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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03 넘치는 낚시 기사에 ‘검색 알고리즘’ 소용없네
  2. 2015/03/05 '포샵 25년' 사진 보고 묻는다 "누구예요?"
  3. 2015/02/15 넷플릭스의 상륙, 한국은 준비됐는가
  4. 2015/01/29 MCN… 게임 말고, 저를 보러 오세요
  5. 2014/12/26 IT창업,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것부터
  6. 2014/12/02 유튜브에서 방송 내려! 지상파의 뻥카?
  7. 2014/11/21 2015년엔 어떤 기술이 주목받을까
  8. 2014/11/21 개미야, 금융의 미래를 부탁해
  9. 2014/09/17 닫혔으나 갖춰진 애플 플랫폼의 확장
  10. 2014/08/26 IT업계 어른들 뜨거운 논란에 입이 얼었나
  11. 2014/08/05 그 서비스, 혁신적인데 불법이라네...
  12. 2014/07/16 자동인줄 알았던 수동 서비스, 더 정확하네
  13. 2014/06/26 작아진 화면, 제한된 광고 '제 3의 길' 어디에
  14. 2014/05/29 스스로 생각-판단-실천하는 프로로 키우기
  15. 2014/05/29 TV 종말의 징조, 자방세대의 등장
  16. 2014/05/14 구글 아라 프로젝트, DIY 스마트폰 시대 여나?
  17. 2014/04/26 와해성 혁신 기술, 법체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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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2014/04/02 '톡 쏘는 맛' 댓글 섞은 SNS 칵테일
  20. 2014/03/13 수년 전부터 뭉개다가 금융 보안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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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2013/08/19 리워드 앱, 적립금 행방불명 사태 빈발 1
  28. 2013/07/31 네이버는 어떻게 신규 시장을 맥 빠지게 하는가
  29. 2013/07/08 스마트 전쟁 새로운 격전장은 손목?
  30. 2013/06/30 SW노임단가표, 근원적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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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시판한 테슬라모터스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무인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게 더 안전하며, 사람이 운전하는 게 불법인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3월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기술자 회의에서 20여 년 뒤에는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리라고 주장하면서 한 말이다.


3월12일 개봉한 영화 <채피>는 매일 300건의 범죄가 폭주하는 2016년의 어느 도시에서 일하는 로봇 경찰의 인공지능을 다룬다.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이 인간의 예상을 벗어나면서 로봇과 인간이 생존을 놓고 다투는 내용인데, 영화에서는 인간이 로봇보다 악하고 열등한 존재로 묘사된다.

로봇과 인공지능을 다룬 수많은 영화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순수한 존재로 탄생해서 ‘인간 제거’를 최후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인간의 욕심을 더함으로써 인공지능을 오염시키는 구성은 식상하다. 실제로 영화 <터미네이터> <아이로봇> <레지던트 이블> 그리고 <트랜센던스>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더럽혀지고 만다.

인공지능 로봇을 그린 영화 <채피>(위)에서 인간은 로봇보다 악하고 열등한 존재로 묘사된다.

현실에서도 다르지 않다. ‘순수’한 규칙을 통해 결과를 만드는 알고리즘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의도가 개입된다. 신뢰할 만한 문서를 ‘어떤 방식을 통해 상위로 노출시켜 순위를 매길지’ 알고리즘을 유추해 패턴을 만드는 것 자체가 해당 기업이 그들의 관점과 가치관을 투영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패턴을 바꾸고 이를 역이용한다면 객관적인 알고리즘은 사실상 존재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다음, 구글에 이어 뉴스 검색 서비스를 클러스터링으로 제공하겠다고 지난해 12월5일 밝혔다. 언론사들이 트래픽을 끌어 모으기 위해 생산하는 비슷한 제목과 내용의 기사를 자동으로 묶어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네이버로서도 낚시 기사를 배제하기란 쉽지 않다. ‘안영미 열애’ 기사는 3월17일 하루 만에 100개를 넘었고, 네이버 검색을 통한 트래픽 유입 비중이 높은 일부 언론사는 낚시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검색 알고리즘이나 정책은 ‘악의’ 앞에 무너진다.

증권 거래 시스템 역시 인간의 개입 앞에 위기를 맞는다. 2010년 5월6일,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갑자기 요동을 치면서 엄청난 속도로 붕괴하기 시작했다. 10여 분 만에 거의 1조 달러가 사라져버렸다. 주식 거래를 초 단위로 하는 자동 거래 시스템 작동을 36초가량 지연되게끔 만들어 순차적으로 거래가 뒤엉키게 한, 플래시 충돌이라는 해킹이었다. 인간이 악의적으로 개입하면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알고리즘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은 인간을 굴욕적으로 만든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20년 후 미국의 일자리 가운데 47%가 소멸된다”라고 전망했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2025년 로봇이 전 세계 제조업 일자리 4000만~7500만 개를 빼앗고, 알고리즘은 1억1000만~1억4000만명의 일을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적으로 트래픽을 늘리기 위한 기사를 사람을 시켜 양산하는 것보다 ‘도덕적 개념이 없는’ 로봇이 알고리즘의 논리 모순을 입력해서 기사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더욱 유용하리라는 의견까지 나온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두려운 게 아니라 그들이 제 할 일을 하도록 놔두지 않는 인간의 마음이 더 문제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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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3 13:11 2015/04/03 13:11

누리꾼의 인터넷 놀이 가운데 ‘포샵해드립니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freephoshop)가 있다. 이 곳에서는 매번 사용자들이 사진을 올리면서 원하는 내용을 의뢰하면 의뢰 내용을 기막히게 비틀어 합성을 하거나 수정을 거친 사진을 공개한다. 예를 들어 하늘을 더 푸르게 해달라고 하면 윈도의 파란 오류 화면을 합성하는 식이다.



사진 원본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정하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합성을 할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런 행위를 ‘포샵한다’라고 한다. 마치 해외에서 검색하는 행위를 ‘구글한다’고 하듯이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사진 수정 그래픽 프로그램인 ‘포토샵’으로 작업을 거친다는 의미의 행위를 ‘포샵(또는 뽀샵질)한다’고 말한다.

얼마 전 중국에서 온라인에서 교재를 하다가 수천 킬로미터를 거쳐 만난 뒤 사진이 지나치게 보정하여 예쁘게 보이게 한 여자친구의 실물을 보고 화가 난 나머지 폭행을 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했던 이유도 ‘포샵질’이 도가 넘었다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과 출산, 졸업, 증명 사진 등 각종 사진을 찍는 일반인들에게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사진을 보정하는 것이 기본적인 과정이 되어버렸다. 이를 다시 온라인에서 자아를 표현하는 프로필 사진(프사라는 줄임말을 쓰기도 한다)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얼짱 각도를 비롯해 각종 효과와 사진 잘라붙이기 신공은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흔한 ‘스킬(기술)’이 된 지 오래다.

포토샵은 그만큼 현대인들의 디지털 라이프에 있어서 ‘윈도’나 ‘구글’, ‘아이폰’만큼 친숙한 제품이름이자 문화 현상이 되었다.

포토샵이 지난 2월 19일(현지 시간) 탄생한 지 25주년을 맞았다.

포토샵이란 그래픽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어도비는 25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록을 공개했는데 이 프로그램의 원래 이름이 ‘디스플레이’였다는 것도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토마스 놀(Thomas Knoll)은 1987년 작은 입자 단위인 픽셀에 색이 모자이크 처럼 채워져 모양을 나타내는 이미지를 볼 수 있는 뷰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는 ‘디스플레이(Display)’라고 이름 지었다. 토마스는 그의 동생 존 놀(John Knoll)과 함께 공동으로 아주 단순한 형태의 회색조의 색깔을 이용해 이미지 파일을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고 어도비가 이듬 해인 1988년 9월 이 소프트웨어의 판매용 라이선스를 사들이면서 어도비의 대표적인 제품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어도비의 상품 마케팅을 위해 ‘포토샵(Photoshop)’이란 브랜드로 1990 년 2월 19일부터 정식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애플 매킨토시 전용 프로그램으로 월별 판매 목표가 500개 정도였다고 토마스 놀은 회고했다. 현재 포토샵의 전세계 사용자는 1천만 명이 넘는다.

1991년 6월 포토샵 두 번째 버전이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이 때 컬러에 대응하고 드디어 최근에도 합성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외곽 설정하기 기능(Path tool)을 사용할 수 있었다. 출판을 위한 4색 분판(CMYK) 기능도 이 때 일찌감치 선보이면서 출판과 디지털 이미지 편집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가 되었다.

이 후에 토마스 놀은 그로부터 한참 지난 2012년에야 정식 직원으로 입사했는데 그 때까지 토마스는 어도비 시스템즈의 디지털 이미지팀의 협력 컨설턴트로 24년 동안 활동했다.

포토샵, 상상했던 세상을 현실처럼 보여주다
어도비 CEO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은 “지난 25년간 포토샵은 데스크톱 퍼블리싱부터 패션 화보, 영화 제작, 웹사이트 디자인, 모바일 앱 제작, 그리고 이제는 3D 프린팅까지, 아티스트들과 디자이너들이 아름다운 이미지와 변형을 통한 창의적인 작품을 빚어낼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왔다”라고 말했다. 어도비가 내놓은 광고 '드림온(Dream On)'을 보면 영화 아바타, 나를 찾아줘, 드래곤 길들이기 2, 슈렉 등 제작 과정에서 포토샵을 사용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http://youtu.be/QmYc1MNJaQc


어도비는 포토샵 25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기념하기 위해 포토샵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펼치는 25세 이하의 창의성 있고 뛰어난 비주얼 아티스트 25명을 소개할 계획이다. 참여를 원하는 아티스트들은 비핸스(Behance)에 작품을 업로드하고 ‘Ps25Under25’를 태그하면 된다.

포토샵은 오늘 날 가장 오래된 컴퓨터 프로그램 브랜드이자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로 웹브라우저나 패드, 스마트폰 버전 등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포토샵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더불어 원본이 무엇인지, 그것을 수정했는지 보정했는지, 심지어 무엇을 어떻게 조작하거나 합성했는지 일반인들의 눈으로는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작년 말에는 할리우드 여배우 키이라 나이틀리가 누드 사진을 찍으며 ""누드 사진에 어떠한 조작도 하지 말아달라"고 제시한 조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이틀리는 사진 조작을 통해 획일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다양성에 대한 수용도를 낮추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복제와 수정이 편리한 디지털이 가진 장점과 조작과 과다한 편집으로 원본이 훼손되는 디지털의 단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도구인 포토샵은 오늘도 누군가의 갸름한 턱선과 잘록한 허리를 위해 쓰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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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08:08 2015/03/05 08:08

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계의 ‘공룡’ 넷플릭스가 미국은 물론 해외시장 석권을 위한 행군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현재 가입자 수 5700만명으로,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 가입자 수 2200만명을 추월한 데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통 방송시장을 뒤흔들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는 새로운 블랙> 등을 통해 전 세계 팬을 모은 경험이 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5700만명 가운데 1800만명은 미국이 아닌 글로벌 가입자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새 가입자가 433만명에 이르는데, 이 기간에 243만명이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가입하고 이용했다. 이 같은 실적은 프랑스·독일 등 유럽 6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데 힘입었다. 넷플릭스는 50개국에 진출했고 오는 3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국내에는 아직 넷플릭스 서비스가 들어와 있지 않다. 하지만 리드 해스팅스 넥플릭스 CEO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200여 개 나라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라고 표명하면서 국내 진출 역시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8월 한국과 일본 현지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낸 것은 두 국가를 공략하기 위함이며, 2016년 초 정식으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동영상 스트리밍 자체가 IT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OTT(영상 전송을 위한 별도의 셋톱박스 기기)에 기반을 둔 DVD 대여업 출신의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장 초고화질(UHD) TV 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북미에서 넷플릭스와 협력해 자사의 초고화질 TV에 넷플릭스 앱을 설치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는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를 호재로 여기는 분위기다. 국내 초고화질 TV 시장의 화두는 콘텐츠 확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파, 케이블TV와 IPTV 같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는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콘텐츠에 투자하는데 한국은 내용 규제?

현재 TV를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은 무궁무진하다. 지상파와 케이블 뿐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 애플TV와 크롬캐스트 같은 OTT 기기, 스마트폰, 스마트 TV 같은 기기가 일상화하면서 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도 다양해졌다. 이미 OTT 시장은 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7800억원 규모가 되리라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완전한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로 입지를 굳히고 스트리밍 전체를 장악하는 현실을 보여주면서, 국내 방송에 위기감을 주었다. 국내 방송사가 프로그램의 품질을 향상시키지 않고, 전략적 배포와 데이터 분석, 다채널 운영 전략을 시도하지 않으면 경쟁자는 인터넷 기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 같은 한계를 모를 리 없는 지상파와 통신 사업자들은 콘텐츠 생산자를 끌어안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임승차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그나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웹 드라마 등 온라인 전용 콘텐츠에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는 데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이미 중국이 무한 자본과 거대한 시장을 무기로 한국 영상시장의 생산자와 제작자들을 포섭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콘텐츠 생산자를 무시하고 내용 규제에 매달려왔으니 자업자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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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0:35 2015/02/15 10:35

네이티브 광고, 다중 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MCN), 큐레이션 미디어, 카드 콘텐츠, 인포그래픽, 개방형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 몰아보기(binge-viewing)…. 최근 미디어 업계에는 각종 신조어가 범람하고 있다. 이런 신조어들에는 새로운 미디어 기술 환경과 사회문화적 트렌드가 반영돼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유심히 봐야 할 변화는 기존 고품질 콘텐츠 유통 체계와 아마추어 콘텐츠 생산 체계(User Generated Content ·UGC) 사이 틈새를 노린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MCN은 전문성과 입담을 지닌 개인들이 인터넷 영상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연예기획사 같은 구실을 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국내에서 자신이 게임하는 모습을 중계해 커다란 팬덤을 형성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과 ‘양띵’, 화장법 영상을 선보이는 ‘씬님’ 등이 모두 MCN 사업자들이 관리하는 영상 블로거, 즉 브이로거(Vlogger:비디오와 블로거를 합성한 신조어)들이다.


MCN은 신종 사업이어서 특별한 요건이나 사업 범위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대개 유명한 인터넷 영상 운영자들과 계약해 각종 활동을 돕고 수익을 분배하거나, 아예 연예 기획사가 연예인을 직접 교육해 데뷔시키듯 교육을 병행한다. 스튜디오, 음원, 촬영 장비, 각종 행정 처리 등을 대행해주면서 소속 브이로거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분배받고 이들에게 새로운 스케줄이나 강연 사업 같은 부가 수익을 기획해주기도 한다. 1인 창작자들에게 유용한 인프라를 제공해주는 구실이다.

게임하는 모습을 중계하는 ‘대도서관’은 CJ E&M 소속 브이로거다. 해외에서는 이미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타임워너, RTL그룹, 컴 캐스트 같은 대형 미디어 기업이 MCN 관련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에 나설 정도로 빠르게 시장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MCN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어썸니스 TV는 2012년 3300만 달러를 받고 드림웍스에 인수됐고, 메이커 스튜디오는 지난해 3월 월트디즈니에 1조원에 팔렸다.

국내에서는 1년 전부터 CJ E&M의 크리에이터 그룹이 MCN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 크리에이터 그룹에 속해 있는 파트너(브이로거)는 현재 248팀에 이른다. 앞서 언급한 ‘양띵’과 ‘대도서관’이 CJ E&M 소속이다. CJ E&M은 자사가 저작권을 보유한 음원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최근 문을 연 스튜디오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브이로거들의 제작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TV 역시 최근 MCN 사업을 본격화하고 BJ(온라인 방송 진행자) 가운데 40여 명을 선정해 유튜브 등 외부 동영상 플랫폼으로 진출하거나 대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는 시대의 고민

동영상 서비스 업체 판도라TV는 설립 10주년을 맞아 1인 미디어들이 모바일에서 더 쉽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아이앱’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이앱은 개인이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판도라TV에 영상을 올린 후 ‘앱 만들기’ 버튼을 누르면 1분 만에 모바일 앱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며 원할 경우 구글 플레이 마켓에 등록을 대행해주기까지 한다. 창작자와 앱을 내려받은 고객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아 팬 관리를 직접 할 수 있다. 판도라TV는 이 서비스를 특허 출원했다.

MCN의 확산으로 개인들이 매스미디어 채널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온라인 유명인이 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그러나 이런 개인 방송이 인기를 얻으면서 몇 가지 우려되는 점도 있다.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의 경우 콘텐츠 이용자들이 점점 외면하고 있는데도 그동안 사회적인 이슈를 제기하거나 토론을 진행하고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등 공공성의 문맥을 갖춰온 게 사실이다.

이에 비해 MCN을 통해 유통되는 영상 콘텐츠들은 대개 사적이고 엽기적이며 보편적이지 않은 화제성에만 집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이거나 역사와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은 이슈, 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의 환기를 위한 공익적 콘텐츠는 갈수록 더 외면받기 십상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고민해야 할 것이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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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9 09:22 2015/01/29 09:22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 캐피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이 있다고 한다. "Why now" 즉 어째서 내가 지금 이 사업을 시작해서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창업자들이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동시간대 살면서 현재 기술과 문화 수준, 그리고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지금 반응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창업자가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우버 처럼 위치를 기반으로 운전자와 탑승자가 서로를 찾아내서 모바일로 중간에서 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위치기반 기술이 보편화돼 있고 스마트폰을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피처폰 위주의 시장에서는 우버와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 주목받기 힘들었을 수 있다.

e-잉크라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보편화 돼 있었지만 아마존 킨들이 나오기 전까지 전자책 하드웨어 시장과 서비스는 성장성 면에서 시장의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아마존 킨들은 대히트를 기록했고 전자책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었다. 왜 그 전에 삼성과 소니 등 유수의 전자책 제조사들은 성공하지 못한 일을 아마존 킨들은 가능했던 것일까.

바로 3G 네트워크가 보급되던 당시 상황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마존은 3G 네트워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의 무선망을 임대해 가상 이동 통신망 사업자(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로 등록했다. 그리고 킨들 전용 요금제를 만들고 킨들 내부에 3G 모듈을 심어서 시장에 싼값으로 내놓았다. 보조금을 활용해 최신 스마트폰을 요금제와 묶어 싸게 판매하는 일반적인 전략을 전자책 단말기를 팔면서 활용한 셈이다.

이렇게 전자책이 무선 기능을 탑재하고 인터넷 서점으로 성장한 아마존의 막강한 전자책 쇼핑을 위한 플랫폼이 갖춰지자 킨들의 시장장악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됐다. 소비자들은 어디서나 전자책을 다운로드받아 구매했고 옆에 있는 동료가 보는 책을 당장이라도 다운로드할 수 있었던 것이 주요했다. 하드웨어 그 자체보다는 통신 기술의 발달이 전자책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셈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3D 프린터에게도 '결정적 순간'이 존재한다. 애초에 3D 프린팅 기술은 아주 최근의 기술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통적'인 기술에 속한다. 1981년 3D 프린팅 기술의 역사가 시작되니 말이다. 일본의 나고야시립연구소 히데오 코다마가 개발하고 이를 1984년 미국의 찰리스 헐(Charles Hull)이 입체인쇄술(Stereolithography)이란 제목으로 3D 프린터 기술 특허를 출원했고 이를 이용한 상용화는 1988년 3D시스템즈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주로 고가의 산업용 시제품을 제작하거나 소량의 부품을 제조할 때 사용되던 3D 프린터가 최근 들어 주목받게 된 것은 2006년부터 시작된 렙랩(RepRap)이란 오픈소스 데스크탑용 3D 프린터 제조 방식 때문이다. 렙랩은 독특하게 3D 프린터 원형의 기술적 제원은 물론 기술 방식, 디자인을 공개해 누구나 이를 활용해 3D 프린터를 제조하거나 약간의 변형을 가해 새로운 3D 프린터 키트를 배포할 수 있다. 저가형 3D 프린터가 보급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 온 셈이다.

가까운 예로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는 창업 당시 '토즈'라는 임시 회의 공간 대여 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창업자들이 회사에 다니면서 창업을 주말에 준비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또한 아쿠아스토리라는 게임으로 2011년 네이트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수익면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가 모바일 무료메신저로 승승장구하던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에 올라타면서 본격적인 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었고 거꾸로 거대한 무료 메신저 시스템으로 엄청난 비용만 들이던 카카오톡으로서는 본격적인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견하게 되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CEO 엘런 머스크는 올해 6월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특허를 전면 무료로 외부에 허용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른바 '짝퉁 테슬라'가 나와도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외롭게 홀로 서느니 전기차 시장에 경쟁자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시장의 확대를 노린 셈이다. 마치 IBM이 PC의 제조 사양과 기술을 공개해 호환 PC 시대를 열었던 것과 비견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테슬라 역시 하드웨어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이 상당 수준 올라온 시점에서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었다. 테슬라는 회사 설립이 2003년이었지만 2009년에야 첫 전기차 양산모델인 로드스터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최근 만나본 창업자 다수가 남들의 성공만을 따라 창업해서 너무 늦었거나 '결정적 순간'이 과연 지금인지 앞으로 올 것인지 판단이 흐린 상태로 창업을 도모하고 있다.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통찰력이 창업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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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기고한 글입니다. 쌀로 밥짓는 이야기지만, '시간'과 '시기'는 창업에 있어서 중요한 터닝포인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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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6 13:26 2014/12/26 13:26

전세계 영상 유통 절대 강자인 유튜브를 상대로 국내 지상파와 방송사들이 연합해 맞서고 있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방송사들이 연합해 더 이상 유튜브에 자사 동영상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MBC와 SBS가 출자해 설립한 스마트미디어랩(SMR)은 온라인 영상 광고 대행사로 이 두 방송사의 영상 클립을 유통할 권한을 갖췄다. 따라서 SMR이 유통을 허락하지 않으면 MBC와 SBS의 영상 클립은 온라인으로 유통할 수 없게 된다.

JTBC, 채널A, MBN, CJ E&M 등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방송사 7곳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란 소식이다. 콘텐츠 생산자로부터 광고 대행 유통 권한을 갖고 이 회사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영상을 마주하는 채널인 포털과 유튜브를 상대로 비즈니스 제안을 한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경우 SMR이 제시하는 온라인 클립 업로드 독점 권한과 함께 별도 채널 제공, 저작권 관리 기능, 광고 수익의 90%를 방송사에게 나눠주는 조건에 모두 응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는데 유튜브는 전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파격적인 조건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SMR은 여론전을 펼치기 위한 수단으로 12월 1일 전격적으로 유튜브 서비스에서 국내 방송사의 영상 클립을 유통시킬 수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국내 유통에 한하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만 이러한 영상 클립을 볼 수 없다. 해외에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한국 방송사의 영상 클립 콘텐츠를 유통시켜 한류 확산을 유지하겠다는 SMR의 의견도 덧붙여졌다.

항간에는 방송사들이 막강한 콘텐츠 저작권을 쥐고 유통권력에 대항할 것이란 논평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내부적인 위기감에 의한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이 더 높다. 지상파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반기에 KBS는 400여역원, MBC는 200여억원, SBS는 200억원 총 8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상파의 위기는 단순한 사업 부실이 문제가 아니라 근원적인 위기라는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에 속하는 유아 및 청소년층의 지상파 이탈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고 주요 시청자층이었던 중장년층마저도 모바일로 급격하게 이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과 종편의 비약적인 발전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대로라면 지상파 광고 판매는 물론 영향력 자체도 내주어야 할 판이다. 다시보기 프로그램과 지상파 독점 콘텐츠 다채널 유통 전략을 내세워 만든 푹(Pooq) 서비스는 올해 초 주말과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기술적인 미비로 인해 장애가 발생해 시청자들로부터 원성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상파로서는 다시 한 번 품질과 영향력 확대보다 단기적인 수익 보전에 더 집중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SMR은 유튜브가 제시한 수익 배분 비율인 55%에서 국내 포털만큼은 아니지만 더 높은 수익 배분을 원했지만 유튜브가 ‘세계 공통’ 가이드라인을 거론하며 협상이 중단됐기 때문에 적절한 수익배분 비율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SMR이 유통하는 영상은 길이가 짧은 ‘영상 클립’에 해당되기 때문에 동영상 다시보기 같은 전체 콘텐츠 유통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SMR이 노리는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로 유통되는 클립의 노출량이 전체 콘텐츠 노출양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활용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유통 전략을 펼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본편보다 재미 있는 영상 클립이나 재편집된 영상이 본편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광고비 수입에 대한 피해를 보전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이러한 지상파의 횡포를 받아들이고 있는 포털로서는 이미 유튜브가 내지 않는 인터넷 트래픽 사용료를 ISP에 수백억원씩 내고 있는 마당에 방송사에 광고 수익까지 내어주어야 할 판이다. 그나마 저작권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언론사를 겸하고 있는 방송사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을 이미 경험한 터라 순순히 받아들였다.

물론 언론사들과의 경쟁에 있어서 연전연패한 신문사들의 연합과 담합 모두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 방송사의 도전에 애써 져주는 척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전략일 것이다.

유튜브 입장에서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사업자들의 등장과 온라인과 모바일 전용 콘텐츠가 폭증할 시점을 앞두고 있어, 지상파의 요구를 들어주든 들어주지 않든 그다지 큰 위기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중간광고와 광고 총량제 등 규제 해소에 대한 공격적인 여론전과 UHD 전파 배정을 둘러싼 통신 기업들과 정부를 상대로 한 공익성 강화를 내세우는 지상파로서는 최근 우군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은 종합편성채널의 도약을 오히려 부실한 지상파 프로그램이 도와줬다는 말이 우스개 소리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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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2 20:23 2014/12/02 20:23

2015년엔 어떤 기술이 주목받을까

Column Ring 2014/11/21 09:58 Posted by 그만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 가트너는 매년 기술계 트렌드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낸다. 올해 역시 내년을 겨냥한 ‘2015년도 10대 전략 기술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와 이어지는 유사한 기술 동향이 있는가 하면 한층 더 중요해진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트너는 먼저 최근 몇 년 동안 강조해온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 인터넷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높이 드러냈다. 3D 프린터가 만들어낼 미래에 대해서도 상당히 낙관적인 태도를 취했다. 다만 올해 달라진 게 있다면,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넘어서 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수준으로 채택할 것인지가 추가됐다는 것이다.

가트너가 가장 처음 꼽은 기술은 ‘컴퓨팅 에브리웨어’와 ‘사물 인터넷’이다. 컴퓨터를 활용하는 환경은 이제 모바일과 입는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해졌다. 이런 컴퓨팅 환경과 인터넷의 결합은 이미 예정된 것으로,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가트너는 전망했다.

그간 PC와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에 국한됐던 컴퓨팅 환경과 인터넷 이용 환경 역시 바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 디자인(사용자와 서비스 또는 사용자와 제품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강조했다.

가트너는 3D 프린팅도 핵심 기술로 뽑았다. 관련 시장이 매년 두 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응용 범위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향후 3년 안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면서 제조와 생물의학, 그리고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의 소비자 제품 분야에서 3D 프린팅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리라 전망했다.

‘보편화된 첨단 분석’ ‘콘텍스트 리치 시스템’ ‘스마트 머신’ 등도 미래의 핵심 기술로 선정됐다. ‘보편화된 첨단 분석’이나 ‘콘텍스트 리치 시스템’은 다량의 데이터가 면밀하게 분석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도록 만들 분석 기술, 상황에 대한 참여자의 변수들이 종합적으로 분석돼 좀 더 적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등장할 것임을 예견한다. 그리고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기계, 학습 능력을 갖춘 똑똑한 로봇이나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등 스마트 머신의 발전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강조해온 ‘클라우드·클라이언트 컴퓨팅’도 내년에 눈여겨봐야 할 기술로 다시 선정됐다. 기업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 ‘웹스케일 IT’ ‘위험 기반 보안과 자가 방어’ 등도 함께 보고서에 올랐다. ‘위험 기반 보안과 자가 방어’라는 키워드는 최근 해킹이나 데이터 유출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안 기술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는 차원에서 선정한 것이다.

웹 표준 문제에 대한 고려보다 ‘활용’에 초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HTML5 같은 웹 표준 문제 등 인터넷이 지닌 기본적이고 범용적인 철학에 관한 고려보다, 기업들이 어떻게 인터넷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트너가 제시한 10가지 ICT 기술 전망은 인터넷과 사물,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비즈니스가 서로 연계되고 융합되리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측면에서 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독자라도 눈여겨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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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1 09:58 2014/11/21 09:58

개미야, 금융의 미래를 부탁해

Column Ring 2014/11/21 09:50 Posted by 그만

지난 11월4일 국회 대정부 질의 시간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IT와 금융거래 간 접합면이 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중장기 과제로 고민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금융기술(핀테크)의 전폭적인 수용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또 다른 소식은 중국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5개 민간 기업에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 10월 중순 기존의 금융체계와 달리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 자회사를 차렸다.

금융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의미하는 ‘개미’라는 단어를 사용해 자회사 명칭도 ‘앤트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으로 지었다. 펑레이(Lucy Peng) 앤트 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앤트 파이낸셜은 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개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금융을 출범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 2002년 SK텔레콤, 롯데 등 대기업과 안철수연구소, 이네트퓨처 등 벤처기업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브이뱅크(V-Bank)라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려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첨단 금융을 시도하기 좋은 구도로 보였으나 대기업의 편법 은행업 진출로 의심받기에도 충분했다. 당시 이 시도는 은행 설립을 위한 최소 자본금 확보에 실패하면서 무산되었다.

2008년에는 금융위원회가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추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이때는 금융실명제법에서 직접 대면을 통해 실명을 확인토록 한 규정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이미 검토했고 시도도 해보았고 당시 사회 분위기에 금융 당국의 의지박약이 더해져 첨단 금융 시대가 당장 눈앞에 다가올 때까지 뾰족한 수를 쓰지 못했던 셈이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다시 추진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당장 시행한다 해도 세계적인 ‘핀테크’ 트렌드에 한참 뒤처지기 십상이다.

미국 언론과 인터뷰 중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가운데). 알리바바는 10월 중순 금융 자회사를 차렸다. 중국은 이번에 알리바바의 금융업 진출을 허용하면서 우리나라보다 첨단 금융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중국이 자신감 있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10년 여 동안 인터넷 전문 금융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월 기준으로 미국 10대 인터넷 전문은행의 총 자산은 4400억 달러에 달하고 총예금은 3039억 달러에 이른다. 전체 상업은행 시장의 3%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 역시 2000년부터 일찍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허가해 모두 6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업 중이다. 유럽 역시 영국에서 1995년 에그뱅킹(Egg Banking)이 시작된 이래 2002년 중반까지 관련 업체 수가 35개로 빠르게 늘어났다.

한국은 금융의 미래를 어디에 물어보고 있나

이미 중국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금융·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통해 하루 1조7000억원씩 거래되는 것을 보며 거래 안정성이나 규모 면에서 좀 더 폭넓은 금융 서비스, 즉 은행업을 진행해도 문제가 없으리라 계산했을 것이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이런 전자금융 사업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통화와 자본 흐름을 선점하고 미래의 국제경제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꿈을 꿀 법도 하다. 특히 금융거래에서 시스템의 안정성, 충분한 규모, 보편적 본인인증 서비스가 결합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이 충분히 만개한 지금이 시장에 뛰어들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렇게 거대 중국은 개미에게 금융의 미래를 맡겼는데, 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은 여전히 금융의 미래를 과거의 소수 기득권에게 물어보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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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1 09:50 2014/11/21 09:50

애플이 추석 연휴를 여유롭게 보내던 한국인들을 새벽녘부터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게 했다. 애플은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 쿠퍼티노 플린트 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행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날 애플의 전형적인 발표 스타일이 그대로 보여졌으며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나올 제품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그리고 며칠 동안 각 포털의 인기검색어 상위에 ‘애플’과 ‘애플와치’, 그리고 ‘아이폰6’가 오르락내리락 했다. 스티브잡스가 떠난 애플은 여전히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One more thing..’(그리고 하나 더)이라는 말과 함께 스마트시계인 ‘애플 와치(Apple Watch)’를 선보였다.

애플이 이날 선보인 제품은 크게 4.7인치 화면 크기를 가진 아이폰6와 5.5인치로 더 커진 아이폰6 플러스, 그리고 2가지 크기의 애플와치였다. 그리고 애플페이(Apple Pay)라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폰6은 새로운 운영체제와 새로운 A8 64비트 칩을 탑재하면서 하드웨어 성능면에서도 큰 폭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폰6플러스는 아이폰6와 7인치 아이패드 사이의 제품군으로 틈새 없는 라인업을 제공하게 되었으며 본격적인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와치의 등장으로 새로운 영역에 대한 본격적인 출전을 예고했다. 당연히 전세계 애플 마니아들은 환호했고 현장에서는 연신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이런 환호 뒤에는 수많은 논란과 비판, 그리고 의문 제기가 남게 마련이지만 이 또한 애플의 파급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손에 쏙 쥐는 휴대폰 크기를 고수했던 입장을 슬그머니 바꿔 태블릿과 휴대폰 크기의 중간 모델인 ‘파블렛’ 시장을 노린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는 애플의 경쟁자들과 비판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신비주의를 무색하게 큰화면의 아이폰이 나올 것이란 루머 그대로 나왔다는 것도 실망감을 더했다. 더불어 NFC 방식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그동안 NFC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던 애플의 입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원형이 아닌 사각형의 두툼한 애플와치에 대한 호불호 논쟁은 패션계까지 번졌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애플에게 주문하고 있는 ‘혁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9월 초부터 9일 당일까지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신제품이 발표되고 나서 순식간에 제자리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는 애플이 그동안 잘 해왔던 것을 더 잘할 것이란 확신을 주었다는 뜻이다.

애플은 아이팟을 내놓았을 때 단순히 제품만 내놓은 것이 아니라 음원 판매 서비스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함께 내놓았고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도 멋진 휴대폰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그 위에서 동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도 내놓았다. 이것은 애플이 단순히 제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비록 닫혀 보여도 파트너들이 협력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갖춰진 생태계’를 만들어 제시했다는 의미다.

이번에도 애플페이의 경우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경쟁력을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경쟁력이나 디자인적인 우월성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 도구로서 아이폰을 손에서 떼어낼 수 없도록 했고 이런 플랫폼(아직은 미국에 한정돼 있지만)은 수많은 생태계의 협력 위에서 동작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다소 애매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애플와치 역시 생태계를 함께 들고 나왔다. 사용성을 극대화하기보다 웨어러블 기기의 초기 목적성인 ‘헬스’와 ‘시계’ 기능에 충실했으며 추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더한 정도라는 점에서 이 기기가 품고 싶어하는 생태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제품을 여러 개의 색깔과 포장, 그리고 교체형 시계줄로 디자인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한 선택에서 전세계 22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 보내는 러브콜을 읽을 수 있다.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닫힌 생태계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상 파트너사들에게 안전한 울타리를 제공하는 애플의 갖춰진 생태계 디자인은 여전히 세계 최고다.

잡스 없는 “완전한 팀쿡 체제”, 애플 안착

항간에서 이번 신제품 발표에서 나온 애플의 이름짓기가 스티브잡스의 그것과 다르다는 면에서 팀쿡 체제로의 완전한 이전을 선언했다고 말한다. 또 누구는 스티브잡스의 ‘괘적한 크기’에 대한 고집을 무시한 7인치 아이패드 미니와 더불어 5.5인치 스마트폰의 등장이 고인의 혁신에 대한 의지를 계승하지 않을 것이란 명백한 의지였다고도 평가한다.

하지만 팀쿡 체제가 짐짓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으로 만든 시장의 파괴적 혁신 처럼 과격해 보이진 않더라도 스티브잡스 때부터 이어져온 성능 향상에 대한 집요함과 시장을 파괴하고 시장을 재편하여 파트너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모습에서 스티브잡스의 유산을 걷어찼다는 표현은 과하다.

애플페이를 소개할 때 이미 시티그룹, JP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이 협력하기로 했고 수많은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으며 이들로부터 충분한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될 것이다. NFC만 탑재하고 시장이 알아서 움직여주길 바라는 ‘방관자’ 구글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움직임이며 이는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파트너를 만들어가는 애플의 전통을 팀쿡이 잘 수행하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팀쿡은 탁월한 경영인이며 충분히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고 이는 실질적인 성과로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가면 팀쿡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해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잡스를 기억하는 팬은 여전히 있지만 이미 파트너와 시장은 스티브잡스를 잊고 팀쿡을 숭배하고 있다.

애플와치 미스테리

여러모로 애플의 최근 보여준 신제품 발표의 패턴은 소비자들을 놀라게 하기 위한 이벤트에서 기대를 만족시킬만한 정도의 이벤트로 바뀌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면에서 애플와치는 아마 이번 애플 신제품 발표의 가장 큰 미스테리로 남을 가능성이 많다.

2년이나 준비한 제품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뭔가 애매하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은 단순히 발표자의 카리스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에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애플은 “이 기기는 어떤 것이고 어떤 성능을 갖췄고 누구를 통해 언제 얼마에 유통될 것”이란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애플와치는 웨어러블 기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배터리 시간이나 아이폰6와 애플페이와 어떤 방식으로 연동되는지 보여주지 않았다. 센서 기술이나 기타 개발자나 파트너들이 참조할만한 구체적인 정보보다 소비자들에게 기대감만 잔뜩 부풀린 콘셉트 이미지만 발표됐다. 출시시기도 내년 초 정도로 두루뭉술하다. 아마도 시장의 반응을 미리 보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애플의 IoT 등 차세대 분야의 리더십에 대한 조바심이 반영된 것은 아닌지 추측해볼 뿐이다.

애플에 대한 워낙 많은 정보가 유통되다보니 애플의 이번 신제품 발표를 평가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애플이 향후에도 마니아들을 이끄는 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과 그들의 응원에 힘입어 아이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신시켜준 것만으로도 애플의 이번 신제품 발표는 ‘또’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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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7 17:40 2014/09/17 17:40

지난 4월 20일 응답하라 국회의원(www.heycongress.org) 사이트가 열렸다.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뭐든 이제 움직여라’는 유권자들의 국회의원을 호출하기 위한 시도였다.

4개월 여가 지난 현재, 이 사이트의 목표는 2만 명의 참여와 국회의원 모두의 응답이었지만 고작 20여 명의 국회의원의 두루뭉실한 응답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이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이 캠페인은 지속되지 못했다. 영향력 있는 IT인들의 참여도 SNS에서 반짝 일어나다 말았다.

얼마 전 시작된 미국의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를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징적인 IT 인사들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을 확산시키고 있다. 자발적으로 얼음물을 뒤집어 쓰고는 다음 캠페인을 이어받을 세 명을 지목한다. 지목받은 사람은 24시간 안에 똑같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거나 루게릭병 관련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대부분은 두 가지를 모두를 수행한다. 이 캠페인은 미국과 밀접하게 일하고 있는 한국의 IT 인사들에게로 며칠만에 전파되어 지금도 확산중이다.

응답하라 국회의원의 맥 빠진 모습과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확산을 동등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두 캠페인의 뚜렷한 차이점은 ICT 분야의 국내 인사들의 현실 참여가 여전히 ‘가볍고 정치적이지 않은’ 부분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IT 영향력자들이 따라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바로 첨예한 논란이 있는 분야에 대한 토론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구글, 페이스북은 최근 미국 정부의 인터넷 감시에 대해 거리낌 없이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저커버그는 미국 정부는 “인터넷의 적”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만큼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명제 논란과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논란, 개인정보 취급 부실 등의 논란에서도 한국 IT 업계 어른의 목소리는 공허했다. 거의 7, 8년을 실명제에 맞서서 많은 업계 인사들이 싸워왔지만 정작 IT와 문화에 대해 문외한들이 만드는 정책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기 바빴다.

정부가 선거 때마다 포털을 압수수색을 벌일 때마다 외국계 업체들의 서버는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놔두고 국내 업체들은 번번히 압수수색을 허용하면서 국내에서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는 위축되고 극단적인 주장만 살아남았다. 이럴 때마다 IT 분야의 어른들과 영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은둔하여 제대로 된 업계의 주장을 펼치지도 못했다.

최근의 여성가족부의 게임 규제 논란과 관련해서도 게임계 내부에서 가상사회를 가꾸는 데에만 노력을 쏟다가 현실 규제에 당황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게임계가 제대로 된 내부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응축된 힘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심각한 한국 IT 분야의 고질병은 자기 비하와 미국과 서구에 대한 자발적 사대주의다. 최근 창업자들이 들고 나오는 창업 아이템은 한국에서든 세계적으로든 독특한 것은 발견하기 힘들고 모두 미국과 중국의 시장 상황을 겉핥기 공부하고는 아이템을 베낀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고선 투자가 잘 안 이뤄지거나 정책적 지원이 미진하면 "미국 실리콘밸리는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문제"라고 투덜거리는 것이 고작이다. 다음카카오가 합병하면서 영어이름을 쓰기로 했다는 황당한 소식에도 이렇다 할 반응은 없이 IT 인사들은 ‘미국식이 옳고 한국식은 낙후돼 있다’는 식의 발언을 투덜거리듯 내뱉는 것이 전부다.

인터넷을 가상 사회로 보는 관점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인터넷과 현실세계는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IT업계 인사들은 자신들이 받은 혜택과 사회적 영향력을 돈 버는 곳에만 쓰지 말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실세계로 나와 더 강하게 주장하고 더 많은 현실 참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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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363호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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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6 08:14 2014/08/26 08:14

지난 7월 20일 우버(스마트폰 앱으로 주변의 차량을 호출해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글로벌 모바일 서비스 회사와 서울시가 정면충돌했다. 서울시는 우버가 불법 운송 중개업이라며 차단까지 검토하겠다고 나섰고 우버코리아는 서울시의 과거회귀형 행정을 질타했다. “이번에 서울시가 발표한 성명은 서울이 아직 과거에 정체 되어 있으며, 글로벌 ‘공유경제’ 흐름에 뒤쳐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평소 한국 택시업의 낡은 차량이나 불친절한 종사자들에게 불만이 높은 시민이라면, 좋은 차량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어떤 경우에는 '상부상조'의 윤리적 만족감까지 주는 우버가 행정기관의 압박을 받는 것에 분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상적 시각에서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이 불법인 경우도 있는 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버는 원칙상 불법이다. 경계도 아니고 그냥 불법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는 자동차대여업자의 운전기사 알선, 자동차임차인의 재대여나 유상운송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당장 현행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우버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법을 자세히 공부해서 법대로 한국 비즈니스를 펼치거나 한국 법을 위반하거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디지털 자문단 간담회에서 “우버의 현재 모습이 불법인 것은 맞지만 법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면 법을 고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잘못 알려진 것 처럼 서울시에서 직접 우버를 대체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생각은 없고 민간 사업자들이 합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할 생각"이라고 한다. 법과 제도 운영에 대한 고민을 내비친 것이다. 사실 제도는 현실을 뒤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필자가 외국계 포털 한국 지사에 다닐 때였다. 한국에서 선거법에 의해 댓글에 실명제를 달아야 한다고 본사에 이야기했다. 본사는 물론 아시아 지역의 지사 임원들도 이 상황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결국 한국에서 포털 댓글 실명제는 강행되었다.

그러고 난 뒤 얼마 후에 전세계 지사들이 경악할만한 일이 또 벌어진다. 신문 등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나왔는데 제 10조에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자의 의무 조항으로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자는 제공 또는 매개하는 기사와 독자가 생산한 의견 등을 혼동되지 아니하도록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구분하여 표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본사는 이 법안의 해석을 요구했고 쉽게 말해 “블로그 글이나 카페 글을 포털의 뉴스 메인 영역에 언론사들이 쓴 뉴스들 사이에 섞어 배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포털은 메인 화면에 자체적으로 고용한 기자나 칼럼니스트의 글을 올리기도 하고 각 지역의 뉴스사들과 블로거들의 글을 자율적으로 배치하는 상황이어서 한국만 유독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위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유튜브는 한국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올릴 수 없었다. 법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던 구글 본사가 결국 한국 사용자만 업로드를 할 수 없도록 차단했기 때문이다. 구글로서는 한국법을 지키면서도 서비스는 그대로 가능한 법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한국의 조치는 세계 언론의 토픽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이 알리페이(원클릭으로 온라인 결제를 완료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 등 금융업으로 빠르게 진출하는 것을 두고 경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에도 이런 서비스가 도입될 수 있을까?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잘 이용하는 ‘금피아’들은 IT업체의 금융업 진출에 어떻게 반응할까.

악법도 법이다. 그러나 필요하면 바꿔야 한다. 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인 글로컬 시대, 시대의 흐름에 맞춘 빠른 논의와 법규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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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5 11:07 2014/08/05 11:07

기술발전의 방향은 대부분 ‘자동화’에 맞춰진 듯 하다.

애플의 자동응답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 시리(Siri)에 대해 사람들이 환호했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직접 소개한 가정용 로봇 페퍼 역시 사람과 대화하고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자동화된 대화 소프트웨어를 갖췄다는 점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구글이 유투브에 적용한 자동 음성인식-자막생성 기능과 자동 번역 프로그램과의 궁합은 실시간 자막 번역이란 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자동화 기술 안에는 광범위하게 실시간으로 쌓이는 빅데이터 처리 기술과 단말기의 빨라진 프로세서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자동화 등의 용어가 특수한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쓰는 용어였다면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익숙해진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자동화 된 신세계 안에서 사람들은 행복할까?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 이런 자동화 기능들이 기업들과 고객을 자연스럽게 이어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당당하게 ‘자동이 아닌 수동이 더 편할 때가 있다’고 말하는 스타트업 서비스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예약 문화에 있어서 이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오픈테이블(OpenTable)’ 서비스는 일찌감치 1998년부터 출발해 현재 3만 1천 개의 레스토랑이 사용하고 있는 예약 전문 플랫폼이다. 지난 2013년 4분기에만 약 3,850만 건의 예약이 이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으며 지난 2009년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는 4배 이상 뛰었다. 지난 달 13일 프라이라인이 2조6500억원이란 거금을 들여 인수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경쟁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이 서비스의 ‘매력’은 예약의 최종 단계에서 사람이 예약 확인 전화를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메일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예약 확인을 해주지만 온라인 예약시 에약 확인 전화를 선택을 해두면 예약 당일 직접 전화로 예약을 일깨워준다. “예약을 하기 어려운 레스토랑의 예약이 가능한 시간이나 근처의 예약이 가능하지만 맛이 훌륭한 레스토랑을 찾고 싶다”는 욕구를 채워주는 자동화 예약 시스템의 마지막 단계에는 레스토랑에서 예약 확인 전화를 걸어준다. 사람이 직접.

국내에서도 ‘예약왕 포잉’이란 서비스가 최근 옐로모바일로부터 투자를 받아 주목을 끌었는데 역시 이 서비스도 모바일 앱으로 사용자가 레스토랑을 예약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면 자동전화예약시스템으로 가맹 음식점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이때 가맹점에서 전화를 받는 사람이 테이블 상황을 봐서 예약이 가능한지 여부를 다시 시스템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결국 사람이 중간에 직접 ‘개입’한다.

전세계 106조원, 한국만 따져도 10조원의 시장이라고 하는 배달음식 시장. 최근 TV 광고 등으로 치열하게 경쟁중인 요기요, 배달의 민족과 같은 서비스 역시 중간의 사람의 역할은 중요하다.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으로 고객들이 주문 버튼을 누를 경우 업체들이 자동으로 이 주문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사람의 목소리로 직접 전화를 걸어 “어디에서 짜장면, 탕수육 2인분을 시켰다”고 말하고 몇 분 안에 도착하는지를 물어보면 다시 이 주문 상황을 고객에게 문자로 알려주는 역할 역시 사람이 한다는 것이다.

PC, 단말기, TTS, ARS 등 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국 사람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는 것이 이들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사람의 음성으로 직접 뉴스를 읽어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했다. 데일리(day.ly)는 필요한 뉴스를 골라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듣는 음성 서비스다. 99초(1분 30초), 199초(3분), 299초(5분) 뉴스를 매일 밤 11시에 콘텐츠를 골라 아나운서들이 직접 읽어서 녹음한 뒤 이를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매일 서비스한다는 개념이다. 목소리 생성 방식을 자동화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 기계음 합성 방식은 사람들의 귀에 어색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충격과 공포의 서비스’라고 칭해 더 유명해진 드라마앤컴퍼니의 명함 정보 입력 서비스인 ‘리멤버’ 역시 놀랍게도 ‘수동 인식, 수동 입력’ 방식이다. OCR이라고 해서 자동화된 명함 인식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인식률이 95%라고 해도 여전히 한번 인식한 뒤 검수하고 수정해서 다시 입력하는 시간을 거쳐본 사용자라면 자동인식율에 대한 믿음은 금방 깨진다는 점을 노렸다.

이 회사는 최근 1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수동 입력을 담당하는 아르바이트 타이피스트가 1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 서비스를 시작한 이들이 입력한 명함은 무려 100만장. 올해 안에 500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이 회사는 명함더미를 택배로 받아 입력을 대행해주는 사업까지 확장했다.
기술위주의 IT 분야지만, 그 안에서 여전히 사람의 노동력과 인지력은 자동화되지 않은 마지막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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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시사IN 에 게재된 기사와 일부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지면에 실린 내용에 틀린 내용이 있어서 바로 잡았습니다. 온라인을 기준으로 삼아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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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4/07/16 16:12 2014/07/16 16:12

대중매체는 광고의 등장으로 비로소 객관성과 중립성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매체 역사의 아이러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해 누구의 편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대중매체의 원래 메시지의 주변에 기업이나 기관의 의도적인 목적을 가진 광고는 매체 구독자에게는 다소 불편함을 주지만 새로운 정보를 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대중매체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주요한 수익원이 되었다.

인터넷의 대중화에도 역시 광고는 중요한 수익원이 되었다. 인터넷 사이트가 사람들의 관심과 시간을 붙잡아두는 바람에 배너광고도 등장했고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사이트과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검색 결과 화면 역시 광고를 전달하는 지면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구글과 같은 거대한 인터넷 기업들은 광고 수익이 거의 전부인 이유다.

그런데 앞으로도 광고가 새로운 IT 매체 환경을 보급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최소한 스마트폰을 앞세운 모바일 광고 시장은 폭발적 성장중이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가 4천159억원대로 성장했다. 전년 대비 92.6%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광고 시장 규모 대비 모바일 광고 시장은 4.2% 비중에 불과하다.

지난 17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정보통신방송정책 26권 '모바일 광고 시장의 전망 및 동향'에 따르면, 방송 통신 융합과 다양한 ICT 디바이스 개발로 모바일 매체 영역이 확대되면서 모바일 광고 시장이 동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3,800만명에 이르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모바일 광고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스마트폰은 TV에 이어 두 번째로 사용 빈도가 높은 매체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모바일 광고 사용률은 2012년 85% 수준에서 2017년 95% 수준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하게 된 요인으로 모바일 기기가 저렴한 비용의 소비자 매체로서 기능하면서 상황성(Context), 즉시성(Immediacy), 개인화(Personalization)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최근 나이키의 철수로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팅은 광고와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까.

지난 9일 미국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주최한 디지털 서밋에서 에버노트 CEO 필 리빈은 “특정 기능을 하는 단일한 애플리케이션의 시대는 낡았다”고 단정하고 “웨어러블 컴퓨터가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새로운 기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앱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가지는 역할을 대체할 수도 있다”면서 스마트 시계나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장치들이 서로 연결되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한 것이다.

관련 기사 : http://www.technologyreview.com/news/528196/digital-summit-wearable-computers-mean-the-end-of-apps-and-ads/

하지만 그는 웨어러블 컴퓨터 환경이 보편화 되기 시작하면 사용자의 눈에 보여지기 위해 당장 활용 가능한 스크린은 겨우 몇 인치인 경우들이 대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노출이나 사용자의 반응을 기대하는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구글글래스의 작은 화면에 광고가 등장해 시야를 방해하면 상당히 불편해질 것이 뻔하다. 스마트폰 화면보다 스마트 시계나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게 되고 사용자에게 좀더 최적화된 개인화 정보들이 제공될 것이란 일반적인 전망에서 광고가 낄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따라서 광고업계 역시 이런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모바일의 작아진 화면에서 기존 콘텐츠와 구분해서 보여질 수 있는 광고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아예 콘텐츠 자체가 광고인 네이티브 광고라거나 특정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존 콘텐츠 맥락 속에 배치해 놓는 PPL 광고 기법 역시 최근 들어 각광 받고 있다. 개인화나 기기값을 후원해주는 스폰서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점차 비용만 증가하고 소비자들이 광고를 비켜갈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산업사회의 꽃인 광고가 예전과 같은 위력을 가질 수 있을지, 그리고 광고에 의존하는 매체의 생존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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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에 게재된 글입니다.
Writer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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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4/06/26 09:30 2014/06/26 09:30
이 글은 콘텐츠코리아랩 1센터 개소식 기념 창의 교육과 창업·창직 연계 방안 토론회를 위한 발제문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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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창의는 다르다
흔히 우리는 창조적인 것과 창의적인 것을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창조는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창의는 생각이 새롭다는 의미다. 따라서 좀더 넓은 의미의 창조적인 사고방식이 바로 창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의미로 보면 창의 교육이란 정답을 알려주는 교육이 아닌 스스로 생각할 능력을 만들어주는 교육을 말한다. 사회가 늘 같은 정답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린 누구나 민주주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덧 현대 사회는 획일화된 교육을 통해 정답을 찾는 방법을 원했고 이는 제조업이 위주가 되어 있었던 기술의 발전과 연계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우리는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조합해내고 새로운 서비스를 구성해낸다. 기존에 완전히 없었던 것을 발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 방식을 창조해내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분리되어 디지털이 우세인 시대를 지나 지금은 디지털에서 새로운 아날로그 문화를 발견하고 창발적인 제품을 만들어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구글이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구글 글래스와 구글 크롬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고 편하게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모습이 바로 창의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은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것을 어떻게 부정하고 새롭게 접근할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인격과 사회성’에 대한 인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면 자신의 기능성만을 믿고 물신풍조에 젖을 가능성이 높다.

창업은 창사와 다르다
창업은 자신이 평생 가져갈 직업을 고민하고 선택해서 훈련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일련의 과정이므로 단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또한 직업윤리와 각 업종의 정보를 획득하고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의 직업으로 내재화해야 한다. 반면 법인을 설립하고 돈을 벌고 계약을 해야만 하는 법인 설립 등의 회사 설립 절차는 창업의 일부에 불과하며 단계 역시 뒤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창사에 대한 부담감을 주기보다 자신의 직업적 소양과 적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만나게 해주어야 한다. 이는 자율적 체험형 인턴제의 광범위한 안착이 필요하다.

법인을 만들어 법적 굴레를 씌우는 것은 맨 나중에 해야 할 일로 규모가 늘고 직원이 필요한 가시적인 단계에 도달했을 때 구체적인 전망과 예측을 통해 법인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창직은 창업과 다르다
어느 업종이나 그 업종에서 각 역할을 구분하면 상당히 다양한 방식의 기능을 수행하게 되며 이에 따라 전문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갖게 된다. 이런 기능과 지식의 습득과 발휘의 과정은 자신의 직업과 직장을 스스로 판단해서 만들거나 직장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창직의 과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은 그 이후의 일로 역시 창직은 직장 내에서도, 별도의 임시 프로젝트에서도,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때도 구성요소일 뿐이다.

창업의 과정에서 창직은 필수이나 창직이 창업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본인은 1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고 기술과 경영을 알아야 하는 야후!코리아에 전략과 제휴 업무를 맡는 대표의 스태프로 들어갔을 때 스스로 ‘비즈니스 에반젤리스트’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 칭했고 이내 그런 역할에 대해 누구나 인정을 하고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정답이 없는 사회, 스스로 해결하는 프로 의식
창직과 창업, 그리고 창발적 혁신에 의한 결과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이런 사회적 환경은 쿼키닷컴의 사례 처럼 사회와 산업계가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의성을 발휘해 실현하고 제조할 수 있는 방법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기존의 창직과 창업을 경험해서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는 프로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성과 창직, 창업을 모두 아마추어의 영역으로 한정해서는 안 되며 학습은 아마추어 단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나 프로의 세계로 들어와서는 모든 과정에 있어서 스스로 직업 윤리와 직장에서의 규율, 사회의 법제 등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응용,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창발이 현실의 벽을 넘어서 좀더 빠르게 사회에 나올 수 있게 되고 이런 과정 속에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게 되는 창직과 창업의 과정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회는 ‘취업 기계’, ‘스펙 공장’, ‘정답 제조기’를 양산하기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과 직장을 찾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프로로서 현실의 벽을 체험하고 충분히 익힐 수 있게 하여 새로운 해결 방식을 내놓고 현실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잘 이뤄지면 교육의 목표는 정답을 내놓는 자판기로서의 학생들이 아닌 저마다의 답을 찾는 개성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는 이전에 있었던 문제에 대한 새롭고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어 제시하는 일이자 사람들의 숨겨져 있는 욕망을 일깨워 새로운 소비와 문화적 경험을 하도록 구상하고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업종에 대한 학습과 반복적인 실습과 체험을 통한 통찰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런 통찰에 공감하고 협업하고 구체적인 역할을 나눠 실천하는 여러 사람이 모인 것이 바로 비즈니스 조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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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9 09:03 2014/05/29 09:03

TV 종말의 징조, 자방세대의 등장

Column Ring 2014/05/29 08:59 Posted by 그만

세월호 침몰사고로 모든 이들의 시선이 현장으로 쏠렸다. 그 시선을 대신해주는 존재는 당연히 언론사들이었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제대로 된 내용을 보도하지 못했고 결국 기자+쓰레기라는 ‘기레기’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 큰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주목할만한 작지만 의미심장한 에피소드가 전해졌다. 침몰 사고 후 사흘째 되는 날 세월호 관련 취재를 하는 기성 언론들의 영상 취재를 강하게 거부하던 실종자 가족들이 유일하게 ‘아프리카 TV’에게만 취재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왜 실종자 가족들은 ‘아프리카 TV’만 취재를 허용했던 것일까. 실마리는 ‘실시간’에 있다.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영상은 뷰파인더 안에서의 진실이긴 하지만 최소한 전후 맥락이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낮다고 직감한 것이다. 이것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 우린 실시간 영상은 의도된 왜곡 요소가 적을 것이라고 유추한다.

실시간 동영상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또한 개인이나 아주 작은 조직에 불과하다. 예전이라면 수 백, 수 천 명이 하나의 실시간 중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실시간 영상을 보내줄 수 있는 서비스에 가입해서 장비(기껏해야 노트북과 비디오 카메라, 아니면 그냥 최신 스마트폰 하나)를 갖추고 당장이라도 무엇이라도 실시간으로 중계도 하고 그 장면을 가감 없이 인터넷으로 공개할 수도 있게 됐다. 바야흐로 민낯 실시간 동영상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최근 구글이 유튜브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인정한 실시간 게임 화면 중계 서비스인 트위치(Twitch)를 약 1조원의 가치로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서비스는 실시간 영상 서비스 트래픽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후는 HD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레이브이(RayV)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외신도 연달아 나왔다.

페이스북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프라이버시 시대는 끝났다”고 할만큼 일반인들이 자신의 일상을 손쉽게, 있는 그대로 공유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당연히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남, 그리고 주변의 현재 모습을 공유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먹방, 직방, 자방세대(自放世代, Self-cast Generation)
일찌기 뉴욕타임즈는 자신의 모든 소소한 일상을 인터넷으로 모두 말하는 세대(Tell-all Generation)이라 명명한 바 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일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적으로 거리낌 없이 올리는 사람들을 미포머(Meformer ; me+Information)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식으로 표현하면 사사건건 자신의 족적과 생각을 남기는 ‘인증족’들 역시 비슷한 부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실시간 동영상을 결합한다면 이들을 자방세대(自放世代, Self-cast Generation)라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 싶다.

아마도 사람들은 여전히 다중적이어서 극도로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 ‘잊혀질 권리’와 개인정보보호를 외치면서도 자신이 스스로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가장 파괴력이 큰 방식이 바로 실시간 방송인 셈이다. ‘시간과 전파의 제약에 의한 소재 제한’ 따윈 없다. 그저 독창적이고 극소수라도 꾸준히 누군가 와서 봐줄 수 있는 영상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만들어질 수 있다. 마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내려다보는 지구 영상을 미항공우주국(NASA)가 실시간으로 보여주듯 말이다.

TV보다 스마트폰 화면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이라 부르는 세대들이 커가면서 전세계 단일한 미디어인 인터넷을 활용하는 폭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지상파에 의존했던 TV산업의 종말은 예측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사IN> 217호에서 유튜브를 주시하라면서 방송산업의 변화를 이야기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변화의 속도가 빠를지 나도 몰랐다. 하루 종일 이것저것 먹는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중계(먹방)하면서 돈 버는 사람이 생겨날지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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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9 08:59 2014/05/29 08:59

지난 달 15일(현지 시간) 구글은 미국 마운틴 뷰의 컴퓨터 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 '아라 개발자 회의'를 열었다. 최근 모토롤라를 매입해서 레노버로 재매각한 구글이 모토롤라 아라(Ara) 프로젝트만은 팔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아라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아라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을 마치 레고 블록 조립하듯이 디스플레이 부품, 카메라 부품, 배터리 부품, 메모리 부품, 센서 부품 등을 규격에 맞게 조립해 하나의 DIY(Do It Yourself)
구글은 2012년 1만7000개의 특허를 보유한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에 사들였고, 이를 중국의 레노보에 매각했으나 다시 넘어간 특허는 2000개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핵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특허는 남겨두고 팔았으니 구글이 30억 달러에 모토롤라를 레노버에 넘긴 것이 밑지고 판 것은 아니라는 소리가 나올만 하다.

구글의 아라 계획 책임자인 폴 에레멘코는 내년 1월 내놓을 첫 제품을 '그레이(회색) 폰'으로 이름짓고 기본적인 모듈만 갖춘 제품의 가격은 약 50달러(5만2000원)이라고 말해 다시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해주었다.

각종 약정을 통해 사는 스마트폰 가격이 '0원'이 흔한 마당에 뭘 그리 놀라나 싶겠지만 이 가격은 '공기계' 가격을 말하기 때문이다. 약정이나 각종 서비스를 기본 가입해서 불필요한 통신료를 지불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통신 상품에 가입하지 않고도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는 스마트폰 앱으로 제공되는 메신저 등을 통해 통화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구글의 아라 프로젝트가 20여 년 전의 IBM의 호환 PC 전략과 많이 닮았다는 것이고 정면으로 폐쇄형 플랫폼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1980년대 IBM은 PC 기본 하드웨어를 만들어놓고 이에 사용된 기술적 기반들을 PC 레퍼런스 가이드라는 책 형태로 주변 기기 사업자들과 컴퓨터 마니아들에게 배포하면서 ‘오픈 아키텍처’의 시대를 만들었다. 당시의 최신 기술을 통째로 공개하고 나니 너도나도 호환 PC를 만들기 시작했다.

IBM의 이러한 호환 PC 전략은 다른 PC 제조사들을 급성장시켰고 애플의 폐쇄형 PC를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IBM 호환 PC 시장 안에서는 HP나 델 등에 밀려나 원조인 IBM은 결국 PC 제조사업 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하는 굴욕의 역사를 맞이했다. 구글이 이런 사실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과의 공고한 대결 구도에서 완전한 판을 엎는 전략은 결국 혁신과 개방이란 키워드에 있다는 점을 구글은 잘 알고 있다.

구글은 야후를 넘어설 때도 자신들의 검색 능력과 지도 데이터 등 자산을 수많은 유사 서비스들에게 나눠주었고 그만큼의 종속성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가 될 수 있었다.

아라 프로젝트는 개발자는 물론 다양한 특화 제조업체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란 분명한 신호를 주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만 해도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액세서리가 단순히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진정한 특화 기능성을 가진 DIY 부품으로 바뀔 수 있다면 더 많은 시장 참여자가 생겨날 것이고 이를 통해 구글은 더 많은 파트너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아라 프로젝트에 대해 삐딱하게 보려면 부정적으로 볼만한 요소들이 많긴 하다. 이미 조립 PC 시장과 달리 조립 노트북에 대한 개념이 일부 시도됐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의 얇은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표준적인 방법보다 각 제조사마다의 다양한 노하우가 집약되어야 하기 때문에 전용 부품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오히려 표준화된 조립품이 더 비싸고 둔탁한 외관으로 외면을 받은 것이다.

무엇보다 애플이든 구글이든 스마트폰 세상을 누군가 혼자 독식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라의 혁신이 삼성과 중국 제조사들에게 어떤 자극을 줄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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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4 18:12 2014/05/14 18:12

상상해보자. 인공지능을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고 중요한 키워드를 조합해서 자동으로 작성되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그 정보를 기반해서 큰 투자건을 결정했다. 그런데 이 인공지능이 작성한 기사가 오보였다면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직업 기자는 이 사건을 보고 어떻게 판단할까.

어느 꽃가게 주인은 꽃배달 사업을 위해 드론을 샀다. 작은 화분을 실은 드론을 조종해 원격지에 배달가는 과정에서 누군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실수로 드론을 툭 건드렸다. 드론은 화분을 놓쳤고 그 화분은 고가의 자동차 위로 떨어졌다. 꽃가게 주인과 드론을 건드린 자전거를 탄 사람, 그리고 자동차 주인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그리고 직접 꽃을 배달하는 배달원들은 이 사건을 두고 뭐라고 이야기할까.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직장을 만들어내지만 반대로 기존 체계와 기존 시장, 기존 직업을 위태롭게 만든다. 더불어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진다.

이런 현상을 두고 ‘와해성 혁신(Distruptive technologies)’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 체계를 파괴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기존의 체계를 흐트려놓고 기술이 대체할 수 있는 부분으로 재조합해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전세계의 미디어 산업 지형도를 변화시켰고 이 변화는 인터넷이란 콘텐츠를 실어나르는 체계가 기존의 콘텐츠 생산 체계 자체를 재조합했고 이에 따라 새로운 제도와 법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식자공’ 등 많은 직업군이 사라졌다. 자동차가 나오면서 마부들이 일자리를 잃었듯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킨지 산하의 연구조사기관인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GI)가 작년 5월 발간한 ‘와해성 기술: 일상, 비즈니스, 글로벌 경제를 변화시킬 기술 발전’이란 보고서에서는 향후 10~20년간 12가지의 차세대 와해성 기술이 세계 경제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 발전의 속도, 파급력의 범위와 강도, 혁신성을 기준으로 선정된 12개의 차세대 와해성 기술은 ▲모바일 인터넷 ▲지식노동의 자동화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기술 ▲첨단 로봇 기술 ▲무인 자동차 및 수송 장치 ▲차세대 유전학 ▲에너지 저장장치 ▲3D 프린팅 ▲첨단 재료 ▲첨단 석유/가스 탐사 및 채굴 기술 ▲재생 에너지 기술이다.

이런 와해성 기술은 가격 대비 성능의 측면에서 유사한 기술 및 접근 방식에 비해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거나 불연속적인 성능 향상에 기반해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고 세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또한 이 기술들은 ▲투자 규모와 GDP 등 경제적 수치를 현저히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기존 경제 구조의 가치사슬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킬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한 그리스 출신 토지 측량사는 1년 전 구매한 드론(무인항공기)을 이용하면서부터 직원들 대다수를 내보냈다. 예전에는 현장 실사에 12명으로 구성된 팀원과 함께 나갔지만 이제는 드론 한 대와 조수 한 명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측량사는 드론 덕분에 지도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수익성이 몇 배 뛰었다”고 말했다.

리씽크 로보틱스 백스터(Baxter)라는 산업용 로봇은 이미 유명해졌다. 이 로봇은 기존의 단순 반복 작업용 로봇에 비해 75~85%의 가격대에 불과하지만 인간이 수행하는 복잡한 작업 순서를 몇 번만 반복해서 학습시키면 스스로 오류를 교정해가면서 인간이 가르쳐준 작업을 정교하게 수행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백스터는 화장실도 가지 않고 휴가를 요청하거나 급여를 올려달라고 하지도 않고 파업도 없다.



인공지능 컴퓨터와 자동화 기기가 새로운 기술들이 적용되고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지식 노동자의 자리와 단순 노무직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제도는 과연 누구를 보호하고 무엇을 옹호하게 될까. 이제 우리는 와해성 기술이 만들어낼 세계를 상상하고 뭔가 유연하게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미국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생겨날 것을 기정사실로 두고 제도를 연구하고 있고 미국은 물론 독일과 일본 등은 자동차 회사들이 2040년 정도에 상용화할 자동주행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릴 때 벌어질 사건을 예상하고 법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도로교통법이 무인차 운행을 허용하지 않고 차량 간 통신을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주파수를 정부가 엉뚱한 곳에 할당해서 자동운행 자동차는 구경할 수 없다. 우리나라 측량법은 지도의 국외 반출이 불가능해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정보 서비스 구글 나우와 내비게이션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제도가 와해성 혁신을 가로 막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존 직업군은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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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6 09:52 2014/04/26 09:52

흔히 ‘노하우(know-how)’라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고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일하는 법을 말한다. 이것은 지식과 경험의 총합과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는 의미로 개인과 조직의 총합적인 능력을 일컫는다. 산업사회는 그렇게 ‘효율성’을 중요하게 따졌다.


지식사회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경험과 지식으로 쌓아왔던 것들을 서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따라서 지식과 경험을 담고 있는 ‘노하우’가 도처에 놓여져 있게 되었다. 그래서 지식사회에 필요한 것은 당장 내게 필요한 지식과 경험이 어디에 농축되어 잘 갖춰져 있는지를 알고 찾을 수 있는 ‘노웨어(know-where)’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른 바 검색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금은 모바일 시대다. 모바일 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정보를 더 좁은 화면에서 나열해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 화면에 여러 개의 선택할만한 후보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편리할 정도로 모바일 화면은 단순하고 간결한 결과만을 제시하게끔 구조화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산발적이거나 너무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정보가 아닌 ‘내가 믿을만한 사람이 추천해주는 정보’, 즉 미술관 큐레이터가 멋진 작품을 잘 선별해 잘 배치해 보여주듯 우리 주위의 콘텐츠 큐레이터들의 정보 공유와 권유가 더 힘을 얻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그 신뢰감 높은 사람들을 따라다니고(팔로우), 그들의 정보를 주기적으로 받아보고(구독), 그들과 교류하기 위해 네트워킹을 맺는다(친구신청).

바야흐로 ‘노후(know-who)’의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이쯤되면 눈치 챘어야 한다. 세상은 돌고 돈다. 붕우유신(朋友有信)이라 하여 친구를 사귐에 있어 믿음이 있어야 하고 교우이신(交友以信)이라 하여 벗을 사귐에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이라고 다를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믿음’인데 이는 예전의 사람의 됨됨이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현대에는 그의 ‘통찰’을 믿을만 해야 친구신청을 해도 받아준다.

얼마 전 60대, 50대 창업 희망자(아직 창업을 시작도 하지 않은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여서 예비자도 아닌 희망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창업 희망자라 했다)가 연달아 필자에게 찾아왔다. 소개를 받거나 물어물어 찾아온 듯 싶었다.

이들은 자신의 살아온 역사와 스스로의 능력과 성취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고 연이어서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내용이 흥미진진했다. 세상에 없는 것을 가져왔다고 자신하고 있었고 그 아이디어는 누구도 실행하지 못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를 필자에게 부탁했다. 필자는 아이디어 자체를 평가할 능력이나 통찰을 갖고 있지 않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 아이디어를 그 창업 희망자보다 더 진진하게 더 오랫 동안 연구하고 고민했을 리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기준은 있었다. 그들에게 똑같이 물었다. ‘함께 할 사람이 있느냐’고.

놀랍게도 두 분의 신사는 같은 답을 말했다. “현재는 없다”

이렇게 놓으니 결론을 내리기 쉬었다. ‘현재로서는 그 아이디어가 사업이 되긴 어렵겠습니다’

‘밥은 쌀로 짓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당연한 말이었다. 사업은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혼자서 사업을 일으킨다고 해도 여전히 ‘함께 할 사람’은 어떤 영역이든 필요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많은 창업 희망자들은 사업 아이디어가 사업화가 되기 위한 가장 기초가 되는 전제조건인 ‘사람’, 그것도 ‘가까이 두어 함께 일할 사람’,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함께 창업해서 굶고 밤새고 피땀 흘려줄 동료와 든든한 외부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이것은 오만과 착각이 빚어낸 짝사랑의 비극과 같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아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 ‘아는 사람’ 가운데 내가 필요한 정보를 아는 사람, 내가 모자른 것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사람, 그리고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업은 처음부터 아이디어에서 아이디어로 끝나는 ‘무한동력’ 개발의 꿈 처럼 자가발전으로 인해 정력과 돈과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다.

비즈니스의 꽃은 ‘영업’이라고 한다. 즉 무엇을 팔아야 한다는 뜻인데 그 무엇을 만들어줄 사람, 그리고 그 무엇이 나왔을 때 내가 할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궁극적으로 내가 만든 그 무엇을 사줄 사람과 이용해줄 사람을 알아야 한다.

당신은 알고 있는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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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5 16:48 2014/04/15 16:48

'톡 쏘는 맛' 댓글 섞은 SNS 칵테일

Column Ring 2014/04/02 10:22 Posted by 그만

최근 공익광고제 대상수상작이라며 TV에서 스마트폰으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묵념편이 방영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빠져서 정작 바로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사건에 소홀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TV도 역시 그런 매체라는 점이다. 신문도 그렇고 책도 그렇다. 매체에 빠져들면 세계를 읽을 수 있지만 주변을 돌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밥상 앞에서 책을 읽지 말라고 하시던 어머니, 지하철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읽으며 혀를 차는 모습, 거실에 온가족이 모여있지만 서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달리고 뛰고 넘어지는 연예인이 등장하는 TV를 보며 깔깔거리는 모습 모두가 미디어 중독에 빠진 우리를 대변하고 있다. PC와 게임,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시대에 대한 개탄이 낯설지 않다는 뜻이다.

새로운 미디어와 콘텐츠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과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80년대만 해도 만화와 TV가 중독이란 이유로 천시받았고 PC와 인터넷을 거쳐 이제는 게임과 스마트폰 과몰입을 걱정하는 걸 보면 인간이란 동물이 ‘남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최근 한 월간지에서 “세계 주요국 중 병역의 의무가 있는 나라는 한국, 대만, 이스라엘이며 이 중 여자를 빼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제 자식들은 지금까지 투표권이 없다. 국민의 4대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니 투표권이 없다고 얘기했다”,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 이름이 좋아 철인정치지, 제대로 배운 철학자가 혼자 지배하는 것, 바로 1인 독재다.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다”라는 발언을 쏟아낸 함익병 원장이 화제다.

이 발언은 월간지의 인터뷰에서 비롯되었지만 아마도 이 논란을 접한 사람들 대부분은 블로그나 인터넷 매체일테고 이 인터넷 매체 글이 유통되는 과정에는 모바일 메신저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이 ‘함익병’이란 인물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일반인을 내세운 관찰 다큐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한 TV였다. 이 TV 방송 프로그램은 다시 인터넷 포털 등에 전개되는 다양한 홍보 수단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이 인물에 대한 모종의 이미지가 있었던 셈이다.

자, 누가 잘못한 것일까. 이런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혼자 품고 있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한 개인의 잘못일까, 아니면 ‘중요하지 않은’ 개인의 소견을 공적 의제처럼 포장하여 전달한 월간지의 잘못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의견을 담은 인터뷰 글에 흥분하는 소셜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잘못일까?

눈치 챘겠지만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이런 ‘중요하지 않은 일의 공론화’는 앞으로도 우리의 진을 빼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막아지지 않는다. 애초에 사람이란 동물은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의 의견과 남이 나를 평가하는 의견, 그리고 내가 가진 의견과 다른 남의 의견에 대해 민감한 것이 당연하다. 다만, 예전에는 사적인 대화의 차원과 공적인 논의의 차원이 전혀 다른 층위에 있었지만 IT 기술의 발달로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겹쳐지면서 이런 ‘사건이 아닌 사건’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공적 차원에서 판단이 되었다면 일개 병원 의사의 이해하기 어려운 궤변을 공적인 매체에 싣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실었다 하더라도 매체들 사이에서 의제화 되기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조작적 매체의 이미지 형성을 통한 ‘유명인’이 되었고 ‘저명인’이었기 때문에 나머지가 가능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SNS의 발달과 IT의 고도화에 따라 사생활이 침범당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하고 있지만 정작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대상은 ‘공익’이다.

예전에는 사익과 공익의 충돌에서 공권력이 사익을 침범했다면 지금의 고도의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공익이 침범당하고 유린당하고 있다. 심지어 공익을 구해낼 명분도 사라지고 있으며 매체 운영사들조차 공익을 희생해서라도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 창업 아이템들도 공익이 우선되기보다 개인화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바일 SNS 시대가 만든 공공과 사생활의 칵테일의 맛은 확실히 자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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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342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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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2 10:22 2014/04/02 10:22

윈도XP 지원이 4월8일 종료된다. 우려스러운 것은 보안이다. 특히 금융권의 대처가 안일하다. ATM 운영체제의 90%가 윈도XP다.

화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화산이 지금은 안 터지니까 괜찮아’라고 안심한다. 하지만 제3자가 보기에는 이들의 삶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얼마 전 미용실에 놓인 공용 PC를 켜면서 ‘이들도 화산 옆에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PC에 깔려 있던 운영체제인 마이크로소프트 윈도XP의 지원이 오는 4월8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지원이 종료된다고 해서 윈도XP를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기능·보안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 윈도 2003, 인터넷 익스플로러 6도 지원 대상에서 함께 빠진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무엇보다 보안 문제다. 윈도XP, 인터넷 익스플로러 6을 겨냥한 해킹이나 바이러스 침입 시도가 발생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일부 전용 프로그램이 나오기야 하겠지만 근본적 방어는 힘들 것이다.

이런 우려를 알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에 대한 업데이트를 중단한다고 하니 야속하다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려 14년이 넘는 동안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주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일방적으로 탓할 수만도 없다. 아마 이런 문제를 모르고 있는 윈도XP 사용자도 없을 것이다. 윈도XP에서 지원 종료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계속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XP 사용자는 반드시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하고 윈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PC를 당장 교체해야 한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계속 윈도XP를 사용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인터넷 접속 없이 홀로 사용하는 PC라면 앞으로 수십 년간 윈도XP를 계속 사용해도 무방하겠지만 인터넷에 접속된 PC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른 인터넷 사용자의 PC에 피해를 주는 ‘민폐 PC’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량의 ‘좀비 PC’가 동시다발적으로 접속해 웹사이트 기능을 마비시키는 분산서비스거부 공격(DDoS)의 도구로 쓰이거나, 사용자도 모르게 불법 소프트웨어 유통로의 중간 기착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액티브엑스 등을 고수하는 한국 IT 정책
일반인은 그나마 대부분 PC 교체 등의 방법으로 대책을 세워놨지만 막상 금융권의 대처는 안일하기 짝이 없다. 자동화기기(ATM)의 경우 윈도XP로 운영되는 경우가 무려 90%에 달한다. 이를 교체하는 데 들어갈 비용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기기 교체 외에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라이선스 비용 따위 명목으로 은행마다 수백억원이 든다. 여기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금융계로선 그야말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국내 금융권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주문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 윈도XP 등 위험천만한 구시대 지뢰를 하나도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윈도XP 지원 종료를 홍보해온 마이크로소프트 처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한국 정부의 항의를 받는 기이한 상황을 겪어왔다. 액티브엑스가 동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부터 지원이 종료되는 상황을 미뤄달라는 읍소까지 다양한 ‘꼴불견’이 연출됐다.

액티브엑스와 더불어 윈도XP는 한국 IT 폭발의 시기에 큰 족적을 남긴 동시에 더 이상 안고 갈 수 없는 계륵이 되어버렸다. 만일 윈도XP 대란이 일어난다면 전적으로 인재(人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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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339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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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3 14:03 2014/03/13 14:03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한국이 인터넷 공룡인 진짜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은 인터넷 분야의 세계적 선두주자임을 자임한다"면서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이 미래의 국가는 암흑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한국 인터넷의 일부분이 매주 정부의 검열로 끌어내려진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요구로 지난해 국내 웹페이지 약 23,000 건이 삭제되고 63,000건이 차단됐다고 언급했다.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해 한국을 '부분적으로 인터넷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로 분류한 점,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이집트와 러시아, 태국 등과 함께 한국을 '인터넷 감시국' 명단에 올린 점도 거론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통신사에 감청 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해두었다. 그는 "흉악범죄나 간첩, 테러, 내란 음모 등 나라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감청을 못하게 만드는 것은 반국가세력이고 반서민세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뿐 아니다. 첨단기술의 발달과 함께 전세계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정보 불안 사회’에 진입된 상태다. 에드워드 스노든 사례가 대표적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의 국가안보국(NSA)이 우방국 정상들의 통신까지 엿들은 무차별 감청 행위에 대해 영국 <가디언>에 제보한 뒤 러시아에서 1년짜리 임시 망명 생활중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에드워드 스노든이 임시 망명중인 러시아에서는 감청이 아예 합법이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유럽 차관보가 유럽연합에 대해 욕설한 내용이 감청(사실상 도청)된 깨끗한 음성 파일에 담겨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다시 한 번 통제 사회에 대한 인식을 확인시켜주었다. 얼마 전에는 주러 미국 대사 역시 자신도 휴대폰을 감청 당했으며 러시아에서 이메일과 휴대폰 감청은 합법이라고 N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푸념하기도 했다.


제임스 콜 미국 법무차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NSA가안보국 감청 프로그램의 대상이었느냐는 질의에 답하지 않아 의지만 있으면 미국 대통령도 감청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문제가 불거진 NSA의 무차별 감청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받는 등의 안전장치를 보완해 발표했지만 여전히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기술은 우리에게 커뮤니케이션의 확장 능력을 주었지만 그만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을 높여주었다. 카드사 대량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도 이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없는 이유는 데이터란 것이 만들어지고 흐르는 것 자체를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보가 적어서 불만이었던 시절에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를 거쳐 이제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엄청나게 쌓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정보의 대다수는 우리 일상 자체가 중요도 여부를 떠나서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손수 입력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몸 상태, 이동 경로, 구매내역 등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수집되어 활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데이터는 쌓인다. 그 데이터가 흐르는 동안 누군가는 그 속에 있는 정보를 활용해 돈을 벌고 누군가는 이 정보 속에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거나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려 한다.


최고의 보안은 잘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남기지 않는 것’이고 최고의 비밀은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않은 상태다.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도 5일 동안 대화내용이 기록되고 3개월 동안은 수발신 내용이 남아 이 자료들은 수사 영장이 있으면 넘겨준다.


317호에 소개했듯이, 오죽하면 잠깐 서로 공유하다가 짧은 시간 안에 서로 주고받은 모든 기록이 사라져버리는 ‘찰나의 서비스’가 나올까.


자발적으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드러내고 휴대폰으로 자유롭게 사적인 대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불안해지고 있다. 인터넷으로 촉발된 혁신과 경제 활기가 기업과 각국 정부의 과도한 감시와 이용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불모지로 바뀌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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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기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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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7 13:57 2014/02/17 13:57

무한 복제 시대,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복제물인가.

이 원초적인 질문은 이미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었던 1990년대부터 있었다. PC가 보급되면서 워드프로세스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포토샵만 잘 다루면 원본으로부터 새로운 원본을 뽑아낼 수 있었다. 새로운 디지털 짝퉁 창작의 세상이 되었다. 음악도 디지털화되면서 표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첨단 산업으로 불리는 모바일 창업 시장에도 베끼기 열풍이 ‘벤치마킹’이란 근사한 이름으로 성행하고 있다. 불과 출시 6일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모바일 게임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썬데이토즈의 신작 게임 ‘애니팡2’가 구설수에 올랐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라는 같은 플랫폼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킹닷컴의 ‘캔디크러시 사가’라는 게임과 유사하다 못해 대부분의 게임성과 게임 진행 방식을 그대로 베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그런데 더 희한한 것이 이런 비난을 받으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 등장한 ‘애니팡2’의 돌풍의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길래… ‘라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방적인 ‘표절 논란’의 주인공으로 지적받으면서도 “법적 검토를 마쳤으며 문제가 없다”는 당당한 입장 표명에 한 차례 더 주목받았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었을까. 출시 며칠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매출순위에 상위권에 안착하였다. 덩달아 주가도 표절 논란으로 주춤하다가 결과론적으로 ‘매출 상승 기대감’을 반영하며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썬데이토즈가 이렇게 게이머들과 업계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은 애니팡 첫번째 버전부터 다이아몬드 대시라는 모바일 게임과 유사하다는 표절 논란에 이은 후속작도 마찬가지로 ‘창의성 부족’을 드러내며 ‘노골적인 벤치마킹’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애니팡 처음 버전과 신작 애니팡2의 연관성은 캐릭터 정도만 물려받았을 뿐 게임성은 서로 다른 게임 진행 방식이어서 더욱 논란을 키웠다.

작년 말, 2013 대한민국 공익광고제 은상을 수상한 포스터가 불과 몇 달 전 유엔여성에서 제작한 양성평등 캠페인 광고 시리즈의 사진과 유사하다며 네티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인물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상태에서 입에 검색 창이 놓여진 모습이어서 한눈에 봐도 유사했다.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대로 수상작으로 결정되었고 주최측은 표절논란으로 수상작이 바뀐 적이 없다는 말로 논란이 잦아들기만 기다렸다. 이쯤되면 우리는 표절에 관대한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야후가 포털 서비스를 시작하고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자 뒤따라 나온 한국의 포털 서비스들은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이후 야후가 3단으로 바뀌면 3단으로, 야후의 뉴스가 오른쪽이면 네이버는 왼쪽으로 뉴스를 배열했다. 검색창 모양이나 화면배치는 서로 유사해져만 갔다. 애플의 곡면 사각형 모양의 스마트폰 모양은 그대로 삼성의 스마트폰 디자인으로 ‘벤치마킹’됐다.

2000년에 네티즌끼리 묻고 답하는 서비스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자 한국에 유사한 서비스가 생겼다. 한겨레신문에서 운영한 디비딕이란 서비스였다. 사용자가 폭증했지만 수익모델이 변변치 않아서 일부 유료화를 단행했다. 그 즈음 2002년 네이버가 지식iN 서비스를 시작한다. 유료화에 대한 반발로 빠져나간 네티즌은 짝퉁 서비스인 지식iN 서비스로 옮겨가고 아예 처음부터 묻고 답하기 서비스를 원했던 사용자들은 지식iN 서비스가 원조인줄만 알고 사용했다.

해외에서 ‘핫메일’이 무료 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던 시절 한국에서는 이름도 비슷한 ‘한메일’이 나왔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음 카페를 노골적으로 겨냥한 네이버 카페 서비스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시장에서 승리했다.

게임 서비스들은 원조 히트작들을 교묘하게 베끼고 모방하고 본받았다. 봄버맨을 그대로 베낀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마리오카트의 게임 방식 그대로였지만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던 카트라이더, 건바운드나 웜즈시리즈와 유사했던 턴제 방식의 포트리스2 블루는 두고두고 화제의 베끼기 흑역사의 주인공들이다.

모바일 서비스가 대세인 요즘 우리의 모방의 흑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무려 2년 전 게임이었던 소니의 모두의 스트레스팍 레이싱의 게임 방식을 그대로 본딴 다함께 차차차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왓츠앱의 특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은 카카오톡과 라인은 글로벌 메신저로 순항중이다.

얼마 전 커피러버라는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화제가 되었는데 우리나라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커피의 코드까지 해킹해 만든 복사판이 등장하면서 네티즌이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우리도 우리가 행한 벤치마킹 수법 그대로 당할 수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불법과 합법을 떠나서 가슴에 손을 얹어 떳떳한 창작자들이 우대받는 세상이 분명 더 나은 세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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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설합병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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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7 09:41 2014/01/27 09:41
새해가 밝았다. 이쯤되면 누구나 올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와 우려섞인 시선으로 각종 언론의 각 분야 트렌드 전망 기사를 살펴보게 된다. IT와 관련된 트렌드는 최근 들어 기술과 사회적인 이슈가 함께 맞물려 들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더욱 주목된다.

IT 트렌드 가운데 사회와 경제적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키워드를 나름 선정해보았다. 이 트렌트 전망은 주관적인 통찰에 기반하므로 반드시 실제 현상과 일치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사회와 기술을 이해하는 데 작으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1. 데이터는 구름 속에 넣어둔다?! 클라우드와 비즈니스
지난 해 시사IN 이 꼭지에서도 설명한 바 있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즉 기업의 공식 지급된 PC로만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신이 소유한 휴대 단말기, 즉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회사 업무를 보는 경향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걱정되는 것은 역시 보안, 이 때문에 기업용 클라우드와 클라이언트 서비스가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사원들의 계정을 관리하고 데이터의 흐름을 통제하면서도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들이 쏟아져나올 것이며 기업시장에서 유의미한 시장 규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또한 데이터 이동성으로 봤을 때 헬스케어, 즉 건강과 의료와 관련된 산업의 클라우드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에서는 헬스케어와 원격의료 등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인해 홍역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한 시각으로 보자면 분명 헬스케어와 클라우드는 궁합이 잘 맞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무려 10만여 가지의 헬스케어 앱이 존재하며 이중 상위 10개 앰은 매일 400만회의 다운로드 실적을 보이고 있다. 451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전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연평균 36%씩 성장해 2016년에는 그 규모가 19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2. 힘든 일도 대신해주고, 생각도 대신해준다?! 스마트 로봇
로봇은 크게 두 가지 구성 요소를 갖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그것이다. 로봇이라고 하니 독자들의 벌써 식상한 느낌이 전해진다. 실제로 로봇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시장성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각종 전시회의 눈요깃감으로 전락해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최근의 로봇은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나우 서비스 등은 확실한 인공지능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아직 한국어와 관련된 콘텐츠가 부족하지만 미국에서 사용하는 이들 서비스는 상당히 편리한 정보 도우미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IBM 슈퍼컴퓨터인 왓슨은 이미 의사들에게 치료법이나 암 진단과 관련한 조언을 주는 역할을 수행중이다. 왓슨은 환자의 전자의료기록과 최신 의학 문헌을 읽고 정확한 치료방법을 조언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실제로 2015년 말이면 왓슨이 IBM 매출의 1.5%, 2018년에는 10%를 차지 할 것 이라고 가트너는 내다봤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량 개발과 최근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탁월한 로봇 제조사를 인수한 사례, 그리고 아마존의 무인헬기를 통한 택배 시스템 추진 등 미국의 비싼 인건비를 대신할 로봇의 상용화는 눈앞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다. 로봇은 지난 10여 년 동안 주목받는 키워드였지만 2014년 만큼은 실생활에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보할 것인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로봇은 미래 노동의 가치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3. 소셜 네트워크와 큐레이션 미디어의 힘!? 모바일 소셜 파워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 그리고 기업들에게 2013년은 곤혹스러운 해였을 것이다. 무엇이든 화두가 되고 사소한 잘못도 부풀려지고 잘못 새어나간 정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위기를 만들어내었으니 말이다. 그 뿌리가 어디인지, 그 확산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PC와 유선에 머물렀던 소식과 주장의 확산 정도는 그 파괴력은 배가되었다. 또한 스마트폰을 통한 메신저 보급과 커뮤니티의 대이동은 조직을 가진 사람들로서는 가장 큰 위협 요소가 될 것이다.

익명을 통한 무차별 유언비어라는 비난의 요소조차 이제는 친구끼리 큐레이션된 정보를 확산 전파하는 상황에서는 방어할 수 있는 논리를 갖추지 못할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등을 통한 소통량은 폭증할 전망이다.

대신 긍정적인 면이라면 잘못된 시각이나 잘못된 정보가 정정되는 시간 역시 빨라질 것으로 보이며 네트워크의 각 연결 지점들을 파악하기 쉬워 소셜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유발도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있을 지방선거가 모바일 소셜 파워를 실감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4. 만물에 인터넷이 깃들어 소통하다?! 만물 인터넷 시대
우리는 이미 이 키워드를 몇 년 전부터 써왔다. 무언가 감지하는 센서가 많아지면서 센서들이 곳곳에서 서로 통신하게 될 것이라는 센서 네트워크, 온갖 사물이 인터넷 단말기가 되어 인터넷에서 각 사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사물끼리 상호 소통하여 고장상황을 보여주는 사물간 통신(M2M)이나 사물 인터넷(IoT) 말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인간들이 이 물건들을 사용하고 휴대하고 승차하고 다닌다면 모든 사물과 인간의 사회적 활동이 인터넷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즉 만물 인터넷의 시대인 셈이다. 구글 글래스, 스마트 워치 등 입는 컴퓨터는 물론 가전과 모바일 메신저로 소통할 수 있는 제품은 올해 초부터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IDC는 기술과 서비스를 포함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장이 2020년에 8조 9천억 달러에 이르고, 2천 1백 20억 개의 디바이스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네트워킹의 차원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런 만물 인터넷은 인간의 행동양식과 사생활 침해 요소가 다분해서 기술적 진보만큼이나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5. 소유에서 공유하는 정보, 재산, 교육! 공유 자본주
코세라, 유다시티, 칸 아카데미 등 온라인 교육 공유 시스템이 본격화되고 있다. 혹자는 전세계 대학 교육 시스템이 대변혁기에 들어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2010년부터 올해 10월까지 45개 대학이 합병해 2006∼2009년에 합병한 대학 수(16개)보다 크게 늘었다.

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사립대 4곳 중 한 곳은 입학생이 2010년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우리나라 역시 고등학교 졸업생 10명 가운데 8명 가량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등 대학의 구조조정은 매우 임박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공교육의 마지막인 대학이 실용과 학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이 민간은 IT 기술을 통해 누구나 대학교 강의를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게 되었고 최신 트렌드나 기술, 개발 교육 등은 자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배우고 학습하는 체계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식의 공유 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공유, 부동산 공유, 자동차 공유, 주차공간 공유, 옷과 물품을 나눠쓰는 공유 플랫폼 모두 IT와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공유 경제의 사례들이다. 2014년에는 더 많은 것들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공유되면서 소유의 자본주의에서 공유의 자본주의가 지속적으로 실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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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6 10:15 2014/01/06 10:15

비트코인은 무엇을 겨냥하는가

Column Ring 2013/12/21 19:58 Posted by 그만

확실히 IT 분야는 트렌드도 빠르고 새로운 용어나 개념에 대해 금새 익숙해지는 동네인 듯 싶다. 특히 요즘 들어서 비트코인과 관련한 이슈는 연말 술자리에서 안주거리로 올라올만큼 일반화 된 느낌이다.
물론 비트코인이 이슈화 되고 있는 수준이 여전히 개념적이고 몇 가지 떼돈 번 사례 정도로 회자되고 있지만 일단 이런 정도의 대중성이라면 금새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식은 피자를 비트코인으로 결제했는데 그 가치가 15억원이 됐다든가 독일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했다는 소식과 함께 미국에서는 한 대학의 등록금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든가 정치 후원금 결제 수단이 됐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이제 너무 흔한 사례 처럼 보인다.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 전용 현금인출기도 등장했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은 역시 겉으로 드러난 이색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항상 이런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면 인터넷이 걸어온 혁신과 개방성, 그리고 기술자들의 기존 체계에 대한 도전의식이 잠재돼 있음을 느끼면 엄숙해지기까지 한다. 또한 예상 가능한 나쁜 시나리오가 분명해 보임에도 기존 체계의 비합리성을 뒤집는 것이 더욱 명분이 있다면 기술의 순수성은 의심받으면 안 된다는 명백한 가치 기준도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게 된다.

여기서 이미 우리가 십수년 동안 겪어 왔던 ‘가상 화폐의 역사’를 읊을 필요는 없겠지만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비트코인이 불러올 변화를 짐작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먼저 2009년에 시작됐다가 어느새 슬그머니 사라져버린 브리빗(Vreebit)이란 서비스가 있었다. 이 서비스는 여느 SNS 통합 서비스와 달리 각 서비스마다 갖고 있는 가상 화폐를 서로 다른 서비스의 그것과 교환해주는(환전해주는) 기능을 내세웠다. 예를 들자면 카카오톡의 초코와 싸이월드의 도토리를 서로 교환해준다는 발상이었다. 심지어 이렇게 환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물건까지 살 수 있는 교환 가치까지 가능하게 하겠다고 하니 새로운 경제권의 탄생 처럼 보였다. 엄청나게 많은 관심이 쏟아졌고 투자 열기까지 만들어졌으나 결론적으로 인터넷 역사에서 사라져버렸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수많은 서비스에서 현금을 지불하고 그에 해당하는 교환 가치를 서비스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와 가상화폐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그 포인트와 가상화폐는 현금, 실물화폐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른 바 캐시백 문제인데, 이런 점에서 또 다른 사례로 SK의 OK캐시백 같은 포인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런 OK캐시백이나 항공 마일리지 등은 보통 '범용 마일리지'로 '준화폐'로서의 자격을 갖는다.

이는 전자금융거래법에서 ’OK캐시백’ 처럼 2개 이상의 업종에서 사용되고 발행자 이외 제3의 장소에서 사용될 수 있는 범용 마일리지를 ’준화폐’로 간주,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했기 때무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마일리지는 해당 기업의 수익이나 자산이 아닌 부채로 계산되어 이 마일리지에 소멸 기한을 넣거나 기부나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서둘러 소진하려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비트코인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미 수조원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게임 아이템은 어떨까.

리니지 같은 게임에서 아이템을 획득하고 이 아이템을 지닌 계정이나 아이템 자체를 남들과 현물로 교환하는 경우를 '아이템 거래'라고 한다. 여전히 아이템을 판매하는 경우는 괜찮지만 이용자끼리 시장을 이뤄 교환 가치를 매기고 이를 기반으로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금지(업자에 의해)되어 있다.
지금은 아예 국회 내부에서도 이러한 논의가 실종돼 있는 상황이고 대다수 아이템 거래 업체들이 미국과 중국 업체들에게 인수 합병돼 있는 상태다. 이제는 합법화시킬 수도, 그렇다고 불법화시킬 수도 없는 회색(Gray) 영역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에스크로(거래 확인시까지 지급 유보)와 같은 안전한 전자결재를 위한 장치는 업체들끼리 알아서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국가는 세금을 떼고 있다. 그래서 업계와 정부, 그리고 정치권 모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비트코인이 관심을 받으면서 다시 떠오르는 이야기가 바로 세컨드라이프의 린든 머니다. 세계적인 세컨드라이프 열기의 배경에는 비트코인 처럼 가상세계 안에서는 교환가치가 폭넓게 적용되었기 때문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세컨드라이프를 벗어나서는 린든머니의 가치는 적정하게 교환될 수 없었다.

비트코인에게는 발행주체와 수수료가 없고 익명성과 총통화량이 존재한다. 현대 금융이 만들어 놓은 체계와 반대다. 더불어 비트코인이 현물 교환 가치를 가진 이유는 싸이월드 도토리 처럼 권위 없는 사업자가 발행주체였던 기존의 가상 화폐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해소했다. 비트코인은 금본위제를 포기하면서 달러의 무한 발권력을 바탕으로 한 현대 금융 시스템과 국가 단위의 금융 거래 시스템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내 돈을 남에게 그대로 이체해주는 이유로 수수료를 떼어가는 은행의 역할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

세금과 금융실명제 때문에라도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은 여전히 회색 영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보이지만 이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에서 정책적인 논의로 빠르게 이전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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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기고했다가 중복 아이템이라며 잘렸습니다. ^^; 한발 앞서거나 완전히 다른 시각을 보였어야 했는데.. 제가 소홀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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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1 19:58 2013/12/21 19:58

지금껏 인터넷은 두 가지 방향성으로 무한 확장을 이어왔다. 하나는 기록 데이터가 무한 용량으로 확대되어 빅데이터의 영역에 접근해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방향성은 이런 무한 용량을 쌓는 주체가 거의 모든 사용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즉, 무한 주체가 무한으로 연결되어 무한 데이터를 무한 용량으로 쌓고 있다는 말이다. 어떤 제약도 기술의 발달이 뛰어넘게 해준다.

그런데 이런 방향성에 반기를 든 세력들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무한 기록양을 제한 기록양으로, 무기한의 데이터 저장을 시한부와 찰라로 제한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모바일 세대의 커뮤니케이션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8월 바인(vine)은 4천만 명의 사용자를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6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의 동영상만을 기록할 수 있고 이를 공유하는 일종의 동영상 SNS라고 할 수 있다. 140자의 제한을 두어 전세계적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이끌었던 트위터가 이 서비스를 3천만 달러를 들여 인수한 까닭은 무엇일까.

트위터는 140자라는 제한된 콘텐츠를 제시했고 이에 맞춰 사용자들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했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제약이 아무곳에서나 만들어지는 콘텐츠가 아닌 트위터에서만 볼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바인 역시 그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트위터는 확산성과 즉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압축적인 표현보다는 직설적이고 단선적인 팩트 전달이나 짧은 생각, 언급, 논평을 공유하는 미디어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위터와 바인은 좋은 궁합이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에 인수되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인스타그램(instagram) 비디오 역시 짧은 15초 동영상 저장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항간에는 트위터가 무수한 시간 동안 6초라는 시간이 영상을 공유하려는 이들에게 적절한 시간임을 연구한 결과로 정했다면, 인스타그램 비디오는 광고의 짧은 버전을 고려하여 마케팅과 광고 유통을 고려한 시간이 아니냐는 진단이 있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그동안 유선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에서 동영상 시청 시간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굳이 짧은 동영상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콘텐츠 사이의 이동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네이버의 2억 명이 사용중인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에도 라인 스냅샷이란 기능을 통해 4초에서 10초 사이의 짧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동영상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인 아이쿠는 3초 움짤(움직이는 짧은 그림) 제작 유통할 수 있는 SNS인 bb(be better)를 최근 출시했다. 이 콘텐츠는 사진도 아니고 완전히 동영상도 아니어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동영상이나 콘텐츠의 길이에 제한을 두어 제약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생산 방식을 유도하는 서비스가 있는가 하면 아예 콘텐츠 자체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흔적도 안 남기고 사라지게 하는 서비스도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10대와 20대 사이에 스냅채팅이라 불리는 행동을 설명하는 단어가 일상용어화 되고 있는데 바로 스냅챗 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구글을 통해 검색하는 것을 구글링이라 하고, 스카이프를 통해 화상 메신저 통화를 하는 것을 스카이핑이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4월 <시사IN> 248호에서 ‘잊힐 권리’에 대한 글에서 디지털 장의사라는 개념을 설명한 바 있다. 자신이 원할 때 스스로 자신의 기록이나 자신에 대한 기록을 인터넷에서 지울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인데 이런 개념의 연장선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주고받은 메시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스냅챗(snapchat)이란 서비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무려 하루에 3.5억 명이 사용할 정도로 거대한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벤처 기업인 티그레이프가 최근 출시한  사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샤틀리(shot.ly)가 바로 그 것이다. 이 서비스는 가까운 지인들과 친구를 맺고 사진을 찍어 메시지를 입력해서 보내는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로, 상대방은 보낸 사람이 지정한 최대 10초의 시간 내에서만 사진과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정된 시간이 지나면 사진은 자동으로 삭제되어 온라인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아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한 서비스이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버전만 나와 있는데 심지어 화면을 캡처할 수도 없다.

다음의 메신저 서비스인 마이피플의 ’5초 메시지’와 ’5초 사진’ 기능도 역시 찰라의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물론 이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들이 일부 음란물 전파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있지만 확실히 모바일 세대에게는 이전 세대의 소통 방식과는 다른 색다른 도구로 여겨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인터넷의 무한 확장과 무한 용량의 흐름이 찰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주춤할 가능성은 없지만 적어도 폭증하는 데이터 사용량을 감당해야 하는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런 제약 조건들이 색다른 콘텐츠 생산을 강제하면서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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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317호에 실린 글입니다. 글이 쓰여진 시기는 10월 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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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1 19:56 2013/12/21 19:56

임시차단조치 합리적 개선 시급

Column Ring 2013/12/21 19:52 Posted by 그만

지난 9월 2일 국회에서 유승희 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인터넷 게시물 임시조치제도와 관련한 공청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인터넷에만 적용되는 차별적 제대 수단인 임시조치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복원권 보장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의 주장은 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2 제4항에서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포털 등 사업자가 임의로 행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정리하자면 사이버 명예훼손을 막고 그 전파력에 대한 마땅한 수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이 법의 입법 취지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제약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형세다.

지난 해 “아쉽게도” 이 법은 합헌 결정이 난 사안이다. 일단 퍼지고 나면 회복 불가능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고 반대로 특정인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다수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이 법 안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현재로서는 이 법이 위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이 법의 모순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경필 국회의원이 작년 이맘때쯤 헌법재판소의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 이후 방통위가 후속대책으로 사업자의 자율규제 활성화와 임시조치 강화 등을 제시했는데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없이 임시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나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듯이 여전히 이 법은 다분히 위험한 요소를 담고 있다.

먼저 임시조치 요구를 받아서 즉각 차단에 응하고, 또는 30일 차단 기간 동안 복원요청이 들어와도 분쟁이 예상되면 차단을 유지하여 이후 대부분 삭제하게 되는 지금 구조에서 사업자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을 담고 있어서 사업자의 과도한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또한 포괄적으로 게시물 전체를 차단하여 삭제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논의가 집중되는 바람에 비의도적으로 글의 일부나 사진의 일부가 문제가 있음에도 게시글 전체가 인터넷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일부 문제 소지가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수정요청이나 자발적 삭제 요청의 기간이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

또한, 언론사들에게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공공성의 규칙을 준용할 필요가 있다. 정치인이나 정부기관, 공공기관에 대한 비판,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힘든 종교 논쟁,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견재에 대해서는 폭넓게 허용하고 임시조치 요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요청이 일반 시민이 아닌 기업과 정치인, 연예인, 종교집단이 이 제도를 악용, 남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시조치 차단 요청 자체가 임의적이면 안 된다.

공공연히 인터넷에서 제시되는 문제제기를 갑론을박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나 사실 확인을 위한 구체적이고 세세한 반론을 확인해볼 기회도 없이 지나친 긍정만 넘쳐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요즘 임시차단조치를 “애용(?)”하는 곳은 연예인 소속사와 소위 맛집이라 불리는 음식점들이다. 연예인에 대한 불편한 소식이나 사진을 수시로 모니터링해서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맛집들은 업소를 직접 방문해서 개인적인 불평을 블로그 등에 올려놓았다고 해서 이 게시물들을 지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맛집 품평이 점점 믿기 힘든 상황이 되어가는 것은 이런 이유도 일조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귀를 닫는 조치를 한다고 세상 사람들이 아름다운 어휘를 사용하고 아무것도 비난하지 않는 사회가 될까. 그렇게 거룩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만 넘쳐나는 세상이 과연 솔직한 세상일까.

무엇보다 인터넷 실명제와 마찬가지로 이 법 자체가 갖고 있는 역차별 모순점 때문에라도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지사를 철수한 야후가 인수한 텀블러라든가 구글의 블로거 등의 서비스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고 내용규제를 하지 않고 있어서 사업자에게 글 한건 한건을 차단하거나 삭제해달라는 요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내 포털만 남의 글을 지울까 말까를 고민하게 만든 셈이다.

우리는 어느덧 싸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았다. 전반적으로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고 콘텐츠 전파의 속도도 빨라지고 자발적인 소셜 검증 체계도 작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통제와 규제 위주의 인터넷 정책에서 자발적인 책임감 고취와 기존 법체계에 대한 현명한 준용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규제가 앞장서면 유연한 대처가 더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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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ㅠㅠ 너무 늦게 올렸죠... 죄송. 몇 개 더 올려 놓고 이제 간간히 링블로그를 되살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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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1 19:52 2013/12/21 19:52

“업데이트를 할 거면 제대로 하시던가요. 오래 전부터 애용하면서 주변 사람들한테도 소개시켜주고 돈 열심히 모으고 있었는데 업뎃하고 다 날라갔네요 도대체 어쩌자는 건지 다시 로그인해도 0원이고 여태 동안 사용하던 회원은 그냥 다 필요 없다 이건가요 빨리 환급해주세요 전화번호도 없고 1:1 문의한것도 바로 읽으실지도 모르겠고 읽으시면 환급해주세요.”

“이거 모은 돈 언제 쓸 수 있습니까? 이걸 다운 받은 지가 언젠데 환급도 안 되고 물건 사는 것도 안 되는 겁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 다 하면 몇백만원은 족히 나오겠네요. 어플로 관한 사기 신고 안 됩니까? 완전 절도나 마찬가지구만. 이런 사기를 봤나.”

“여기 망하려 합니다. 먹튀입니다. 일단 핸드폰 요금 감면 기능 정지시키고, 현금 환급은 2달째 사용 중지하고 있고, 문의 남겨서 답변 받아본 적도 없고, 광고도 안 올라옵니다. 누군가 부정적으로 적립금 적립하는 게 발견돼서 정지시킨다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정직하게 당신네 고객 광고해주며 적립한 다른 사용자들은 뭡니까.”

최근 2개월 이상 서비스가 중단된 한 모바일 앱 사용자 평가 중 일부다.

요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리워드앱, 또는 보상앱이라 불리는 종류의 앱들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앱을 개발한 개발 업체는 광고주를 유치해 자신들의 시스템을 활용해 광고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웹툰을 보면 사용자들에게 (광고주로부터 받은) 광고비 일부를 적립해주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바탕화면을 바꾸거나 대기 화면에 광고를 유치하는 앱들도 보상 시스템을 갖추면서 이 시장은 소셜커머스 처럼 젊은 창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시장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앱들은 사용자들이 앱을 다운로드 받아 회원 가입을 하여 광고를 보거나 앱을 설치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1만원, 또는 3만원에 도달하면 현금으로 환급하거나 물품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기본적인 수익모델이다.

문제는 광고주 유치가 제대로 안 되어 광고 적립금을 쌓아둔 사용자들의 현금 환급 요청을 무시하거나 포인트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의 앱 사례 처럼 아예 서비스가 중단되었지만 공식적인 서비스 폐쇄와 소비자 보상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잔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이 서비스의 경우 언론을 통해 1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홍보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법인 이름을 지난 8월 6일 바꾸었음에도 약관 변경 안내나 기존 적립금 환불 보상 등의 공지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보상 받을 길이 막막하다. 아무리 소액이라도 업체가 제시한 방법으로 적립금이 쌓여 있다면 이 금액은 업체의 부채임에도 법인 이름을 바꾸고 서비스를 중단시켜 시간을 끌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소비자들의 자연스런 이탈을 의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전혀 이 부채를 갚을 의도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앱들의 대부분은 사용자들의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 추가적인 개인정보를 확보해 광고업체에게 넘기는 등의 마케팅 방법을 활용하고 있어서 사용자들은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도 더해진다.

최근에는 이런 보상앱들의 현금 흐름에 대한 과장된 기사가 언론사에서 검증없이 소개되면서 ‘앱테크’ 등의 허황된 용어를 등장시키는 등 창조경제의 근간인 신뢰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

앱스토어에서 보상앱으로 올려져 있는 서비스들을 둘러보면 아무런 소비자 보상 절차를 안내하지 않고 슬그머니 서비스 운영을 멈춰버린 앱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런 앱들은 추천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별점을 작위적으로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어서 비정상적으로 별점이 높고 최근의 앱 리뷰 게시물 순으로 정렬되지 않아 자칫 추가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스토어는 운영을 중단한 서비스를 퇴출하는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보상앱의 특성상 ‘폭탄 돌리기’ 방식의 운영이 있을 수 있다. 즉 광고비를 받아도 운영이 미숙한 스타트업으로서는 사용자들의 적립금 비율을 과도하게 책정하거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로 과도한 마케팅 홍보 비용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발생해도 수익이 남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할 돈 보다 적게 적립금을 쌓아두는 불안한 운영 상태가 되고 결국 사용자 적립금을 갚지 않는 상태에서 서비스를 조용히 내려버리고 다른 서비스를 부랴부랴 만드는 악순환고리에 빠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정보 부족은 물론, 업체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적립금 환급 기준인 1만원, 3만원에 도달하지 않아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지레짐작으로 피해보상에 대한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경우 피해자들이 카페를 개설해 자신들의 적립금을 환급해달라는 집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때 진술서를 제출한 소송의 당사자인 개인들만 보상 받을 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피해자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의 경우 대표자 1인만 소송을 거쳐 이기면 나머지 피해자들은 별도의 소송이 없이도 피해자 구제가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이런 제도가 미비한 실정이다.

용돈벌려는 소비자를 이용해 광고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로 거품만 부풀려 놓고 조용히 사라지는 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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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310호에 실린 글입니다.

이런 앱들은 검색해도 별점이 참 높게 나와 있는 것이 함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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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3/08/19 15:38 2013/08/19 15:38

요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비롯해 매일경제신문까지 나서서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공격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것을 보면 뭔가 꿍꿍이가 있나 싶다. 그 속내가 뉴스스탠드 실패에 따른 신문사의 불편함의 표시든, 연합뉴스 축출을 위한 정지작업이든, 신문산업 지원 정책을 유도하기 위한 읍소든 논리가 빈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딱히 네이버가 뭘 그렇게 아주 잘못되었는지 새로운 이야기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네이버가 잘 하고 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어차피 공정성이고 객관성이고 방패막이 삼아봤자 속내는 내비쳐지기 마련이니 네이버와 관련된 개인적인 일화부터 시작해야겠다.

몇 년 전, 지금이나 그때나 모두 네이버 세상이었다. 지금은 그나마 모바일이 판을 흔드는 역할을 해주었지만 2010년 당시에는 네이버가 인터넷의 거의 모든 영역을 잠식하고 있었던 때였다.

당시 필자는 파워블로거들을 모아서 콘텐츠를 대신 유통해주고 광고 지면도 대신 유치해주는 일종의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의 공동대표였다. 당시 개인적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블로거들의 요청도 있었고 사업상으로도 네이버를 만나야 했다.

제휴 제안의 내용은 네이버 블로그에 광고를 붙일 때 필자의 회사에 가입돼 있는 블로그의 경우 광고 수익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필자 회사 외에도 구글이나 야후 등 다른 광고 플랫폼도 네이버 블로그 안에 들어갈 수 있으면 상호 수익 공유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오픈 마인드’도 있었다.

예상대로 안 먹혔다. 제휴는 없었고 몇 달 뒤 네이버 파워 블로거들에게는 별도의 네이버 자체 광고 수익 공유 프로그램이 가동되었다. 네이버 영역 밖의 중소 사이트들의 유사 광고 플랫폼은 고사하거나 유명무실해진 것은 당연지사.

여기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거나 중소 벤처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거나 불공정한 행위로 시장질서를 훼손했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다. 실제로 그렇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경쟁 상황이었다.

당시 네이버 블로그 군집이 블로그 트래픽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나마 티스토리 블로그는 검색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블로그로 수익을 내고 싶거나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블로거들은 독자 블로그 시스템을 포기하고 네이버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는 시장의 수많은 블로그 관련 수익모델은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갈 수도 제휴할 수도, 하다못해 콘텐츠를 수집해서 재유통하는 것조차 안 됐다. 지독히 닫혀 있었다.

네이버는 수익형 블로그 육성을 두려워했는지 블로그에 붙은 광고 영역에 대한 영업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수익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겨우 한줌 남은 네이버 바깥 영역에서 블로거들이 구글 애드센스 등의 광고 플랫폼을 유치하여 수익을 낼 수 있었던 환경이 확대되기엔 애초에 글른 셈이었다. 네이버는 자유로운 콘텐츠 생산자집단의 육성을 돕기는 커녕 편향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과 요리, 사진 등 연성 콘텐츠 생산자만을 우대하였고 정치, 사회, 학술 등의 블로거들은 독자를 만나기 더 어려워졌다.

시장은 그렇게 망가지고 무너졌다. 네이버는 손해본 것도 없었다.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것도 없었으며 슬그머니 블로그 관리 프로그램에도 손을 뗐다. 네이버 파워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 광고 프로그램에 기대를 거는 사람도 사라졌고 블로그 광고 시장은 그렇게 조용히 주저앉았고 그나마 돈을 받고 글을 써주는 직접 포스팅에 수익을 기대는 환경에 처해졌다. 그마저도 2011년 파워블로거들이 중소기업의 제품을 잘못 소개해주었다가 수수료 받고 글을 썼다는 내용이 드러나면서 ‘파워 블로거’ 사태가 불거지기도 했다. 2천 여 명의 파워 블로그 배지를 달고 있던 네이버 블로거를 비롯한 어떤 블로거들도 포털로부터 안내를 받거나 친절한 고지도 못 받았고 블로거들의 제재에 손발을 맞춰주는 비굴한 포털만 눈 앞에 있을 뿐이었다.

네이버를 비롯한 NHN 휘하 52개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우리나라 재벌기업들보다 투명하고 깨끗하며 정직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경영해왔다고 믿는다. 또한 다른 대기업 집단들보다 외부에 친절하게 대했으며 합리적인 제휴 관계를 맺어온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네이버가 잘못한 것은 그런 기본적인 것이 아니라 그 뒤에 큰 기업이 생각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종종 망각해왔다는 점이다. 앞서 사례에서 보듯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뛰어들어 헤쳐 놓고는 먹을 거 없다며 다시 발을 빼서 시장을 맥 빠지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자신들의 플랫폼에 들어와 있는 콘텐츠 생산자들을 보호해주지도 않았으며 시장 전체를 경쟁적인 구도로 끌고 나가 파이를 더 키우려는 의지도 약했다.

현재의 네이버를 보면 골목에서 어린 친구들의 주머니를 터는 불량학생이 떠오르기보다 경쟁만 생각하며 인성과 배려를 애써 외면하도록 키워지고 있는 인정머리 없는 우등생의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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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2주 전에 기고된 칼럼입니다. 네이버가 뭔가 내놓았다고 하는데요. 뭐... 감흥은 여전히 별로 없네요. 언론사들이야 뭔가 규제로 풀고 싶어 하는데 피차 좋을 것이 없는 안이구요.

`독과점 논란` NHN, 상생협의체·1000억 상생펀드 구성키로[매일경제]


그리고 뭔가 스타트업과 어쩌구 협의체 구성하고 어쩌고 하던데... 저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저는 뭔 내용인지 잘 모릅니다. (^^)


페북에 올려 놓았듯이, 제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토론 프로그램, 시사 잡지, 라디오 토크, 뉴스... 출연과 기고 요청이 쇄도한다.

네이버 이슈 때문인데...

내가 네이버 이슈에 진입해 있고 내 블로그 다 뒤지면 내가 어떤 입장인지 다 알테지만 지금 나로서는 나서지 않을 작정이다. 시사 잡지에 글 하나 쓴 게 전부고 페북에 몇 가지 단초만 쓴 것으로 만족한다.

왜냐면...

네이버 문제는 우리나라 15년 포털 역사와 기술과 검색의 트렌드, 정치 사회적 변화, 언론의 변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이걸 다 설명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또한 내 입장이란 것이 요청하는 사람들의 찬반의 범주에 딱히 들어맞지도 않는데 자꾸 끼워맞추려 해서 나름 자칭 보이콧 하는 것이다.

내 요약은 이렇다.

네이버, 악행을 해온 거 맞다. 아니라고 말하면 세시간 동안 떠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실명제와 유튜브 업로드 금지, 포털의 뉴스 영역에 블로그와 카페 글을 섞을 수 없도록 한 법조항 등 세계적으로도 웃음거리가 된 사례를 감안했을 때 결국 네이버 규제는 외국 업체들에게만 유리하고 국내 업체들만 바보 만드는 꼴이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난 네이버 규제법을 반대한다.

https://www.facebook.com/ringmedia/posts/10151735637614658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네이버가 상생하자며 블로그 콘텐츠들을 블록시키고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고 외부 블로그는 등록해도 검색도 안 되던 것을.

블로그 광고 제휴를 할라치면 지들이 다 해버리고선 시장을 송두리째 망가뜨리고선 "원래 안 되던 거였음"하고 소리소문 없이 파워블로그 지원 정책도 사라져버린 것을.

블로그 원본 찾아주기 캠페인을 제안했을 때도 외면했고 네이버 블로그 이사툴을 교묘하게 막아버리는 것을.

뉴스 콘텐츠 분쟁이 있을 때마다 적전분열을 일으키는 언론사를 자유자재로 놀려먹던 것을.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자고 하니 그딴 거 왜 만드냐고 반문했던 것을.

그럼에도 네이버 독과점 규제법은 시대착오적이고 역차별의 위험성까지 내포돼 있다. 난 네이버가 싫지만 네이버를 규제하려는 정치적인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한다.

https://www.facebook.com/ringmedia/posts/10151735610409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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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31 13:40 2013/07/31 13:40

스마트폰 혁명은 곳곳에서 또 다른 혁명을 이끌 것 처럼 여겨지고 있다. TV와 자동차는 물론 시계와 팔찌, 자전거와 헬멧, 그리고 안경까지 말이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가장 큰 장벽은 아마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들에게 안경을 쓰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만큼의 유용함이 있을 것이냐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우리의 팔뚝과 손목을 주시하고 있다.

소니는 올해 초 스마트시계를 내놨다. 소니는 입는 컴퓨터 시대에 다시 팔뚝을 주목했다. 실제로 시장조사를 해봐도 안경 형태의 스마트 기기보다 2배나 많은 사람들이 손목시계형의 스마트 기기를 선호했으며 스마트폰 사용자의 3분의 1이 스마트시계 구매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니의 장담이 현실이 될지는 좀더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할 듯 피다. 소니는 이미 MBW-100이라는 모델을 2006년에 출시하고 MBW-150(2007년), MBW-200(2008년)라는 똑똑한 시계라는 콘셉트를 밀어부친 바 있으나 조용히 시장에서 잊혀졌다. 최근에는 '소니 라이브 뷰2' 라는 모델명을 사용하면서 독립적인 스마트시계로서 자리 잡으려 하고 있다.

이 시계는 전화가 왔다고 알려주고 이메일과 SMS를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으며 일정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손쉽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스마트폰의 음악을 들을 때 리모콘 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제품 외에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페블와치도 스마트 기기에 열광하는 부류에게는 꼭 한 번 만져보고 싶어하는 기기다. 페블와치(Pebble Watch)는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스마트시계의 단점인 전원관리에 힌트를 준 제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킥스타터에서 페블과 함께 주목을 받은 제품으로 메타와치(MetaWatch)라는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모두와 블로투스로 연결이 가능하다. 위젯 형태로 날씨나 기본적인 정보들을 알려준다.

모토롤라 역시 모토액티브(MOTOACTV)라는 제품을 통해 미래 인간들의 손목을 주목하고 있다. GPS와 와이파이가 내장돼 있고 FM 라디오 기능에 소모된 칼로리 등을 계산해주어 간이 건강관리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모토롤라와 마찬가지로 나이키의 나이키플러스 스포츠와치(Nike+ SportWatch)라는 GPS를 탑재해 이동 거리 계산은 물론 소모 칼로리 계산을 해주고 심장박동 정보까지 관리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윔원(WIMM one)이나 아임와치(i'm Watch)와 같은 스마트시계 역시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는 주목되는 제품들이다.

이런 과정에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LG전자가 2009년 프라다폰2과 함께 연동되는 블루투스 스마트시계를 선보인 바 있고 이미 1999년부터 삼성전자는 '워치 폰'이라는 제품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시계는 휴대폰 기능이 타배돼 있었다. 그리고 2009년 스마트시계인 S9110이란 모델을 프랑스에서 선보인 바 있다. 결과는? 시장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그 결과다.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이담정보통신에서 개발한 와치독이란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문자와 전화 수신,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을 활용한 스마트시계 개발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월 언론을 통해 "갤럭시노트 시리즈 다음 제품으로 스마트워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스마트시계가 최근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스마트폰의 발전과 혁신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이상 스마트폰 단일 기기로서의 혁신이 진전되지 않는 상태에서 향후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 기술적으로나 사용자들의 생활 습관으로나 쉽게 채택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더구나 시계 안에 GPS와 조도센서, 자이로센서,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 스마트 기기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기술적인 자신감도 배경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이 인터넷 서비스와 밀접하게 연계되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지속적인 사용자 경험을 연결시켜주고 있기 때문에 손목시계라는 제한적인 디스플레이로 독립적인 기기로서의 역할보다 보조적이고 특수 목적에 적합한 기능을 담아 차별화 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최근의 이런 배경 속에서 가장 시장 파괴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애플이 이미 100명의 전담인력을 아이와치(iWatch)를 위해 꾸리고 스마트시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도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 글래스로 주목을 끌고 있는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의 스마트시계 탑재를 공공연히 권장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와치(Windows Watch)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해결해야 할 배터리와 무게 등의 문제가 남아있고 시장 규모가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큰 물결을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소비자나 생산자나 모두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긍정적이다. 조만간 회의시간에 스마트폰이 아닌 손목시계를 톡톡 건드리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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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8 00:26 2013/07/08 00:26

IT인들이 가장 의아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시급하게 개선을 요구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 기술자 노임단가라는 요상한 표가 그것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의 임금 수준을 조사하여 통계치에 기반하여 기준을 제시하는 표다.



매년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에 의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www.sw.or.kr)가 공표하고 있다. 현재 2012년 기준이 게시돼 있는데 월평균 일하는 날이 21.4일이고 산업기사의 자격을 취득한 자로서 7년 이상 소프트웨어 기술 분야의 업무를 수행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하루 207,710원을 받는다는 식이다. 이 사람은 444만원 정도를 번다는 말이다. 이 가운데 법인 부담금이나 수당까지 모두 포함된 값이니 실제로 이 사람은 70% 정도를 급여로 가져간다고 보고 있다.

특수한 상황들을 깡끄리 무시한 채 산업계 연봉 평균을 매번 통계로 들이미는 언론들의 행태도 이해가 안 되지만 특정 산업계의 평균을 정해서 가이드라인을 주는 정부도 이해가 안 된다. 물론 이 법의 취지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하청을 수행하는 기업들이 단가 후려치기 등의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기준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육체 노동의 시절 건설노동자와 기술자들에게 적용되었던 노임단가표가 첨단의 사고력과 창조력을 무기로 내세워야 하는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필요한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실제 업계에서 이 노임단가표는 수주하는 갑들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물량을 중간의 IT 대기업들이 싹쓸이 해가면서 시장가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는 평균노임으로 수주를 하여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게 하는 흐름의 첫번째 기준표가 되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아무리 천재 개발자라고 해도 경력과 자격증 소지 여부가 기준인 이 노임 단가표로는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의 능력을 측정하기 어렵다.

이러다보니 하청 업체들은 외부 인력을 임시로 영입하여 경력 빌려오기 수법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결국엔 프리랜서들에게 일거리가 돌아가면서 중간의 수주한 기업들은 단순히 관리와 계약 유지 업무만 하게 되어 소프트웨어 기술 축적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05년 11만1000명이었던 소프트웨어 산업 인력은 2008년 13만9000명, 2009년 15만2000명으로 늘었다. 작년엔 19만7000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개발전문가 충원 비율은 몇년째 7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소프트웨어 다단계 하청 구조에 의해 개발자들이 기업 안에 머물기를 두려워 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의 창업 붐에 기술을 가진 인력들은 기업에 소속되기보다 프리랜서를 희망하고 있다.

워낙 살인적인 프로젝트 진행과정들이 인터넷으로 공유되다보니 현대판 사농공상 논쟁이나 중노동자들을 지칭하는 3D직업군이란 자조적인 목소리로 인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산업계 인력 유입과 육성에 장애가 되고 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 동향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은 5796명 부족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만199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산업계가 한목소리로 소프트웨어 노임단가 제도에 대한 개선을 고민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빠르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소프트웨어 인력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문제를 산업계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할까.
미국의 프리랜서를 위한 일자리 오픈마켓인 오데스크(www.odesk.com)는 매일 수만개의 일자리 요청이 들어오고 이를 보고 수만 명이 지원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디자인, 웹 개발, 모바일 개발, 번역 등의 일자리가 나오고 지원하는 인력도 전문가들이다.

일은 결과물에 단가가 매겨져 있는 방식이나 시간당 단가로 매겨지는 두가지 방식이 있고, 계약기간은 하루에서 1년까지 다양하다. 고용주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프리랜서를 구인할 수 있고 필리핀, 인도 등 높은 기술력을 갖춘 전문 인력들은 고용주들의 일거리를 받아 처리하여 임금을 떼일 염려도 없다. 우리나라 기술자들도 일부 일하고 있고 이들은 연 4, 5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얻으면서 여유롭게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개발자들의 실력은 어떻게 측정할까. 탑코더(www.topcoder.com)라는 개발 수준 평가 사이트도 객관적인 평가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학력이나 경력, 또는 수년 전 따낸 자격증만으로 평가하는 우리나라 노임단가 산정 방식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발자와 디자이너 프리랜서를 연결시켜주는 위시캣(wishket.com)이나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여 디자이너들의 시안을 받아보고 수상자를 결정하여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라우드소싱(www.loud.kr) 같은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민간은 시장의 문제를 자생적으로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정부는 민간의 일하는 방식과 급여를 손쉽게 가이드하려 하기보다 갑을관계 불공정 사례에 대한 시정조치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등의 시장 감시 기능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인인증서, 인터넷실명제 등 정부가 어설프게 오버하다가 산업을 망가뜨린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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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에 지난 6월 초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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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30 22:58 2013/06/3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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