되니까요.

하지만 상업용 사이트, 기업 사이트들이 공식적으로 운영 책임을 맞고 있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모를까 이렇게 '딥링크=저작권 위반'이란 단정을 내린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인터넷의 근본 정신에 정면 도전하는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그럼 뉴스를 공짜로 다 풀란 말이냐'고 발끈하시는 언론사 관계자 분이 있을까봐 노파심에서 덧글을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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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9 09:40 2007/01/09 09:40

하늘이님의 어제 포스팅을 보고 '어, 이거... 문제 좀 일으키겠는 걸'하며 퇴근을 했습니다.

오늘 보아하니 사과가 올라와 있더군요.

그 중간에 여러 글이 있지만 그만이 인지한 글은 Mr. Dust님의 글 올블로그와 태터의 신경전..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몇 가지 미디어 2.0과 관련된 의미를 억지로 끌어내보겠습니다.

어떤 분야 건 그 분야의 유명인들이 있습니다. 대중이 모두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바닥에서는 '알아주는' 실력자나 전문가가 있게 마련이죠.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유명인'이라 부르며 이들의 움직임이 일으키는 영향력 때문에 불편함을 겪게되는 데 이를 '유명세'라고 합니다.

그 영향력은 때로는 '권력'으로 작용되어 그 분야에서 여러 논란을 일으키게 만들거나 논란을 키우고 잠재우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그 유명인은 공격을 받기도 하고 질시의 눈초리를 견뎌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른바 안티의 역습에 방어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유명인들에게는 반드시 주목하는 관람객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 관람객(블로그에서는 독자들이겠죠)들은 이들 유명인의 움직임에 영향력을 부여하고 권위를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들을 우리는 참여형 수용자라 부릅시다.

사건의 발단과 결말까지의 과정은 유명인으로 시작되거나 마무리되지만 그 사이에서 참여형 수용자들의 역할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유명인은 사실상 '대신 말해주는' 상징적 존재로 전락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형 수용자들과 토론과 논의를 벌이는 주체적 생산자로 등극하기도 합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북적이는 블로그 세계에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유명 블로거(블로그)와 이를 바라보는 참여적이고 능동적인 독자 블로거(이들은 글을 직접 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수많은 참여형 블로그 독자(이들은 제기된 이슈에 대해 '추천' 버튼이나 댓글 등을 통해 스스로 옳고 그름, 또는 논란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들이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을 그만은 '블로그 여론 확산 과정'이라 이름 붙이겠습니다. 이 블로그 여론 확산 과정은 정규화된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제가 분류한 유명 블로거와 독자 블로거, 그리고 블로그 독자들 사이의 경계는 거의 없다고 보겠습니다. 누가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를 나눌 수도 없는 생산자와 수용자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람들입니다.

예전에는 미디어 여론 확산 과정에서 생산자와 수용자의 경계는 너무나 뚜렷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원희룡 의원의 문제 발단과 사과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강재섭 대표의 성 관련 발언 사과 등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 생각보다 수용자의 힘이 더 커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는 상대 당 의원들의 비난이 있어야 하고 이를 다시 언론이 보도해야만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느끼게 됐지만 이들은 기사에 달린 수많은 비난 댓글을 보면서 충격을 먹었을테니까요.

왜 그만이 블로그가 미디어 2.0의 핵심이라고 보는지 이런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됩니다.

* 유명 블로거나 유명 블로그들이 주의할 점은 스스로 권력을 갖춘 것이 아니라 '부여받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상시적으로 '박탈당할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따라서 지금 유명해졌다고 섣불리 독설을 내뿜거나 남을 말도 안되게 맘대로 비판하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그 것이 '주어진 권력'이란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의 숙명입니다.
(몇몇 분께서 이 문장에서 지칭하는 '유명 블로그'를 골빈해커님으로, '독설'을 골빈해커님의 포스팅으로 해석하시는 경향이 있는데요. 아닙니다. 일반화시켜본 말일뿐이구요. 이번 사건의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이 주제로 포스팅을 하려고 준비하던 과정에서 터진 사건이라 이 문장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오해는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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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1/05 10:34 2007/01/05 10:34
여러분은 메이저입니까? 마이너입니까?

사람은 본디 태어날 때부터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그만은 98년 IMF 폭풍의 시절, 마이너중의 마이너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메이저 인생이었던 금융권 종사자 대기업 종사자들이 마이너로 떨어지던 시절이었죠. 그만은 그렇게 마이너 잡지에 들어가 힘든 일을 겪으며 살았습니다.

믿어지십니까? 3개월만에 받은 첫 월급이 50만원이었죠. 근무조건은 최악이었습니다. 90일 가운데 집에 들어간 날이 약 열흘. 사무실 라꾸라꾸침대와 근처 사우나가 침실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임금 체납은 예사였고 어디서 온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원고 쓰고 앉아있는 그만의 키보드 위에 '압류 딱지'를 붙이더군요.. 하핫.. 황당~

이 당시 친구들을 만나면 대부분 백수였습니다. 또 그만의 전공이 전공이다보니 선배나 후배나 할 것 없이 '취업 재수생' 또는 '언론 고시생'들이 많았죠. 이런 와중에 그나마 그만은 스스로 '직장인이니까'라며 위로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만은 몇 년 동안 마이너 잡지 생활을 이어갑니다. 쓰고 싶던 글을 쓰는 직업이었고 턱없이 적어도 돈은 받으며 일하는 직장인이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몇 년 후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이른 바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사례들이 많아졌습니다. 메이저라고 하는 언론사나 대기업에 들어갔죠.

'이상한 슬럼프'의 원인
그리고 그 당시 몇 년 동안 그만은 이상한 슬럼프를 겪습니다. '밤새워 글을 썼는데, 과연 누가 내 글을 봐 줄 것인가', '내가 지금 쓰는 글은 과연 도움이나 되는 것일까?', '남을 비판하고 비난을 해봤자 영향력도 없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빙빙 돌더군요. (아마 지금도 많은 블로거들이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더욱 힘들었던 것은 친지와 가족, 그리고 사회 전반적인 시선들, 친구들의 하찮은 농담이 '마이너 직장인'이었던 그만에게 비수처럼 파고 들었습니다. 친구 가운데 한 명이 술 한 잔 하면서 사회 문제에 열변을 토하는 그만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건냅니다.

"그럼 처음부터 메이저하든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떠들어봐야 세상이 바뀌기나 하겠어?"

그랬군요. 그만이 겪고 있던 슬럼프의 원인은 이것이었습니다. 그만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메이저로 등극하지 못한 원죄로 인해 사회에 아무런 도움이나 영향력을 끼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그런 기대를 누구도 그만에게 걸지 않았던 것이죠.

마이너 잡지 기자의 이상한 슬럼프는 그렇게 찾아오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원인으로 '차라리 돈이라도 많이 주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게 되더군요.

슬럼프 극복할 수 있는 길 '온라인', '인라인!'
그만은 2002년 이런 이상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곳에 우연찮게 흘러들어왔습니다. 아직 온라인 언론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당시 일부 잡지 선배는 '온라인은 우리보다 더 마이너인데, 굳이 가야겠니?'라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만은 불과 1여년의 시간 동안 치이고 깨지며 놀라울 정도의 가능성을 온라인에서 발견합니다. 온라인이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움직이고 어떤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롱테일 콘텐츠가 쌓여가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2005년 말 그만은 새로운 영역을 재발견합니다. 바로 블로그였죠. 물론 이전부터 블로그와 관련한 많은 글을 쓰고 직접 블로깅을 해왔지만 스스로 '블로거'라거나 '온라인 저널리스트'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2005년 말에 드디어 그만은 설치형 블로거로 활동하기로 마음먹고 활동에 들어갔으며 스스로 '단 한 사람의 블로거'로 1년을 지냈습니다.

어제 관련 기사를 포스팅하면서 희열을 느꼈습니다. 유치하게 3등했구나, 좋다.. 가 아니라 전현직 언론인들이 '온라인 저널리스트'의 영역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반드시 공채로 뽑힌 기자가 아니어도 좋다는 의미로 봐야 합니다. 그만이 늘상 주장해온 '여러분은 온라인 저널리스트입니다'라는 말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기 때문이었습니다.

긍정의 세력이여, 세상을 접수하라
블로거 여러분, 블로깅이 힘들고 짜증나시나요? 롱테일이 너무 부족한가요? 메타 블로그에 펌질이 너무 많고 읽을만한 것이 없나요?

또는 온라인에서 보이는 글들이 너무 하찮고 유치하고 짜증이 납니까? 의미 없는 댓글이 난무하는 데 섞이고 싶지도 않으신가요? 키보드 워리어들의 치열한 비난전이 성질을 돋웁니까?

반대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롱테일을 우리부터 쌓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메타 블로그에 상위에 오를 수 있도록 좀더 정제되고 독자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을 경쟁적으로 올려봅시다. 하찮아 보이는 댓글에도 친절하게 응답해봅시다. 펌질에 대해 경고하고 적극 대응해봅시다.

한 사람의 목소리는 작지만 우리 모두의 목소리는 세상을 움직이는 '함성'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사는 역사를 밀고 당길 수 있는 힘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시험봐서 뽑힌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은 이미 우리에게 많은 고정관념을 심어주었지만 우리 조카와 자녀들에게까지 그런 세상을 강요할 생각이십니까?

나는 못했어도 우리 조카와 자녀들이 열심히 사회를 밀고 당길 수 있는 발판을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은 지금껏 10년의 마이너 생활 속에서도 메이저를 꿈꾸지는 않았습니다. 소수 엘리트에 의해 역사가 움직이고 있다고 느끼며 좌절할 것이 아니라 그 소수 엘리트를 움직일 수 있는 파워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소수 엘리트라는 사람들도 세상을 움직이기 위한 명분과 근거가 필요합니다. 바로 블로그스피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이제 '기자'들이 우습게 보이지 않습니까? 이제는 그들을 끌어내려 비웃을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로 서로 뿌듯하게 마주설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온라인 저널리스트들이 서로 마주보고 경쟁하고 견제하고 협력할 때 역사는 '긍정의 세력'에게 접수될 것입니다.

'온라인 저널리스트'라는 것은 '직업'이 아닙니다. 온라인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의 소명이지요.

그래서 그만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만은 이미 온라인에 투신하면서 메이저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는 한국어를 읽을 수 있는 블로거 여러분은 그만이 선정한 '올해의 온라인 저널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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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2/28 12:41 2006/12/28 12:41

블로그 미디어의 가능성과 한계

Column Ring 2006/12/23 01:21 Posted by 그만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를 넘어선 새롭고 광범위한 저널리즘 집단이 등장하고 있다. 1인 미디어의 대표주자격인 블로그가 바로 그 주인공. 블로그는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무너뜨린 인터넷 UCC의 중심에 서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공적인 영역의 블로그 저널리즘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으며 급작스런 영향력 확대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인 미디어의 중심에 블로그(blog)가 있다

인터넷 업계를 비롯한 IT 업계는 저마다 블로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호적인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말부터 유명 블로그들에게 언론에게만 제공되던 정보 접근 편의성이 제공되는 일이 빈번해졌다. 삼성전자는 기자들을 배제한 채 블로거와 인터넷 기고가들을 초청해 신형 제품을 상세히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블로그의 평가에 기업 담당자들이 댓글을 다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기고 있다.

개인이 올린 블로그 글 하나가 사회에 새로운 이슈를 던져주고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이는 기존 언론에 집중됐던 아젠다세팅(의제설정) 기능이 분산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각계 전문가들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기존 언론이 맡았던 단순히 정보 전달을 비롯해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는 글이 신뢰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릴레이로 주장을 담은 글을 올리는 1인 시위도 시도되고 있으며 특정인을 지지하는 글들이 꼬리를 물면서 올라오는 새로운 유형의 글쓰기도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비정규직 차별 반대 ‘블로그 1인 시위’도 사회적인 반향을 얻으며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하며 블로그 기자단 활동을 하는 심샛별씨의 아프리카 에이즈 고아 돕기 자선 행사 제안에 수많은 블로그가 동참하고 이를 다시 동아일보 등 언론이 주목하는 일도 있었다.

2004년과 2005년에 주목을 받았던 1인 미디어는 정작 ‘싸이월드’였다. 싸이월드는 개인의 일상을 소박하게 담고 네티즌들이 서로 가볍게 1촌을 맺어가며 네트워크를 엮어 나가는 방식의 서비스다. 전국민을 ‘싸이질’ 열풍에 빠져들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지니진 못했다. 일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려진 글들이 간간히 언론에 의해 주목받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 역시 기존 언론들이 골라 보여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1인 미디어라고 부르기 힘들었다. 따라서 싸이월드 류의 개인적인 서비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라는 용어에 부분적으로 포함되었다.

반면 이러한 싸이월드 열풍은 블로그를 좀더 공적인 매체로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블로그 역시 손쉽게 자신의 일상을 적고 서로 트랙백을 보내고 댓글을 다는 식으로 여느 게시판 서비스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싸이월드는 개인 미디어’,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는 등식이 공감을 얻으면서 블로그는 상대적으로 공적인 글쓰기를 위한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블로그의 공적인 내용의 글쓰기와 함께 포털과 각종 UCC 사이트, 메타 사이트를 통한 개인 콘텐츠의 유통망 확대도 ‘블로그 저널리즘’ 싹이 돋아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올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그칵테일 박용욱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블로그가 좀더 공적인 매체로 여겨지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비슷한 1인 미디어인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사적 영역을 독점하면서부터였다”고 분석했다.

저널리즘 블로그와 블로그 저널리즘

코리안클릭이 최근 펴낸 인터넷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의 서비스별 이용 실태 가운데 주목할만한 지표가 잡힌다. 전반적으로 포화상태인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의 쇼핑과 경매 서비스 이용률이 22%나 증가했으며 인터넷 뱅킹 이용도 17.2% 증가해 인터넷을 경제 생활의 도구로 활용하는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잠시 주춤했던 동호회 이용률이 35.3%로 다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아직 이용률 기준으로 13위(23.4%)에 불과하지만 블로그 이용 증가률이 70.1%를 기록하며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는 지난 1년 동안 미니홈피 이용률 증가률이 10%였던 것에 비하면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대폭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단 2004년 9월 31%에 이르렀던 블로그 이용률이 지난해에는 13.7%로 급격히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블로그 이용 행태에 대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초기에는 포털 블로그를 통해 '블로그'라는 미디어를 직접 접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다가 많은 수의 사용자가 지속적인 포스팅을 포기하거나 무작위 펌질에 실망을 느끼고 떠났다가 다시 블로그의 전반적인 품질이 높아지면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양적으로 팽창돼 있는 상태라면 블로그 저널리즘이 탄생될 수 있을까? 일단 이 용어는 신조어에 불과하며 단지 1인 미디어 플랫폼 하나를 두고 저널리즘과 결부시킨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3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시아 지역의 블로그 인식 조사를 통해 블로그가 신뢰받을 수 있는 저널리즘 행위를 할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지표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한국 네티즌들은 아시아 다른 국가의 네티즌보다 블로그에 대해 잘 알고 있고, 테크놀로지 관련 주제의 블로그를 가장 선호하며, 일주일에 1~2시간을 블로그를 하는데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것.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 ‘윈도우 라이브 스페이스’를 운영 중인 MS 온라인 서비스 사업부는 한국, 홍콩, 싱가폴, 인도,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7개국 2만 5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블로그 사용행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블로그’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비율은 아시아 7개국에서 평균 66%였던 것에 비해, 한국 네티즌의 경우 83%로 크게 높았다. 블로그 소유율 역시 한국인의 경우 65%로, 전체 응답자 평균인 46%보다 약 20% 높아 한국인들의 블로그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블로그 컨텐츠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한국인의 85%가 '신뢰한다'고 답해, 51%의 말레이시아와 55%의 타일랜드 등과 비교해 블로그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V, 라디오와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와 블로그의 신뢰도를 비교하여 묻는 질문에서는 모든 국가에서 ‘전통 미디어와 블로그를 비슷한 수준으로 신뢰한다’는 대답이 주를 이뤘다.

좋은 블로그에 대한 판단 기준에도 차이를 보였다. 한국인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블로거가 만든 블로그를 좋은 블로그라 답한 반면 인도와 홍콩, 싱가폴 등에서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블로그가 좋은 블로그라 답해, 한국인들은 블로그 컨텐츠의 질을, 아시아 타국에서는 컨텐츠의 양을 주요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블로그 방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들의 대부분이 ‘엔터테인먼트’를 위해서라 답한 반면, 한국인들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주제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해 한국인들은 정보를 얻기 위한 소스로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장 선호하는 블로그 컨텐츠는 한국인과 타 국가 네티즌 모두 공통적으로 테크놀로지, 여행, 음악 순으로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온라인 서비스 사업부 이구환 상무는 “높은 블로그 인지도와 소유율 등에서도 보여지듯, 블로그에 대한 한국인들의 높은 관심과 열정이 이번 리서치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고 말하고 블로그 커뮤니티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블로그 저널리즘이 싹트고 있다

여전히 한정된 소재와 제한된 영향력 때문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면박에 달리 반박할 논리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블로고스피어(블로그 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다양화 되고 있다는 점은 블로그의 공적 영향력 확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언론들이 따지는 몇 십만 부, 몇 백만 부, 또는 시청률 몇 퍼센트냐의 영향력은 블로그에서는 의미가 없다. 오히려 정보가 필요한 소비자가 직접 찾아 읽는 블로그의 수백 건의 페이지뷰가 당사자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에는 국내 한 블로거가 올린 글을 시작으로 댓글과 트랙백을 통해 3개월 동안 준비한 '오픈 웹 2.0 컨퍼런스'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140여 명의 참석자들 모두 블로그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행사 후에는 서로 후기를 나누는 등 온라인 미디어에서 오프라인 컨퍼런스를 주체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기존에는 공공기관이나 기업, 언론사 등이 주최하는 행사는 많았지만 블로그들이 직접 제안하고 자발적으로 준비한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행사였다.

이러한 개인 미디어를 도울 수 있는 각종 블로그 서비스들도 새롭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 블로그 시즌2'를 통해 사용자의 자유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진행중이며 다음은 설치형과 서비스형 블로그의 중간 형태인 티스토리닷컴 베타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또한 싸이월드는 홈페이지의 기능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싸이월드2(C2)를 올 연말에 선보일 계획이며 전문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도 이글루스 3.0으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준비중이다.

언론사들도 저마다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오픈하는가 하면 전문 블로거들을 컬럼니스트로 초빙하고 지면에 반영하는 등 새로운 개인 미디어 시대로의 진입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블로그 기자단 규모가 2만명을 넘어선 미디어다음은 현재 다음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던 블로그 기자단을 외부 서비스 이용자에게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미디어다음 석종훈 대표는 “블로그 기자들을 단순히 기존 개념의 기자라고 보지 않는다. 블로그 기자들은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 뉴스를 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풀뿌리 민주주의, 또는 지방화 시대 언론 민주주의는 수십년 동안 우리나라 사회가 꿈꾸던 것이었지만 기존 언론의 유사체로 꾸려지고 있는 지방 언론으로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자기 주변의 작은 일상에서 대통령을 누구로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에 이르기까지 블로그의 영역은 갈수록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다음미디어 블로그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는 고준성 기자는 블로그 저널리즘이 구현되려면 “블로거가 1차 생산자가 되어야 하며, 뉴스 생산의 장벽을 깨야 하고, 블로거가 생산한 뉴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하고 블로거들 스스로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분야 등 경성 뉴스 생산도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로그가 직면하게 될 사회제도적 도전들

그러나 이러한 블로그의 사회적인 기능 수행에 대한 가능성에 비추어 봤을 때 앞으로 직면하게 될 법적, 제도적 도전도 만만치 않다.

우선 명예훼손과 인격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공적인 글을 쓰고 무작위로 글을 배포하는 행위를 할 경우 기존 언론처럼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중재를 거치지도 못하고 바로 법정에 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4년 12월 조선일보 문모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KBS 여성 아나운서를 가리켜 ‘유흥업소 접대부’라고 적은 글이 문제가 되고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으며 결국 이 블로그를 작성한 문모 기자는 직접 사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듬해 4월 검찰에 의해 이 블로그의 표현은 ‘모욕죄’에 해당된다며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당했다.

이 사례는 개인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킬만한 글을 쓰는 데 있어 집단적인 반발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앞으로 정치적인 이슈나 연예인에 대한 사생활 등을 다룬 글이 블로그에 올려진 것을 문제삼아 당사자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하는 경우를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또한 2007년 말로 예정돼 있는 대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이게 될 비방 및 과대 선전 등의 병폐는 어쩌면 블로그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불법 선거운동 등의 이유로 제재를 가하는 경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정보 접근에 대한 가능성이다.

기존 언론들은 직업 정보원을 고용하고 있는 정보기관이나 마찬가지다. 이들은 독자들에게 정보를 취합해 정리해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누구나 블로그 기자가 될 수 있음을 표방하고 있는 미디어다음의 블로거 뉴스에서 지난해 여름 있었던 사건은 개인 블로거와 기존 언론의 취재방식에 대해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몽구’라는 다음 블로거 기자는 반FTA 시위현장을 지나가다가 시민들이 강제 연행되는 과정을 촬영하다 함께 연행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 블로거 기자는 현장에서 정상적인 취재활동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취재활동’을 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들은 이 시민을 ‘기자’로 대접하지 않았다. 여전히 관공서에 ‘블로거 기자’라는 이름으로 정보에 가장 근접해서 취재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언론사에 들어가자마자 기자 출입증이 나오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는 블로거의 취재활동은 앞으로도 상당 부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각종 언론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들도 자사 홈페이지나 인터넷에 자사 홍보용 보도자료를 올려놓지만 블로거들에게 직접 이 자료를 주거나 공유하는 일도 드물다. 또한 홍보 담당자들이나 기업체 관공서 담당자들에게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이것저것을 물어볼 수 있는 영역도 여전히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들에게나 허용될만한 일이다.

이렇게 정보에 접근하기 힘드니 피상적인 현상이나 기존 뉴스의 해설과 반박 정도가 주를 이루게 된다. 이들 블로거는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보충 취재’마저 제약돼 있기 때문에 잘못된 글을 올렸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어도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 같은 ‘취재의 제약’은 기존 언론사와의 신뢰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반면 정치나 기업체 이해 당사자들이 직접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는 이미 보편화돼 있다.

저작권과 사업화 가능성도 블로그 사회에서는 풀기 쉽지 않은 난제다. 아직 전업 블로그라고 할만한 사람도 드물고 블로그 글 쓰기를 전문적으로 한다고 해도 생계를 위해서는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해외에서 한 달에 수천만 원씩을 버는 블로그가 있다는 소식은 연일 블로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또한 공적인 영역에 올려야 될 것과 올려서는 안 되는 내용에 대한 구분이 희박해지면서 기업체의 비밀이나 개인 사생활 엿보기, 또는 지나치게 편향된 시각의 글들이 넘쳐나게 될 경우 블로그 전체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사례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부터 시작되는 사회 이슈는 갈수록 그 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제도권 언론매체와 독립 블로그는 서로 대립할 것이 아니라 모두 정보 민주주의를 가꾸는 주체로 서로 연대하고 보완해야 한다. 정보 주체와 객체의 벽이 허물어지는 미디어 2.0의 시대다. 당신은 아직도 블로그 주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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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미디어 전문 잡지(1월호)의 기고문이므로 허락없이 전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참고로 이 글에서 일부 내용은 그만이 작성한 포스팅 일부가 그대로 쓰였습니다.(어디서 봤더라.. 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 잡지 기고라서 참고나 링크나 URL이 빠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음번 미디어 2.0 컬럼에서 같은 주제로 다루게 될텐데요. 그때는 참고된 곳들의 링크를 달아보겠습니다.

* 그만이 그동안 작성한 '블로그'와 '미디어 2.0' 관련 글도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블로거도 다음 블로그 기자단될 수 있다" (12) | 2006/12/20
그만은 블로그란 언어로 당신과 대화합니다. (6) | 2006/12/12
블로거가 만든 자선 행사 참가 후기 (7) | 2006/12/10
'블로깅도 품격 있게' 블로그 예절 캠페인 확산 (2) | 2006/12/02
[미디어 2.0 컬럼] 지금은 미디어 2.0 시대(Updated) (3) | 2006/11/27
미디어 2.0 컬럼을 시작하며 (23) | 2006/11/24
블로그,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12) | 2006/11/23
그만이 보는 쓰레기 블로그 논란 (8) | 2006/10/12
‘롱테일을 주목하라’ 웹 2.0이 올드 미디어에게 주는 교훈 (1) | 2006/09/26
'빅마우스' 블로거, 가능성과 한계 | 2006/03/11
블로그 저널리즘? 그런 게 있나요? (3) | 200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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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2/23 01:21 2006/12/23 01:21

씽크프리에 대한 몇 가지 소식

Column Ring 2006/12/16 13:05 Posted by 그만
IT 업계는 내년 키워드로 부상할 온라인 오피스의 정점으로 씽크프리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씽크프리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솔루션이지만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MS의 굳건한 성 안에서 반란을 도모하고 있는 반란군이기도 하다. 이른바 '저항군' 정도의 의미일게다.

최근 블로고스피어에서도 그렇고 IT 언론들도 몇가지 사실을 놓고 정황 증거를 대며 구글과 연관시켜 말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이렇다.

1. 구글의 M&A팀이 한글과컴퓨터에 방문한 사실이 있다.
2. 이를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이 해외에 나가 있을 때 기자들에게 자랑삼아 이야기했다. 백 사장의 의도는 아마도 '우리 씽크프리가 이처럼 주목받고 있어요' 정도가 될 것이다.
3. 한글과컴퓨터가 세계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에는 회사 규모나 마케팅 능력이 모자란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것들이 합쳐지면서 구글이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인 씽크프리를 인수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게 된 것이다.

당일 주가는 흔들렸고 이내 '아직 구체적인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정도에서 주식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

구글, 씽크프리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있다. 하지만 인수할 단계는 아니다.
일단 한글과컴퓨터에서 확인해준 사실은 "구글의 M&A팀이 방문한 것은 사실이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갔다. 하지만 한컴 측에서 인수 의향을 물어보거나 구글이 얼마에 내놓겠느냐는 식의 발언은 없었으며 경영진들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구글의 한컴 방문은 결국 '간 보기'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한컴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적어도 올해 안에 '중대 발표'는 없을 것이지만 내년에 글로벌 업체에서 구체적인 제안이 오면 검토할 정도로 인수합병에 대해 열려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보다는 구체적인 제휴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구글과의 제휴 모델은 딱히 들어맞는 구석이 일단 없다. 구글이 라이틀리를 인수하고 구글 닥스를 오픈한 마당에 똑같은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씽크프리를 인수해 중복 투자를 일으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구글과의 M&A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와 씽크프리가 공동으로 '네이버 오피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에게 맞는 서비스인지 판단하는 것이 좀더 구글 입장에서 합리적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네이버 오피스는 무료[NHN 2007년 계획 발표] (7) | 2006/12/13

씽크프리, 아마존과 서비스 결합을 시도하다.
이보다 씽크프리는 아마존과의 제휴 모델을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씽크프리는 이미 구체적인 제휴 계약도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마존 측의 적극적인 구애에 화답한 상태다.

아마존과의 제휴는 아마도 '문서 공유'와 '검색'의 결합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씽크프리는 50만 건의 문서가 웹으로 저장돼 있으며 이 가운데 10만 건은 '공개 문서'로 분류돼 있다.

이를 검색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아마존의 A9.com 기술이 들어가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씽크프리는 좀더 공개 문서 활용에 적극적인 모델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 아마존의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저장공간도 제휴 항목에 들어가 있다.

네이버에게 저작도구와 문서 공유 솔루션 제휴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해외 쪽에서는 저작도구로서의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한 채 문서 공유 비즈니스를 아마존과 함께 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해외 웹OS 제품과 결합하는 모델도 추진중이라고 한컴 관계자는 밝혔다. 웹OS 솔루션 기업과 제휴해 그 안에서 오피스 제품군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저장 공간을 다시 아마존과 공유하는 식으로 MS와 구글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과 미국에서 씽크프리의 인기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온라인 오피스의 수익성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씽크프리의 유료화 사업모델도 대형 포털과의 제휴 등을 통해 무료화가 진행되고 다시 여기서 문서 공유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게 창출될 수 있으리란 것이 한컴측의 계산이다.

일단 씽크프리가 각종 대형 온라인 업체들과의 제휴와 공동 사업 진행을 원할하게 이어나갈 경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경쟁자가 될 것이다.

그만은 창업 7년만에 빛을 보고 있는 '은근과 끈기'의 벤처기업 씽크프리의 건승을 빌어본다.
Writer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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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2/16 13:05 2006/12/16 13:05
일찌기 랭키닷컴의 신뢰도에 큰 의문을 품어온 그만으로서는 최근에 접하는 랭키의 공격적인 홍보에 그다지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일단 트렌드와 추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그만도 종종 랭키닷컴의 트래픽 추세 데이터를 인용하곤 한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특히

IT신문 방문자수 49% 껑충[디지털 타임스]

와 같은 방식의 분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

특히, 종합일간지나 스포츠신문처럼 오프라인으로 보편화된 매체보다 신속성과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경제신문과 IT신문 등의 성과가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랭키닷컴이 이달 1일부터 5일까지의 일평균 방문자수와 11월 한 달간 요일별 평균 방문자수를 분석했을 때 경제신문은 53.0%, IT신문은 48.8%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따라서, 네티즌들이 보편적인 주제의 뉴스보다 속보성이나 전문성을 띄는 기사에서 언론사닷컴으로의 직접 방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됐다.

랭키닷컴 측은 "이슈 발생 시기에 따라 약간의 편차는 발생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아웃링크 전주에 조류 인플루엔자 등 굵직굵직한 문제들이 터져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언론사닷컴의 방문자수 증가는 아웃링크 서비스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일찌기 그만은 아웃링크가 실행되면 전반적으로 언론사의 독자들의 직접 방문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또한 그만은 몇 달 후면 사용자들의 학습으로 인해 3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증가분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은 카테고리별 증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 블로그만 봐도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주제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가에 대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건', '이름', '제품명', '서비스명'은 늘 실시간 인기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또한 IT쪽의 트래픽 유발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IT 인력들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정보를 취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단순히 통합 검색 이용자의 패턴에 불과할뿐, 아웃링크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언론사닷컴 종사자들 정도다. 콘텐츠가 좋으면 '아웃링크를 선호한다'고 말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아웃링크가 해당 언론사에게 도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좋은 콘텐츠 아웃링크로 직접 보기' 정도의 캠페인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대다수 포털 이용자들은 아웃링크를 불편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랭키닷컴의 이 분석은 데이터에 대한 해설이라기보다 '억지 춘향'이며 '추측성 작문' 정도다. 카테고리별 증가로 볼까?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어떨까?

메이저 일간지 20% 증가, 마이너 일간지 60% 증가.

100명 들어오는 곳의 20% 증가와 10명 들어오는 곳의 60% 증가.

무슨 의미인줄 알 것이다. 이는 퍼센트의 오류에 빠져버린 분석이다. 절대량을 가치기준으로 삼아 상대적인 증가율을 분석할 때 종종 발견되는 오류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페이지 뷰가 5% 떨어진 것과 MSN의 페이지 뷰가 5% 떨어진 것으로 봐서 '동등하게 떨어져 나갔다고 볼 수 있는가? 당연히 네이버의 5%는 4천만 중의 5%이며 MSN의 페이지뷰는 500만의 5%다. (예를 들자면..^^)

퍼센트 해석 방식에서 '틀렸다'

물론 디지털타임스 기사에서 '측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다만 랭키닷컴의 분석을 따라 단순히 % 증감을 이유로 카테고리를 따지면 'IT신문 방문이 껑충 뛰었다'는 이상한 제목이 도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만이 알고 있는 모 IT 전문 사이트는 100% 올랐다고 하며, 또 다른 곳은 200%가 올랐단다.

그럼 이렇게 말할까?

"디지털타임스는 고작 50% 증가에 그쳤으나 000는 200% 가까이 올라 큰 편차를 보였다."

또 제목엔 이렇게 달아보자.

"네티즌, 메이저 IT신문 직접 방문 외면"

말 되는 듯 보이는가. 퍼센트의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글쓴이나 정책자들이나 모두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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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2/07 13:07 2006/12/07 13:07
이 블로그는 정치용 포스트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만, 사실은 그만도 정치 분야 (비슷한)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몇 가지를 빼고는

재미 없는 논리 | 2003/12/26
[미디어 비평] 제목이 갖는 의미 | 2004/01/04
[오늘의 댓글] 침묵의 나선효과 (2) | 2006/11/03

아래 글들은 예전 블로그에서 이사해오지 않았습니다. 이 글들은 현재 직장에 있지 않았을 때의 글입니다.

2004년 3, 4월 즈음해서 저도 정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죠..^^;

NL과 PD를 넘어서2004/03/21
노사모를 해체하라2004/03/13
도올이 말하고 싶었던 것2004/01/07
[미디어 비평] 제목이 갖는 의미2004/01/04
쓰레기 같은 발상2003/12/16
당신은 좌파입니까?2004/04/20
승리했습니까? 2004/04/16
미디어의 편가르기2004/02/03

그만의 정치 성향이 짐작 가십니까?

요즘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왈가왈부 참 말이 많습니다만 저도 오늘은 늦은 밤에 뜬금없는 생각들을 해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점과 가장 잘못한 점은 어쩌면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죠.(마릴린 먼로가 말한 것인지는 확인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날 좋아하는 이유로 사람들은 날 싫어한다"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로 그를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나라 가장 윗분'이어야 할 대통령이 너무 가벼운 말만 하고 있나요?

절대권력의 상징인 대통령을 누구나 맘 놓고 욕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은 그 때문인가요?

야당이 싫어할만한 일만 하다가 결정적으로 좋아할만한 일(이라크 파병, FTA 등)을 하면 야당은 당황하게 마련이죠. 어쩌면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만 기울어진 국민들을 더 헷갈리게 만든 대통령이기도 하죠.

'같이 정부를 맡아서 일하자'는 대연정 제안에 야당은 한사코 싫다고만 합니다. 저런, 그러다 나중에 권력 잡으면 그 책임감과 부담감은 어쩌시려구요. 여전히 한나라당은 과반수 당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주인들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권력인 '병권'을 되돌려 받자는데 물불 안 가리고 반대하면서 폭탄주 술병이나 돌리며 '병권'을 논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니 말이 꼬이고 현실이 어쩌구 다른 나라는 어쩌구 하면서 민망한 이야기만 나오다가 뜬금 없이 '미국이 결국 비용부담을 떠앉기 싫어서 전시작전권 돌려주려 한다'는 식의 자승자박하는 논리가 나오는 겁니다. 그토록 추종하던 미국을 스스로 의심해버리고 마는 상황으로 번져 버렸죠.

일관되게 '코드 인사'를 비판하는 야당은 나중에 집권하면 어쩌려고 자꾸 비판한답니까? 요직에 보수들만 앉히면 부메랑 처럼 '코드 인사'라는 비난이 되돌아 올텐데요. 걱정 좀 되겠죠? 그들이 비판하는 386이 이제 사회의 중추 세력인 40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것은 아니겠죠?

'탄핵역풍'이 의도된 것인지 결과론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의 거듭되는 얕은 꾀는 그다지 믿음직스럽진 않군요. 거두가 같은 당에 두 세 마리씩 있는 것도 불안할겁니다.

열린우리당은 혼 좀 나야겠죠? 하라는 일은 제대로 마무리하지도 못한 채 맨날 끌려다니면서 언론의 눈치만 살펴보고 있군요. 언론이 말하는 '여론'은 '가상현실'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나요? 정치인들 스스로 말하는 '국민' 또한 '가상현실' 속의 등장인물일 수 밖에 없죠.

다시 되돌아 와서, 요즘 유행하는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네요.

노무현 대통령 때 우리가 본 것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가졌던 '나랏님'과 '윗분'들의 '절대 권위'가 무너지는 장면들일겁니다.

검사가 대통령에게 막나가고, 의회가 탄핵 가결한 것을 헌법재판소가 무효로 만들고, 정부가 결정한 행정수도 이전에 헌법재판소가 관습법 운운하며 위헌이라고 판결하고, 검사가 올린 영장을 수차례 법원이 거부하고, 법관을 검사가 기소하고, 경찰이 검찰과 대립하고, 인권위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라 하고, 어머니 성을 따를 수 있게 되고, 방송과 통신 융합에 정부 내부에서 토론하고, 언론을 무시하고 정부가 뉴스 사이트 만들어 언론과 말싸움하고, 관훈토론 정도 해줘야 하는 최고권력자가 인터넷에서 댓글을 보고 대답하고,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랑 세금으로 싸우고, 의원이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요구하고, 국회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나라 꼴이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군요."

또는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이처럼 단 시간 내에 우리 사회는 다원화되고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역동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군요."


그만이 보기에 노무현 대통령 다음 대통령은 정말 '할 맛 안 날 겁니다' 어디 힘들어서 해먹겠습니까? 다음 대통령은 앞으로 제대로 못하면 지금 노 대통령을 욕하고 무시하는 수준 이상으로 많이 얻어 맞을 것 같은데요... 그쵸?

어차피 노무현 대통령이 뽑혔을 때에는 '새마을 운동'이나 '경제발전 5개년 계획' 같은 경제발전을 주문하지는 않았죠.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과 가장 잘못한 일은 어쩌면 똑같습니다. '권력 분산'

흩어진 권력은 이제 다시 모으기 정말 힘들겁니다. ^^

결국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입니까? 보수 여러분, 끝까지 이거 너무 말리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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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2/01 00:44 2006/12/01 00:44

평가(rating, or reputation).

평가 시스템은 현재 우리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구글은 기계적인 계산법에 의해 서로 신뢰로 묶이고 연결돼 있는 웹사이트를 평가하고 랭킹(순위)을 매겨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의미로는 집단 지성이 평가한 것들을 모아 결과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방법은 매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미있는 수치(또는 크리티컬 매스)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실시간 검색어와 같은 경우는 아예 양으로 승부를 보지만 집단지성으로 갖춰진 정확한 정보가 걸러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한 영화에 10명이 별점 4개를 준 것과 100명이 별점 4개를 준 것과는 신뢰성에서 차이가 있거든요.

■ 관련 포스팅 : 네이버, 도서 평가단 300명 모집[★★★★] (1) | 2006/08/16

하지만 초기 콘텐츠 시장에서는 '입소문'이 어디서 시작되든 절대량을 갖춘 곳에서는 각종 평가가 이뤄지고 이에 대한 신뢰성이 부여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선의의 평가'가 절대량이 갖춰지기 전에 '조작'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죠.
예를 들면 요즘 새로 개봉하는 영화마다 이상하게 마케팅비를 많이 쏟은 영화들이 평점이 많이 높아지는 것을 목격하셨습니까? 이는 조직적인 초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적인 평가들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구글 폭탄'으로 검색해보시면 이 뜻을 짐작하실 겁니다.

실제로 제 지인은 영화 마케팅을 하고 있고 적지않은 시간 동안 적지 않은 인력을 동원해 영화 평가(별점주기) 높이기에 혈안이 되곤 한다고 하더군요. 또는 음악도 마찬가지구요. 특정 팬들이 특정 가수를 띄워주기 위한 검색어 러시도 우리는 종종 목격합니다.

이는 기존 마케팅 방법으로 언론에 평가에 대한 요구와 함께 광고 압력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지만 포털에서는 기존 마케팅 방법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초기에 입소문 띄우기 마케팅이 활성화 된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초기의 이런 조작은 절대량이 많아질수록 그나마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안전장치가 있겠지만 집단 평가를 완벽하게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구글도 웹 검색을 통해 맨 위에 사이트 바로가기나 해당 키워드를 담은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에 대한 보완이라고 봅니다.

추천(recommendation).

자, 이제 좀더 진보된 영역으로 가봅시다. 웹 2.0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모든 이슈가 집단 이성에 의존하고 신기술에 경도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떤 이들은 신문이나 기성 언론사들이 무너질 것이란 성급한 예측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언론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음악 사이트가 아무리 대세를 이룬다고 해도 디제이가 선곡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라디오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는 권위자,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소스에 의한 추천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만은 블로그 초기에 '블로그 콘텐츠의 빅뱅'과 함께 이런 기획을 했습니다.

권위를 가진 빅마우스, 또는 권위자의 '추천 블로그'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넘쳐나는 책들 사이에서 여전히 서평이 좋은 책이 상위를 차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콘텐츠를 고르는 눈은 저마다 다르고 평가 방식이 한정적일 때 우리는 직접 모든 콘텐츠를 찾아다니기보다 '아, 누가 좋은 콘텐츠를 소개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이런 방식을 '추천'에 의한 권위 부여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방식이 생겨날겁니다.

예전에는 골프 관련 상식이나 골프 관련 소식이 한정적일 때는 소수가 콘텐츠를 소유하거나 자기들끼리 범용적인 콘텐츠를 추천해주기 시작했죠. 하지만 관심이 많아지면서 각종 소스가 넘쳐나게 됩니다. 넘쳐나는 소스에 기뻐하다가도 옥석을 가리는 데 개인이 들여야 할 시간이 많아지죠. 이때 다시 추천이란 방식을 사용하게 되고 이때는 전문적인 영역의 추천이 득세하게 됩니다.

넘쳐나는 콘텐츠 가운데 다수를 위해 역시 소수가 추천을 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고 이 소수의 권위에 따라 추천 받은 콘텐츠의 우열이 나뉘어 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전문 콘텐츠 영역의 언론이 생겨날 수 있는 토양은 언제든 있다는 생각입니다. 언론은 죽지 않습니다. 좀더 자신의 역할을 다수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했을 때 귀찮아하는 선별 작업을 대행해주는 역할로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그만은 일부 이러한 시스템을 실험해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참여를 권해봅니다.^^;(제발 잘난 척 하고 있네..라는 비아냥은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지 그만 자신의 신뢰도에 대한 맹신으로 이런 실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블로그는 주관적이니까요)

■ 관련 포스팅 : '그만의 별점주기' 들어갑니다..

이런 것도 가능하겠죠. 올블로그에서 특정한 블로거에게 오늘의 추천 포스팅을 의뢰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이 블로거의 신뢰도 평가를 통해 이 블로거에게 권위를 부여한다면 이 블로거가 평가하는 포스팅은 덩달아 권위와 신뢰도를 나눠갖게 될 것입니다. 이 것 역시 블로거들의 역할 분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는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digg.com이나 news2.co.kr은 이러한 추천과 평가가 어우러지는 시스템이지만 개인 브랜드에게 신뢰도나 권위를 부여하는 시스템은 아니죠. 여전히 뉴욕타임즈나 조선일보가 선택해주는 것을 먹고 소화하는 권위 지향형 인간들이 더 많습니다. 이들은 참여보다는 소극적인 독자(수용자)들이며 평가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피곤하게 생각하는 다수들이죠.

조금은 추상적인 어법을 사용했습니다만, 조만간 구체적인 사례를 좀더 보강토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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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27 17:44 2006/11/27 17:44

개발자가 소스를 공개해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가듯이,
서비스 기업이 베타 서비스를 공개해 문제점을 고쳐 나가듯이,

어제 컬럼 진행상황에 대한 글에 이어

글쟁이의 글쓰기 초안을 공개해 좀더 많은 독자들에게 좀더 좋은 글을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 베타'를 실험해봅니다.

오타도 찾아주시고, 비문도 찾아주시고, 추가할 사례도 지적해주세요.

논리적인 비약도 비판해주시고, 부족한 논리는 보충해주세요.

단, 글쓰기 주인은 그만이라는 점 때문에 가급적 많은 의견을 수용하겠지만 일부 반영되지 않거나 반대되는 의견에는 따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특별히 다뤄야 할 주제를 주시면 다음번 컬럼으로 넘기겠습니다.

자 소스 분석 들어가시죠..^^;;

이 글의 제출 마감은 월요일입니다.


* 이 글에 대한 댓글 하나..^^;; 이메일 두 통을 받았습니다. 내용 수정에 많은 참고가 되었으며 약 9번의 수정 절차를 거쳐 해당 미디어에 송고했습니다.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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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미디어 2.0 시대

최근 1, 2년 사이에 IT 업계는 ‘웹 2.0 소용돌이’가 진행중이다. ‘웹 2.0’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변인을 설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용어로 탈바꿈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인터넷 관련 종사자들을 중심으로만 웹 2.0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은 기업과 서비스들의 생존법을 설명한 ‘웹 2.0’은 처음에 단순한 마케팅 용어쯤으로 치부됐다. 그러다 점차 ‘커뮤니티 2.0’, ‘모바일 2.0’, ‘홈페이지 2.0’, ‘시큐리티 2.0’, ‘쇼핑 2.0’, ‘검색 2.0’ 등 다양한 ‘2.0’ 아류들이 IT 관련 사업자들로부터 광범위하게 거론되면서 웹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할 수 있는 광의의 개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웹 2.0’이란 용어에 경도돼 새로운 버블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버블 2.0’이란 삐딱한 시선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들이대는 ‘미디어 2.0’이란 용어가 독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게다가 실제로 ‘미디어 2.0’이란 이름을 가진 기업이 있으니 더욱 조심스럽다.

하지만 현재 혼란스런 미디어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정리할만한 ‘키워드’가 필요하다는 당위성과,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가 서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는 용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칼럼에서 ‘미디어 2.0’이란 용어를 차용하기로 결정했다.

미디어 2.0은 무엇인가.

어쩌면 ‘미디어 2.0’을 정의하는 것보다 웹 2.0을 설명하고 몇 개의 가지를 쳐내면 미디어 2.0을 좀 더 잘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도식화의 위험에 빠질 위험이 있음에도 다음과 같은 도표를 사용해 미디어 2.0을 설명하는 것은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Media 1.0

Media 2.0

생산 주체

생산자≠수용자

생산자↔수용자

유통

일방향 단일 유통

다채널 복수 유통

브랜드

권위형 브랜드

개인형 브랜드

정보흐름

정보 집중

정보 분배 · 공유

콘텐츠 성격

권위적, 범용적

종합적, 객관적

즉흥적, 전문적

단편적, 주관적

정보 노출

종합 편집 · 편성

단품 개별 노출

광고

규격화, 정형화

롱테일 광고

이 컬럼에서 편의상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을 구분했지만 현실 세계에서 미디어 1.0 기업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며 미디어 2.0 시대에 진입했다고는 하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우리가 크게 느낄 만큼의 큰 변혁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을 상대적으로 구분해 설명하는 것은, 기성 미디어들이 기존의 관습에 얽매여 있는 동안 이미 새로운 유통과 소비 방식이 미디어 업계 전반에 알게 모르게 젖어들듯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표는 기성 미디어들에게 앞으로 미디어 2.0의 현상을 이해하고 올바로 대처할수록 생존과 번영의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생산 주체, 소수 엘리트에서 익명 대중에게로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렸던 오픈웹투콘 컨퍼런스에서 필자는 미디어 2.0을 ‘정보 민주화’라는 말로 단정지어 설명했다. 올드미디어에 대항해 태어난 뉴미디어 개념이라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독점해왔던 정보 생산과 유통 과정이 소비자, 또는 수용자에게로 분배되고 공유되고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소수가 다수를 대변한다는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과 맞물려 우리 사회는 소수 엘리트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해왔다. 그런데 정작 언론은 원래부터 수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메신저’, 또는 ‘대행업자’였다는 점을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기존 미디어들이 지나치게 공급자 위주의 시각으로 ‘일방통행’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공중파 방송사들의 방송시간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절대 시청시간은 떨어져만 가고 있으며 신문사들의 구독자수는 감소 추세다. 잡지와 라디오는 이미 대중매체가 아니라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소수 매체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언론사라고 해도 콘텐츠를 생산에 참여하는 인원은 고작 수천명 수준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5년 3월말 현재 신문, 방송, 통신, 위성? 케이블방송 등 전국 302개 언론사 종사자는 총 4만 116명이다. 언론재단이 내놓은 이 자료에서 잡지나 출판을 제외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는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음을 직감한다. 적어도 4800만 인구 가운데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은 사람들’보다 터무니없게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한 소수가 다수를 대신해 사회 현상을 알려주고 해석해주는 곳이 대중매체였다. 따라서 이들은 '종합적'이고 '범용적'이며 '객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권위적'일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다양한 전문분야가 생겨나고 독자와 시청자들의 다양해지는 관심사를 심도있게 받쳐주지 못했다.

이러한 대중매체의 특성상 메시지 수준을 깊이 있게 만들기 힘든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미디어 1.0 시대의 언론사는 수용자의 눈높이를 평균내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정도로 맞추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단일 언론사가 제 아무리 기자가 많더라도 분야별로는 소수일 수밖에 없으므로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모두 소화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방법'이 달라졌다

<와이어드>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경제학>에서도 지적하듯이 주류 미디어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감소할 것이며 수많은 개인 미디어의 출현으로 꼬리는 점차 두툼해지고 길어질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가 700만개가 개설돼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2000만 개 이상의 블로그 주소가 인터넷에 존재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의 63%가 블로그를 개설해놓고 있다. 당연히 개설한 것과 운영하는 것과의 괴리는 크기 때문에 이런 절대적인 수치가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2000만개 이상의 잠재 콘텐츠 생산자가 대기중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어쨌든 범위를 좁혀서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는 이들이 모여 있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가 4만명이고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 기자단 등록 블로거가 2만명을 넘었다. 중복 사용자가 있겠지만 설치형 블로그 사용자가 절반이 넘는 올블로그에서는 2만 5천개 이상의 블로그가 매일 수많은 글을 인터넷에 발송(피드)하고 있다.

중복사용자를 쉽게 가려낼 수는 없지만 이들 가운데 10%만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고 해도 이미 8500명의 거대 기자 연합체가 되는 것이다. 국내 가장 큰 언론사의 종사자가 고작 3000명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드디어 ‘세상을 향해 말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신문과 방송에 기고하거나 출연하는 것이 ‘세상을 향해 말하는 방법’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단순한 행위만으로도 마찬가지가 됐다.

예전에는 공명심 때문에라도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팔고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00대학 학자나 00증권 애널리스트 등이 ‘전문가’들로 나와 세상을 진단했다면 지금은 스스로 전문적인 식견을 블로그에 올리고 정정당당하게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무명의 ‘현장의 전문가’ 시대가 도래했다. 이 역시 거대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인터넷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는 3000만명이 넘었다. 소수가 편집하고 소수가 의제를 설정해 제한적인 다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왔던 신문 매체의 잠재 수용자는 많아야 200만이며 회독률을 감안하더라도 400만명이 안 된다. 그러나 인터넷을 이용하면 어떤 글이라도 그 글이 있는 그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인터넷 사용자 개인이 확보한 잠재 수용자는 3000만명인 셈이다. 매우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개똥녀' 사진은 개인이 찍었지만 전국민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발적인 콘텐츠 공급과 수요

이렇듯 공급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미디어 2.0 시대의 특징이다. 다만 공급과 수요가 늘었다는 것은 집중적인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콘텐츠의 수가 적어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한 영역에서 국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개인 미디어(또는 작은 미디어)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단순히 섬처럼 외진 곳에 글을 올린다고 해서 누가 봐줄 것이냐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이미 그런 섬들을 찾아주는 서비스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블로그, 오픈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플러스와 같은 메타 블로그는 블로그 섬들을 여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으며 미디어다음과 같은 곳에서는 기성 미디어의 기사와 블로거가 작성한 기사를 동등하게 취급한다. 최근에는 기사는 물론 블로그 포스트 모두를 가리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 서로 추천해주고 이슈화시키는 digg.com의 모델과 흡사한 뉴스2.0이란 사이트가 블로거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이런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구글이나 엠파스 같은 전문 검색들이 독자들을 생산자들과 연결시켜준다. 독자들에게 콘텐츠를 배포하는 비용이 실질적으로는 ‘0’에 가깝기 때문에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했다. 지면의 제약이나 분량, 게재 주기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

미디어 2.0은 인터넷에 의해 소수의 정보 집중에 따른 권력이 분산되고 논의의 장이 확대되는 새대적인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필자는 미디어 2.0을 정보 민주화라고 정의내린 것이다.

* 이 컬럼은 모두 열 편이 기획돼 있다. 필자는 컬럼 진행상황을 블로그에 올려놓았으며 단 한 건의 댓글에도 영향을 받아 내용을 수정해 나가게 될 것이다. 또한 그 다음 컬럼에는 독자들이 일러주는 각종 사례들이 소개될 것이며 다시 독자들로부터 의견을 받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미디어 2.0 시대의 새로운 제보 방식이다. 이제는 글쓰기도 오픈소스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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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27 10:02 2006/11/27 10:02

나는 하나가 아니다

Column Ring 2006/11/25 12:18 Posted by 그만
어린 나이에 일관성에 대한 수많은 일화를 배우게 된다.

생활의 일관성, 논리의 일관성, 관심의 일관성. 심지어 최근에는 '미쳐야 미친다'라는 책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에 극한의 경지까지 몰두하면 어떤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지까지 배우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개별적 인격체이다. 조직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한 가지 고정 관념으로 씌우기 힘든 것이 그 이유다.

"일본은 밉지만 일본인은 미워하지 않는다"
"북한은 압박해야 하지만 북한인에게는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등의 말은 오랜 기간 동안 '일관성'에 젖어온 우리들에게는 상당히 혼란스러움을 준다.

또 다른 예를 블로그 시각으로 풀어보자.

"조선일보는 쓰레기 신문이지만 정보는 가장 많다"
"네이버 댓글의 수준은 너무 낮지만 댓글 시스템은 가장 훌륭하다"
"엠파스 검색이 우수하지만 네이버에서 검색한다"
"전문적인 내용은 구글이 잘 찾아 주지만 내 첫 화면은 네이버다"

도대체 '결론이 뭐냐'고 반사적으로 묻게 된다.

실상 우리 안에는 이미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돼 있으나 우리의 인지는 늘 '한 가지' 결론에 도달시키고 '관성의 법칙'에 의해 자신의 주장을 공고히 하는 경우가 많다.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에서 우리는 종말에 대해 설파하는 종교인들이 심판의 날을 정해두고 그 이전과 이후에 어떤 심리적인 변인을 겪게 되는지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일단 이 종교는 심판의 날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종교인들 스스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라도 자신의 종교에 대한 확신을 강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종말을 이야기하고 터무니 없는 논리로 종교 세력을 늘려가고 있는 수많은 종교인들이 왜 끊임없이 자기 방어와 공격적인 선교활동을 일관되게 하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언론 조직, 일관성이 만든 함정
언론도 마찬가지다. 조직 내부에 다양한 목소리가 있지만 조직 전체적으로는 한 가지 방향으로 움직인다.

보수 신문이 어느날 개혁 세력을 두둔하면 진보 독자는 물론 보수 독자들까지 큰 심리적 동요를 일으킨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보수 신문 안에서도 진보 세력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도 진보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보수 시각의 기사를 쓰게 되는 경우도 많다. 세상이 바뀌어도 그들은 그들 조직의 시각으로만 기사를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언론 조직은 요즘 분화 과정이다. (컨버전스?, 통합? 어쩌구는 개풀 뜯어먹는 소리다.. 아직 멀어도 한 참 멀었다)

신문사는 신문사닷컴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신문사 내부에는 잡지도 있고 단행본 발간하는 조직도 있다.

요즘에는 신문사닷컴들도 자체 기사를 쓰고 있다. 이들은 신문사와 밀접한 연계가 있으면서도 독립적이다.

최근 한 가지 사례가 그만의 눈에 띄였다.

'엉뚱한 곳에 채찍질 말라' [lswcap.com]

전자신문 데스크라인 기사를 보니 '먼 길 가는 말에게 채찍질을 하지 말라'는 제목이 보이더군요. 이 글은 얼마 전 인터넷에 올랐던 팬택계열의 0엔폰에 대한 기사를 비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이 기자는 전자신문의 컬럼을 블로그를 통해 비판하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전자신문이 비판 대상으로 삼은 글은 전자신문인터넷에 실렸던 '사실은 0엔폰?'이란 컬럼이었다.

일관성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가.

바깥에서 보기에 한몸인 이들끼리 서로 비판하고 있다.

누가 전자신문인가.

그만은 앞에 들었던 예를 이 건과 연결시켜보겠다.

"전자신문의 주장은 옳으나 전자신문인터넷의 주장은 옳지 않다"
또는
"전자신문인터넷은 바른 소리를 하는 언론이지만 전자신문은 쓸데없는 소리를 자주하는 언론이다"

우리의 인지는 이미 부조화 상태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원론으로 돌아가보면 어쩌면 해석이 가능하다.

'내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유행가의 가사 처럼[문득 조성모-가시나무를 듣고 싶다구요?--;]

우리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갈등 상황을 겪게 되고 단지 순간적으로 A라는 내가 이겼을 뿐 늘 A가 이기라는 법은 없다. B와 C라는 나도 늘 뛰쳐나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 조직이 민주화되려면 그들 스스로 일관성의 함정에서 벗어나 스스로 혁신하고 있는 토론의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미디어 1.0 마인드로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즉 네이버 뉴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기자가 어떤 기사를 썼느냐로 축소돼 가고 있는 마이크로미디어, 퍼스널 브랜드로 해석해야 하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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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5 12:18 2006/11/25 12:18

그만이 보는 웹 3.0 논란

Column Ring 2006/11/22 15:15 Posted by 그만
일단 뜬금없는 웹 3.0이란 단어가 등장한 기사를 찾으려면 간편하게 네이버 뉴스에서 검색을 해봅시다.

[기고]3.0, 보안의식은 1.0   머니투데이 [IT/과학]  2006.11.22 오전 10:45
`1인맞춤 인터넷` 웹3.0시대 곧 온다   매일경제 [경제]  2006.11.21 오후 22:02
[홍명호 칼럼] `웹3.0` 논쟁과 `미디어2.0`   디지털타임스 [칼럼]  2006.11.20 오전 06:11
맞춤답안' 제공하는 웹3.0 태동   프레시안 [IT/과학]  2006.11.14 오후 17:33
‘내마음 알아주는’검색엔진 웹3.0 시대가 열린다   문화일보 [IT/과학]  2006.11.14 오후 16:08
<인공지능 '웹 3.0' 시대 열리나>   연합뉴스 [세계]  2006.11.13 오후 17:25

웹 3.0 이야기에 안철수 연구소 오석주 대표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거의 좌절을 느끼게 됩니다.

자, 자, 정신 차리고 다시 한 번 살펴보죠.

왜 갑자기 '웹 3.0'인가?

그만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발끈'하는 포스팅이 줄 지어 나오고 있었죠. 따로 소개하지는 않겠으나 손쉽게 엠파스 블로그 검색이나 올블로그 검색으로 찾아보면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웹 3.0에 대한 글을 몇개만 소개하면,

뉴욕타임즈의 "Web 3.0" 기사 ?[HOLLOBLOG (별주부뎐)]

Welcome Web 3.0![ROUGH TYPE]

What’s next after Web 2.0?[ZDNet.com Blog]

대충 감이 잡히겠지만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과 '뉴욕타임즈(NYT)'가 발단이 됐죠.

웹 3.0의 예라며 소개하는 글이 압권입니다.

“50만원 예산으로 11살 아들과 바닷가에서 4박5일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은데 가장 좋은 휴가계획을 알려주세요.” 인터넷 검색엔진에 이런 내용을 넣으면 해수욕장 이름이나 기차 편, 호텔 리스트가 줄줄이 뜨겠지만 그것들을 다 검토하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검색엔진이 내 마음을 알고 내가 원하는 답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웹3.0 시대에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문화일보 2006-11-14 16:08]
그만은 웹 3.0에 대한 논란의 확산을 경계합니다. 이 포스팅 이후로는 웹 3.0에 대한 글을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웹 2.0이 왜 어려운지 지난 번 포스팅에서 설명한 바 있죠.

웹 2.0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 | 2006/03/31

그 내용 가운데 그만의 생각을 이렇게 풀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로는 웹 2.0이란 단어는 서바이버(살아남은 자)들의 모습을 보고 이들의 공통점을 뽑아낸 뒤 다시 각 요소를 뭉쳐 하나의 트렌드성 단어로 만들다 보니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생겨난 단어'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현재 업계에서는 하나의 단어 안에 여러 종류의 논의를 공통적으로 섞어놓으니 메시지가 혼란스러워 지는 겁니다.

요즘 인터넷 관련 홍보 담당자들과 면담할 때마다 기자들에게 웹 2.0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에게 저는 '차라리 메시지를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라고 말해줍니다.


이제는 누구나 '2.0'이 마케팅 용어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 이 업계 빼고는 웹 2.0이 뭔지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수두룩 합니다.

그만은 웹 2.0에 대해 사실은 '구호'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잘 살아보세'같은 거죠.

그 저간에는 '인터넷 근본주의'와 '창조적 파괴'의 정신이 흐른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2.0을 정보 민주화라고 설명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으로 돌아가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알고 싶은 욕구가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각종 기술과 서비스의 도움이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현상을 설명하고 싶었던 것이죠.

웹 2.0이 단순한 '서바이버'의 논리가 아닌, 좀더 표준에 가까운 웹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과 인간의 생각하는 방식으로 분류하자는 '태그', 인간이 사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에 집중하자는 'AJAX', 그리고 누구나 언론의 수용자가 아닌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블로그'(그만이 심하게 주장하는 미디어 2.0), 순서대로 읽어나가는 방식보다 떠오르는 단어가 포함돼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는 '검색', 대중사회에서 소외 받았던 소수가 모인 '롱테일'의 시장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역시 그러합니다. 또한 누구나 인생의 주인공이고 싶고 성선설 이론을 깔고 있는 '집단지성' 등이 그만의 이러한 생각을 더욱 공고화 시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이 웹 2.0을 인본주의로 해석하며 각 분야별로 집중적인 개선과 발전, 그리고 확대 재생산과 창조적 파괴를 주문하는 이유가 또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웹 3.0은 무엇입니까? 결국 인공지능에 의한 지식 수집과 결과 도출 정도란 말입니까?

인공지능을 이용한 돈벌이에 관심이 많은 인간들의 '언어 유희'에 불과하죠.

고작 그것을 가지고 웹 2.0에서 발전했다고 보는 것입니까?

웹 3.0 논란은 쓰레기입니다. 웹 2.0만한 폭발력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또는 식상하다고 느끼는 기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웹 2.0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구현해야 할 책임을 느끼고 더 많은 것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는 시점에서 웹 3.0은 콧방귀가 나오는 단어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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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22 15:15 2006/11/22 15:15

어느 업계나 트렌드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신문사에게는 마치 유행처럼 온오프 통합 뉴스룸에 대해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남이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정보 수집에 혈안이 돼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영진이 앞장서 주도적으로 온오프 통합 뉴스룸을 비롯한 온오프 통합 전략을 실행해 가고 있는 곳도 있다. 실제로 드물지만 국내 언론사 가운데 몇 곳은 통합 뉴스룸을 조직화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눈에 띄는 '성공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성급하게 성공이나 아니냐를 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필자가 한국식 온오프 통합 뉴스룸이 반드시 실패할 것이란 우려를 하는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국내 언론사들이 온오프 조직을 통합을 하기 전에 이미 조직원 사이의 인식 통합에 실패했거나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왜 온오프 통합룸이 필요한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언론사 비즈니스로는 온오프 통합으로 이끌어내야 할 성과가 딱히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더욱 아쉬운 것은 기성 언론사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 자체만으로는 소비자와 시장이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도나도 고민하는 통합 뉴스룸

물 건너 유럽과 미국의 대형 언론사들마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은 국내 미디어들 사이에서 크게 화두가 됐다. 독자들이야 말단에서 언제 어떤 뉴스를 볼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관심 정도만 있겠지만 국내 미디어들은 이미 '포털 뉴스'에게 뜨거운 맛을 봤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해외 미디어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미디어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이 문제에 대해 '관심'과 '논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실행해야 말지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국내 미디어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 사례로 들만한 곳은 한겨레신문과 국민일보, 중앙일보, CBS 정도다. 일부 MBC나 SBS 등의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이렇다 할 성과가 밖으로 비쳐지지는 못하고 있다.

이중 일부는 자회사 형태의 언론사닷컴 기자를 본지 편집국으로 파견해 오후에 발간되는 신문이 나오기 전까지의 뉴스를 처리하도록 업무 지침을 받아 일을 한다. 다른 곳은 시민 기자로부터 제보받은 기사나 내부 기자가 제공한 정보를 가공해 온라인 뉴스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또한 모 신문사는 아예 본지 기자를 언론사닷컴으로, 언론사닷컴 인력을 본지 편집국으로 교차 파견하는 식으로 온오프 사이의 조직적인 연대를 고려하는 곳도 있다.

신문사와 방송사는 생산되는 데이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문사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중요한 데이터로 다루고 좀더 속보에 치중하며 품질 높은 소식을 빨리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반면, 방송사는 기존의 아날로그 영상 자산을 디지털화하고 제작과 송출에 이르는 과정을 디지털화 해 이를 다시 인터넷과 DMB 등에 공급할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워싱톤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 사례는 국내 미디어에 상당한 자극을 주었으며 이와 비슷한 형태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인터넷 뉴스에서 재미를 본 C사의 경우 기자들이 모바일로 영상과 텍스트 뉴스를 송고하고 이를 즉각 온라인 콘텐츠화 해 기사를 납품하는 포털이나 제휴사로 넘기는 기술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J사의 경우 최근 온라인 콘텐츠 브랜드를 통일하고 온오프 통합 조직을 통해 콘텐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 새로운 방식의 온오프 대응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통합 뉴스룸, 성공사례 없다

그러나 이 사안에 대해 국내 미디어들의 관심이 지난 몇 년 동안 지속되고 실제로 수행하는 미디어 기업들이 있음에도 어디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 없다.

K사의 경우 멀티미디어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 온라인 편집부를 따로 두고 자체적인 동영상 제작인력까지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통합 뉴스룸 전략을 짰지만 아직까지 성공사례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 매체사의 경우 온라인 포털에도 실시간 뉴스를 공급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결국 내부 인력들의 잦은 교체와 전략적인 차원의 감원 등으로 인해 결국 소규모 온라인 인력만 남아 일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한 신문사의 경우 전략적인 차원에서 인터넷 인력을 보강하고 온오프 콘텐츠 교류를 통한 통합 뉴스룸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나 인터넷 인력 수급 자체가 워낙 소규모로 이뤄져 실질적인 통합 작업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신문사닷컴의 경우는 공격적으로 다수의 인터넷 인력을 두고 자체 기사를 생산하고 있지만 본지 쪽에서 딱히 전략적인 통합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지지부진한 경우도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별도의 데스크와 별도의 기사 생산이 중복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온오프 1 대 1 통합이나 조직간의 파견 방식을 서로 거부하는 등 조직 통합 논의 자체가 거론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조직 통합이 가져온 온라인 종사자의 좌절감

앞서 언급했듯이 통합 논의 역사가 짧은 탓에 성공사례를 찾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시기를 문제 삼기 전에 한국 미디어의 고질적인 문제가 온오프 통합 뉴스룸 전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전통적인 ‘신입 공채’ 위주의 신문사와 ‘경력자 특채’ 위주의 온라인 조직 간의 정서적 충돌이 있는 것이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에 적극적이었던 모 언론사의 경우 일찌감치 조직적인 통합을 완성했음에도 오프라인 기자와 온라인 기사 사이의 불화로 인해 인력의 유출이 발생했다. 대부분 비분강개 하며 회사를 떠난 곳은 온라인 종사자였으며 회사는 오프라인 기자를 온라인으로 돌리지도 못하고 온라인 기자를 오프라인 기자들의 작업 패턴에 적응시키지도 못했다.

뿌리깊은 ‘기수 문화’와 ‘피라미드 구조’, ‘선후배 줄서기’ 등의 한국 언론의 병폐가 새로운 시대의 희망으로 거론되는 온오프 통합 뉴스룸의 걸림돌이 될줄은 경영진조차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속보에 대한 강박관념도 온오프 통합 뉴스룸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포털뉴스와 연합뉴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외면이 속보가 없이 신문 발간 주기에 따른 마감시간 때문이라는 분석이 속보 강화라는 전략적인 포지셔닝을 강제했다. 하지만 차별화되지 못한 무리한 속보 생산 계획은 적은 인력으로 남의 기사 베끼기와 보도자료 정리 수준의 기사 무작위 송고라는 병폐만 낳고 있다.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온라인으로 기사를 송고하는 인력을 두고 오프라인 기자들에게 정보를 기사화시키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조직원들의 작업 패턴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았다. 결국 오프라인 기자들의 정보를 받아 온라인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송출하다 보니 확인 취재 과정이 부족하고 현장감 없는 인터넷 기사만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모 언론사닷컴 기자는 “신문사들의 인터넷 속보 뉴스 경쟁이 결국 인터넷 기자들에게 연합뉴스를 보고 몇 마디 정리한 채로 기사를 내보내는 속칭 ‘우라까이’ 관행이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이 기자는 하루에 40건이란 살인적인 기사량을 만들어내야 할 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오프라인 기자들이 속보 기사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속보를 강화하려면 남의 기사 베끼기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다.

시장과 소비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사실 한국식 온오프 통합 뉴스룸에 대한 기존 미디어의 깊은 관심과 고민은 온오프 통합 뉴스룸을 통해 생산될 결과물이 기존의 콘텐츠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인가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나치게 속보 위주로 가다 보면 오보가 남발될 수 있고 스스로의 신뢰성에 먹칠하는 결과로 빠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데스크 기능을 강화하고 확인 취재와 정보 수집에 더 큰 노력을 들인다는 것은 인력 확충이 수반돼야 하는 고통스런 비용 지출을 담보해야 한다.

과연 비용대비 효율적인지도 문제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이 조직적인 통합에 성공했다고 해서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광고주가 온오프 통합 뉴스룸을 통해 생산된 생산물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일 것이란 기대도 하기 힘들다.

실제로 모 스포츠 신문의 경우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면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블로그 글을 오프라인 지면에 배치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의 UCC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기자가 이를 다시 손봐야 하고 글을 솎아내는 작업을 따로 해야 하는 등 작업량이 늘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광고주나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도 이와 마찬가지 특별히 나아진 콘텐츠를 발견하기 전까지 시장과 소비자는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을 고민하는 매체의 경영진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술도 문제고 조직도 문제다

또한 신문사 내부의 디지털화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온오프 통합 뉴스룸 논의가 섣부르다는 견해도 있다.

모 신문사의 경우 언론재단이 추진하는 아카이브 사업과 최근 조선일보가 메이저 신문들에게 제안하고 있는 뉴스 뱅크 사업 등에 매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실상은 이 신문사에게 제대로 된 데이터베이스가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경우다. 이번 기회에 공동 사업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의미로 적극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신문을 만들기 위한 전자신문조판시스템(CTS)과 온라인 신문을 발간하기 위해 필요한 솔루션인 콘텐츠관리시스템(CMS) 사이의 유기적인 데이터베이스 호환을 하고 있는 사례가 드물 정도다. 아르바이트생을 따로 고용해 CTS의 데이터를 CMS에 수동으로 집어 넣거나 HTML로 쌓아두는 웃지못할 작업 관행이 의외로 많다.

기술적인 시스템에 일찌감치 투자한 메이저 신문사 외에는 유료 판매가 가능한 ‘인물정보’는 물론 ‘기업정보’, ‘사진’, ‘기사’, ‘광고’, ‘도표’ 등의 데이터베이스가 제대로 쌓여 있지 않다.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데 따르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처음에 데이터를 쌓을 때 제대로 구조화하지 못한 결과다.

이는 기술에 대한 투자와 언론사 조직이 생산해 내는 콘텐츠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최고정보책임자(CIO)나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맡은 인력이 언론사 조직 내부에는 없기 때문이다.

기자로 입사해 자기 전공 영역과 무관하게 2, 3년 주기로 담당 영역이 바뀌면서 순환 근무를 하다가 연차가 일정 정도 차면 후배 기자들을 관리하는 차부장급 기자로 성장하면서 관리자로 올라서는 식의 구조가 국내 언론사에게는 일반적이다. 이렇다 보니 피라미드 구조의 순혈주의 조직으로 고착화되기 마련이고 이 때문에 외부 경영진이나 내부 혁신가들의 조직에 대한 조언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게 된다.

해외 대형 언론들이 ‘언론고시’라는 이상한 형태의 정기 신입 공채로 기자를 뽑는 한국 언론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작은 언론사부터 시작해 ‘산전수전’ 겪은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 언론사가 온오프 통합 뉴스룸을 만든다고 하는 경우와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갓 졸업한 신입을 뽑아 조직 내부에서 수습(인턴), 출입처 2진, 1진을 거쳐 차부장에 이르는 과정에 익숙해진 조직원들이 자신들이 겪어온 정형화된 조직을 변화시키기가 그만큼 힘든 것이다.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언론사닷컴이 기술과 조직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경우는 더욱 심각한 외면을 받게 된다. 언론사닷컴의 수익구조상 일정액 이상의 투자는 어렵기 때문에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한 기술적 조직적 토대 마련은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통합 뉴스룸은 수단일 뿐, 조직 혁신이 우선

여기까지 이야기를 풀다 보면 당장 해도 문제고 나중에 해도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세월을 탓하기에는 신문사의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한국식 온오프 통합 뉴스룸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당장은 없다고 본다. 실제로 온라인 뉴스를 담당하는 조직과 오프라인 뉴스를 담당하는 조직을 1 대 1로 두거나 온오프를 망라한 조직적인 혁신을 이뤄내기 전까지는 특별히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기자가 온라인 조직으로 배치됐을 때 느낌은 어떤 것일까. 여전히 많은 기자들이 ‘좌천’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오프라인 기자와 온라인 기자의 처우를 봤을 때도 이는 이해가 가는 표현이며 조직 내외부의 영향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온라인 기자가 오프라인 패턴에 맞추는 것도 힘들다. 온라인으로 끊임없는 마감에 시달리고 있는 온라인 기자에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면과 정해진 개수의 기사를 따로 생산할 것을 주문하는 것도 무리다.

흔히 ‘멀티플레이어’형 기자를 온오프 통합 뉴스룸의 전제처럼 이야기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경영진이 말하는 비용대비 생산 효율성에 기초한 비현실적인 제안이다. 실제로 많은 기자들이 직접 사진기나 캠코더를 지니고 다니지만 이미지 처리와 동영상 처리를 하는 데 드는 시간이 만만치 않아 텍스트 기사 송고에 머무를 때가 많다. 모바일 송고는 생각보다 불편하며 현장에서 기사를 즉각 송고한다는 것도 기사 품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다.

최근 온오프 통합 뉴스룸 조직 개편 작업을 착수한 모 일간지의 경우 모든 오프라인 기자들에게 온라인 기사를 송고할 것을 주문하고 온라인 기자들은 편집 역할을 맡아 이를 가공하고 송고하는 등의 역할 분담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매체의 관계자는 “오프라인 기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하고 “계속되는 인원 감축으로 업무량이 늘고 있는데 실시간 온라인 기사까지 송고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을 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언론사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이 대세인 듯 보이나 정작 조직원들은 왜 대세인지 모른다. 온라인 뉴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지만 온라인에 실시간 대응을 한다고 해서 시장과 소비자가 반응할지는 의문인데다, 언론사를 먹여 살리는 비즈니스 전략과는 거리가 있는 조직 개편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기자가 없는 곳에서부터 ‘기자’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는 인력이 본지에 비해 극소수인 온라인 조직을 끌어들이기에도 애매하고 오프라인 마인드를 고수하고 있는 기자들을 온라인에 적극 투입시키는 것도 업무량 부담만 가중시키는데 굳이 온오프 통합 뉴스룸이 필요한 것일까.

온라인 대응에 허덕이고 있고 오프라인 매체로서의 영향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매체에서 과연 온오프 통합이란 말 자체가 의미가 있는지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신생 매체가 아닌 이상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체사의 온오프 통합 전략은 조직상으로나 비즈니스상으로나 단기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온오프 통합 뉴스룸은 20, 30년 이상 살아남을 자신이 있는 매체들에게나 필요한 매우 장기적인 투자 모델이며, 새로운 조직 혁신과 조직원의 인식 전환이 반드시 전제돼야 할 뉴미디어 시대에 대응하게 될 뉴스 콘텐츠 생산 방식의 혁신이다.

성공한 인터넷 포털이라면 뜬금없이 신문, 잡지를 발간하겠다거나 단행본 시리즈를 내겠다는 식으로 오프라인으로의 진출을 말하지 않는다. 온오프 통합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현재 한국의 언론사들이 하고 있는 온오프 통합에 대한 고민이 사실은 미래 전략이라기보다 당장 온라인 쪽의 능력 수혈이 급하니까 오프라인의 힘을 빌려보자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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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미디어 전문 잡지(12월호)의 기고문이므로 허락없이 전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그만이 오픈웹투콘에서 발표한 기성 언론사들 동향 가운데 통합 뉴스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상당히 부정적으로 초점을 맞춰 쓴 글입니다.

언론이란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정작 언론이더군요. 아마도 추측컨데 뉴욕타임즈의 온오프 통합 뉴스룸에 대한 이야기는 언론사들마다 긴장하면서 바라볼테고, 또는 부러운 시각으로 볼 수도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마치 해답을 찾은 양 여길만한 사례였죠.

하지만 뉴욕타임즈도 스스로 지난 10년을 준비했지만 앞으로 10년이 더 필요하다고 했을 정도로 매우 골치아픈 사안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온오프 기자들의 조직 통합을 위한 설득이 주 임무였던 경영진이 따로 존재했을 정도로 말이죠.

가장 큰 영향을 받아야 할 대상은 사실상 소비자인 독자일텐데요. 독자들이 온오프 통합룸으로 뭔가 나온다고 했을 때 정말 '이 기사는 온오프 통합룸이니까 나올 수 있는 기사야'라고 생각할까요?

겸사겸사 한국 미디어의 고질적인 면도 건드려봤습니다.

혹시라도 이제 시작하시려는데 그만이 찬물을 끼얹는다고 생각하시는 현업 분들이 계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셔서 이 글이 가치없는 주장이었음을 증명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참고로 온오프 통합 뉴스룸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보여주고 계신 최진순 기자님의 블로그에서 더 많은 정보를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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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20 03:14 2006/11/20 03:14

네이버 뉴스 박스, 21일 개편 시행

Column Ring 2006/11/14 10:04 Posted by 그만

오랫동안 언론계 내부에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네이버의 뉴스 개편안의 윤곽이 확정됐다.

이제 오는 21일 네이버 뉴스 박스 개편안 시행일만 앞두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메이저 언론사들의 소극적인 대응과 별도의 언론사의 포털 대응과 맞물리면서 네이버 뉴스 개편 시행일이 예정보다 3주 정도 늦어졌다.

검색 아웃 링크(자꾸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 말라니까 그러네.. 언론사 입장에서는 인 링크 아닌가! 그냥 통상적인 용어인 딥링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나을 듯!) 서비스 개시일은 12월 1일이다.

당초 제안과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으며 네이버 뉴스 측에서 지난 13일 언론사에 전달된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변경 내용 설명이 들어 있다.

[변경전]
네이버 주요뉴스 탭 = 종합 + 연예 + 스포츠 + 경제 + 생활
언론사 탭 = 언론사 4개사 선택
* 총 2개의 탭 존재 - 2개의 탭 안에서 총 9개의 메뉴 존재

[변경후]
네이버 주요뉴스 탭 및 언론사 탭 구분 없앰
주요뉴스 탭 1개 = 종합 + 언론사 4개사
* 총 1개의 탭 존재 - 1개의 탭 중 5개의 메뉴 존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직까지 메이저 언론사들의 참여 의사 표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나 일부 소극적인 참여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별도의 포털 대응이 있기 전까지 소극적인 참여를 통해 반응을 보겠다는 언론사의 의중이 네이버측에 전달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 당초 네이버는 메이저 언론사들의 참여가 없이는 이 개편안 시행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련 포스팅 : "따라줄 수밖에" 언론 맹공에 포털 고개숙이나? (3) | 2006/10/31

어쨌든 네이버 측에서는 정말 고민 많이 해서 주요 언론사들을 불러다 놓고 설명도 하고 개별적으로 여러 차례 설득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등 '순수한' 입장에서의 언론사와의 윈윈 모델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 링블로그에서 포스팅한 네이버 뉴스 개편 관련 글들 :

하지만 문제는 상대방측인 언론사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사들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가.

최근 매경과 동아 측의 참여 확정으로 힘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의 디지털 아카이빙(또는 콘텐츠 DB 구축 및 판매 대행 등의 신디케이션 사업?)과 한겨레의 후방 지원을 업고 있는 언론재단의 아쿠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다. 또한 이건들과 무관하지 않은 방송계의 움직임도 골치 아프다.

IPTV나 디지털 방송 참여 등으로 언론계 내부에서는 방송들도 세 결집에 나서고 있으며 신문과 방송 전분야에 걸쳐 합종 연횡이 가시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사실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DMB, 인터넷 신디케이션, IPTV 등의 뉴미디어 서비스는 궁극적인 All-IP 시대, 유비쿼터스 시대로의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언론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고민이 누구를 위한 고민인지 독자들과 시청자들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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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14 10:04 2006/11/14 10:04

웹 2.0 트렌드에 맞춰 인터넷 업계의 아이디어가 만개하면서 기존에 고정화된 사이트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미니홈피, 블로그, 카페 등 형식에 맞춰 운영하다 다른 방식으로 바꿀 수 없는 기존 사이트의 단점을 과감히 혁신하는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서로 다른 포털의 영역을 따로 묶어서 새로운 페이지로 구성하는 서비스도 조용히 인기 몰이중이다. 하반기에 선보이게 될 서비스들도 사용자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하는 개인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홈 2.0, 홈페이지 형식을 파괴하라

최근 동영상 UCC 열풍의 주역 가운데 '아프리카'라는 실시간 동영상 UCC 서비스를 운영중인 나우콤(대표 문용식)이 홈페이지 2.0 서비스인 '오피'(www.ohpy.com)를 선보인다.

오피는 그동안 포털에서 각 영역별로 제공되던 카페, 블로그, 쇼핑몰 등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만들고,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블로그 형식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가 곧바로 카페 형식으로 전환할 수도 있으며 여기에 다시 쇼핑몰 요소를 덧붙일 수도 있다는 것.

파일 올리기 용량이 20MB인 점만 빼면 제약 요소가 거의 없다고 나우콤은 설명했다. 또한 오피 플랫폼은 웹 2.0의 기반 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AJAX(에이잭스)로 구축되었으며 RSS 사용이 원할하고 웹표준도 준수했다.

따라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파이어폭스 등 브라우저에 따라 레이아웃이 흐트러지거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등의 기존 홈페이지 서비스의 단점을 극복했다. PDA, 휴대폰과 같은 이종 기기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나우콤은 향후 Open API를 통해 플러그인 개발 및 매쉬업(Mash-up)을 가능하게 하여 캘린더, 지도 등을 이용자가 직접 제작, 추가하여 홈페이지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꾸밀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오피는 개인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공개한 전문지식이나 창작물 등 무형자산의 거래는 물론, 리뷰와 같이 UCC를 활용한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실물자산 거래도 지원할 계획이다.

1인 브랜드 시대, 개인화 서비스 급물살

한편 정형화된 서비스로 인기를 끌면서도 웹 표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전문가들에게 지적을 받고 있는 미니홈피 서비스를 성공시킨 싸이월드(www.cyworld.com)도 새로운 홈페이지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C2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싸이월드 차세대 홈페이지 서비스 역시 개인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홈페이지 구성을 가질 수 있도록 기능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C2 프로젝트로 탄생하게 될 새로운 서비스는 자유로운 홈페이지 구성이 가능한 '홈'과 개인 데이터 창고 개념의 '마이베이스' 등 두 가지다. 이 서비스는 12월 말 첫 선을 보이게 된다.

C2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싸이월드 박지영 그룹장은 '홈' 서비스에 대해 각종 '위젯'이라는 모듈로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홈페이지를 구성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홈'을 단순히 블로그로 이용할 수도 있고 쇼핑몰과 커뮤니티 등의 기능의 위젯을 붙여 종합적인 홈페이지로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 박 그룹장은 '마치 블록 쌓는 것을 연상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설치형 블로그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는 태터툴즈를 개발하고 있는 태터앤컴퍼니도 각 블로그 서비스를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른바 '길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서비스는 '팀블로그'나 '링블로그' 개념으로 각 블로거들이 올리는 글이 자동적으로 모이는 '1인 미디어 커뮤니티' 개념이다.

올 연말쯤 선보이게 될 이 서비스 역시 카페 등 커뮤니티의 고정화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게 만들어 다수의 1인 미디어들에게 영향력을 부여하고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메타블로그 서비스인 '이올린'(www.eolin.com)을 개편하겠다는 구상이다.

남에게 보여지는 홈페이지 서비스와는 별도로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요소만 모아놓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인화 포털 서비스도 인기다.

MS 라이브(www.live.com)과 구글 개인화 홈페이지(www.google.co.kr/ig?)는 물론 국내 벤처업체인 나우필이 만든 피코디(www.pcodi.com), 위자드웍스의 위자드닷컴(www.wzd.com) 등 새로운 개념의 개인화 포털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위젯 서비스와 오픈API 등이 활성화될수록 각 사이트 요소를 분해하고 새롭게 조합하는 매시업(mash up)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야후!(www.yahoo.co.kr), 다음(www.daum.net), 네이트(www.nate.com) 등 굴지의 포털들도 각 요소를 서로 분리하고 순서를 바꿀 수 있게 하는 등 콘텐츠 영역에서 일고 있는 UCC(손수제작물) 열풍과 더불어 사용자에게 좀더 자유도를 부여하는 홈페이지 2.0 시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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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피서비스를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몇 가지 덧붙이자면,

앞으로 도메인 포워딩 서비스도 할 예정이구요...

단지 아프리카나 피디박스 등은 웹 표준을 지킨 서비스들이 아니어서 굳이 오피에 억지로 붙일 생각은 없다고 하네요.

사용자들이 매시업을 이용해 각종 위젯을 홈페이지에 붙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도 하구요. 용량 트래픽 모두 무제한이지만 게시물 1건당 업로드 용량은 20MB로 제한하겠다고 하는군요.

재미있는 것은 가보시면 알겠지만 기존 카페 운영자들을 위해 이사 서비스를 준비해 뒀군요. 기존 게시물들을 솎아서 가져오는 서비스를 말하죠.. 앞으로는 오피에서 백업받아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을 것이라고 하는데 굳이 서두르지는 않을 듯 보이구요..^^

흠.. 일단은 모든 인터넷 서비스가 다 그렇습니다만 수익 모델이 상당히 취약한 것은 인정하더라구요. 다만 크리티컬 매스(절대량)에 도달하게 되면 각종 수익이 나올 수 있으리란 예상으로 초기에는 투자 개념의 서비스라고 하네요.

쇼핑 기능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기존 쇼핑몰 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오픈마켓 1.0이 중앙 집중식이었다면 오픈마켓 2.0은 각자 1인 쇼핑몰이 여기저기 홍보를 통해 독자 판매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하네요. 흠.. 저도 한 번 테스트해보고 재미있으면 다시 소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나우콤이 올블로그, 태터툴즈와 접촉중이라고 하던데 맞나요?

덧글 : 아래 올블로그 유쪼파님께서 답을 주셨네요..

나우콤 관계자분이 저희(올블로그)에게 연락주신건.. 오피 오픈베타 나오면 저희 올블에 광고 게재하고 싶다고 하셔서 지난 3개월전쯤에 한번 뵈었었구요. 저희 사장님께서 그 몇 달전에 오피 관계자분 한번 만나신 적이 있다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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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02 15:31 2006/11/02 15:31

IP-TV를 보는 또다른 시각

Column Ring 2006/11/01 17:11 Posted by 그만

IP-TV, 누구를 위한 잔치인가

IP-TV의 현황과 쟁점

지난 10월 13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IP-TV가 일단 시범 서비스라는 첫발을 내디뎠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두 살도 넘은 놈이 뛰어다녀도 모자랄 판에 겨우 걸음마를 시작했네”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진즉에 시작되었어야 할 서비스라는 푸념이지만 그나마 지금이라도 서비스 개시 로드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 안도하는 눈치다. 물론 상용 서비스를 전제로 한 시범 서비스가 아니라는 방송통신융합위원회의 설명에도 통신업계가 IP-TV의 사업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IP-TV 시범 사업자 선정이라는 뉴스와 ‘환상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언론의 입심에 묻혀 입장 발표 한 번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방송계와 케이블TV업계는 쓰린 속만 쓸어내리고 있다. 이들은 “도대체가 소비자에게 정말 필요한 서비스냐”며 “결국 통신망 사업자들 논리가 방송계와 케이블TV, 콘텐츠 업계에 우세승을 거둔 격”이라며 당장 필요치 않은 서비스를 사업자 논리에 떠밀려 법적?제도적 준비없이 IP-TV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IP-TV에 목매는 사업자들

정부의 IP-TV 시범 사업자 선정은 다양한 업계에 갖가지 표정을 짓게 했다.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2년 동안 준비해 온 서비스를 늦게나마 시작하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으며 내친김에 올해 말 시범 서비스를 거쳐 내년 여름 시즌에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케이블TV사업자들은 우여곡절 끝에 시범 서비스 사업자 선정에 제안서를 내놨지만 ‘연내 시범 서비스는 무리’라며 연기를 주장하다 가차 없이 제안에서 밀려 버렸다. 지금 이들의 불만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인터넷 포털 사업자인 다음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통신사업자들과 케이블방송사업자 간의 다툼 속에서 차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공중파 방송사업자들은 인터넷과 케이블TV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시장 선점을 위해 IP-TV라는 뜨거운 양철판 위에 올라서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심기가 불편하기만 하다. 당장 KT를 앞세운 씨-큐브 컨소시엄에 방송3사 모두 참여했음에도 시범 서비스에 실시간 재전송을 시행할 것인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서원I&B와 대림I&S, 굿티비 등 이번 시범 사업자 선정에서 ‘쓴잔’을 들이킨 중소 사업자들은 선정 과정의 공정성을 물고 늘어지는 한편 합종연횡을 통해 컨소시엄 덩치를 키워서라도 반드시 IP-TV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들은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최근 IP-TV와 관련한 다양한 소식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시점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맡아온 방송위원회(이하 방송위) 관계자와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통신업계 전반적으로도 ‘도대체 왜 IP-TV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 대답해주는 곳은 없다. 그저 대세에 묻어가되 내 밥그릇은 챙겨야겠다는 식이 전부다. 현재로서는 사업자와 일부 정부부처의 ‘밀어내기식 시장’만 눈에 보일 뿐 그곳에서 지갑을 열게 될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차별적 가치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긋지긋한 ‘방송이냐 통신이냐’ 논란

반드시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는 ‘관주도의 시장 만들기’와 ‘언론이 앞장 서 나발불기’다. 잘될 때는 “거봐! 잘 된다고 했잖아”라며 큰 소리 치다가도 시장 자체가 고사 위기에 빠지면 너나할 것없이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며 꾸짖는 적반하장식의 행태를 보여 왔다.

IP-TV는 그야말로 질곡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상용화 기술까지 이미 준비해온 통신사업자들로서는 발을 동동 구르면서 ‘시범 서비스만이라도 하게 해달라’는 읍소와 함께 KT 경영연구소 측은 최근 IP-TV사업이 1년 늦춰질 경우 ‘약 1조 원의 경제적 기회 손실이 발생한다’며 언론을 통해 압박수단을 동원할 정도로 IP-TV 도입에 처절하게 매달리기도 했다.

2년 전부터 당장이라도 서비스가 가능했던 IP-TV가 늦춰졌던 원인으로 통신사업자들은 방송위의 ‘딴죽걸기 때문’이라며 볼멘소리를 내왔다. 사실상 통신사업자들과의 관계가 끈끈한데다 기술과 시장지향적인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는 ‘통신서비스’로서 IP-TV의 조속한 실시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위의 유보나 반대 입장은 언론을 통해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쳐지기 충분했다. 물론 방송위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공공성을 전제해야하는 분명한 방송서비스인 IP-TV를 왜 단순한 통신서비스로만 접근하느냐는 것이다. 현재 방송법상으로도 IP-TV 서비스는 당연히 ‘방송’으로 분류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양측의 입장 차이는 지난해와 올해 수차례의 세미나와 컨퍼런스, 토론회에서도 좀처럼 좁혀들지 않다가 지난 여름,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이하 방통융합추진위) 발족과 함께 갑작스런 진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명숙 국무총리가 지난 8월18일, 방통융합추진위 1차 회의 때 “올해 안에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해 내년 안에 통합 규제기구를 설치하면서 IP-TV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게 해달라”는 발언이 계기가 됐다.

이대로라면 한 총리가 말한 로드맵대로 IP-TV는 내년 안에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게 된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야 오랜 숙원이 풀린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부처는 물론 학계, 관련 업계는 IP-TV 사업 시행이 그간의 논란을 임시방편으로 땜질한 채 지나치게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또한 유사 서비스가 난립하고 정착되지도 않은 가운데 이렇게까지 IP-TV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뒷배경에 대한 의혹도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등 떠밀린 합의 논의 ‘예상보다 순조롭다’

일단 노무현 정부는 임기말 미래지향적인 사업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정부내 기관간의 갈등 양상을 내버려두고 있진 않을 태세다.

급조되긴 했지만 방송통신융합위원회는 일단 방송계와 통신업계의 깊은 갈등의 골을 빠르게 매우길 바라고 있다. 통신법 관할이냐 방송법 관할이냐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10여개의 쟁점에 대해 양측의 합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통신 사업자 위주로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감안해 방송계의 의견을 다수 수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방송통신융합위원회가 추진하는 첫 사업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방송위와 정통부 사이의 의견 조율은 이달 말까지 적당한 선에서 양보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리라는 관측이다.

특히 법제화 시점과 법해석상의 IP-TV에 대한 정의는 방송의 영역에 넣되 새로운 멀티미디어법 제정을 통해 통신권역에 대한 해석을 일부 포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허가권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케이블TV 관련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서 낮은 수준의 방송 규제를 통해 기존 사업자에게 가해지던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통신과 케이블 사업자 사이의 이견도 좁혀나가는 등의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지상파의 경우 국가가 관할하는 KBS나 EBS 등 공영방송의 경우만 재전송하는 식으로 임시 처방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MBC나 SBS도 일단 지상파 방송의 재전송에 대해서는 판단할 근거가 필요한데다, 전면적으로 지상파 재전송을 막을 경우 통신 사업자들이 IP-TV 조기 안정화에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위원회는 수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법제화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업 시행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추후 거듭 개정해야 하는 일이 있더라도 연내에 법제화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다가올 대선 등 정치일정 때문에 자칫 행정부 내부의 갈등이 국회로 옮겨가면 법제화가 마냥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방송통신융합위원회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법제화 논란이 임시로 문제를 봉합된다고 해도 IP-TV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나타나게 될 갖가지 상황에 대한 대처를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규제 기구의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뉴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건 ‘그 밥에 그 나물’

IP-TV에 현재 매몰돼 있어서 그렇지 이미 다양한 형태의 뉴미디어 채널 서비스는 곳곳에서 실험중이며 일부는 변형된 형태로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 있다. 최근 들어 불붙기 시작한 '하나TV'와 ‘메가패스TV' 서비스 경쟁도 IP-TV 전단계로 인터넷을 이용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11일, 현재 6만여 명의 가입자를 모집한 하나TV의 가장 큰 특징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시청자 스스로 자신만의 편성표를 구성해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인터넷 부가서비스 없이 동영상 VOD 서비스만으로 보면 IP-TV에 절반쯤 가까운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0월17일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의 자회사인 콘텐츠플러그가 LCD 전문 생산업체 디보스와 손잡고 디지털TV 일체형 TV 포털서비스인 'Daum GO TV'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비스라기보다 인터넷 전용 셋톱박스 내장형 TV라는 표현이 알맞겠지만 TV로 인터넷 TV포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가입비도 따로 없다. 서비스 내용과 형식으로만 보면 역시 IP-TV의 개념에 근접해 있다.

디지털 다채널 서비스(MMS)를 준비중인 지상파 방송은 아예 따로 디지털 방송 활성화 특별법안까지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고화질(HD) 방송 주파수를 일부 디지털 방식으로 분할해 다채널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가입자에게는 여러 디지털 채널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 HD급 화질보다 떨어지는 SD급 화질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상파와는 정반대 입장에 서 있는 케이블방송 업계도 쌍방향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9월을 기점으로 가입가구가 20만을 돌파한 디지털케이블TV의 경우 케이블TV 업계가 기대했던 예상치에 크게 밑도는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케이블TV 업계는 내심 IP-TV와 가장 유사한 쌍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과 HD급 화질을 보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IP-TV의 대항마로 디지털케이블TV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렇게 서비스도 많아지고 서비스 채널은 많아지고 있는데 IP-TV 사업자들마다 이상하리만치 지상파 재전송에 목을 매는 이유는 뭘까. ‘아직 보여줄 것이 그것 밖에 없어서’가 정답이다. DMB에서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곤 지상파 재전송과 일부 독자 편성된 케이블 방송에 나왔던 콘텐츠가 전부다. 다양한 쌍방향 서비스는 고사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부터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KT가 지난해에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의 지분 51%를 KTF와 함께 인수한 데 이어 최근 국내 대형 방송외주 제작사인 올리브나인에 204억 원을 투자하는 등 직접 굵직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통신사업자를 비롯해 IP-TV를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들마다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는 있으나 막상 IP-TV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때쯤에는 몇 달 전 개봉됐던 영화나 오랫동안 지겹게 봐왔던 오래된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인터넷 TV포털,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된 프로그램과 똑같은 콘텐츠들이 메뉴로 차려질 것으로 보인다. FTA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외화 시리즈의 범람 위험은 불을 보듯 뻔하다. 콘텐츠 진흥보다 콘텐츠 수입이 더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IP-TV 사업 참여 업체들마다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고는 있지만 정작 어디에 투자해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한다.

IP-TV만이 독자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이라면 TV를 통한 홈쇼핑, 홈뱅킹, 화상전화 서비스, 쌍방향 게임 등인데 이는 플랫폼만 바뀌었지 지금도 전화나 PC로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은연중에 디지털 MMS 서비스를 밀고 있는 입장에서 IP-TV에 재전송을 허락할 것인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IP-TV 뒤에 숨겨진 엘도라도를 찾아서

정부나 방송사, 그리고 통신업계 등이 단순히 새로운 차원의 방송 채널 서비스를 손에 넣기 위해 지금까지 치열하게 싸웠던 것은 아니다. 방송이냐 아니냐란 개념적인 논란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통신업계는 사실상 일상생활 주변의 모든 곳에 IT 기술이 자리잡게 될 유비쿼터스 세상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 IP-TV를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상용화시키기 위한 알맹이로 IP-TV를 선택한 것이다. 거실을 장악하면 가정내 모든 전자기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올IP(All-IP) 시대에 강력한 컨트롤 타워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10년간 끊임없이 나타나게 될 새로운 네트워크 세상에서 컨트롤 타워와 엔터테인먼트 허브를 쥐게 된다면 막강한 시장 주도권을 부여받게 될 것이다. IP-TV를 시작으로 홈네트워크, 그 다음 세상인 유비쿼터스까지 이어지는 미래 비전도 선물로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의 IP-TV에 대한 손익은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통신업계에게는 큰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원대한 꿈이 지금의 정부와 통신업계의 속내를 모두 반영했다고는 볼 수 없다.

최근 정부 측의 발빠른 논란 봉합과 IP-TV의 강력한 추진 의지 발표 등으로 요원해보이던 시범 서비스 사업자 발표에 이어 상용 서비스 일정까지 일사천리로 로드맵이 그려지고 있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거액의 대정부 로비설이나 언론까지 동원한 총체적인 비리로 얼룩진 사업이란 악성 증시루머를 무시한다고 해도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것은 KT 남중수 대표이사 연임과 IP-TV 사업 추진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8월19일, KT 민영 2기 CEO로 2년6개월간의 임기를 시작한 남 사장으로서는 최근 와이브로 사업을 시작하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임기 말에 근접하는 내년쯤에 IP-TV로 장기 비전 사업을 시작했다는 성과를 보여주어 사장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계산과 대선일정과 맞물려 있는 정부의 상황이 맞아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IP-TV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정통부와 관련된 소문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정통부는 최근 WCDMA, 와이브로, HSDPA, DMB 등 새로운 통신 관련 서비스를 내놓으면서도 이렇다 할만한 시장 형성에는 번번이 실패하면서 초조해져 있는 상태다. 더구나 우정사업본부가 우정청으로 분리 독립되는 상황에서 IP-TV를 방송으로 인정해버린 채 서비스가 진행되면 문광부가 콘텐츠 규제를, 방통융합위가 사업자 허가 및 규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정작 정통부의 위상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악의 경우, 정통부 해체론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통부로서는 KT와 함께 IP-TV에 관한 주도권을 쥐고 실질적으로 통신사업자를 통제함으로써 방통융합 규제 기구를 산하에 두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LG파워콤, LG데이콤과는 달리 서둘러 IP-TV의 변형 서비스인 하나TV를 시작한 하나로텔레콤에 대해 말이 많다. 치열한 초고속통신 가입자 시장에서 매출 확대에 대한 뾰족한 탈출구가 없는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연말까지 성과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LG파워콤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위기상황이 조급증을 발동시켰을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또 다른 이유로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런칭해 외국인 투자 이탈을 방지하고 추후 유선 통신망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대외적인 ‘액션’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측은 “IP-TV가 본격 시작된다고 하나TV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중단에 대한 소문을 일축하고 “하나로텔레콤은 2004년부터 IP-TV 서비스를 준비해 왔으며, 완벽한 준비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컨설팅도 받았다”며 IP-TV 사업 준비에 차질이 없음을 강조했다.

당장 실익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통신업계가 IP-TV 서비스를 서두르는 것은 이러한 복잡한 상황 논리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IP-TV의 수혜자는 누구?

김평호 단국대 교수는 한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IP-TV는 결국 전화선을 통해 TV를 보라는 이야기인데 케이블 가입자 세대 70%, 위성 가입자까지 합치면 다채널 서비스 이용자는 전국민의 80%가 된다”며 “다채널을 위해 IP-TV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것은 매출이 정체돼 있는 사업자의 상황논리일 뿐 시청자에게는 이 사업이 잠시 유보되거나 심지어 서비스되지 않는다고 해서 손해볼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콘텐츠 공급업자들이나 기존 지상파 방송 사업자들은 일단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공공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식의 추상적인 논리보다는 케이블TV와 인터넷에 빼앗긴 뒤 남아 있는 시청자들까지 또 한 번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거창한 방송과 통신 간의 영역 지키기 공방의 시각에서 소비자 입장으로 시각을 돌려보면 역시 무엇을 줄 수 있는 서비스인지 명확하지 않다. 시청자들에게는 현재보다 더 나아질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국내 각종 민간 연구소들이 내놓았듯 향후 몇년 안에 수십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IP-TV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콘텐츠 시장이 질적인 변혁을 겪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결국 통신사업자들과 셋톱박스 수출 기업들을 정도가 당장의 수혜자일 뿐이다.

설령 IP-TV 서비스 자체가 실패의 길을 걷더라도 통신업계는 홈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벌어질 무분별한 해외 콘텐츠 수입과 저질 콘텐츠 제작 등으로 방송사나 콘텐츠 업계가 안일한 대응만을 한다면 콘텐츠 업계는 통신업계와 달리 IP-TV의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interview 1

"규제보다 산업활성화 우선 고려 돼야 한다"
KT 미디어본부 미디어기획담당 심주교 상무

KT의 IPTV 준비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으며 현재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단계인가?
2003년부터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06년부터는 상용화에 준하는 시설 및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용 전단계의 시범사업은 올해 내로 가능하며 일부 신규 서비스에 대한 개발은 계속 추진할 것이다.

KT와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이 같은 컨소시엄에 들어가 있다. 결국에는 헤어질 운명 아닌가? 협조 체제는 잘 유지되고 있는가?
시범사업의 의미는 기술적 검증, 소비자 수용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증을 위한 것일 뿐 사업적 의미는 가지지 않는다. 법제도의 정비도 변수이므로 사업자간 공동시범사업의 추진의의에 부합하게 협조체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

IPTV가 실시되면 메가TV 등 어중간한 TV포털 서비스는 사라질 것이란 지적이 있다. 이들 유사 서비스는 어떻게 되는가.
서비스는 어느 하나로 통합되어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서비스도 속도급에 따라 다양하게 제공이 되고, 방송도 저가형 시장과 고가형 시장이 별도로 존재한다. 서비스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판단이 시장에서의 생사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통신업체들은 줄곧 규제 완화를 외쳐대고 있다. 구체적으로 IPTV에 있어서 규제를 받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가. 어떤 규제부터 풀어야 하나.
현재 IPTV에 대한 규제는 없는 상황임. 단 서비스에 방송영역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의 규제 수준을 감안 적절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단, 국민편익 증대, 산업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고려가 되어야 한다.

IPTV 사업 실시와 정책적-법적 규제 완비 사이에 시간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IPTV는 사업자뿐 아니라 정부, 규제기관의 관심사이다. 현재 융합추진위원회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사업에 대한 수용방안도 곧 제시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의 관심도에 비해 실제로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수익 개발도 쉽지 않을텐데 IPTV가 실제로 DMB 등 단기적으로 실패한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실제로 TV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IPTV가 최초라 할 수 있어 서비스의 수용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생활밀착형, 고객맞춤형 서비스등 원하는 서비스 제공등으로 수용시기를 앞당기도록 노력할 것이다.
위성DMB는 고가의 단말기, 콘텐츠의 부족, 채널수의 한계로 인해 활성화에 애로가 있으나 IPTV는 그런 문제점들이 이슈가 되지 않는 서비스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기존에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방송(HDTV)에서의 MMS 도입이나 디지털데이터방송 등과의 유사성 때문에 IPTV에서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 수가 초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들 유사 서비스와 다른 IPTV만의 차별적인 콘텐츠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는가.
UCC, 양방향 데이터방송등 이용자가 참여하는 콘텐츠,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 사용하는 서비스, 방송과 통신이 연계된 서비스 등 방송서비스뿐 아니라 기존 매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들이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interview 2

“IP-TV 도입돼도 하나TV 중단 않는다”

하나로텔레콤 박종훈 대외협력경영전략본부장

IP-TV 준비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으며 현재 시범 서비스를 실시할 있는 단계인가?

하나로텔레콤은 2004년부터 IP-TV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완벽한 준비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컨설팅도 받았다. 현재 TV포털 서비스 위주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IP-TV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부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IP-TV가 실시되면 하나TV 등 어중간한 TV포털 서비스는 사라질 것이란 지적이 있다. 이들 유사 서비스는 어떻게 되는가?

하나TV는 IP-TV 서비스를 위한 중간 과정의 서비스가 아니다. 하나TV에 실시간 방송 기능 등을 더하면 IP-TV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IP-TV 서비스가 실시되더라도 하나TV는 없어지지 않고 IP-TV 서비스에 포함되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는 관심도에 비해 실제로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수익 개발도 쉽지 않을 텐데 IP-TV가 실제로 DMB 등처럼 단기적으로 실패한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DMB 서비스는 휴대폰이라는 새로운 윈도에 이동성이 결합된 서비스 모델로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서비스 수용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IP-TV 서비스는 TV라는 동일 윈도에 거의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소비자의 수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사 서비스와 다른 IP-TV만의 차별적인 콘텐츠라면 어떤 것이 있는가.

IP-TV는 대규모 통신망과 연계되어 있어 경쟁 매체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양방향 데이터 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하나로텔레콤은 우수한 역량을 갖고 있는 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사전에 양질의 콘텐츠 및 서비스를 확보할 계획이다.

interview 3

“LG그룹 3대 통신, 공동으로 추진-내년 실시 목표”

LG데이콤 김진석 e-Biz 사업부 상무이사

LG데이콤의 IP-TV 준비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으며 현재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단계인가?

LG데이콤은 정부가 추진중인 BcN 시범 사업자로써 작년말 HD급 TV포탈 서비스를 시범 제공하는 등 충분한 경험이 갖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 LG그룹 내 LG데이콤, LG파워콤, LG텔레콤의 통신3사가 공동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준비를 해왔다.

상대적으로 KT나 하나로텔레콤과는 달리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는데 준비부족이 이유인가?

IP-TV 법제화 시점을 고려해 사업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3사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IP-TV사업팀을 중심으로 사내 네트워크 부서와 종합연구소와 협조하에 IP-TV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LG데이콤과 KT, 하나로텔레콤 등이 같은 컨소시엄에 들어가 있다. 결국에는 헤어질 운명 아닌가? 협조 체제는 잘 유지되고 있는가?

향후 상용화되는 시점에는 경쟁관계가 될 가능성도 있으나 통신사업자들은 정부의 관련 법률 입법화에 대한 입장 및 IP-TV 시장의 활성화 측면에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의 IP-TV 시범 사업은 통신과 방송기술의 상호 호환성, 양방향성 등 기술적 가능성 및 비즈니스 모델 검증을 위한 사업이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KT도 IP-TV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타사업자의 시범가입자 개통을 위한 네트워크 설비 제공, 개통 정보 공유 등 여러 면에서 LG데이콤 및 하나로텔레콤과 상호 협조하고 있다.

IP-TV 사업 실시와 정책적-법적 규제 완비 사이에 시간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이러한 상황을 IP-TV 사업상의 중대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규제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확장성 있는 방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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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미디어 전문 잡지(11월호)의 기고문이므로 허락없이 전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10월 20일 경에 마감시킨 것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 내용이 존재합니다.

* 내용중 DMB 사업이 마치 결과적인 실패가 아니냐는 항목이라거나 방통융합위원회에서 추진하게 될 내용 가운데 당사자들의 지적이 있었으나 현재 상황에서의 작성자의 취재 결과와 시각임을 밝힙니다. 따라서 고칠 의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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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1/01 17:11 2006/11/01 17:11

[조선데스크] UCC는 불법복제 온상?
http://www.chosun.com/editorials/news/200610/200610230486.html

뜬금없이 우리나라 UCC는 UCC가 아니라는 생뚱맞은 위의 기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블로그스피어에서 펌질에 대한 옹호를 찾아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약간은 다른 그만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건드려볼까 한다.

불펌은 정말 나쁜 짓. 펌질 모두가 나쁜가?
불법으로 퍼 담는 행위, 즉 불펌은 선악으로 구분하면 악(惡)이며 불법이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불법일까?

현재 온라인에서 저작권을 갖고 있는 콘텐츠를 동의나 정당한 대가 없이 남에게 공개하거나 전시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그런데 이 '동의'라는 부분에서 약간 걸린다. 누구에게 동의를 구하란 말인가. 누가 원작자인가. 원작자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정말 동의를 받고 싶으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쩌란 말인가. 간단하다 퍼담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CC를 통해 자신의 저작권 범위를 밝힌 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까. 그만은 저작권 범위를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를 따른다고 했는데 이는 저작자를 표시하고 비영리일 경우 사용하며 내용의 변경은 허락하지 않는 한도에서 마음껏 이용하라는 표시다. 그만 스스로가 펌질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을 보면 개인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저작권 위반이라 보지만 '허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문들 스스로 개인적인 펌질에 대해서는 손 놓겠다는 말이다.

요즘은 블로거들이 남의 글을 '링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어쩌면 독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경우다. 링크를 읽어야만 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내용 일부를 '인용'하거나 '전재'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글이 완성이 되면 이 글 전체는 다시 2차 저작물로 저작권이 생긴다.

또한 '미디어 전체가 저작권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불펌이 아닌 상태에서) 펌질한 글로만 채워진 블로그는 따로 저작권을 가질 수 있는가다. 예를 들어 고전 명화나 고서, 또는 고전을 도록 형태로 묶어 책을 펴낸 경우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내용물은 그림이나 글이며 결국 남의 것이다. 출판사와 편집자는 책에 싣는 내용들을 편집하고 목차를 만들어 책으로 묶은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 것은 저작물인가?

결론은 저작물이다. 이 전체 책의 모양새, 편집형태, 제목과 목차까지도 저작물이다. 이는 남이 똑같은 책을 만들 수 없는 고유한 편집 모양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원론으로 들어가 IP-TV에 관한 내용만으로 이것저것 모아놓은 펌질 블로그는 인정을 받을만 한가? 사실 일정 부분 인정 받을만하다. 사용자는 불편한 검색을 거치지 않고도 관련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편집으로 인정할 필요도 있다. 게다가 이들에게 돈을 내는 것도 아니고 이들이 이렇게 펌질해 놓은 블로그로 돈을 벌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비난만을 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이들이 '내용이 충실한 글'을 잘 모아 놓은 곳을 주요 정보원으로 삼는 사람도 많은데 이러한 사용자들에게 또 다른 만족을 사실상 주고 있는 것이다.

올블로그처럼 제목들을 모아놓는 것은 펌질이라 부르지 않지만 내용을 가져오는 것은 펌질이라 부른다. 그러나 지난번 포스트에서도 밝혔듯이 제목도 저작물이다. 저작물을 따로 모으는 곳도 저작권 위반의 소지가 있다. 다만 올블로그 등 메타블로그는 대부분 자신들이 '자발적인 기여'를 하고 있어서 이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어떤 이들은 기자들이 모두 자신들이 밝혀낸 정보와 매우 은밀한 정보원을 두고 기사를 쓴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개된 자료에 근거해 쓴다. 그것도 '일부러 기사에 나오도록 가공된 보도자료'라는 형태로 글을 쓰고 1차 가공을 통신사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이를 다시 받아 이리저리 배치해 신문을 만들고 방송 뉴스로 가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문 전체를 놓고 따지면 그 신문 스스로의 내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펌질 새로운 차원의 편집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펌질 전체를 매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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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0/24 10:31 2006/10/24 10:31

인터넷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어렴풋이 라도 알고 있는 ‘트래픽’이 현재 언론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는 장본인이다.

뜬금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터넷이란 플랫폼을 이용해 언론활동을 한다는 것과 오프라인에서 언론활동을 한다는 것의 차이를 단순히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많이 보고 안 보고’ 정도의 차이라는 오프라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트래픽’이란 단순무식한 개념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물론 ‘트래픽’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갖춘 채 이용한다면 모르겠는데 단순히 오늘은 ‘몇 만 명이 들어왔군’ 정도의 개념만 갖고 있다면 필패(必敗)다. 아예 트래픽 자체를 신경 안 쓰는 게 낫다. 출발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트래픽에도 종류가 있고 품질이 있다. 통계이며 과학이다. 데이터마이닝이다. 결국의 종점은 트래픽을 이용해 미디어 비즈니스의 극대화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대다수 운영진들이 페이지뷰와 방문자수에 연연해하면서도 왜 이들이 방문했는지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트래픽을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기보다 트래픽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실무진들은 트래픽의 여러 종류와 이들을 조합해 의미를 산출해내는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를 대신 수행해주는 대행업체들도 있지만 이들 역시 겉으로 드러난 숫자에 매몰돼 있다. 도대체 트래픽이 올랐으면 왜 올랐는지, 트래픽이 떨어졌으면 왜 떨어졌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조직 내부에 아무도 없다면 정책 결정자는 그야말로 ‘감’으로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방문자수가 적은 언론사 사이트일수록 광고 선정에 소외받는 경우가 많아 영향력을 통해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서라도 기사를 통으로 포털에 저가에 공급하려고 매달리고 그러다보면 자사 사이트 트래픽의 품질은 끊임없이 추락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포털에 딥링크 요구하는 언론, 자가당착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의는 이제 고객들에게 그다지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 A일보 뉴스가 생산돼서 유통되는 것이 A사 인터넷 사이트뿐만 아니라 Z라는 포털에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A일보와 B일보, 그리고 C통신의 뉴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Z라는 포털로 가는 고객의 심리는 당연하다. 만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요즘 A사 인터넷 사이트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C통신의 뉴스를 전면에 배치한다. 속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미 졌다. Z포털에서 주는 만족감과 비슷할 뿐 더 큰 만족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학계를 총동원해서 포털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려는 신문업계는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최근 신문협회 주요 신문사들이 주도해서 눈치만 보고 있는 중소 일간지와 함께 포털에서 기사를 빼거나 딥링크(deep link) 방식으로 뉴스를 서비스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포털에서 돈을 조금 받더라도 자사 사이트들의 트래픽이 상승해서 곧 광고 수익이 늘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러한 주류 언론의 움직임에 동참하지 못하는 언론사사이트들은 네이버를 운영중인 NHN이 제안한 검색 결과 아웃링크를 위주로 한 뉴스 개편안에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그런데 이같은 ‘직접링크’ 또는 ‘딥링크’ 방식의 서비스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임에도 신문협회 등 언론사들은 단순히 ‘우리회사 사이트 트래픽을 높여준다’는 단순한 사고로 접근하고 있다. 이들 언론사들은 ‘구글 방식’으로 우리나라 포털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포털의 임의 편집 문제도 완화될 것이라는 복합적인 영향도 기대하는 것이다.

관련 포스팅 :
2006/08/23   네이버 뉴스 개편에 대한 그만의 생각 -2
2006/08/23   네이버 뉴스 개편에 대한 그만의 생각 -1
2006/09/30   포털과 언론, 정치권 '어떻게 싸울까'
2006/10/11   포털과 언론사 관련 말말말

정말 ‘구글 방식’이 정답일까? 정작 유럽 일부 지역에서 지금과 같은 딥링크 방식의 구글 뉴스 서비스를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벨기에 1심 법원은 구글이 독일, 프랑스. 벨기에 신문들과 공급계약을 맺거나 해당 언론사들의 양해를 획득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뉴스를 서비스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벨기에 내 프랑스와 독일어 판 신문 편집인 협회인 코피프레스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결국 '딥링크'가 해결방안일 수는 없다. 딥링크라는 것은 일단 노출된 제목이나 요약문을 누르는 즉시 해당 페이지로 순간이동시키는 재주를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당 페이지로 간 독자들은 순식간에 그 페이지를 빠져나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또한 '딥링크'는 미디어 사이트의 탑 화면과 카테고리 화면을 모두 지나쳐버려 광고 집중도를 분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나마 프레임 링크보다는 개선돼 있지만 그리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다.

게다가 전체 페이지뷰와 방문자 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결국 방문자의 품질이 지극히 낮아지는 결과를 빚을 것이다. 또한 같은 기사내용에 대해 수백건의 기사가 중복되면서 기사의 차별화보다는 사이트 자체의 경쟁력에 의해 방문자를 붙들어 둘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날 것이다. 지금처럼 사이트 자체가 형편없이 운영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신문사닷컴 사이트들은 '뜨내기들이 모여드는 공원 벤치'에 불과할 것이다.

<월간 web> 10월호에 실린 UCC와 저작권 관련 기고에서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이승훈 저작권분과장은 “직접링크에 관해서는 저작권침해여부에 관해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메인페이지 등에서의 광고수입을 얻을 기회가 사라진다는 점, 그리고 링크로 사용되는 콘텐츠가 무단으로 아무 곳에나 사용되었을 때 콘텐츠 관리가 어렵고 예기치 못한 비용부담(서버 폭증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직접링크도 저작권 침해가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직접링크의 저작권 침해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글에서 그는 현재까지 이와 관한 법규정이나 판례는 없다고 전하고 사단법인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입장을 소개했다. 이 협회는 일단 직접링크는 저작권 침해라고 보고 있으며 다만 개인이, 비영리적인 목적에서,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 직접링크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한 사용이라고 보고 그 경우에만 직접링크를 통한 저작물의 자유로운 사용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RSS 배포에 관대한 인터넷 환경에서 포털이 인터넷 언론사가 자발적으로 배포한 RSS의 XML 피드(배포) 문서를 모아놓을 경우 애매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적어도 이러한 배경 상황에 대한 인식과 확고한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는 한 인터넷 언론사의 트래픽 올리기 작전의 일환인 ‘포털 뉴스 빼기’는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 일단 포털의 뉴스 이탈자 50명이 골고루 각 언론사에 분배되리라는 가정은 근거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직접링크는 언론사 사이트의 홍보가 될 수도 있지만 무작위 방문자만 양산할 뿐 언론사 사이트라는 정체성과 독자 충성도를 흐리게 만들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오히려 “너희 쪽에 몰려 있는 광고 트래픽 좀 나눠줘”라고 요구하는 편이 좀더 현실감 있게 들릴 것이다. 유치하게 공공성, 대중의 이익 등을 논하니까 몇 달이 지나도록 논란은 진전도 없고 국회 국정감사 때 언론에 한줄이라도 등장해보려는 국회의원들의 쇼맨십만 기대하게 된 것이다.

트래픽은 허상이며 고객관리는 현실이다
사실 트래픽보다 자사 사이트에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냐가 더 중요하다. 뜨내기 손님 100명보다야 지갑 두둑한 단골손님 10명이 낫다는 사실은 지난 호에 살펴봤던 ‘파레토의 법칙’과도 통한다.

관련 포스팅 : 2006/09/26   ‘롱테일을 주목하라’ 웹 2.0이 올드 미디어에게 주는 교훈

지난호에 살펴봤던 롱테일 비즈니스의 경우 볼륨 자체가 큰 시장에서 작은 범위의 시장을 차지하면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역으로 파레토의 법칙(8:2 법칙)은 그 반대로 어떤 고객에게 집중해야 살아남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사 사이트 관계자는 인력이나 예산 등 리소스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도 ‘남들 못지않은’ 트래픽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 춘향식’으로 포털화의 길을 걷고 있다.
쉽게 비유하자면 포털은 할인점이고 언론사닷컴은 명품점이다. 포털은 수많은 고객을 몰려들게 하기 위해 뉴스를 이용하지만 언론사닷컴은 자사 뉴스를 믿고 찾아주는 고객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소리다.

신문업계는 현재 신문구독자 정보조차 제대로 프로파일링 하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구독 선물로 자전거를 주면서도 고객 생일이나 명절 때 따뜻한 쪽지 한 장 보내지 않고 있다. 일반 기업들에게 고객 감동 기업이 되라는 주문을 연일 쏟아내면서도 과연 신문 소비자, 방송 소비자, 그리고 인터넷 정보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있었는지 반성해보아야 한다.

첨단 IT기업은 물론 굴뚝산업인 일반 제조업까지 CRM(고객관계관리)은 이제 필수 사항이 됐다. 하지만 신문기업은 이제서야 CRM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대대적으로 자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조선일보는 국내 신문으로는 최초로 CRM 시스템을 2년여의 구축 작업을 거쳐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재 이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는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지만. 최소한 조선일보의 열혈독자들이라면 생일날 축하 문자라도 하나 기대해볼만하다.

일단 인터넷 사이트들 사이에서도 고객관리는 물론 고객 성향 분석은 필수다. 매년 독자조사를 벌이고 있는 신문들조차 인터넷 독자들에 대한 설문을 신문매체 설문과 뒤섞곤 한다. 그러니 당연히 신문 독자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수인 인터넷 독자들의 답변이 신빙성을 잃는 것이다.

인터넷은 별도로 설문을 실시해야 하며 인터넷이 특성상 이슈나 편집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오프라인보다 훨씬 자주 해야 한다. 최소한 분기, 또는 매년 독자들의 정확한 프로파일링을 바탕으로 파악된 독자의 요구를 알아야 다음 단계를 고민할 때 탁상공론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정보통신 인터넷 기업인 CNET의 경우 매년 전세계 독자들을 상대로 독자 성향과 사이트 이용에 관한 설문을 IDC에 맡기고 있다. 이 설문을 바탕으로 매년 사이트 리뉴얼을 진행해왔다. 11년밖에 안 된 이 매체는 빠른 시간 안에 인터넷 분야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광범위하고 정확한 독자 조사가 있었다. 독특한 정보통신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다양한 사업적인 유혹이 있었으나 미디어 브랜드의 특성을 유지한 채 새로운 분야에는 새로운 브랜드로 진출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취했다. 다시 이러한 전문 멀티 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거대 브랜드로 CNET을 위치시키는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한 것이다.

CNET의 하위 브랜드들인 뉴스닷컴, 다운로드닷컴, 서치닷컴, 테크리퍼블릭닷컴, MP3닷컴, ZD넷닷컴, 마이사이먼닷컴, 게임스팟닷컴 등은 이미 각 전문분야별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CNET은 각 사이트들마다 독자 및 이용자 조사를 따로 진행시킨다.

‘트래픽, 똑똑하게 읽는 법’ 개발 시급하다
일부 언론사 사이트 운영자들은 외부 트래픽 조사 기관에 데이터를 받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지 트래픽이 올라가는 추세인지 내려가는 추세인지, 또는 경쟁사는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수십개의 표와 도표를 제공받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에는 현재 트래픽 상태만 있지 ‘왜’ 그런지에 대한 내용은 발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표를 받아든 경영진들은 단순히 경쟁사보다 덜 떨어졌는지 더 많이 올랐는지 등을 보고 안심하거나 대책마련에 나서게 된다.

문제는 트래픽의 큰 변동폭에 대한 해석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트래픽이 오르는 이유를 찾아내는 몫은 결국 언론사 사이트를 운영하는 주체가 해야 하는 몫이다. 예를 들어 평균 일방문자수가 5만이고 인당페이지뷰가 1.5페이지인 사이트가 갑자기 일방문자수가 7만으로 떴다고 가정하자. 자세히 살펴볼 것은 경쟁사 사이트의 추이다. 같은 분야의 경쟁 사이트가 함께 상승했다면 시장의 흐름이라고 봐야 할 것이고 이를 다시 백분율로 환산해 경쟁사보다 우위인지를 파악해 당시 상황에 대한 리마인드를 통해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역추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때 트래픽이 7만으로 올랐음에도 인당페이지뷰가 1.2페이지 정도로 추락했을 경우 이는 심각한 콘텐츠 품질 저하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만큼 그 사이트에 ‘읽을거리’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리퍼러(Referer)'를 추적해볼 필요가 있다. 유입경로를 살펴볼 수 있는 리퍼러를 보면 평소의 비율보다 평균값을 벗어난 직전 사이트에 링크가 걸려 있을 확률이 높다.

브라우저에서 ‘뒤로’라는 버튼을 클릭했을 때 자신이 방문했던 페이지의 직전 페이지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는 브라우저가 직전 페이지의 정보를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하면 다양한 분석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북핵실험’ 사태가 벌어진 경우 경제 사이트들이 일제히 트래픽이 올랐다. 이때 리퍼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면 어느 사이트에서 어떤 내용으로 검색했는지, 자사 사이트의 어떤 기사를 보다가 넘어왔는지 등 직전 페이지를 직접 살펴보면서 독자들이 콘텐츠를 따라 흘러 들어가는 행동패턴을 역추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어떤 기사들을 묶어주면 좋아하는지, 어떤 기사를 어느 검색 사이트를 통해 검색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슈에 연연하는 언론사 사이트일수록 트래픽 변동이 심하고 대형 브랜드 언론 사이트일수록 큰 변동폭을 갖지 않고 일정한 추세선을 따른다는 것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언론사 사이트, 결국은 콘텐츠 서비스다
뉴스와 정보를 다루는 사이트일수록 인터페이스와 내비게이션도 중요하지만 결국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

언론사닷컴 사이트가 고민해야 할 것은 포털 처럼 대형 놀이공원을 기획하기보다 전문성 있고 품위 있는 오페라 하우스 같은 면모를 보여야 한다. 놀이공원에서 한 사람 당 1000원의 부가가치가 나온다면 오페라 하우스라면 한 사람 당 10만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라면 많은 사람이 사용할 것이란 생각에 대중지로만 흐르고 있는데 이 역시 대량의 트래픽 유입에 대한 환상일뿐이다. 포털의 방문자당 단가가 1원이었을 때 전문화된 언론사는 그만큼의 권위와 전문성을 가진 독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방문자당 단가가 10원일 수 있다. 이는 페이지뷰가 낮아도 고급 콘텐츠가 살아남는 방법이다.

또 한 중요한 것은 언론사닷컴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재포장하고 제값에 제대로 팔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 이제는 어디에 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지금처럼 언론사 사이트가 휘청거리는 것에 대해 남탓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순수하게 콘텐츠에 대한 품질 높이기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DMB와 IPTV가 나온다면 지금 있는 것을 DMB와 IPTV에 구겨 넣을 생각을 하지 말고 IPTV라는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든다'는 것은 창조(Create)하라는 것이 아니라 제작(made)하라는 것으로 기존의 것을 좀더 분화시키고 전문화시키고 패키지화할 수 있도록 원본부터의 기획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업계는 DVD가 나오면서 관행이 된 것이 '메이킹 필름' 제작이었다. 이는 창조가 아닌 영화라는 부산물의 새로운 패키징이었다. 또한 다양한 패키징 형태인 '감독판', '배우 해설판', '게임화'가 영화 제작 단계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까지 설명하는 데도 '그래서 어쩌라고?'하는 언론사닷컴 관계자가 있다면 '원소스 멀티유즈'에 대한 오해를 벗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멀티소스 멀티유즈', '롱테일' 비즈니스의 시대라는 것이다.

또 스스로 변화하기 힘들다면 규모를 확장할 필요도 있다. 또한 미디어 융합에 대한 고민을 하기 이전에 융합하기 위해서는 여러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현재의 미디어 통합 논의가 '하나로 수렴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개의 미디어를 짬뽕시켜 다양한 미디어로 재탄생시키는 현상'이 오늘날의 미디어 융합의 본질이다.

따라서 뉴스는 어떤 형태의 매체에서든 필요하므로 현재의 상황이 뉴스 미디어의 위기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종이라는 플랫폼과 공중파라는 플랫폼이 위기일 수는 있으나 '저널리즘'의 가치는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단지 이제는 스스로 독점해왔던 정보와 권위를 남들과 나눠가질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이것이 사람이 몰려들고 대중이 한꺼번에 같은 내용을 봐야 하는 대중매체의 개념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인터넷이란 플랫폼이 복잡 다양하다.

좀더 다양한 접근법을 개발하고 숫자로만 이뤄진 트래픽 정보에 경도될 것이 아니라 트래픽과 시간적, 사회적 상황을 면밀하게 교차 분석해 자신들이 제대로 된 콘텐츠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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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그만이 쓴 미디어 전문 잡지(11월호) 기고문이므로 허락없이 전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참고로 이 글은 일부 내용을 그만이 작성한 포스트에서 차용했음을 밝힙니다.
2006/09/25   언론사닷컴 살고 싶나? '오페라 하우스'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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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10/20 17:05 2006/10/20 17:05

지난해 연말 각 포털에서 동영상 검색을 실시하면서 불거진 국내 동영상 UCC 서비스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

동영상 UCC에 참여하는 네티즌도 많아지고 단순히 남이 올린 동영상 UCC를 이용하는 사용자도 폭증하고 있다. 동영상을 올리고 유통시키는 서비스도 다양화되고 있다. 사용자가 올리는 '유치한' 동영상도 이젠 엄연히 방송 콘텐츠로써 사용되는 등 동영상 UCC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 UCC열풍은 아직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디지털 저작권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MP3 파일 공유로 촉발된 소리바다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벅스처럼 동영상 서비스 역시 저작권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동영상UCC열풍 속 숨겨진 시한폭탄 '저작권'

실제로 동영상서비스를 처음 오픈한 판도라TV의 경우도 초창기 업로드 용량을 무제한으로 허용한 뒤 영화, 드라마 등 수많은 영상저작물이 업로드 되면서 하루 업로드 되는 영상의 90%를 매일 삭제하고, 네티즌들은 다음날 다시 업로드를 시도하는 사태를 경험한 바가 있다.

이는 동영상 서비스로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의 유튜브닷컴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미국의 경우 80년대부터 시작된 홈비디오 열풍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보다는 수많은 사용자들이 제작한 영상물이 업로드 되면서 그 비중이 크게 줄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UCC영상들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유튜브닷컴이 유명해진 계기 역시 방송사 등 저작권자들이 고액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뒤 트래픽이 급상승하게 됐다.

국내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동영상 사이트들이 인기를 끌면서 방송사 등 기존의 영상미디어에서는 이러한 동영상 열풍이 못마땅할 뿐이다.

미국의 경우 소송을 진행하겠다던 방송사들이 유튜브닷컴의 사용자들이 올려놓은 해당방송프로그램의 평가나, 예고편, 일부 컷을 편집한 짧은 영상들이 자사의 시청률을 크게 좌우하며,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시험적으로 적용했던 각종프로모션들이 성공을 거두며, 이제는 앞다투어 유튜브와의 제휴를 발표하고 있다. 심지어 모 방송사에서는 자사의 대표드라마 컨텐츠를 유튜브용으로 편집하여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배포영상에 광고영상을 포함시켜 수익으로 연결하고 있다.

업계-소비자-저작권자 저작권 합의 도출해야

이미 영상 콘텐츠 소비와 생산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영상 저작권자는 물론 인터넷 업계와 소비자 모두 동의하고 있다. 또한 저작권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되기 전에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점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완성된 드라마나 영화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출연장면만 모아놓은 영상, 스포츠선수들이 경기하이라이트 장면들, 영화의 특수효과 장면들 등 자신의 입맛에 맞는 편집된 영상을 보고 즐기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영상들은 방송사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일까?

법조계와 방송사들은 '침해했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지만 불과 몇분 정도의 침해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 다만 '당장의 실익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방송사 관계자는 '현재는 저작권 침해라며 단속하기보다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음악은 저작물 자체가 짧고 완전체 형태로 복제가 되지만 영상물은 다운로드가 아닌 인터넷 동영상 UCC의 경우에는 일부분만 편집된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방송사의 저작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방송 관계자들은 언제든 문제가 있는 영상물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엄포성 발언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나마 최근 들어 손수제작물이라고 불리우는 저작권문제가 없는 영상의 비중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완전한 형태의 동영상 제작물이 다른 형태로 이용될 때는 또 다른 저작권 분쟁을 야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복잡한 저작권 문제를 풀 수 있는 시작점은 무차별적인 단속이 아닌 '사용자 계몽'부터라고 할 수 있다.

직접 저작권자가 돼 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판도라TV가 펼치고 있는 ‘동영상 문화캠페인’을 주목할만 하다.

판도라TV는 최근 “모두가 함께 즐기는 UCC미디어”라는 슬로건을 정하고 그에 따른 실천방안 등을 선언문을 채택했다.

판도라TV가 채택한 선언문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 확산과 정보 공유를 통한 사용자들의 저작권 보호 의식 강화를 목표로 홍보활동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판도라TV는 20여명의 운영요원을 확보해 사이트 내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영상 모니터링 운영센터를 가동하고 저작권자와 핫라인을 개설하여 권리침해 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마련하였다. 또한 저작권자에게 영상에 대한 삭제툴을 개발하여 공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한 동영상UCC 업계는 이러한 저작권 보호 인식 확산을 위해서는 네티즌 스스로를 저작권자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판도라TV는 '새로운 동영상 문화 육성'을 위해 동영상 문화펀드로 1억원을 조성했다. 이 회사는 사용자가 직접 제작하는 손수제작물(UCC)장려를 위해 제작비 지원 및 각종 포상제도를 마련하고 손수제작물의 제작환경 조성 및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좋은 평가를 받은 우수한 동영상을 케이블방송을 비롯해 지하철, DMB방송, 공공장소에 설치된 PDP화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노출하여 동영상 문화의 일반인 보급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는 아우라, 픽스카우, 프리챌 Q 등도 저마다 회원들이 동영상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없다.

동영상문화가 발전할수록 저작권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문제화 될 것임은 불을보 듯 뻔한일일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저작권자의 직접적인 참여로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들의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이러한 움직임이 가시화 되어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드라마제작사 및 연예기획사의 경우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동영상 사이트들과 제휴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동적인 참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동영상 UCC 업계가 아쉬워하는 점이다.

영상 저작권자들 역시 동영상 UCC 사업자들이 사업적인 논리로만 접근하기 전에 명확한 저작권을 기초로한 콘텐츠 분류, 콘텐츠 모니터링 강화, 사용자 참여 콘텐츠 제작 지원 확대 등을 주문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영상 저작권자들과 인터넷 영상 사업자들이 뉴미디어 환경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과 새로운 마케팅 기회를 찾기 위해서라도 동영상 서비스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소비자들과 인터넷 동영상 업계, 그리고 영상 저작권자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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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0 16:01 2006/10/20 16:01

웹 2.0에는 '인터넷이란 전장에서 살아 남은 자에 대한 찬양'이 한 축을 이룬다면 '인터넷이란 전장에서 살아 남으려면 이렇게 하라는 복음'이 다른 한 축을 이룬다.

구글은 살아남았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웹 2.0 기업이다. 야후나 MS 역시 마찬가지다.

미디어 2.0을 웹 2.0의 한 파생 개념으로 논할 때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미디어 기업 가운데 '아직' 살아남은 자는 있으나 앞으로 누가 살아남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웹 2.0이 인터넷이란 플랫폼과 인프라에 집중했다지만 미디어 2.0은 인터페이스와 콘텐츠 인프라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 관련 포스트 : 트렌드와 뉴스를 보는 새방식 '미디어 2.0'[Updated]

지난 번에는 미디어 2.0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인터페이스의 변화를 감지하라는 뜻이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가 변화되면 콘텐츠의 생산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콘텐츠 유통과 소비가 생산을 좌우한다

비슷한 경우로 박스의 변화를 들 수 있다. L모 사의 LCD 모니터는 납작하게 접을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다. 이는 단지 소비자의 요구라기보다 유통 과정에서의 비용절감 요구 때문이었다. 이를 통해 포장박스의 부피가 줄어들어 유통 과정에서 물류비가 획기적으로 줄었으며 제품 포장과 개봉시 별다른 조립 과정이 없어 고장율도 낮아졌으며 디자인적으로도 자유롭게 화면을 돌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또 하나가 극단적인 단순함으로 승부한 블로그형 인터넷 만화다. 기존 만화는 출판되는 책의 판형에 따라 3:4 세로로 긴 직사각형 한 페이지를 구성해야했다. 따라서 모든 만화책 교본은 만화를 그리려면 정해진 틀 안에서 만들 것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흑백이 주류였기 때문에 흑백 페이지에 맞춰 '톤'이란 스티커를 배경으로 붙이는 등 색깔로 표현하기 힘든 장면을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디지털화되면서 신세대 만화가들은 처음부터, 혹은 스케치 이후 디지털 방식으로 작업한다.



또한 지면의 가로세로 비율을 따로 맞출 필요도 없으며 색깔에 대한 제약도 없다. 심지어 배경을 디지털로 복제해 말 풍선만 안의 대사 변화만으로 한편의 만화가 탄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도 만들어낸다. 이렇게 해서 유명해진 것들이 '강풀', '성게군', '마시마로', '뿌까', '우비소년' 등이다.

이렇게 콘텐츠가 소비되는 말단의 인터페이스가 바뀌게 되면 콘텐츠 자체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런데 유독 참으로 잘 안 바뀌는 분야가 있다. 뉴스 콘텐츠 분야다.



남탓 하기 바쁜 '언론'이란 동네

RSS를 도입하라고 그렇게 목소리를 높여도 꿋꿋하게(?) HTML로만 쏘는 곳이 많다. 그렇게 인터페이스를 강조해도 여전히 뉴스 사이트들은 '정지화면'이다. 인터랙티브를 강조해도 기껏 한다는 것이 '댓글' 시스템과 '토론 게시판' 정도다. 기사 내부에 간단하게라도 링크를 달라고 해도 URL이 그대로 등장해도 <a...로 시작되는 링크 하나 달지 않는다. 뭐 자기 이름에 mailto가 안달린 경우가 흔하니 말 다 했다.

어려운 용어가 등장하면 링크를 달아줄 생각은 못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본보 24일자 A7면> 따위의 삽질 멘트가 인터넷에 등장하는 것도 현재 우리나라 언론의 인터넷에 대한 수준이다.

멀티미디어와 동영상에 대한 중요성을 수년 전부터 이야기해도 '돈'이 아깝고 '왜'에 대한 해답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들의 현재다.

포털 뉴스를 망가뜨리면 포털이 갖고 있는 100이 자신들에게 흩어져 되돌아올 것이라고 착각하면서도 100의 0.1%라도 내 쪽으로 끌어들일 실력이 없는 것도 그들의 현재다. 그러고보면 정치권에서 열심히 기성 언론에게 포털의 영향력을 되돌려주려는 시도가 안쓰러워보인다.



▲ 관련 포스트 : 네이버, 한나라당 포털 보고서에 '발끈'



▲ 조금 오래된 포스트 :

2006/09/01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몇 가지-2

2006/07/12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몇 가지 (4)

2006/06/15   포털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언론이냐 아니냐]

2006/06/14   늪에 빠진 언론사닷컴, 돌파구는 없나?



최근 신문협회와 온라인신문협회가 포털 쪽의 화해의 목소리에 대해 삐딱하게 굴고 있다. 주워들은 소식으로는 아예 네이버의 뉴스 편집 방식 변화에 대한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며 아예 논의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대안으로 '구글식의 딥링크 방식'을 선호한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그만이 생각하기에 '딥링크'가 해결방안일 수는 없다. 딥링크라는 것은 일단 노출된 제목이나 요약문을 누르는 즉시 해당 페이지로 순간이동시키는 재주를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당 페이지로 간 독자들은 순식간에 그 페이지를 빠져나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또한 '딥링크'는 미디어 사이트의 탑 화면과 카테고리 화면을 모두 지나쳐버려 광고 집중도를 분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나마 프레임 링크보다는 개선돼 있지만 그리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다.

게다가 전체 페이지뷰와 방문자 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결국 방문자의 품질이 지극히 낮아지는 결과를 빚을 것이다. 또한 같은 기사내용에 대해 수백건의 기사가 중복되면서 기사의 차별화보다는 사이트 자체의 경쟁력에 의해 방문자를 붙들어 둘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날 것이다. 지금처럼 사이트 자체가 형편없이 운영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신문사닷컴 사이트들은 '뜨내기들이 모여드는 공원 벤치'에 불과할 것이다.



놀이공원이 되기보다 오페라하우스가 돼라, 콘텐츠는 멀티소스를 지향하라

언론사닷컴 사이트가 고민해야 할 것은 포털 처럼 대형 놀이공원을 기획하기보다 전문성 있고 품위 있는 오페라 하우스 같은 면모를 보여야 한다. 놀이공원에서 한 사람 당 1000원의 부가가치가 나온다면 오페라 하우스라면 한 사람 당 10만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대중지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 포털의 방문자당 단가가 1원이었을 때 전문화된 언론사는 그만큼의 권위와 전문성을 가진 독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방문자당 단가가 10원일 수 있다. 이는 페이지뷰가 낮아도 고급 콘텐츠가 살아남는 방법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언론사닷컴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재포장하고 제값에 제대로 팔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 이제는 어디에 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남탓하지 말고 순수하게 콘텐츠에 대한 품질 높이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DMB와 IPTV가 나온다면 지금 있는 것을 DMB와 IPTV에 구겨 넣을 생각을 하지 말고 IPTV라는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든다'는 것은 창조(Create)하라는 것이 아니라 제작(made)하라는 것으로 기존의 것을 좀더 분화시키고 전문화시키고 패키지화할 수 있도록 원본부터의 기획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업계는 DVD가 나오면서 관행이 된 것이 '메이킹 필름' 제작이었다. 이는 창조가 아닌 영화라는 부산물의 새로운 패키징이었다. 또한 다양한 패키징 형태인 '감독판', '배우 해설판', '게임화'가 영화 제작 단계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까지 설명하는 데도 '그래서 어쩌라고?'하는 언론사닷컴 관계자분들에게 '원소스 멀티유즈'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멀티소스 멀티유즈', '롱테일' 비즈니스의 시대라는 것이다.

또 스스로 변화하기 힘들다면 규모를 확장할 필요도 있다. 또한 미디어 융합에 대한 고민을 하기 이전에 융합하기 위해서는 여러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현재의 미디어 통합 논의가 '하나로 수렴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개의 미디어를 짬뽕 시켜 다양한 미디어로 재탄생시키는 현상'이 오늘날의 미디어 융합의 본질이다.

뉴스 미디어의 위기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종이라는 플랫폼과 공중파라는 플랫폼이 위기일 수는 있으나 '저널리즘'의 가치는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단지 이제는 스스로 독점해왔던 정보와 권위를 남들과 나눠가질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미디어는 '서비스'다.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생산자는 역사로부터 버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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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5 00:33 2006/09/25 00:33

와이브로는 물 건너 갔나?

Column Ring 2006/09/19 23:19 Posted by 그만
요즘 막연하게 데자뷔 현상을 발견하곤 한다.

와이브로가 길을 잃었다. 한때 한 인터넷 인프라가 길을 잃었던 것처럼.

누구 말대로 한국식 조어인 와이브로(WiBro), 즉 휴대인터넷은 지금 들고다니며 인터넷할 수 있는 고객을 1000명 정도 맞았다. 사업자인 KT와 SKT의 고객 수를 합친 것이다.

KT가 3분의 2 정도, SKT가 3분의 1 정도 확보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과 같다. 상용화 한 지 3개월이 됐다.

1993년부터 시작됐던 서비스가 있었다. ISDN, 시작도 못해봤던 B-ISDN.

텀즈(www.terms.co.kr)는 ISDN (Integrated Services Digital Network) ; 종합정보통신망을 이렇게 설명했다.

ISDN[아이에스 디엔]은 다른 매체는 물론, 평범한 구리전화선 위에서도 디지털 전송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일련의 CCITT/ITU 표준들이다. 모뎀 대신에 ISDN 어댑터를 설치한 가정이나 회사의 사용자들은 최고 128 Kbps 까지의 빠른 속도로 제공되는 웹 페이지를 볼 수 있다. ISDN은 전송 양단에 어댑터가 필요하므로, 서비스제공자 역시 ISDN 어댑터가 필요하다. ISDN은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대부분 도시지역의 전화회사가 서비스를 공급하며,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통신에서 1993년부터 ISDN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ISDN은 별다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사용자 외면과 이후 xDSL 이라는 복병을 만난다.

2001년 KT의 서비스별 가입자를 살펴보면 xDSL이 3,332,628명이었으며 ISDN이 서비스 개시 8년만에 70,419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갔다.

당시 뉴스를 스크랩하던 교수들은 정보통신의 역사를 ISDN이라는 플랫폼이 차지할 것이란 황당한 논리를 펼쳤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표준이라 해도 어정쩡한 기술은 시장에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마련이었다. xDSL은 무서운 속도로 구리선 시장을 장악해 나갔으며 이제 인터넷 회선 설치할 때 ISDN을 설치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

와이브로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시작만 했을 뿐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2, 3년 안에 4G 기술이 상용화 될 예정이다. 와이브로와 와이맥스가 4G 진영에 어정쩡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유럽은 이미 4G 시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한다.

와이브로, 제멋대로 뛰쳐 나가 긿을 잃은 것인지 누군가 슬적 고아원에 버려둔 것인지는 부모도 모른다.

두 번째 데자뷔 현상.

HSDPA, 소수점이 의미하듯 불완전 그자체를 보여주는 3.5G 기술. PC 통신이 인터넷으로 뛰쳐 나왔을 때의 그 어색함이 중첩돼 보인다.

와이브로를 홀대하면서 SKT가 HSDPA에 올인하는 까닭은 기존의 수직 통합 관리가 그대로 이어져 온 기술이고 요금 통제가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휴대인터넷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IMT-2000의 통쾌한(?)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 하지만 그 교훈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음성에서 데이터로 넘어가는 서비스를 시작하더니 오죽 할 수 있는 서비스 아이템이 없으면 수십년 전 흑백모니터로 상대방의 부시시한 얼굴을 보면서 잠을 깨는 영화의 한 장면 처럼 '화상통화'를 내밀었을까. 광고는 더 어이없다. --;; 관상 보는 선배에게 남친 얼굴이나 보여주려고 그 첨단 기술을 우리는 개발한 것일까?

인터넷으로 뛰쳐 나왔던 천리안의 CHOL, 나우누리의 별나우, 인터넷기반 PC 통신이라고 떠들던 네츠고 이상으로 3G+(플러스) 역시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IP 기반의 미래형 휴대 인터넷은 IPv6와 VoIP의 결합, 그리고 무제한 이용에 따른 정액제 기반 인터넷일 것이라고 꿈꾸던 소비자에게 와이브로와 HSDPA는 정말 어색하다. 비싸기만 하고 효용성도 없다. 단말기가 비싸서라고 변명하지만 서비스 요금이 비현실적이다. 쯧쯧.. 공연히 우리의 MP3 맹주 레인콤만 힘들게 했다.

그 어색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http://www.01411.net/를 추천한다.. 눈물겹게(?) 그리운 그곳이 펼쳐질 것이다.

웅~ 웅~ 우리를 떨게 하는 자, 그대들의 속도 편하진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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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9 23:19 2006/09/19 23:19

인터넷은 원래부터 UCC였다

Column Ring 2006/08/21 09:54 Posted by 그만

'광대 장생은 큰물에서 놀기 위해 공길과 함께 한양으로 입성한다. 장이 펼쳐진 곳에서 발견한 한 놀이패에 무단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재주를 뽐낸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봤던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을 연상하면 UCC가 왜 요즘 그렇게 난리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식인, 카페, 동영상 등으로 대변되는 UCC(User Created Content). 최근에는 손수 제작물(UCC)을 활용한 유명인 되기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게 됐다. 적어도 자신이 만들기만 하면 마치 바이러스가 전파되듯 인터넷에서 자연스럽게 배포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놓고 보면 일단 유통될 수 있는 플랫폼들을 인터넷 기업들이 미리 멍석을 깔아 놓고 누군가 그 멍석 위에서 놀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멍석이 여기저기 깔리고 있으니 ‘왕의 남자’에서 광대 장생이 자신의 재주를 뽐낼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는 것과 다름없다.

인터넷 태초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은 UCC였다
따지고 보면 인터넷이란 매체가 가진 속성 자체가 이용자들의 참여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메일, 채팅 등 통신 수단으로 발전해 가던 인터넷은 기록물을 저장해두고 원격으로 해당 기록물을 찾아서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을 속속 선보였다. 월드와이드웹(WWW)이 인터넷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상 이메일도 인터넷의 일부이며 채팅(IRC)이나 파일전송(FTP)도 인터넷의 일부다. 즉, 이들 모두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가 옮겨 다닐 수 있는 통로로 기능하는 것들이다.

사람들끼리 의사소통하기 위해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만들거나 서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매체였던 셈이다. 인터넷 웹페이지조차 사업체들이 먼저 만들어서 서비스하기 시작한 지는 불과 10여년 밖에 안 됐다. 그 전에는 인터넷이란 모두 대학 교수들과 연구원들, 소수지만 콘텐츠를 만들고 교류하고 열람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소통 도구였다.

포르노 등 상업적인 콘텐츠 사이트들은 사실 사용자들끼리의 통신에 끼어든 셈이다. 이들은 10여년 동안 서비스와 콘텐츠를 확보해나가면서 영역을 확대해나갔으며 인터넷을 대중적인 미디어로 만든 장본인이도 하다. 하지만 결국 이들 상업 콘텐츠 공급자들은 다시 사용자들에게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위치를 조금씩 양보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미 인터넷 태초부터 UCC가 인터넷의 주인이었으며 거의 전부였다는 말이다. 그래서 최근 웹 2.0 논의의 근간을 ‘인터넷 근본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마치 새로운 트렌드인 양 나오는 UCC에 대한 열광은 그야말로 기업들이 스스로 생산력의 한계를 쉽게 절감했다는 의미와 함께 기업들이 대중을 소비자들로서가 아닌 이용자, 능동적 생산 참여자들로 보기 시작했다는 시대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단어다.

물론 최근 한국과 미국를 비롯한 인터넷 업계에서 말하는 UCC는 좀더 강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일단 관람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갖춘 대중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방송을 쏘기만 하면 일단 어떤 누구든 그 방송을 청취하거나 시청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1가구 1TV 시대의 도래와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 대중은 방송과 달리 좀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고 받아들이는 수용자이자 메시지를 만들어 보낼 수 있는 생산자의 입장으로 어느 때든 돌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익명의 대중이 소통한 기록이 바로 인터넷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 등 대형 포털은 일반 대중들의 마구잡이식 정보 소비에 더 많은 만족감을 주기 위해 UCC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원래부터 자신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그 역할은 전혀 바뀐 것이 없다. 인터넷 대중이 소비하고 싶어하는 정보를 적절하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고 그러한 정보를 쌓아두고 색인화 하는 것이 이들 포털의 역할이다.

웃긴대학이나 디씨인사이드 같은 대형 커뮤니티들도 역시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한 적도 없으며 생산한다고 해도 대중 사용자들이 올리는 양에 비하면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들 역시 UCC로 시작해서 UCC로 끝나는 사이트이다. 이들은 최근 동영상 서비스들의 빛에 가려 있지만 UCC가 유통될 수 있는 방법을 일차원적이나마 실제화시킨 공로가 있는 사이트들이다.

또한 지금은 누구나 SK커뮤니케이션즈 서비스로 알고 있지만 원래는 독립적이었던 동호회 사이트 싸이월드, 그리고 원조 커뮤니티 서비스 격인 프리챌과 아이러브스쿨, 다음 카페 등은 개인 홈페이지 등으로는 부족했던 콘텐츠 생산량이나 품질에 대해 보완적인 수단으로 여러 명이 모여 콘텐츠를 공유하고 서로 그 콘텐츠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서비스들이다.

이후 UCC는 두 가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급격하게 개인화되기 시작했다. 바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블로그가 그 주인공. 이전에도 있었던 홈페이지 구축 서비스는 번거롭고 한 번 만들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관리하기도 힘들었지만 대부분의 틀과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고 단지 글과 사진만 올리는 것으로 모든 콘텐츠 제작이 완료되는 시스템을 미니홈피가 제공하면서 대중들이 쉽게 인터넷에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싸이질’은 UCC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미니홈피와 블로그, 개인화 플랫폼이 UCC 생산 자극
한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다분히 즉흥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 공유를 바탕으로 한 ‘끼리끼리’ 정서에 의존했다면 좀더 공적이고 좀더 텍스트 지향적인 서비스가 블로그였다.

구체적으로 활용 방식의 차이나 인터페이스 차이를 빼고 나면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뚜렷이 구분해줄 수 있는 마땅한 기준은 없지만 일단 미니홈피가 집단적인 학습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나 청년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면 블로그는 직장인이나 중장년층,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류법이다. 당연히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UCC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싸이월드에서 사적인 감성 교류가 일어난다면 블로그나 유사 서비스의 경우 공적인 이성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최근 블로그는 좀더 전문화된 콘텐츠 유통 경로로 사용되고 있어 올블로그나 미디어몹, 일간스포츠 등은 다양한 블로그 글을 끌어모아 한 군데서 보여주는 메타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UCC 유통 창구로 메타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판도라TV, 나우콤의 아프리카, 엠군, 프리챌 Q, 다모임 아우라 등은 궁극의 UCC라 불리는 동영상 제작 붐을 일으킨 장본인들이다. 물론 이들 동영상 데이터들을 쉽게 찾고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포털의 동영상 검색이나 블로그 연동 기능 등도 동영상 UCC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제작 방법이 어렵고 제작 기간도 오래 걸리며 기획과 촬영, 편집까지 혼자서 모두 해낼 수 있는 이용자가 드물다는 점 때문이라도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기획해 만든 동영상 콘텐츠는 소수일수 밖에 없다는 것이 동영상 UCC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이었다.

하지만 휴대폰에 고성능 카메라가 달리고 따로 디지털로 변환할 필요가 없는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캠코더 보급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동영상 자료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이를 편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사용이 간편해졌다는 점들이 동영상 UCC의 활성화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손수제작물, 아마추어만 뛰어들란 법 있나
앞의 상황을 따지고 보면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UCC라는 말 자체가 마치 아마추어들이 만드는 엉성한 콘텐츠일 필요는 없게 된다. (준)프로들에게도 소수의 콘텐츠 공급자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사달라고 목매달 필요가 없어진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끼와 장기 등 자신만의 솜씨를 맘껏 발휘하고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인터넷에 흘려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연예계 지망생이라면 자신의 노래와 연기를 직접 찍어 인터넷으로 흘려보내고 반응을 살필 수 있다. 또한 만화가 지망생이라면 자신의 습작 만화와 캐릭터를 인터넷으로 연재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시킬 수도 있다. 지금은 인터넷 소설가나 만화가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작품을 발표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따라서 UCC 플랫폼들은 개인을 유명하게 해줄 수 있는 멍석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셈이다. UCC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콘텐츠 생산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거나 먹을 만한 사용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치 아마추어 잔치인 듯 보이지만 UCC 안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에는 일정한 수준 이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주인장닷컴 운영자는 1인 인터넷 방송을 통해 상품도 판매하고 심지어 직접 독일월드컵 현장에 가서 1인 해외 특파원 역할까지 해내는 저력을 보였다. 월 매출이 1억원을 올리고 있는 그를 언제까지 ‘아마추어’라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실시간 인터넷 방송 서비스인 나우콤의 아프리카에서 인기 있는 스타크래프트 해설 방송의 경우, 방송 초기는 프로게이머의 스타크래프트 동영상을 단순히 틀어놓는 방송으로 시작해서, 자신이 직접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설명하는 방송으로 진화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아예 일반 게이머들을 초대해서 직접 리그를 열고 게임 해설을 하는 아마추어 리그의 양상까지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중계 BJ가 MBC게임 해설자로 진출한 사례도 있다.

다모임의 동영상 서비스 아우라에서 올해 상반기 화제 동영상 1위를 차지한 “B-boy 익스프레션의 마리오네트”. 이 동영상은 지난 5월 1일 업로드돼 이용자가 약 200만 번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들은 한국 스트리트 댄스팀으로는 최초로 뉴욕에서 공연을 올린 팀으로 인형을 실에 매달아 인형사가 조작하는 인형극을 춤으로 표현하는 내용이었다.

정작 이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댄 사람이 프로는 아니었지만 그 속 주인공은 프로였던 셈이다. 이들 댄스팀은 인터넷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이후 각종 방송과 언론으로부터 출연 섭외 요청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PD수첩을 패러디한 ‘동네수첩’이 황우석 사태 당시 인기를 끌었다거나, 판도라TV에서 유명해진 ‘세자매 댄스’의 주인공들이 연예계로 진출한 경우, 또한 얼짱 사진으로 유명해져 모바일 화보까지 촬영한 ‘단백질 소녀’의 사례 등도 모두 인터넷 UCC를 계기로 개인이 유명해진 경우다.

UCC 기업, 손수 제작자에게 보상 제안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스타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얼마나 품질 좋은 UCC를 확보하느냐가 단순히 UCC의 양을 많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됐다. 따라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각종 이벤트나 직간접적인 보상 체계를 동원해 UCC 스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직접적인 개인 브랜드에 대해 스폰서가 붙는 형태도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음은 지난해 11월부터 블로그 콘텐츠와 뉴스 서비스를 결합한 블로거 기자단을 신설했다. 생산된 콘텐츠는 확인 절차를 거친 이후 미디어다음의 ‘블로거 기자단 뉴스’에 동시에 등록되며, 현재 약 15,400여명의 블로거 기자단이 일일 약 5백여 개 이상의 생산 기사를 생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다음 측은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6월에는 다음 카페 운영진 누구나 미디어다음 전문기자로 참여할 수 있는 카페 기자단을 신설했으며 지난 7월에는 '청소년 블로거 기자단'을 모집하는 등 다양한 신뢰성 있는 UCC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다음으로부터 원고료나 사이버 머니 지급 등 유무형의 지원을 받는다.

다모임의 경우 하나의 실험 주제를 정해 이용자들이 동영상 UCC로 직접 제작해 올리고 미해결 궁금증을 풀어주는 사용자 참여형 서비스인 아찔한 동영상 실험실’을 오픈했다. 회원들의 가장 많은 추천과 댓글을 통해 채택된 UCC 동영상은 실험 주제마다 총10여만원 상당의 제작비를 현금으로 지원받게 된다. 이외에도 이 업체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 동아리를 선정해 후원을 시작했다. 또한 다모임의 경우 일정한 조회수 이상을 기록한 UCC 콘텐츠의 경우 광고를 붙이고 이로 인한 수익을 나누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판도라TV의 경우는 최근 업체들이 아닌 개인들이 콘텐츠를 판매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개인간거래(C2C) 서비스 오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판도라 TV로 수능강의를 올리고 시청권리를 팔거나 댄스강좌, 요가 강좌 등을 일정액을 받고 판매하는 경우다. 이른바 1인 학원 운영이 가능한 셈이다.

드라마, 신인가수,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판도라TV 플랫폼에서 판매를 하고 있으며 이들 콘텐츠를 포탈사이트, PMP제조업체, 모바일서비스, 케이블TV등 다양한 매체에 판매를 대행하는 사업도 추진중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의 경우 미니홈피를 통해 광고를 보고 도토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해피클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광고 프로그램은 향후 UCC 동영상을 활용한 서비스로도 확장될 예정이며 회원들이 직접 창작한 광고 동영상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UCC 활용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를 마련해주겠다는 것이 싸이월드의 공약인 셈이다.

대대적으로 개편중인 포털 파란을 운영하는 KTH의 경우도 UCC를 장려하는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서비스 기업체가 이용자에게 보상을 하는 형태보다 생산자가 소비자에 의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보상체계를 수립하려 한다”며 광고나 스폰서 수익을 통한 보상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UCC를 보는 또 다른 시각 ‘치워가지 않는 쓰레기’
하지만 무턱대로 UCC가 늘어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사실 UCC 전문 업체를 비롯한 포털 기업들은 저마다 회원들이 올리는 콘텐츠가 100% 저작권으로부터 자유로운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토로한다. 또한 일부 스타 UCC가 나온다고 해서 대다수가 보편적으로 품질 좋고 유행을 탈만한 UCC를 만들어 낼 수 있다거나 수익을 회원들과 나눠가질 만큼의 대중성을 확보했는지도 의문이다.

이른바 마구잡이식 UCC '배설‘도 품질 높은 콘텐츠 비율을 낮추는 행위다.

곰TV 서비스를 하고 있는 그래텍 관계자는 “곰TV는 전문 방송 콘텐츠가 아니어도 여러 사람이 보고 즐거워할 수 있는 양질의 동영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공개할 수 있는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가 되겠다”고 말하면서도 “현재 UCC라 불리는 콘텐츠’의 형태라면 거래가 일어날 수준은 되지 않으므로 개인들의 동영상 UCC 판매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당당하게 팔 수 있을 만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시간 방송 서비스인 아프리카의 경우 개인에게 동영상 콘텐츠 생산을 맡기고 이를 위한 보다 쉬운 플랫폼이 제공되면 분명 일부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즉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적인 음란물 등을 방송하는 경우 이용자들과 모니터 요원간의 끊임없는 숨바꼭질이 시작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아프리카 관계자는 “최선의 방책은 24시간 모니터링과 이에 따른 이용 제재다. 아프리카는 모니터링 근무자들이 24시간 방송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으며 저작권 보호 요청이 들어왔거나 청소년 보호에 악영향을 주는 콘텐츠들은 강제 방송 종료 조치와 함께 해당 아이디의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틈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일반인의 상식 수준을 비웃는 저질 방송이나 엽기 소재의 동영상 콘텐츠, 함량 미달의 블로그 글과 사진들도 UCC에게 신뢰를 주기 힘든 요소다. UCC는 통제 받지 않는 ‘자유’를 가졌지만 아직 적절한 수위가 어디까지인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이다. 기계적인 필터링으로는 모두 걸러내기 힘든 요소다.

육아일기나 연애일지 개인적인 소재들은 아예 ‘비공개’가 전제된 콘텐츠는 순수한 의미의 손수제작물일 수 있지만 제아무리 양이 많아진다고 해도 전체 공개된 UCC 양이나 품질과는 전혀 관련이 없게 된다.

각종 위법 가능성, 피할 수 없는 덫
무엇보다 UCC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작권 문제다. 내심 인터넷 서비스들이 원본을 그대로 복사해 나르는 ‘펌질’을 장려하는 듯한 서비스를 완벽하게 갖춰놓았다는 점에서 사용자들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순화 용어로 ‘손수제작물’은 있어도 ‘순수 손수제작물’은 드물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용자들이 쓸 만한 것만 펌질해 놓았으니 오히려 신뢰성 있는 콘텐츠의 가치 기준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말까지 할 정도니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원저작자가 모르는 상태로 콘텐츠를 다른 곳으로 복사할 경우 민형사상 법적 책임이 고스란히 사용자에게 지워진다는 점에서 P2P를 통한 음악과 동영상 파일의 불법복제 만큼의 심각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사실 콘텐츠 업체들이 맘만 먹으면 걸고넘어질 수 있는 저작권 침해 요소가 많다. 공중파 방송을 캡처한 뒤 몇 분짜리로 편집해 동영상 사이트에 올린다거나 자신의 짧은 블로그 논평을 위해 기사 전문을 전재하는 행위, 또는 다른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복사하는 행위 모두 위법이다. 일반인들은 이마저도 모두 UCC라고 오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UCC는 꽤 많은 잠재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일부 초상권 침해 요소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개똥녀 사건’이 보여주듯 자신이 원치 않는 방식으로 남에 의해 얼굴이 노출될 경우 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최근 미국판 싸이월드라 불리는 마이스페이스닷컴을 상대로 빚어지고 있는 미성년자 개인정보 노출과 성범죄자의 악용 사례는 사회 범죄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미니홈피 테러나 스토킹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가능성과 문제점을 안고 있는 UCC, 대선이 다가오고 정치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강한 파괴력을 지닌 매체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일상 주변을 담담하게 관조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이 더 어울릴 것이다.

UCC가 활성화 되면 네티즌들은 공중파 방송과 중앙일간지가 전부이던 시절 처럼 누구나 함께 같은 것을 보면서 같은 시간에 웃고 울고 분노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어쩌면 현대인들이 점차 개인적인 이슈와 관심사에 몰두해 가면서도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터넷 UCC를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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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그만이 쓴 미디어 전문 잡지(9월호) 기고문이므로 허락없이 전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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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08/21 09:54 2006/08/21 09:54

상반기가 웹 2.0이란 거대한 물결이 인터넷 업계를 출렁이게 했다면 하반기에는 좀더 구체적인 방법론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웹 2.0이란 단어가 갖는 함의가 단지 '옛것과 다른 무엇' 정도에 그쳤다면 하부 트렌드로 대표되는 '미디어 2.0', '모바일 2.0', '시큐리티 2.0', '쇼핑 2.0' 등의 2.0 시리즈와 함께 구체적인 기술 방법론인 에이잭스(AJAX), XML과 RSS, UGC(또는 UCC), 웹 표준, 태깅(꼬리표 달기), 오픈 API과 매시업 등의 키워드들이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웹 2.0 관련 키워드는 인터넷의 구석구석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미디어 2.0 시대, 모든 네티즌은 소비자이자 생산자

최근 포털 뉴스와 기존 언론의 변신 추세와 함께 차세대 미디어 트렌드인 '미디어 2.0'에 대한 관심이 함께 고조되고 있다.

웹 2.0이 어렴풋이 이해가 될 때쯤인 지금 난데 없는 '미디어 2.0'은 무엇일까.

미디어 2.0은 두 가지 시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콘텐츠 생산과 유통 체계 재배치'의 측면과 '콘텐츠 인터페이스 변화'라는 측면이 그것이다.

일단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 체계 재배치'란 의미에서 미디어 2.0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언론 기관이 생산한 콘텐츠가 고전적인 배본 방식의 유통 체계를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되던 것이 소비자가 곧 생산자인 '모든 시민은 기자'일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후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신생 언론은 물론 기존 언론사들과 포털들이 시민기자 또는 블로그 기자들을 활용하면서 저널리즘의 보편성을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목받고 있는 사용자제작콘텐츠(UCC)와 굳이 구분을 하자면 콘텐츠 생산자 스스로가 기존 언론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언론활동을 하고 있다는 인식 하에 기사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약간 의미를 확장하면 다음미디어 석종훈 대표가 말하는 '미디어 2.0'까지도 포괄할 수 있다. 얼마전 석 대표는 전날 제주 다음 글로벌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1회 다음 라이코스 글로벌 포럼’ 토론 행사 발표문을 통해 “웹이 웹 2.0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미디어도 인터넷 등장 이전의 ’미디어 0.1’, 인터넷 초기의 ’미디어 1.0’에서 미디어 2.0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 대표는 “이용자의 정보 생산ㆍ선택 능력, 정보 소비 욕구가 커지면서 블로거가 만드는 뉴스 등 이용자 생산 콘텐츠(UCC)와 기존 미디어 생산 콘텐츠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스와 트렌드를 읽는 새 방식 실험중

그렇다면 '콘텐츠 인터페이스 변화'는 무엇일까. 일단 다음의 그림을 보자.

IT관련 뉴스 사이트로 유명한 CNET 뉴스닷컴(www.news.com)의 'Media 2.0' 섹션으로 한눈에 어떤 뉴스가 중요하고 이슈가 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기존 종이신문에서 제목과 영역 크기로 의제를 설정하던 기능의 인터넷판이라 할 수 있다.

뉴스맵이라 불리는 이러한 방식은 2004년 만들어져 지난해부터 국내에 소개된 마루무시(http://www.marumushi.com/apps/newsmap/newsmap.cfm)라는 사이트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 사이트는 구글뉴스의 기계적인 뉴스 수집 방식을 기반으로 얼마나 많은 기사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각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기사화되고 있는지를 파악해 동적인 플래시 인터페이스로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네이트닷컴이 이슈맵(http://newscomm.nate.com/nc/Issue/IssueHome.asp)이란 서비스 이름으로 유사한 모습의 인터페이스를 선보였으며 몇번의 개선을 거쳐 다양한 방식으로 뉴스를 재정렬할 수 있는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파란닷컴(www.paran.com) 역시 플래시와 뉴스 키워드가 조합된 'the 트렌드' 서비스로 무장한 채 초기면을 8월 1일자로 개편했다.

the 트렌드는 해당 검색어가 등장한 기사 수,  1000여 곳의 클럽과 카페, 2000여 곳의 게시판, 1만개의 지식검색, 500만개에 이르는 블로그 등에서 사용된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계적인 수집 과정을 거쳐 배치된다고 파란측은 설명한다.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관심가는 키워드가 어떤 형태의 콘텐츠로 반영되었는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이슈화됐는지를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야후!코리아(kr.yahoo.com)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이미 실시하고 있다. 다소 소극적인 배치이지만 뉴스 섹션의 아래를 보면 '실시간! 핫 키워드'란을 통해 큰이슈에서 작은 이슈까지 무작위로 배치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제는 언론기관이 아니라 집단이 정한다

이른바 아젠다세팅, 즉 의제설정 기능을 통해 언론이냐를 구분짓는 경우가 있지만 미디어 2.0 시대에서는 소비자가 의제를 스스로 설정하는 극단적인 민주주의도 등장한다. '개똥녀 사건' 처럼 다소 과장되고 '많이 본 뉴스' 처럼 낚시에 의한 연성뉴스 쏠림현상을 걱정한다면 미디어다음의 '네티즌이 뽑은 뉴스'(news.media.daum.net/netizen) 섹션을 방문해 보길 바란다. 네티즌이 뽑은 톱 뉴스가 그렇게 허무맹랑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 섹션은 다수의 사용자들의 판단에 의제 설정권을 넘기는 것으로 웹 2.0의 주요 요소 가운데 하나인 '집단지성'에 의한 '평가 시스템'의 적절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더욱 극단적인 뉴스 소비 형태는 'RSS로 원하는 뉴스만 골라 보기'라고 할 수 있다. 구글뉴스(news.google.co.kr)에서는 기계적으로 수집된 뉴스를 볼 수 있을뿐만 아니라 메일이나 RSS 리더기로 자신이 원하는 키워드가 포함된 뉴스가 등장할 때 지체 없이 사용자에게 뉴스 게재 사실을 알려주는 '뉴스 알리미' 기능을 갖고 있다.

포털의 개인화와 더불어 검색기술의 발전이 던져준 '정보 편식'의 우려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소비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동영상도 단편화, 분절화

텍스트 위주의 뉴스 콘텐츠만 변혁의 물결 속에 있는 것은 아니다. 8시 뉴스, 9시 뉴스, 또는 매 정시마다 나오는 TV뉴스나 TV 프로그램도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부분만 골라보는 시대가 다가왔다.

또한 YTN의 돌발영상이나 MBN의 팝콘영상은 TV용 영상이지만 인터넷에서 인기가 더 높다. 실제로 이 짧은 프로그램들이 언제 방영될 것인지 기다리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수십개 언론사에서 쏟아내는 뉴스 콘텐츠를 모아 놓은 포털 뉴스 검색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일방향 TV 프로그램이 30분, 1시간 단위로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해야 했다면 내용중 재미있는 장면이나 출연자의 잠깐의 실수, 표정만 골라내 불과 몇 초짜리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네티즌 사이에 유통되고 있다.

TV 뉴스에서 의제 설정은 뉴스 첫머리에 나오느냐 같은 사안을 얼마나 다양하게 다루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콘텐츠로서의 방송 뉴스는 좀 다르다. 일단 모든 방송 뉴스 콘텐츠 꼭지 하나마다 따로 볼 수 있으며 각 방송사별로 비교해보면서 연달아 볼 수도 있다.

판도라TV, 곰TV 등 스스로 언론이 아닌 동영상 플랫폼 기반 서비스들이 새로운 미디어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향후 등장하게 될 IPTV와 디지털 케이블 방송 등 새로운 뉴미디어 플랫폼들이 고전적인 콘텐츠 생산과 소비, 유통 방식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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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내일 오전에 사진도 좀 올리고 좀더 정리하겠습니다... 헥헥..^^;;
업댓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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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08/02 09:03 2006/08/02 09:03
뉴스를 인터넷에 대량으로 유통시키는 포털, 본지 기자들이 생산한 기사는 물론 자체 생산 시스템까지 갖추기 시작한 언론사닷컴, 특정 정책 사안마다 사사건건 기존 언론과 마찰을 빚으며 정부의 유사 언론활동의 장인 국정브리핑. 이들 중 언론은? 언론학계, 언론계, 정치권이 이 문제에 대한 정답 찾기에 나섰다.

지난 7월 6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와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5.31 지방선거’ 인터넷 언론의 선거보도 현황 및 쟁점 세미나가 있었다. 또한 지난 6월 29일에는 포털 사이트에 대한 감시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자유언론인협회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포털 사이트의 권력 남용 방지를 위한 입법토론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 6월 30일에는 이승희 민주당 의원 주최로 ‘포털 제자리 찾아주기’ 공청회를 열었다.

인터넷 언론 규정 제각각, 입법부의 무능과 무식
최근 들어 인터넷 언론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다. 이들 토론회와 세미나의 공통 주제는 인터넷 언론의 근본적인 탐구와 함께 멈추지 않는 포털의 언론 권력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었다. 또한 국정브리핑과 언론사닷컴를 인터넷 언론으로 인정할 것이냐에 대한 여부도 토론 테이블에 올려진 뜨거운 감자다.

법적으로도 이들 ‘뉴스를 취급하는 사이트’(아직 이 글에서 이들이 언론인지를 결론내리지 않았으므로)들은 언론으로서 인정을 받아 규제 대상이지만 인정을 받지 않아 언론의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즉 매체법인 신문법에 따르면 포털뉴스는 ‘인터넷신문’의 개념범주 밖에 있다. 그러나 공선법에 따르면 포털사이트는 ‘인터넷언론’이다.

가장 큰 차이는 신문법에서는 인터넷신문의 개념 규정을 하면서 3인 이상의 상주 기자(취재 2인 포함)라거나 30%의 자체 생산을 전제조건으로 제한한 반면 공선법에서는 딱히 제한 규정은 없이 포괄적인 규제 대상을 선정하기 위한 선언적 조건만 명시하고 ‘유사한 언론행위’까지를 모두 포함시켰다.

누가 보더라도 이는 한국의 수준 낮은 입법부의 무능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는 정치권과 언론계의 힘겨루기 속에서 인터넷 언론의 위상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더욱 기가 막힌 상황은 언론중재법상으로는 신문법상의 인터넷 신문만 중재 대상이 되지만 언론중재의 규제 조항을 모태로 한 공직선거법은 포털이나 언론사닷컴들도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고 이들을 통한 반론문 게재, 정정문 게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정부나 정치권이나 또는 학계나 언론계나 딱히 인터넷 언론이 무엇인지 이들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지 이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이들이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없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상황적 논리에 밀려 법안을 졸속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벌어진 웃지 못 할 상황이다.

최근 입법부의 포털규제 등을 목적으로 한 법률 개정 및 조항 신설 등의 움직임이 매우 조심스러워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한 번 조롱거리가 될 불구법이 탄생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움직임이 꽤 활발해진 것 같아 ‘불안하다’. 심재철 의원은 지난 6월 19일 포털을 언론으로 규정하는 신문법 개정안을 동료 의원 18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 이승희 의원 역시 포털사이트를 인터넷 신문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심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의 골자는 포털사업자가 언론사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와 제목을 자의적·선정적으로 편집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또 ‘많이 본 기사’ 등의 방법으로 조회 횟수를 임의로 조작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하는 징계 조항도 넣었다.

이 의원의 신문법 개정안은 포털사이트를 아예 인터넷 신문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현행 인터넷 신문 규정의 ‘독자적 기사 생산’ 항목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본사 기사를 인터넷으로 유통시키고 있는 언론사닷컴들도 자연스레 인터넷 신문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이 의원의 생각이다. 심지어 이 의원은 포털이 초기 화면에서 제공하고 있는 검색·메일·커뮤니티·블로그 등을 종이신문의 경품 끼워팔기 서비스와 유사한 불공정 경쟁이라 간주하고, 초기 화면의 50% 이상을 보도 기능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들 정치권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은 어떨까? 일단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거의 원색적으로 어떤 방법을 동원하던 포털과 유사 언론을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심 포털의 규제 대상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속마음은 “언론으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일부 인정해야 책임을 지울 수 있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언론발달사에서 뉴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나타났던 현상인 ‘기존 미디어의 뉴미디어 배제 전략’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언론사들이 인터넷을 스스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환상에 뉴미디어로 추켜세웠지만 영향력 면에서 경쟁자로 떠오르자 즉각 ‘왕따’와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저널리즘’, ‘미디어’, ‘언론’, ‘취재’, ‘편집’. 전통 언론 개념의 붕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갑자기 이런 논의가 왜 최근 들어 크게 다뤄지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수많았던 포털과 인터넷 언론에 대한 규제 방안과 정의에 대한 논란에 관심을 갖지 않던 언론이 본격적으로 서슬 퍼런 사설과 날카로운 칼럼을 동원하면서 이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가.
그 원인의 발단에 노무현 대통령과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보수언론, 그리고 그 사이에서 치열한 논리전쟁을 펼치며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선 국정브리핑이 있다.

청와대는 지난 3월 포털을 통해 국민과의 직접 대화에 나섰고 지난 6월 12일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 NHN 등 포털 대표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때 대표들과 배석한 사람들은 뉴스 운영 책임자들. 그리고 노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한다.

“(포털사이트는)의미 있는 많은 정보를 다루고 있어서 미디어가 된 것 같다. 언론을 권력이라고 하는데 미디어는 권력이 아닌가라는 많은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누가 봐도 권력으로서 포털과 미디어에 대한 논쟁거리를 던져줄만하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손 좀 봐줘야 할 대상으로 포털을 지목하게 된다. 이어 포털 감시를 선언하며 4월에 출범한 자유언론인협회가 '2007년 대선은 포털이 결정한다'는 표어까지 내걸었으니 인터넷으로 지금의 대통령이 만들어진 것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는 언론들이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최근 국정브리핑이 정부 정책에 대한 홍보를 인터넷 언론 방식을 차용해 유사 언론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난은 인터넷 언론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든다.

기준도 없고 철학도 없는데 두려움만 있다
지난 호에서 필자는 인터넷 미디어를 ‘플랫폼 서비스’라고 언급했다. 인터넷 미디어의 분화 과정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될 것이다. 지금 현재의 모습을 기준으로 규제 장치를 만든다고 해도 기술 발전으로 인해 파생되는 미디어 현상은 이해가 되기도 전에 현실 속으로 파고들 것이다.

필자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규제 논리가 기준도 없고 철학도 없는 논의라고 단언한다. 먼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격언을 되새기며 필자가 마치 모든 규제법을 없애자는 식의 주장을 펼친다고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정치권에서 언급하고 있는 신문법 개정 조항들은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이 문제다. 먼저 이승희 의원의 신문법 개정안의 골자는 ‘포털도 신문법상 신문으로 규정해야 한다’, ‘현재 20% 정도인 포털 초기 화면의 뉴스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의무화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또한 구글은 검색 사이트이며 네이버는 포털이라는 식의 일반적 구분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중인 윈도라이브닷컴(www.live.com)은 포털인가 검색 사이트인가. 일단 생산이 일부 이뤄지고 있는 포털, 블로그 등을 통해 생산되는 콘텐츠를 전면 배치하고 일부 보상을 주는 포털, 그리고 배치만 이뤄질 뿐 생산은 전혀 없는 포털들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당연히 업계도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포털이 뉴스 유통을 위한 역할로 태어난 것도 아니다. 어떤 사이트가 포털인가? 스스로 포털이라고 내세우지 않는 이상 인터넷 사이트의 성격 규정은 애매할 따름이다. 포털이란 말 자체가 업계가 만들어낸 마케팅 용어이기 때문이다. ‘방송’이나 ‘신문’처럼 역사성을 가진 단어가 아니라 신조어군에 속하기 때문에 국어사전에도 등재돼 있지 않다.

또한 뉴스 비중을 왜 50% 이상으로 늘려야 하나. 이처럼 기준 없고 막연한 수치는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다. 이 기준은 포털도 황당해하고 있지만 인터넷 언론사들도 어이없어 한다. 인터넷을 여전히 ‘신문 지면의 온라인판’으로 인식하는 사람들 정도나 상상할 수 있는 규제 사항이다.

이렇게 일률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는 기술적인 한계도 있다. 현재 인터넷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웹 2.0의 개인화 기술 발전은 개인이 화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구글(www.google.co.kr)이나 야후(kr.yahoo.co.kr)는 아예 각 영역을 사용자가 우선순위를 주어 위나 아래쪽으로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다. 각 콘텐츠 영역을 새로 추가하거나 빼는 것도 손쉽다. 이것도 법으로 규제할 것인가.

또한 아직은 소수가 사용하고 있지만 RSS가 보편화되면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뉴스를 전달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게다가 포털이 보유하고 유통하고 있는 콘텐츠 가운데 뉴스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더욱 가관은 초기면에 대한 집착이다. 마치 신문의 1면에 대한 영향력의 직접적인 투영이라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접촉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메신저를 통해 서로 재미있는 기사 URL을 전파하거나 다른 기사의 댓글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사로 유도하기도 한다.

또한 포털 초기면과 포털 뉴스 섹션 초기면과는 분명 이용자의 이용 습관 자체가 다르다. 최근에는 ‘위젯’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뉴스가 유통되고 있는 모습도 발견된다. 포털도 자신이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승희 의원이 ‘포털 제자리 찾아주기’란 표현을 쓰는 것도 어찌 보면 우습다.

인터넷기업협회 측에서도 자율 규제 및 피해 구제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물론 이들 기업들의 움직임이 너무 늦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연예계 X파일’, ‘개똥녀’ 사건에서 보듯 개인의 사생활 정보 유출 등 현실적으로 개인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데 업계는 신경을 써야 한다.

인터넷기업협회 차원에서 피해구제기금을 마련하고 포털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보상을 하고 문제를 일으킨 포털에 제재가 들어가야 한다. 이런 자율 규제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시도도 있어야 한다.

사실상 정치권이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삼단 논법은 ‘포털은 중립적이지 않은 편집행위를 하고 있다’->‘인터넷 신문은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녀야 할 의무가 법으로 명시돼 있다’->‘이들을 인터넷 신문으로 규정해야 중립성과 공정성의 의무를 지울 수 있다’는 식이다.

언뜻 봐도 말도 안 된다. 언론에게 기계적 중립성을 요구하거나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식의 규정은 언론학계는 물론 헌법재판소에서도 판단했듯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다. 지금 그나마 사회적 비판과 언론의 견제로 인해 기계적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항변하는 포털에게 ‘당신은 언론이요. 스스로 말할 수 있소’라고 자유를 부여했을 때 포털 권력을 어찌 통제하려 하는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신문사의 기사를 포털이 일방적으로 거부할 권리가 생긴다면 조선일보에게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노출시켜주는 아량을 기대할 수 없듯 포털이 정치적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낼 때의 위험성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의 한 위원은 “인터넷 신문의 특성상 정치적 성향에 대해 관대하게 심의했다. 광고에 의해 광고성 기사가 전면에 지나치게 배치되는 등 누가 봐도 심한 상황이 아니면 인터넷 신문의 논조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현실적으로 인터넷 신문에게는 기계적인 중립성보다 선명성이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언론이나 아니냐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 피해 구제’
산업적인 측면으로 보면, 뉴스 신디케이션 모델이 협소하고 성숙되지 않은 국내 언론 상황에서 오히려 포털이 국내 뉴스 콘텐츠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디케이션 모델을 실질적으로 산업화시켰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뉴스의 생산과 유통 전반을 아울러 독점적으로 행하던 기존 신문업계도 지방 신문과의 교류 전문 미디어와의 제휴, 1인 미디어와의 전략적 동행 등의 추세에 맞춰 뉴스 생산과 유통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일고 있는 뉴스 및 논평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신디케이션 모델의 개발과 장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론중재법에 심의 대상이 신문법과 방송법에 규정된 언론사로 한정돼 있듯이 콘텐츠 유통과 관련한 신디케이션법이 제정되고 이를 통해 언론중재위원회의 심의 대상에 올려놓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다. 포털을 신문법 안으로 넣는 것은 이들이 언론이냐 아니냐의 논의를 떠나서 방송에서 뉴스를 다룬다고 해서 신문법에 방송을 구겨 넣으려는 시도와 다르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의 신문법 개정안도 부실하긴 마찬가지다. 콘텐츠는 자율 계약이 원칙이다. 포털을 인터넷 신문으로 편입시켜 편집 등 언론 행위를 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계약을 통해 제공받은 뉴스의 제목 수정 등을 법적으로 막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신문사들이 통신사 뉴스를 제공받으며 제목을 절대 수정할 수 없다는 법조항은 들어본 적이 없다. 또한 제목 등 원본 훼손 금지에 대한 조항은 포털과 언론사간의 계약 조건이지 이를 법적으로 막는 것은 또 다른 위헌적 발상이다.

이렇듯 포털의 언론 행위는 현상적으로나 헌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는 상황에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방법은 신문법만이 유일한 것이 아님에도 신문법에 얽매이는 것을 보면 법안 발의에 있어서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국내 입법부의 수준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학계나 정치권의 논의를 보면 늘 본질은 구석에 처박히고 부차적인 문제에 매달려 정력을 낭비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포털의 언론 편입 논란도 마찬가지다. 포털을 언론으로 볼 것이냐 말 것이냐를 논의하는 게 우선이 아니다. 오히려 포털이 수행하고 있는 뉴스 유통행위를 규정지어주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의 “언론 브리핑이 언론이냐를 논의하기에 앞서 이 문제를 걸고넘어진 동아일보가 언론이냐부터 논의하자”는 뼈 있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구태여 근본적인 철학적 단어 규정에 매달려 한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무한궤도식 논의보다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뉴스를 전달하는 전광판을 지나치며 지하철 승강장에서 모니터를 통해 광고와 짧은 뉴스를 본다. 또한 전철 안에서도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메신저에 접속하는 순간 작은 창으로 뉴스를 볼 수 있고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극적인 뉴스들이 마우스 클릭을 유도한다. 길을 걸으며 보는 DMB 방송은 물론 앞으로 도입될 IPTV에서도 뉴스는 중요한 콘텐츠가 될 것이다. 와이브로와 HSDPA, UWB 등 유무선으로 뉴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뉴스가 넘쳐나는 것 이상으로 뉴스를 보여주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다.

반년에 한 번씩 법을 고칠 생각도 능력도 없으면서 새로 등장하게 될 모든 플랫폼을 함부로 언론이냐 아니냐의 잣대로 재단하기 전에 통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보 유통에 따른 부수적인 부작용과 피해 최소화 장치 마련에 힘쓰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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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2 10:35 2006/07/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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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은 언론인가?

지금 이 물음에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은 포털에게 '편집 언론'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책임성을 강조했다.

이 때다 하고 사람들이 달려 든다.

그동안 미웠다.. 왜 너만 잘먹고 잘 사냐 하고 기존 언론들은 시기심이 가득 차 있다.

정작 내가 만들어 놓은 내 밥상은 쳐다도 안 보고 남들 꺼 죄다 모아 놓은 부페로 가냐고 원성이다.

언론들 뿐만 아니라 여론의 추이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는 정치인들에게 포털은 항상 주목의 대상이다. 그들에게 포털의 댓글 하나하나가 신경쓰이기 마련이다.

연예인들? X파일 이후 완전 황당.. 그리고 연이어 법을 동원한 네티즌과 한판 승부를 겨루는 가운데 포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최근 모 국회의원의 입안에 대한 언론 플레이에 대해 조선과 동아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포털을 언론의 지위에 올려 놓고 책임지게 만들어보자는 속셈이다.

[횡설수설/홍찬식]포털 권력 [동아일보 2006-06-15 03:13]
"포털이 친정권적이라는 비판과 우려가 나온 지 오래다. 포털의 뉴스 목록에 ‘차떼기 주역 가석방’이라고 적혀 있어 들어가 보니 기사의 원래 제목은 ‘○○○ 씨 가석방’이었다고 한다. 포털의 모기업은 정보기술(IT) 업체들이다. 정부 정책에 민감한 이들은 정부와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포털 기능을 자율에 맡기자는 주장은 권력과 포털의 유착을 권장하자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랬다. 이들이 포털을 언론의 지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이유는 '친정권적'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까? 노점상이 할인점 때문에 장사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랑 비슷한 것은 아닐지.

이 논의의 결말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만이 포털이라면 '언론'이란 범주에 들어가 아귀다툼을 벌이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뭐가 득이 되겠는가. 사장이 언론사 사주가 되어서 득이 될 것이 무엇인가.

언론사들 입장에서도 어이가 없다. 별도 독립 법인으로 언론사 닷컴에서도 역시 편집행위를 하고 있는데 스스로는 그들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를 내부적으로 언론의 지위에 올려 놓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러니에 대해 뜨거운 토론을 기대한다. 이는 인터넷 실명제와 더불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자에 대해 어떻게 볼 것인지 '시각차'가 분명히 존재하는 논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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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5 10:46 2006/06/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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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현재 언론사닷컴 종사자라면 쉽게 떠올릴만한 단어다. 그 안에 변화를 주도할 수많은 혁신자들이 현실 타개 방안을 외치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 언론사닷컴은 위기다.

이들이 포털에 공급하는 기사에는 저널리즘에 대한 성찰을 찾기 힘들만큼 그들은 절박해졌다. 오죽하면 주요 수익원인 포털에 공급하는 콘텐츠마저 끊고 있을까.

좀더 직설적으로 통계까지 인용해보자. 일단 인터넷에서 언론사를 봐주는 사람들은 어떤 통로를 이용하고 있을까. 온라인 트래픽 추이를 볼 수 있는 100핫(www.100hot.co.kr)의 조사에 따르면, 뉴스 카테고리 중 종합일간지 10개 매체의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의 주간방문자수의 합이 1100만을 간신히 넘고 있다.

반면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 엠파스, 파란 등 상위 6개 포털 뉴스 섹션 방문자만 3600만이 넘는다. 같은 기간 네이버 뉴스의 방문자가 1350만, 미디어다음은 1000만이 넘었다.

뉴스 이외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방송사들의 인터넷 사이트도 초라하긴 마찬가지다. KBS, MBC, SBS, EBS 네 곳의 공중파 방송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수는 같은 기간 900만에도 미치지 못했다.

랭키닷컴(www.rankey.com)은 분야별 통계정보에서 “종합일간지 사이트에서 직접 뉴스를 보기보다는 포털의 뉴스섹션에서 다양한 뉴스를 한 번에 보고자 하는 네티즌의 수가 늘어나면서 (종합일간지 사이트) 방문자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인터넷이 바꾸는 미디어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 중에서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비율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국내 인터넷 사용자 가운데 절반 가량인 46.7%가 뉴스를 접하는 주요 매체로 인터넷을 선호하고 있었으며 신문은 고작 6.9% 정도였다.

언론사닷컴, 특히 신문사닷컴의 수익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이야기는 더욱 처참하게 흐른다. 한경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가 <기자협회보>에 기고한 ‘한국적 신문전략, 이것이 해답이다’라는 글에서 “상당수 매체는 일 순방문자 수가 5만~10만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의미한 온라인 비즈니스가 가능한 최소 방문자수를 30만명이라고 할 때 도저히 독자적인 마케팅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진단한다. 그는 “종이신문과 온라인신문이 함께 하는 ‘크로스 미디어(Cross Media)’전략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이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다수 신문사닷컴은 투자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선순환보다는 비용절감과 투자축소, 단기 수익 집중이라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통합 편집룸’이라거나 온라인 기자 독자 운영, 합자회사 설립, 신규 사업 개발 등으로 난관을 타개하려는 노력이 보이지만 근원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방송사닷컴도 그리 편한 상태는 아니다. 일단 멀티미디어 콘텐츠 판매와 함께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해 수익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정체성 부분에서는 여전히 ‘콘텐츠 판매 대행’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체적인 기획력이나 생산력에 기대기보다 본사에서 만들어주는 콘텐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웹에이전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언론사닷컴, 정체성 혼란의 늪에 빠지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했는가. 언론사닷컴의 근원적인 문제는 사실 ‘태생적 한계’ 때문이었다. 이는 태생적인 한계가 주는 언론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이나 언론인으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별도 법인화 돼 있는 자회사나 신문사 소속 일개 부서에서 언론사가 주는 콘텐츠만으로 인터넷 포털을 만들려고 하니 뭐하나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유연하지 못한 보수적인 언론사 조직 문화는 혁신적인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해외 유명 언론사들의 전례만 쳐다보면서 따라 하기에 급급했다.

전체적인 인터넷 전략을 수립하기보다 일단 신문 만들고 난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까에 집중했다. 신문을 위한 콘텐츠, 방송을 위한 콘텐츠를 인터넷에 구겨 넣으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오프라인 영업 방식을 고수했다. 인터넷 사용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일단 보여주기식’의 기획이 전부였다.

초기 인터넷 신문이 종이 신문에 다 싣지 못한 내용까지 보여주는 ‘보조재’에 불과했다는 것은 초기 언론들이 인터넷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995년 중앙일보를 필두로 언론사닷컴들이 속속 인터넷 사이트를 열고 인터넷을 탐색했을 때부터 언론사닷컴은 지금까지 정체성의 혼란을 거듭해오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언론사닷컴이란 자회사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언론인’인가? 많은 사람들과 이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들어봐도 다들 제각각이다. 신문기자나 방송기자나 언론사닷컴에서 간혹 취재가 중복이 됐을 경우 의아하게 생각한다. ‘이들도 취재를 하는가’란 단순한 의문에서부터 ‘온라인 기자’라는 ‘종족’에 대한 의구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내비친다.

또한 언론사닷컴에서 실질적으로 ‘편집’ 업무를 맡은 운영자들은 스스로를 기자라고 선뜻 부르기 어색해 한다. 포털에서 뉴스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자신들을 크게 구분 짓지 못하는 것이다.

본사 종속과 의존의 굴레
흔히 종속형이라 불리는 언론사닷컴들의 고민은 그들이 의지하고 있는 언론 브랜드를 떠나서는 한 발도 떼지 못한다는 한계 때문이다.

언론사닷컴 가운데 동아일보의 경우 ‘마이더스’라는 별도 브랜드를 출범했다가 결국 ‘동아’라는 이름을 다시 붙여야만 했던 기억이 있다. 중앙일보의 ‘조인스’는 그나마 브랜드화에 성공한 케이스였지만 여전히 조인스는 ‘중앙일보 온라인판’이란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매경인터넷에서는 IT전문 브랜드인 ‘스팟뉴스’라는 독자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브랜드 런칭에 대한 어떠한 마케팅도 없었다. 이는 전자신문인터넷의 IT쇼핑 가이드 브랜드인 ‘버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향신문 ‘미디어칸’이나 한겨레신문의 ‘하니’ 역시 본지의 브랜드와 최소한 동등한 가치를 주지 못한다.

방송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KBSi의 드라마전문 인터넷 방송국 ‘크레지오’는 독자 브랜드화에 실패해 아예 사이트 메인 로고로 KBSi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iMBC나 SBSi는 최근 온라인 뉴스 강화를 위해 시민기자제를 도입했지만 기대만큼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아 고민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본사와 인터넷 자회사 간의 중복 사업도 내부적인 갈등을 낳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인터넷 자회사의 자체적인 사업에 대해 간섭하거나 일방적인 지시로 일관하고 있으며 본사 부대사업을 떠안기거나 수익성 좋은 사업의 경우에는 본사로 이관시키는 등 조직원들끼리의 마찰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전광판 사업권’이 인터넷 자회사에 있느냐 본사에 있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갈린다는 자조 섞인 언론사닷컴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언론사닷컴 따로 존재할 필요 있나
이러한 정체성 문제는 언론사들이 각종 부가 사업을 전개하고 그룹 형태를 띠면서 예견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 언론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언론 조직과 대중적 기술이 중심이 된 인터넷이란 영역의 불합치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사와 인터넷 자회사의 전략이 따로 노는 곳이 너무 많다.

언론사닷컴에게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물론 모범 사례는 있다.

최근 모스코바에서 있었던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서 티모시 볼딩 사무총장은 세계 신문산업 동향 보고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신문 발행부수는 전년보다 0.56%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료신문을 포함한 지난해 발행부수 증가율이 1.21% 였으며 지난해 전 세계 신문의 광고수입은 전년대비 5.7% 늘었으며 증가율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역설했다.

지난해 신문사가 운영하는 온라인판 독자는 8.71% 증가했으며 5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200% 늘었다. 이에 따라 신문사의 인터넷 광고수입 역시 지난해에 24%나 증가했다는 점은 국내 신문들로서는 ‘희소식’이었다.

이 회의에서는 해외 유수 언론들의 인터넷 대응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닷컴의 짐 브래디 편집인은 "워싱턴포스트는 편집국에 멀티미디어 조정 기능과 TV 스튜디오, 라디오 스튜디오 등을 포함한 융합 편집국을 만들었고 오프라인 기자들에게 이미 카메라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파이낸셜타임스닷컴 전 편집인은 "파이낸셜타임스의 경제 담당 에디터가 온라인판에서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포럼을 개최하거나 독자에게 유수 경제전문가와 온라인으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컷뉴스‘라는 인터넷 전용 뉴스 송출을 성공시킨 CBS의 ’유비쿼터스 통합뉴스룸‘의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이들 사례를 보면 본사의 인터넷 전략에도 도움이 안 되고 언론사닷컴 스스로의 자생력도 없는 상황을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나라 언론사닷컴은 자생할 수 있는 콘텐츠 기반을 어차피 본사에 의존해야 하고 본사는 언론사닷컴이 장애로 작용해 인터넷 전략을 유연하게 펼칠 수 없는 서로가 걸림돌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연 언론사닷컴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일부 언론사가 본지와의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본지 편집국에 인터넷 편집 인원을 배치하는 경우도 있고 취재 인력을 합쳐 인터넷 기자와 신문 기자가 사무실을 함께 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급한 온-오프 통합 편집룸은 오히려 서로의 차이만 극명하게 드러내 놓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모 언론사의 명칭상 통합 편집룸 조직 운영은 상대적으로 인터넷 편집 및 취재 인력의 박탈감과 함께 소외감만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 언론사에서는 이미 상당수 인원이 이직을 했으며 이직을 준비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통합 논의와는 반대로 본사는 본사대로 따로 인터넷 전략을 짜고 인터넷 자회사는 그들대로 오프라인 전략을 따로 준비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온-오프 인터페이스와 콘텐츠 소싱에 주목하라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단번에 풀기는 힘들겠지만 언론사닷컴에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먼저,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부터 시작하자. 현재 우리 닷컴 조직의 효율성은 어떠하며, 본지와의 연계는 어떠한지, 그리고 우리 닷컴이 인터넷 콘텐츠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인터넷이라면 적어도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의 기술이 중요하다. 기술이 없으면 콘텐츠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술도 없고 콘텐츠도 남의 것’인 상태라면 영업력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도저도 아니면 깔끔하게 대부분의 운영 및 영업 업무를 아웃소싱해볼 것을 권한다. 아니면 언론사닷컴끼리 운영 연합체 구성을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네이버와 언론재단이 추진하는 아쿠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회원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이른바 메이저에 속하는 언론사는 참여를 유보하거나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좀더 전향적인 인식 변화를 촉구한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편집권과 인터넷 콘텐츠 유통권을 지나치게 구분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포털에게 콘텐츠를 유통하도록 허용하면서 편집권은 이양하지 않았는가.

지금부터라도 미래 전략에 대한 단계적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 무조건 인터넷이 대세라며 남들처럼 따라갈 필요는 없다. 성급한 통합 편집룸 논의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은 인터넷이란 플랫폼과 인터페이스에 맞는 콘텐츠 생산력, 또는 가공력을 갖추는 것이다. 같은 콘텐츠라도 신문에 사진과 도표로 깔끔하게 편집되는 버전과 인터넷의 하이퍼텍스트와 각종 링크, 그림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자료, 검색된 관련 자료가 함께 있는 버전은 달라야 한다.

기사가 생산되는 단계와 가공되는 단계, 유통과 소비되는 각 단계마다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각 단계를 한꺼번에 처리하기 힘들겠지만 단계별 전략을 통해 일관된 흐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미 독립형 인터넷 신문들은 특화되고 전문화된 콘텐츠 생산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아예 자체 광고 영업 인력을 두지 않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포털과의 공생 관계에서 태어나고 있는 속보매체도 많아지고 있다. 언론사닷컴이 상대해야 할 곳은 포털이 아니라 이들 독립형 인터넷 신문들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위한 콘텐츠가 인터넷에 그대로 먹히리라는 생각부터 고쳐먹어야 한다.

인터넷은 쌍방향 미디어 서비스다. 신문기사를 그대로 인터넷에 뿌리거나 방송 프로그램을 통째로 인터넷에 올려놓기보다 생산단계부터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각 유통 지점에 맞도록 콘텐츠를 재배치하고 재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으로 들어오는 독자들의 반응은 즉각 기자나 편집자 등 생산자들이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이라도 본사와 인터넷 조직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 종사자들의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다.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언론사 그룹 내부에 빠르게 공유되고 정착되려면 조직원들 스스로 고리타분한 ‘소싯적’ 이야기에 매몰되지 말고 인터넷 독자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마샬 맥루한이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말했다면 필자는 ‘인터넷 미디어는 플랫폼 서비스’라고 말하고 싶다.
----------------------->
이 내용은 미디어 전문 잡지의 기고문이므로 허락없이 전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은 다분히 현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개략적인 제안 정도여서 재미가 좀 없네요...--;;

다음부터는.. 대안 모색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부터 할까 합니다..


미디어 2.0에 대한 본격적인 제언을 해볼께요...

인터넷 미디어의 범위, 예전과 지금의 미디어의 의미, 언론과 정보 서비스의 구분, 참여와 공유, 그리고 콘텐츠 생산과 가공-유통의 분리와 개별적 대응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포털과의 공존 공생에 대한 이야기도 주제로 가능하구요.. 포털의 미디어화에 대한 대응이나 그런 것보다 포털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현실적이니까요...


인터넷 글쓰기와 인터페이스, 그리고 언론사 주장과 토론에 대한 플랫폼 이야기도 주제로 다룰 수 있겠죠... 모두 인터넷 안에서 전파 확산 강화 과정을 거치는 사례들이 많아서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 이야기도 할만 할듯 합니다..


인터넷 개인 브랜드화 전략에 대해서도 관심있습니다. 인터넷이 국내에 신디케이션의 개념을 어정쩡하게 들여오는 데 일조했는데요.. 그보다는 더 주목할 것이 전문가들의 저널리스트화라거나 1인 미디어 브랜드의 확산 등도 재미있는 주제가 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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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4 16:14 2006/06/14 16:14

3대 과학저널이 있다고 한다.

아마 네이처, 사이언스, 셀인가부다..여기에 논문이 실리는 것을 평생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만큼 실리기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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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는 23일 과학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세계적 연구 성과를 올린 과학자나 기업 직원에게 국가포상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예산 확보를 위한 구체적 작업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연구논문의 선정 기준은 네이처와 사이언스, 셀 등 3대 과학저널에 제1저자나 교신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과학자가 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직원이 세계적인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했을 경우 논문 게재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인 평가작업을 거쳐 포상을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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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현실론과 이상을 넘어서.. 이건 아니다.

3대 과학잡지의 권위가 대한민국 과학기술부보다 월등하다는 말이다. 말이 되는가?

국내에서 선정한 이러저러한 상이 워낙 권위가 떨어지니 오죽하면 바깥에서 우리 과학자들 평가를 물어보러 다니나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민간 잡지 출판사의 임의(여기 딴지 걸지 말라 지적 경쟁에 임의의 판단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니..)의 판단에 의해 게재 여부가 결정되는 것에 대해 과학기술부가 '정말 잘했어.. 돈 줄께' 이건 웃기지 않은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차라리 "과기부내의 선정위원회를 두어 포상에 맞는 평가 기준을 둘 때 과학저널에 실리는 것도 평가 항목에 들어가게 하겠다" 정도였다면 이해가 갈만도 하지만.. "세계적인 연구논문의 선정 기준이 3대 과학저널에 제 1저자나 교신 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과학자"라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탁상 행정이 아닐까?

어느 나라 정부가 다른 나라 잡지에 이름이 올라갔다고 널띄기 하면서 좋아할까? 거기다 포상까지..--;;

P.S. 비의 최근 타임지 선정 100인에 올랐다는 것은 그 자체로 뉴스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누군가 그러던데 해외 저널의 우수성은 철저한 객관성이라고..

과연? 어차피 자기네들이 인지하고 있는 사람 가운데 언론에 많이 노출되고 주목할만 하고 형평성에 맞춰 선정하게 마련이다. 사람의 성향과 능력과 경쟁력을 수치화한다는 것은 그렇게 '임의성'이 농후하게 마련이다.

해외건 국내건 언론학에서 '객관성'은 사문화된 교과서형 단어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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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3 17:17 2006/05/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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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한국에서 블로그 어떻게 지금까지 왔나-1(~2003년)

* 각오 하세요.. 꽤 길고 링크도 많습니다..~ 스크랩은 삼가~(이 글은 그만의 리마인드 차원이니 토론 걸지는 마세요~)

그만이 한 외국계 미디어를 다닐 때였다. 재미있는 외신 기사를 발견했고 그 기사를 번역하기로 했다. 그 기사는 지금 기억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블로그를 소개하는 기사였다.(일단 그만이 봤던 기사가 없었다 --;)

생소한 '웹로그', 또는 '블로그'에 대한 내용이라서 우리말로 번역하기에 꽤나 난해했던 기억이 난다.

온라인 게시판 한물 가고「블로그 바람 부네!」[ZDNet Korea] 2002-08-06

당시 '웹로그'라는 단어는 사이트의 방문 기록을 의미하는 용어로 굳어져서 Web + Log의 합성어로 'Blog', 한글로 '이어쓰기', '항해일지', '웹기록' 등으로 번역하려다 그냥 외래어 발음으로 표기하기로 했다(이때문에 3시간을 고민했다는..^^;). 외신에서는 오히려 웹로그가 더 많이 쓰이던 시기였다. 국내에선 나중에 '날적이'라는 한글 순화 단어가 등장했지만 별로 빛을 발하진 못하고 '블로그'로 통일됐다. 마침 컴퓨터가 '샘틀'로 잠시 불렸던 것처럼...

어쨌든 이 기사가 나간 뒤 다음 달 9월 26일자 오마이뉴스에서 블로그를 아시나요? 라는 기사가 뜬다.

물론 이 당시에도 일찍부터 블로그에 맛을 들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니아'였다.

이후로 블로그는 잠시 잊혀져 있었다.. '그저 홈페이지 쉽게 만드는 서비스려니 하면서..'

그러다가 며칠 후인 9월 29일 한국 최초의 블로그 서비스(www.blog.co.kr)가 선을 보였다. 에이블클릭, 커뮤니티 사이트 오픈 (그 즈음에 컴퓨터와 춤을, 블로그인 등이 있었다 등의 의견이 있는데 얼추 비슷합니다... 가물가물~)

이때도 블로그는 일종의 커뮤니티 서비스로 혼용됐다.

그렇게 2002년은 월드컵과 함께 하반기가 훌쩍 지나가고 이 즈음 미국의 9.11테러가 발생하고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공격과 함께 이라크 전쟁으로 모든 뉴스가 집중되기 시작한다.

그러던 2003년 초 전자신문에서 주목할 만한 기사가 몇 개 실리지만 이내 잊혀진다.

[오늘의 용어]블로그 (blog)   전자신문 2003.01.06
'블로그 사이트' 中서 접속 차단당해   전자신문 2003.01.17
너희가 '블로그' 재미를 알아?   전자신문 2003.01.25

그만도 어느덧 잊고 있었지만 블로그의 흔적들을 외신에서 꾸준히 발견하던 차에 의미없는 일기가 아닌 블로그로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번역해 실었다.

名品 개발 일등 공신「공개 베타 테스트」   ZDNet Korea 2003.02.04

그리고 미국에서 불고 있는 블로그 열풍에 대해 국내에서 소식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 열풍 소식을 전한다. 사실 이 기사는 그만이 블로그에 지금껏 주목했던 이유를 담고 있었다. 언론의 내부 개혁이 실패했음이 판명났지만 여전히 외풍은 '외압'으로만 비쳐졌었고 사실상의 외풍 역할을 블로그가 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

블로그 돌풍, 교육·언론까지「확 바꾼다!」   ZDNet Korea 2003.02.28

일단 블로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끔 외신은 풍부한 정보를 제공했다. 게다가 전쟁과 블로그의 궁합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

구글, 서비스 개선 명목으로「사생활 침해」 ZDNet Korea 2003/03/06
요즘 인터넷에선「블로그가 뜬다」 ZDNet Korea 2003/03/11
인터넷에 뿌리내린「반전 물결」 ZDNet Korea 2003/03/24

이 즈음 이라크 전쟁은 한 블로그를 마치 '안네의 일기'를 연상시키도록 만들었다. 이때부터 그만은 정말 '신이 났다' 기존의 매스미디어 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블로그의 가능성이 예고도 없이 튀어나오고 이리저리 전파되기 시작했다. 이 즈음 전쟁 이야기와 블로그는 한데 뒤섞여갔다.

이라크전 소식「TV보다 인터넷 먼저」 ZDNet Korea 2003/04/01
반전운동가, 인터넷에는「다른 관점이 있어 좋다」 ZDNet Korea 2003/04/03
멍청한 TV 짓밟은 인터넷「루비콘 강 건넜다」 ZDNet Korea 2003/04/07

미국은 역시 개인 브랜드의 나라였던가..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면서 인터넷 미디어의 미래를 점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하는 분석가 댄 길모어의 블로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가·독자 경계 허무는「블로그」ZDNet Korea 2003/04/12

때는 무르익었는가. 드디어 엠파스, 한미르(현재 파란), 드림위즈, 네이버 등 국내 대형포털들이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한다.

'1인 미디어' 블로그의 시대가 온다...주요 포털들 잇따라 도입 아이뉴스24 2003.04.17

사실 이때쯤 그만은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된다. 물론 외신에 의존한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 블로거들 성향상 독립성을 좋아하다 보니 설치형 블로그와 편리한 서비스형 블로그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국내 주요 언론들은 한창 블로그가 뭐며 어떻게 쓰는거며 블로그 하는 사람들 취재에 여념이 없었다.

블로그, SW로 직접 만들까? 서비스에 가입할까? ZDNet Korea 2003/04/25

블로그의 영향력은 이미 검증단계였다. 그만의 생각에...^^;

블로그·메신저 영향력 확산, 온·오프 가리지 않는다 ZDNet Korea 2003/06/03

국내에서 그만이 주목할만한 서비스형이면서 개방된 블로그가 등장했다. 그만은 꽤나 만족스러웠으며 이들을 내심 응원했다. 몇년후 그들이 다른 대형 포털에 먹힐 것은 상상도 못한 채...

온네트, 정통파 블로그 툴「이글루스」오픈 ZDNet Korea 2003/06/27

그리고 이제 드디어 조금씩 깨달은 바 있는 '그만', 결국 또 다른 관점의 기사를 쓰기로 맘 먹는다. 사실은 댓글의 폐해와 실명제 거부감이란 두가지 이슈에 대한 대안으로 트랙백을 상정했었고 이것으로 '무개념 댓글'을 상쇄시킬 수 있으리란 기대가 담겨 있었다.

블로그 리플이 점잖은 이유 ZDNet Korea 2003/11/14
블로그, 트랙백 도입으로「읽을거리 풍성」 ZDNet Korea 2003/09/17

그렇게 2003년은 전쟁속 블로그로 뜨겁게 달아 오른 채로 저물었고 정리하는 의미의 기사를 썼다.

[아듀! IT 2003] ⑤ 지금 인터넷은 블로그 천국 ZDNet Korea 200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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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후는 나중에~ 졸려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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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8 09:40 2006/05/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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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대중매체 연구자들은 뉴미디어가 도입되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Two-ways Communication)'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다.

방송 사업자가 방송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보내는 방식에서 수용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되돌려 받고 이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한다는 시나리오였다.

10년 전만 해도 이러한 쌍방향 미디어에 대한 기술적 연구는 디지털 케이블TV나 디지털 위성방송, 전자신문 등이 대안이라고 소개됐다. 이른바 '인터랙티브 TV'에 대한 구상이었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 위성 방송, DMB 등 기존 방송 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방송 플랫폼은 시청자 참여 방송을 일부 편성하는 등 여전히 '제한적인 쌍방향성'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인터넷이 방송의 '쌍방향에 대한 꿈'을 실현시켜주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동영상 직접 만드는 시대 '어렵지도 않네'

최근 인터넷 영역의 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동영상 UCC는 좀더 직접적으로 누리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대로 누리꾼이 스스로 만든 동영상이나 기존 동영상의 편집물들이 현실 세계의 화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트렌드는 아니다.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쇼셜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 닷컴이라면 올해의 화두는 유튜브 닷컴(YouTube.com)이다. 이 사이트는 국내의 판도라TV, 다모임, 디오데오 처럼 동영상을 올려놓고 서로 공유하는 사이트다.

왜 누리꾼은 동영상 콘텐츠에 열광하는가. 업계 관계자는 '동네수첩', '세자매 댄스' 처럼 기존 방송국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라는 점이 가장 큰 인기배경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시청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인 만큼 감성전달이 직접적이다. 나아가 기존 미디어 권력에 식상해 있는 시청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한다는 점이 눈여겨 볼 점이다.

현재 인터넷에 서비스되고 있는 간단한 편집툴만으로도 개인 동영상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틀에 박힌' 방송 프로그램과 다른 동영상 제작이 가능하게 만든 요인다. 예전에는 고가의 편집기와 촬영 장비 등이 필요했지만 화상캠만으로도 자신만의 인터넷 방송을 개국하거나 기존 동영상을 특정 장면만 편집하는 등의 방법으로도 UCC 동영상은 탄생된다.

부족한 콘텐츠, 결국 사용자 생산 콘텐츠에 기대나

누리꾼만 이러한 UCC 동영상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 수많은 플랫폼이 쏟아져 나오면서 콘텐츠 부족 문제에 봉착한 뉴미디어 채널 사업자들도 UCC 동영상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DMB를 보면 단적으로 콘텐츠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주축이 된 위성 DMB는 특색없는 기존 방송 콘텐츠를 재방하는 이유 등으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상파 DMB 역시 수신 지역 제한과 한정된 콘텐츠로 고객들의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KT는 IP-TV로 회사가 빠르게 변신을 꾀하려 하고 있으나 통신법이 오랫동안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언제나 본 사업을 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와이브로 역시 혼신을 다하고자 하나 역시 콘텐츠의 제약이 이 사업의 성공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유튜브 닷컴과 한국의 판도라TV,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무한대 채널'을 확보해 놓고 동영상 DB는 끊임없이 쌓이고 있다. 사이트 방문자들은 처음에는 수많은 동영상들을 찾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방송국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이런 국내 뉴미디어 사업의 태생적 한계와 달리 인터넷 동영상 포털들은 큰 제약 없이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터넷 매트릭스의 자료를 보면 판도라TV는 1년 사이에 무려 1000%에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유튜브 닷컴의 사례를 보면 올해 말 판도라TV의 트래픽 성장은 어디까지인지 가능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어린 싹 묶어서 클 나무 없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IPTV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방송채널 및 프로그램 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케이블TV사업자의 견제와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프로그램 공급 거부, 규제 리스크로 인한 IP-TV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판도라TV 김경익 사장은 “UCC 포털은 개인이 만들고 스스로 즐기는 것, 그 자체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콘텐츠들의 집합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런 매혹적익 킬러 콘텐츠들은 더 이상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서는 시도하기 불가능한 범주의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성인물 동영상의 무차별 확산'이나 '방송 저작권 논란' 등의 일부 부작용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이 때문에 당국의 규제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근 인터넷 방송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송위원회의 움직임이나 선거철을 앞두고 인터넷 실명제 등의 규제 방안 마련에 착수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규제 움직임에 업계가 반발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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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04/19 16:44 2006/04/19 16:44

뉴스 하나,

작년 이맘 때 유명 인터넷 기업이 2개의 사모펀드회사에 매각됐다. 매각된 기업은 '더블클릭'이란 인터넷 광고 솔루션 업체였다. 한 때 회사가치가 120억 달러에 달했으며 90년대 후반 주가도 135달러까지 치솟았던 기억을 안고 있는 기업이었다. 전성기 시절 전세계 22곳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1500명의 직원을 거느렸으며 한해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그야말로 '유망주'였다. 이런 기업이 작년 4월 사모펀드인 헬만&프리드만과 JMI에 11억 달러, 주당 가격 8.5달러에 인수당한 것이다.

또 다른 뉴스 하나,

기업공개(IPO) 직후부터 파란을 일으키며 나스닥 S&P500에 신규 편입된 '인터넷 벤처'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제너럴 모터스(GM), 휴렛패커드(HP) 보다 시가총액이 높아 1000억 달러를 초과했다. 2004년 8월 주당 85달러로 상장한 이래 지난 31일(현지시간) 530만주의 신주를 추가 발행하면서 주당 매긴 가격은 389.75달러였다. 바로 '구글'의 지금 모습이다.

닮은 꼴 더블클릭과 구글의 엇갈린 운명

둘의 공통점은 많았다. 둘 다 당시 '신선한 아이디어'를 업계에 전파한 장본인이었으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이 두 기업은 모두 스스로 광고 매체가 되기 보다 광고 매체와 광고주를 합리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기술적'으로 수행했다.

공교롭게도 더블클릭은 96년 창업 이후 2000년까지 언론으로부터 "야후(YAHOO), 이베이(EBay), 아메리카온라인(AOL)과 경쟁할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란 평가까지 받았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모든 인재를 빨아들인다고 해서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을 달기까지 했다. 지금 구글이 듣고 있는 평가와 다르지 않다.

무엇이 이들의 운명을 '지는 해'와 '뜨는 해'로 만들었으며 이들이 겪어온 시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기에 '광고 솔루션' 기업인 이 두 업체의 미래를 뒤바꿔 놓았을까.

지는 배너 광고, 뜨는 검색 광고, 그리고 애드센스

전문가들은 이 두 기업의 능력이나 기술에 대해 의문을 달지는 않는다. 다만 '현실'에 주목한다.

더블클릭은 사이트에 게재되는 배너 광고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제시한 기업이다. 이 솔루션은 간단하게 말하면 광고주의 요구에 맞는 위치에 원하는만큼의 노출을 원하는 대상에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주들은 사이트들과 무자료 광고 제공만을 하다가 광고 효과에 대한 유추가 가능해지자 더블클릭 리포트를 원했다. '얼마나 노출됐으며 얼마나 클릭됐는지'를 알게 해준 것이 더블클릭이었다.

사이트 사용자들이 느끼지 않을 정도로 더블클릭은 속도도 빠르고 정확성도 높았다. 사이트도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접속 기록인 로그보다 더블클릭의 리포트를 더 선호했다. 사실 지금도 수많은 사이트들이 광고 솔루션으로 더블클릭을 사용하고 있다. 이른 바 CPM(Cost Per Millennium, 배너 천번 노출당 과금)의 시대였다.

배너 광고 솔루션의 독점 시대에 혜성같이 등장한 광고 기법이 바로 CPC(Cost Per Click, 클릭당 과금) 방식을 고안한 오버추어였다. 야후가 인수한 오버추어는 야후 부활의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 광고주는 노출이 아닌 수용자의 직접적인 클릭에만 광고비를 지불하면 됐고 이러한 여러 조건들을 스스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오버추어는 철저히 텍스트 광고만을 집행했으며 각 포털들의 검색 결과와 상응하는 단어들을 팔았으며 이 키워드를 광고주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 수 있게 됐다.

광고가 유일하게 합리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곳 '인터넷'

오버추어의 CPC 방식은 획기적이었지만 여전히 노출되는 곳은 대형 포털 등 매체와 기업들간의 거래에 국한돼 있다. 구글도 애드워즈(ADWords)라는 서비스로 CPC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새로운 발상을 하게 된다. 좀더 세밀하면서도 광범위한 저인망식 광고 네트워크를 고안한다.

단지 구글 검색 결과뿐만 아니라 사이트를 운영중인 누구나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도록 애드센스(ADSence) 서비스를 실시한 것이다. 직접 광고주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구글의 애드센스 광고 코드만 붙이면 구글은 광고주로부터 받은 수익의 일부를 이 작은 매체에 주게 된다.

또한 구글의 애드센스는 기본적으로 문맥(Textual)광고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문이라면 왼쪽면에 영화 기사가 나오면 오른쪽에 해당 광고가 배치되는 식이다. 현재 페이지에 등장하는 글을 분석해 관련성 높은 광고 키워드에 해당되는 광고를 노출시켜주는 방식이어서 광고주의 만족도가 높고 '광고도 정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영업력이 부족한 작은 언론사나 방문자는 많으나 수익구조가 취약한 사이트들, 개인 블로그, 작은 정보성 홈페이지들은 몇 푼 안되지만 없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애드센스를 붙였고 놀랍게도 미국 대부분의 독립 사이트들은 광고 영역을 애드센스로 꾸며 놓았다. 바꿔 생각해보면 광고주는 애드센스를 도입한 사이트가 늘어날수록 광고 효과가 더 커질 것임을 직감하게 됐다. "누구나 광고를 집행할 수 있고 아무나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놀랍게도 이러한 과정은 거의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

구글 사이트가 망해도 회사가 망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애드워즈'와 '애드센스'야 말로 구글이 사람들 머리 속에 잊혀지고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검색 사이트가 된다고 해도 구글이란 회사를 지탱해줄 수 있는 강력한 수익모델이다. 이 때문에 모든 사이트에 스며들 수 있도록 자신들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서비스의 API를 공개하고 좀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이트에 도달할 수 있도록 검색 결과를 풍부하게 만들고 블로그 사이트를 인수해 더 많은 페이지가 생성될 수 있도록 돕는 구글의 움직임 역시 자발적인 광고 매체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웹 2.0을 설명하는 많은 사례 가운데 '더블클릭에서 구글의 애드센스로'라는 사례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RSS, AJAX, TAG, 공개API, 오픈 표준 등 많은 키워드들이 모여 있는 웹 2.0 논의 가운데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애드센스인 것이다. 또한 애드센스라는 광범위한 광고 매체에 대한 열린 발상 때문에 작아도 알짜인 사이트나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독립 저널리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 것이다.

물론 미래에도 이런 광고 네트워크를 구글 혼자서 독차지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MS도 인터넷 광고 솔루션을 준비중이며 야후는 오버추어를 통해 문맥 광고 시스템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다음과 네이버 등이 검색API 등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광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중이다. 광고주나 사이트 운영자는 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광고 기법의 발달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가치 있는 것을 나눠주면 줄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화수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블로그 저널리스트나 인터넷 소설가들도 '인기'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고정식 광고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통 매체에 비해 인터넷 매체는 무한히 변형되고 진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 주기나 확산 속도도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그 중심에 '윈-윈'의 광고 기법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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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1 15:03 2006/04/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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