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도 TV도 죽었다
중앙일보시사미디어 편집부 엮음/중앙일보시사미디어
그만이 요즘 들어 서평을 쓰는 일이 잦습니다.^^ 물론 느끼셨겠죠?
블로깅을 하다보면 뭔가 막힐 때가 있습니다. '깊이'에 대한 갈증과 '넓고 광범위한 종합적 시각'이 점차 좁아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 그동안 관심있었던 책들을 10여만원 어치를 사서 틈틈이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그 목록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한 미디어> 토드 기틀린 지음, 남재일 옮김/휴먼&북스
관련 리뷰 : 정신 팔지 마라, 미디어 속에서 길을 잃을 것이니.
<인터넷 권력전쟁> 잭 골드스미스 외 지음, 송연석 옮김/NEWRUN(뉴런)
관련 리뷰 : [책] 인터넷 권력전쟁
여기까지는 읽은 것들이고 다음 것들이 남았습니다. 보통 그만은 속독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한번씩은 이미 훑어봤지만 본격적으로 책에 줄을 긋고 페이지를 접으며 탐독하기 위해 돈을 내고 샀습니다. 빌려도 되고 얻어도 되는 책이지만 일부러 제 돈을 내고 샀습니다.(중요!) 앞으로 제가 탐독하고 나서 리뷰를 올릴 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 로버트 스코블.셸 이스라엘 지음, 홍성준.나준희 옮김
<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
<웹 진화론> 우메다 모치오 지음, 이우광 옮김
<인터넷 신문과 온라인 스토리텔링> 김익현 지음
<한국의 뉴스미디어 2006> 한국언론재단 엮음
오늘 리뷰를 올릴 책은 <신문도 TV도 죽었다>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다지 리뷰할만한 꺼리를 던져주는 책은 아닙니다.^^; 그래도 탐독하면서 몇가지 좋은 소재를 얻었기 때문에 리뷰 들어갑니다. 물론 그만은 적당히 까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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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늙어 죽고 TV는 말라 죽는다. 그리고 그 자리를 인터넷 미디어들이 차지할 것이다.
이 책의 전제는 이것이다. 더 늙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말라 걸어다니지도 못할 TV는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하지만 해답은 없다.
일부 외신 기자들이 쓴 담론은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해석과 해결 방법에 대한 제언도 빈약하기 그지 없다. 책은 두툼한 주간지나 월간지 특집을 짜맞춰 놓았다. 일관된 주제이나 기고가는 13명이나 되며 이들의 팀웍은 그 정도 선에서 멈춘다.
본격적인 사고의 깊이가 딱 기자 수준이다. 일부 심각한 고민을 전해주지만 대부분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식이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피상적이다.
현상은 죽 늘어져 있으며 얼기설기 엮어만 놓았다. 멋들어진 짜임새는 기대할 필요도 없다. 이 분야 블로그 포스팅을 엮으면 이 정도 책이 나올 정도다. 중간에 정말 성의 없는 '기사쓰기'로 책의 심도를 옅게 만든 이들도 눈에 거슬린다.
도대체 뭐가 새로운가. 도대체 지금 어쩌라는 것인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주관을 기대하진 말라.
중앙일보 계열사인 중앙일보시사미디어가 이 책을 엮어 제목을 자극적으로 달았을 때의 위기감은 묻어나 있지 않다. 스스로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기성 미디어의 건조한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책이 책 답지 않고 잡지 특집 같다는 것은 어쩌면 이들이 노린 방향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력이 너무 짧아 보인다.
이 책의 내용은 5개월 혹은 올해 여름을 지나 버리면 너무 '옛날 이야기'가 돼 버릴 것 같다. 이 책을 사려면 당장 사서 하루만에 읽고 책꽂이에 얌전히 꽂아두자. '그때 그랬지'하는 생각이 들 때인 1년 후에 펼쳐 보기 위해서 말이다.
이 책은 역사적인 통찰을 보여주는 것도 아닌 열혈 블로그들의 수준을 망각할 정도의 상황 나열에 천착한 느낌이다. 블로거들에게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이 책을 사려고 주문했다면 멈춰라. 그리고 먼저 이 블로그에서 언론, 미디어와 관련된 글을 읽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몇 분의 미디어 관련 글을 쓰고 있는 블로그를 방문해 읽어 보기 바란다. 그게 귀찮으면 이 책을 사자. 이 책은 블로그보다 적당히 일관되며 적절히 압축돼 있으며 약간은 방대하다. 그 이상은 바라지 말자.
어쩌면 이 책은 연일 쏟아지는 정보를 찾아다니며 읽는 것은 귀찮지만 적당히 지금 어떤 미디어의 변화가 있는지를 보고 싶어하는 귀차니스트에게 적절한 책이다. 사실은 블로거들에게 이런 식의 묶음 책으로 수익을 내라고 꼬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