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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포털 댓글 통제하라 판결

Ring Idea 2009/04/17 10:00 Posted by 그만
대법원이 세기의 판단을 내렸다.

"통제 가능하면 어떤 유저의 글이든 포털이 맘대로(?) 삭제해도 된다" 왜냐 하면 포털은 언론이니까!

아래 좀 긴 대법원의 판결을 짧게 정리하면 요점은 이렇다.

- 언론사가 보낸 오보나 명예훼손성 기사에 대해 포털은 공동 책임을 진다.
-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삭제를 요청치 않아도 명예훼손성 기사라고 판단되면 포털이 자의적으로 지울 수 있다.
- 이후에 올라오는 글도 막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예전에 우려감을 나타낸 글을 그대로 소개하면서 대신한다. 포털에게 쌤통이라고 할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든 내 글이 남(포털)의 판단에 의해 불법적이라면(사실은 남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모두 불법적인 글이 된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법원의 판단도 아닌 사업자의 판단에 의해 글은 지워지거나 차단당할 수 있다. 이유는 '불법성이 명확하다고 생각되면'이다. 포털에서 이제 유저들의 글을 맘대로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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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9 네이버 정치 댓글 차단과 기계적 중립성
2007/05/20 포털, 댓글 사건 패소가 주는 시사점[아래 자펌]

여기서 보기..



이와 관련해 블로거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다음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점차 이용자의 권한은 축소되고 운영자의 책임과 권한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법률적 판단이 흐르고 있는 것을 느낀다.

**덧, 아직 감을 못잡았을지 모르지만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면 댓글로 누군가가 정치인이나 연예인을 욕하는 글을 남겼을 경우 즉각즉각 지워주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난 설치형 블로그라서 이 판결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내가 어찌 그 댓글 하나하나의 불법성을 판단한단 말인가!]

2008/09/12 블로그 이용할 것인가 운영할 것인가 [아래 자펌]

여기서 보기..



대법원의 '포털 마음대로 댓글을 삭제하라'는 역사적인 판단은 다음 대법원 보도자료를 참고한다.

I. 사안 및 원심판단

   ▣  피고들은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로서, 피고 엔에이치엔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피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포털사이트 “다음”을 운영하고 있음 (피고 엔에이치엔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위 피고들’이라고 줄임)

   ▣  위 피고들이 운영하는 위 각 포털사이트에 원고와 교제하였던 여자의 자살 등과 관련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들이 다수 게시됨

   ▣  위 피고들의 뉴스 게시공간에도 2005. 5. 경 같은 내용으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가 다수 게재되었음

   ▣  원심은, 위 피고들은 위 각 원고관련 기사를 선별하여 특정 영역에 배치하는 유사편집행위를 하였으므로 위 각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제3자가 게시한 명예훼손적 게시물에 대하여 원고로부터의 삭제요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 게시물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고 있음을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위 게시물들을 삭제하거나 검색을 차단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위 게시물을 게시한 자의 명예훼손을 방조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피고 엔에이치엔은 1,000만 원, 피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7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하였음


Ⅱ. 판결결과

   ▣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의 뉴스서비스와 관련하여,

        (1)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보도매체가 작성․보관하는 기사에 대한 인터넷 이용자의 검색․접근에 관한 창구 역할을 넘어서서 보도매체로부터 기사를 전송받아 자신의 자료저장 컴퓨터 설비에 보관하면서 스스로 그 기사 가운데 일부를 선별하여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뉴스 게시공간에 게재하였고 그 게재된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이는 단순히 보도매체의 기사에 대한 검색․접근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와는 달리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보도매체의 특정한 명예훼손적 기사 내용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선택하여 전파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사업자는 명예훼손적 기사를 보도한 보도매체와 마찬가지로 그로 인하여 명예가 훼손된 피해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2)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객관적인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거나 또는 두문자(頭文字)나 이니셜만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0213 판결 참조),

        (3) 인터넷 종합정보 제공 사업자가 보도매체로부터 기사를 제공받기로 하면서 제공받은 기사를 임의로 삭제할 수 없다는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도매체와 사이의 내부적인 책임 분담 약정에 불과하여 이를 이유로 위 사업자의 기사 선별 및 게재행위로 인한 책임까지 면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이 사건에서,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인 위 피고들이 보도매체로부터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기사를 전송받아 위 피고들의 뉴스 게시공간에 선별하여 게재하였고, 그 기사에 게재된 내용을 토대로 간단한 검색을 통하여 피해자의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보아 위 피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함.

   ▣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개설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제3자가 게재한  명예훼손적  표현물에 대한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의 삭제의무 유무와 관련하여,  “명예훼손적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위 사업자가 위와 같은 게시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요구를 받은 경우는 물론,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요구를 받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그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며, 또한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위 사업자 에게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같은 인터넷 게시공간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할 주의의무가 있고, 그 게시물 삭제 등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그 처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는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이 사건에서, 위 피고들이 원고와 망인의 교제 및 망인의 자살 경위에 관하여 인터넷에 공개된 게시물 내용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함께 원고의 신원노출을 수반하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과도한 비난 일색의 반응 등을 보도한 원고 관련 기사를 스스로 게재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적 게시물들이 존재함을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명백히 드러나므로, 위 피고들이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게시된 불법성이 명백한 명예 훼손적 게시물들에 대하여 삭제 및 차단의무를 인정한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함.

   ▣  그리하여 본 판결은, 피고들의 상고를 기각함

   ▣ 별개의견
       위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이 사건 원심판결은 정당하나,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에게 타인이 게시한 명예훼손적 게시물에 대한 삭제 및 차단의무 등을 인정하려면, 그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현존하는 위험’이 있어야 하며, 피해자가 그 게시물에 대한 삭제 등의 조치를 바라는 등 피해자의 문제 제기가 있다는 사정까지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되었을 때에 비로소 이와 같은 위험을 인식할 수 있으므로, 게시물에 대한 삭제 및 차단의무를 인정하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의 삭제 요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임.


Ⅲ. 본 판결의 의의

   1. 기사 게재와 관련하여

       ▣  인터넷 이용자들은 뉴스를 비롯한 거의 모든 정보를 인터넷 종합 정보서비스를 통하여 얻을 정도로 위 서비스에 의존적임

       ▣  최근 일부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그 뉴스제공 방식을 변경하기는 하였으나, 최근까지 대부분의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들은 시의성, 화제성, 속보성 등의 자체적인 가치 기준에 따라 뉴스의 중요도를 평가하여 자신의 뉴스 게시 공간에 선별 게재해 왔음

       ▣  이러한 뉴스제공 방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는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어 왔음.
             그러나 위 사업자는 언론사로부터 송신받아 그대로 제공한 것으로서 그 진위 여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선별․게재한 기사의 내용으로 인한 법적 책임에 관하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그 법적 책임을 직접적으로 다룬 대법원 판례는 없었음.

       ▣  이 판결에 의하여 위 사업자가 선별 게재한 기사에 대하여는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와  별도로 법적 책임이 있음이 명확하게 되었으므로, 위 사업자들은 신중하게 기사를 선별 게재하거나 선별 게재를 피하고 기사에 대한 검색 기능 만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을 전환할 것이 예상됨.

            한편 명예훼손적인 기사의 선별 게재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인터넷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위 사업자에 의하여 걸러진 뉴스가 아닌 다양한 뉴스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

   2. 게시물 방치와 관련하여

      ▣  인터넷상의 전자게시판 관리자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방치한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에 관하여는 대법원 2003. 6. 27. 선고2002다72194 판결이 있었음. 그러나, 위 사건에서는 전자게시판 관리자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내용의 게시물에 대하여 피해자의 삭제요구가 없더라도 삭제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직접적인 쟁점으로 되지 아니하였고, 이 판결이 이를 직접적으로 다룬 최초의 판결임

      ▣  또한, 이 판결은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기준과 범위를 정하는 법리적인 근거로서, 아래와 같이 인터넷의 특성 및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과 아울러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함께 참작하여야 함을 밝힘.

         ► 인터넷 공간에서는 익명이나 가명에 의한 정보유통이 일반화되어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내용의 표현물이 쉽게 게시될 수 있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하여 검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게시된 표현물이 순식간에 광범위하게 전파됨으로써 그 표현물로 인한 법익 침해의 결과가 중대해질 수 있음.

         ►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하여 제공하는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사업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그 표현물이 게시된 경우에는 인터넷 종합
             정보서비스를 이용하는 무수한 이용자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훨씬 더 커서 다른 어느 경우보다 타인의 법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큼.

         ►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는 인터넷 종합 정보서비스를 통하여 위와 같은 위험성을 안고 있는 인터넷 게시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사업목적에 이용함으로써 정보의 유통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이익도 얻고 있음.

         ►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는 인터넷 게시공간이라는 위험원을 창출․관리하면서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으므로, 위 게시공간 안에서 발생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도 있어, 위와 같은 위험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에 따라 적절한 관리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공평 및 정의의 관념에 부합함.

         ►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에게 자신이 제공하는 인터넷 게시공간을 적절히 관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사업자가 위 게시공간의 위험으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명예훼손 등 법익 침해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우려한 나머지 그 곳에 게재되는 표현물들에 대한 지나친 간섭에 나서게 된다면 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지는 표현의 자유는 위축될 수밖에 없으므로, 위 사업자의 관리책임은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로 인한 타인의 법익 침해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고 그의 관리가 미칠 수 있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함.

     ▣   다수의견이 밝힌 구체적인 기준에 의하면,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에 대하여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그 존재를 인식하였거나 또는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에는 그 삭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을 져야 함.

         ►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한 경우로 제한함으로써 위 사업자의 게시물 관리에 관한 부담을 줄이는 한편 무분별한 게시물 삭제 등으로 인하여 게시자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 그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의 존재를 위 사업자가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고,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함이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하여 삭제의무를 인정함으로써 합리적이고 기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위 사업자의 관리․감독의무를 인정하는 한편,

         ► 피해자가 삭제 요구를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사업자의 관리의무를 인정함으로써,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함.

      ▣  앞으로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을 인식한 경우에는 삭제, 차단 등의 방법을 취하여 적절히 대처할 것이므로, 그 게시물이 인터넷을 통하여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피해자가 입을 수 있는 심각한 피해를 줄일 수 있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 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됨.


** 덧 : 네이버의 이번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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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4/17 10:00 2009/04/17 10:00
익숙한 것과의 결별 - 10점
구본형 지음, 윤광준 사진/을유문화사

이 책, 10여 년 전에 읽고 다시 읽었다. 그때는 사회가 외환 위기로 절망적인 시기였고 나 역시 사회 초년병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초를 겪고 있었다. 지금 다시 읽고 있는 이 때는 사회가 다시 미국발 금융 위기로 휘청거리고 많이들 힘들어 할 때다. 나는 이미 직장 생활 12년 차이고 10여년 전보다 더 성숙하고 뭔가 일을 하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역시 사회 초년병 시절 겪었던 그 혼돈을 다시 겪고 있다. 10년마다 찾아오는 사춘기랄까.

어쩌면 10년 전 이 책에서 구본형이 말하려던 것과 다시 10년 후에 개정판에서 그가 다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10년을 함께 나이 먹어가면서 언제든 내 멘토가 되어주겠다는 약속 처럼 보인다.

이 책 과감하게 별 다섯개 준다. 기분이다. 별 하나 더 있으면 추가해주고 싶을 정도다. 물론 내 기준이다.

링블로그에서 이미 그를 소개한 바 있다. 짧은 기사로.

'책으로 읽는 잔소리' 어떤가, 땡기지 않나?

덧,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 책보다 이 인터뷰 꼭지 하나가 더 내 생각과 가깝다. 산업사회에서 충성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기사 하나 첨부한다.
[책] 산업사회 생존법, 골든 임플로이

내 일방적인 해석이지만 저자 구본형과 나의 인연은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 난 10여 년 전에 이 책을 읽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뭐든 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선물 받았다. 당시 나의 선택은 아주머니들이나 한다고 여겨지던 생명보험회사 보험 설계사였다. 자격증 시험도 봤고 붙었으며 생명보험 회사에서 짧은 시간 '인생'을 경험했었다.

2007/11/21 그만은 IMF 수혜자? 피해자?

그런데 그도 열 살 더 먹어서 자기가 쓴 책을 다시 개정해서 출판사를 달리 해 발간했고 그 책은 우리 집에 있었다. 그냥 나는 이 책이 수개월 동안 책꽂이에 꽂혀 있는지조차 몰랐다. 문득 펼쳐 든 지하철 무료 잡지에서 본 그의 기사[직장생활이 세컨드 라이프의 시작이다 일하는 베짱이, 변화경영 구본형 소장]를 뚫어져라 보았고 당시 읽고 있던 책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그가 쓴 책을 읽어보려고 구본형 소장을 검색했다. 그리고 우리 집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 개정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읽고나서 그에게 편지를 쓰려고 한다. 저자에게 편지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처음이다. 10년 전 20대 때 읽은 느낌과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이 시대 우리 나라의 몇 안 되는 '자기 계발서의 고전'답다.  ^^

"만나뵙고 싶습니다. 30대 후반으로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10년 만에 이 책을 다시 보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저와 같은 행운이 또 있을까요. 저는 이 책을 10년 전에도 읽었고 지금도 읽었고 10년 후에 다시 읽어볼 작정입니다. 그리고 구본형 소장님의 10년전과, 지금과, 10년 후를 보게 되겠죠. 제 멘토가 되어주세요."

이 책에서 예전에 읽었을 때 공감을 느끼고 집중했던 문구는 이런 것이었다. "뭔가 시작하라" "편견에서 해방되어라" 20대의 절박함이 책에 몰입되면서 이런 문구들만 눈에 보였던듯 싶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문구가 보인다.

그러나 점진주의는 개혁과 혁명의 적이다. 개혁은 단절을 요구한다. 개혁은 창조적 파괴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백지 위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새롭게 그리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다시 하기'인 셈이다. 이 것은 처음 출발부터가 점진주의적 가정 위에 서  있지 않다. 그러므로 점진주의적 방법론을 택할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개혁과 개선의 보완적 성격을 깊이 이해해야만 한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우리의 진보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유효한 방법론이다. 그리고 상호 보완적이다. 그러나 혼용되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는 상극의 성질을 갖고 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개정판 구본형, 82p
이 처럼 책 제목을 잘 대별하는 문구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 30대 후반에 머물러 있는 나와 40대에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는 베테랑들에게 이보다 더 자극적인 말이 있겠는가. 10년 20년을 쌓아 왔는데 그냥 외부 환경에 의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신의 모든 것을, 그리고 그 환경과 모든 관계를 다시 백지 위에 그려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라는 강요다.

10여 년 전 첫 직장으로 보험회사에 들어갈 때, 그리고 다시 잡지 기자를 시작할 때, 쉽고 편하고 익숙했던 종이 잡지를 떠나 다시 외국계 온라인 매체로 옮기고 다시 7년차도 더 된 시점에 편집장을 하던 나는 특채가 아닌 공채로 시험을 치르고 국내 신문사닷컴에 대리로 입사했다. 그리고 10년 차 기자 생활을 접고 포털 비즈니스 파트로 이직해온 나로서도 이 책이 주는 '변화는 단절이라는 확신'을 신앙처럼 갖고 있다. 나는 어제와 다른 사람이고 매일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이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 설날 때부터 담배를 그냥 끊었다. 예전에는 끊어야 하는 이유를 찾고 금연에 대한 공황을 이기기 위해 껌과 패치에 의존하려 했지만 지금은 그냥 자연스럽게 '안 피운다'. 끊은 것이 아니라 그냥 어느 순간부터 '안 피운다'. 17년을 피워온 담배인데 그냥 그렇게 원래부터 안 피웠던 것처럼 안 피운다. 단절이다. 점진적으로 담배를 줄이겠다는 말이 왜 무의미한 소리였는지 알겠다.

한 달 전부터는 9년 전 결혼 이후 불규칙했던 아침식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비록 김밥이지만 아침은 꼭 먹겠다는 각오가 아니라 아침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어떤 식으로든 아침에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넣어준다. 그리고나니 점심을 적게 먹고 저녁에 뭔가 내일 아침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과식하게 되는 폭식증도 없어졌다. 그냥 없어진 것이다. 줄어든 것이 아니라.

변화란 과거와의 단절이다. 연민의 끈 같은 것은 생각나지도 않아야 한다.

물론 그것이 힘들 것이란 것은 세상 누구나 알고 있다. 다만 변화를 생각하고 실행하지 않는 자와 변화에 대한 생각때문에 허송세월하면서 주저하는 자와 변화하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려 변화하는 자 가운데 누가 행복한 지도 우린 알고 있다. 심지어 그가 망해먹더라도 그가 욕망에 충실해 사는 것이 그다지 괴롭지 않은 선택이란 것도 우린 알고 있다. 그걸 이 책의 저자는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설득력 있게.

스스로를 컨트롤해야 한다는 따위의 지나치게 세속적이고 구체적인 자기 계발서들로부터 실망을 했다면 마지막 희망을 갖고 이 책을 펼쳐 보기 바란다. 내가 왜 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진 못하겠지만 변하고 싶을 때 왜 변해야 하는지를 알려줄 것이다. 뭔가 자신에 대한 결심을 갖게 만드는 책이 인생을 바꾸는 책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책을 10년에 걸쳐 두 번 읽었다는 것이 삼국지를 25년에 걸쳐 20번 읽은 것만큼이나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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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6 13:58 2009/04/16 13:58

이베이가 인터파크의 G마켓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까지 100% 공개 매수하겠다며 G마켓 인수를 공식화했다.

인터파크(대표이사 이기형, www.interpark.com)는 16일 이베이와 인터파크지마켓(G마켓) 보유지분에 대한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인터파크가 현재 보유 중인 G마켓 지분 14,599,900주 전량(약 29%)에 해당된다. 주당가액은 US$24로 인터파크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매각금액은 US$350,397,600 (원화 약 4,688억원)으로 이는 3개월 G마켓의 평균주가 US$15.85 대비 51%의 프리미엄이 부여된 금액이다.
 
이베이는 인터파크를 포함한 G마켓의 모든 주주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조건 및 절차에 따라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파크 외의 주주로는 지마켓 임직원, 야후 등이 있다. 인터파크도 이 공개매수에 참여해 G마켓 주식을 매각하게 된다.

<추가> 이베이코리아(옥션), 인터파크, G마켓은 오늘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인수 후 운영 방안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우선 구영배 대표와 박주만 대표는 공동 대표를 맞고 구 대표가 해외 사업에, 박 대표가 국내 사업을 총괄하게 할 예정이다. 또한 당분간 옥션과 G마켓은 별도 사이트로 남게 돼 있으며 추가적인 인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구 대표는 말했다. @RingBlog News. 저작권 없음.
--------------------------------->

이베이가 옥션에 이어 G마켓을 인수를 공식화 하는군요. 옥션에 이어 G마켓도 100% 지분 인수 후 상장 폐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베이가 한국의 오픈마켓 시장 87%를 손에 넣게 된 것입니다. 제 눈에는 11번가의 움직임이 주시되는군요. 11번가에게 가장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차 하면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옥션과 G마켓 사이의 관계입니다. 옥션과 G마켓 인사들의 내부적인 동요가 이미 심한 상황이지요. 둘은 과연 잘 합쳐질 수 있을까요? 상호 경쟁을 통해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고 있었던 오픈마켓 셀러들은 또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그리고 이베이가 인수하면서 서로 피해만 준 스카이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조만간 동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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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6 11:16 2009/04/16 11:16

나경원-최시중 무개념 만담

Ring Idea 2009/04/15 18:37 Posted by 그만

오늘 뉴스 링크 두 개 겁니다.

국회 입법조사처 "인터넷 과잉규제는 사이버 망명부를 것" [아이뉴스24]

국회 입법조사처의 의견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인터넷은 전형적인 풍선효과를 보이는 곳입니다.

사이버 망명? 좀 오바죠~잉. 사이버 망명이라기보다 '지하로 숨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여전히 쓰기 귀찮아 하면서도 열심히 써주는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다만 '지하 세계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별도의 영향력을 가질 경우'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최시중, "사이트 폐쇄 구글 눈가리고 아웅" 비판 [조선일보]

나경원 의원과 최시중 위원장의 초절정 개그 만담입니다. 각주를 달아주기 좀 민망스럽지만.. 몇 마디 붙여볼까요? 기사를 재구성합니다.(발언 내용, 즉 팩트만 가져오므로 저작권 따위로 딴죽 걸지 마세요.)

나경원 의원(이하 나) : 방통위가 구글코리아의 조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이하 최)  : 상업적인 구글의 처사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대표자를 만나서 진위 여부가 무엇인지, 파장이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법률적인 검토를 시키고 있다


그만의 생각 : 한나라의 방송통신위원장님께서 아무리 참여정부가 꼬셔서 들어왔다고 해도 외국계 기업의 지사 대표자를 만나 직접적인 유감을 표시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전세계에 홍보해주는 꼴입니다. 제발 자중해주세요. 기자질 해봤다는 사람이 왜 이렇게 유치하게 반응하시나. 아마추어 같이. 그리고 구글코리아 대표자의 결정이 아닙니다. --; 글로벌 기업들의 의사 결정 구조나 좀 파악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입으로만 글로벌 미디어를 부르짖지 마시고.

최 : 구글의 처사는 그들 주장대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장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의 생각 : 정말 그건 위원장님 생각이고~. ^^ 근데 '장애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장애를 준다는 것일까요? 표현이 고전적이네요. ^^ 자주 안 쓰는 말인데요. '방해한다'는 의미죠. 그건 그렇고 지금 상황으로서는 구글로서는 국내법은 법대로 지키고 이용자들로서는 그다지 불편하지도 않으니 이것을 '표현의 자유를 장애한다'고 표현하긴 무리가 있지요.

나 : 구글은 지난 2004년 중국 사업을 하면서 중국 정부의 사상 검열에도 동의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본인확인제가 실명제와 다른 것인데 자신의 비즈니스적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을 해놓고도 우리나라가 인터넷 후진국이고 검열을 강화하는 것처럼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만의 생각 : 구글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비교해보려는 알팍한 속셈인데 죄송하게도 사례가 똑같지가 않습니다. 구글 코리아 검색 역시 성인물은 물론 기타 폭력적이고 범죄 유도 등의 키워드는 중국과 똑같이 제한 노출(성인 인증)하고 있구요. 다만 중국은 정부가 아예 글로벌 도메인을 막아버리고 .cn 도메인만 열어놓는 등의 조치를 더 취했었더랬죠. 유튜브를 열고 닫는 것 역시 중국 당국 맘대로죠. 지난 번 티벳 사태 때문에 유튜브를 차단했다가 한달 전쯤 다시 해제했죠.

2006/06/08 구글닷컴, 중국서 접속 불가 '구글의 굴욕'
** 추가 : 영혼을 팔아버린 구글

근데 그건 그렇고 왜? 중국과 계속 비교되고 싶으세요? 중국 정도는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으세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경쟁상대는 결국 중국 인민위원회였단 말입니까?

그리고 뒷 말의 요점은 본인확인제와 실명제가 달라서 '검열'과 무관하다는 말씀이죠? 혹시 IT 관련 주변 조언자가 있으시거나 자료를 준비해준 보좌관이 있으시면 얼른 'You're Fired!'라고 외쳐주세요.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실명제의 하부 실행 단계의 정책에 대한 표현에 불과하답니다. 실명제와 본인확인제가 다른 것은 기껏해야 실명을 그대로 노출할 것이냐 아이디나 닉네임을 외부로 노출할 것이냐의 차이죠. 검열과 자료 조사, 수사에 필요한 실명 데이터가 쌓이는 것은 그대로입니다.

좌측 엉덩이나 왼쪽 궁둥이나 입니다. 설마 이 둘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리고 홍보를 도와주고 계신 것은 오히려 여러분들이죠. 그렇게 허술하고 국내 기업에게만 역차별을 하는 법안을 만들어 놓으시고 이를 통과시켜주신 나경원 의원님을 비롯한 무개념 국회의원님들의 업적입니다. 앞으로 이런 사례는 많아질겁니다. 기술은 이미 당신들 머리 꼭대기에 있다구요.

미국에서는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라도 쿠키나 캐싱 데이터마저 사업자가 함부로 일정 기간 이상 저장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민간업자에게 아예 수사기관이 감청할 수 있도록 장비를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법안을 마련하고 있잖습니까. 당연히 후진국이고 검열 국가이지요. 뭐가 아닙니까?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인터넷 기업의 입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런 희한한 법을 입안하고 통과시키고 억지로 적용하면서 좌충우돌하고 있는 우리 국회의원분들과 방송통신위원회, 정부 공무원 여러분이 우리나라를 홍보해주시고 계시는 것이죠. 감사하진 않네요. ^^ 앞으로 더 떠들어주세요. 돈 안 들이고 S.Korea, Google, Youtube, Freedom, China 같은 키워드의 기사가 양산되고 외신들에서 계속 언급될 터이니.

실명제 관련 글 :
2009/04/10 구글 유튜브의 '반항'에 대한 그만의 단상
2009/04/08 당신들의 인터넷
2008/09/09 '과다 정보 저장'이 개인정보 침해 주범
2008/07/22 블로그 인용권과 실명제 관한 글
2008/06/19 더러운 실명제 논란... 또 시작하나?
2008/04/22 해킹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사회

** 원래 이 글의 제목이 '국회에서 들려온 개념/무개념 발언들'이었는데 좀더 자극적으로 바꿨습니다. 나 의원님과 최 위원장님께 보고 되기 위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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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18:37 2009/04/15 18:37

[꼴]과 [따위]에 대한 변명

Ring Idea 2009/04/14 09:03 Posted by 그만

오늘 새벽에 올린 포스트[쉽게 틀리는 우리말 맞춤법]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맞춤법' 관련 포스트라 한 가지만 더 적습니다.

'따위'는, 뭔가를 낮잡아보는 표현입니다.
때문에 '따위로 씁니다'보다는 '정도로 씁니다'가 더 옳지 않을까 합니다. ^^;

항상 그만님 포스트 잘 보고 있습니다.
결코 그만님이 싫어서 이런 딴지를 거는 게 아니니 혹여라도 오해는 말아주시길. ㅠ_ㅠ


당연히 오해할 내용이 아니지요. 의도한 바이니까요. 반응이 없었으면 몇 번 더 시도했을 겁니다. ^^ 그리고 제가 종종 '~따위'라고 적는 표현을 제 글 속에 포함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는 눈치 채신 독자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댓글에는 답글을 이렇게 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적해주신 내용은 님도 맞고 저도 틀리지 않은 표현입니다. 관련한 포스팅 하나 마련해보지요. ^^

이건 뭐 황희 정승도 아니고...ㅋㅋ

따위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를 굳이 꺼내자면,

따위 [다음 사전]
1 (명사 뒤에 쓰여) 앞에 나온 것과 같은 종류의 것들이 나열되었음을 나타내는 말.
2 (명사, 대명사, 어미 ‘―는’ 뒤에 쓰여) 앞에 나온 대상을 낮잡거나 부정적으로 이르는 말.

그렇죠? 그만은 1번 용법으로 사례를 들면서 '~이러 이러한 식으로', 또는 '~ 등으로'이라는 의미를 내세워 '~따위'라고 적은 것입니다. 그만이 예전에 적었던 글에서도 한 번 찾아볼까요?

'백만스물하나..' 따위로 시작하는 큰숫자를 자신있게 외쳐대는 백만돌이는 '길고 오래가는'을 상징하며 일본을 비롯한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특히나 더 인기를 모읍니다.[토끼와 건전지 이야기]



저는 '~따위'라는 어휘를 상당히 가치중립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의법으로 사용하기도 하죠. 아래와 같은 경우입니다. '~하는 등', '~하는 식', '~들' 따위의 의미와 앞에 나열한 것을 낮잡아 이르는 의미로도 함께 사용하는 경우죠.

이 책에서 중요한 가치를 뽑을 때 나라면 '게이에게 잘 보여라', 또는 '핑크머니를 우리도 쥐어보자' 따위의 이야기보다는 '편견으로 인한 시장 가치 소멸'을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책] 핑크머니 경제학의 교훈 '편견만 버리면 된다']

그들과 일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출신성분을 들먹이며 '역시'나 '어쩐지' 따위의 말을 내뱉는 경우가 내겐 없었다. [기업, 최고 아닌 최적의 인재를 뽑는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사실은 어느 순간 잡혀 버린 '어휘 사용 습관' 같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읽는 사람들이 불편하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지만 분명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고 다른 한 가지, 즉 가치 중립적인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틀리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별것도 아닌 거 갖고 조금은 길게 왔지만 ^^ 또 하나의 사례가 '꼴'에 대한 것입니다.

꼴 [다음 사전]
1 사물의 모양새나 됨됨이.
2 사물의 모양새나 됨됨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어떤 형편이나 처지 따위를 낮잡아 이르는 말.



어떤 회사 관계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신생 벤처에서 회사 꼴을 갖춰가야 할 시기다"

듣는 상대방은 이 '꼴'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습니다. 낮잡아 쓰는 말이란 이유 때문이겠죠. 순간 당황했습니다. 저는 이 '꼴'을 '틀'의 대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죠. 회사의 '틀'을 잡아야 한다는 것과 회사의 '꼴'을 잡아야 한다는 어감은 제게 '동일'하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말의 '격'이 달리 느껴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제가 급하게 수습을 하긴 했지만 이 또한 제 '어휘 습관'에서 나온 것입니다. '삼각형 꼴'과 같이 저는 '꼴'을 '틀', '모양새' 또는 '됨됨이' 등의 의미로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고 이것은 가치 중립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훈련이 되어 있었던 것이죠.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고전이나 근대 문학에서 이런 어휘를 종종 봐왔었던 것이 이유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어휘 습관이 틀린 것은 아니죠? 물론 읽는 분들이 불편하다면 조금씩 고쳐나가야 겠죠. 이 글로 그동안 왜 '~따위'와 '꼴'이란 어휘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변명은 하지만, 주의해서 써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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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09:03 2009/04/14 09:03

쉽게 틀리는 우리말 맞춤법

Ring Idea 2009/04/14 00:49 Posted by 그만
지난 번 [되][돼] 용법과 몇 가지 맞춤법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그동안 블로그 들을 읽으면서 뭔가 좀 불편하고 어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요. 결국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제가 배우고 알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를 때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이었습니다. 다시 꼼꼼히 읽어보면 저를 비롯해 많은 블로거들이 습관적으로 틀리는 맞춤법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하게 틀리는 것들을 보면 발음 나는대로 읽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발음이 비슷하지만 쓰기가 다른 경우도 있죠. 또 동사의 경우에는 어미 변화를 잘못하는 경우가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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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만날맨날 은 흔히 틀리는 경우입니다.

정답은

만날이 맞죠. '저 사람은 만날 불평만 해' 따위의 용례로 사용합니다.

맨날은 틀린 말입니다.
맨을 쓰는 경우는 '맨밥', '맨주먹' 따위에 쓰입니다.

* 2011년부터 '만날'과 '맨날'은 복수의 표준어로 등재되었습니다. 따라서 위 설명은 틀리게 됐습니다.

참고 : ‘짜장면’ 표준어 됐다 http://bit.ly/ogqM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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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한참 은 어떨까요?

둘은 용법만 다른 경우죠.

한창은 '~하는 상황이 가장 활발한 모습'을 나타내는 말로,
'모내기가 한창이다'라고 말하죠.

한참은 '~하는 상황이 꽤 긴 모습'을 나타내는 말로,
'모내기를 한참 동안 했다'

한창과 한참을 구별할 때는 뒤에 '~동안'을 붙여보세요. '한창 동안'(X), '한참 동안'(O).


-----------------------------------
이건 또 어떻습니까.

내노라내로라.

'내노라'는 '내로라' 발음도 잘못하고 적기도 잘못하는 경우입니다.

내로라가 맞습니다. '내로라하는 가문에서 태어났다' 따위로 씁니다.


-----------------------------------
또 종종 틀리는 용어로는,
이렇다 할 특징 없이 둥글둥글하게 흐지부지 넘어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두루뭉술두리뭉실로 적는 경우입니다.

두루뭉술하다로 적으며 '두루뭉술(또는 두루뭉수리) 넘어가다' 따위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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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치르다치루다를 또 많이들 헷갈려 하시더군요.

행사(시험)를 치르거나 돈을 내서 값을 치르는 경우 '치르다'가 맞습니다. '첫날밤을 치르다' 따위의 용례가 있습니다.

치루다는 '너 똥꼬에서 고름이 나오는 것을 보아 하니 분명 치루(痔漏)다' 할 때나 쓰는 말입니다. (이젠 틀리지 않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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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00:49 2009/04/14 00:4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TTB(Thanks to blogger) 프로그램에 가입한 지도 이제 꽤 되는군요. 최근에는 TTB2라고 해서 기존의 CPA(구매로 이어져야 돈을 주는 광고)에서 CPC(클릭으로 과금하는 광고)로 바뀌고 몇 가지 정책이 발전되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광고 수익금보다 좋은 것은 좋은 서평으로 인정받고 5만원의 적립금을 받는 것입니다! ^^ 물론 잡지나 인터넷 매체에 글을 기고하면서 절대로 공짜로 써주는 적이 없는 저이긴 하지만 블로그에 뭔가 공짜로 올려놓고나서 사후에 인정을 받아 금전적인 가치로 환원된다는 의미로 봤을 때는 꽤 재미있는 경험입니다.

2009년 4월 1주 TTB리뷰 당선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선작으로 선정된 리뷰는 아래 글입니다.

2009/04/01 [책] 사랑을 말해줘, 아니 사랑을 써줘

사랑을 말해줘 - 8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작년 이맘 때쯤엔 다른 책으로 5만원을 받았으니 서평으로 저는 일년에 5만원씩을 버는 블로거가 되었습니다. 하핫.!

2008/03/31 [책 리뷰] 배려가 더 큰 것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예전에 블로그 관련 강의를 할 때 누군가 "아이템이 없을 땐 어떻게 하세요?"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는 누구는 "블로그를 하는 건 꼭 게임과 같이 소모적인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도 있었죠.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책을 읽으세요. 그리고 블로그를 하게 되면 책을 읽게 됩니다. 최소한 자기가 적어 놓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뢰도 있는 글을 읽게 돼 있습니다. 마치 논문을 쓰기 위해 남의 논문을 많이 읽듯이 블로그도 글을 쓰기 위해 남의 좋은 글을 많이 읽게 되죠."

그리고 이렇게도 대답합니다.

"책을 한 권을 읽으면 앞으로 몇 년 동안 가끔씩이라도 써먹을 문장을 발견하게 되고 그걸 블로그로 기록하면서 기억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자기 것이 되는 것이죠."

요즘 인생과 사회, 그리고 조직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다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찾아왔습니다. 쓰기 위해 읽는 것이죠. 예전에 <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란 책을 내기 위해 거의 30여권이 넘는 신간을 훑어보았고 100편이 넘는 기사를 검색했으며 15편이 넘는 논문을 뒤졌고 10여권 정도의 원론서를 다시 쳐다봐야 했죠. 빌린 책을 빼고 책 구입 가격만 해도 50만원이 넘었더랬죠.

쓰기 위해 읽는다는 것은 꽤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그냥 읽고 책 꽂이에 모셔두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만들기 위해 책 모서리를 접고 줄을 긋고 잠깐 생각하고 메모하면서 옮겨 적는 작업을 동반해야 하니까요.

어쨌든 요즘들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회수가 늘었던 것은 뭔가 블로그에 더 뿜어내기 위해 준비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주세요. ^^

** 그리고 혹시 제가 읽었으면 하는 책 추천해주시겠어요? 5만원으로 얼른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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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09:12 2009/04/13 09:12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 - 6점
고수유 지음/은행나무

솔직히 말하자. 이 책. 그다지 대단하다거나 통찰력이 느껴진다거나 뭔가 박진감이나 리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덤덤하다. 뭔가를 계속 내놓고 있지만 젓가락이 향할만한 반찬이 없는 진수성찬이랄까.

그래서 이런 책은 내게 별 세 개짜리다. 두 개라고 하기엔 자기 자극을 유도하는 자기계발서로 자격이 충분하고 딱딱하게 요목을 나누어 단타로 이야기하고 마는 백과사전식 이야기보다 맛깔나다. 하지만 네개 이상을 받을만한 감동이나 직관적이고 세상을 꿰뚫는 통찰력이 없다. 적어도 몰입이 제대로 안 된다. 그래서 세 개다.

보통 이런 어정쩡한 책은 아예 소개하지도 않지만 내친김에 이 책과 함께 책을 하나 더 소개하고 싶어졌다. 몇 년 전 친구가 선물을 해서 받아 읽었던 책 하나가 떠올랐다.

빌 게이츠 & 워렌 버핏 성공을 말하다 - 10점
빌 게이츠.워렌 버펫 지음, 김광수 옮김/윌북

정말 친해 보이는 이 둘의 만담이 VHS 비디오테이프와 얇은 책 하나로 구성된 특이한 책이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전형적인 사례다. 둘을 앉혀 놓고 질문을 받아 그 질문에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유쾌한 대담과 답변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그것을 영상으로 담고 그 원문을 책으로 엮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니 이들이 그동안 달라진 것이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내가 아는 한 그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는 순수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현존인물을 등장시키고 그의 인생과 현재 상황을 절묘하게 섞은 팩션이란 장르다. 요즘 유행하는 우화 소설인듯 보인다. 내용이 가볍게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자기계발서의 최근 유행에 부합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다지 몰입할만한 내용이 많지는 않다.

목차만 보면, 이 책에서 워렌 버핏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가 이 땅의 젊은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상상력이 얼마큼 발휘되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1. 자신을 행운아로 생각하라
  2. 정말로 사랑하는 일을 하라
  3. 현명한 동료를 사귀어라
  4. 스스로 판단하고 인내하라
  5.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어라
  6. 베풀며 검소하게 살아라

근데 이게 전부다. 뭐 대단한 내용이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고 보자. 가볍게 자기 비하 상황에 빠져 있다면 조금이라도 감정 이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늘 그렇듯이 책을 볼 때는 늘 이 책에 대해 독설을 뿜어주리라는 생각이 가득하다가도 책을 덮고나서는 잠시 음미하게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책 꽂이에 꽂혀 있던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성공을 말하다> 책을 다시 꺼내 들은 것이다. 두 사람의 농담이 섞인 대화를 읽으면서 오히려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 책에 대한 잔상이 더 남았다. 물론 두 책을 패키지로 읽으라고는 않겠다.

어쨌든 내게 있어서 몰입 요소가 그다지 없다보니 워렌 버핏의 일대기에서 내가 뭔가 건져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나 보다. 더구나 워렌 버핏이 말하는 성공 이야기가 나중에 가서는 <시크릿>류의 '믿어라 믿으면 이뤄진다' 식의 이야기로 흐르자 화가 났던 것이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믿음의 힘'을 작동하는 방법>
1단계. 파동, 주파수에 대한 이해
2단계. 알파파 상태 되기
3단계. 간절하게 초점화하기
4단계.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오감으로 느끼기

좀 어이 없다고나 할까. 워렌 버핏의 강의 내용을 억지로 두 사람의 대화에 끼워넣은 설정이 되어버린 상황에 막장 드라마가 떠올라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책 자체에 대한 실망은 그렇다 쳐도 워렌 버핏의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확인했다는 정도가 소득이라면 소득이랄까. 뭔가 강렬하게 원하고 그 것을 이루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성공이란 행운이 찾아온다는 통속적인 결말에 식상해 할 필요도 없겠다. 자기 계발서의 오래된 바이블 같은 목차니까.

그럼에도 우리에게 늘 필요한 것은 '진리에 대한 끊임 없는 자극과 자기 확신을 위한 책 읽기'임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고마움을 느껴야 할 것 같긴 하다.

호평해줄 수가 없다는 점에서 자신있게 추천해준 은행나무 출판사 관계자에게 살짝 미안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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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4/10 23:14 2009/04/10 23:14

제목에 좀 격한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

언론계 은어이지요. 조지고 까고 파헤치고 뒤엎고... 언론이란 것이 원래 특정 기업이 싫다 싶으면 집중포화를 날리면서 이런저런 기사를 시리즈물로 연일 내놓아 결국은 '의제'로 만드는 탁월한 의제설정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한겨레신문의 집중적인 한나라당 반대 목소리라든가, 조선일보의 끈질긴 노무현 죽이기라든가 모두 '팩트에 의한 의제설정'이라고 말을 하지요. 하지만 이 둘은 절대 이런 사안들에 대해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그럼에도 '우리는 객관적인 논조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면, 어느 개그맨 말마따나 '그건 딱 니 생각이고'입니다.

기사 하나 소개하려고 서설이 길었네요.

매일경제는 정말 투자자를 보호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솔본의 한 관계자는 "포커스가 인쇄대행 계약을 매일경제가 아닌 다른 언론사로 옮기겠다고 통보한 뒤부터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앞뒤 정황을 따져봤을 때 포커스의 인쇄 대행 계약철회 건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솔본' 일주일 째 비판 왜? [미디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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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09:13 2009/04/10 09:13

한국 이통사는 왜 4G 진출에 머뭇거리나? 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곳은 <포브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3G/3.5G 시장은 이미 고속 인터넷 접속망 수준을 갖췄다고 보고 있고 특히 미국에 비해서는 매우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의 SKT의 경우 3G망을 통해 14.4Mbps의 속도를 내는 데 반해 미국의 버라이존의 3G망은 고작해야 3, 4Mbps 정도라고 합니다. 심지어 최근 와이맥스 상품을 내놓은 클리어와이어 조차 고작 6Mbps의 속도를 보여주고 있으니 한국의 초고속망은 미국의 그것에 비해 훨씬 앞서 있고 속도도 빠른 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 버라이존의 경우 2010년까지 4G 진입을 마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4G망이 본격 도입되면 무선으로 실시간 전략 게임을 할 무선으로 HD 영상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을 정도인 50Mbps(현재 테스트 속도)까지 다운로드 속도를 보여줄 수 있으니 한국보다 무려 3배가 넘는 빠른 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상황이 이런데 미국의 추월을 한국에서는 보고만 있는 것일까요? <포브스>의 질문은 이겁니다만 답이 의외로 시원찮습니다.

4G로 가려면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아직 그 정도의 효용성이 있는지 검증할 단계가 아니므로 적어도 2012년까지는 현재 3G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이야기입니다. 또 지금은 HSDPA와 HSUPA, 그리고 와이브로 웨이브2(37Mbps로 실시간 HD 방송을 전송할 정도의 수준)가 준비되고 있는데 별반 차이도 안 나는 4G에 중복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SKT의 입장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정치적인 고려도 있어야 하므로 단일 사업자의 결정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뉘앙스가 풍기네요.

반면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경우 4G망 기술을 위한 LTE(롱 텀 에볼루션) 기술에 헌신하면서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 진출에 적극적입니다. 와이맥스에 헌신해왔던 노키아마저 LTE는 와이맥스를 누르고 4G 시장을 주름 잡을 것이라고 할 정도네요.

SKT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LTE에 언제 참여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GSM 연합은 아예 대놓고 SKT와 KTF의 LTE 기술 논의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구애의 메시지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무선 속도 충분한 것일까요? 어쩌면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차세대 모바일 웹 안에서 벌어질 VoIP(인터넷 전화)를 통한 공짜 전화, 위피의 쇠퇴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CP들과의 거래에 있어서 주도권 상실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정치적인 판단이 기사에 뚜렷하게 드러나 있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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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01:34 2009/04/10 01:34

역시 블로깅은 순발력 아니면 차별화다. 유튜브의 결정이 알려지자마자 엄청난 순발력으로 블로거들이 대환영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일부는 약간의 시니컬한 '손해 볼 거 없으니까 그랬겠지'라는 반응을 보여준다.

한국 국가설정시 업로드 기능을 자발적으로 제한합니다 [유튜브 공식 블로그]

4월 9일 하루에 쏟아진 관련 블로그 글만 해도 수십건이 넘고 포털의 펌질까지 합하면 인터넷 통제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으로서 손색이 없다.

하루 방문객 10만명 이상 사이트들에게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강제한 한국의 법을 구글은 보기좋게 비웃으며 거부함과 동시에 오히려 이용자들은 그다지 크게 불편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대범함을 보여줬다.

여기서 몇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정통망법은 국내 업체만 괴롭히는 법
구글이 대놓고 반항하는데 정부,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강제하는 수단을 확보하고 있는 대통령직속 방송통신위원회로서는 표족한 방법이 없다. 법 자체가 허술했기 때문이다. 본인인증을 강제하는 법은 결국 국내업체를 역차별하는 법이 되고 말았다. 해외 기업은 얼마든지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정부의 엉터리 법적 강제책과 대응을 비웃으며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하지만 구글처럼 국내 업체는 정부와 맞짱을 뜰 수 없다. 서비스가 당장 위태로와지기 때문이다. 검은머리 외국인(외국계 지사)은 국내법을 필요한 부분만 인정하고 인정하기 싫은 것은 영외에서 서비스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국내 업체로서는 그럴 수도 없다. 방법이라고는 해외에서 본사 설립하고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음란물, 도박 사이트 처럼 운영할 수도 있겠으나 이마저도 방송통신윤리위원회에서 정부법에 반항한다는 의미로 유해 매체물로 선정만 하면 국내에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관련 글 : 2009/03/21 아고라 망명 프로젝트?

이래저래 실명제법이란 애초에 국내 업체의 경쟁력만 상실하게 만든 행정편의주의 발상이 만들어낸 세계적인 촌극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일개 외국회사가 한 나라의 정부와 법체계를 보란듯이 비웃어도 그 국민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한국과 중국의 이상한 규제에 대한 구글의 당연한 대응
중국에 대한 구글의 굴욕 사건은 꽤 오래 전부터 구글의 '악이 되지 말자'는 신조가 어떻게 무너지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종종 거론되었다.

2006/06/08 구글닷컴, 중국서 접속 불가 '구글의 굴욕'

사실 국내에서도 유튜브와 관련된 규제에는 반기를 들었지만 검색의 성인인증은 구글코리아가 또 받아들인 상태다.

여기서 유튜브의 업로드와 댓글 기능은 사용자의 직접 입력에 의한 정보가 남게 되고 이런 자료가 결국 직접적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성인인증은 청소년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하지만 일단 실명제를 받아들이면 정부와의 마찰이 반드시 생기게 될 것을 예상한 비즈니스 담당자라면 유튜브의 이번과 같은 결정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명분을 떠나서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이버모욕제니 임시차단조치니 따위를 들이대면 기계의 판단에 의존하는 구글로서는 그게 다 '비용'이다. 더구나 압수수색 따위의 어처구니 없는 수사 기법을 동원하려는 정부와 본사에 서버가 있어서 압수수색하려면 미국으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해야 하는 구글 입장에서는 참 오묘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유튜브는 현재 어차피 서버가 미국에 있는데다 실명인증을 하려면 그리드컴퓨팅으로 전세계에 캐시서버 외에는 따로 서버를 분배하지 않는 단일 시스템의 구글로서는 실명인증 시스템을 연동시키는 것 자체가 '정말 비용대비 효용성 없는 잡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아직 유튜브는 비즈니스로서의 궤도에 오르지도 않았고 광고 사업 역시 동영상 애드워즈와 애드센스는 해외에서 서비스가 적용되어도 하등 상관이 없으니 한국 지역 설정이라는 기능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DNS 차원에서 구글 유튜브 도메인을 차단하면 모를까 유튜브 비즈니스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국내 언론사 및 영화사, 방송사와의 계약관계는 다시 검토가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는 국적 서비스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이들 파트너사와 계약 변경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로 포지셔닝 하면 끝이다.

비즈니스 전략상 유튜브로서는 당연히 실명제를 받아들일 필요도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명분으로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표현의 자유'를 전면에 내세운 것 뿐이다.

한국 시장이 작아서라거나 한국 인터넷 시장이 성장 매력도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풀이는 그다지 신빙성 높은 분석은 아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로만 보면 한국 시장은 인구대비 시장성이 가장 큰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이래저래 충돌하는 인터넷, 정부의 이해도가 너무 낮다
정부나 정치권은 인터넷을 지나치게 미디어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인터넷은 개방형 플랫폼이며 그 안에 오픈마켓은 물론 은행, 증권, 미디어, 포털, 검색, 채팅, 블로그, 커뮤니티 등 다양한 기능들이 돌아갈 수 있는 전세계 통신망이라고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인터넷은 원래부터 정확하게 짜여진 폐쇄망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하면서도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사업군을 포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거의 모든 통신망이 인터넷으로 모여서 섞이고 융합되고 있으니 인터넷은 이제 전세계의 인프라로 봐야 한다.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일부 부정적인 요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지나치게 구식 언론인들의 볼멘소리만 들었는지 '미디어 영향력'에만 집착하고 '역기능 차단'에만 몰입하다 보니 중구난방 제멋대로 규제만 남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실명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만능키' 주민등록번호의 무분별한 사용을 정부가 실명 인증 방법으로 사용토록 하고 반대로 민간 기업들에게 보안에 대한 요구사항을 더 높이라고 요구하는 2중 규제를 보란듯이 내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유저들의 글을 100% 모니터링 하면서 마음대로 삭제하고 차단하라고 하고 있으니 정부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민간 업자들에게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이 자조적으로 "우리가 쁘락치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4월 9일 구글에만 관심이 쏠려 있지만 사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인터넷 기업의 입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요약하자면, 정부와 수사기관은 민간 기업들에게 사용자의 모든 움직임(심지어 GPS 정보까지)을 저장하고 기록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요청하면 내놓으라고 뻔뻔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수시로 국민들 뒷조사에 포털들이 알아서 정보를 갖다 바치고 알아서 껄끄러운 게시물은 차단시키고 삭제하는 마당에 이 법은 더 황당하다.

심지어 국민들을 감시하는 장비를 살 때 정부가 돈 좀 보태줄테니 운영하는 비용은 알아서 처리하라고 요구한다. 정부가 민간기업에게 자기 비용으로 국민들을 도감청 하고 있다가 자료를 편하게 받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장비를 사고 운영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할 수 없게 의무화하고 처벌규정까지 두는 전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이글아이'법안인 셈이다.

최근 있었던 저작권법 개정으로 인해 정부가 맘에 들지 않는 게시판 서비스를 어느 때라도 마음대로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까지 쥐게 됐으니 이제 한국의 인터넷이 이제 거대한 정부용 인트라넷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을 쥐어짜낸다고 해서 과연 국민들이 행복해지고 경제가 회생되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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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00:34 2009/04/10 00:34

서민 캐릭터는 CF도 못 찍어

Ring Idea 2009/04/09 09:28 Posted by 그만
가쉽입니다. 이른 바 증권가 찌라시에 등장하는 이야기인데요. 민감하지 않은 내용도 가끔 나오죠.

그제인가... 제게 지인이 간단한 내용을 하나 전달해주더군요. 그 내용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네요.

○…최근 드라마 ‘꽃보다남자’ 열풍으로 주인공들이 CF를 잇달아 찍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인 구혜선은 하나도 못찍었다고 함. 심지어 조연급인 김소은도 포카리 모델 됐지만 구혜선은 제외. 이유는 역할이 서민이었기 때문이라고 함. ‘아내의 유혹’도 마찬가지. 최고 시청률 달리고 있지만 주인공 장서희, 김서형은 CF 하나도 못찍었음.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맡은 역할 캐릭터가 더 중요하다는 게 광고계의 평
구혜선도 CF 여기저기서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닌가 보네요. 요즘 TV를 안 봐서... ^^;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머 믿거나 말거나 통신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설득력 있어 보이는 저 문구!

역할이 서민이었기 때문!
역할이 서민이었기 때문!
역할이 서민이었기 때문!
역할이 서민이었기 때문!
역할이 서민이었기 때문!


이젠 실제로도 서민으로 비쳐져서는 안 되는 겁니까?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서민 캐릭터와 정말 웃고 있는 안서민 캐릭터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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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9 09:28 2009/04/09 09:28

잘코사니 사회

Column Ring 2009/04/08 17:06 Posted by 그만
'잘코사니'라는 말을 아십니까?

오늘 저도 이 말을 처음 봤네요. 써보지도 못했구요. 오늘 회사 동료와 메신저를 하다가 이 말이 툭 튀어나왔거든요. 사실은 '잘꼬사니'라고 했는데 본디말은 '잘코사니'가 맞습니다.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지요.

잘코사니
[Ⅰ][명사]고소하게 여겨지는 일. 주로 미운 사람이 불행을 당한 경우에 하는 말이다.
[Ⅱ][감탄사]미운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에 내는 소리.
아, '쌤통이다', '고소하다', '잘 됐네' 따위의 말과 뜻이 통하는 우리말이죠.

요즘 드는 생각이 딱 이겁니다. 진보고 보수고, IT고 스포츠고, 정치판이든 미디어판이든 특정한 사건이나 논란 하나 터지면 당사자들끼리의 싸움과는 별도로 반대편의 비아냥과 이죽거리기가 넘실대니까요.

예를 멀리 댈 필요도 없습니다. 강호순의 얼굴을 공개하고 미네르바의 실명 이름을 버젓이 등장시키고 신정아의 누드 사진을 게재하던 언론이 오히려 자신들의 이야기가 논란거리로 떠오르자 꿀먹은 벙어리 처럼 입을 다물고 '익명'처리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걸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 가관이군요. 일단 이런 일로 곤혹스러워하는 언론사를 상대로 삿대질하며 '잘코사니'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그 언론사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과문 발표와 비리와 관련된 수없이 많은 기사를 쏟아내며 공개적으로 '잘코사니'하고 있죠. 반대편 언론사는 또 엉뚱하게 경제가 곧 망할 거라며 현 정부에게 '잘코사니'라며 혀를 차고 있네요.

왜들 이러죠? 블로거들은 블로거들끼리 글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내 이럴줄 알았지' 따위의 댓글을 달면서 서로 상처내고 할퀴네요.

남이 잘 나갈 때 박수 쳐주고 혼란스러워할 때 격려해주고 힘들어 할 때 위로 한마디 해주는 게 사람된 도리일텐데요. 어찌 이렇게 삭막해지기만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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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8 17:06 2009/04/08 17:06

당신들의 인터넷

Ring Idea 2009/04/08 09:24 Posted by 그만

친한 내 친구들이나 내가 존경해마지 않는 선배, 그리고 정말 영특하다고 생각하는 후배들까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인터넷이 문제야"

문제긴 문제다. 사실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그게 왜 문제인지, 그리고 그 문제는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과 해석의 차이가 정책의 차이로 나타난다.

세 가지 기사를 소개한다.

[단독] 구글 1주일째 인터넷 실명제 ‘불복종’ [한겨레]

촛불로 인터넷 내역 자료 제출 '급증' [아이뉴스24]

  ‘인터넷서 2차전’ 이종걸 의원 “비판글 왜 지우나” [한겨레]

이 기사들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면 일단 '인터넷은 통제 대상인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당연하지 않냐고 눈을 동그랗게 떠줄 것이다.

그럼 여기서 다시 질문을 한다. '인터넷을 통제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어차피 인간 세계가 그다지 따뜻하지도,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더러운 구석의 쓰레기를 보고 애써 외면하고 코를 막고 얼른 지나간다. 그때 우리의 '순결주의자'들이 등장한다. 정의의 사도들이다.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자'라며 쓰레기를 버린 사람을 색출해서 팔목을 자르겠다고 선언한다. 쓰레기를 함께 치우자는 캠페인을 하느니 본보기로 팔뚝을 잘라 사대문에 걸어 놓으면 누가 그 쓰레기를 버리겠냐고 말한다.

이쯤 되면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쓰레기 버린 사람을 색출해 팔목 자르기가 핵심 이유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조금은 지겹게 이 문제에 천착해왔지만 이제는 손을 좀 놓아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위대한 가방모찌 출신의 아저씨가 푸른지붕 아래 계시기 때문이다. 내가 먹을 만두는 건드리지 말라고 방점을 찍어둔 로고를 사용하는 당이 지배하는 세상이니까.

인터넷 실명제가 가져다줄 것은 '인터넷 정화'가 아니라 우리들의 잘려진 팔뚝임을 아직도 모르고 남의 팔뚝에 선을 긋고 계시는 멋진 분들의 도움으로 우리의 인터넷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게 잘려진 팔뚝의 세상이 되었다.

이제 당신들의 인터넷이다. 당신들의 아름다운 인터넷에서 내가 팔뚝에서 뿜어 나오는 핏물을 보며 절규해본들 누구 하나 나에게 관심이라도 줄 것인가. 미네르바에 대해 기억하고 있기나 한가?

이쯤에서 예전에 추천했던 책을 다시 추천들어간다. 반드시 읽어두도록. 왜 인터넷은 신성불가침 지역이 될 수 없는지를 말해주고 이미 그렇게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인터넷의 비운을 격렬하게 이야기한 책이다.

2007/04/11 [책] 인터넷 권력전쟁

그리고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 지겹도록 이야기 한 실명제 이야기와 우리의 말할 권리, 그리고 통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곁가지로 링크 건다.

2009/03/17 아고라 3인의 '여론조작'
2009/02/17 검찰, 신동아 오보는 수사할 계획이 없나?
2009/01/22 검찰 '미네르바는 영향력을 가진 언론'
2009/01/17 단지 블로거일 뿐이고...[미디어 2.0 선언]
2008/09/09 '과다 정보 저장'이 개인정보 침해 주범
2008/09/04 레진 사태, 전선을 분명히 하자
2008/07/22 블로그 인용권과 실명제 관한 글
2008/06/25 한국 인터넷 후퇴시키는 요인 10
2008/06/20 포털 전방위 압박중
2008/06/19 더러운 실명제 논란... 또 시작하나?
2008/05/01 개인정보 유출, 원인은 과도한 실명제?
2008/04/22 해킹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사회

**덧, 4월 9일 저녁 때쯤 긴 글을 쓰겠지만..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한국어 서비스에서 업로드와 댓글 기능을 폐쇄시키며 한국 정부의 제한적본인확인제(라고 읽고 바보 실명제라고 읽는다)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브라보 구글! 그러나 민망하잖아. 구글에게 발리는 대한민국이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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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8 09:24 2009/04/08 09:24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Ring Idea 2009/04/07 01:16 Posted by 그만
이종걸 의원의 국회에서 한 발언이 화제다. 아니, 그 발언과 함께 여기저기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언론사가 화제다.

고재열 기자가 말한 것 처럼, 익명으로 숨을 수 없는 나 역시 면책 특권이 없으므로 가타부타 말하지 않겠다. 타 언론사가 이종걸 의원의 국회 발언을 있는 그대로 취하여 실명을 기록한 것은 형법에 의해 면책된다고,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변호사인 이종걸 의원이 기자들에게 알려줘도 기자들도 '두려워 못 쓰니' 뭐 나는 더 짜증나게 두렵다.

하지만....

벌거벗은 임금님은 벌거벗은 거 맞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맞다. 아니 사람들은 누군가 알고 있고 들은 바 있고 봤던 이야기를 반드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환상이든 진실이든 사실이든 왜곡된 기억이건 간에 말이다.

이건 욕망 같은 거다. 말하고 싶다는 욕망, 표현 욕구가 그것이다. 이런 걸 함부로 막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라는 것이다.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파헤쳐 불빛을 들이밀어야 할 언론사가 환한 대낮에 손으로 해를 가리려는 모양새가 영 껄끄럽다.

은근 이 경우가 어디까지 번질지 궁금해진다. 경찰은 도대체 왜 이렇게 미적거리는 걸까? 리스트 수사만 한달이 넘고 있다. 이렇게저렇게 짜맞출 시나리오가 잘 안 나오나? 그럼 그냥 포기하고 검찰로 이송하든가... 쯧.. 그렇게 상상력이 부족해서야.. 어디.. --;

(걱정마시길^^; 이 내용은 알아서 사적으로 기록하고 있음. 언론사적인 의미도 있을 뿐더러 언론사가 사회적인 사건에 연류되었을 때의 사례이기도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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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01:16 2009/04/07 01:16
핑크머니 경제학 - 10점
이리에 아쓰히코 지음, 김정환 옮김/스펙트럼북스

이성애자에게 '동성애'는 분명 낯설다. 낯설다의 의미를 넘어서 '혐오'와 심지어 '증오'의 대상이기까지 하다. 적어도 '동성애'는 비정상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과연 그런 비정상을 두고 볼 것인가. 누구는 타부시하고 누구는 포용한다. 타부시하는 곳은 기회를 잃을 것이고 포용하는 곳이 부와 핑크머니를 쥐게 될 것이다. 이 짧은 메시지를 위해 영국의 근대사를 읊고 엄청난 숫자를 동원했으며 영국의 수없이 많은 게이 지도층 인사들의 이름을 거명해야 했다. 그만큼 설득이 힘들다고 느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저자가 스스로 이야기하듯 사람들은 숫자를 믿으니 숫자를 들이댈 수밖에. 더구나 그 숫자는 무려 180조원이라는데, 이 정도면 오래되고 진부한, 어찌보면 현대 사회에서 병이라고 인정되지도 않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대가로는 꽤 괜찮지 않냐고 저자는 말한다.

상류 계층이든 노동자 계급이든 동성애자 인구는 6퍼센트다. 대부분의 게이는 게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게이로 태어난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게이다. 때때로 인종이나 나라에 따라 그들의 비율이 조금은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커밍아웃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어 있느냐, 혹은 사회의 이해와 인지도가 발전해 있느냐에 따른 표면적인 오차에 불과하다. ...(중략)...건전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가축이나 애완동물 등은 역시 6퍼센트 전후의 비율로 동성애적인 성향을 보이는 개체가 있다고 한다.
<핑크머니 경제학> 이리에 아쓰히코, 스펙트럼북스, 265p

지난 주 아르고나인 출판사 사장님을 만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꼭 리뷰를 써주셔야 해요'라며 건낸 책을 받아들었다. 막상 남이 추천하는 책이라면 무조건 받아들고 읽고 보는 나라지만 받아든 책의 색깔하며 표지에 있는 몇 가지 문구가 뭔가 심상치 않다 싶었다.

사장님은 다시 "게이와 관련된 책이에요. 리뷰를 부탁하기 좀 힘든 책이죠. 근데 읽고나면 생각이 달라질거에요"라고 말하며 거듭 리뷰를 부탁했다.

지금 책을 다 읽고 보니 그의 제안은 꽤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다량의 지식이나 인생살이에 대한 따뜻한 지혜를 독자에게 전파할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다.사회적 편견을 무너뜨리기 위한 게이들의 투쟁을 눈물겹게 묘사하지도 않았으며 게이에 대한 핍박과 저주, 심지어 게이에 대한 테러에 초점을 맞춰 스스로를 불쌍하게 포지셔닝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게이가 현재 늙어가고 있는 영국을 다시 부흥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게이들의 취향에 복종하거나 게이들의 느끼는 코드를 심어놓는 상품이야 말로 놀라운 핑크머니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부축인다. 심지어 게이에게 '호모'라는 비하하는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큰 기회와 사회적 가치를 상실하게 할 것인지 매우 고압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위에서 아래로, 그것도 사선으로 내려보며 말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 전체에 흐르고 있는 '게이 코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에서 중요한 가치를 뽑을 때 나라면 '게이에게 잘 보여라', 또는 '핑크머니를 우리도 쥐어보자' 따위의 이야기보다는 '편견으로 인한 시장 가치 소멸'을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순히 동성애자 뿐만 아니라 온갖 말도 안 되는 차별을 받고 있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전 인구의 6퍼센트. 장애인이라서, 또는 특정 지역 출신이라서, 또는 누구누구의 자식이라서, 여자라서, 무슨 학교 출신이라서 받고 있는 우리의 소수적 핍박에 우리는 스스로 당당한지 되물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적 가치를 소멸시키는 이러한 온갖 종류의 편견과 차별을 하나씩 없애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핑크머니는 물론, 블루머니, 화이트머니, 레드머니를 쥘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스스로에게 자신과 남에게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지를 되물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그 편견이 없어질 경우 우리가 얻을 것과 잃을 것을 저울질 해보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잃을 것이 더 많다는 것 자체가 편견임을 인식한 채 저울질을 해보자.

꽤 오래 전에 쓴 글이라서 아예 자펌 해온다.

성 소수자와 언론인
앞의 이야기와 좀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성 소수자와 언론인은 어떨까요? 과연 우리나라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얼마나 있을까요? 마치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관심과 배려' 정도가 전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장애인 기자가 많지 않기(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체감하지 못하는 기사는 생명력과 설득력을 잃습니다.

블로그를 체험하지 못한 기자가 블로그와 웹 2.0을 논하려고 하니까 맨날 허벅지 벅벅 긁는 소리 하는 것이랑 똑같죠.

미국에 이런 단체가 있습니다. NLGJA(National Lesbian and Gay Journalists Assosiation), 우리말로 굳이 바꾸자면 '전국동성애언론인협회' 정도 될까요?

임원진의 면면을 보니 굴지의 언론사에 포함돼 있는 이들이 많군요. 이 가운데 임원진 소개 코너를 보니 제 눈에 띄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Ina Fried
NLGJA National Vice President for Print and New Media
CNET News.com
ina@nlgjaleaders.org
(2006-2008)






소 속이 그만이 다녔던 한국지사의 본사인 CNET News.com이라서 이 사람의 이름은 매우 낯익습니다. 2002년부터 제가 이 사람의 글을 주로 번역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죠. 몇 번 메일도 주고 받았지만 이 사람의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이력은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이나 프라이드(프리트)' 정도로 읽는 이 사람의 이름은 원래 '이안 프라이드(Ian Fried, 독일식 발음은 프리트)'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Ian이 Ina로 바뀌어서 기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이 사람이 자기 이름을 잘못 적어서 기사를 송고했거나 새로운 여자 기자가 들어와서 비슷한 이름끼리(혹시 남매?) 같은 분야를 취재하나 보다 했죠.

그런데 얼마 후 CNET 사내보 격인 메일이 왔는데 이 사람의 근황이 소개돼 있더군요. '드디어 성 전환을 했으며(커밍아웃과 함께 성 전환을 했다고 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이름을 바꿨다.'는 식이었으며 CNET 내부에서는 자연스럽게 한 사원의 근황 정도로 가볍게 다루더군요.

이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 대형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소식을 발빠르게 전해주고 각종 특종을 만들어내는 전문기자죠.

만일 국내 기자 사회, 언론 조직 내부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성 소수자 곁에서 친구가 되어보지 못한 기자, 인권침해를 당해보지 않은 기자, 저작권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기자, IT 기술을 체험해보지 않은 기자, 민주화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해보지 않은 기자.. 그런 기자들이 이 땅의 주류 언론인으로 '민주화는 자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 그럼 모든 기자가 모든 체험을 해야 하냐?는 식으로 괜한 딴지 걸지 마시길.. 제발.. 유치하게.. 알겠죠?

2007/01/03 골프와 기자, 성 소수자와 언론

** 요즘 제가 책 이야기를 많이 하죠? ^^; 정신도 산만하고 블로깅에 대한 뭔가 돌파구를 마련할 겸 머리를 좀더 식히기 위해 자극을 주는 책을 일부러 찾아 읽고 있습니다. 혹시 괜찮은 책 있으면 소개시켜주세요~ 당분간 책 이야기를 좀 많이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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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00:07 2009/04/07 00:07
세일즈 불변의 원칙 - 6점
제프리 지토머 지음, 최경남 옮김/혜문서관
"행동하라"

"생각했으면 실천하라. 그래야 시작이다.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아쉬울 것 조차 없는..."

뜬금 없이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휙 둘러보던 가운데 <세일즈 불변의 원칙>을 보았다. 어디서 굴러들어왔는지 기억도 안 나는 책이다. 누군가 내게 선물을 했는지 모르겠다. 책 첫장을 넘기니 증정본을 표시하는 도장이 하나 찍혀 있는 것 말고는 누가 내게 이 책을 어떤 의도로 언제 주었는지 알 수 없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 책에 손이 간 것은 책장에 꽂혀 있는 책 가운데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 몇 권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책으로 노는 만담 릴레이에 등장시켰던 사진 가운데 하나를 끄집어 내보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동산투자는 과학이다.
큰 돈 없이 부동산을 사들이는 100가지 방법을 동원했더니
아파트 값, 5차 파동이 일어나더라 --;

이 책들은 책꽂이에 그토록 오래 꽂혀 있었음에도 손길 하나, 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책들이다.

하지만 <세일즈 불변의 원칙>은 내심 언젠간 읽어야지 하면서도 웬지 "뻔하겠지"라는 생각에 차마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었다. 이 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하는 이유는 이 책에서 건질 이야기가 너무 통속적이고 빤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쌀로 밥 짓는 이야기에 다름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웬만해선 이 책 처럼 책 모서리를 많이 접어둔 적이 없을 정도로 수시로 꼭 다시 읽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구문들이 등장한다. 내가 메모한 인용구문을 몇 개만 꺼내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은 존 패터슨이 오리슨 스웨트 마든이 쓴 책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가 할 수 있다>에서 밑줄을 그어 놓은 문장들이다.

  • 모든 아이들이 성공을 꿈꾸도록 가르쳐야 한다.
  • 사람들은 여가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 신체적으로 나쁜 습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최고의 자아를 반영시키지 못한다.
  •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 대부분은 용기와 투지 외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났을 때, 비로소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견하였다.
  • 위대한 일을 하고자 하는 결심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굳은 결심만이 실천을 하도록 한다.
  • (중략)...
  • 행운이라는 말보다 더 오용되고 남용된 말은 없다.
<세일즈 불변의 원칙> 24, 25p

이 책이 존 패터슨이 120년 전에 금전등록기를 팔기 위해 써먹던 영업 코칭법을 현대에 되살려 놓으면서 현대에 맞게 윤색했다. 여러 원칙들이 등장하지만, 아마 이 책을 관통하는 단 한가지 원칙 "생각은 이제 됐다! 실천하라!"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원칙들은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같고 있을 법한 강인한 동기부여 문구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자는 연신 존 패터슨의 영업 기법들, 즉 세일즈 방법들은 이미 120년 전의 것이고 그 원칙들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연신 강조하고 있다.

정작 이 책은 너무 빤한 내용들로 가득 차서 도대체 역사적 사실 몇 가지를 빼고 이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예를 들면 내가 읽으면서 책장 모서리를 두 번 접은 곳은 읽을 때 강하게 동감했다는 표시인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는 책장 모서리를 두 번 접어 놓았다는 것을 다 읽고 난 다음에 발견했다.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을 흥미로운 정보에 노출시키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짐 론은 말했다. 나는 여기에 한 마디 더 추가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 없다.(자신감이 부족하다.) 그런데 성공을 원한다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왜 성공하기를 원하는가.'를 아는 것이다.
같은 책 61p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정말 많은 사람들과 대화해봤고 정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왜 나는 이 이야기를 하지 못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 누구나 성공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왜 자신이 성공해야만 하는지를 설득하거나 스스로 그 이유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어쩌면 구체적으로 생각을 못했을 뿐이지 어슴프레 왜 나는 성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더듬더듬 이야기할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럼에도 그게 진짜 이유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리고 설령 그 이유를 알고 자신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강해도 언제나 우리에겐 '실천은 부족하고 변명은 넘쳐난다'.

이 책의 미덕은 연신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강조하면서 뭔가 자꾸 실행해 볼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일즈맨에게 필요한 것은 '실행' 뿐이다. 물론 이율배반적이게도 '구매 가능자(가망고객, 또는 유망고객을 이렇게 불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를 자꾸 만나고 공을 들이라는 메시지도 있고 이미 나에게 호의적인 고객에게 더 신경쓰라는 말도 있다. 둘 다 틀린 말이 아니어서 더 속상하다.

그만도 세일즈를 잠깐 경험해 본 심정으로는 "역시 세일즈는 궁극의 직업"이라는 확신이다. 지금은 비록 어설프게 걸쳐 있지만 세일즈를 경험하지 않고, 남의 발 아래서 '을의 울분'을 이해하지 못하고서 최고 경영인이 될 수 있단 생각은 '날 도둑놈' 심보다. 비즈니스는 결국 세일즈에서 승부가 난다고 봐야 한다. 물론 제품도 중요하고 인적 자원도 중요하고 시기도 중요하다. 더구나 경쟁 상황도 중요하다. 하지만 최종 계약을 따내는 순간의 결판은 세일즈맨의 역할에 달려 있다.

그래서 세일즈맨은 비즈니스의 꽃일 수밖에 없다. 기자 시절 광고국 직원을 함부로 대해지 못했던 이유가 내가 이미 세일즈를 거쳐 봤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보라고 이야기하진 못하겠다. 그리 권할만한 책도 아니고 이 책 하나로 세일즈의 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도 못하겠다. 하지만 적어도 세일즈맨이라면, 또는 자기 계발서에 심취돼 있고 자기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문구가 가득한 책을 찾는다면 반드시 한 번은 거쳐가야 할 책일 것만 같다.

다시 말하지만, 실천하지 않고 성과를 바랄 순 없다.

내가 종종 프레젠테이션 막바지에 인용하는 핸리포드가 했던 말을 첨부한다.

"아직 실행하지도 않은 일로 명성을 얻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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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4/02 23:30 2009/04/02 23:30
이 글은 3회 연재로 기획되었습니다.

1회 : 블로그 어떻게 만들나?
기자 블로거, 블로고스피어에 다이빙하다
2회 : 블로그 스토리텔링, 기사와 다르다
스타 기자 블로거로 가는 글쓰기
3회 : 기자 아닌 블로거로 소통하기.
기자 아닌 블로거로 살아남기

 
환영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블로고스피어로 안내할 '그만'입니다. ‘그만’은 제 블로그 필명입니다.
일단 첫 시간이니 제 소개부터 할까요? 저는 지난 1998년부터 잡지사 생활을 시작으로 2007년 매경인터넷까지 IT, 인터넷을 주로 취재하는 기자였답니다. 그러다가 2007년 뜻한 바(?) 있어서 기자 생활을 접고 국내 모 포털사로 자리를 옮겼죠. 그런데 이직의 비법 같은 거 놔두고 웬 뜬금없이 블로고스피어냐구요?

사실은 제가 기자 생활 막바지에 블로그에 빠져 살다가 블로그 때문에 이직까지 한 입장이어서 기자가 블로그를 운영할 때의 고민과 고통, 그리고 기대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아닌 착각에 블로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런저런 고민 속에서 좀더 나은 블로그를 꾸며보고 싶어하는 기자 여러분을 위해, 또는 내외부의 직간접적인 압력(?)에 의해 ‘블로그 하나쯤은’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쭈뼛거리는 기자 여러분을 위해 이렇게 <미래형 기자되기>의 한 축인 '블로거 전도' 역할을 맡게 된 것이거든요.

이번호에서는 블로고스피어에 블로거로 뛰어드는 방법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블로거로 영향력을 갖는 방법, 블로거로 즐기면서 살아 남는 법을 차례대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바래요. 이 글은 의도적으로 인터넷 글쓰기 방식을 사용할테니 당황하진 마시길~ ^^
 
기자 블로그, 좋은 점 7가지 & 나쁜 점 7가지
먼저 기자로서 블로그를 운영하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정리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이 중간 제목을 잘 기억해두세요. 나중에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때 써먹을 아이템입니다.

먼저 기자도 취재기자, 현장 취재기자, 트렌드 전문기자, 증시 속보기자, 경찰기자, 사진기자, 편집기자, 방송기자... 헥헥... 이렇게 많은데 누구를 말하느냐구요? 이 글은 '언론사에 소속된 직업이 기자인 사람이라면 누구나‘를 독자로 특정짓겠습니다.

어쨌든 기자로서 블로그를 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취재원의 연락처를 확보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좀더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쓸 수 있고, 누구보다 글쓰기 훈련이나 사진 찍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남보다 돋보이는 깔끔한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되겠죠. 장점 외에도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기자에게 좋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자 블로거라서 얻을 수 있는 7가지 즐거움
1. 자신의 기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2. 자신이 종사하는 매체 외에 다른 독자와 만날 수 있다.
3. 충분히 취재한 내용이 데스크에서 차단당하거나 축소돼도 충분한 글을 올려놓을 수 있다.
4. 매체 이름과 함께 기자 이름을 브랜드화할 수 있다.
5. 내 글을 읽은 독자들의 댓글과 트랙백을 통해 직간접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6. 내 팬을 만들 수 있다.
7.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고 격한 토론과 악성댓글에 익숙해지면서 성숙해질 기회가 많아진다.
 
억지 같다구요? 제가 직접 다 체험한 내용입니다. 믿으세요. ㅋㅋ 반대로 기자로서 블로그를 하면 나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자 블로거가 겪어야 하는 7가지 어려움
1. 내가 종사하는 매체의 일관된 논조나 방향과 다른 글을 쓰기 부담스럽다.
2. 독자들이 내 개인 글이 아닌 매체 기자의 글로 받아들여 선입견으로 대한다.
3. 조직 내에서 블로그 잘 하는 기자와 못하는 기자로 나뉘어 동료끼리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4. 어린 기자들일수록 실험적인 글쓰기를 하기 부담스럽다.
5. 직업적인 정보 취득을 사적인 블로그에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
6. 정식 기사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법적으로 보호받기 힘들다.
7. 기자이기 때문에 독자들로부터 타 블로거보다 윤리성, 정확성, 객관성이 더 높아야 한다는 주문을 받는다.
 
블로그 계정, 어디든 일단 만들자
자, 이제 좋은 점 나쁜 점 다 이해하셨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블로고스피어에 뛰어들 차례입니다. 아,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가 뭐냐구요? 블로그계(界)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쉽게 말하면 '블로거들이 뛰어노는(?) 세상', 또는 '블로거들끼리의 느슨한 커뮤니티'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엄청 대단한 것 같지만 이미 블로그 계정 하나 만들어 두면 그것으로 블로거가 되는 것이고 블로고스피어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쉽죠?

저런, 설마 아직까지 블로그 계정 하나 만들어 둔 것이 없다구요? 걱정마세요. 블로그 계정 만들기는 정말 쉽습니다. 네이버, 다음, 야후, 파란, 이글루스 등 국내 포털 대부분이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그인 해서 [블로그]란 하위 서비스로 들어가면 바로 블로그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만일 자기 도메인(blog.naver.com/0000 이 아닌 ringblog.net 같은)을 소유하고 있다면 티스토리(tistory.com)나 텍스트큐브닷컴(textcube.com)을 이용하세요. ringblog.tistory.com라는 도메인을 자신의 도메인인 ringblog.net으로 직접 연결시켜 사용할 수 있답니다. 좀더 자신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활용하고 싶다면 독립 호스팅을 받아야 하지만 이 정도의 IT 지식을 갖고 있다면 이 글을 읽을 필요는 없겠군요.

요즘엔 회사에서 팀을 짜서 팀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자사 사이트의 블로그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반강제적으로 요청받았다면 일단 그렇게 운영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자신의 콘텐츠를 편리하게 옮겨갈 수 있도록 같은 콘텐츠를 다른 개인 블로그로 퍼다 나르거나 원격 블로깅을 통해 두 개 이상의 블로그에 동시에 같은 내용을 올릴 수도 있으니 염려 마세요.
 
메타 블로그를 알면 블로고스피어가 보인다
이제 내 블로그가 있으니 내 블로그의 존재를 알려야겠죠? 기사라면 편집되어서 누군가 어느 면에 배치할 것인지 약속하지만 온라인에서 '약속된 노출'은 없습니다. 자신이 자신의 글을 홍보하러 열심히 다녀야 하죠.

그렇다고 무턱대고 방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기적으로 사람들이 블로그 글을 읽기 위해 모이는 곳을 집중하면 최소한의 독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바로 '메타 블로그(Meta blog)'라는 서비스이지요. 인터넷 초창기 시절에 심마니, 야후, 코시크, 정보탐정 같은 초기 검색 엔진을 모아서 한꺼번에 결과를 보여주는 '메타 검색'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메타가 그리스어의 '함께'란 개념이란 점을 알면 메타 블로그가 '블로그 글을 함께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라는 것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 서비스는 대부분 내 블로그를 직접 등록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가급적 지금 소개하는 메타 블로그 서비스에 반드시 등록해두시기 바랍니다. 이들 서비스는 한 번만 등록하면 자신의 글이 저절로 '송고'되는 서비스가 대부분이구요,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 처럼 필요에 따라 '송고'하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필수 등록할 주요 메타 블로그
올블로그 : http://www.allblog.net
이올린 : http://www.eolin.com
미디어몹 : http://www.mediamob.co.kr
오픈블로그 : http://openblog.mediamob.co.kr/Meta.aspx
블로그코리아 : http://blogkorea.org
블로그플러스 : http://blogplus.joins.com
Colcol Meta : http://www.colcol.net
도깨비뉴스 : http://dkbnews.com
프리로그 : http://freelog.net
블로그정글 : http://blogjungle.stoo.com
파란 블로그스페이스 : http://blogspace.paran.com
뉴스로그 : http://www.newslog.com
브레인엔 : http://www.brainn.co.kr
Technorati : http://technorati.com
블로그이야기 : http://www.blog2yagi.com/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 : http://bloggernews.daum.net

*덧, 이외에도 많은 메타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송고된 글은 제목과 약간의 요약문이 누리꾼 앞에 선보이게 되고 이 경로들을 비롯해 검색 등을 통해 누리꾼들은 내 블로그에 방문해서 글을 읽게 되는 것입니다. 언론사에서 일방적으로 쏘는 것을 독자들이 받아 읽는 방식이 바뀌어 이제는 소비자들이 여러 경로에서 쓰여진 글이 모여있는 곳에서 직접 글을 읽고 글을 평가하고 남에게 추천할 것인지를 판단하죠. 그래서 좀더 정보 소비자 입장에서 글을 쓰게 되지요.

이들 사이트에 등록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올블로그만을 대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자신의 RSS 피드 주소를 알아야 합니다. RSS 피드란 콘텐츠가 업데이트되었다는 소식을 자동적으로 외부로 알리는 기능을 갖춘 알리미 역할을 하는 블로그의 기능입니다. 요즘엔 뉴스나 게시판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지요. 이 RSS 피드 주소는 내 블로그 어딘가에 있는 아래와 같은 그림을 눌러보면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주소를 복사해둔 뒤 올블로그로 가서 회원가입을 한 뒤 ‘마이올블로그’ 메뉴에서 ‘블로그 추가’를 통해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여러 개의 블로그를 동일한 콘텐츠로 운영한다면 중복되지 않게 메타 블로그에는 하나만 등록하시기 바랍니다.
 
구관이 명관? 블로거 선배 블로깅 어깨너머 보자
이제 블로그 계정도 만들었겠다, 메타블로그에 등록도 했겠다. 블로고스피어를 시간 날 때마다 힐끗힐끗 한 번씩 쳐다보면서 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올려야 하는데 기존에 쓰던 방식과 어떻게 다르게 써야 할지 막막하죠? 그럴 때는 앞서 나가고 있는 사람들의 발자국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그들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나만의 것으로 소화하면 그만이지요.

제가 추천해드리는 블로그를 방문해서 이들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방법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전현직 기자이면서 블로거이기도 한 이들은 블로고스피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분들이랍니다. 살짝 제 블로그도 끼워넣었습니다. ^^
 
▲온라인 활동이 많은 전현직 기자 블로거
송원섭의 피라미드
http://isblog.joins.com/fivecard/
고재열의 독설닷컴
http://poisontongue.sisain.co.kr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http://ringblog.net
노태운 기자의 발가는대로
http://blog.joins.com/n127/
이정환닷컴
http://leejeonghwan.com
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
http://itviewpoint.com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저널리즘의 산실
http://onlinejournalism.co.kr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http://limwonki.com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
http://blog.hankyung.com/kim215

* 덧, 추가 [더 아시는 전현직 기자 블로그가 있다면 소개 바랍니다. 추가하겠습니다]
ozzyz review 허지웅의 블로그
http://ozzyz.egloos.com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http://2kim.idomin.com/
펄의 Feelings...
http://pariscom.info/
하이퍼텍스트
http://hypertext.tistory.com/
동아일보 정호재 기자
http://www.eastasia.co.kr/
전자신문 최순욱 기자
http://amulandpride.sshel.com/
헤럴드경제 권선영 기자
http://konglog.com
파이낸셜뉴스 한민정 기자가 영어로 쓰는 한국 금융 관련 블로그http://amandaminchung.blogspot.com/

한국 기자협회보 [기자 파워블로거] 검색결과
 
이들 블로그들의 특징은 모두 내용이나 주제에 있어서 개성이 넘치고, 기사체와 통신체, 그리고 대화체를 넘나들면서 자유로운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 호에는 실제로 이들 처럼 기존의 유명 기자 블로거들의 글쓰기 패턴을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온라인 다운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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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신문과 방송>이라는 잡지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앞부분에서 밝혔듯이 3회 연재분이고 주요 독자는 '블로거가 되고 싶은 기자'입니다. 이미 블로깅을 하고 계신분들에게는 약간은 민망한 초보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양해해 주시길. 이 글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3월 15일 경이므로 현재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글의 편집본을 보고싶다면 <신문과방송>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PDF 파일로도 공개돼 있습니다.

2009/02/19 기자 블로거라면 참고할만한 글
2007/08/29 블로거는 무엇을 원할까?
2007/01/17 서기자-명기자, 블로거인가 기자인가

무엇보다 오래전 글이긴 하지만 이 글은 꼭 함께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기자 블로그, 기회와 함정

* 그나저나 학교 다닐 때 <신문과 방송> 월간지를 보면서 기자를 꿈꿨던 제가 가끔 신문과 방송에 기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척이나 감회가 새롭고 스스로 제가 대견스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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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4/02 10:22 2009/04/02 10:22
사랑을 말해줘 - 8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뭔가 이 느낌. 꽉 막힌 듯한... 그러나 온갖 소음은 갈수록 커지는... 그러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같은 도시 한복판.

하지만 어느새 그냥 무덤덤하게 보도블럭을 짓밟으며 경쾌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난 도시인이니까. 도시가 주는 온갖 이야기를 소음이라 여기고 없는 것이라 여기고 살아갈 뿐이다. 그러면 주위는 조용해지니까. 도시인의 생존 스킬이랄까. 주변을 정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초절정 스킬.

소설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통'이다. '의도된 소통'과 '의도되기 힘든 소통'을 이야기한다. 단절도 이야기한다. 들을 수 없는 상대에게 말하고 있고 느낄 수 없는 상대에게 눈빛을 보내는 그런 단절.

소설은 연신 아이러니한 상황을 쏟아낸다.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적막한 장소인 폐장직전의 공원을 골라 주인공 슌페이와 교코를 만나게 한다. 하지만 그 상황 역시 슌페이의 느낌일 뿐 언제나 도시는 교코에게 적막이다.

듣지 못한다는 것이 고통이고 답답함이다. 그러나 교코는 듣지 못하지만 그것을 고통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쿄코에게 말해야 하는 슌페이가 고통이다.

즉흥적으로 뇌에서 걸러지기도 전에 튀어나오는 말이 아니라 뇌에서 걸러진 이야기를 글로 적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것 역시 고통이다. 떠오르지만 전달할 수 없는 답답함.

매스미디어 속에서 낯선 메시지를 대중에게 쏟아내는 것만을 생각하는 열정적인 슌페이는 정작 자기 옆에 있는 열성적인 팬에게조차 자신의 마음 이야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표현장애를 앓는다.

슌페이와 교코의 사랑 이야기는 모순이다. 이 둘은 절절하게 사랑하는 것 같지만 딱히 그런 건 아니다. '우릴 사랑하게 해줘요' 따위의 작위적 상황 설정이 등장하지도 않고 악인이 등장해 이 둘을 이간질시키지도 않는다.

어쩌면 오래된 연인 처럼 무덤덤한 필담을 나누며 정(情)을 교류할 뿐. 하지만 그 덤덤함은 어느때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답하지 않고 눈에서도 사라진 상대를 찾아 헤매는 순간, 차라리 상대의 눈에 보이는 침묵이 얼마나 많은 말을 해주고 있는지를 우린 느끼게 된다. 그렇게 둘의 일치되지 못하는 소통 방식이 둘의 사랑을 안타깝게 만든다.

소설이 이토록 미적지근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은은한 향이 느껴진다. 마치 달지 않은 참한 크래커를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리는 느낌이랄까. 건조하고 밋밋한 느낌으로 입속에 들어왔다가 삼키지 않고 침과 함께 입 속에서 이리저리 돌려보며 맛을 느껴가는 느낌이랄까.

이 소설. 그래서 뒤끝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된다. 눈으로 말하지도, 입으로 말하지도 못하는 블로거들 같다고나 할까. 늘 제한된 수단으로 내 머릿속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소통의 파괴가 아닌가 말이다. 우린 지금 읽고 있는 그 글을 쓴 그 사람을 온전히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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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4/01 17:21 2009/04/01 17:21
지난 몇 년 동안 블로그가 주목 받은 이유는 대부분 미디어적인 가치 때문이었다. 누군가 주장하고 싶어하고 어떤 새로운 소식을 남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검색의 발달과 함께 멋진 메시징 도구로 블로그는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2009년, 우리는 블로그를 미디어 산업의 일부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 같다. 딱히 블로그란 산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응용한 산업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란 의미다. 예를 들어 공동 구매나 오픈마켓이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언론사도 출현할 것이다. 더구나 능력 있고 이미 잘 알려진 소위 유명 블로거(일부에서 이들을 파워 블로거로 부른다)는 새롭게 진입하는 오프라인 시장의 유명인, 또는 유명 기업들과의 협업이 일상화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마케팅 도구로 블로그를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미디어 영향력의 도구로 블로그를 이용할 것이다. 누군가는 물건을 팔고 소비자와 대화하는 창구로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도구로 삼을 것이다. 미디어 플랫폼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콘텐츠의 지속적인 공급처로 블로그는 제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인 성장은 정체 상태로 진입
지난 3년은 블로그가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다. 블로그 계정 수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미 네이버에서 만들어진 계정수만으로 1200만개에 달하고 네이버를 제외한 블로그 계정 수가 그만큼 있다고 했을 때 이미 우리나라 블로그 개설 계정 수는 2400만개를 뛰어 넘는다. 변형 블로그, 또는 작은 홈페이지인 미니홈피까지 합치면 4000만개가 넘는 계정이 인터넷에서 저마다의 개성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열성적인 블로그 개수는 이보다 훨씬 적어서 약 10% 정도(400만개)로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고스피어라고 불리는 약간은 폐쇄적인 공간인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 플러스, 믹시, 이글루스 밸리와 같은 곳은 이미 블로거들끼리의 커뮤니티화가 진행된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열성적인 블로거끼리의 커뮤니티는 단위별로 약 10만~20만 정도로 추산된다.

올블로그의 경우 이슈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지만 대략 15만에서 20만 명의 주간 순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우 열성적인 참여자, 또는 산업적 가치를 지난 콘텐츠를 보유한 블로그의 수는 1%, 즉 40만 개 정도로 추정된다. 물론 이 수는 전통 언론 미디어 업종에 종사자 수가 4만 6000여명(언론재단 2008년 통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시할만한 수가 아니다. 속속 블로그에 뛰어들고 있는 기성 언론인과 연예인, 정치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소비면으로 보면 이미 블로그는 정체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 블로그 서비스로 2007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해온 티스토리의 경우도 지난해에 현재 월간 1800만 정도의 순방문수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순항중이지만 증가세는 이미 고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효과가 이미 성장할대로 성장한 티스토리의 성장세를 가속화시키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블로그에 대한 소비는 이미 양적인 고점 근처라는 이야기다.
 
블로그 산업화 기회 확대, 양극화
콘텐츠 업계의 특성상 양적인 고점에서 일부 블로그에 주목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그래서 네이버, 다음, 야후를 비롯해 많은 블로그 서비스 기업들이 '파워블로거', '우수블로거', 'Top블로거' 등의 이름으로 유명하거나 가치가 높은 블로그를 선정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주목을 이들에게 몰리게 하는 작용을 한다. 바로 마이크로미디어이면서 매스미디어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출현하게끔 만든 분위기다.

이런 '영광'은 다시 블로거들에게 이전에는 없었던 사회적 책임감과 산업적 가치, 정보소비자와의 소통 등을 요구하면서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때 이 부담감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이들은 진정한 '파워 블로그'로 올라설 것이고 일부는 쇠퇴하는 등 블로고스피어에 생성과 소멸의 생태계가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털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새롭게 쥐어진 권력을 순전히 자신의 만족으로만 여기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포털에서 폭 넓은 팬 층을 확보한 블로거들은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물품 공동 구매 등의 수익모델을 실현시키고 있다. 일부 블로그는 마케팅과 연계된 제품 리뷰에 치중하기도 하고 일부 블로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 재판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킨들에 이어 올해 킨들2를 내놓으면서 뉴스미디어와 함께 블로그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일본에서도 블로그의 유료구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2007년 전후한 블로그 광고는 용돈 벌이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그동안 기업 블로그 구축의 장단점을 면밀히 탐색하던 기간을 거쳐 직접 블로고스피어에 뛰어들 것인지, 아니면 기존 네트워크 영향력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입소문을 활용할 것인지 택해야 한다. 물론 양자 모두 선택하는 기업이라면 올해는 블로그 운영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인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인터넷은 그동안에도 그랬듯이 사소한 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덩치가 힘이다? 미디어화 & 네트워크화
앞의 직접적인 산업화와는 별도로 언론사들의 블로그 진입도 눈에 띈다.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언론사는 블로그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기자들의 블로그 운영을 독려해 왔지만 사실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해 모 일간지 기자들의 블로그 필화 사건을 계기로 기자들의 블로그에 대한 관심도가 양분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각종 검색사이트에서 뉴스보다 블로그 콘텐츠가 상위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고 메타 블로그의 파괴력이 높아지면서 블로그의 영향력 몸소 체험하게 된 오프라인 기자나 정치인, 또는 마케터와 홍보인들이 블로그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반대로 블로고스피어의 위험성, 일부 순결주의자나 반시장주의자의 도발 등을 부담스러워하며 블로그에 아예 관심을 끊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모여 만든 팀블로그 형태의 언론인 블로터닷넷이라거나 블로그 네트워크인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그 파트너인 블로거 2명이 모여 언론으로 등록한 야구타임즈 등은 국내에서는 이색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야구타임즈를 탄생시킨 태터앤미디어는 올해 안에 10여개의 전문 블로그 매체를 언론사로 등재시키고 취재 지원은 물론 포털에 콘텐츠를 재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의 블로그 미디어화는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이미 미국 등에서는 보편적인 사례에 속한다.

오바마의 당선에 인터넷의 역할이 컸다면 단연코 그 안에는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com)라는 걸출한 정치 팀블로그 미디어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블로거 기자들의 취재 범위도 14개 분야로 나뉘어 있어 전문적인 취재 및 기사를 제공한다.

정치 블로그인 TPM(talkingpointsmemo.com) 역시 조쉬 마셜이 웹 기반의 뉴스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뉴욕과 워싱턴에 취재기자 겸 블로거들이 상주하는 사무실이 있으며 비디오 촬영기자와 편집기자도 두고 있다.

이외에 9명의 저널리스트가 올리는 칼럼으로 유명한 앤드류셜리반의 데일리디쉬(Daily Dish, andrewsullican.theatlantic.com)나 음악을 좋아하고 좋은 음악을 소개해 주고 싶어하는 3인의 음악팬들이 모인 새드더그라모폰(saidthegramophone.com),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슬래시필름(slashfilm.com)도 10여 명의 대표적인 블로거들이 영화 뉴스와 평론, 등장인물의 가십과 연출자의 계획 등을 블로그 형태로 올리고 있다.

블로그가 언론이냐 아니냐는 이미 미국에서는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블로그를 언론으로 활용하느냐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의 자의적 선택만 있을 뿐이다.
 
정직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대세
이 같은 미디어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성 대중매체들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조력자 같은 경쟁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과 새로운 영역에서 소비자와 색다르게 만나고 있는 매체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마케팅과 홍보라는 분야가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매스미디어와의 메시지 합작과 지식인 댓글 알바 동원은 두고두고 마케팅업계 종사자들을 괴롭힐 것이다. 예전에는 대중매체와 함께 어떻게 메시지를 전파하고 강하게 설득할 것이냐를 고민했다면 이제 블로그를 대할 때는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자세로 청취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블로그는 '소통'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산업사회의 논리로 보면 효율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영향력도 없을 것 같고 예측도 불가능할 것 같은 이런 소통 방법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또한 기업 자체가 사회적으로 어떤 캐릭터가 될 것인지 미리 예측하기보다 블로그를 통해 하나씩 쌓아가는 고된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정직하고 솔직한 것이 최대의 무기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월간 <아이엠애드>라는 잡지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9년 대한민국 블로그 트렌드'라는 기획의 첫 꼭지, 즉 여는 글 되겠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3월 10일 경이므로 현재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글을 오전에 올린 '쌀로 밥 짓는 이야기 2탄'쯤으로 생각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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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31 10:41 2009/03/31 10:41

오늘은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pisode1
어느 날 퇴근 길에 라디오에서 한창 오디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죠. 진행자는 박경림, 출연자는 원더걸스였던 거 같네요. 뜬금 없이 박경림씨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어떠세요. 소희양도 오디션 많이 보셨나요?"
"오디션 볼 때 좀 떨리고 그러던가요?"

순간 느낌이 '이건 아니다' 싶은 거죠. 너무 당연한 이야기잖아요. 가수 하는데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더라도 오디션은 봐야 하는 거고 오디션 볼 때 떨리지 않는 것이 이상한 거죠. 원래 오디션을 거의 보지 않았다면, 또는 오디션 볼 때 전혀 떨리지 않는 연예인이라는 것이 알려졌다면 그 이야기를 끌어내는 질문으로 가능했겠지만 대답은 모두 '예'였습니다.

그러자 박경림씨가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바로 재치있게 마무리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했네요"

#Episode2
어제 블로그 지인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회사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서였죠. 어쩌면 제게 듣고 싶은 것을 듣기 위해 왔을지 모릅니다.

마케터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한 이 분은 제게 왜 이 솔루션이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지, 왜 초기 기획하고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왔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죠. 제가 한 이야기는 너무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마케터가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반면 정성 평가까지 숫자로 표현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마케터의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솔루션은 마케터에게 권유하지 말고 C-레벨(임원급)에 권하거나 이익이 상충되지 않는 사내 리서치(연구팀)에 권유하라"

"마케터가 관심 있는 것은 자신의 대외적인 성과가 아니라 대내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어필이다. 자신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스스로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의 정교한 솔루션을 환영할리 없다"

이건 뭐... 네,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이죠.

하지만 저를 찾아온 블로그 지인은 고맙다고 말을 합니다. 어쩌면 왜 실제로 지금 자신의 솔루션이 실무 마케터에게는 잘 안 먹히고 임원이나 사내 연구원들에게 호응을 받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Episode3
판도라TV의 기자 간담회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질문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수익 보전이 우선인가 비용 절감이 우선인가"

사실은 판도라TV는 이 부분에 대해 둘 다 고민하는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김경익 사장님은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수익이야 일단 딱히 별다른 전략이 없는 이상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자신의 관리 권한 밖이었으니 당연할 수밖에요.

해외로부터의 투자 유치도 비용 절감 노력과 함께 동영상 사이트가 감내해야 할 숙원이었는데 이를 해결했죠. 얼마 전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는데요. 판도라TV의 흑자는 욕을 먹어도 수익에 대한 적극적인 마인드와 현실을 고려한 비용 구조, 그리고 해외 투자 유치 등이 작용하면서 시장 1위 고수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어때요? 쌀로 밥 짓는 이야기죠?

반대로 이야기해볼까요.

동영상 사이트 가운데 최근 비운의 '운영중단'과 '파산'까지 고려하고 있는 SM온라인의 '엠엔캐스트'가 있습니다. SM온라인과 판도라TV 누가 욕을 더 먹고 누가 욕을 덜 먹었습니까. 그리고 누가 더 악바리였고 누가 더 오래 살아남고 있습니까.

다모임에서 SM온라인으로까지는 잘 갈아탔다고 할 수 있습니다. SM이 동영상 UCC에 대한 투자를 기획할 때 다모임은 재빨리 움직였던 것이죠. 하지만 이미 그때부터 물 건너간 서비스가 되기 시작합니다. 특정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특정 가수들과 연예인들의 유통경로로 사용될 처지에 놓였고 해외 영상 서비스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꿈 같은 사업이었죠.

다모임 시절 이규웅 대표를 만났을 때 우리는 결국 다시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해야 했습니다.

"활로가 필요해요. UCC의 다음 단계는 뭘까요?"

"결국 규모의 경제를 이뤄 미디어가 되던가, 비용을 줄여야 할텐데요"

그러다 SM온라인은 다시 '소리바다'로 2007년 12월 넘어갑니다. SM의 전략적 승리였으며 소리바다의 전략적 패배였던 것이죠. 아무런 담보도 없이 덩치 큰 UCC 사업을 떠안다니... 차라리 웹하드 서비스를 인수하는 것이 수익에 더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그렇게 SM온라인은 소리바다에 의해 '파산' 위기로 몰려 있습니다.

수익도 생각해야 하지만 비용 절감에 대한 확신이나 해결책이 없다면 얼른 사업을 접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비용 과다로 빚만 잔뜩지고 사라지고 말 겁니다.

어때요? 쌀로 밥 짓는 이야기 맞죠?

마지막으로 쌀로 밥 짓는 이야기의 결정판으로 다음 글을 링크합니다. ^^

2009/03/27 [책] 마지막 강의의 핵심 '진실(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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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31 09:39 2009/03/31 09:39

고래는 트위터에게 보은할 것인가

Ring Idea 2009/03/30 00:42 Posted by 그만

제목이 참 거시기합니다. 트위터가 무엇인지 이 블로그를 읽고 계신 분은 대부분 아시리라 믿습니다. 마이크로 블로깅 툴이지만 지금은 점차 그 의미가 확대돼 쉽고 간편한, 그리고 세상에 내 목소리를 가볍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킹 도구로 각광받고 있죠.

근데 여기서 뜬금없이 고래는 왜 나오나 싶으실텐데요.

고래에 얽힌 사연은 하이컨셉 & 하이터치 블로그의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보여준 Fail Whale 성공이야기 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소셜객체 그림은 트위터가 다운되었을 때에 나오지만, 트위터라는 서비스를 아끼는 사용자들이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제게는 그리 익숙한 그림은 아닙니다만, 트위터 사용자들에게는 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나 봅니다. 트위터라는 의미가 '새가 조잘거리다'의 의미인만큼 새들의 이미지가 인상적입니다.

요즘 트위터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면서 단순한 링크와 연결만을 강조해왔던 소셜네트워킹이 이제 다시 생산자, 그리고 소비자의 연결 고리에 집중하면서 '소셜 미디어화'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결국 메시지가 어떻게 퍼지고 남 또는 나에게 영향을 줄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죠.

그런데 이런 막연한 낙관론 사이에는 '싸이질' 속에 감춰진 '~질'의 의미처럼 뭔가 어색한 중독 현상에 사람들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상하게 요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살금살금 퍼져나가고 있네요. 충분한 대체재가 존재하는 한국 시장에서 이런 소셜 미디어가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어쨌든 이런 배경 지식을 갖고 아래 만화를 한 번 보시죠.



원본은 여기인데요. 속도가 좀 느린 것 같아서 유튜브에서 땡겨왔습니다.

중간에 친구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결국 당신들 중 누구도 친구가 없는 거잖아!"라며 버럭 말하고 나자 그 고래가 트위터들을 잡아 먹으며 다니네요. ㅋㅋ.. 우왕좌왕하는 트위터 사용자들,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에 우왕좌왕합니다.

페이스북보다 커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트위터[링크 영문]. 트위터에 대한 중독현상을 경계하는 것 처럼 보이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싸이질', 이나 '블질', 또는 '댓글 놀이'에 빠져 있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네요. 정말 우리에겐 그것들이 원래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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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0 00:42 2009/03/30 00:42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 8점
에릭 갈랜드 지음, 손민중 옮김/한국경제신문

미래를 읽을 수 있다면...

어렸을 때 봤던 만화 '내일 신문'이 기억난다. 반대로 현재까지의 모든 내용을 기억한 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도 우리는 '내일'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모두 허구다.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하늘을 날고 싶다는 사람들의 오랜 꿈과 같다. 직접 날 수 없을 때는 도구를 사용해 하늘을 날 수밖에 없다. 도구의 도움으로 날 수 있다면 우리는 꿈을 이룬 것이다. 이 책은 미래를 읽는 도구를 알려준다. 미래를 꿰뚫어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가 알고 싶은 구체적 트렌드 주변의 많은 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전에 복잡계 이론에 대해 소개할 때 중요한 요소에 대해 '창발'과 '혼돈의 가장자리'를 설명한 바 있다.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와 자연은 복잡한 요소가 상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전대미문, 또는 전인미답의 상황에 대해 앨빈토플러가 <불황을 넘어서>라는 책을 통해 절대 과거 불황의 시기나 대공황의 사례를 준용하지 말라고 일갈하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이미 시간은 흘러갔고 과거 사례와 똑같다고 생각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는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이에 대공황을 기억하는 이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세대가 다르고 당시와 규모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고 사회 전반의 구조화도 다르다. 도대체 왜 지금 시점에 대공황과 뉴딜만을 부르짖는가.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에서 에릭 갈랜드는 미래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를 귀띔해준다.

■ 거시환경(STEEP)분석 : 사회 Society, 기술 Technology, 경제 Economics, 생태 Ecology, 정치 Politics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시스템 도표화 : 시스템적 사고의 핵심은 미래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미래 연구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50p)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부문은 어떻게 다른 요소들과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도식화 해야 한다.

■ 트렌드 분석의 3단계 : 1단계 시스템 도표를 그려라, 2단계 트렌드를 시각화하라, 3단계 정보의 출처를 찾아내라.

이렇게 갖춰진 도구를 사용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향후 바뀌어갈 요소들이 다른 요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좀더 근거가 분명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만들고 임펙트 있는 요약 문서까지 만들면 '누구나' 미래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생활 속 미래학자되기'와 같은 콘셉트인 셈이다. 마치 내가 블로그를 '생활 속 미디어되기'라고 말하듯이 에릭 갈랜드는 미래학자가 미래를 보는 방법과 도구를 책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미래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매우 실전적이고 실재적인 책이다. 한 두달 앞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아닌 5년 10년 후의 미래를 분석해내고 이에 대비하고 싶다면 각자 자신의 통찰력을 동원해 미래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전반부는 미래 트렌드를 읽고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뒷 부분은 미래 몇 가지 트렌드에 대한 예시를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면 앞 부분의 원고량이 모자르자 뒷 부분을 이어 붙인 느낌이 든다.

어찌됐든 그 뒷부분에서 '매체와 통신 : 60억의 사람들을 위한 60억 개 채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음의 세 가지 주요 트렌드는 미래에 매체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다. 첫째, 전자기계들은 하나의 디지털 믹싱으로 여러 종류의 매체들을 융합시킬 것이다. 둘째, 매체의 기업합병은 매체를 통제하고 우리의 문화적 산출물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소유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감소시키고 있다. 셋째, 경쟁하는 미디어 메시지의 군비경쟁은 매체로부터 나오는 어떤 것도 복음성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어린 세대들을 낳고 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단순한 진실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품일지도 모른다.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에릭 갈랜드, 285p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그만 역시 무수히 반복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그다지 충격적이라거나 신선하진 않다. 반면,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인 저자와 그만이 바라보는 미래가 같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봐야 한다. 우린 '메가 미디어'와 '마이크로 미디어' 그리고 '융합'을 한결같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래에는 가장 높은 가치를 매길 수 있는 메시지는 결국 '진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것이다.

미래를 읽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가올 미래에도 가치가 변하지 않을 무언가를 갖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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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8 14:16 2009/03/28 14:16

기사 한 번 끝내준다. 뭐 이건 대놓고 욕 좀 해주세요 하는 기사다.

일부러 댓글까지 감상하라고 원문 링크 아닌 야후 뉴스쪽으로 링크 건다.

버핏도 울고 갈 MB의 재테크 실력[머니투데이]

딱히 인용할만한 구석은 없는데 댓글이 아주 난리다. 머니투데이 기자는 과연 MB의 재테크 실력이 부러워서였을까, 아니면 경이스러워서 였을까. 아니면 은근히 MB가 욕 좀 먹어주길 바래서였을까?

사실은 보도자료였겠지... 그런데 아무래 봐도 제목 한 번 잘 골랐다. ㅋㅋ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재산 사회기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 상반기 중 모친 이름을 딴 '태원 장학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엥 상반기? 뭐 IT 프로젝트 하나? 왜 자꾸 미루지.. --;

근데 이런 댓글을 적은 사람들은 도대체.. --;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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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3:39 2009/03/27 13:39
마지막 강의 - 10점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살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봤고 감동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래서 봤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가 내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왔던, 그리고 죽음 앞에 당당하고 즐겁게 마지막 순간을 즐기던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난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늘 그렇듯이 다시는 그에게서 들을 수 없는 마지막 이야기라는 것만으로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잠시 휘리릭 책을 넘기며 훑어보았다. 계속 그 안에서 보이는 단어들이 스친다. 줄을 쳐 놓았거나 모서리를 접어 놓은 곳에서 더 뚜렷하게 내 시선을 끄는 단어 하나가 보인다.

'진실'

솔직하고 진실되고 간절히 정말로 원하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고, 그것을 이뤘다는 것을 말하는 순간순간 그 스스로에게 인생의 마지막을 다짐하는 것 처럼 그렇게 '진실'이란 단어는 독자에게 크게 다가온다.

만약 조언을 하려는데 나에게 오직 세 단어만 허용된다면 단연 '진실만을 말하라(Tell the Truth)'를 택할 것이다. 그리고도 세 단어가 더 허용된다면 나는 거기에 '언제나 All the Time'을 더하겠다. 부모님은 나에게 '말은 곧 네 자신이다'라고 가르쳤는데 위의 말에 관해 이보다 더 나은 설명은 없다.
정직함은 도덕적으로만 옳은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기도 한 것이다.
<마지막 강의> 랜디포시, 223p
진실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세상을 살다보면 깨닫게 된다. 물론 진실됨이 중요하다는 것쯤은 우리 모두가 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알겠는데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잘못을 고백하고 누군가의 잘못을 고발하는 것은 진실된 행동이고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행동이지만 사회는 고백하는 자를 비난하고 고발하는 자를 매장하려 한다. 그렇게 세상은 진실된 사람들의 피해사례를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패배 의식에 젖어드는 것은 <마지막 강의>를 쓴 랜디 포시 교수 처럼 끈질기게 자기가 좋아하고 진실된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권모와 술수, 돈과 연줄에 집착하는 세태를 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과 미디어는 그것이 진실된 것이고 지금 우리의 현실 그대로라고 말한다. 이쯤되면 오히려 진실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가식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미디어는 그렇게 진실됨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

랜디 포시가 이 책을 쓰고 나서 2008년 8월 자택에서 숨을 거둔 직후 강남역 교보문고에 우연찮게 들렀을 때 피라미드 처럼 이 책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 마치 '드디어 저자가 죽었다. 이제 이 유언장을 사가라'는 강력하고 너무나 세속적이지만 솔직한 마케팅이 아닌가. 그렇게 세상은 '진실'이란 단어를 갈갈이 헤쳐놓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갖고 있는 한가지 삶의 기준 '진실'의 무게감은 여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지금 손에 쥐고 싶은 것은, 또는 손에 쥔 것은 정말 진짜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었을까.

마지막으로 자막 있는 랜디포시 교수의 짧은 동영상 하나와 한시간 넘는 완전체(?) 영문 동영상 하나를 퍼온다. 마지막 강의에 대해 좀더 알고 싶으신 분은 도비호님의 이 글을 추천한다.

카네기멜론대학 Randy Pausch교수의 마지막 강의 - dobiho on HCI 


 


마지막 강의 영문 스크립트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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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1:23 2009/03/27 11:23

두려움 없는 삶, 1인 창조기업

Ring Idea 2009/03/26 16:10 Posted by 그만
예전에는 소호(Small Office Home Office)나 재택근무라는 표현으로 프리랜서 산업을 설명했다. 그로부터 10년 다시 1인 기업가들에게 기대야 하는 국면에 다다랐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대한 기업들이 흔들거리고 웬만해서는 직장내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거리로 쏟아져 나올 사람들을 구제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정부는 다시 기업단위에서 개인단위로 그 관심사를 이동해갔다. 한창 일할 나이의 자원들이 실업자로 놀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10년 전에는 벤처, 소호, 프리랜서, 창업, 교육 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정부도 이에 대해 갖가지 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결과는 희한하게 IT 버블과 자영업자 폭증으로 이어졌다. 외환위기의 여파는 이후에 버블 붕괴와 자영업자의 몰락에 카드빚이 늘어나면서 1인 채무자만 폭증하는 기이한 현상을 목도하게 됐다.

그로부터 다시 10년, 유행처럼 그 시절 그 레퍼토리가 화장을 다시 하고 '1인 창조기업', '그린경제'라는 말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

단, 우리의 지난 10년의 학습효과가 어떤 작용을 할까? 옷을 바꿔입고 화장을 고쳐 나온 레퍼토리에 시큰둥하게 반응할까. 아니면 다시 한번 허황된 꿈을 좇는 사람들의 출몰이 이어질까. 또 아니면 이를 통해 새로운 신사업 창출에 골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될까.

이 글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쓰인 듯 보일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여전히 나는 1인과 1인들의 기능별 네트워크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는 좀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길 바란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천재보다 드림팀이다.

농담같지만, 또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사회 경제 구조가 이미 선진국 모방형에서 독립 창조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인식에 일부 동의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터넷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문화와 기술이 넘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9/02/16 지식형 중소기업의 생존법

다음은 중소기업청에서 나온 보도자료다.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 발표
창업관련 법 대폭 정비

 
(대전=뉴스와이어) 2009년 03월 26일 --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술만 있으면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를 손쉽게 판매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고추장, 간장, 벌꿀 등 전통 식품을 집에서 직접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이 개선되는 등 개인의 창의성과 창업마인드를 확산시키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제도개선이 추진된다.

중소기업청(청장 홍석우)은 국민을 대상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기술을 찾아내 상품화거나 판매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아이디어 수집·발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우수 아이디어의 상품화 및 판매 또는 대·중소기업 등으로 부터 아웃소싱을 통해 용역을 수주할 수 있도록 1인 창조기업 맞춤형 지원시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은 지난 1월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과 3.23일 개최된 미래기획위원회의 「휴먼뉴딜 비전 보고회」의 후속 대책으로서, 최근 인터넷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개인의 창의성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일 뿐아니라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됨에 따라, 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창업마인드 확산을 통한 창조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현 및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의 기업으로 ‘07년 4.2만개 수준으로 평균 5.0%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영세 소상공인(서비스업)은 글로벌 경기침체 및 과당경쟁 등으로 사업체 수가 정체(‘03년 약 243만개 → ’06년 약 242만개) 되는 추세이다.

또한 국내에서 많은 성공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고추장 이기남 할머니는 고추장 손맛으로 연매출액이 15억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주부 웹 디자이너 강혜진씨는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월 평균 400만원의 수입을 얻는 대표적 성공사례이다.

이번에 마련된 활성화 방안은 관계부처 회의, 관련업계 간담회 등을 수차례 거쳐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에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손쉬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위주로 수립되었다.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의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온·오프라인의 아이디어 수집·발굴시스템 구축, 법·제도 규제개선, 수요창출 지원, 경영안정 지원 등 4개 과제로 구성됨

 ① 정부와 민간에서 운영되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연계된 온라인상 “아이디어 수집·발굴시스템” 구축과 노인 등 인터넷 취약계층을 위한 오프라인상 “찾아가는 아이디어 발굴단”을 운영하고, 등록된 아이디어를 선별하여 우수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상업화지원사업(‘09년 275억원)」을 통해 소비자평가·사업화기획·마케팅 등을 일괄 지원하고, 상품화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또한, 대·중소기업 등이 등록된 우수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만남의 장’ 주선 및 계약서 작성 등을 지원하고, 민간에서 활동 중인 지식거래 전문회사와 협력하여 우수 아이디어가 거래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② 1인 창조기업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전통 및 발효식품 등을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제조할 수 있도록 영업신고 기준완화, 품질인증 시에는 공장심사 기준 일부 제외, 즉석판매·제조 대상품목에 간장·벌꿀 등을 포함하여 자택에서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대폭 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닭·오리 등에 한정된 옻의 활용범위도 장류·음료 등 가공식품 전반까지 확대하여 전통식품과 공예품이 글로벌화 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환경을 지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며, 1인 창조기업이 수도권내에서 법인설립시 등록세 3배 중과제도를 폐지하여 세제부담을 경감함은 물론, 개인 사업자가 세무서를 직접 방문하여 휴·재업 신고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하여 국세청 웹사이트에서 신고가 가능토록 온라인화하고, 1인 창조기업에 대해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 임의가입 허용·노란우산공제제도 가입 유도 등을 통한 사회 안전망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③ 전산분야 공공구매시 직접생산 확인기준·디자인개발사업·해외규격인증획득사업 등 정부사업 참여요건도 1인 창조기업 특성에 맞춰 완화하여 1인 창조기업이 공공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S/W·디자인·번역 등 분야에서 1인 창조기업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에게 지식서비스 구매 바우처(총비용의 10%, 300만원 한도)를 지급함으로써 대·중소기업 등의 아웃소싱 확대를 통한 수요창출도 유도할 계획이다.

 ④ 1인 창조기업의 경영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공예·패션·디자인 등에 투자 후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회수하는 방식의 투자기법과 명인·명장 등 무형의 가치특성을 반영한 「1인 창조기업 특례보증제도(최대 1억원까지 보증)」 등을 신규로 도입하여 벤처투자회사 등 민간 투자확대를 유도하고, 1인 창조기업 전용자금(300억원)을 우선 배정하여 정책자금을 통한 지원도 강화함은 물론 세무·법률·공동비서, 작업·판매 공간 제공 등을 위해 지역별로 「1인 창조기업지원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1인 창조기업이 참여하는 전용 R&D사업인 C&BD(Creativity & Business Development)와 명인·명장 등의 기술·기능·노하우의 승계 및 전수가 가능토록 견습생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등 1인 창조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인력·기술개발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우리 경제구조가 선진국으로 접근해 감에 따라 성장 패러다임이 모방형에서 창조형으로 변화되고 있어, 창조성과 신속성을 갖춘 1인 창조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 수립된 활성화 방안이 차질없이 시행되면 2012년까지 1인 창조기업 약 3만개의 증가가 예상되며, 이를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 뉴스와이어 : http://www.newswire.co.kr/?job=news&no=395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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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16:10 2009/03/26 16:10

신문에 2조원을 쏟아붓겠다고?

Column Ring 2009/03/24 01:19 Posted by 그만

조금 강하게 말해야겠다.

정신 나갔나? 행여나 내가 낸 돈 한 푼이라도 신문을 살리기 위해 쓴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이 기가 막힌 제목을 보라.

[토론회공지]신문에 대한 공적재원 투입 더 늦출 수 없다 [moonsoon씨네 블로그]

보도자료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이 긴급 토론회에 평일 낮인 관계로, 그것도 월요일에 참석할 수 없어 갈 수 없어 기사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를 덧붙여 그 내용을 추측할 뿐이다.

신문 지원 요구에 문화부는 ‘시큰둥’ [미디어스]
“신문산업 무너지면 여론다양성 파괴” [한겨레]
"신문 산업 뿌리째 흔들려 공멸 위기" [미디어오늘]
“신문위원회 구성 제도적 지원을” [경향신문]
“신문산업, 완전 붕괴 직전" [뷰스앤뉴스]
신문 망해가는데 국민혈세를 투입한다고? [데일리안]
자금난 처한 신문사에 공적 자금 투자?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공공의 적?...신문산업 위기 어떻게[프레시안]

한결같이 '신문이 어렵다, 공멸 직전이다' 그러므로 '추경을 편성해 올해 3000억원, 내년에 2조원을 편성 집행해야 한다'는 최 의원 주장을 실었다. 여기에 데일리안은 제목만 의문부호를 달아놓고 내용은 건조하게 보도했으며 조선일보는 마지막에 약간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자금난에 처한 신문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상당하다. 진입장벽이 없는 신문 업계에서 경영을 잘 못해 위기에 처한 신문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게 순리라는 것이다.
자금난 처한 신문사에 공적 자금 투자? [조선일보]


조선의 경우 나름 자신감 있다는 눈치다. 물론 은근히 중앙일보의 판형 변화와 윤전기 도입 후 막대한 손실 사례를 소개하고 난 이후라서 그닥 객관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어찌됐든 MBC 사장이었고 방송협회 회장이기도 했던 평생을 방송인으로 살아온 분이 신문을 살리자고 나서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은 거창하게 미디어 다양성이고 나발이고, 민주주의의 발전이고 어쩌구 간에 과연 신문은 살릴만한 가치가 있는 산업인지를 좀 따져봐야겠다. 이러다 최 의원 말대로 매년 공적재원 2조원씩을 투자해 무가지 찍어내자는 말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신문산업은 생존 가능한 산업인가.

신문 산업 붕괴? 구조적 문제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거의 참기 힘든 시기에 다다르고 있다. 동아일보는 말할 것도 없이 어렵다. 나머지 신문사는 아예 드러내놓고 '우리 어렵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급하다.

최근 모 경제지가 자사의 윤전기로 대신 인쇄해주던 큰 고객(무료신문)이 다른 중앙 일간지의 윤전기로 옮겨갔다는 소문이다. 일간 종이 신문을 발간하려면 윤전기를 소유하거나 윤전기를 임대했다는 보증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일간지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윤전기를 들여오게 된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종이 신문의 고질적인 문제는 '장치 산업'의 특성상 끊임없이 패달을 돌려야 하는 비즈니스다. 끊임없이 없는 사건이라도 지어내야 할 정도로 광고 지면 대비 콘텐츠를 찍어 내야 한다. 생산되는 콘텐츠는 어쩔 때는 남아 돌기도 하고 어쩔 때는 모자란 상황이 반복된다. 즉 종이 신문에게 있어서 재료인 '기사'의 경우 지면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결국 넘치면 빼고 모자르면 통신사 것을 베끼든 아예 눈에도 안 들어오던 뉴스라도 우겨 넣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인력은 적정 수준보다 조금 많거나 적게 운영을 하면서 조절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면은 손쉽게 조절이 가능하나 사람은 그렇지 않다. 사건을 조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IMF 이후 전통적으로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피라미드 구조에서 아래마저 좁아지는 마름모꼴로 인력구조로 바뀌면서 점차 인력 비용이 과다해지는 것도 문제다. 얼른 구조조정해야 하는데 솔직히 사람이 재산이고 사람이 재료인 곳이라 함부로 구조조정 이야기 나오면 다른 경쟁사나 경쟁 매체에 빼앗기기 일쑤다.

종이값 또한 엄청난 변수다. 종이든 윤전기든, 심지어 잉크까지 수입(반제품 수입까지 포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률은 신문사의 경영에도 치명적이다. 요즘 종이값이 점점 갈피를 못잡고 있다. 조만간 세계 종이 수요가 정점을 찍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겠지만 여전히 종이는 점점 귀한 자원이 되어가고 있다.

종이 신문의 경영상의 문제는 신문을 찍어내는 것만으로는 금방 적자 도산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에 있다. 미국에서 속속 신문사의 도산과 파산보호신청 소식이 들리는 이유다. 뉴욕타임즈 마저 자사 빌딩을 매각하고 멕시코 자금을 거의 정크본드 수준으로 끌어들여 이제는 목숨이 두 세달 밖에 안 남은 이유다. 오죽하면 심지어 2달러면 뉴욕타임즈를 인수할 수 있다고 하겠는가(물론 부채를 모두 가져갈 경우).

그나마 연명하는 것은, 딴 짓과 보급소 빨아먹기 때문
결국 종이 신문의 힘과 브랜드를 이용한 사업꺼리를 광범위하게 벌리게 된다. 이런 경우는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더 성행하는데, 예를 들어 히트상품 선정이라거나 광고주 유치를 위한 포럼, 컨퍼런스, 00페어, 전람회 등등... 온갖 군데에서 '지면을 통해 알려주겠다'며 부대 사업을 펼친다. 심지어 부동산 중개업, 취업 중개, 교육업, 문화원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멀티 브랜드 사업을 펼친다.

여기에 대리점과의 관계 속에서 물량을 배당하고 마케팅 홍보비는 보급소에 떠넘기게 된다. 그나마 지역 경기라도 나으면 보급소에서는 지역 정보지, 또는 지역 광고지를 끼워주는 조건으로 겨우 연명할 수 있지만 보급소 역시 지금 아주 죽을 맛이다. 불법 조중동을 욕해봤자 소용 없다. 거의 모두 보급소장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니까.

조선일보와 ABC의 광고주 사기극 [미디어오늘]
[이사람] ‘빚잔치 신문경품’ 진실 앞에 울다 [한겨레]

그렇게 신문은 연명하고 있다.

이런 신문을 막 살려야 할 이유를 다시 살펴보자.

http://blog.daum.net/moonsoonc/8494226 <- 여기서 한글 문서의 내용을 보자.

또한, 헌법재판소 결정은 ‘신문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신문법은 민주적 여론형성과 민주주의의 실현, 생활정보의 제공과 국민문화의 향상 등과 같은 공익적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방송과 차이가 없으며 동일한 기능을 함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문이 비록 사기업이지만, 제조업과는 구별되는 뭔가 특별한 사기업이다. (조준상, 2008년 11월 27일 기획토론1 ‘신문산업 위기, Press Fund가 대안이다’ 발제문 5-6쪽 인용)


그리고 나서는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는데 도대체 광고총액이 연간 2조원도 안 되는 시장에 공적재원 2조원을 들여서 어떻게 돕겠다는 것인지가 나와 있질 않다. 다양성을 확보를 위해 신문발전기금이나 지방신문발전기금을 일부 증액시키거나 좀더 앞당겨 시행하자는 말은 그런대로 일리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도대체 왜 2조원인지 알 길이 없다.

2) 신문기금 2조원 조성 필요

정부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이 추진하는 추경 예산과 내년 예산을 통해 2조원 정도의 신문기금을 편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신문사들이 지난 한 해 벌어들인 광고수입 총액은 1조8천여억원이었다. KBS 연간 예산을 약간 넘어서는 수준에 불과하다. 2조원 정도의 기금을 조성해 우리나라 전체 신문을 지원하고 육성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재원이 마련되면 오랜 숙원인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고, 더불어 복잡하게 얽혀있는 뉴미디어시대 신문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기금을 통해 인터넷 언론에 대한 지원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인터넷 매체는 인쇄매체와 방송매체 사이에 끼어 제대로 된 진흥정책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조원 누가 누구에게 주나. 밑 빠진 독에 물은 왜 붓나?
이 무슨 시나락까먹는 소리인가. 재원이 마련되면 오랜 숙원인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데? 결국 공적 재원이 들어가니까 경영상태를 반강제로 공개하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이쪽이나 저쪽이나 권력자들이란!) 그건 그렇고 돈을 투자해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뉴미디어 시대의 신문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도록' 왜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그것도 국민 세금으로! 차라리 블로거 육성 지원 및 보호법이나 만들어라! 아니면 뉴미디어 벤처 자금 지원에나 적극 나서라!

신문발전위원회를 두자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은 또 어떠한가. 이러다 다시 출판발전위원회, 잡지발전위원회, 라디오발전위원회, DMB발전위원회, 포털발전위원회, 토론방발전위원회, 블로그발전위원회가 차례대로 만들어져야 정상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신문발전위원회를 두는 이유는 신문을 살리기 위해서다. 근데 신문을 살리는 이유는 그냥 망해가기 때문이라고 하면 어이 없어 할까봐 '민주주의'가 어쩌구 '여론의 다양성'이 어쩌구 하면서 신문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국가 신경망’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다른 나라도 지원하니까(그렇다고 그 산업의 규모 전체를 지원하는 나라는 단 하나도 없다!) 지원하잔다. 나와 국민들 세금으로.

당신들 국회의원 세비 모아서 신문 사줘라. 그러면 돼. 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나. 그것도 공적자금으로, 더구나 신문으로 들어간 돈은 빛 갚느라고 제대로 회전도 안 되는 돈이다. 차라리 국회의원들이 돈 내서 봐주는 신문이니 바깥에서도 힘 께나 쓸거다. 어때 군침 돌지 않나?

장치 산업 마지막 발악, 몸집 불리기 '죽어도 죽지 않게'
본격적인 '장치 산업'의 마지막 발악은 몸집을 키우는 것이다. 제조업들의 막장 생존 몸부림이 무차별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와 다를 바 없다. 다만 눈치도 보이고 어떻게 하는지를 모를 뿐, 이미 신문사들은 막바지 튜닝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방송사와의 결합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역시 거대한 '장치 산업' 중 하나다. 이들 기업들의 합병은 거대한 자본의 결합이자 사회적 인프라의 결합을 의미한다. 그래서 결국 사회적인 기능을 하다가 경영이 어려워지면 결국 국고에 손을 벌리겠단 심산이다.

그렇다. 신문은 지금 급하다. 얼른 무슨 명분으로든 남의 돈을 끌어와서라도 몸집을 키우든가 새로운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동안 다른 미디어 산업, 예를 들어 공중파 방송 같은 큰 건이 필요하다. 그래야 시너지가 나니까.

다시 말하지만 장치 산업은 결국 몸집 산업이다. 몸집을 제대로 키우고 나면 가격과 메시지 수위 조절은 내맘대로다. 적어도 몸집이 크면 은행이 함부로 죽일 수가 없다. 게다가 언론사라니... 임기제 은행장이든 은행 직원들은 눈 질끈 감고 '설마 망할까' 하고 돈을 못 받아도 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모 신문사 처럼 담판을 지어 수십억원의 이자를 탕감 받든가 말이다.

아니라구? 어이쿠 그러셔? 세계적인 미디어로 거듭나겠다는데 뭔 말이 많냐고?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나 망해먹지 마시지. 그 정도의 경영 능력으로 세계는 커녕 물 건너 대만이나 홍콩의 미디어 기업에 먹힐 수도 있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행여나 내 세금으로 그것도 2조원씩이나 망해가는 신문에 투입하지 말기 바란다. 이유나 명분도 불분명하고 오히려 당장 급해서 변신을 시도하는 신문들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정말 정부에 구걸하는 관보와 다를 바 없는 언론만 남을 것이다. 오히려 실패한 경영을 뒷받침해주고는 뒤통수 때려주는 센스를 발휘한 미국의 AIG 꼴이 날 수도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자금이 신문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독극물로 작용할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자본에 종속되고 정부 공적 자금에 종속되는 언론은 이미 그 가치가 상실되고 그렇게 걱정하는 신뢰 조차 완전히 바닥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언론은 배가 고파도, 당장 망하더라도 정부미를 먹으면 안 되는 거다.(차라리 햇반을..? 쿨럭!) 그게 독립 언론의 자세다.(프레스 펀드는 약간 관심이 간다)

** 덧,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전달되기 힘들 것 같아 다섯 줄 요약 들어간다.
1. 2조원을 투입하는 근거가 미약하다. 너무 많다. 신문발전기금으로 뭐하고 있나?
2. 공적재원이 들어가는 순간 신문의 독립성은 훼손된다.
3. 최 의원 입장에서야 반드시 살려야 할 신문이겠지만 국민들에게 그렇지 않다면?
4. 왜 실패한 경영에 뒷 돈 대주나?
5. 지원만 하고 규제는 없다? 제정신인가? 공적재원이 들어갔는데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닌가. 그게 바로 언론탄압의 빌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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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24 01:19 2009/03/24 01:19

문득 드는 짧은 생각

Ring Idea 2009/03/23 12:38 Posted by 그만

지인들과 현학적인 자료를 공유하는 메일을 주고받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생뚱맞은 답변을 보내고 나서 포스팅으로 이어봅니다. 날로 먹는 포스팅...ㅋㅋ

--------------------->
그냥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단어에 얽매이지 말고 이론에 빠지지 말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의 허상을 쫓지 말자....
 
정말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사라져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을 늘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늘 준비하고 대비하면서 말이죠~ ^^
---------------------->

자격, 기준, 평균, 일반, 세상, 우리.... 뭔가를 자꾸 얽매이게 만드네요. 말이 존재를 규정한다고 하지만 똑똑한 사람들은 '무릇, ~ 이란' 따위의 말을 동원하죠.

그런데 너무 지나치게 멀리 가버리면 주위에 정말 아무도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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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3 12:38 2009/03/23 12:38

서세원 해프닝과 언론인 사건 개입

Ring Idea 2009/03/22 02:59 Posted by 그만
혹시 이 기사 기억하십니까?

"문건 명단 다 까져 그 사람들 난리 났다"
"기자회견 하지 말고 숨어... 보호해주겠다"
 [오마이뉴스 김환]

오마이뉴스의 특종(?) 보도로 세간의 관심사인 장자연 자살 사건과 관련된 유 대표, 그리고 유 대표를 만나러 간 서세원씨. 서세원씨는 기자 회견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는 내용으로 각종 포털의 메인면을 장식하며 떠들썩 했죠.

사실상 내용 자체를 들여다봐도 '조각모음'이긴 하지만 발언 자체가 매우 미묘하고 다음 날 예정돼 있던 유 대표의 기자회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연이은 후속 보도에 서세원씨의 개입이 마치 대단한 의혹 처럼 불거지게 됩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시사IN> 기자가 이런 글을 올립니다.

서세원이 병원에 간 까닭은? [시사IN 주진우 기자]

맥이 확 풀려버리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진 않습니다. 이미 쉬어버린 떡밥 같긴 한데 좀 생각해볼 것이 있어서 건져 올려봅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글 안에 등장하는 시사IN 주 기자의 독점 인터뷰 사실과 서세원씨가 발언한 내용들을 소개하며 한껏 억누른 상태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냅니다.

"서세원씨, <시사인> 단독인터뷰 주선하러 유씨 병실에 갔다" [오마이뉴스 김환]

이런 점을 다 고려해도 서씨와 주 기자의 해명에 고개가 갸우뚱한 대목도 있다. 예를 들어 서씨의 측근은 병원에 가서 기도만 해줬을 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903181557561116). 그러나 당시 자리에 있던 주 기자의 글에는 서씨가 유씨를 적극 설득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인 멘트와 함께 들어있다.

서씨는 유씨에게 기도를 해줬다고 했지만, 이날 서씨와 동행했던 한 인사는 "유씨가 '나는 불교신도'라면서 기도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어찌됐든 바로 옆에서 들은 시사IN 기자의 글이 훨씬 사실에 가까울 것이란 점은 오마이뉴스 기자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권력이다> 블로거 썬도그님은 "진실도 빽이 있어야 얻어낼 수 있다고 증명한 시사인"이란 글로 다른 기자들을 결과적으로 물먹이며 서세원을 앞세워 단독 인터뷰를 얻어낸 시사IN 기자의 행동에 문제 제기를 합니다.

<호모 미디어쿠스> 블로거 Percy님의 경우도 "시사IN, 서세원 동행취재의 정당성은?"이란 글로 썬도그님과 비슷한 관점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다른 기자들은 시사IN 기자의 서세원을 앞세운 행위에 그다지 큰 문제를 삼지 않습니다. 이는 불법만 아니라면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를 해온 기자들에게 이런 식의 지인을 통한 취재원 접근이 그리 어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해프닝이 기자들을 불편하게 한 것은 기자회견 전에 등장한 서세원과 시사인 기자로 인해 기자회견 내용이 건조하고 단촐해져버렸다는 점이죠. 유 대표의 기자회견에 서세원씨와 시사인 기자가 뜬금없이 나타나 영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칼럼]서세원, 유장호 그리고 ‘물먹기’ 란 칼럼을 보면,

여기에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이번 사건은 한 여배우가 죽었고, 연예인 성상납 비리로 인해 연예계는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대표는 그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런데 기자회견 전에 기자가 그를 만나 ‘기자회견은 이렇게 저렇게 하라’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가하는 것이다.

유장호 대표가 기자회견장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한다면, 그 자리에 있던 기자들이 확인 질문을 던지면 그만이다. 내용이 장황하고, 주관적이라고 해도 그것이 유 대표가 애초에 밝히려던 내용의 핵심은 아닐까. 기자와 서세원이 연예기획사 직원도 아닐텐데, 왜 이 부분에 신경을 쓴 것일까. 그리고 이날 서세원에게는 네티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

18일 오후 유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채 5분도 되지 않아 준비된 문건을 읽고 자리를 떠났다. 질문은 받지 않았다. 장황한 표현도, 10개가 넘었다는 문답 내용도 없었다.

기자 회견에 대해 감놔라 대추놔라 했던 시사인 기자의 발언도 문제고 그 때문에 다른 기자들이 결국 진실되고 좀더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인 채의 유 대표 기자 회견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배어 있는 것이죠.

<송원섭의 피라피드> 블로거 송원섭 기자 역시 서세원의 병원행, 한편의 코미디 특종 글을 통해 시사인 기자의 '사건 개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정황을 볼 때 서세원씨가 '내가 유씨를 만나게 해 주겠다'고 나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병실 안으로 들어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씨가 1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놓은 상태였다는 점이죠. 그리고 이 기자가 소속된 매체는 주간지입니다. 일간지나 인터넷 매체처럼 대응할 수 없습니다. 18일 기자회견을 해 버리면 특종이 날아가는 셈이죠.

그럼 왜 이들이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잠적하라'고 계속 설득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네. 바로 특종의 보존 때문이죠. 유씨가 기자회견을 해 버리면 특종 기사의 가치는 뚝 떨어져 버립니다. 하지만 유씨가 고집을 꺾지 않고 기자회견을 강행함에 따라 이 '특종 작전'은 무산됩니다.

....
이 기사에 따르면, 유장호씨의 18일 기자회견이 알맹이 없이 5분 만에 의견 발표만으로 끝난 것은 이 기자의 업적인 모양입니다(그런데 이런 걸 이렇게 자랑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에 따르면 '특종'은 무산된 것이 아니랍니다. 유씨가 4시간 동안 토로한 내용은 앞으로 시사인을 통해 독점 공개될 예정이라는군요.

다른 기자들이 물을 먹어서 기분이 나쁜가보다 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이같은 내용의 문제 제기는 저널리즘에서 심각하게 다뤄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기자는 관찰자인가 아니면 사건의 개입이 가능한 참여자인가에 대한 겁니다.

이 사진을 기억하십니까?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도사진으로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케빈 카터의 사진입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케빈은 수단의 아요드 식량센터에 보급을 타러 가던 어느 소녀가 걷다가 지쳐 쓰러졌는데 마침 그 뒤로 독수리 한 마리가 소녀를 응시하는 장면을 찍습니다. 기아에 대한 처참한 실상이 이 사진 안에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수작이었죠.

그런데 이 촬영 이후 케빈은 독수리를 쫓아내고 소녀를 구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 전에 독수리를 쫓아냈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죠. 케빈은 이후 여론에 못이겨 자살했다고 합니다.(자살한 원인에 대해 너무 단정짓는 것 같아 이 문장을 취소합니다)

기자는 사건에 개입하는 것과 별도로 아예 사건의 중심이 되는 경우도 있죠. 꽤 오래 전에 이런 글을 썼죠.

2008/01/26 기자가 뉴스 주인공이 되는 세상


죽어가는 어린이를 카메라에 담아 전쟁과 기아의 참혹한 상황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기자 정신이겠지만 그 아이를 얼싸안고 물이라도 한 모금 마시게 해주는 것이 인간된 도리는 아닐까요?

눈 앞에서 대통령 후보가 연설할 때 연단이 무너져 많은 사람들이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기자라면 연신 셔터를 누르면서 현장 기록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중요한 장면을 놓치더라도 일단 다친 사람부터 구해내는 것이 나을까요.


원칙적으로 기자는 관찰자여야 합니다. 웬만해서는 사건에 개입되면 안 되죠. 탐구하는 정신으로 그 현장에 가는 것이지 그 현장의 상황을 바꿔 놓거나 현장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그 곳에 있는 것이 아니죠. 물론 급박한 상황에서는 좀더 인간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이겠지만 원칙은 '관찰자'로 만족해야 합니다.

다시 앞의 서세원씨 해프닝의 경우 시사인 기자의 현장 취재는 매우 능수능란했으며 우연이든 의도된 것이든 취채 능력 면에서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물먹은 기자들의 시기에 그다지 영향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나중에 기자들끼리 물먹고 물먹인 이야기가 추억이 되는 동네니까요.

하지만 기자로서 사건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물론 서세원씨의 조언이 더 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글에 드러난 정황상 기자회견에 대한 '조언'을 해가면서 상호 거리를 좁혀갔을 것으로 봅니다. 결과적으로 유 대표는 영향을 받았고 이 사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유 대표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기자회견이 아닌 <시사IN> 지면에서 봐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물론 보통 기자로서 누군가를 인터뷰를 하게 되면 이런저런 사적인 이야기부터 상호 충고나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나중에는 친해져서 형님동생이 되는 경우도 생기고 어깨동무하며 술친구가 되기도 하죠. 상황도 이해되고 정황도 이해되지만 그다지 칭찬할만한 '사건 개입'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특종을 욕심내고 있다는 의도가 그 사건 개입에 숨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덧, 주진우 기자의 인터뷰가 있군요. 첨부합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나서도 영향이 없었다고 단정짓기 힘들어서 이 글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인터뷰] 故장자연 전 매니저 인터뷰한 주진우 <시사IN> 기자 [PD저널]

-블로그 글을 보면 병실에 들어섰을 때 유 씨가 기자회견문을 작성하고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조언하는 부분도 나온다. 유 씨가 18일 기자회견을 짧게 끝내도록 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아닌가?
기자회견문이 너무 길었다. 내가 보다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는 얘기는 했다. 그러나 나도 처음 보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나를 믿고 있는 사람도 아닌데, 내가 뭐라고 말 한다고 그 말을 듣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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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2 02:59 2009/03/22 02:59

아고라 망명 프로젝트?

Ring Idea 2009/03/21 02:05 Posted by 그만

다음 아고라가 지난 해 이후부터 정치적, 사회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불안(?)하게 운영되고 있는 중이다.

대선 이전의 황우석 사태를 비롯해, 디워, 그리고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광우병, 촛불집회 등을 거쳐 미네르바, 최근의 최진실, 장자연 등 연예인 자살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들을 거침없이 주제로 올리고 누리꾼들이 토론해 왔던 장소이기도 하다.

물론 다음 아고라 서비스가 전 국민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한달 UV라고 해봤자 다음 블로거뉴스의 1200만의 2/3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치인 등 영향력자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인터넷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이라는 믿음 때문에 수많은 '말하고자 하는' 네티즌들이 주제별로 청원하고 토론하고 사회의 이런저런 일들을 자못 심각하게 문제제기 해왔다.

그런 열기로 인해 지금의 아고라는 그 뜨겁게 달아올랐고 역설적이게도 이런 인기 때문에 다음이란 기업을 곤란에 빠트리고 있다. 반면 그 서비스 안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이 결국은 정부의 손에 손쉽게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누리꾼들로부터 다음은 배신감을 안겨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 미네르바와 최근 아고라 3인의 추천수 조작 등의 모든 정보는 결국 다음으로부터 뺏어갔든 순순히 내주었든 다음이 정부에게 사용자 정보를 내준 꼴이기 때문이다.

2009/03/17 아고라 3인의 '여론조작'
2009/01/17 단지 블로거일 뿐이고...[미디어 2.0 선언]


그런데 이런 문제는 결국 특정 사업자가 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를 무료로 이용하면서 일부의 권리를 위임하는 형태로 약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이는 좀 지났지만 레진님의 블로그가 블라인드를 당했을 때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연상하면 이제 어떤 점이 논점인지 분명해질 것 같다.

2008/09/16 이정환닷컴의 레진사태 글의 일독을 권하며
2008/09/12 블로그 이용할 것인가 운영할 것인가
2008/09/04 레진 사태, 전선을 분명히 하자

어쨌든 작금의 상황은 아고라에서 활동하던 열성적인 사용자들이 아고라 시스템과 아고라를 바라보는 유저들을 사랑하지만 결국 아고라를 운영하고 있는 다음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에 아고라에서 활동하던 몇몇 논객들이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인터넷 망명지'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에 등장한 아고라 망명객들이 찾는 사이트다. 이들은 아고라에 적혀 있는 글의 백업까지도 고려하는 미러링이자 안전한 이전 장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는 듯 하다.
https://www.exilekorea.net/82

아고라 망명지 프로젝트를 위한 카페도 운영되고 있다.
http://cafe.daum.net/naneoneonaism

하지만 몇몇 글을 읽어보면서 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뭔가 정밀한 시스템 구성에 대한 논의에는 동감하겠으나 이들도 걱정하듯 접속 차단 당하기 딱 좋은 시스템이 될 것 같다.

예가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국내에 서비스되는 도박 및 음란 사이트의 망명 사례와도 유사하다. 물론 특정 누군가가 장악되어 토론이 끊기거나 제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로 해외로 망명한다지만 우리나라는 경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결정에 따라 아예 접속이 차단 당할 수도 있다. 당장 한 때 유명했던 소라넷(http://sora.net)을 들어가보면 쉽게 이런 우려가 이해될 것이다.

열심히 만들어 놨는데 여차 하면 아예 서비스에 접속 자체가 차단 당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접속이 차단 당할 경우 일부 우회 접속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런 우회 접속 역시 '불법'인 나라가 우리나라다. 해외 서버를 이용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운영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법망을 피할 수는 없다. 나중에 수배되었다가 입국과 동시에 구속이 될 수도 있다.(음란물 업자가 종종 이런 덫에 걸린다) 명예훼손 등에 대한 정책을 밝혀놓고 있으나 역시 내용은 자의적일 뿐 대한민국 권력 기관은 뭐든 '걸면 걸린다'는 생각에 달려들 것이다. 정 애매하면 차단해버리면 그만이다. 요즘엔 우회 조치 역시 발견 즉시 속속 차단하고 있다.

이 아고라 망명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쉽게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사이트가 제대로 구축되어 잘 돌아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틀 몰라서 못 가거나 안 가면 그냥 변방의 조용한 작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이 프로젝트에 끌린다. 그리고 이런 프로젝트가 회자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서글프다.

2007/03/24 익명의 힘, 그리고 천기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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