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댓글을 버려라

Column Ring 2007/03/08 14:47 Posted by 그만
그동안 툭하면 터져나오는 '악플' 이야기. 그리고 연결돼 있는 포털 뉴스 이야기.

대부분 겉돌다 만다. 언론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포털도 악플 없애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서 얕은 혀로 비판하는 이들만 넘쳐난다.

도대체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포털 뉴스와 언론사는 어떤 공생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포털 악플 없애는 방법은 포털에서 직접 댓글(다는 시스템)을 없애는 방법이 최고다.

포털은 지금 신경이 곤두서 있다. 도대체 악플러들이 어디서 어떻게 출몰할지 긴장하면서 지켜보고 악플이라 판단되면 지우기 바쁘다. 대부분의 악플러들의 활동 무대는 뉴스 댓글이다.

뉴스 주인공들과 언론사, 포털은 그런 댓글 때문에 비난받고 상처 받고 난감해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그만은 이렇게 제안한다.

포털 뉴스에서 댓글을 말끔히 없애자. 어차피 뉴스 아웃링크가 대세라면 뉴스 댓글도 아웃링크시키자.

포털은 댓글을 관리할 주체가 아니다. 또한 뉴스 생산자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자신들이 관리해야 할 필요가 없다. 댓글을 다는 시스템을 언론사들과 혐의해 언론사 해당 페이지로 넘겨버리자. 로그인을 한 번 거치거나 뉴스 제휴사의 경우 아이디 공유를 통해 해결하든, 아니면 공인인증서 방식을 공유하든 본인 확인 절차를 통한 언론사 댓글을 활성화시키자.

그리고 언론사에게 댓글을 다는 액션을 넘겨주는 대신 그 댓글들을 포털 뉴스에서 다시 보여주자. 다시 그 댓글을 보고 액션을 취할 이들은 그 언론사 사이트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사에 대한 댓글에 언론사들이 반응하자. 언론사들은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고 자사로 들어와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래야 언론사는 인터넷의 신규 독자를 유치할 수 있다.

포털은 댓글을 보여주는 역할만 하자. 기술적으로 난제가 있다 해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포털이 뉴스에 책임을 어차피 지지 못할 바에야 언론사에게 독자를 연결시켜주고 언론사가 독자와 소통하도록 만들어주자. 다만 구경만 할 사람은 해당 기사를 제공한 언론사와 포털에서 똑같은 댓글을 볼 것이다.

언론사들은 포털에 기사 넘겨주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한 것처럼 굴지 말고 책임감 있게 독자 관리를 하게 될 것이고 포털은 댓글과 관련된 액션 트래픽을 언론사로 넘겨주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질 수 있다.

악플의 원인은 대부분 해당 기사에서 빌미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해당 기사를 쓴 기자나 해당 언론사가 악플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포털에서 자신들의 기사를 두고 벌어지는 일을 수수방관해선 안 된다. 독자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언론사 사이트는 결국 혼자서 주절거리는 정도의 존재감만 있게 될 것이고 적극적인 소통과 오보 정정과 추가 독자 서비스 등을 통해 인터넷 상의 신규 충성 독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리플 달기 불편하다고? 어차피 실명제법 때문에라도 댓글을 달 때는 한 번은 로그인을 해야 한다. 반면 여기 저기 악플 달고 다니고 도배질 하는 행위는 귀찮게 만들 수 있다.

기자들 조차 포털에서 자신의 기사 댓글을 확인하는 악순환 고리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기자들도 자신의 기사에 뭐가 잘됐는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기자가 포털에 가서 댓글에 답변을 달 수는 없지 않은가. 자사 사이트에서 댓글을 달거나 자신의 블로그와 연결시켜 글을 쓰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기사에는 해당 언론사에 직접 하는 것이 원칙이며 당연히 좋은 기사에 대한 칭찬도 마찬가지 아닌가. 악플 관리 조차 언론사가 꼼꼼하게 한다고 했을 때 정체성을 가진 조직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들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약간은 불편한 시스템인 '트랙백'을 통해 자기 의견 올리기를 활성화시키자. 해당 사용자의 의견은 소중한 자신의 저작물임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안방에는 절대 똥을 싸지 않는다.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포털에서 스크랩하기도 역시 언론사 딥링크 주소를 붙여주자. 언론사들의 포털 펌질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 것이다. 어디로 펌질돼 있는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야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기사가 어디로 누가 가져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약간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언론사는 독자와의 소통과 트래픽을 원한다. 포털은 뉴스가 메인 서비스가 아님에도 뉴스와 펌질로 비난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한 뉴스 댓글에 대한 관리 운영 권한을 언론사에게 되돌려주면 운영비도 절감될 것이다. 사용자는 해당 언론사에게 떳떳하게 항의하고 칭찬하자. 트랙백을 활용하고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언론사가 만든 기사에 달린 댓글을 포털이 관리해야 한다는 지금의 상황은 모순이다.

* 덧, 이 글에 대한 반박 성격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 답글과 함께 본문에 아예 올려 소개해드립니다.

글쎄요. 2007/03/08 19:01
그만님의 주장과 거기에 호응하는 댓글에 일리가 있어보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차라리 그럼 아예 포털에서 이런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게 어떻습니까? 구글처럼 말이죠. 그러면 제목이 바뀌겠군요.
포털, 뉴스를 버려라.포털, 악플 없애는 방법은 포털에서 뉴스를 없애는 방법이 최고다.

입장 바꿔서 생각하면 언론사 사이트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이유는 투자여력이 없어서 일텐데 (그러니 광고가 많죠)거기다 댓글관리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말로 오해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지금 각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이 그 언론사들의 수익에 얼마나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하시는지요.제 보기엔 큰 효과가 없으리라 봅니다. 비즈니스나 광고측면에서...

사실 댓글문화가 이리 된 것을 언론사 책임으로 돌려서는 곤란하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을 방기(혹은 조장인가요?)하고 트래픽을 늘려왔던 것은 오히려 포털이 아니었나요?

어차피 지금 포털에서 댓글을 없애자는 것은 애초의 기본취지와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이며 그것을 언론사에게 책임지게 하자는 주장은 뭔가 앞뒤가 안 맞습니다.
기사를 싸게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드는 현재 인터넷 뉴스문화가 이미 저변에 저임, 저가의 노동력과 뉴스를 생산하는 이 상황에서 오히려 군소 언론사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되지 않겠습니까?

아...물론 시장이 좀 정리될지도 모르지만요.

  그만 2007/03/08 23:48
반박하실 때는 논리 비약은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구글처럼 뉴스 서비스를 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직 정치인과 현직 언론인들도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부류가 있습니다. 저는 여지껏 그런 식의 주장은 한 적은 없습니다.

제 글투가 거슬렸다면 유감입니다. 다만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려는 의도된 문체라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언론사 사이트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이유는 투자여력이 없어서다. 댓글관리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말로 들릴 수 있다.

언론사 사이트마다 사정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언론사 사이트 운영자들은 더 많은 댓글을 원합니다. 자신들의 사이트 활성화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댓글 관리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이 억지는 아닐 것입니다. 아니면 그 비용마저 부담스럽다면 아예 언론사에서 포털에서도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굳이 아웃링크를 원하지 않는 언론사는 아웃링크를 이용하지 않고 네이버 내부에서만 빙빙돌게 만드는 곳도 있습니다.

2. 현재 댓글 문화에 대한 책임 소재.

댓글 문화에 대해 언론사 책임도 있겠고 포털쪽에도 있겠죠. 그러나 그런식의 논리라면 현 상황에서 책임론만 따지면서 해결책이 없다고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런 주장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일그러진 댓글 문화는 어디나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물론 언론사에 붙으면 언론사쪽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고 커뮤니티에 붙으면 또한 그럴 것입니다.

임수경 아들과 관련된 악플 사건은 포털이 아닌 언론사 사이트였습니다. 많은 연예인과 관련된 악플은 또한 싸이월드나 디시인사이드 같은 커뮤니티에서 달렸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특정 기사에 대한 댓글을 해당 언론사가 관리하면 좀더 밀접하게 관리할 수 있는 명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포털은 남의 기사에 달린 댓글을 어떤 기준으로 막을 것인지 늘 고민만 하게 됩니다.

3. 군소 언론사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

늘 위기 속에 기회가 있게 마련입니다. 언론사들의 노력이 있어야 하며 내용중에도 밝혔듯이 '언론사와의 협력'은 늘 필수입니다. 언론사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댓글을 아예 안 달게 하거나 자유 게시판 쪽으로 유도할 수도 있겠죠. 또는 아예 언론사가 댓글 관리에 대한 포기 의사를 밝히면 포털이 그 기사에 댓글이 달리게 할지말지를 결정하는 주체가 되므로 더 관리 주체를 명시적으로 나타내게 할 수 있겠죠.

'글쎄요'님께서도 군소 언론사에게 언제까지 싸게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드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말씀은 아니실 겁니다. 차라리 군소 언론사가 포털에 뉴스 공급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얄팍한 수법은 차제에 막을 필요도 있지 않겠습니까. 군소 언론사들은 또한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선택을 하면 될 일입니다. 기사 아웃링크도 못받아들이는데 댓글 아웃링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도 있을테니 아웃링크 처럼 원하지 않으면 그 기사에 댓글을 달지 않게 하거나 하는 결정을 내려주면 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자기들이 쓰는 기사에 대한 댓글마저 관리도 못할 언론사라면 온라인은 아예 기사 공급만 하고 오프라인 출판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물론 이 주장이 매우 급진적이고 모든 포털과 모든 언론사들에게 다 먹힐 수 있는지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입니다만 일단 뭔가는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적어봤습니다. 귀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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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3/08 14:47 2007/03/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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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네오비스입니다. 지난 포스트 를 통해 포털 뉴스서비스의 댓글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그 이후 악플과 관련한 여러 기사들을 보면서 과연 어떤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한지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인터넷 실명제를 비롯하여 사이버 모욕죄에 대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런 법안에 대해 심지어 비친고죄 적용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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