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 8점
에릭 갈랜드 지음, 손민중 옮김/한국경제신문

미래를 읽을 수 있다면...

어렸을 때 봤던 만화 '내일 신문'이 기억난다. 반대로 현재까지의 모든 내용을 기억한 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도 우리는 '내일'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모두 허구다.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하늘을 날고 싶다는 사람들의 오랜 꿈과 같다. 직접 날 수 없을 때는 도구를 사용해 하늘을 날 수밖에 없다. 도구의 도움으로 날 수 있다면 우리는 꿈을 이룬 것이다. 이 책은 미래를 읽는 도구를 알려준다. 미래를 꿰뚫어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가 알고 싶은 구체적 트렌드 주변의 많은 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전에 복잡계 이론에 대해 소개할 때 중요한 요소에 대해 '창발'과 '혼돈의 가장자리'를 설명한 바 있다.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와 자연은 복잡한 요소가 상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전대미문, 또는 전인미답의 상황에 대해 앨빈토플러가 <불황을 넘어서>라는 책을 통해 절대 과거 불황의 시기나 대공황의 사례를 준용하지 말라고 일갈하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이미 시간은 흘러갔고 과거 사례와 똑같다고 생각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는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이에 대공황을 기억하는 이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세대가 다르고 당시와 규모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고 사회 전반의 구조화도 다르다. 도대체 왜 지금 시점에 대공황과 뉴딜만을 부르짖는가.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에서 에릭 갈랜드는 미래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를 귀띔해준다.

■ 거시환경(STEEP)분석 : 사회 Society, 기술 Technology, 경제 Economics, 생태 Ecology, 정치 Politics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시스템 도표화 : 시스템적 사고의 핵심은 미래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미래 연구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50p)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부문은 어떻게 다른 요소들과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도식화 해야 한다.

■ 트렌드 분석의 3단계 : 1단계 시스템 도표를 그려라, 2단계 트렌드를 시각화하라, 3단계 정보의 출처를 찾아내라.

이렇게 갖춰진 도구를 사용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향후 바뀌어갈 요소들이 다른 요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좀더 근거가 분명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만들고 임펙트 있는 요약 문서까지 만들면 '누구나' 미래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생활 속 미래학자되기'와 같은 콘셉트인 셈이다. 마치 내가 블로그를 '생활 속 미디어되기'라고 말하듯이 에릭 갈랜드는 미래학자가 미래를 보는 방법과 도구를 책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미래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매우 실전적이고 실재적인 책이다. 한 두달 앞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아닌 5년 10년 후의 미래를 분석해내고 이에 대비하고 싶다면 각자 자신의 통찰력을 동원해 미래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전반부는 미래 트렌드를 읽고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뒷 부분은 미래 몇 가지 트렌드에 대한 예시를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면 앞 부분의 원고량이 모자르자 뒷 부분을 이어 붙인 느낌이 든다.

어찌됐든 그 뒷부분에서 '매체와 통신 : 60억의 사람들을 위한 60억 개 채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음의 세 가지 주요 트렌드는 미래에 매체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다. 첫째, 전자기계들은 하나의 디지털 믹싱으로 여러 종류의 매체들을 융합시킬 것이다. 둘째, 매체의 기업합병은 매체를 통제하고 우리의 문화적 산출물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소유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감소시키고 있다. 셋째, 경쟁하는 미디어 메시지의 군비경쟁은 매체로부터 나오는 어떤 것도 복음성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어린 세대들을 낳고 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단순한 진실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품일지도 모른다.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에릭 갈랜드, 285p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그만 역시 무수히 반복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그다지 충격적이라거나 신선하진 않다. 반면,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인 저자와 그만이 바라보는 미래가 같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봐야 한다. 우린 '메가 미디어'와 '마이크로 미디어' 그리고 '융합'을 한결같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래에는 가장 높은 가치를 매길 수 있는 메시지는 결국 '진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것이다.

미래를 읽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가올 미래에도 가치가 변하지 않을 무언가를 갖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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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28 14:16 2009/03/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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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성의 생각

    Tracked from robmind's me2DAY  삭제

    빨리 읽어봐야 겠다. 우리집에 있는 책…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 [책] 미래를 읽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09/03/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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