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Ring'에 해당되는 글 295건

  1. 2007/11/04 언론 위기의 본질은 신뢰성 추락 때문 8
  2. 2007/10/30 침묵하는 언론 [깜이 안 돼서?] 19
  3. 2007/10/22 한국 웹, IE 종속 [폐쇄형 공인인증서 한몫] 13
  4. 2007/10/19 한나라당의 경찰국가 지향 언론관 19
  5. 2007/10/17 악법은 법입니까? 12
  6. 2007/10/16 권영길 후보 언론관 [자율규제] 4
  7. 2007/10/15 포털의 편향성 논란 [유권자는 구경꾼?] 14
  8. 2007/10/14 대선연대의 포털 편파 주장에 네이버 반박 12
  9. 2007/10/02 문국현 후보의 불분명한 언론관 20
  10. 2007/09/21 진중권이 대중을 파는 이유 21
  11. 2007/09/17 릴레이 저널리즘, 부끄러운 누드 언론 8
  12. 2007/09/10 미디어 2.0 시대, 이슈는 독자가 정한다 3
  13. 2007/09/04 모든 사물이 블로깅을 한다? '블로그젝트' 15
  14. 2007/09/04 부정적 동조현상, 베르테르 효과 3
  15. 2007/09/03 포털 검색 순위, 공정한가 11
  16. 2007/09/02 시티즌 마케터, [결국 1퍼센터의 잔치?] 2
  17. 2007/08/29 블로거는 무엇을 원할까? 13
  18. 2007/08/27 네이버가 선택한 개인 CP 4
  19. 2007/08/23 언론계 내부는 성희롱 무법지대? 24
  20. 2007/08/19 네이버 정치 댓글 차단과 기계적 중립성 9
  21. 2007/08/10 IT는 적과 동침하는 침대? 6
  22. 2007/08/06 기자 2.0, 기자들은 준비 됐는가. 18
  23. 2007/07/31 [미라이 쇼크] 신도 스승으로 받드는 직장은 있었다 15
  24. 2007/07/29 거짓말과 피노키오 효과 4
  25. 2007/07/27 탈레반, 인터넷, 그리고 인지부조화이론 27
  26. 2007/07/20 참 한심한 사람들의 [탄핵의 추억] 8
  27. 2007/07/16 기업이 블로그에 주목하는 이유 14
  28. 2007/07/12 전자종이 디스플레이에 맞는 '신문의 미래'
  29. 2007/07/11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 조심해서 쓰자 9
  30. 2007/07/09 인터넷 주소 고갈, 예상보다 빨리 온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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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언론이 위기입니다. 공중파 방송도 위기이지만 신문 정도까지는 아니죠.

그 징후는 구독자와 공중파 시청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곧 광고주의 이탈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2006/10/27 뉴미디어의 '24시간 딜레마'
2006/06/14 늪에 빠진 언론사닷컴, 돌파구는 없나?

예전에 이미 위에 소개한대로 '24시간 딜레마'를 통해 24시간을 놓고 싸우는 미디어간 경쟁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 미디어(드라마 이딴 거 빼고)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기준이 달라진 것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편리하다거나 기능이 많다거나 하는 면 때문에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의 자리를 잠식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사실은 독자와 시청자들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주는대로 받아먹는 시대가 실제로 있었고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있어서 강효과 이론을 뒷받침 해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언론이 이렇게 말하면 이렇게 생각하고 저것이 큰 소식이라면 큰 소식이라고 여겼던 때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떻죠? 독자 스스로 뉴스 가치를 판단합니다. 큰 뉴스가 작게 처리되면 큰 뉴스여야 한다고 강하게 불만을 나타냅니다. 또는 너무 작은 사소한 뉴스라도 자신에게 가장 밀접한 일이라면 큰 뉴스라고 인지합니다. 이런 바탕으로 다양한 소식들이 교차되고 있는 것이죠.

2006/11/03 [오늘의 댓글] 침묵의 나선효과

포털, 기계적 중립성 외치다 신뢰 떨어질라
가끔 그만이 이야기하는 포털들의 기계적인 중립성에 대한 비판은 어찌보면 가치 편중을 용인하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반대로 포털들이 가치 편중을 보이면 사용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분산되지 않을까요? 자신들의 입맛에 맛는 뉴스가 편집되는 곳으로 말이죠.(물론 최소한의 묵시적인 자기 정체성에 대한 선언 정도는 있어야겠죠)

콘텐츠의 흐름에서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말단 유통 시스템인 포털과 언론들에게 그래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바로 '편집'입니다. 이 편집만으로 우리는 언론이냐 아니냐, 또는 시각이 반영돼 있느냐 아니냐를 판단합니다.

아마도 민감한 사안이 지속적으로 나올 때마다 객관적인 척 하는 포털의 편향적인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재미있게도 음모론의 차원이 아니라 단순히 기계적인 편집 기법과 편집자의 가치 비중에 따른 편집 행위라는 점입니다. 자신들의 입에서는 객관적이고 가치 중립적이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이상향에 도달했던 언론사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2007/08/19 네이버 정치 댓글 차단과 기계적 중립성
2006/07/12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몇 가지

소비자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가치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시각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검증하게 될 것입니다. 더 큰 사건들이 터지면 재미있게도 사람들은 비교하기 좋아하는 습성을 드러냅니다. 그러면서 드디어 분산의 시대에 들어가겠죠.

2007/06/24 다시 CP의 시대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

광범위한 콘텐츠 수집을 통해 집중을 미덕으로 삼았던 포털의 시대가 지려면 한 두 해 정도 더 기다려야겠지만 지금의 상태라면 CP의 시대가 좀더 일찍 올 수 있겠군요.

네이버의 정치댓글 폐쇄와 정치적 편향성 논란과 더불어 음모론 보다는 시대적 흐름의 시각으로 봤을 때 지금의 방식 그대로를 고수한다면 포털 역시 언론사들이 겪었던 신뢰성 추락과 함께 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07/10/17 재반박문 말없이 지운 미디어연대
2007/10/16 미디어연대의 재반론
2007/10/15 포털의 편향성 논란 [유권자는 구경꾼?]
2007/10/14 대선연대의 포털 편파 주장에 네이버 반박
2007/10/11 네이버는 한나라당편, 다음은 민노당편?

기성 언론에서는 이같은 흐름을 보면서 아마도 '거봐 우리랑 어딜 감히 대적하려고.. '라며 미소를 짓고 있을 수 있겠군요. 아쉽지만 그 구멍난 배에 함께 탔다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겠죠? 신뢰성이 떨어지는 콘텐츠를 단순 매개하는 유통사이니까 말이죠.

집단화 되지 않은 블로고스피어, 신뢰성 면에서 훨씬 유리해
블로고스피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디어 요즘들어서 블로거, 또는 블로그 단위의 구독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고 구독자들은 일정한 수준 이상의 기대감을 갖고 블로그를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블로고스피어는 함께 공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성 언론사들이 그동안 탄탄한 무능과 부패의 공범 시스템에 묶여 있는 것과 달리, 다행스럽게도 아직 블로고스피어는 그런 끈끈한 부패는 없는 것 같습니다. 블로고스피어 역시 여전히 자정 능력을 검증받아야 할 기간이고 거친 토론 문화를 생산적으로 바꿔나가야 할 시기임에 분명하지만 적어도 기성 언론사들의 신뢰성 위기를 불러온 무능한 악순환 구조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영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블로그 역시 세력화 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기존 미디어들의 신뢰성 위기에 대한 본질을 좀더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삼성 비자금에 대한 많은 블로거들의 관심과 강렬한 외침을 보면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사실 오늘은 태터앤미디어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하고 나서 후기를 쓰려다 이런 이야기로 흘러버렸네요.^^

오늘 강연을 맡아주신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정운현 처장님의 말씀 가운데 "언론 위기의 본질은 신뢰성 추락 때문"이라는 말씀에 깊은 동감을 받으면서도 거대한 세력일수록 신뢰성에 대한 도전을 받게 된다는 생각이 연결되면서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

2007/10/30 침묵하는 언론 [깜이 안 돼서?]
2007/10/29 삼성 비자금 소식과 양심선언, 그리고 내부고발

MBC [뉴스 후] 집중 후-나는 공범이었다 [다시 보기]
(30초 광고 서너개 봐줘도 괜찮은 방송)
KBS 미디어 포커스 [이슈&비평] ② 공정성 도마에 오른 ‘네이버’
(오늘 방송은 아직 안 올라와 있네요..^^; “비자금 의혹” - 축소, 묵살 또는 변명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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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11/04 00:35 2007/11/04 00:35

침묵하는 언론 [깜이 안 돼서?]

Column Ring 2007/10/30 15:56 Posted by 그만
역시 '깜'이 안 되는 것이었을까?

주요 일간지들은 삼성 소식을 외면하고 있다.

기자적인 본능을 발휘한다면 꽤나 먹힐만한 사안인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주요 일간지 '삼성 비자금' 기사비중 분석 [미디어오늘]

부제가 확 눈에 들어온다.

"한겨레만 12건… 조중동 1건, 경제지는 침묵"

침묵의 카르텔은 진행중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측도 예상했을 것이다. 그래서 추가 폭로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번 '한방'으로는 거대한 삼성의 자본력과 조직력에 의해 신문사들은 눈치를 보다가 슬쩍 다른 이슈로 옮겨갈 것임을 미리 예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이번 사건은 한겨레만의 특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 또한 작전이었을 것이다. 한겨레신문만의 특종이라면 다른 신문들이 의도적인 배제 전략을 구사하면서 침묵으로 응대했을 것이고 역시 한겨레신문도 그렇게 묻혀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겨레신문과 시사iN, 한거레21은 공식적인 기자회견 시점에 기사를 쏟아낸 것이다.

불길한 예감은 늘 적중한다고 했던가. 역시나 주요 일간지들은 그렇게 침묵하고 축소하고 가치 비중을 낮게 보도했다.

뉴스가치의 측면에서 이 사건은 매우 의미심장하며 나름 "깜"이 될만한 사안이 분명하다.

뉴스가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 즉 주지저명성과 갈등 비중, 그리고 사회적 파장과 의미는 꽤나 뉴스 미디어들에게 군침을 돌게 만드는 꺼리였을 것이다. 삼성과 삼성의 고위임원을 지낸 바 있는 인물의 갈등과 공격, 방어가 빈번하게 나타날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도적인 외면과 침묵의 카르텔 전략, 그리고 물타기 전략은 늘 주효했다.

오늘 포털에서는 이 사건이 어디 구석에나 처박혀 있게 되고 삼성의 반박이 기계적인 중립성과 객관성에 경도돼 있는 언론사와 포털사들에게 같은 비중으로 나란히 배치된다.

검색에서는 어떠한가. 뉴스 검색에서 '삼성'을 검색하면 뜬금없이 2012년에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거창한 이야기로 도배돼 있다. 환상적인 물타기 전략이 아닌가. 언론사들에게 현재와 과거는 재미없는가 보다. 2012년에나 있을 이야기가 현재의 문제제기를 덮는 형국이니 얼마나 우리나라 언론이 미래지향적인가!
('삼성 비자금'으로 구체적으로 검색하는 것이 좋다...^^)

댓글은 어떠한가. 문제제기에 대한 댓글이 달리면 여지없이 '삼성에서 호의호식하던 놈이...', 또는 '돈을 얼마나 더 받고 싶으면...', '삼성을 욕하지 마라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데....' 식의 물타기 댓글이 달린다.

잘못된 것을 감지했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판단, 그리고 그 사안을 파고들만한 명분만 서 있다면 끈질기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 그것이 아젠다세팅(의제설정)의 권한을 갖고 있는 언론의 사명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부딪혀야 할 벽이 클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사설도 쓰고 여러 면 잡아서 정신 분석학까지 동원하는 자세라면 해볼만 한 게임이 아닐까?

언론의 침묵의 카르텔... 이를 지켜보는 그만과 같은 독자들이 반드시 있다.

*** 덧, 아래 기사. 이게 아무래도 현재 언론의 불편한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웬만해선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데.. 행간을 보시기 바랍니다.^^

때론 사회의 흠집처럼 보이더라도 불완전한 인간이 모여사는 곳엔 `합리적 무시`가 필요하다. 도무지 양보와 인내를 모르는 폭로꾼들이야말로 사회를 위협하는 `한국판 탈레반`이라고 나는 폭로한다. [데스크 칼럼] 불편한 진실, 불량한 폭로[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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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0 15:56 2007/10/30 15:56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비스타를 내놓으면서 보안이 강화됐음을 자랑으로 내세웠을 때 유독 한국에서만 윈도우 비스타의 보안 강화 기능이 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이 문제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계에 있어서는 발등에 떨어질 불이었다. 부랴부랴 이들 금융 기관들은 호환성 문제를 몇 달 안에 고쳐 놓을테니 운영체제의 보안 수준을 낮추라는 권고아닌 권고를 하는 곳이 생겨났다. 심지어 정보통신부가 호환성 테스트에 나서기까지 했다.

보통 운영체제가 버전이 올라가면서 생길 수 있는 호환성 문제는 이전에 사용하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문제였지 IT 외의 업계나 정부까지 나서야 할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보안 문제에 우리나라 정부와 공공 기관은 물론 금융기관까지 우왕좌왕하는 우스운 상황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IE 전용의 나라, 한국
문제는 액티브엑스(ActiveX)와 인터넷 익스플로러(IE)였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물론 금융기관의 사이트를 비롯해 수많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당장 액티브엑스부터 설치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사용자는 엉겁결에 '동의'를 해버린다. 나중에 되어서는 이 액티브엑스가 어떤 프로그램인지조차 잊게 된다.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놓았다고 자랑하는 전자정부 사이트도 로그인할 때 IE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돼 있다. 다행히 윈도우 외 리눅스, 맥OS 사용자에 대한 지원이 2008년 초로 예정돼 있다고 하니 그동안 리눅스, 맥OS, 또는 윈도우 사용자라도 파이어폭스, 오페라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채로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특정 운영체제, 특정 브라우저, 특정 소프트웨어를 정부가 나서서 강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9월 20일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따르면 은행의 전자금융가입자 수는 6월말 기준 7100만명, 자금이체건수와 자금이체규모는 각각 11억3500만건, 240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호황으로 온라인 증권거래액 규모도 1348조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모든 거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인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수치라는 점이다. 물론 이들은 은행과 공공기관이 시키는대로 액티브엑스를 수차례 설치해야 했다. 공인인증서가 이 플랫폼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충족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문제라고 지적하면 기업이나 공공기관들도 효율성이 높은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당연히 상대적으로 사용률이 높은 IE 전용 프로그램부터 만들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나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은 보편타당한 국가 인프라의 영역에 진입해 있으며 이와 관련된 법규가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외면한 반론이다.

지난 1월 웹표준화 단체인 오픈웹(OpenWeb)은 비(非)MS 운영체제와 웹 브라우저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공인인증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이 제기되자 법원은 양측의 현실적인 합의를 위한 조정을 시도했지만 결국 지난 10월 12일 양측의 조정이 무산으로 돌아섰고 오픈웹은 즉각 정식 소송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픈웹은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와 맥 OS에 대해서만이라도 공인인증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 수위를 낮췄으나 금융결제원 측은 결국 유사한 소송이 남발될 것을 우려해 끝까지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웹 김기창 교수는 금결원이 현행법 기준으로도 불법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것인데 이를 묵살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전자서명법 제 7조 "공인인증기관은 정당한 사유없이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리고 "공인인증기관은 가입자 또는 인증역무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종속 인증체계, 웹 다양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
금결원은 이미 리눅스, 맥OS용 공인인증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놓고도 배포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오픈웹 진영에서 자바 애플릿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거부했다. 기술적 다양성에 대해 완벽하게 무시로 일관해오고 있는 셈이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소수를 배려하지 않는 금결원과 정부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다수 독재 의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슨 문제만 있으면 다수결에 의한 민주 사회의 원리에 집착하다보니 다수가 반드시 모든 것에 옳을 것이라는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또는 효율성 우선의 법칙에 사로잡혀 단기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해 온 고도 성장이 가져다 준 배려 없는 성장 우선 주의로 인한 여유롭지 않은 의식도 한몫하고 있다. 1등과 다수만 우대 받는 쏠림 현상의 또 다른 결과이기도 하다.

리눅스나 매킨토시를 사용하는 사람은 물론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자발적 소수자'라고 부른다. 굳이 불편한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사용하면서 공연히 불만을 제기해 다수의 사용성에 제약을 가한다는 역차별론도 있다. 업계에서는 모든 플랫폼을 동시에 지원할만한 여력도 없고 그렇다고 자발적 소수자가 큰 고객도 아닌데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반대 측 의견이다.

이런 의견은 표준을 무시하고 업계가 최소한으로 합의된 사안 조차 자기의 편의 위주로만 해석하겠다는 이기심이 엿보인다. 또한 자발적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가 인터넷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간과한 편협한 의견이다. 정작 이들의 다양한 요구에 의해 경쟁 기술은 더 나은 쪽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보안을 위해 기술적으로도 액티브엑스와 IE를 사용해야 한다는 옹호론은 어이없게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적인 입장을 보면 힘을 잃게 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ctive X 관련 사항'이란 문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술 개발 당시에는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로, 스파이웨어나 바이러스 등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의 PC를 파괴할 위험성을 지닌 프로그램이 이 ActiveX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ActiveX를 보안과 같이 시스템 레벨에서 사용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128bit SSL을 비롯한 표준화된 인증 체제, 그리고 암호 발생기 등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국가적 차원에서 열린 자세로 수용하여,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 구현되고 검증된 인프라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2월 MS 의존도를 줄이고 웹 표준 기반의 시스템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비스는 세계 최고일지 모르나 우리나라 전자정부 웹 접근성 준수율은 세계 평균인 23%보다 훨씬 낮은 15%에 머물고 있는 현상을 무시하고 있다가 윈도우 비스타 출시로 깨달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후 현재까지 웹 2.0을 외치면서도 참여과 공유, 개방에 대한 구호만 있을 뿐 현실적으로는 기술과 서비스 모두 특정 사이트와 특정 플랫폼에 종속돼 있고 경쟁이 사라지는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이 안타깝다.

지난 10월 18일 국민 세금 11억 6천만원이 투자된 정보통신부의 '온라인 SW 시범사업' 역시 액티브엑스를 설치해야만 하는 사이트로 만들어져 있다. 인증체계에 대한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의존성 때문에 이렇듯 안일한 대응방식이 보란듯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선 기업들은 물론 공공기관의 인터넷 서비스부터 플랫폼 독립성을 갖춘 인증체계 도입이 시급하다.

이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웹 표준에 대한 전반적인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조만간 나오게 될 윈도우 비스타의 서비스팩의 출현에 맞춰 또 한번 겪어야 할 '전 국가적인 비상사태(?)'를 막기 위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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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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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2 02:25 2007/10/22 02:25

한나라당의 언론관이 우려스럽다.

한나라당의 보수적 색채는 대선이라는 극적인 이벤트를 위한 극한 대립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고수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보수적인 색채가 지나치다. 계몽주의 시대로의 회귀와 함께 경찰국가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바탕인 자본주의 가치를 뛰어넘는 극단적 신자유주의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17, 8세기 유럽의 절대군주제국가에서 횡행하던 계몽주의가 국민 복지 실현과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아래로의 통치 개념으로 변질되면서 국가가 제시하는 모든 것을 국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통제와 규제가 극대화된 경찰국가의 등장을 옹호하게 됐다.

우리나라에게 있어서 중앙집권체제는 오랜 역사를 관통해 온 정치 체제였다. 따라서 유럽의 봉건제나 시민 혁명을 거쳐가면서 발전해 온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사상의 확립까지 거쳤던 수많은 경험을 압축 경험하다 보니 봉건영주시대와 근대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사상의 흐름이 혼재되어버렸다.

아직도 국가 최고 지도자를 '나랏님'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반면 일반 개별 국민들을 '서민'이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뭉뚱그려 피지배계급으로 분류하는 위험한 사고가 잔존해 있다.

경찰국가의 특징은 명분이 보통 지배계급에 의한 피지배계급의 복지 향상이며 계층간 뚜렷한 계급의식을 견고하게 만드는 작업으로 경찰력(공권력)을 동원하게 된다. 또한 피지배계급의 자발적인 충성을 기대하기 전에 지배계급이 제시하는 방향으로의 집중적인 줄서기를 강요한다. 이탈자에게는 무자비한 비난과 사회적 책임을 지우게 만든다. 국가의 운영에 있어서 지배계급의 결정권은 공고하게 굳어지고 이는 피지배계급에게 계몽과 감찰이라는 두가지 얼굴로 제시된다.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이 딱히 이런 경찰국가는 아니겠지만(정말로 아니길..--;;) 지금 대선캠프에서 흘러나오는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이런 우려가 실재한다는 것을 느낀다. 또한 이러한 지배계급에 의한 통치 합리화를 '법치주의'라는 허울좋은 탈을 씌워 내세우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

경찰국가가 자유민주국가와 다른 점은 '집회 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경찰국가는 허가되지 않은 집회 결사에 대해 물리력을 동원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민의를 왜곡시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든 뒤 이를 다시 자기 합리화 과정을 거쳐 폭압적인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강요한다.

진 간사(진성호 한나라당 뉴미디어분과 간사)는 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당시 간담회에서 ‘네이버는 댓글을 바꿔 공정성에 문제가 없고, 다음은 댓글 시스템도 그대로이고 블로그가 남아있기 때문에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공중파TV에 대해서도 ‘여전히 적대적인 것 같다.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진 간사는 “포털과 공중파TV가 친여적이라는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다가 한마디한 것”이라고 밝혔다....(중략)....반면, 포털 발언과 관련해 일부 참석자는 진 간사가 “네이버는 평정됐고, 다음은 여전히 폭탄”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 간사는 “그렇게 격한 표현은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네이버 공정, 다음은 주시…방송은 적대적” [미디어오늘]

네이버가 자발적 복종을 했는지 아니면 정말 압력에 굴종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나라당의 시각은 분명히 전달되기는 했을 것이다. 언론도 아닌 것들이 까불지 말라는..

이러한 권위주의 시대식 사고는 18일 또 화제를 일으켰다.

지난 2003년 말쯤 일간지 여기자를 성추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는 정두언 의원이 국감을 위해 마련한 보도자료에 드러난 그의 인터넷에 대한 무지와 블로그에 대한 경계감 때문이다.

more..


왜 그들이 선거법을 이따위로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역시 지난 2002년 대선과 2003년 탄핵의 추억에 잠겨있기 때문이었다.

한나라당은 선관위를 자당을 위한 충실한 경찰견으로 훈육시키기 위해 이러한 공세를 이어나갈 것이고 이는 법치주의라는 미명 아래 손쉽게 언로를 차단하게 할 것이다. 또한 공정성 시비를 일으켜 포털과 인터넷 사이트에게 "언론도 아닌 것이 언론 역할은 하고 있으니 통제에 따르라"는 압박을 거세게 이어나갈 것이다.

정두언 의원이 "네이버라는 포탈싸이트에서는 선거기간 중 선거와 관련한 댓글 달기를 봉쇄해 놓아 사전에 위법이 발생하지 않게 유도하고 있음."이라고 밝힌 것은, 진성호 간사의 "네이버는 댓글을 바꿔 공정성에 문제가 없고.."라는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견해다.

수많은 언론인으로 구성돼 있는 이명박 후보의 대선 특보(매머드급?)단들 역시 이런 생각이라면, 만일 그의 집권 이후 인터넷 언론이나 포털, 블로그의 운명은 가늠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메타블로그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왜 이런 블로그 글을 자꾸 앞쪽으로 배치하냐"고 묻는 한나라당 대선 캠프 관계자의 어리석음은 정 의원의 문제제기인 "메타 블로그를 통해 외국 사이트에 개설한 블로그를 활용한 신종 사이버선거법위반 성행"한다는 무지의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일 것이다.

한나라당과 대통령 후보인 이명박 후보 진영의 언론관을 엿볼 수 있는 사례는 꽤 많다. 사전 질문지를 주지 않는 인터넷 언론사를 홀대한다거나 BBK 의혹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예의를 지키라'고 면박을 주거나 자당 기자실에서조차 언론사들을 등급 매겨 놓는 모습을 볼 때면 언론에 대한 각별한 '계급 따라 언론 취급해주는' 센스가 일품이다.

한나라당의 언론관은 아마도 집권에 실패했던 그 이전으로의 회귀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 덧: 아, 실제로 정두언 의원 정말 이렇게 무식한 질의를 감행했군요.. 대단한 국회의원입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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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 이사를 오면서 댓글 몇 개가 누락되었습니다. 임의로 삭제한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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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9 01:19 2007/10/19 01:19

악법은 법입니까?

Column Ring 2007/10/17 19:52 Posted by 그만
옛날 블로그에 써놨던 것인데 여기에 옮겨오지 않았었군요..^^; 원문은 원래 2004년 4월 18일 오전 02:03에 적었던 것입니다.

요즘 선거법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이미 예전에 했던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유효하다고 느껴 새롭게 옮겨오면서 날짜를 갱신했습니다.

선거법 위헌 심판 제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정말 지금 선거법은 (멍청한)정치권들이 자기들 밥그릇 쟁탈전에 대한 룰을 정한 것으로 국민이 끼여들 수 없도록 만들어 놨다는 것이 문제죠. 근데 어쩌죠 그 밥그릇 속에 담긴 밥은 우리 국민이 채워놓은 혈세로 지은 밥인 걸요. 그들만의 리그를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악법도 법이다"가 아니라 "악법은 고쳐야 할 법"이라고 봅니다.

--------------------->

지난 탄핵 이후 헌법, 법정신, 3권분립 등을 운운하면서 탄핵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온갖 탈법과 불법을 저질러온 이들이 말이다.

그런데 이들의 뜻에 동조해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늘 하는 주장이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악법도 법입니다. 법은 지켜야 할 존엄성을 갖고 있고 적법한 절차는 그 자체로 존엄한 결정입니다'

이런 주장은 예전부터 법이 잘못됐다고 주장해온 사람들에 대한 반박에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이 말은 정답일까? 정말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했고 법은 그 자체로 존엄한 것일까?

내가 역사학자도 아니고 소크라테스를 연구한 철학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런 이상한 말은 이상한 일화로 전해져 내려온다. 즉 '소크라테스가 감옥에 갇혔을 때 그의 제자가 그를 구하러 갔고 그는 제자와 함께 탈출하지 않고 악법도 법이잖냐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진짜 이런 말을 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기록에 의하면 이웃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는 말을 했다고만 전해진다. 이후 소크라테스가 죽고 그를 죽인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당함과 법의 존엄에 대해 역설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발언 내용을 창작해 넣은 것이고 소크라테스가 진정 탈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합당한 이유를 알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합리적인 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럼에도 명시적으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식의 표현은 당시에 통용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바로는 국내나 일본에서 ‘악법도 법이다’란 말과 소크라테스를 연관 지은 가장 오래전 학자는 오다카 도모오(尾高朝雄)이다. 『실정법질서론』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이 학자는 일본의 법철학자로서 1930년 경성제국대학 교수로 승진하여 해방 전까지 재직하다, 해방 후에는 일본 동경대학교 법학부 교수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역의 빈곤이 낳은 비극적 해프닝; “악법도 법이다” - 김주일(서양고전철학자)


유독 소크라테스의 이런 발언에 대한 소문은 법을 만들 수 있는 기득권층, 즉 지배계층에 의해 공고화돼 왔고 그에 따라 피지배계층도 이런 말에 현혹돼 왔던 것이다.

하지만 법을 만드는 이들은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 법은 규칙일뿐이다. 그냥 악법은 바뀌어야 할 규칙일 뿐이다. 사회와 국가의 유지에 필요한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를 선과 악이라는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웃기지만 법이 악한데 어찌 이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게 만드는가.

예를 들어 조선시대 남녀 차별과 반상의 법도를 논하며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시대가 변했고 국민의 요구가 변하고 있고 질서가 깨지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이런 법들은 조정되고 있을 뿐이다.

법에 따른 절차는 존중돼야 옳다. 그래서 사법적인 최종 판단에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원인이 됐던 법이 잘못됐다면 그 최종 판단도 옳을 수 없다.

국가 보안법의 낡은 조항들이 바로 그것이다. 인권이란 큰 틀 안에서 볼 때 국가보안법이 갖고 있는 독소조항은 폐기돼야 할 운명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악법도 법'이라는 말로 가리려 하지 말라. 악법이라고 했으면 고칠 일이지 왜 악법을 그대로 놔두면서 이런 역설적인 말로 현혹하는가.

어떤 온라인상의 토론을 보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며 집시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쪽과 집시법 자체가 잘못됐다며 불복종하겠다는 이들의 심리속에 숨겨진 '악법도 법'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접하게 되면서 이들의 토론은 그 자체로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악법은 고쳐져야 할 법이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모든 법을 악법이라 몰아세울 수는 없다. 규칙이 잘못됐으면 잘못된 규칙을 바로 세우고 법 적용에 융통성을 가하는 것이 법의 기본 정신은 아닐까? 축구에도 어드밴티지라는 것이 있듯이 당장 제지하기보다 합리적인 토론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이나라 지도자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절대다수가 그 규칙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받아들여 수정보완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자신들이 지켜야 할 법은 아예 안중에도 없고 남들이 지켜야하는 법에만 신경쓰는 모습이 바로 수구의 특징이다. 진정한 보수라면 사회 안정의 틀 안에서 사회적 합의가 나온 사항에 대해 수정보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진보는 보수보다 빠른 사회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쓸데없이 '악법도 법'이라는 말을 보지 않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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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7 19:52 2007/10/17 19:52

권영길 후보 언론관 [자율규제]

Column Ring 2007/10/16 23:17 Posted by 그만

지난 번 문국현 후보의 언론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권영길 후보의 언론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군요.

'언론에 굶주린' 권영길 후보의 언론관은 문국현 후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어제도 삼성역 곰TV G스튜디오로 찾아갔습니다.

분위기는 동영상을 보신 분들은 아시다시피 문국현 후보 때보다는 다소 긴장이 풀려 있었고 참석자도 약간 적었습니다. 질문의 난이도나 구체성 부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아쉬운 블로거 초청 대선 후보 간담회였지만 나름대로의 색깔있는 질문들이 나왔다는 점에서는 점차 블로거로서 갖고 있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미디어 전문 블로거로 칭하는 그만은 미디어와 언론 관련 질문을 했고 경제 관련 블로거는 경제 관련 질문을, 정치 전문 블로거 두 분은 정치 관련 질문을, 문화 예술 업계 블로거는 문화 예술 정책 관련, 그리고 과학 관련 블로거는 과학과 이공계 현실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죠.

이처럼 자신의 색깔을 찾아 집중적인 질문 이후 토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으면 좋겠으나 생중계를 하는 방송 콘텐츠라는 점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심도있는 답변을 기대할 수 있는 질문을 전략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봤습니다.

전반적으로 권영길 후보의 털털한 모습에 호감이 상승한 것도 사실이었고 투쟁적인 모습보다는 소박한 삼촌의 모습이 얼핏 느껴지기도 했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구체성을 기대한 간담회가 아니었지만 '이것도 지원하고 저것도 지원하고'하는 대목에서 재원마련에 대한 추가 질문이 나오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으며 한미FTA와 국공립대 통폐합, 무상교육 확대 등의 대목에서는 기존의 정책에 대한 반대 논리와 더불어 구체적인 대안 설명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들은 추가적으로 권 후보의 행보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구체화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어필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치의 연정' 의미심장하던데요^^

대체적인 분위기 전달은 여기서 마치고 권영길 후보의 자율규제 언론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프리챌에 올라온 화면.

곰TV 채널로 보기 : http://ch.gomtv.com/organizeList.html?ch=502&intOID=3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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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후보의 언론관은 한마디로 '자율규제'이다. 그는 군소후보로서 이슈에 소외당하고 있는 상황과 비추어 언론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언론에 굶주려 있다'는 말로 표현했다. 또한 '조중동'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공격적으로 꺼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꺼내놓고 언론과 마찰을 빚고 있는 취재 선진화방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율 규제라는 그의 언론관과 정면 위배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네티즌의 언론에 대한 싸늘한 반응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그로서도 이쯤에서 인기성 발언 정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봤으나 역시 원칙은 원칙이었다.

그는 "취재선진화 방안이 정말 선진화냐"고 묻고 "선진화 아닐 것"이라며 "언론의 문제는 언론계 자율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취재선진화 방안의 문제점에 대해 현재의 정보공개법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취재원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취재선진화 방안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기자 출신이며 해외 특파원을 거치고 이후 민언련 경력까지 있어서 언론에 관련된 나름의 원칙이 있어 보였다.

그는 틈틈이 언론규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언론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언론에 대한 규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권 후보는 현재 언론에 문제가 없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다만 "언론은 자정할 능력이 있고 자정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가 보기에 언론이 자정 능력이 실제로 있는지 여부는 캐묻지 못했다. 그것 역시 자정해야만 한다는 식의 당위성 주장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도 했다.

그에게 뉴미디어, 또는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포털과 블로거에 대해 언론으로 보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포털, 언론 맞다"고 말했고 "블로거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으로 믿는다"는 말도 했다. 권 후보는 이러한 새로운 언론의 등장에 대해 '규제없는 자율 성장'과 함께 "국가 정책으로 뉴미디어를 육성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블로그를 국가 정책으로 육성하는 것이 맞느냐 안 맞느냐를 떠나서 많은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발언이었다. 그는 다만 '자율'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대한 전제를 잊지 않았다. "권력과 재벌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말로 일부 규제 보완에 대한 필요성을 피력했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사고 있는 선관위의 UCC 관리 방침에 대해서도 블로거 편을 들었다. 그는 "선관위 조치는 잘못됐다"고 말하고 선관위 스스로 시민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면서 한쪽으로는 이를 규제하는 모습에 대해 "자가당착이며 이율배반"이라는 말로 선관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권 후보는 "선거법이 돈은 묶고 입은 푼다고 했는데 돈은 돈 대로 묶지도 않고 입은 입대로 막고 있다"며 현행 선거법과 이를 근거로 한 선관위의 인터넷 감시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권 후보는 언론의 속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물론 그래서 더 아쉬울 것이다. 또한 현재 언론이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언론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또한 적대시 하지도 않는다. 그는 '언론은 자율적으로 스스로를 규제할 힘이 있다'고 믿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그는 '언론은 여전히 의제설정 기능을 하는 오피니언 리더'임을 인정하는 현실론자이기도 하다. 그런 언론의 범주에는 포털도 포함돼 있고 블로거도 포함돼 있다. 그는 작은 언론, 대안 언론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어쩌면 권영길 후보의 '자율 규제' 속에는 수없이 자기 복제를 일삼는 현재의 언론끼리의 견제가 아닌 더욱 다양한 의제를 설정하게 될 미래 미디어 사회 속의 건전한 자기 비판과 상호 견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권영길 후보의 '자율 규제'론에 대해서만큼은 구체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공감한다. 아래 화면은 지난 9월 있었던 블로거 간담회에서 밝힌 그의 언론관 관련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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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6 23:17 2007/10/16 23:17

대선미디어연대 모니터본부 인터넷팀은 지난 10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의 주간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와 다음이 특정당에 유리한 편향적인 뉴스 배치를 하고 있으며 군소 후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도의 긴장감으로 중립적인 유통 역할에 치중하려던 포털로서는 입장이 곤란해진 결과였다.

네이버와 다음을 중심으로 조사된 이 보고서는 네이버는 중립적인 각 정당(후보자)에 대해 중립적인 기사가 132건으로 전체 기사 가운데 62.5%를 차지했고, 대상 정당(후보자)에 대해 옹호적인 기사가 28.0%를 차지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반면 전체 211건 기사 가운데, 보도 대상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는 23건으로 10.9%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이명박 후보 관련 기사 63건 가운데 40%가 옹호 기사였으며 12.7%만 이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노출되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옹호적인 편집 경향을 보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후보자를 검증하는 잣대로 제공되는 각 후보자들 정책과 관련한 보도는 네이버에서 한나라당 3건, 민주노동당 2건, 기타에서 문국현 후보가 2건뿐이었다. 특히 다음은 전체 분석 대상 123건 가운데 통합신당의 경선과정 문제점에 대한 보도가 64건으로 전체 보도 가운데, 52.0%를 차지해 과반수를 넘었다.

이 보고서의 결과대로라면 네이버는 친 이명박 포털이 되고 다음은 친 민노당 포털인 셈이다. 이러한 결과에 네이버는 숙고 끝에 반박문을 대선미디어연대 및 언론사에 배포했다. 뉴스 생산자가 아닌 유통자로서 취합된 뉴스를 배치하고 있는 입장에서 의도적인 편향성이 있다는 결론은 한정하기 힘들다는 것이 요지였다.

네이버는 "언론사들이 생산한 대선 뉴스의 정파성을 벗어나고 군소정당이나 후보들도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균등하게 노출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대선 D-100일인 지난 9월 1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네이버는 댓글을 통한 지나친 정치색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정치 관련 댓글을 정치 토론장으로 일원화하는 조치까지 단행했다.

네이버는 이번 보고서가 취한 조사방법은 물론 기사 배치와 내용에 대한 보고서의 판단에 조목조목 이의를 제기했다.

■ 처음 실시한 포털 모니터링, 방법부터 어설펐다
양측의 주장을 논외로 하더라도 이번 대선미디어연대의 포털에 대한 모니터링은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 실제로 포털이 어떤 식의 양태로 편집되고 있는지를 수치화하는 첫 번째 시도였기 때문이다. 포털 뉴스의 계량적인 분석을 통한 객관성 검증의 방법을 갖추기 위한 토대로서 충분한 의미를 갖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인터넷 뉴스 감시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보고서에서 밝힌 조사방법은 네이버의 경우 "메인페이지 및 메인메이지에 노출된 각 정당(후보자) 별 뉴스페이지의 상위 3개 의제별 묶음 기사"였으며 다음의 경우 "메인페이지 및 <대선뉴스>에 게재된 기사 가장 노출도가 큰 상단 박스 기사"를 매일 오전 9시, 오후 5시에 게재된 포털의 해당 페이지를 캡처해 어떤 의제를 중심으로 어떠한 기사를 얼마나 노출했는지 모니터했다고 밝히고 있다.

인터넷을 시간 단위도 아닌 하루 두 번만의 캡처로 편향성을 나누기에는 뉴스 흐름이 너무 빨라졌다. 하루 두 번 조사하는 이 방식은 신문 가판과 본판, 또는 방송 오전 종합 뉴스와 저녁 종합뉴스를 대상으로 한 조사 방법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샘플로는 시시각각 사안별로 변화하고 있는 인터넷 뉴스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접근했다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사용자들이 단순히 메인페이지를 타고 자연스럽게 안쪽 페이지를 검색한다는 가정은 신문을 1면부터 차례대로 본다는 식이라거나 방송 뉴스를 시간순으로 시청하는 패턴과 같을 것이라는 추측에 기인한 것이라 본다.

'많이 본 뉴스', '댓글이 많은 뉴스' 따위의 각 페이지마다 배치돼 있는 뉴스 모듈까지 포함되어 있어야 했다. 물론 이런 모듈은 기계적인 통계에 근거한 자동 편집이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의 패턴은 내가 관심있는 뉴스를 찾아다니다가도 남들이 관심을 갖는 뉴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뉴스를 넘나들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보고서의 문제점은 기성 언론사들의 뉴스를 취합해 뉴스를 배치해야 하는 포털뉴스의 한계를 도외시 한 채 '편향돼 있을 것'이란 전제로 편집을 봤다는 점이다. 이는 기계적인 중립성 확보에 매몰되고 있는 포털에게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원천적으로 주요 뉴스 공급원의 문제와 함께 엮여 있는 우리나라 언론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봐야 한다. 차라리 포털이 지나치게 주요 언론사 뉴스 노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지를 감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보고서가 지적한 한나라당 뉴스의 편중 현상이라거나 군소후보나 정책 공약 해설 기사 외면 등은 기성 언론이 갖고 있는 문제가 그대로 포털로 전이되고 있는 불길한 현상을 그대로 노출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당시 각종 정치 기사들이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느냐도 연계해서 분석해야 했다.

■ 소극적인 포털, 새로운 미디어 2.0 선언이 필요하다
네이버는 '2007 대선 뉴스 이렇게 운영합니다'라는 비장한 편집자 레터를 공지한 바 있다. 이 내용 가운데 네이버가 내세운 원칙은 ▲균형성 ▲독립성 ▲정확성이었다. 뉴스의 편집 방향에 대한 기준을 내세웠다는 점에는 환영할만하지만 선언적인 공평무사, 불편부당, 공정중립 등의 허울 좋은 구호를 내세우면서 각종 편향된 시각의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들과 마찬가지로 실현 불가능한 구호처럼 보인다. 오히려 지나친 이러한 자기 검열의 결과가 대선과 정치로부터 유권자의 관심을 괴리시키는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

포털은 지금껏 '매개'에 충실했으며 새로운 차원의 '공론장'과 '뉴스백화점'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네티즌의 반응에 적극 대처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구태의연한 정치권과 권력화에 집착하고 있는 언론사들 사이에서 '견제 받지 않는 권력'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지나치게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규제기관과 언론의 압박에 사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조치를 군소리 없이 처리해주고 있다.

언론이 아니라면서 편집 규칙을 제정해 기계적인 중립성에 집착하고 있다. 이러한 포털의 소극적인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을 갈구해온 네티즌 역시 실망하고 있는 눈치다.

미디어 패러다임이 한 단계 도약하고 있는 지금 부담스러운 짐들은 떨궈놓아야 한다. 애드벌룬도 상승을 위해서는 무게를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특권의식과 무질서한 관행, 무작위 중복투자, 낮은 비용효율성, 국내에 안주하려는 정체성, 콘텐츠 품질보다 자극적인 소재만을 쫓는 취재 시스템, 아날로그식 업무 프로세스, 의미없는 논란 재생산, 지나친 선민의식 등은 지금 언론사가 새로운 차원의 시대에 진입할 때 가져가서는 안 될 것들이다.

반면 포털 역시 과도한 기계적 중립성, 기존 언론에 대한 지나친 의존,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관행, 기술과 인력 사용의 불균형, 지나친 광고 의존도, 공공성보다 자극성만을 위한 기획, 네티즌의 눈높이에서 괴리된 편집 시스템, 콘텐츠 생산에 대한 미흡한 지원, 펌질을 장려하는 문화, 정치권 눈치보기 등은 버려야 할 것들일 것이다.

규제와 통제를 당연하게 여기는 이땅의 권력자들 역시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구태의연한 방식의 미디어 대응방식에서 벗어나 언로를 풀고 권력 견제에 대한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에 좀더 충실한 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동어반복에 빠져버린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말고도 미디어 2.0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관련 포스트 :
2007/10/14 대선연대의 포털 편파 주장에 네이버 반박
2007/10/11 네이버는 한나라당편, 다음은 민노당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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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 댓글에 이 글에 대한(제 개인에 대한?) 비판이 소개돼 있어 본문으로 올립니다.

명승은씨의 일방적 네이버 옹호론을 비판한다[빅뉴스]
http://bignews.co.kr/news/article.html?no=177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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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5 00:40 2007/10/15 00:40

지난 11일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대선미디어연대의 포털 분석과 관련한 보고서에 네이버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명박 띄우지 않았다… 애초에 언론 기사비중 치우친 탓"[미디어 오늘]

미디어오늘이 공개한 네이버의 주장 전문은 공적인 내용으로 저작권법상의 정당한 인용으로 보여 이 블로그에도 참고 삼아 전문을 옮겨온다.(블로그에도 반론권이?ㅋㅋ)

<대선미디어연대 10.1~5 주간모니터 보고서에 대한 네이버 뉴스의 입장>

 ‘대선미디어연대’가 포털의 대선 뉴스에 대해 분석한 것은 의미있는 시도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전체 언론의 대선 보도에 대한 현황 파악을 배제한 채 네이버 뉴스를 분석한데다 포털 뉴스의 속성을 감안하지 않아 저희로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는 의도를 갖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기사를 배치하지 않으며, 언론사들이 중요하게 다룬 이슈를 중심으로 대선 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문이나 방송사 등의 언론사들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이슈에 대해 많은 기사를 생산하면 이를 반영하는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네이버 뉴스는 언론사들이 생산한 대선 뉴스의 정파성에서 벗어나고 군소정당이나 후보들도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균등하게 노출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대선 D-100일인 지난 9월 10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참조 : 네이버 뉴스 편집자 레터 15호 http://news.naver.com/nboard/read.php?board_id=news_ombuds_editor&nid=33)

먼저 ‘대선미디어연대’의 항목별 결론에 대한 세부 반론입니다. 

NAVER, 각 정당(후보자) 사이트는 홍보 공간 => 정당 혹은 후보자에 비판적인 기사는 원천봉쇄

‘대선미디어연대’의 보고서는 네이버 뉴스의 정당별 페이지 전체가 아닌 상위 3개 의제를 하루에 2차례 분석했습니다. 실시간으로 편집되는 네이버 뉴스의 특성상 모니터링하는 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페이지에 실린 뉴스의 구성 내용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방법과 표본 자체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스트레이트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이유로 정당별 페이지가 홍보 공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스를 많이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트레이트 기사도 기사 내용에 따라 비판 기사인지 여부를 재분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목으로 봤을 때는 스트레이트 기사지만 기사 내부에 해설과 분석이 담겨있는 기사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스트레이트 기사가 많으므로 네이버 뉴스는 홍보만 하며 비판 기사는 원천 봉쇄했다는 무리한 결론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NAVER, 이명박 후보 ‘옹호’ 기사 다량 배치 => 군소 후보, 업데이트 불성실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노출된 기사 수로 네이버가 특정 후보에 편향적이라고 단정하기 전에 모니터링 기간 중 네이버에 정당 기사를 제공한 모든 언론사의 보도건수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합니다.

만약 전체 언론사가 작성한 기사 가운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기사가 많았고, 기사 성향 역시 중립·옹호·비판 순이었다면 네이버에도 이 같은 비율로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중립과 옹호·비판이라고 나눈 기준도 주관적이어서 더 명확하게 객관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선미디어연대’는 네이버 뉴스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에 대해 이 후보와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기사를 내보냈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면담에 대해 논란이 됐던 지난 10월 2일 오전 10시의 기사 배치(아래 화면)를 보면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NAVER, 이명박-부시 면담 실현 가능성만 => 미 대사관 ‘계획없음’ 공식 발표 후에도 쭉~

‘대선미디어연대’가 네이버 뉴스를 모니터링해 캡쳐(아래 화면)한 때는 이명박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 불발이 최종 확정되기 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최종 확정은 다음 날 새벽 백악관 대변인의 공식 발표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네이버 뉴스는 대선 뉴스 뿐 아니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모든 이슈에 대해 양측의 입장을 묶어서 보여주고 네티즌 여러분께서 판단하도록 뉴스 운영을 해왔습니다. 따라서 면담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인 주한 미 대사관의 기사를 메인 기사로, 면담을 추진해 온 강영우씨의 주장을 서브 기사로 묶어서 보여준 것입니다.
 
이러한 네이버 뉴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네이버가 이명박 후보를 옹호하기 위해 강영우씨의 주장을 억지로 끼워넣고 독자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려운 추론입니다.

면담 불발이 확정된 지난 3일 네이버 뉴스의 한나라당 페이지 기사 배치를 보면(아래 화면) 네이버가 이명박 후보를 옹호하고 있다는 ‘대선미디어연대’의 논리는 맞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통합신당, 정치 폭로 중계 : 이명박, 일정 홍보만 => 정책·공약 보도 뒷전

‘대선미디어연대’가 모니터링한 기간 동안 신당 경선이 잠정 중단되는 파행을 겪던 상황이었고 모든 언론 매체가 각 후보 진영의 폭로전과 경선 파행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는데도 이 보고서는 마치 네이버 뉴스가 신당에 대한 부정적 의제만 편집한다고 결론 짓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 경선이 끝난 정당’과 ‘경선을 치르고 있는 정당’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고 있습니다만, 이 같은 논리라면 한나라당 경선이 진행되고 네거티브 폭로전이 발생했던 지난 7~8월의 뉴스 편집은 한나라당에 비판적이고 범여권을 옹호하는 편집이 됩니다. 또한 경선이 끝난 민주노동당 페이지 역시 권영길 후보의 일정만 홍보하고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는데, 정당별 상황과 정치 이슈를 고려하지 않은 이러한 결론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정책과 공약에 대한 보도가 뒷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 또한 언론사들이 생산하는 기사 중 후보자들에 대한 정책이나 공약을 분석한 보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10월말에 오픈하는 ‘2007 대선’ 섹션에서는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권영길, 문국현 등의 군소 후보자들에 대한 기사 누락 => Daum 통합신당 후보자 중심, NAVER 뉴스팀의 불성실함

네이버 뉴스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무소속 카테고리를 신설해 대통합민주신당, 한나라당과 함께 항상 동일하게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노출하고 있으며, 이는 신문과 방송, 여타 다른 포털과 대비했을 때 군소 후보에게 보다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민주노동당 등 특정 정당의 뉴스가 잘 업데이트 되지 않는 것은 언론사들이 관련 뉴스를 많이 다루지 않음에 기인합니다. 물론 기계가 하는 일이 아니니만큼 기사 분류 과정에서 일부가 누락될 수 있지만 일부러 업데이트를 게을리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대선미디어연대’가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언론의 소수 정당에 대한 보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대선미디어연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22일까지 일주일 동안 통합신당 기사건수가 165건, 한나라당은 73건에 달했지만 민주당에 대한 기사는 10건에 불과했습니다. 방송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민주노동당에 대한 보도가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포털 뉴스에 대한 모니터링 분석은 포털 뉴스의 특성을 기초로 해서 이뤄져야 합니다. 언론사들이 주요 후보들을 중심으로 기사들을 생산하는 한 포털 뉴스 운영도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24시간 365일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네이버 뉴스의 특성상 정당별 경선 개최 여부, 경선 일정의 차이, 후보자에 대한 네거티브 기사 등 이슈의 발생 시점에 따라 페이지 내부의 기사 내용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특성들이 간과된 채 닷새 동안 하루에 2차례 기계적·정량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를  주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해서 네이버 뉴스가 특정후보에 편향돼 있다고 단정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네이버 뉴스는 대선이 끝나는 날까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인 서비스 운영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네이버 뉴스팀

미디어연대의 지적 가운데 네이버 뉴스팀이 인정한 내용은 "정책과 공약에 대한 보도가 뒷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이란 한 줄 밖에 없다.

이러한 해명에 대해 마치 예언처럼(사실은 늘 이야기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 지난 번 글에도 소개한 바 있다.

아마 포털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입니다. 보통 아래와 같은 해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존 언론에서 주는 소스만을 갖고 편집을 하는데 대부분 대형 중앙 보수 언론들이 주요뉴스로 다루는 것을 재배치하는 식으로 노출하다보면 보수 편향성에 대한 지적을 받게 된다"

"딱히 정치적 성향을 갖춘 상위 편집자가 전권을 행사하는 언론사와 달리 시시각각 도착하는 뉴스를 취합하고 이를 각 섹션 담당자들이 골라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현상이다"

"기계적이고 중립적인 뉴스배치를 한다면 뉴스 가치에 대한 사용자들의 지적에 시달리게 되고 다시 기존 언론들이 하고 있는 뉴스 가치에 따른 배치에 신경쓰다 보면 기존 언론이 주요하게 다루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는 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편집이 되어 다시 편향성을 지적받게 된다. 난감하다"

네이버는 한나라당편, 다음은 민노당편?

반박 내용에서도 지적하듯, 기존 언론의 기사를 재료로 배치와 유통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포털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대선미디어연대’가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언론의 소수 정당에 대한 보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대선미디어연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22일까지 일주일 동안 통합신당 기사건수가 165건, 한나라당은 73건에 달했지만 민주당에 대한 기사는 10건에 불과했습니다. 방송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민주노동당에 대한 보도가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원인은 지금 우리나라 언론이 지극히 편향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생산단계의 편향성 문제가 고쳐지지 않는 이상 포털의 뉴스 유통 행위는 두가지 얼굴을 달고 다닐 수밖에 없다.

즉, 기사 비중에 대한 기존 언론의 판단을 그대로 따르면 '편향성' 문제를 그대로 지적 받을 것이고 기존 언론의 판단을 무시한 채 새로운 이슈를 발굴하고 배치하는 것에 몰두하다 보면 '작위적'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까? 영원히 이런 식의 양측의 비난을 몸에 안고 가야만 하는 것일까?

언론, 기관에서 산업으로 가면서 아노미 상태
포털은 지금껏 '매개'에 충실했으며 새로운 차원의 '공론장'과 '뉴스백화점'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변하고 있으며(변화시켰으며) 독자들의 수준과 네티즌의 의식구조가 상당한 수준으로 변하고 있는 시점에 기존 언론사는 물론 새로운 유형의 언론인 포털 뉴스도 변해야 할 시기가 왔다.

언론사들의 무책임한 인터넷 유통 시장 진입 시도는 대부분 실패라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인터넷 업계의 뉴스 생산자와의 모종의 결탁이 빈번해지고 있는 지금 시점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차원의 언론이 등장할 것이냐 아니면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사이의 갈등의 골만 깊어질 것이냐는 이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언론을 공공기관 처럼 '기관'으로 부르던 시대에서 '산업'으로 부르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 언론이 겪어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은 오히려 구태 언론의 대대적인 숙청을 예고하는 전주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특권층의 몰락을 준비해야 할 때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정치적, 조직적인 논의의 뒷전으로 숨어 버린 지 오래다. 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해 그토록 수많은 논의가 오감에도 불구하고 정치성향에 대한 피곤한 논의로 인해 썩은 신문이 죽어도 죽지 못하는 상황으로 발전되었으며 신문업계와 방송업계의 구태의연한 구획 나누기에 의해 뉴미디어의 진출과 새로운 투자 역시 발목이 잡히고 있다.

미디어 패러다임이 한 단계 뛰어 오르고 있을 때 부담스러운 짐들은 떨궈놓아야 한다. 애드벌룬도 상승을 위해서는 무게를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특권의식과 무질서한 관행, 무작위 중복투자, 낮은 비용효율성, 국내에 안주하려는 정체성, 콘텐츠 품질보다 자극성을 쫓는 취재 시스템, 아날로그식 업무 프로세스, 의미없는 논란 재생산, 지나친 선민의식 등은 지금 언론사가 새로운 차원의 시대에 진입할 때 가져가서는 안 될 것들이다.

반면 포털 역시 과도한 기계적 중립성, 기존 언론에 대한 지나친 의존,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관행, 기술과 인력 사용의 불균형, 지나친 광고 의존도, 공공성보다 자극성만을 위한 기획, 네티즌의 눈높이에서 괴리된 편집 시스템, 콘텐츠 생산에 대한 미흡한 지원, 펌질을 장려하는 문화, 정치권 눈치보기 등은 버려야 할 것들일 것이다.

규제와 통제를 당연하게 여기는 이땅의 권력자들 역시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구태의연한 방식의 미디어 대응방식에서 벗어나 언로를 풀고 권력 견재에 대한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에 좀더 충실한 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유치하고 치졸한 방식의 '언론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이 글은 나중에 다듬어서 칼럼으로 다시 쓰여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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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4 02:31 2007/10/14 02:31

문국현 후보의 불분명한 언론관

Column Ring 2007/10/02 01:09 Posted by 그만

문국현 후보 블로그 간담회가 몇 시간 전에 끝났다.

블로터닷넷과 태터앤미디어가 주최하고 곰TV와 프리챌이 후원했으며 오마이뉴스가 실시간 방송을 중계했다.

다음블로그에서도 블로거 간담회가 있었으나 각 주자의 캠프가 주최를 하는 형식이었고 중계 등 제반 홍보가 미약했던 점이 아쉬웠다면 이 번 행사는 블로거가 주체로 나선 첫 간담회였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만도 나서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물론 다른 참여자들의 열띤 질문을 가로막고 싶지 않아서 준비해 간 질문을 쏟아내지는 못했다.

현장에는 약 50여 명의 블로거들이 운집했으며 곳곳에 기업체 관계자들과 기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행사는 잘 치러졌다고 본다.

이번 행사는 블로거가 대선후보를 불러와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첫 행사였고 대상자가 아직은 지지율이 낮은 후보이기 때문이었다는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행사는 잘 치러졌고 큰 사고나 탈이 없었다. 또한 질문도 다방면에서 문 후보의 정책과 신념에 대한 확인 차원이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토론회'가 아닌 '간담회'였다는 점도 이번 행사에서 굳이 흠을 잡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만일 기자적인 관점이었다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블로그라면 좀더 날카롭거나 좀더 현실 밀착형 질문이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현장 참석 기자의 평은 그대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다음 번에 질문 수나 분야를 집중하는 식으로 고치면 된다. 또한 50여 명이 전부 참관인이 아닌 질문자로 참여하는 상황이었다는 점, 그리고 문 후보의 정책과 관련한 토론이 아직 제도권에서도 미진하고 정보가 부족했다는 점은 이번 행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이날 행사의 간략한 후기였고 다음은 문 후보에 대한 이야기.

문국현 후보는 일단 정치 신인답지 않은 능수능란함이 묻어나왔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든 자신감 있게 자신의 정책에 대해 밀고 나가는 뚝심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는 그의 경제 정책과 교육, 통일, 글로벌화에 대한 정책에 대한 블로거들의 믿음과 우려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에 대한 칭찬보다는 쓴소리를 해주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다만 다른 분야는 이미 다른 블로거들이 많이 이야기해줄 것이므로 이 블로그의 분야인 '미디어, 언론'에 국한해서 살펴본다.

대언론관이 뚜렷하지 않다.
간담회에서 그는 언론정책에 대해 두루뭉수리 넘어갔다. 자신을 외면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느니 좀더 우호적이고 괜찮은 말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몇 가지 사례에서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지난 7월 5~6일 제네바 글로벌 콤팩트 정상회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노동권과 인권의 신장, 환경보호와 반부패를 강조한 ‘제네비선언’(일명 반기문선언)은 한국사회에 엄청난 메시지를 던진 것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언론이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이 내용은 다른 주간한국 인터뷰에도 실렸던 내용이다.)

또한 월간조선 10월호의 "추적, 문국현의 대선출마 선언과 스톡옵션 - 60억원대 '스톡옵션' 확보 사흘 뒤 대선출마 선언."이라는 기사에 대한 강한 반감이었다. 그는 <월간 조선>에 대한 민형사 소송까지 언급하면서 "허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는 기껏해야 100분의 1이나 60분의 1 정도의 손해배상밖에 못받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속적으로 기존 언론에 대한 적대감보다는 "좋은 것은 좋은 것"이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현 정부의 취재선진화방안에 대해 "노 대통령은 대못을 박겠다고 했고 이명박 후보는 대못을 빼내겠다고 했다. 문후보는 이 대못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뜬금없는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캠프를 열었을 때 다른 후보들의 캠프보다 훨씬 작았다. 하지만 그 공간에서 1/3을 프레스룸으로 만들어 놓았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프레스 미팅도 자주 갖고 모든 일정을 100% 투명하게 공개했다"

그러더니 집권하게 되면 아무래도 공개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을 것이라며 "개방은 원칙이지만 국가 기밀은 통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어느 한 쪽의 입장은 아니다"라며 분명한 답을 피했다.

아쉽게도 문 후보는 취재선진화방안 자체에 대해 분명한 공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언론 자체가 개혁 대상에 포함돼 있지도 않은 듯 보였다. 또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일신하고 정책의 효용성을 함께 홍보해야 할 때 모든 언론이 자신의 진정성 그대로를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언론들이 그가 타파해야 하는 대상 세력이 될 수도 있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는 언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언론에서 주목받고 있지 않지만 10월 중순 이후 10% 이상 된다면 방송에서 다뤄질 것이고 이는 곧 신문에서도 자신을 다룰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언론의 현재 보도 태도들이 '의도'를 배제하고 있다는 순진한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명박 후보와의 대결 구도로 굳어지더라도 이명박 후보측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이 비대칭적으로 보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가 블로그에 대해 "블로그 담당 부서도 필요하면 만들어야죠"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정작 블로그가 언론인지 아닌지에 대해 묻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지금이야 거대 언론에서 약간은 소외되고 있으니 블로그를 통한 인지도 확산을 기대하고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결국 대형 언론사만 챙기는 CEO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그에게는 여전히 '기득권 세력과의 단절'에 힘을 주어 말하면서도 간담회 내내 "어떻게 기득권 세력과의 단절을 원만히 이뤄낼 것이냐"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어쩌면 현재의 세력이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당선 이후 자신 이외의 기득권 세력을 어떻게든 제압하거나 어떤식으로든 달랠 수 있느냐에 따라 개혁 정책 성공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참석자 대부분에게 확고한 믿음을 심어주기에는 그는 낙관적 이상주의자로 보였다.

다른 참석 블로거들의 더욱 날카로운 시선을 기대한다.

** 덧, 이 글이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의견이 있군요. 어떤 의견이든 좋습니다. 어쩌면 지금 문 후보의 약점과 정책과 신념에 대한 선명성 지적이 그에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찬양 일색으로는 아무 것도 얻어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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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10/02 01:09 2007/10/02 01:09

진중권이 대중을 파는 이유

Column Ring 2007/09/21 01:40 Posted by 그만

진중권 겸임교수는 수년만에 소중한 아이템 하나를 발견한 듯 하다.

아마도 이 화려한 언변과 능숙한 문필가에게 심형래의 '디-워'는 그다지 평론할 가치가 있는 그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차원적인 미학 전문가인 진중권의 현실인식은 놀랍게도 디-워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언론의 중계 저널리즘, 댓글로 이뤄지고 있는 소위 네티즌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쏠려 있다. 그의 대중론은 그래서 '사회적 정신분석학' 수준이다.

디-워 자체에 대한 논평은 그에게 재미가 없다. 솔직히 그만도 디-워의 영화적 가치는 별로다. 심형래 감독 스스로도 '돈 벌기 위한 B급 영화'라고 하지 않던가.

2007/09/06 SFX 마니아의 디-워 관람기

연기니 스토리텔링이니 하는 거 다 무시하고 화끈한 볼거리에 감동하는 그만 조차 그 허무맹랑하고 유치한 전개에 화들짝 놀란 바 있다.

하지만 진중권의 디-워에 대한 끊임없는 '입장 정리'는 놀랍게도 구름 위에서 바라보는 군중들의 개미떼 행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보인다. 그 군중이 자신을 향해 던지는 조소에 당당히 맞서는 지성인의 역할을 자임한다.

그의 화끈한 논술은 점점 더 거침이 없어진다.

진씨는 "33조를 벌어다 주겠다던 황우석의 약속과 8조를 벌어다 주겠다던 심형래의 약속은 비현실적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을 외려 불신했을 것"이라며 히틀러의 말을 빌려 "대중은 큰 거짓말일수록 쉽게 속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디워' 해프닝 '황우석 사태'와 비슷" [연합뉴스] 2007.09.20

맙소사 군중이 디-워가 몇 조 벌어주겠다는 약속을 다 믿을 것이라고 넘겨짚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에게 있어서 대중은 '한줌 모래' 정도에 머물러 있다. 현대 사회와 네트워크가 가져다준 '집단지성' 따위는 그에게 있어서 '우매한 인간들의 말다툼' 정도로 비쳐지는 것이다.

"황우석 사건 때에도 대중은 이번과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반응했다. 앞으로 또 다른 몽상가가 또 다른 '기술'로 세계를 정복하겠노라고 '자극'을 주면, 대중은 아마 지금과 똑같은 열역학적 에너지를 가지고 뜨겁게 반응할 것" (위와 출처 같음)

그의 지식인다움은 현실을 분해하고 다시 재조합시키는 힘이다. 그에게 있어서 인터넷의 다양한 여론과 각 개인의 수준별 디-워 논쟁은 분해되고 디-빠만 네티즌의 영역에 설정해둔 채 분석을 이어나간다. 황우석 사건 당시의 집단적인 광기를 상기시키는 것도 이런 역할 설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네티즌의 숭배 대상인 몽상가로 자신이 그토록 공격한 심형래 감독을 설정한다. 이미 그의 논평은 영화평을 뛰어넘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절정의 공격적 어휘 구사는 급기야 디-워에 호의적인 모든 이들을 '정신병자' 취급한다. “그런 의미에서 ‘디워’는 한국사회가 앓고 있는 보편적 정신질환의 특수한 예에 불과하다.” 그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사회적 병리현상 가운데 하나로 대중의 디-워에 대한 기대감을 편입시키는 능수능란함을 발휘했다.

대중들은 ‘환상’을 만들어내는 ‘영웅’을 쫓는다. “영웅이 위대해질수록 대중은 왜소해진다. 대중은 위대해지는 유일한 자신을 영웅과 동일시하는 것. 그리하여 대중은 그의 성공을 나의 성공처럼 기뻐하고, 그의 좌절을 나의 좌절로 슬퍼하며, ‘그’에 대한 찬양을 ‘나’에 대한 칭찬으로 여기고, ‘그’에 대한 비판을 ‘나’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디워’는 한국사회가 앓고있는 보편적 정신질환의 특수한 예” [문화일보] 2007.09.20

그는 디-워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시각을 함축시키고 이를 다시 이론화시키는 절정의 능숙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역사적인 의미와 사례를 뒤섞고 '영웅'과 '환상'이라는 어휘를 사용해 부정한 다수에 항거하기 위해 고전적인 비난 기법을 사용한다.

영웅과 환상에 대한 논법은 사회 현상 무엇을 대입시키든 손쉽게 '다수의 어리석음'을 일깨울 수 있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진중권 겸임교수와 그가 추종하는 '지식인'을 '영웅'과 '환상'으로 대입시킬 경우 다음의 문장을 완성시킬 수 있다.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준거집단을 '지식인'으로 상정하고 그 가운데 '환상'을 만들어내는 학자를 추종한다. 영웅인 학자들이 위대해질수록 지식인은 왜소해진다. 엘리트들은 결국 지식인과 학자를 동일시한다.
엘리트들은 대중에 대해 조소를 날리는 학자들과 그들 위에 군림하며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옳은 것인지 가르치는 모습을 보며 만족해 한다. 또한 엘리트들은 지성인들의 좌절을 궁극적인 대중에 의한 집단적 광기에 의한 것으로 설정한다. 자신들끼리의 토론은 당연하지만 군중과의 대화는 실속이 없다고 단정짓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군중 속이 아닌 지성인의 일원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환상'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이다. 지식인의 영웅인 평론가와 학자들을 비판하는 것은 곧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함께 반격을 준비한다.

여기서 잘못된 것은 '환상'이라거나 '영웅'이라거나 하는 극단적인 어휘가 들어가면서 논리 전개가 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도 스스로 그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 교수는 자신의 논리 비약은 대중의 논리 비약보다 덜하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논객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렇다면 왜 진중권 겸임교수는 끊임없이 디-워 속에 있고 싶어하는가.

피한다는 비난을 들을까봐? 또는 궁극적으로 디-워의 성공스토리에 반했던 자신의 논리가 약해지는 것을 보강하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논객으로서의 자리매김을 재확인시켜주기 위해?

집단적인 광기에 대항하는 마지막 남은 지성인이고 싶어서?

사실 논객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왜 진중권 교수의 이런 질긴 논점이 날이 갈수록 갈짓자를 그으면서 확대일로에 있는지 알 수 있다.

논객들은

▲언론이 화두를 꺼내준 이슈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작은 사건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논술의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수의 이슈에 뛰어들어가야 한다. 디-워 개봉한 지 2주만에 'B급 영화'를 논하기 위한 TV 토론에 참석했던 그의 탁월한 이슈 참여 감각이 놀라울 따름이다.

▲현상을 서술하는 것이 아닌 이면의 '거대한 힘'을 상정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싸울맛이 난다. 논객들이 약자나 소수의 편이라 여기는 곳에 서있는 것이 자신의 논지를 부각시키기 가장 좋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을 거대한 힘으로 상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디-빠'라는 다소 위험한 일반화와 범주화를 과감하게 시도했다. 그래서 그들을 다수로 상정하고 그들에게 압박받는 대상에 지성인을 놓아두는 시도가 이어지는 것이다.

▲모종의 '강력한 힘'에 대한 역사적 분석을 하면서 '역사적 사례'라는 고리를 찾는다. 상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으며 자신의 논리가 허황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한 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중이 인지하는 권위에 의지한다. 그래서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는 말이 근거로 꼭 들어가게 마련이다. 놀랍게도 그가 동원하는 전세계 유수 석학들의 발언은 그의 논점을 뒷받침하는데 소중한 재료들이다. 물론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그랬듯이 개인과 집단의 복잡다양한 자유의지를 외면하는 우를 함께 겪고 있기도 하다.

▲위험하지만 논리 전개에 있어서 비약과 축소, 또는 확대를 자유자재로 구사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의 어휘는 대부분 '이다'로 끝난다. 서프라이즈식의 '~은 아닐까' 또는 '~일 것이다'는 식의 흐리멍텅한 어법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가 어떤 피해를 어떻게 받고 있는지는 구체적이지 않지만 그는 이미 지성인들을 피해자로 단정한다. 또한 심형래 감독은 '몽상가'이며 대중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다.

따라서 진중권 교수는 논객으로서의 충실한 역할 행동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는 그래서 이미 무지하고 다중적인 대중에 의해 피해를 받고 있는 소수 지성인의 대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는 것이다.

그는 '지식 장사'를 위한 생업으로 이러한 논란과 논쟁을 즐길줄 안다. 논객이라는 역할 설정을 자임한 이상 이슈가 사그러들기 전에 더 많은 사례와 일반화 논리를 찾아내야 한다. 그런 강박관념이 그를 이렇게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디-워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없었다면 그 역시 논점을 잡기 힘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가 말하는 대중은 언론이 아닐런지.

결국 진중권과 언론은 대중의 관심을 팔고 다니는 '논쟁 판매자'들이다.

**덧, 여기서 그의 글을 새벽까지 탐닉(?)했다. 진중권의 글은 '멋있다'. 이송희일의 저질 논평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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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1 01:40 2007/09/21 01:40
지난 13일 문화일보에서 학력위조와 권력형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신정아씨의 누드를 게재했다. 문화일보에 게재된 이 사진 덕분에 관련 인터넷 뉴스가 폭증했으며 블로그의 글이 넘쳐났다.

재미있는 것은 문화일보에 게재된 사진과 기사를 직접 본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문화일보 사이트는 트래픽이 몰리면서 접속이 차단됐으며 선정성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편집인들의 판단으로 인터넷과 PDF 서비스에는 사진 게재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친절하게 문화일보에 게재된 사진을 직접 찍어 올린 다른 언론매체에 의해 이 누드 사진을 접하게 됐다. 블로거들도 이 사진이 게재된 언론사 사이트를 화면으로 캡처 받아 실었다. 사진 게재에 비판하는 입장이든 아니든 이 사진이 실린 신문을 세밀하게 찍어 올려뒀다.

거의 모든 신문사닷컴의 메인 화면의 헤드라인은 '문화일보에 따르면'이란 문구를 사용한 소개 기사와 '문화일보 지면 직접 촬영한 사진'이 실렸다. 문화일보를 보지 않아도 이 사진은 인터넷을 타고 누구나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사진 게재 자체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포털들은 사진과 댓글에 대한 조치에 들어갔다. 그동안 선정성 논란에 자유로울 수 없는 네이버와 다음은 관련 뉴스에서 사진을 노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작위적으로 기사를 편집하지 않는다고 항변해온 포털까지 언론사에서 보내온 기사 노출을 의도적으로 편집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네이버는 신정아씨와 관련된 기사의 댓글을 폐지하고 토론 게시판으로 넘기기도 했다.

다음날 지하철에 배포되는 무료신문인 AM7에서 더 엽기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모회사인 문화일보 지면을 사진으로 찍어 반영한 것. AM7 역시 PDF 서비스에서 이 사진을 보여주지 않았다.

■ 인터넷 광장서 벌거벗고 릴레이 하는 인터넷 신문
신정아씨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에 대해 언론의 흥미진진한 추적보도는 세인들의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문화일보의 이번 누드 사진 게재는 그들의 말처럼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려는 시도"라기보다 황색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도였다고 봐야 한다.

문화일보는 지면에 실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았다는 것으로 '선정성 논란을 의식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다른 인터넷 신문은 문화일보에 나온 사진을 직접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며 무자비한 인격살인을 도왔다. 이렇게 실린 기사는 대부분 실명이 없는 '인터넷 뉴스부', '인터넷 뉴스팀', '디지털 뉴스부'라는 정체불명의 익명 기사로 처리돼 있었다.

특별한 사실관계 규명이 없는 무책임한 릴레이 보도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고 '논란'이라고 이름 붙일 가치조차 없는 이번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게재에 대해 문화일보 데스크의 변명이 소개되면서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종종 이슈를 따라가다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언론의 오버'가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편 몸통 전체를 모자이크 처리하고 사진의 배경이 흐릿하게 처리했다거나 다른 사진이 더 있지만 게재한 사진은 노멀한(평범한) 것이었다는 문화일보 데스크의 해명에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을 사명으로 하는 보도사진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고 실토했으며 끝까지 선정적인 사진을 게재한 것에 대한 후회 없이 앞으로 더 이상한 사진을 게재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정작 그 사진이 문화일보 자체에 실릴 것이란 우려보다 이번 사건처럼 다른 익명의 기자가 그 사진들을 직접 찍어 나르고 포털로 실시간 중계해줄 것이기 때문에 더 걱정이다. 이를 비판한답시고 다시 화면을 캡처해 실어 나를 블로거들의 모습이 다시 나타날까봐 불안하다.

인터넷을 통한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두고 다양한 논란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게재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개인의 벌거벗은 사진을 언론이 과연 특별한 사실 관계 규명 없이 게재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과 함께 이를 무책임하게 '~에 따르면' 식으로 받아쓰는 뻔뻔한 언론의 인터넷 전략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우려다. 말초적인 네티즌의 반응을 비판하면서 자신들은 고고한 척 하는 언론의 뒷짐진 모습이 역겹기까지 하다. 오히려 이번 사태에 대한 블로거들의 맹렬한 비판의식에 안심이 될 정도다.

이날 문화일보에 실린 다른 모든 기사는 이 특종(?) 기사에 의해 평가 절하되었을 것이며 이로 인해 독자들과 해당 언론사 기자들은 심한 모멸감을 느껴야 했을 것이다. 다시는 이러한 저질 사진이 '기사'란 이름으로 인터넷에 올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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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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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7 16:22 2007/09/17 16:22

웹 2.0은 인터넷의 흐름에 참여, 개방, 공개라는 개념을 각인시켜주었다. 참여, 개방, 공개라는 의미를 설명할 때 뉴스 소비의 새로운 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 바로 디그닷컴(Digg.com)이다.

디그닷컴은 소셜 뉴스 서비스(Social News Service)를 표방한 사이트다. 이용자가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남들도 봤으면 하는 뉴스나 블로그 글을 등록해놓는다. 그런 다음 다른 독자들이 그 글을 읽고 남에게 알릴만하다고 공감한다면 디깃(Digg it!) 버튼을 누른다. 이른바 '추천'에 의한 뉴스 재배치 행위다.

디그닷컴의 뉴스 배치 기준은 간단하지만 매우 놀랄만한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사례다. 먼저 인터넷을 기본적으로 열려 있는 공간이며 널려 있는 정보를 하나로 집합시키는 데 사용자의 참여를 이용했다.

또한 사용자가 중요하다거나 남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욕구를 시스템화 시켜 기존 언론의 '게이트키핑(언론이 뉴스의 중요도와 가치를 평가해 편집, 배치하는 행위)'에 대한 주체를 과감히 독자에게 나눠주었다는 것이다.

디그닷컴을 집단 지성의 판단을 옳다고 믿는 민주주의식 사고가 만들어낸 새로운 뉴스 사이트로 만든 요인에는 과감히 독자에게 자신의 기사에 대한 판단을 맡긴 언론사들의 개방성도 한몫했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미국 유수의 뉴스 사이트의 기사에는 어김없이 '디그닷컴'으로 기사 보내기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개인의 블로그와 일반 언론사의 뉴스를 동등하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소식이 반드시 언론사로부터 나올 리 없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나왔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개인 블로그에 권위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상황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 이미 독자들은 뉴스 보는 습관이 달라졌다
우 리나라 포털 사이트의 뉴스 영역은 거의 과점 현상을 보이고 있다. 어떤 포털 사이트를 가든 메인화면 가운데는 여지없이 뉴스 영역이다. 이 영역은 각 포털에서 수많은 언론사들로부터 비용을 지불하고 사온 뉴스들이며 이 뉴스는 포털 편집인들의 손을 거쳐 배치된다. 따라서 포털 편집인들이 제아무리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편집을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편향성 논란이 끊이질 않게 돼 있다.

하지만 포털의 뉴스가 이 정도로 독점적인 위치에 이르기까지 여러 혁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단 포털 뉴스는 다양한 곳에서 생산되는 뉴스를 저인망식으로 끌어다 모아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들이 편리하게 다양한 뉴스를 접하게 만들어줬다.

또한 포털 뉴스에는 눈길을 끌만한 다양한 요소(모듈)가 좌우로 배치돼 있어 관련 뉴스나 사진을 바로 찾아 들어갈 수 있고 지금 많이 읽히고 있는 뉴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시켜주었다. 댓글 시스템 역시 기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편하게 돼 있다.

또한 지금은 언론사들에게 욕을 먹고 있지만 독자들이 언론사들의 뉴스를 손쉽게 모아둘 수 있도록 블로그나 카페로 스크랩해갈 수 있도록 기능을 지원했다. 모두 독자들의 편의를 높여준 것이었으며 너나할 것 없이 많은 뉴스 사이트들이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고 있는중이다.

최근 미디어다음(media.daum.net)의 '이 기사, 누가 봤을까?'란 서비스와 기자 이름으로 검색할 수 있는 '기자별 기사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댓글로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열혈 독자들과 달리 단순히 글을 읽고 침묵하는 다수 독자들의 성향이 궁금할 때 이 서비스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기자별로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는 것도 기자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당혹스럽겠지만 독자들이 전문 기자를 찾아내거나 취재에 도움을 주고 싶을 때 유용할 것이다.

미 디어다음 안에 자리하고 있는 '블로거뉴스'는 그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간간히 뉴스 메인 페이지에 다른 기사와 섞이기도 하면서 주목도가 늘어가고 있다. 블로거뉴스에 상위로 소개되는 글은 오픈에디터를 비롯해 독자들의 선택에 의해 자동으로 배치된 것이다.

시민기자라는 새로운 미디어 영역의 지평을 연 오마이뉴스(ohmynews.com)가 '오마이뉴스 2.0'을 선보였다. '오마이뉴스 E' 서비스에 등장하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모든 시민은 편집자다' 독자들에게 취재 기자를 넘어서 편집자의 위치까지 넘겨줘야 한다는 생각이겠지만 아쉽게도 정치적 편향성이 이미 확고해진 마당에 오마이뉴스의 독자들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다.

디그닷컴의 거의 모습과 거의 유사한 국내 소셜 뉴스 사이트인 뉴스2.0(News2.co.kr), 브레인엔(brainn.co.kr), 펌핏(pumfit.com)이 운영중이다. 물론 아직까지 독자나 언론사의 참여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점차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올블로그(allblog.net)나 블로그코리아(blogkorea.net) 처럼 블로그 참여가 많아 소셜 뉴스 서비스의 본격적인 모습은 아직 미진한 상태인 것도 사실이다.

기자별 기사 검색과 기자 인명 평가 시스템까지 갖춘 '뉴스로그-시즌2'(newslog.com) 서비스 역시 최근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프로필 삭제를 요청하는 기자와의 갈등이 빚어지는 등 초기부터 복잡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뉴스를 읽는 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일방적인 정보를 던져주고 한쪽으로의 여론몰이하는 기성 언론의 게이트키핑에 어떤 방식으로든 저항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 구글까지 끼여든 언론사 포섭작전? 정작 주도권은 독자에게
지난 9월 7일 인터넷 업계에 작은 소동이 있었다. 아니, 미디어 업계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언론계와 인터넷 업계 모두 주목할만한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구글이 '깜짝 국내 언론에 놀랄만한 제안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얼마나 깜짝 놀랄만한 내용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조선일보를 주축으로 한 뉴스뱅크 사업에 애드센스 등의 광고 플랫폼을 제공하고 회원사들의 디지털화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통합 뉴스 서비스를 만들 때 기본적으로 아웃링크를 지원하는 사이트로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미 NHN과 동아일보는 상당한 규모의 아카이브 사업을 위한 MOU를 맺은 상태이며 다른 여러 언론사들과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일지도 모른다.

이미 포털 업계가 언론계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일부 메이저 신문사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여기에 구글까지 끼여든다니 언론사들로서는 드디어 '이름값'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소식에 독자들은 그다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미디어 사업자들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든 결국 주도권은 이미 독자들에게 넘어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모든 뉴스가 유료화되지 않는 이상 어떤 플랫폼이든 독자에게 좀더 빠른 정보 전달을 위한 미디어(매개체)가 될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언론사들이 만들어내는 뉴스 자체에 대한 가치도 추락하지는 않겠지만 그 뉴스의 가치 판단 조차 독자에게 일부 넘겨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권위와 신뢰의 정점에 서 있던 언론사와 기자들이 포털 뉴스 서비스와 소셜 뉴스 서비스를 익숙하게 이용하는 독자와 블로거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골똘히 생각해봐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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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송고된 칼럼입니다.

** 덧, 최근 야후닷컴과 비슷한 모양으로 사이트를 전면 개편한 AOL(aol.com)이 자사 하위 포털인 넷스케이프(netscape.com)를 디그닷컴(digg.com)의 모습으로 바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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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9/10 10:43 2007/09/10 10:43

지난 30일, 야후!코리아 대회의실에서는 블로그 검색에 관한 다양한 논란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참석 의사를 밝힌 블로거들이었다.

이날 블로그 검색에 관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 블로거가 "어디까지가 블로거인가, 무엇을 블로그 검색의 범위에 넣을 것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행사 주최자인 야후!코리아 관계자들을 당혹케했다.

■ 무엇이 블로그인가
이 참석자는 '블로그 검색'이란 이름을 붙일 때는 범위가 명확해야 한다는 의미였으리라.

초기 블로그를 일반 웹사이트나 게시판과 구분되도록 한 특징은 몇 가지에 불과했다. 즉, ▲날짜를 기준으로 최신 콘텐츠를 보여줄 것 ▲제목과 내용을 위주로 한 XML 문서로 표현 가능한 간단한 구조를 가질 것 ▲소통을 위한 트랙백과 댓글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것 ▲RSS를 통한 구독 기능을 갖추고 있을 것 정도였다.

지금까지 이러한 기본 요소는 잘 지켜져 왔으며 각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마다 이러한 특징을 기본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엮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비롯해 블로그가 미디어의 한 범주로 인식되면서 블로그 형식의 기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아예 블로거를 정식으로 채용하는 등 기존 미디어와의 융합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또한 콘텐츠의 생산자와 유통자가 분리돼 있는 모델인 신디케이션의 한 범주로 블로그 네트워크에 대한 논의까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니 뉴스와 콘텐츠, 그리고 블로그를 구분하기 힘든 상황이 돼 버린 셈이다.

블로그는 형식상으로도 비디오 블로그를 뜻하는 블로그(Vlog), 블로그끼리의 연대인 '링블로그(Ring blog)', 블로그를 한 데 모아 보여주는 메타 블로그(Meta Blog), 유무선 통합의 흐름을 보여주는 모바일블로그(또는 모블로그, Mobile blog), 한줄로 블로깅하는 미니 블로그(Mini-Blog), 책 소개와 책을 둘러싼 소재를 주로 다루는 북로그(또는 블룩, Blook) 등의 신조어들이 파생되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엇을 블로그 검색 범주에 포함시킬 것인가.

블로그의 요건만 갖추면 주체와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최근 출간된 <시티즌 마케터>는 '블로그젝트(Blogject)'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남가주대 연구원인 줄리안 블리커(Julian Bleecker)가 주장한 것으로 분리돼 있는 데이터를 모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킬 수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도시에 흩어져 있는 비둘기들에게 송수신기와 공기오염측정기를 달아 비둘기의 이동경로와 함께 그 경로의 공기 오염도를 기록하게 했다. 물론 이 기록은 문자 정보 정도만 갖고 있지만 구글 맵과 연결되면 비둘기의 이동 경로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고 날짜와 공기 오염도가 이동경로에 따라 시시각각 제공되는 구조다.

관련 문서 : http://www.nearfuturelaboratory.com/files/WhyThingsMatter.pdf

즉, 시간 순에 따라 기록한다는 의미의 블로그(blog)와 움직이는 객체(object)가 결합된 이 새로운 형태의 블로그는 반드시 사람만 블로그의 주체가 될 필요는 없다는 놀라운 문제제기를 하는 셈이다.

만일 앞에 소개한 비둘기에게 주기적으로 사진을 찍어 전송할 수 있는 사진기나 동영상 촬영 장비까지 달려 있다면 비둘기가 만들어낸(?) 블로그 포스트(글)를 우리가 즐기게 될지도 모른다. 개념상으로는 끊임없이 도시의 곳곳을 누비는 택시가 주기적으로 블로깅을 할 수도 있고 얼마 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곰이 블로깅을 하는 상상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자가 블로그를 하고 주부 블로거가 뉴스를 쓰는 세상을 넘어서 모든 움직이는 사물이 블로깅을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콘텐츠는 다양한 매시업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블로그 검색'은 무엇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가. 이 말을 다른 말로 하면 현재의 '블로그 검색'은 가장 기초적인 요건을 가진 '블로그'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블로그 영역은 점차 확대될 것이고 다른 서비스들과 다양하게 엮이면서(Mash-up) 새로운 콘텐츠의 융합을 보여줄 것이다. 검색은 이러한 데이터들을 찾아줄 것이고 인터넷은 이러한 정보를 실어 나를 것이며 수많은 블로거들이 서로의 데이터를 트랙백으로 엮어갈 것이다.

이미 국내에만 1300만 개의 블로그 사이트가 개설돼 있고 이중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끊임없이 전송하고 있는 살아있는 블로그만 약 7, 8백만 개에 이른다. 블로그 전문 검색에 뛰어든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만 1억 개 이상의 문서가 블로그 검색의 대상이라고 전한다.

일각에서는 미니홈피와 인터넷 사이트의 정체 현상을 지적하며 몇 년 안에 블로그 역시 정체 현상을 빚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사물이 바라보는 모든 대상은 블로깅 소재'라는 식으로 의미를 확대시킨 채로 다시 전망한다면 정체 현상이 빚어질 시기는 아주 먼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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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 어제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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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9/04 13:34 2007/09/04 13:34

부정적 동조현상, 베르테르 효과

Column Ring 2007/09/04 10:11 Posted by 그만

대중매체는 여론을 조작할 수 있을까? 각 개인은 저마다 독자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사회적 행동에 있어서도 비교적 남들과 어깨동무하면서 돌아다니지 않는 이상 남들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중매체는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일까? 대중매체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왜 대중매체와 여론은 선후 관계가 뒤죽박죽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일까?

동조현상
괜히 유식한 척하면서 '싱크로니 경향'이라고 말해보자. 좀 쉽게 말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닮는다', 또는 '같이 자란 형제끼리 목소리와 말투가 비슷하다', '오래 산 부부는 서로 닮아간다' 등의 쉬운 예를 들며 한자어로 풀면 '동조현상'이 그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러한 동조현상은 비일비재하다. 맹모삼천지교의 사례로 나오는 맹자의 어린 시절 사회 환경에 따른 따라하기 행동은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예이다.

또는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를 비난하는 주변인들에게 '죄없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돌을 던져라'고 말하자 주변인들 누구도 돌을 던지지 않았다. 방금전까지 돌을 던질 태세였을 그들이었지만 갑자기 동화되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감화된 것일까.

심리학적으로 동조현상은 이러한 주변인들의 행동을 설명해준다. 즉, 그 자리에서 권위를 가진 자가 말하는 데 반하는 생각이 있어도 혼자 돌을 던질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돌을 던져줘야 내 맘이 편할 텐데 주변인들이 서로를 돌아보며 쭈뼛쭈뼛했을 것이고 아무도 돌을 던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다들 죄가 있으니 못 던졌지"라는 해설은 순진한 해석이다.

베르테르 효과
자살과 살인에 대한 보도가 있을 때쯤 한번씩 등장하는 대중매체 속 칼럼 소재다. 사람들은 유명인의 자살 보도를 접했을 때 사회적으로 동조현상을 일으키고 자살에 대한 합리화가 이뤄지면서 자살율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른 바 '울고 싶은 데 뺨 때린다'는 속담의 일환이라고 봐야 한다. 이른바 '방아쇠 효과' 같은 것이다. 우울하고 자살하고 싶은 충동이 있을 때 자신이 익숙하게 보아오던 사람이 자살했다는 소식은 자살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만들어주고 자살을 실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는 것이다.

대중매체는 사람들의 원초적인 두려움에 대한 관심을 알고 있다. 그 이후는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 사고에 대한 전염성은 긍정적 사고의 전염성보다 높다.

꼭 자살이 아닌 사회적 우울증을 유발하기 위한 기재를 설명하기에도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설명은 매우 재미있다. 유명인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하게 만들어 보자.

"잃어버린 10년"
"경제 파탄"
"좌파 지배로 민생이 피폐해졌다"

사람들은 사회적 우울증에 대한 합리화를 유명인의 발언에서 따온다. 그것이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가리지 않는다. 언어는 반복에 의한 습득이며 언어에 의한 사고 지배는 당연하다. 그렇게 사람들은 대중매체에 지배를 받게 된다.

만만치 않은 대중매체
개인 매체, 즉 1인 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대중매체 속 개인은 일종의 사례에 불과하다. 마치 모든 사람들, 또는 다수의 경향을 제시하기 위해 선택한 개인의 사례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중매체는 '우리는'이라는 말로 자신을 객관화시키며 '권력에 대한 항거'로 대중과 같은 약자의 입장에 서 있는 듯한 말로 동조현상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우월함을 확신하지 못한다. 늘 자신들이나 자신의 주변인들을 약자로 인식한다. 이는 대중매체가 영향력을 가지고 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 심리학적 배경이 된다.

그래서 대중매체는 당혹스럽다.

"정치적 성향은 마음에 안 들지만 정보는 정말 볼만하더라"

특정한 신문에 대해 사회적 거부감을 개인 차원에서 해소하기 위한 논리로 개발되고 있는 이 문장은 정말 재미있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평가하는 '품질'에 대한 비교 평가는 신뢰할만큼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단순한 자기 경험과 주변인의 평가에 대한 묵시적 동의에서 적극적인 동의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제아무리 욕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신문이다. 독자가 선택한 1등 신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문장에 대해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구독률은 43%이다. 구독 가구중에서 80% 정도 내외를 1, 2, 3등 신문이 각각 차지하고 있다. 각 신문마다의 구독 가구는 전체 가구 가운데 10%에 불과하다.

비정상적인 전국종합지 위주의 신문 구조인 우리나라에서도 1등 신문은 전체 가구의 1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진 것이다.

물론 회독률, 신문들끼리의 동조현상, 사회적 영향력자에 대한 영향력 등은 논외로 쳐도 이들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는 명분은 의외일 수밖에 없다.

선출받은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 합의는 현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력'은 한국적 이상현상에 불과하다.

그래서 47인의 언론사 편집 보도 수장들의 모임은 '안타깝고 안쓰럽다' 여기에 발끈하며 대응하는 청와대는 더 '안쓰럽다'

참고 포스트 :
2007/09/03 [점입가경] 취재선진화방안과 언론
2007/09/02 시티즌 마케터, [결국 1퍼센터의 잔치?]
2007/08/23 언론계 내부는 성희롱 무법지대?
2007/08/06 기자 2.0, 기자들은 준비 됐는가.
2007/07/27 탈레반, 인터넷, 그리고 인지부조화이론
2007/07/24 신문사가 먹고 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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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4 10:11 2007/09/04 10:11

포털 검색 순위, 공정한가

Column Ring 2007/09/03 01:08 Posted by 그만

포털 서비스에 사회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한 잣대를 들이댈 만큼 포털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찾아주겠다는 발상으로 시작된 서비스가 사회의 이슈와 이념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생긴 일이다 .

특히 전국민의 궁금증 해소 장소쯤으로 바뀐 '지식 검색' 서비스에는 수많은 내용이 '000이 왜 인기 검색어에 올랐나요?'라는 질문이 빈번해졌다. 뉴스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런 정보 소비자의 '말초적 궁금증' 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덧 네티즌의 궁금증은 사건의 확대를 낳고 사건은 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화제'에서 '사태' 로 발전한다.

여론 확산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의 여론 확산 과정에서 언론사들끼리 새로운 사건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해석을 주고 받으면서 '사회 문제화 '시키는 여론 확산 과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새로운 여론 확산의 패러다임은 새로운 문제 의식을 낳게 만든다. 과연 포털에서 비롯된 여론 확산이 논의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다 .

최근 영화 '디-워' 와 '화려한 휴가 '에 대한 사회적인 담론 형성 과정은 지금까지의 미디어 변화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영화 '디-워 '는 포털 메인에 자주 등장하고 있으며 네티즌은 기꺼이 논쟁에 참여하고 있다. MBC 시사토론 프로그램인 '100분 토론' 에서 진중권 교수가 나와 했던 디-워 폄하 발언이라거나 그 전의 인디영화 감독 이송희일의 디-워에 대한 부정적 평가, 그리고 기존 언론과 평론가들의 낮은 평점은 그 자체로 네티즌들의 화젯거리로 올려졌다. 영화 '디-워 '에 대한 관련 블로그 글도 폭발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디-워' 와 관련된 기사마다 댓글이 수천 건씩 달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논란 ' 자체가 '화제 '이고 '여론 '이라고 봐야 할 근거는 단지 포털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네티즌들의 '참여 회수'가 기준이 된 것이다 . 이는 언론사들의 소수에 의한 의제 설정 기능이 퇴색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이런 현상을 새로운 여론 확산 패러다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인가는 또 다른 논란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바로 포털의 여론조작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 포털이 논란 거리를 만들어 클릭을 유도하고 사소한 이슈에만 네티즌을 몰입하게 하거나 정치적이나 사회적인 담론 형성에 중요한 의제에 대해서는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포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법적, 제도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포털은 여론을 조작하고 있는가.
최근 국회에서 검색 발의된 '검색사업자법'은 이러한 포털의 여론조작 가능성을 기정 사실화 시키고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검색 자동화 의무 '를 법안에 명시했다. 물론 이에 대한 포털업계의 입장은 '어이없다 '는 식이다. 게다가 검색에 대한 자동화의 범위와 노출에 대한 사업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국회의 이 같은 포털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지난 참여정부 출범시의 인터넷 환경과 탄핵 사태 당시 인터넷의 오프라인 영향력을 실감한 야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

그렇다면 왜 포털의 여론조작 의혹은 가시질 않는 것일까. 포털이 만일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거나 최소한 방관하고 있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

포털을 중심으로 한 국내 뉴스 유통 구조의 독점화가 사실상 주범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 조사기관 코리안클릭이 펴낸 2007년 7월 '미디어 사이트 이용 행태 분석 보고서 '에 따르면 종합일간지의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수가 NHN 의 아웃링크 시행 후 급격히 늘었지만 여전히 네티즌의 뉴스 소비의 대부분은 포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대 포털 뉴스 방문자(UV)는 전체 네티즌의 96.3% 에 이르며 종합일간지 사이트의 방문자는 66%였다. 반면 페이지 뷰(PV)의 경우 6대 포털 뉴스는 81억 5100 만 페이지뷰를 기록했으나 종합 일간지 사이트를 모두 합쳐봤자 15억 페이지 뷰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포털 안에서 종합적인 뉴스 소비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포털의 경우 '종합뉴스', '실시간 인기검색어 '와 '지식인', '카페 ', '블로그' 등 뉴스를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재소비를 유도하는 페이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종합 일간지 사이트들은 이러한 재소비 양태를 유도할만한 기술적인 장치가 없다.

포털의 경우 첫 화면의 종합 뉴스 영역에 실질적인 편집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다시 검색 창의 검색어를 유도해 다시 실시간 인기 검색어란을 통해 중계된다 . 신규 유입된 사람들은 곧 실시간 인기 검색어란의 유도를 받아 검색을 이용하거나 지식인에 왜 이 키워드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가 됐는지를 찾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미디어 소비가 그치지 않고 댓글과 블로그, 카페 등으로 이어지는 2차 소비 및 재생산은 사건을 확대시키게 된다 . 포털은 첫 화면의 편집권 행사만으로도 사회적인 이슈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반면 포털이 과연 이슈를 의도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포털 담당자들은 네티즌의 이슈에 묻어가고 있으며 모든 생산활동은 언론사에서 이뤄진 것을 단순히 매개하고 유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 언론사에서 만들어 놓은 이슈를 사용자들에게 편리하게 모아주고 있을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안티 포털 진영에서는 포털이 광범위한 뉴스를 수집해 이 가운데 소수만 편집해 메인 화면과 섹션에 배치하는 행위 자체가 의제 설정 기능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즉 의제 설정에는 당연히 의도가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언론이 아닌 포털의 권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 또한 외부로 공개된 시스템 운영 원리가 없다는 점은 새로운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으니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도 거세다.

검색 정의란 있는 것일까?
적어도 법적으로는 언론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권위를 갖고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 실질적인 의제설정과 게이트키핑 기능을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주장은 뜨거운 논란거리다. 즉,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에 대한 기준과 이들에게 어떠한 책임을 어느 정도로 부여할 것이냐에 대한 복잡한 논쟁이 진행중인 것이다.

검색사업자들은 최근 각 섹션마다 가중치를 부여해 특정한 키워드가 입력했을 때 검색 결과 화면에 '인물 ', ' 뉴스', '지식 ', ' 블로그', '카페 ', ' 도서' 등의 영역이 능동적으로 배치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 여기서도 '검색 수작업 '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가중치와 '수작업으로 편집된 결과 '가 맨 위로 올라오는 것은 검색 결과의 상업적인 이용과 함께 정파적인 콘텐츠가 맨 위로 올라오게 만드는 '수작업' 과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포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일부 수긍하면서도 '이용자들의 검색 만족도를 위한 한국식 포털 검색의 특징일뿐' 이라는 입장이다. 구글도 유니버셜 검색 서비스를 도입해 최근 각 섹션을 나누어 가장 관련성을 많이 담고 있는 콘텐츠가 모인 섹션이 위로 올라오게 만들고 있는데 이것은 왜 비난하지 않고 이 같은 방식을 앞서 구현한 한국 내 포털에 대해서만 비난하느냐는 볼멘소리다.

인기 검색어의 경우도 순수하게 '검색 질의어'가 많은 순서대로 보여주는 것도 '방치 '라고 하고 일부 문제가 있는 검색어의 경우 배제시키는 것도 ' 조작'이라고 비난하는 양태에 대해서도 포털 측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

NHN 홍은택 이사는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에서 "검색어 자체가 비속어이거나 명예훼손, 개인정보가 아닌 한 인위적 개입을 하지 않는 게 원칙 "이라고 밝혔다. 또한 "네이버에 입력되는 검색어 총합이 1억 건에 달하지만 하루에 입력되는 검색어 자체는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 "고도 주장했다. 검색어 순위가 서비스 사업자의 조작이 아닌 '일부 개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네티즌의 선택에 의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

성인 검색어의 경우나 개인정보, 또는 반사회적인 검색어라는 합의가 있을 경우에는 제아무리 네티즌의 자율을 강조하는 서비스 업체들로서도 '막을 건 막을 수밖에 없는 현실 '에 대한 토로인 셈이다.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구글 역시 중국 내에서 만큼은 '천안문 ', ' 파륜궁' 등의 금기어에 대해서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

결국 현실 세계에 있어서 검색 정의에 대한 논란은 사회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특정 정파가 보기에 거대한 여론 집합소인 포털에서 유통되는 정보가 자신에게 불리하다거나 유리하다고 해서 서비스 사업자에게 무리한 요구를 들이대는 것에는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 반대편에서는 또 다른 역차별이 존재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 사업자들로서도 점차 확대되는 영향력에 맞춰 검색 순위에 대한 최소한의 객관성 확보를 위한 검색 결과 노출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한 뒤 이를 공표하고 사회적인 합의와 일치하는지를 탐구해볼 필요가 있다 . 또한 특정한 정파의 이익에 부합되는 정보만을 유통시키는 일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2차 가공이나 정보 재소비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저작권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반론권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등 인위적 조작 논란을 공격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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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미래> 9월호에 기고한 것이므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8월 중순이므로 현재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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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01:08 2007/09/03 01:08
시티즌 마케터
벤 맥코넬 외 지음, 우병현 옮김/미래의창

시티즌 마케터즈에 관한 연구에 근거하여, 우리는 "1퍼센트 법칙"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내용은 단순하다. 민주적 포럼의 전체 방문자 중 약 1퍼센트만이 콘텐츠를 만들어내거나 그 생산활동에 참여하며, 전체 방문자의 약 10%가 생산된 콘텐츠와 상호작용한다는 이론이다. 여기서 말하는 상호작용은 댓글을 남기거나 콘텐츠에 대한 온라인 투표를 하는 활동들이라고 볼 수 있다.
-시티즌 마케터, 92p
이 문구에서 소개하는 '1퍼센트 법칙'의 내용은 간단하지만 몇가지 우리가 우려하는 시선을 던져준다.

몇몇 블로거들의 돌출 발언과 그로 인한 비생산적인 논란이 불편한 사람들, 그리고 일부 언론들의 여론 몰이에 불편해하며 반응하는 블로거들, 또는 모 단체의 집회를 보며 이들에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

이들은 10%라고 볼 수 있다.

1 - 10 - 89.

이 이론을 근거로 1%는 직접 의견을 제시하거나 여론을 주도한다. 10%는 1퍼센터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벌인다. 나머지 89%는 이들 11퍼센터의 움직임을 보며 자신의 판단을 보류하거나 한쪽의 의견에 내심 동조한다.

이렇게 소수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은 대다수를 움직일 수 있다는 이론은 커뮤니케이션의 매스미디어 이론에 종종 등장한다.

어이없도록 단순한 탄환이론(한쪽에서 발생한 메시지는 대상에게 의도한대로의 반응을 일으킨다는 식)이 폐기된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은 대중매체에 의해 사람들은 의식이 조작되고 통제받는다고 믿는다.

참고 포스트 :
2006/11/03 [오늘의 댓글] 침묵의 나선효과

소수에 의한 통치를 역설했던 플라톤의 철인통치(올바름을 알고 있는 소수에게 전권을 일임해야 대다수의 피통치자인 대중이 편안해진다는 논리)의 예를 굳이 들지 않는다고 해도 이런 식의 논란은 역사를 두고 지속될 것이다.

현대 민주정치는 전설의 직접 민주정치와 소수 집권자들의 철권통치의 장단점을 가장 많이 수용한 수정주의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민중에게 타고난 모든 권리(천부인권)을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운영 틀은 소수에게 일임하는(대의정치) 식이다. 우리는 나서는 1%를 선택하면 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1%와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10%로도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술은 이러한 11%의 부족함에 대해 맹렬한 기세로 분산을 요구하고 있다.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는 11%와는 또다른 11%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들은 89%에 포함된 채로 살아도 되지만 부득불 자신의 관심사에 집중하는 부류다. 정치의 11%와 영화의 11%는 서로 교집합이면서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의 상호작용은 전통적인 소수 전달자(대중매체)가 말하는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도 전파된다. 이것이 유통의 혁명이다.

동영상, 블로그, 만화, 합성 이미지, 댓글, 토론방, 게시판, 카페 등 우리 각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유통 매체가 방대해졌다. 그것도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는 초월적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1퍼센터는 강한 힘을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모든 분야의 1퍼센터는 소수가 점령해왔지만 현대 정보사회의 유통을 이용하면 모든 사람들이 어느 분야이든 1퍼센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전통적 소수 1퍼센터가 되기 위해 학력을 위조하고 많은 사람들을 깔아 뭉개는 식으로는 현대 정보사회의 각 분야 1퍼센터가 용서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관심을 갖는 분야 1퍼센터가 가진 솔직함'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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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2 22:43 2007/09/02 22:43

블로거는 무엇을 원할까?

Column Ring 2007/08/29 09:42 Posted by 그만

"블로거들은 무엇을 원하나요?"

개인적으로 강의하러 다니는 곳에서 종종 나오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너무나 당혹스럽다.

"당신은 무엇을 원하나요"라고 물으면 대답이 쉽지만 "우리는 무엇을 원할까요?", 또는 "우리나라 사람은 무엇을 원하나요?"라고 물으면 대답하기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이럴 때는 이렇게 받아준다.

"블로거가 되시면 블로거들이 원하는 것을 느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느끼는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겁니다."

미디어의 영입 대상 '블로거'
괜한 자부심을 가지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미디어들이 '좋은 블로거', 또는 '유명한 블로거'를 내편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여기서 미디어는 포털도 미디어이고 신문도 미디어이며 각종 커뮤니티, 잡지사까지 포괄하는 의미다.

어느 곳에서는 이런 말도 한다.

"우리는 돈도 없어요. 블로거들 요새 돈을 좀 줘야 하는데... 이러다 우리 회사만 뒤처지는 거 아닌지 몰라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사연일까? 아니면 '에라 이 멍충아, 그건 아냐!'라며 꿀밤을 먹여야 할까?

그만이 다니고 있는 회사 역시 외부 블로거를 TNM과 손잡고 영입하려 하고 있다. 야후! 역시 외부 블로거가 대상이지만 타 포털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블로거보다는 자신의 도메인을 소유했거나 호스팅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거가 대상이다. 이들에게 다음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제시했다. 그리고 불확실하지만 트래픽을 몰아주는 대신 광고비 분배의 모델을 만들려고 준비중이다.

네이버는 블로거가 아닌 유명인사를 블로거로 만들기 위해 영입 작전을 세우고 있다. 최근의 박범신 작가의 블로그를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크거나 작거나 많은 출판사들이 조금 유명하다 싶은 블로거들을 상대로 책을 써볼 의향이 있느냐는 메일을 보내고 직접 접촉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역시 인세 등의 수입 등이 이들에게는 중요한 유인책이다.

교보문고는 블로거들과 함께 유명 블로거가 추천한 책이나 리뷰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기획중이다.

조선일보는 떡이떡이로 유명한 기자 블로거의 대명사 서명덕 기자를 영입했다. 파격적인 조건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근무 여건이나 경력 관리에 있어서 서명덕 기자에게는 매우 좋은 조건이었을 것이다.

ZDNet Korea는 스마트플레이스와 스마트가젯 팀 블로그를 섹션화 해서 고정 노출 시켜주고 있다. ZDNet Korea는 예전에 블루문님을 블로거로 영입해 고정 영역을 주고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한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은 아예 칼럼니스트로 영입하는 경우다. 구글 이야기로 유명한 이삼구님에게 고정 칼럼을 맡겨 이를 다시 포털로 재전송했었다. 이삼구님은 원고료 외에도 포털 전송으로 인한 개인 브랜드 상승이라는 득을 함께 봤을 것이다.

진정 블로거들이 원하는 것은?
그렇다면 정녕 블로거들은 미디어라는 '제왕'이 삼고초려할만한 '장수'일까? 블로거들은 그만한 가치를 미디어기업에게 줄 수 있을 것인가?

반대로 블로거들은 준비된 채로 이런 손짓에 응하는 것일까?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얼마나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인가.

예전에 그만이 쓴 프로 블로거(또는 전업블로거)에 대해 상상한 글은 꽤나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이런 프로 블로거에 대한 이야기는 몇 가지 전제가 있었다.

얼마 전 최진순 기자님이 그만에게 프로 블로거에 대한 질문을 해왔다. 메신저 대화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전업블로그가 국내에서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언제쯤일지, 어떻게 블로그들이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환경적인 면에서 신디케이션 모델이 토착화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겠죠.
그렇지 않다면 이동진닷컴이나 민훈기닷컴 정도가 개인 CP로 독점 공급하는 형태의 모습 정도가 과도기적인 모습이라고 봅니다.

결국 기업이나 전통매체의 역할도 중요한 것인가?
신디케이션이란 동일 콘텐츠나 동일 콘텐츠 플랫폼으로 여러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수익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까지 나온 비즈 모델은...수입원은 애드센스나 이런거인데...
예를 들면 일간스포츠에서 블로그 글을 이미 발행된 것을 지면화 하면서 돈을 따로 주는 양태도 괜찮은 방법이죠.

애드센스 같은 게 가능성있을까? 부정클릭 등 불만도 크던데.
크죠.. 매우 위험합니다. 광고주나 블로거나 양쪽 측면에서
특히나 부정클릭 이슈에 대해 개인들은 어떠한 방어도 할 수 없으니까요..

불만이란 게 노고에 비해. 돈벌이가 안된다. 이런 불만이 크다 이건데, 그렇다면 그만이 보기에 현재까지 국내 블로그들의 주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인 온라인 광고모델이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문제점을 극복해야 할지 말해 달라.

일단 유통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면 수익 다변화는 의외로 쉬울 수 있습니다.
일단 노출이 하루 10만 이상만 되어도 CPM이나 CPS, CPA,  CPC까지 고를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CPM, CPS, CPA를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유의미한 트래픽을 갖고 있지 못하죠.
트래픽을 확보할만한 유통망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유통을 어떻게 해결? 포털 플랫폼을 활용하는거도 한 사례가 되는가?
그렇죠.. 그래서 야후가 우수 블로거들에게 트래픽을 몰아주고 광고를 붙일 수 있도록 영업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하려고 해요.

만일 그렇다면 블로거들이 자신들의 영향력과 지위를 스스로 형성하지 못하고, 포털에 얽매인다는 비판이 있지 않을까? 물론 긍정적인 부분이 있겠지만. 부정적 측면은 없을까 해서.
그 부분도 다른 포털 처럼 독점권으로 끌어들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우리는 단지 여러 유통 경로 중 하나일 뿐이죠.
블로거들이 개별적으로 서적출판, 다른 포털과의 계약을 진행한다고 해도 CP로서의 지위를 인정해 줄 생각이죠.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부정적인 측면은 오히려 개인 CP로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가, 1, 2천명 대 수준의 방문객과 댓글 기껏해야 수십 개 정도를 처리하던 방식에서 수만, 수십만명대의 방문자가 하루에 들어오고 수많은 악플이 달리거나 논쟁에 휘말릴 경우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결국 개인CP로서의 준비가 돼 있는지는 미지수죠.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봐주면 좋겠다 정도인데 그만큼의 책임도 따르고 의무감도 있어야 하고.. 유명세도 치러야 하는데 과연 그걸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도 문제죠. 반대로 예전에는 없던 권력이 생기면 이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 전반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긴 합니다.

전업블로거가 되기 위해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면?
책임감! 일관성, 그리고 프로 의식입니다.
일반 개인들에게는 사실 좀 무리한 요구일 수 있겠죠..
그런데 일반블로그로 만족하지 않고 전업블로그가 되고 싶다면 그 정도는 정말 고민 많이 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략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외국 파워 블로거나 블로고스피어와 비교할 때 국내의 가장 큰 문제는? 또는 단점이라면?
블로거라는 것이 스펙트럼이 워낙 넓으니까요.. 딱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말 '콘텐츠'와 '논란'을 생산을 스스로 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전업블로그로서의 가치라고 봅니다.
일정 영역의 전문 전업블로그가 컬럼 형식이 위주라면 주관과 색깔이 뚜렷해야 하고요..
정보 형식이라면 정말 어디서 배껴낸 것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정보 가공 능력이 필요한거죠.

그만이 보기에 월수 7~8000달러 버는 전업블로그 시대는 언제 올거 같은가?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 버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 블로그 트래픽만으로 그 정도 수익을 얻으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구요. 하지만 서적 출판, 오프라인 강연, 컨설팅, 기고 등 기타 수익 모델 다변화를 꾀하면.. 충분히 내년 정도에는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왜 우리나라엔 지식인(기자포함), 학계 있는 사람들의 블로깅이 부족한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만이 보기에.
우리나라 기자를 포함한 지식인들은 효용성을 따졌을 때 기존 언론사에 기고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거겠죠. 신디케이션 모델의 생산자 위치에 있기보다 그냥 유통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가공해주는 역할에만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오프라인 영향력을 유지시켜왔고 그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 거 같습니다. 딱히 돈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이 블로그 한다고 해서 다른 수입이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으니까요..

전업 블로그를 이야기할때.국내에서 그 가능성의 측면에서 한국어의 한계는 결정적이라고 보는가?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영문 블로그라면 더 뜨기 힘들거에요. 한국어이기 때문에 작은 성공이 더 많을 수 있는거라고 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전업 블로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프로의식을 가진 창조적 콘텐츠 생산자이냐가 더 중요한 거 같습니다..
블로그는 단지 툴에 불과하니까요. 전업블로그에 대한 환상을 쫓기보다 자신의 글솜씨와 논리적 배경이 되는 지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다른 독자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녕 블로거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사실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

어쩌면 당신이 블로거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그것을 블로고스피어에서 찾아라. 또는 당신이 원하는 그것을 위해 블로거가 되어라.

전업 블로거는 '원하는 일을 하면서 밥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는 발상이 깔려있지만 정작 프로는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로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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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8/29 09:42 2007/08/29 09:42

네이버가 선택한 개인 CP

Column Ring 2007/08/27 10:05 Posted by 그만

간단하게 리마인드하고 싶어서 적는다.

네이버가 선택한 개인 CP의 원조, 민훈기 MLB 기자에 대한 KBS 석기자의 글.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민훈기[석기자닷컴] 2006.04.02

민훈기 기자의 사례는 종종 '빅마우스', '전문기자', '1인 미디어', '취미의 직업화', '멀티플레이어'의 사례로 보고되고 있지만 그만은 '개인CP의 새로운 장을 연 인물'로 평가한다. 개인CP를 독점 계약한 네이버와 함께..

네이버는 또 한명의 개인 CP를 구한다. 멀지 않은 최근의 일이다.

"1인미디어 운영 5개월…직장 14년보다 만족"
'이동진닷컴'의 전 조선일보 이동진 기자 인터뷰[아이뉴스24] 2007.08.26

이동진 기자 역시 종종 개인 CP의 사례로 회자되는 인물이다. 그에게 네이버가 기회를 준 것인지 네이버가 그를 발굴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따로 해보자. 어쨌든 그는 네이버에 독점 공급되고 있는 독점 CP다.

기자가 아닌 사람이 최근 네이버의 개인 CP 확보에 걸렸다.

소설가다.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아날로그 소설가 중 한 명. 박범신

[조두진이 만난 사람들] 청년작가 박범신[매일신문]

참고 : 촐라체 블로그

박범신은 특이한 케이스다. 사실 네이버는 앞의 두 사람에게 법인이 될 것을 요구했고 소속 회사에서 빠져나와 법인을 설립한 뒤 계약을 했다. 하지만 박범신은 소설가 개인이다. 물론 개인 사업자 등록증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 소설가는 개인 자격으로 글을 쓴다.

박범신의 블로그는 솔직히 좀더 온라인 스토리텔링 방식이나 내비게이션, 또는 문단 나누기 등의 원칙이 너무 아날로그적이라 좀 아쉽다. 최소한 문단 나누기의 원칙은 새롭게 하든가. 무시하던가. 아니면 문단 사이를 좀더 띄어 놓는 것이 좋아 보인다.

어찌됐든 이쯤에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

개인 CP는 여전히 유명인이나 유명한 회사 출신이어야 하는걸까?

그래서 나는 TNM을 적극 지지한다. 그들만의 로열 패밀리가 아닌 개방형 광장 모델과 지식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미디어 2.0에서도 여전한 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피곤하지만 bottom-up을 지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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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10:05 2007/08/27 10:05

언론계 내부는 성희롱 무법지대?

Column Ring 2007/08/23 11:07 Posted by 그만

오늘 아침 지하철 무료 신문을 펴들고 오는데 맨 앞에 나온 헤드라인이 "여대생, 5명중 1명이 성폭력 피해"라는 기사였다.

물론 성폭력은 성적 농담을 포함한 성희롱, 성추행 등 성적 가해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내용이다. 30% 정도가 항의를 하거나 거절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데 반해 여전히 다수의 여성들은 '참고 있거나' 심지어 '같이 웃어준다'는 식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성추행과 성희롱은 그 기준이 대상 여성의 판단과 상황에 대한 인식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위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악용될 소지가 있지 않느냐는 남성들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싫은 건 싫은 거'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성희롱 사건'은 조직적인 은폐 대상 1호라는 것.

직장과 학교에서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조직의 이미지에 대한 실추를 우려해 조직적으로 감추고 무마하려는 시도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늘 피해자는 여성이고 약자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언론계는 어떤가.

다음은 언론계 전문지 게시판에 올려진 글이다. 그만이 지인을 통해 알아본 결과 실제 여기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은 삭제돼 있는 글이다.

===================>
저는 석간 h경제신문 여기자입니다. 그동안 제가 당한 일을 있는 그대로 고발하려고 합니다.

이 신문의 편집국장이 저지른 만행입니다. 장모 국장은 지난 4년전부터 편집국장을 맡아왔는데 3년동안 자신이 뽑은 여기자와 회사내 많은 여자들을 성희롱해 왔습니다. 얼마전 ㅈ 일보로 간 이 모 여직원은 그동안 자신이 장모 국장으로부터 받은 성희롱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을 빚은 적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확인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현재 이 신문에선 장모 국장으로부터 당한 사건이 이슈화되서 여기자들이 별도 모임을 갖고 장모 국장을 탄핵하려고 하고 있으나 워낙 회사측의 압력과 협박으로 사건이 공개화되지 않고 있죠. 회사 간부들과 경영진이 야합해서 사건을 조용히 무마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장모 국장의 변태적인 성희롱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몇년전에 명문대를 갓 졸업한 미모의 여성을 입사시켜서는 이른바 작업을 시작한 겁니다. 결국 그 여성의 아버지가 변호사인데 이혼남에 50이 가까운 직장 상사가 자신의 딸을 능욕한다는 것을 알고 회사를 그만두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그 여성에대해 지속적인 스토커를 가해 결국 그 아버지는 미국으로 딸을 도피시켰습니다. 가관인 것은 장모 국장이 그 여성을 만나러 미국까지 갔던 것입니다. 그것도 회사측의 배려로 공식 출장이 아닌데도 갈 수 있었죠.
그 이후 장모 국장의 여기자 성희롱은 시작됐습니다. 일단 얼굴이 예쁘장한 여기자를 대상으로 했씁니다. 좋은 보직을 주면서 수시로 기업체로부터 받은 뇌물성 선물을 여기자에게 선물하고 저녁약속을 강압적으로 합니다. 장모 국장은 술도 먹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밤의 황제입니다. 일주일에 3~4번은 룸싸롱에 다닙니다. 물론 3차까지 가는게 상례죠. 그리고 나머지 낮이나 저녁약속이 없는 시간엔 여기자를 희롱하며 즐기는 변태 성욕자입니다.

수시로 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이렇게 시작합니다. "내가 너를 뽑아서 나에게 정말 행운이다." "너는 정말 매력있는 여자이고 능력도 뛰어나다" "앞으로 너를 내가 계속 주시하면서 좋은 출입처를 주겠다"

어느정도 상대방 여성에게 어필했다 하면 슬슬 본색을 드러냅니다. 수시로 자신의 사무실 방에 불러서 애로점을 듣고 희망사항을 청취한 후 그대로 편의를 봐줍니다. 그런 담에 저녁 약속을 합니다. 상대방이 단둘이 보자면 꺼릴까봐 첨에는 그 여성의 동기들과 함께 만납니다. 그리고 반드시 노래방에 갑니다. 가서 어둠침침한 곳에서 귓속말로 또 그 여성의 맘을 들뜨게 하는 작업멘트를 날립니다. 은근슬쩍 손을 잡거나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죠. 직장상사가 노래부를때 슬쩍 손을 잡는다고 소리지를 직장여성은 없을 겁니다. 슬슬 작업의 덫에 걸린 겁니다.

그리고는 집에 갈때 몇만원 차비까지 줍니다. 택시를 타고 가다보면 반드시 문자가 옵니다. "오늘 너와 함께 해서 즐거웠다" "오늘따라 너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나에겐 행복이다" 등등으로

답신이 오지 않으면 늦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전화를 합니다. 전화를 하게되면 노골적으로 사랑한다, 너의 얼굴이 내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등등의 말을 쏟습니다.

그리곤 다음날 출근하면 몇몇 여기자들을 부르는게 매일의 생활입니다. 어떤 여기자에겐 전날의 작업이 제대로 먹혔나 확인하는 것이고, 어떤 여기자에겐 자기가 국장이고 기자라면 새벽에도 전화하면 받아야 하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화를 냅니다. 자신의 궁녀로 생각하는 것이죠.

어느정도 작업이 됐다하면 본색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사랑한다. 너와 사귀고 싶다하면서 저녁에 단둘이 만나자고 합니다. 여기자와 늦은 시간에 단둘이 만난 것을 목격한 회사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또 엘리베이터를 탈때 만만한 여기자와 단둘이 타게되면 순간적으로 덥칩니다. 껴안고 뽀뽀하고 난리를 부립니다. 갑자기 당하면 어쩔줄 몰라할뿐 속수무책일뿐입니다. 머리가 영악해서 상대 여자가 반항하지 못할 상황을 만들고 즐깁니다.

저녁에 자신의 친구들과 사적인 만남을 하는데도 여기자를 수시로 부릅니다. 물론 룸카페나 룸싸롱으로 말입니다. 여기자를 거의 접대부 취급하면서 엉키고 설키고 합니다. 장 모 국장은 술을 먹지 않으니까 상대 여기자에게 술을 많이 먹이고 정신을 놓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더듬는 것이죠. 자신의 친구에게도 여기자를 상납하는 꼴이 됩니다.

장모 국장은 본인이 이혼남인 관게로 같은 직장내 여성에게 찝쩍대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불륜관계가 아니기 때문이죠. 이를 악용해서 어떤 여기자와는 심각한 관계에도 빠져 있습니다.

여기자뿐 아닙니다. 자신이 데리고 비서처럼 부리는 유부녀 편집서무에게도 찝쩍대서 결국 그 여성 서무는 다른 국으로 발령을 받아서 피했습니다.

사환으로 뽑은 대학생 아르바이트에게도 작업을 걸어 예쁘장한 알바생은 오래 다니지도 못하고 그만둡니다.

지금까지 장모 국장의 성희롱 성추행을 견디다못해 그만둔 여기자나 여성 직원들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자신의 성희롱에 거부하는 여기자에겐 반드시 인사 보복을 합니다. 유배시키는 것이죠. 수시론 그 여성의 악담을 쏟아냅니다. 나쁜년이다 하면서. 일도 못하고 선배들과 어울려 술이나 처먹고 다닌다며. 그리고 맘이 달라져 자신에게 고분고분해지면 다시 좋은 곳으로 보내줍니다. 회사의 부장급 인사와 기자들의 출입처 변경을 장모 국장과 관계를 맺은 여기자가 한다는 말도 돌 정도입니다.

이 신문사는 지금 일 잘하는 남자기자들이 대거 사표를 내고 나갔습니다. 국장의 변태적인 성희롱을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이죠. 더구나 기자협회를 중심으로 3개월전부터 장모 국장의 성희롱에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일부 장모 국장의 앞잡이 기자들이 방해를 해서 조사가 중단되고 회사측과 야합하는 일이 벌어져 3~4명이 한꺼번에 떠난 사건도 있습니다. 경영진이 진상을 아는데도 장모국장에게 발목을 잡혀 징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자협회에서 파악한 바로는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한 여기자들이 30여명에 달합니다. 회사내 여기자회가 따로 있지만 이를 이끄는 나이든 부장급 여기자가 회사측의 앞잡이로 나서 단체 행동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회사측도 어용 기자협회와 일부 간부들을 내세워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는 명분으로 여기자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러한 사항은 파다하게 소문이 났습니다. 얼마전 모 방송국과 미디어관련 매체에서 취재를 했지만 고위층의 압력이 먹혀서 중단된 바 있습니다.

여기다 쓴 여기자들의 피해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여기자들이 수치심때문에 말을 아끼고 있어서죠. 지금도 회유와 협박으로 공포에 떨 뿐입니다. 반드시 진상조사를 하고, 변태적 성희롱에대해 처벌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십시오. 장모 국장의 사무실 전화는 ***-****이고, 핸폰은 ***-***-****입니다. 항의 전화 해주세요. 조만간 미디어오늘에서도 취재를 할 수 있도록 게시판에 넣어주세요.
============================================>

아마도 이 게시판 글이 자꾸 지워지는 것은 맨 아래에 있는 전화 번호가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게시판 담당자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왜 불거지지 않는가. 언론은 왜 서로 입을 닫고 있는가.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실제로 취재에 들어갔다가 무산되는 경우는 무슨 이유 때문인가.

알 수 없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좀더 이 사태에 대해 알아보니 벌써 이 신문사에서 피해 여성만 줄잡아 30여명에 이르고 여기자들의 경우 올해 들어서 한달에 두명씩, 저번달(7월)에는 여섯명 나간 상태라는 것이다.

이쯤 사태가 진행되니 회사측에서도 문제를 삼을만 한데 조직에서는 피해 여기자들에게 '조직을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입다물고 조용히 있을 것을 권유(강권)하고 있다.

심지어 이 사태에 대해 미디어 내부를 감시 비판하는 방송사 프로그램 몇 곳에서 취재에 들어갔다가 무산되는 상황이 발생되면서 고위층간의 야합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함께 돌고 있다.

물론 조직 상황이 바깥으로 드러났을 때의 조직 이미지 실추에 대해 걱정하는 '애사심'에서 나온 말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대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성추행, 성희롱 사건이 빈번하다는 것을 서로 알면서도 쉬쉬한 당신들이야 말로 공범이 아니고 무엇인가. 더구나 당신들은 기자가 아닌가!

언론계 내부를 감시하는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취재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가!

이 사태에 덧붙여, 남자 기자들의 여성 홍보담당자들에 대한 성희롱도 기회 닿을 때 비판할 예정이다. 거짓된 권력은 무너져야 한다. 그래야 언론의 권위가 선다.

** 일부 내용이 문제를 일으킬 것 같아 잠정적으로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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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8/23 11:07 2007/08/23 11:07

NHN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한시적으로 정치 댓글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네이버는 정치 댓글 차단과 동시에 첫 화면, 뉴스 홈, 분야별 주요뉴스에서 특정 언론사의 특정 기사를 주요하게 서비스하지 않기 위해 '[2007 대선]한나라당|범여권|민노당'처럼 해당 섹션·대선 특집 페이지의 리스트를 제목으로 노출하고, 후보 확정이나 후보 사퇴 같은 대형 이슈가 발생할 때만 특정 후보에 관한 기사를 노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은 2007 대선 뉴스 이렇게 운영합니다란 편집자 레터를 통해 지난 16일 공개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외에도 2007 대선 관련 뉴스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 포털 사이트마다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뉴스 운영에 대한 세간의 시선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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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철 지난 뉴스인 듯 보이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그만은 깊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 번에 댓글을 폐쇄하고 언론사에게 다 넘겨주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펼쳤던 그만으로서도 네이버의 이같은 조치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죠.

관련 포스트
2007/03/08 포털, 댓글을 버려라

또한 이후 댓글과 관련한 잇단 법정 패소 판결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향후 포털이 댓글을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하려 할 것이란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관련 포스트
2007/05/20 포털, 댓글 사건 패소가 주는 시사점

정치권의 '무뇌아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검색 사업자법'에 따르면 포털은 검색 시스템에 어떠한 손도 대지 말아야 하지만(검색 자동화), 언론사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관련 포스트
2007/05/17 그만이 보는 검색사업자법은 '만드나 마나'
2007/07/20 참 한심한 사람들의 [탄핵의 추억]

포털로서는 사전에 이같은 압박조치를 불러일으킬만한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을 백번 인정하더라도 이같은 정치권의 어이없는 인터넷 여론 재갈 물리기에 대해 당당하고 강경하게 대처하길 바랬습니다. 그래야 무엇이 문제인지, 왜 문제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질테니까 말이죠.

이미 포털은 저작권 및 명예훼손에 대한 위험을 감지했을 때 법원의 판결 없이도 해당 콘텐츠를 셧다운시킬 수 있도록 돼 있으며 이는 '의무조항'처럼 명문화돼 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연예 기사에서 특정인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X파일 등의 문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 아예 문제의 소지가 다분할 경우 댓글을 종종 막아왔습니다.

지금과 같은 사태는 앞으로도 더 많이 일어날 것이고 포털은 기계적인 중립성을 표방하면서 소극적인 운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댓글이나 기타 사용자의 콘텐츠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이고 적극적인 관리 모드에 진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과연 이런 기계적인 운영이 국민들, 또는 정보 소비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주느냐입니다.

'5.18 광주 민주 항쟁' 당시 언론 통제에 의해 민간인들이 말하는 '카더라 통신'을 통해 진실이 전파되는 것을 막았던 권력자들은 다시 한 번 '카더라 통신'을 막을 기회를 잡았다고 보고 있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사례들이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고 권력화된 언론인들 역시 포털의 댓글 폐해에 대해 적극적이니 응원군까지 있겠다, 정치권이 민심에 직접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피곤한 일은 막아야 하겠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왜 앞장서서 포털 규제에 적극적이고 열린우리당(지금은 유명무실하지만)은 소극적인지는 너무나 분명해 보입니다. 나에게 적이냐 아니냐가 중요할 뿐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로 쏟아져 나올 거친 목소리를 받아들일 그릇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그만은 그나마 자유로운 의사표현 도구와 자율 정화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려는 당국자들과 정치권들을 경멸합니다.

최근 포털의 기계적 중립이라는 환상을 좇아 다니는 움직임에는 솔직히 안쓰러운 생각마저 듭니다. 반대로 언론사 사이트의 댓글을 주목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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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8/19 18:26 2007/08/19 18:26

IT는 적과 동침하는 침대?

Column Ring 2007/08/10 01:06 Posted by 그만

[적과의 동침]이란 표현은 몇 가지 구체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1. 특별한 목적 달성을 위한 임시적인 제휴와 협력.
2. 또 다른 적을 상대하기 위한 단기적 협력과 이용.
3. 강한 적을 우군으로 만들어 적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

등이 그것이다.

1번의 경우 MS와 애플 사이의 '맥용 오피스 출시'를 들 수 있다. 이 독특한 모습은 MS의 오피스 시장 확대와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확보라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만일 애플의 맥이 시장에서 점차 사라질 위기라거나 MS 오피스가 시장을 독점하지 못하고 몇 개의 대안 SW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면 이러한 형태의 제휴는 만들어지기 힘들다.

SK컴즈(네이트+라이코스)와 싸이월드, 그리고 이글루스, 이투스, 엠파스, 코난테크놀로지의 다방면의 인수합병은 빅3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거래였다. 엠파스와 코난테크놀로지와의 관계를 제외하고는 서로에게 모두 위협이 되던 존재였다.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관계 역시 이런 경우다. 단숨에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잠식한 아이팟은 삼성전자의 후원없이는 힘들었다. 삼성전자 역시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의 고전에 자존심 상해 하고 있지만 애플이 이 분야에서 잘 나갈수록 수익은 늘어나게 돼 있다.

이 가운데 2번 '또 다른 적을 상대하기 위한 단기적 협력과 이용'은 '적으로써 적을 제압한다'는 의미의 고사 성어인 이이제이(以夷制夷)에 해당된다. 최근 SKT의 LGT에 대한 협력이 예가 될 수 있겠다. LG텔레콤은 최근 SK텔레콤의 휴대전화 무선 인터넷 플랫폼인 ‘T팩’을 공동 사용키로 하고 해외 진출을 위해 서로 협력키로 했다. 견제하려는 대상은 당연히 KTF다. 3G 시장과 결합 서비스 허용으로 막강해지고 있는 KT 그룹의 유무선 통합 사업 추진은 SKT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다음과 엠파스의 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 제휴다. 다음으로서는 TV팟으로 들어오는 유입 경로를 넓히는 효과를 얻었고 엠파스는 검색 품질과 동영상 인덱싱에 대한 대규모 DB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지만 결국 노리는 것은 1등 네이버 견제다. 게다가 1등 네이버가 그동안 다음이 텃밭을 다져놓은 카페와 동영상 UGC 영역을 노리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검색 광고 시장에서 다음의 구글과의 협력도, 또는 네이버와 오버추어의 끈끈한 관계 역시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제휴 협력이다. 모두 분리해 놓고 보면 각자 서로 다 경쟁자들일뿐이다. 야후 메신저와 MSN 메신저의 연동도 역시 AOL 메신저를 상대하기 위한 연합이다. IBM과 썬, 오라클이 오픈소스와 리눅스에 적극 지원하며 나서는 것 역시 MS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최근 신문사들이 각종 신디케이션 모델을 앞세우고 있는 것 역시 포털 진영을 노린 전략이다.

3번에 해당하는 사례로는 소니와 삼성의 제휴 모델을 들 수 있다. LCD 분야의 제휴로 인해 S-LCD를 만들었으며 양사는 같은 부품을 공동 개발 납품받고 있으며 제품은 따로 만들어 경쟁한다. 시장에서는 경쟁하지만 부품 조달 시장에서는 친구다. 아예 합치는 경우도 있다. 어도비가 매크로미디어를 인수한 경우다. 놀랍게도 어도비와 매크로미디어는 그래픽 시장 전반에 걸쳐 서로의 시장을 넘보던 엄청난 경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기술을 합쳐 최근 CS3를 최초의 통합 제품으로 내놓았다. 도대체가 이젠 경쟁자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

비슷한 경우는 오토데스크가 싹쓸이하고 있는 3D 소프트웨어 시장. 오토데스크는 이미 오토CAD를 비롯해 3ds 맥스를 갖고 있었으며 앨리어스의 마야와 3D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하지만 오토데스크는 지난해 앨리어스를 아예 인수해버렸다.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다.

KT의 IPTV 분야에서 KTH를 놔두고 NHN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나 CJ홈쇼핑이 계열사인 엠플을 제끼고 옥션과 제휴한 것은 각 분야 경쟁력을 합쳐 새로운 분야에서의 시장 주도권을 놓치 않으려는 모습도 역시 적과의 동침에 해당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그리고 영원한 1등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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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0 01:06 2007/08/10 01:06

기자 2.0, 기자들은 준비 됐는가.

Column Ring 2007/08/06 00:04 Posted by 그만

기자들 수난시대다.

나름 마이너 매체를 전전하며 기자질 좀 해본 그만으로서는 그동안 기자질이 얼마나 힘들고 고되고 짜증나고 역겨운 짓이었는지를 잘 알고 있다.

반면에 얼마나 명예로우며 영향력이 큰 직업이었는지도 몸소 깨달은 바 있다.

불쑥불쑥 찾아오는 선배 기자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그리고 기자 조직에 편입되면서부터 시작되는 고된 글쓰기를 이겨내고 있는 기자들은 솔직히 존경받을만한 자격이 있다. 그런데 이쯤에서 직업 기자로서의 길을 걸어가려는 초짜 기자부터, 이제 막 기자 어려운 거 알고 글쓰는 데 있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중간급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앞으로 정말 기자질 힘들게 됐다. 이제 어느 언론사에 들어가 언론사의 브랜드를 등에 업고 피하고 숨을 곳이 있었던 때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전문기자라는 타이틀도 조심스럽게 달아야 한다. 또는 어느 분야에 대한 고급 정보를 전달할 때 여러 번 심사숙고할 필요도 있다. 심도 있는 정보와 가치 있는 소식, 그리고 독자와 시청자들이 진정 알아야 할 정보를 가공해 전달할 때 내 이름 석자(네자도 포함)를 부끄럽게 하지 않아야 한다.

타성에 젖어드는 기자들은 특히 이 말을 뼛속 깊이 새기기 바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왜 기자가 되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기자는 프로 정보 전달자.
기자는 블로거와 달라야 한다. 물론 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만큼의 지위와 권위를 갖고 시작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물론 마이너와 메이저 역시 서로 다른 위치에서 시작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자'라는 직업이 주는 권위는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최근 미디어 다음의 새로운 서비스에 눈길이 많이 간다. 과연 이런 기사를 누가 읽을까? 했던 궁금증을 풀어주는 서비스 '이 기사, 누가 봤을까?'란 서비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자라면 자신이 쓴 기사를 과연 누가 봤으며 누가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 궁금해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자신이 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며 은연중에 상처도 받고 기운도 나고 '무플'에 속이 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미디어 다음의 이 서비스는 매우 구체적인 통계치를 보여준다. 1000명 이상이었을 때부터 통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니 오래도록 이 서비스가 붙어있지 않으면 더 좌절이겠다.^^;

이 기사 누가 봤을까? 서비스 소개 [미디어 다음]

최근 더 재미있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기자들은 이미 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지 않고 여전히 신문만 뒤적이는 기자들은 이 서비스를 알지 못할 것이다.

기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기자별 기사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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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미디어 다음에서 '디-워'로 검색했을 때 [000기자의 관련기사보기 | 전체기사보기]라는 링크가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독자들은 왜 이 기자는 이런 기사를 쓸까? 또는 이 기자는 정말 특정 이익만 대변하거나 특정 인사나 단체를 유독 싫어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특정한 분야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도 있고 그 깊이도 탐색해 볼 수 있으니 기업 홍보실이나 홍보대행사 분들도 도움이 좀 되겠다.

정작 기자들은?

이 서비스의 존재 여부만으로 매우 껄끄럽다.

기자 2.0 시대, 기자질 해먹기 힘든 시대?
그만은 이런 서비스가 나올 줄 알았다. 그래서 기자질을 더 못했는지도 모른다. 하핫..^^;

그만이 전문성 없는 분야의 기사쓰기를 요구받았을 때 기자질을 그만두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 이미 이러한 서비스의 등장을 미리 예견해온 바, 그동안의 전문성을 포기하고 엉뚱한 곳의 수준 낮은 기사를 양산할만한 낯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다.

최근 모 업체도 이러한 서비스를 준비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명 '기자 2.0'서비스란다. 기자 이름으로만 기사가 분류되는 서비스. 최근 경력 기자들의 잦은 이동에 따라 명망 높고 특정 분야에 대한 탁월한 이해도를 갖춘 기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서비스라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이야기하면, 대충대충 설렁설렁 확인 취재 없이 대충 쓰는 기자, 또는 드문드문 엉성한 기사 하나씩 올리면서 면피하는 기자들에게는 매우 곤혹스런 서비스가 될 것 같다.

사실 이런 시스템과 인프라에 대한 변화는 일찍이 감지되고 있었다. 다만 조직 안에서 그 흐름을 읽지 못했을 뿐이다. 이런 흐름을 읽은 이들은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이름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기자 2.0의 시대. 기자들에게 지금보다 더 심도 깊고 넓은 분석력과 해설력, 전달력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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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6 00:04 2007/08/06 00:04

사내에서 MBC 스페셜에 방송됐던 미라이 공업의 사례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쉬는 날 많아서 망한 회사는 없다" 프레시안 2007.07.30
시청자 경악? “천국같은 회사도 존재한다!" 마이데일리 2007.07.29
'샐러리맨의 천국' 日 미라이 공업 부산일보 2007.07.28

기자들도 충격을 먹었는지 이 방송을 보고 난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문장 곳곳에서 찬사가 이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전직원 정규직에 정리해고 없이 70세 정년 보장, 3년간 육아 휴직, 5년마다 전 직원 해외여행"이라거나 "오전 8시 30분 출근, 오후 4시 30분 퇴근, 대기업 수준의 연봉에다 연간 140일간의 휴가", 또는 "종이에 이름을 적어 선풍기 바람에 날리거나 볼펜을 넘어뜨려 승진을 시키는 시스템"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사실 이런 시스템이야 누구는 만들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신발 벗고 유리 조각 위에 서보라고 했을 때 누가 서려 하겠는가 지레 겁 먹고 신발을 신고 올라가거나 유리 조각을 피해 걸어갈 것이다. 쉽게 말해 "그러다 망하면?"이란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머릿 속에 갖가지 결과에 대한 추측이 맴돌게 마련인 것이다.

미라이 공업이 우리에게 준 충격은 사실 이러한 환경에서 일궈낸 성과였을 것이다.

40년 전통의 전기설비 제조업체 미라이 공업은 한해 매출 약 2500억원의 중소기업이다. 최근 미라이 공업은 일본의 유수한 대기업인 마쓰시다(래쇼날 전기)을 제치고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이제는 일본 재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됐다. 매년 1만 여건의 직원들의 아이디어도 놀랍지만 채택된 아이디어 대부분이 특허로 등록된다.

방송에 나와 우리의 염장을 질러버린 창업주 야마다 회장의 발언에서 드러나는 그의 경영 철학은 더욱 놀랍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발언이 아닌가.

“인간은 말이 아니기 때문에 채찍이 필요없다”

“직원은 재료가 아니라 인간이야. 그런데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회사가 많아. 그래서 ‘원가 낮춰라 원가 낮춰라’ 그러면서 월급을 낮춰...회사도 힘드니까 월급을 낮추라 그러면 사원들이 좋아서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일할리 없지. 회사가 힘들수록 사원들이 기쁘게 일을 해야 회사가 발전하는 거야. 왜냐하면 회사는 사원들이 만드는 것이니까.”

"막이 오르면 연기는 배우에게 맡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배우는 성장하지 못 하고, 배우가 성장하지 못 하면 연극은 망한다"

다른 CEO들은 어떤 생각으로 직원을 대할까.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체인점으로 성공시킨 하워드 슐츠도 이같은 말을 한다.

Treat people like family and they will be loyal and give their all. Stand by people, and they will stand by you.
사람들을 가족처럼 대하라. 그러면 그들은 당신에게 충실을 다하고 아낌없이 내놓을 것이다. 그들의 힘이 돼줘라. 그러면 그들도 당신을 지지할 것이다.

월마트 창업주 샘월튼도 이같은 말을 한다.

Outstanding leaders go out of their way to boost the self-esteem of their personnel. If people believe in themselves, it's amazing what they can accomplish.
뛰어난 리더는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수고를 감수한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믿을 경우 그 성과는 놀라울 정도가 된다.

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강한 리더십의 우상과 같은 존재인 GE의 잭 웰치는 이들의 직원에 대한 믿음과 애정어린 리더십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다.

Strong managers who make tough decisions to cut jobs provide the only true job security in today's world. Weak managers ar the problem. Weak managers destroy jobs.
일자리를 없애는 힘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호한 책임자야말로 요즘 시대에 진정 일자리를 보호하는 사람이다. 약한 관리자들이 문제다. 약한 관리자들이 일자리를 파괴한다.

발췌 : <카네기부터 스티브잡스까지 CEO 영어를 읽어라>

성공한 자들의 경험담에서 얻을 것은?
어려서부터 읽어온 수많은 위인전, 그리고 성공학 관련 책에 등장하는 대단한 경영자들, 그리고 인생과 사상을 초월한 인물들의 평전들..

누군가는 내 안에 또아리를 틀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내 경험을 되돌아보게 하며 인생의 지침서 같은 말을 해준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결단의 순간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결단으로부터 시작되는 실행은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린다. 결과가 좋게 나오면 과거의 그 결정은 옳다고 여겨진다. 지금 성공한 사람들의 철학은 그래서 성공한 철학이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의 비난과 자책은 결단에서부터 실행에 이르는 각 단계 모두를 후회스럽게 만들기 마련이다.

어쩌면 우리는 되돌아보면서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은 아닐까.

NHN 창업자 이해진 사장은 '꼼꼼한 관리자'다. 그래서 성공했다고 한다.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회장은 '방관적 관리자'다. 그래서 성공했다고 한다. 일본 아사히맥주의 전 회장 히구치 히로타로는 틈날 때마다 직원들을 붙잡고 “무슨 곤란한 일은 없는가?”하고 물어 보았다고 한다. 스티브잡스는 애플이 기업공개를 하자 가장 오랜 직원이 스탁옵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수수방관했다. 그의 충성심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 직원은 결국 퇴사했지만 나중에 애플로 복귀했다.

앞에서 살펴본 GE의 잭월치와 월마트 샘 월튼은 최근들어 '지나친 압박 경영', '충성심만을 강요한 독재 경영'의 표상으로 인지되기도 한다. 특히 월마트 샘 월튼은 무노조주의로 노동계에서는 악명이 높은 사람 가운데 하나다.

이들 모두의 철학을 꿰뚫는 무언가가 보이는가? 솔직히 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성공은 많은 것을 덮어준다. 그들은 성공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결정과 실행과정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실패한 경영자에게 철학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욕할 수는 없다. 단지 그들은 '운이 없어서'였을 수도 있으니까.

오늘 태그스토리 우병헌 사장은 말한다. "도박(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을 해서 크게 따는 것은 가장 좋은 일이며, 도박을 해서 몽땅 잃는 것은 그 다음이며, 도박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일이다."

뭔가를 시작하고 나서 이야기해보자는 이야기다. 시도하지 않은 채로 섣부른 예측을 할 필요가 없다. 미라이 공업 야마다 회장 처럼 해볼 수도 있고 GE 잭 웰치 처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해보자. 누가 알겠는가. 성공하고 나면 정말 좋은 철학을 우리가 지금 만들어 공유했었노라고 말할 날이 올지. ^^

'미라이 쇼크'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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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1 00:23 2007/07/31 00:23

거짓말과 피노키오 효과

Column Ring 2007/07/29 11:53 Posted by 그만

거짓말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누구는 학력을 속이고 누구는 자신없는 자신이 진실하다고 속인다. 누구는 자신의 연구 결과가 확실하다고 속이며 누구는 싫어하는 상대를 믿는다고 속인다.

속이기와 거짓말은 그 의미상 조금 다른 의미이지만 일단 자신의 마음 속에서 나오는 진실된 이야기와 반응을 바깥으로 드러낼 때 그 반대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

옆집 아주머니와 마주쳤을 때,

"안녕하세요"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며 우리는 말한다.

하지만 진실된 마음은,

"이런, 귀찮게 마주쳤군요. 아줌마는 내가 지나갈 때 좀 안보일 수 없나요? 당신처럼 흐리멍텅한 표정은 싫거든요"라는 마음이었다면?
 
마음 속 진실된 이야기가 바깥으로 드러날 때는 우리 몸 속에서 일정한 패턴의 반응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거짓말 탐지기는 사람의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행동과 말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는 가정과 일정한 실험 결과를 통해 발견한 패턴을 놓고 공식을 만들어 거짓말 가능성을 퍼센트로 표현해준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반응한다. 피노키오 효과
<보디 랭귀지>라는 책은 거짓말을 알아내는 기술 가운데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사람들이 코를 만질 때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상대방의 거짓말을 눈치채기 쉬워진다고 말한다.

시카고에 있는 후각과 미각 치료 및 조사 재단의 과학자들은 거짓말을 하면 카테콜아민이라는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코 속의 조직을 팽창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몸속의 혈액 흐름을 볼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혈압이 상승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런 과학 기술을 통해 거짓말을 하면 실제로 인간의 코가 팽창한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를 '피노키오 효과'라고 부른다. 상승한 혈압은 코를 팽창하게 만들고 코 끝의 신경 조직을 가렵게 만들기 때문에 간지러움을 해소하기 위해 손으로 코를 만지는 몸짓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보디 랭귀지> 151, 152p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 내용을 보면서 앞으로 사람들이 말할 때 코를 만지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 같다.

물론 대중연설이나 매우 더운 날, 그리고 긴장되는 비즈니스 대화에서의 코를 만지는 행위는 몇 가지 상황적인 이유가 덧붙여지므로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적어도 이런 행동이 면접을 볼 때, 또는 언론인 인터뷰 중간에, 또는 상사와의 대화에서 발견될 때는 이 사람이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대화중 상대방이 입을 가리는 듯한 시늉을 하거나 코를 자주 만지고, 상대방의 눈을 피하고, 눈을 문지르거나 눈곱을 떼는 듯한 행동을 할 때는 거의 백발백중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상대방을 신뢰하고 있을 때는 이 모든 무의식적인 행동을 발견할 확률이 낮아진다. 신뢰하는 상대방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이 진실된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찾을 수 있는 상대방의 거짓말을 암시하는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특수 카메라를 통한 조사에 의하면 남자의 경우 거짓말을 하면 혈액의 흐름으로 인해 성기 역시 팽창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빌 클린턴의 증언을 듣던 대배심원단은 그의 말을 듣지 말고 차라리 그의 바지를 벗겨보는 것이 판단을 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보디 랭귀지> 152p
이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 대배심원단 가운데 매력적인 여성이 있다면 부끄러운 사태가 발생할지도..ㅋㅋ..(웃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 한 마디의 패러독스 "나는 언제나 거짓말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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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9 11:53 2007/07/29 11:53

대학 때 사회과학 관련 학과를 전공했지만 솔직히 그 수많은 이론이 머릿속에 뚜렷이 남아 있지는 않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이론이 하나 있다. '심리학 개론' 과목에서 교과서에 등장했던 동기-균형이론의 3각형. 그리고 인지부조화 이론. 사람과의 관계, 또는 사회적 대상과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 이보다 명쾌한 설명은 없었다. 더불어 자기지각이론도 재미있다.

다음의 그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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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A]가 사이가 안 좋은 경우가 있다. 그런데 [A]와 [B]가 사이가 좋다. 그렇다면 [나]와 [B]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인지부조화이론에 따르면 [나]는 인지조화 상태인 [+]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A]와 [B]가 사이가 좋은 것을 인지하는 순간 [B]에 대한 태도를 [-]로 결정한다.

또는 반대로 [A]와 [B]가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B]와의 관계가 [+]로 돌아서게 된다.

하지만 [A]에 대한 지각을 보류하게 되면 [A]와 [B]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B]에 대한 태도 역시 보류하는 상황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재미 있는 것은 이 세 관계를 곱셉을 해보면 된다. [-][-][+]는 결국 [+]가된다. 셋 모두 [+]일 경우 [+]가 된다. 만일 하나만 [-]인 경우 사람들은 인지부조화에 빠진다는 것이다.

친구관계, 또는 연인관계, 또는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았을 때의 태도 등에 이 이론을 접목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좋아하는 친구는 나와 친해지기 쉽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싫어하는 친구와는 손쉽게 친구가 되기 힘들다.

이 이론에는 몇 가지 함정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고 최근에는 자신의 이미 저지른 행동이나 지각에 대한 합리화를 통해 대상에 대한 인지를 판단하게 된다는 '자기지각이론'이 더 설득력 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두가지 이론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모순된 심리를 설명하는 기재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탈레반과 개신교, 탈레반과 우리 국민
최근 개신교에 대한 적대감이 오히려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레반에 대한 이상한 호감을 만드는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일단 [나]는 [개신교]에 대한 관계 설정을 이미 [-]로 하고 있으며 [개신교]신자들이 선교봉사활동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가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 관계를 형성했다. 이 때 둘 모두가 싫다는 식으로 접근하기 힘들어진다. 인지부조화이론에 따르면 [나]는 이 둘의 관계가 [-]임을 인지하는 순간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태도를 [+]로 설정하게 되는 심리적 갈등을 겪어나간다.

이런 과정 속에 개신교 선교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비난과 함께 [탈레반] 무장세력의 행동에 대한 합리화를 내심 굳혀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과 사회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다시 [나]는 [우리나라 국민]과의 관계 설정은 [+]로 해놓았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태도는 [-]여야 맞다.

동시에 대상이 여러 의미로 해석되면서 인지부조화는 그 속에서 다시 부조화를 겪게 되고 사람들은 판단력을 상실하게 된다. 복잡한 세상이다. 그만큼 분명한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모순에 빠지고 인지부조화에 허덕이게 된다.

다변화된 민주주의 국가 국민으로 살면서 겪어야 하는 불편함이다.

예전에는 [빨갱이]와 적성국가인 [북한]을 동일시하며 싫어했으나 지금은 [북한]은 여러 대상으로 쪼개지게 된다. 그리고 [빨갱이]라 불리던 사람들도 '진보'나 '개혁' 등의 이름으로 쪼개진 대상으로 우리 앞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언론, 기업, 그리고 블로고스피어
인지부조화이론은 현대 마케팅 이론의 토대가 된 이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체, 또는 자주 접하고 긍정적으로 신뢰하는 매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전제척인 관계 설정을 [+]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만일 내가 본 영화가 재미있는지 또는 없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블로고스피어에서 그 영황에 대해 [+]의 신호를 보이게 되면 설령 내가 그 영황에 대해 약간의 [-] 태도를 보이고 있었어도 [+]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요즘 언론에 대해 많은 블로거들이 [-]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입장에 있는 블로거와 [+]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는 블로고스피어라는 독특한 사회적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심리적 배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나]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부정적[-]으로 다루는 대상에 대해 [-]의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블로고스피어에서 긍정적[+]으로 다루는 대상에 대해서는 [+]의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들이 왜 블로고스피어에 관심을 갖는지를 설명해주는 기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자기지각이론' 역시 비슷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일단 블로거들 사이에서 언론을 [-] 관계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포스트와 댓글, 그리고 갖가지 사례를 집요하게 찾아내는 경우다. 이는 자칫 맹목적인 언론 불신과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추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대상이 기업이어도 비슷하다.

종말론 신자들이 자신들이 예언한 종말이 오지 않아도 종말론 신도로 남아서 더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경우 특이한 심리적 관성을 보이는데 이 같은 현상을 인지부조화이론에서나 자기지각이론 역시 다른 방향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결국 [나]의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인지부조화'에 따른 '조화화 과정'을 거치거나 자기 모순에 대한 부정과 함께 집착에 이르는 자기의 행동을 끊임없이 합리화시키려는 자기지각이론의 패턴을 따르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은 상식선에서 희한하게도 고집을 피우며 잘못된 행동을 지속하는 사람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주체를 언론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만일 언론이 블로고스피어와 [-]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경우 블로고스피어에서 떠드는 이야기를 무시하거나 애써 다른 표현으로 에둘러 부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독자들 역시 언론과 블로고스피어의 관계를 보면서 둘의 관계를 [-]로 인지하게 되는 경우 어느 한 쪽에 대한 태도를 [-]로 설정하거나 둘 모두에 대한 태도를 불분명하게 가져가게 될 경우가 생길 것이다.

모든 관계가 [+]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정말 복잡한 세상에 내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할 대상들이 너무나 다양해지고 있다.

*** 2007-7-27 추가

댓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림이 하이거의 균형이론에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인데요. 맞습니다. ^^ 설명을 돕기 위해 차용했습니다. 혹시 '학문을 제멋대로 설명한다'고 할까봐.. ^^ 글에 대한 보충 설명을 달겠습니다.

혹시라도 균형이론과 인지부조화이론 등이 설명하는 인지일관성이론에 대해 개략적으로 이해하시려면 다음의 포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동기-균형이론, 인지부조화이론

kosy
2007/07/27 11:27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만님께서 사용하신 삼각형은 인지부조화 이론이기 보다는
균형 이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둘 다 인지적 일관성에 관한 이론이긴 하지만요...

어쩌면 그만 님께서는 균형이론을 인지부조화 이론의 관점에서 해석하셨는데 제가 잘 이해를 못 한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BlogIcon 그만 2007/07/27 13:45  

    부연 설명이 부족했네요. 맞습니다. 균형이론을 설명할 때 나오는 그림인데요. 이 그림을 차용했습니다. 인지부조화이론의 '태도 변화 흐름'에 주목했기 때문에 균형이론에서 말하는 3각형 모델을 차용했습니다. 인지부조화이론을 설명할 때 주체와 대상을 보여주는 3각형을 그려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균형이론에 대해 크게 구분하지 않았구요. 제가 이론을 해석하고 말고 할 능력은 없지만 제가 이해하는 수준으로 현실적인 인지와 태도에 대한 모순을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이해해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틀린 점이 있는지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균형 이론에서는 3각의 모델 전부를 객체로 놓고 해석하는데 저는 그중 하나를 주체(즉, 나)로 놓고 나머지 두 객체(대상)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를 설명했습니다.

    균형 이론은 3각형이 서로 화살표 방향을 갖고 있죠... 그래서 솔직히 더 설명하면 너무 복잡해질 것 같아서 인지부조화이론에 끼워맞추기 위해 한 꼭지점을 '주체'로 설정했습니다. ^^; 뭐 제가 학자는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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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7 03:17 2007/07/27 03:17

탄핵발의와 헌재의 기각 결정이 우리 사회에 던져준 것은 무엇이 있을까?

특히 신문법과 검색사업자법에 대한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무엇을 깨달았을까.

1. 민의는 정치권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더라.
2. 대의정치 시대가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민중이 직접 참견한다.
3. 인터넷을 막아야 한다. 특히 포털은 규제대상 1호다.
4. 누구나 논평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5. 우리를 비호하는 언론사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지난 19일 김영선 의원이 드디어 검색사업자법안과 신문법 개정안을 19일 발의했다.

김영선 의원 '검색서비스사업자법' 발의[머니투데이]

정말 훌륭한(?) 비호세력들이 이 법을 옹호하고 나설 것이다.

뉴스 50% 배치라던지, 수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토할 것만 같다.

인터넷기타간행물 등으로 포털을 지정해 논평을 금지시킨다던지 하는 꼬락서니가 영락없이 꼼수 정치꾼이다. 쯧쯧.

관련 포스트 :
2007/05/20 포털, 댓글 사건 패소가 주는 시사점
2007/05/17 그만이 보는 검색사업자법은 '만드나 마나'
2006/09/30 포털과 언론, 정치권 '어떻게 싸울까'
2006/09/01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몇 가지-2

보도자료 원문 보기

more..


웃기는 것은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지들이 만들어 놓고 지지를 표명하는 꼴은.. 거의 ㅌㅌㅌ 수준이군..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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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0 10:51 2007/07/20 10:51

기업이 블로그에 주목하는 이유

Column Ring 2007/07/16 14:25 Posted by 그만
이 글은 세이하쿠님의 블로그마케팅은 한국의 블로고스피어와 파워블로거를 외면하게 될 것** [Blog Marketing bible] 이란 포스트의 트랙백 용도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세이하쿠님의 전반적인 블로그마케팅에 있어서 파워블로거나 블로고스피어의 헛된 기대감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읽으면서 몇가지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1. 블로거와 일반 네티즌은 다른가.
블로거와 일반 네티즌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정체성? 또는 사용 숙련도? 이야기를 잠깐 돌려 네티즌과 국민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또는 네티즌과 기업 사용자를 가르는 기준은요?

블로거란 단순히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 정도로 광의의 의미로 생각해본다면 세이하쿠님의 모든 전제는 무너집니다. 이땅의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 최소한 계정을 만들어 보고 블로그 글을 읽어 본 사람, 또는 블로그 글을 적어본 사람의 수는 네티즌의 80%가 넘습니다. 일단 절대 다수인 이들에 기업들이 무엇을 기대할까요.

2. 창작자로서의 블로거.
기업들이 창작자로서의 블로그에게만 관심을 두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자신의 의견이나 주관을 나타내는 블로거를 창작형 블로거로 정의내린다면 기업들은 이들 외에도 펌질형 블로거, 소직소식 전달형 블로거에게도 관심이 있습니다. 기업들은 또한 검색 등을 통한 블로그 독자들에게 더 관심이 있는 것이겠죠. 기업들이 창작형 블로거에게만 관심이 있다는 전제는 잘못됐습니다.

3. 대중매체가 아닌 블로고스피어.
블로고스피어의 파워블로거라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는 독자가 몇 명일까요? 그리고 그 블로그에 몰입하는 충성도 높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불과 1천명의 독자를 거느린 입김 센 블로거도 있을 것이고 하루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독자들을 유입시키는 블로거도 있겠지만 하루 수백만명이 같은 글을 읽을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웹은 기억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 어떤 방향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기업에 위협이 될지 모를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블로그 포스트가 생산된다고 했을 때 기업 입장에서 이 것을 관리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위기 관리에 속하는 부분이지요.

언론을 관리하는 기업들의 입장은 이와 비슷합니다.

4. 광고 매체로서의 블로그.
기업들이 블로거에게 광고를 한다는 것은 어차피 위험한 발상입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디어는 직접 광고를 의식적으로 꺼려하고 있으며 웹에 있어서는 더욱 직접 광고 형태가 지양되고 있습니다.

이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에 의해서 광고가 집행되는 네트워크 구조를 갖기 시작했다는 말이며 마케팅은 이러한 간접 네트워크를 통해 광고를 집행합니다. 그래서 미디어랩사가 등장하고 광고 집행 대행 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광고 하나로 블로거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지극히 기업 마케팅 실무자의 환상에 불과합니다.

5. 플랫폼을 향한 마케팅.
웹이 등장했을 때 웹에 그림을 올려 놓고 광고한다는 것. 그리고 게시판에 이벤트를 붙여 놓고 사람들에게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미친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입소문 마케팅도 활발합니다. 포털을 대상으로 검색 마케팅도 역시 활발하죠. 처음에는 다들 미친짓이었죠. 하지만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의 눈길이 머물고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콘텐츠에는 기업들이 마케팅을 어떤 형태로든 구사할 것은 당연합니다.

블로고스피어의 힘은 막강한 다량의 생산성입니다. 순수 창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펌질과 인용 등의 방법이 무차별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순식간의 파급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블로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검색되는 대상', '인용되는 대상', '평가하는 주체', '구독되는 매체'로서의 의미로 블로그는 기업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난 수많은 기업 마케팅 담당자와 홍보 담당자들은 모두 블로그에 관심이 많으며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블로거들이 '빅마우스'로서가 아닌 '검색되는 대상'이란 점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개인 블로거에 대한 주목 여부는 나중 일입니다.

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각 기업의 위치와 규모, 인지도, 그리고 이슈와의 연관성에 의해 그 대응방법은 달라질 것입니다.

블로고스피어와 파워블로거(라고 칭하는 사람들)에 대한 외면이라뇨. 제가 느끼는 바와 너무 다른 이야기를 하시는군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현재는 블로그의 포스트가 대량으로 퍼져 있을 뿐이지만 조만간 집중도 있고 품질 높은 블로그 미디어의 출현이 있다면 기존 미디어와 역할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이 때는 기업들이 이들을 외면할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게 됩니다.

결국 기업들은 단순한 ROI 차원의 마케팅 수단으로 블로그를 이용하든, 아니면 MPR로서 블로그를 이용하든, 또는 위기 관리 차원에서 부적절한 발언의 차단 대상으로 주목하든 기업들은 블로그에 관심이 있습니다.

** 세이하쿠님이 반론을 보내주셨습니다. 확인해주세요.
[반론:세이하쿠] 기업이 블로그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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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7/16 14:25 2007/07/16 14:25

지난 4월 벨기에 언론사의 의미심장한 실험이 알려지면서 국내 언론계가 주목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벨기에의 일간지 ‘드티드’(De Tijd)가 전자종이를 이용해 신문 그대로의 레이아웃과 콘텐츠를 200명의 독자들에게 배달하는 실험이었죠.

5월에는 국내에서 LG필립스LCD가 A4크기(14.1인치)의 4096색을 표현할 수 있는 전자종이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올해 미국 신문편집인협회 총회에서 MS 빌게이츠 회장도 '온스크린 리더(onscreen reader)'를 뉴욕타임즈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렸습니다.

미국 인터내셔널 헤럴르 트리뷴 역시 아이렉스 일리아드(iRex iliad) 단말기에 지면을 서비스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도 오래전부터 들려오던 소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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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종이, 진짜 종이와 닮았다.
앞에서 등장하는 '전자종이' 기술은 대부분 미국의 E-Ink(E잉크)사의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디스플레이 형태가 마치 종이에 인쇄한 듯한 모습으로 '발광'이나 '형광' 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전자소자들의 재배열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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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전력 소모가 극히 적습니다. 소자들이 재배열될 때만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이 기술을 응용한 제품으로 책이나 신문 등의 인쇄물을 보면 눈이 편안합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백라이트' 기능 조차 없기 때문에 당연히 보이지 않는 단점까지 '종이'와 비슷합니다.

또한 이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휘어질 수 있어서 마치 두루마리처럼 감을 수도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디스플레이에 정보를 뿌려주기 위해 기판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휘어지는 기판'이 상용화되어 있지 않아서 디스플레이는 휘어져도 다른 부품은 딱딱한 케이스에 담아야 합니다.

신문, 전자종이에 '편집된 종이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이 기술은 우선 인쇄 매체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물론 눈이 부시고 반사가 심한 LCD 디스플레이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현대인에게 적당한 매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의 꿈이 곧 현실화될 것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죠.

만일 신문 레이아웃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면 종이로 배달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자책 형태로 24시간 단위로 업데이트 파일만 독자들에게 보내주면 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기본적으로 전자책은 저작권보호장치인 DRM을 갖추고 있어서 인터넷에서 저작권 침해에 시달려 온 언론사들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매체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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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곧 진보될 것이고 4096색이 아니라 풀컬러가 구현되고 화면도 타블로이드 정도로 확대시키는 기술이 곧 상용화된다면 종이 신문을 찍어내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언론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 조건이죠.

'컨버팅' 과정에서 레이아웃과 내용 손실이 없다는 점 역시 '게이트키핑'과 '의제설정'을 기반으로 한 언론사 영향력을 유지시켜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갖게 됩니다.

매체에 따른 콘텐츠 변화, 좀더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전자종이라고 해서 종이 그 자체를 전자화 해서 단말기로 뿌려준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최근 국내에 E-Ink사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전자책 단말기가 소개됐습니다. 네오럭스의 NUUT(누트)라는 제품인데요. 7월 말이나 8월 초쯤 약 3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제품은 6인치 제품으로 아이렉스 일리아드(iRex Iliad)소니 리더(Sony-Reader)와 비슷한 제품입니다. PDA보다 화면도 크고 텍스트를 읽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졌으며 내장메모리와 외장메모리(SD카드)를 활용할 경우 수천권의 책을 저장해 놓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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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CES2007에서 시제품으로 선보인 아이리버의 Book2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자책 단말기로는 국내 첫 상용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력 소모는 하루종일 페이지를 넘기는 일만 하지 않는다면 일주일 정도 충전없이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전자종이의 전력 소모는 대기시간이 아닌 몇 페이지를 볼 수 있느냐로 따지는데 보통 7500페이지를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4색 그레이를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했기 때문에 만화책이나 일반 텍스트에 최적화돼 있는 대신 사진을 세밀하게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또한 동영상 기능 등은 아예 배제돼 있죠.

물론 MP3 파일을 담아서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며 텍스트에 하이퍼링크 등을 활용해 어학학습이 가능한 정도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전자 책' 용도에 맞는 제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단말기의 크기가 타블로이드판 정도로 커지고 총천연색을 표현한다고 해도 전자 책에 맞도록 '목차'와 '링크' 등을 활용한 정보 기능 역시 추후 전자종이에 꼭 필요한 기능이 될 것입니다.

단말기, 즉 종이에서 전자종이로 바뀌는 과정에서 단순히 신문 레이아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자종이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전자종이가 구태여 지금의 신문크기까지 커질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죠. 가방에 넣고 다니기 편한 정도의 크기라면 A4 사이즈가 적당할텐데 이 크기에 맞도록 편집을 다시 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용량이 확대되어 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겠죠. 어려운 용어에 하이퍼텍스트를 제공한다거나 번역기를 제공한다거나, 시사 상식 처럼 간단한 문제나 일일 회화 공부 콘텐츠를 구성하는 등의 콘텐츠 배치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단순히 전자종이가 '종이'의 대체물이 아니라 '새로운 매체'로 인식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 PC에서 편리하게 PDF 파일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신문사들이 PDF의 풍부한 기능을 모두 배제한 채 단순히 종이 그 자체를 파일로 바꾸는 작업만 해 두었기 때문에 PDF 파일이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매체인 전자종이가 '종이'를 닮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나 그 자체는 또 다른 스토리텔링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누가 압니까. 전자종이가 실용화 되었을 때 정작 독자들은 신문 구독보다 블로그 글을 담아다니는 RSS 구독기로  활용될지..

** 이 글은 스마트플레이스블로터에 동시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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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7/12 01:08 2007/07/12 01:08
오늘은 간단한 문제 하나를 내보겠습니다.

얼마 전 LG필립스가 세계최초로 14.1인치 크기의 컬러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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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표에 이어 다음과 같은 기사들이 등장했었죠.

그런데 내용이야 보도자료를 근간으로 해서 크게 틀린 것은 없지만 제목들이 문제가 있습니다. 자,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요?

세계 최초 컬러 전자종이 개발 내일신문 경제 | 2007.05.14
컬러 플렉시블 전자종이 나왔다 디지털타임스 IT/과학 | 2007.05.14
LG필립스 컬러 전자종이 세계 첫 개발 서울신문 경제 | 2007.05.14
구부릴수 있는 '컬러 전자종이' 개발 서울경제 IT/과학 | 2007.05.13
LPL, 세계 최초 A4 크기 컬러 전자종이 개발 뉴시스 IT/과학 | 2007.05.13
LPL, 세계 첫 14.1" 컬러 전자종이 개발 EBN 경제, 전문지 | 2007.05.13
LPL, 세계최초 `휘어지는` 컬러 전자종이 개발 이데일리 IT/과학 | 2007.05.13

늘 그렇지만 가장 주의해서 볼 것은 '정말 세계 최초냐?'와 '어떤 점에서 최초냐'에 초점을 맞춰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답은.. 위에서 보이는 제목 가운데 'A4 크기' 또는 14.1인치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은 채 '최초'라는 말이 붙으면 틀린 제목이 됩니다.

사실상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 원본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LG필립스LCD] LG.Philips LCD, 세계 최초 A4 용지 크기 '컬러 플렉시블 전자종이' 개발 연합뉴스

이 전자종이 솔루션은 미국 E-Ink(E잉크)사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므로 당연히 구부릴 수 있는 제품입니다.

따라서 뉴시스와 EBN만 제목이 제대로 붙은 것입니다. 특히 '세계 최초 컬러 전자종이 개발' 같은 제목은 정말 잘못된 제목입니다. 또는 '구부릴 수 있는'이 붙은 것도 크게 잘못됐다기 보다는 이미 그런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므로 새로운 소식 답지 않은 제목이라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더구나 '세계최초 휘어지는 컬러 전자종이 개발'은 완벽히 틀린 제목이겠죠.

다음의 사진을 보시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구머니나, 컬러 전자종이가 이미 있었군요. 이 내용은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eink.com/press/releases/pr86.html

간단히 말씀드리면 2005년 10월 18일에 E잉크사가 해상도 400x300픽셀, 그리고 6인치 제품을 만들어 선보인 것이었죠. 이 제품 역시 4096색(12비트 컬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구부리는 제품이요? 역시 E잉크사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선보였습니다.



재미있는 제품이죠?

따라서 구부러지고, 컬러로 표현할 수 있는 전자종이는 이미 있습니다. LG필립스LCD는 이러한 기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상도를 높였고 크기를 14.1인치로 확대한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크기'와 '해상도'가 최초의 작품이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기사에서, 특히 제목에서는 '최초', 또는 '최대', '최고', '유일' 등의 최상위 표현은 자제해야 합니다. 의외로 알아보면 '최초'가 붙어있어야 할 곳에 붙어 있지 않는 경우가 생기니까 말이죠.

예를 들어 블로그 서비스 가운데 '이글루스'는 '최초의 전문 블로그 서비스'라는 수식을 사용하고 '네이버'는 '한미르'는 포털 가운데 최초의 블로그 서비스'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가끔 이것저것 다 빼버리고 '국내 최초의 블로그 서비스는 000'라며 이 두 회사를 언급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당연히 이들 서비스는 국내 최초의 블로그 서비스가 아닙니다.

2006/05/18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그대에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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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7/11 00:05 2007/07/11 00:05

현재 32비트 체계인 인터넷 주소 체계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6 14, 15일 양일간 개최된 글로벌 IPv6 서밋 코리아 2007’ 행사에 참석한 라티프 라디드 IPv6 포럼 의장은 현재의 인터넷 주소 체계(IPv4)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 역시 IPv4 방식의 인터넷 주소는 현재 19% 정도만 남아 있으며 이마저도 2009년이면 주소가 고갈되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IPv6 인터넷 주소체계를 조속히 도입 확산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IPv6 서밋 코리아 2007’에서는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각국의 새로운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 준비상황이 논의됐으며 각종 IPv6 호환 장비들이 전시됐다.

 

IPv6 도입 선택이 아닌 필수

2000년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연도를 두 자리 수로 표시하던 컴퓨터 시스템이 대거 오류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됐다. 이른바 ‘Y2K 오류 2000년에 임박하면서 등장했던 다양한 사회적 종교적 아노미 현상을 컴퓨터에 의존한 정보통신업계에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우려는 닷컴 버블과 비약적인 하드웨어 장비 판매 증가에 일조하기도 했다. 물론 Y2K는 예상과 달리 조용하게 지나갔다.


2000
년이 지나고 정보통신 업계는 폭발적인 정보 증가로 인해 도메인 부족 현상에 따른 2차 도메인 보급이 발빠르게 진행됐으며 우려만큼 대혼란은 아직 없었다. 따라서 IPv4체계에서 IPv6체계로의 전환 역시 이러한 경험들 때문인지 업계와 일반 사용자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는 문제가 돼 버렸다.


하지만 IPv6로의 전환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한다. 라티프 라디드 IPv6 포럼 의장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넷에서 이전 주소체계(IPv4)에선 개인이 개인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사업자, 이를테면 유튜브를 통해야 했지만 IPv6를 도입하면 개인이 유튜브가 되어 직접 정보,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IPv4가 가진 주소 자원이 고갈될 것이란 우려 외에 IPv6로 얻어지는 정보통신 미디어 업계의 전체 구도가 바뀔 수 있음을 이야기한 것이다.


IPv4
체계는 192.128.100.123 처럼 구두점(.)으로 구분된 3자리 숫자 4개 묶음을 기본 단위로 2 32제곱의 조합이 가능하다. 이는 약 43억개의 주소이며 이중 한국에 배정돼 있는 수는 약 3400만 개 정도이다. 2004년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이들 전체 인터넷 주소 가운데 약 40% 가량이 남아 있었으나 2007년 현재 19% 이하로 급격히 남은 주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1994 IETF가 표준으로 채택한 IPv6체계로 바꾸면 2 128제곱의 조합이 기능하기 때문에 지구상 대부분의 육상 면적에 각각 다른 IP주소를 할당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람 주변의 모든 전자 장비에 IP주소를 할당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며 이는 모든 곳에 컴퓨터가 존재하는 가상의 유비쿼터스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IPv6로의 체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IPv6
의 주소 체계는
2001:0db8:85a3:08d3:1319:8a2e:0370:7334 처럼 16진수 사용되는 8묶음을 만들어 사용할 있다.


매우
기술적인 이야기로 들리지만 IPv6 도입되면 냉장고, TV, 가스레인지 가전은 물론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DMB수신기, 휴대폰 모든 기기에 IP주소를 할당해 기기를 식별하고 위치를 확인할 있게 된다. 결국 IPv6 도입은 이른바 유비쿼터스 세상으로 가는 걸음이라고 있다.

 

모든 곳에 인터넷 주소 할당(All-IP), 미디어 인프라 대변혁 예고

IPv6로의 이전이 완료가 되면 인터넷 주소가 모든 곳에 존재하게 된다. 또한 고정된 하드웨어에 인터넷 주소를 할당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동하는 기기에 인터넷 주소를 할당하는 세분화가 이뤄지게 되면 인터넷은 새로운 차원으로의 변신이 가능해진다.


라디드 IPv6 포럼 의장이 말한 개인이 유튜브가 되어 직접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바로 이러한 환경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IPv4
가 현재의 거대한 브로드캐스트(방송)의 역할을 설정해 고안된 구조라면 IPv6는 모바일 개별 콘텐츠 유통, P2P 멀티캐스트를 상정해 고안된 것으로 전송 방식 자체가 효율적이고 매우 독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주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은 물론 전송방식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접속 환경이 빨라지고 전송 주체와 대상이 명확해지는 장점이 있다. 또한 IP주소를 가진 기기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인터넷 접속 및 타 기기로의 연결과 제어가 손쉬워진다.


이는 미디어 개념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IPTV가 모든 TV의 인터넷 접속을 가정한 채 발전되고 있으며 휴대폰에는 기본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기능이 탑재돼 나오고 있다. IPv6가 보급되기 시작하면 기존의 서버에서 클라이언트로 정보가 전송되는 방식이 붕괴되고 선으로 연결하는 방식 역시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무선으로 연결하게 됨으로써 모든 기기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진다는 것에서 벗어나 아예 모든 기기에서 정보가 전송될 수 있게 된다.


이는 예전보다 손쉬운 개인 멀티미디어 방송국의 출현이 가능해지고 개인간 통신이 명확해지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다.


지금은 특정 사업자의 서버에 자신의 정보를 올려 놓고 도메인을 임대 받아 이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매개 전송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IPv6는 개인이 곧 서버를 여러 대 운용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부여해줄 것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에도 IP 주소가 할당돼 있고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에도 IP주소가 할당돼 있다면 이 두 기기는 서로의 IP주소만 찾아 보안 설정을 하고 나면 불필요한 중간 매개 과정 없이도 서로 제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냉장고에서 추가로 필요한 식료품을 설정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상점 주문 단말기에 주문 정보를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IP주소와 위성항법장비가 정보를 주고 받게 된다면 오차율 없는 지리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종자 수색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와이브로 등 무선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보급됨에 따라 휴대폰은 달리는 차 안에서, 혹은 한 꼭데기에서 실시간 인터넷 방송 장비로 둔갑할 수도 있으며 이는 진정한 개인 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해줄 중요한 기술적 배경이 될 것이다.


IPv6
의 경우 인증과 보안에 대한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므로 개인간 통신이 좀더 안전해질 수 있다. 개념적으로는 휴대폰으로 블로깅을 하고 개인간 중고상품을 팔면서 개인이 상품을 설명하는 홈쇼핑 방송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국내 IPv6 전환 시기 예측 빗나가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IPv4 주소체계에 의존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시스템 등은 한꺼번에 업그레이드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새로운 주소 체계와 기존의 주소 체계가 혼용되는 시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며 이 중복 운용 시기가 예상보다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IPv6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업체들의 장비 교체 및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한 필요성이 제대로 확산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는 Y2K 때의 정서적 불안감이 오히려 문제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는 해석보다 공연히 호들갑을 떨었다는 푸념이 더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IPv6 서밋 코리아 2007 행사에 참석자는 물론 정책 입안자, 관련 업계와 학계는 우리나라의 IPv6로의 전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도 좀더 서둘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정보통신부는 2003 9월에 발표한 ‘IPv6 보급 촉진계획에서 오는 2010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서 All IP 망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IPv6를 확대 적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까지 2단계에서 예상된 백본망, 액세스망, 단말기에 IPv4·IPv6 듀얼 스택을 도입하고, 대부분의 상용서비스에 IPv6를 도입하리란 예측이 상당 부분 빗나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따라서 마지막 3단계가 완료되는 2010년 모든 백본망, 액세스망, 단말기에 IPv6만을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그리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계획대로라면 2013년까지 국내 모든 상용통신망이 IPv6체계로 바뀌어야 하지만 그 전에 이미 주소가 고갈되어 혼란이 야기될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인터넷 주소가 고갈되는 순간 일반 사용자들은 그다지 크게 느끼지 않겠지만 인터넷 사업자는 물론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주소 자원을 할당 받거나 이전 받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소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근본적인 인터넷 강국의 지위를 고수하려는 한국의 차세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인터넷 주소 자원 고갈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향후 유비쿼터스 환경에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반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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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미래> 7월호 기획의 일부분으로 기고한 것이므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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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9 10:57 2007/07/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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