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블로그가 주목 받은 이유는 대부분 미디어적인 가치 때문이었다. 누군가 주장하고 싶어하고 어떤 새로운 소식을 남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검색의 발달과 함께 멋진 메시징 도구로 블로그는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2009년, 우리는 블로그를 미디어 산업의 일부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 같다. 딱히 블로그란 산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응용한 산업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란 의미다. 예를 들어 공동 구매나 오픈마켓이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언론사도 출현할 것이다. 더구나 능력 있고 이미 잘 알려진 소위 유명 블로거(일부에서 이들을 파워 블로거로 부른다)는 새롭게 진입하는 오프라인 시장의 유명인, 또는 유명 기업들과의 협업이 일상화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마케팅 도구로 블로그를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미디어 영향력의 도구로 블로그를 이용할 것이다. 누군가는 물건을 팔고 소비자와 대화하는 창구로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도구로 삼을 것이다. 미디어 플랫폼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콘텐츠의 지속적인 공급처로 블로그는 제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인 성장은 정체 상태로 진입
지난 3년은 블로그가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다. 블로그 계정 수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미 네이버에서 만들어진 계정수만으로 1200만개에 달하고 네이버를 제외한 블로그 계정 수가 그만큼 있다고 했을 때 이미 우리나라 블로그 개설 계정 수는 2400만개를 뛰어 넘는다. 변형 블로그, 또는 작은 홈페이지인 미니홈피까지 합치면 4000만개가 넘는 계정이 인터넷에서 저마다의 개성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열성적인 블로그 개수는 이보다 훨씬 적어서 약 10% 정도(400만개)로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고스피어라고 불리는 약간은 폐쇄적인 공간인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 플러스, 믹시, 이글루스 밸리와 같은 곳은 이미 블로거들끼리의 커뮤니티화가 진행된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열성적인 블로거끼리의 커뮤니티는 단위별로 약 10만~20만 정도로 추산된다.
올블로그의 경우 이슈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지만 대략 15만에서 20만 명의 주간 순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우 열성적인 참여자, 또는 산업적 가치를 지난 콘텐츠를 보유한 블로그의 수는 1%, 즉 40만 개 정도로 추정된다. 물론 이 수는 전통 언론 미디어 업종에 종사자 수가 4만 6000여명(언론재단 2008년 통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시할만한 수가 아니다. 속속 블로그에 뛰어들고 있는 기성 언론인과 연예인, 정치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소비면으로 보면 이미 블로그는 정체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 블로그 서비스로 2007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해온 티스토리의 경우도 지난해에 현재 월간 1800만 정도의 순방문수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순항중이지만 증가세는 이미 고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효과가 이미 성장할대로 성장한 티스토리의 성장세를 가속화시키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블로그에 대한 소비는 이미 양적인 고점 근처라는 이야기다.
블로그 산업화 기회 확대, 양극화
콘텐츠 업계의 특성상 양적인 고점에서 일부 블로그에 주목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그래서 네이버, 다음, 야후를 비롯해 많은 블로그 서비스 기업들이 '파워블로거', '우수블로거', 'Top블로거' 등의 이름으로 유명하거나 가치가 높은 블로그를 선정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주목을 이들에게 몰리게 하는 작용을 한다. 바로 마이크로미디어이면서 매스미디어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출현하게끔 만든 분위기다.
이런 '영광'은 다시 블로거들에게 이전에는 없었던 사회적 책임감과 산업적 가치, 정보소비자와의 소통 등을 요구하면서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때 이 부담감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이들은 진정한 '파워 블로그'로 올라설 것이고 일부는 쇠퇴하는 등 블로고스피어에 생성과 소멸의 생태계가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털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새롭게 쥐어진 권력을 순전히 자신의 만족으로만 여기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포털에서 폭 넓은 팬 층을 확보한 블로거들은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물품 공동 구매 등의 수익모델을 실현시키고 있다. 일부 블로그는 마케팅과 연계된 제품 리뷰에 치중하기도 하고 일부 블로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 재판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킨들에 이어 올해 킨들2를 내놓으면서 뉴스미디어와 함께 블로그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일본에서도 블로그의 유료구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2007년 전후한 블로그 광고는 용돈 벌이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그동안 기업 블로그 구축의 장단점을 면밀히 탐색하던 기간을 거쳐 직접 블로고스피어에 뛰어들 것인지, 아니면 기존 네트워크 영향력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입소문을 활용할 것인지 택해야 한다. 물론 양자 모두 선택하는 기업이라면 올해는 블로그 운영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인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인터넷은 그동안에도 그랬듯이 사소한 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덩치가 힘이다? 미디어화 & 네트워크화
앞의 직접적인 산업화와는 별도로 언론사들의 블로그 진입도 눈에 띈다.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언론사는 블로그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기자들의 블로그 운영을 독려해 왔지만 사실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해 모 일간지 기자들의 블로그 필화 사건을 계기로 기자들의 블로그에 대한 관심도가 양분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각종 검색사이트에서 뉴스보다 블로그 콘텐츠가 상위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고 메타 블로그의 파괴력이 높아지면서 블로그의 영향력 몸소 체험하게 된 오프라인 기자나 정치인, 또는 마케터와 홍보인들이 블로그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반대로 블로고스피어의 위험성, 일부 순결주의자나 반시장주의자의 도발 등을 부담스러워하며 블로그에 아예 관심을 끊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모여 만든 팀블로그 형태의 언론인 블로터닷넷이라거나 블로그 네트워크인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그 파트너인 블로거 2명이 모여 언론으로 등록한 야구타임즈 등은 국내에서는 이색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야구타임즈를 탄생시킨 태터앤미디어는 올해 안에 10여개의 전문 블로그 매체를 언론사로 등재시키고 취재 지원은 물론 포털에 콘텐츠를 재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의 블로그 미디어화는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이미 미국 등에서는 보편적인 사례에 속한다.
오바마의 당선에 인터넷의 역할이 컸다면 단연코 그 안에는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com)라는 걸출한 정치 팀블로그 미디어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블로거 기자들의 취재 범위도 14개 분야로 나뉘어 있어 전문적인 취재 및 기사를 제공한다.
정치 블로그인 TPM(talkingpointsmemo.com) 역시 조쉬 마셜이 웹 기반의 뉴스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뉴욕과 워싱턴에 취재기자 겸 블로거들이 상주하는 사무실이 있으며 비디오 촬영기자와 편집기자도 두고 있다.
이외에 9명의 저널리스트가 올리는 칼럼으로 유명한 앤드류셜리반의 데일리디쉬(Daily Dish, andrewsullican.theatlantic.com)나 음악을 좋아하고 좋은 음악을 소개해 주고 싶어하는 3인의 음악팬들이 모인 새드더그라모폰(saidthegramophone.com),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슬래시필름(slashfilm.com)도 10여 명의 대표적인 블로거들이 영화 뉴스와 평론, 등장인물의 가십과 연출자의 계획 등을 블로그 형태로 올리고 있다.
블로그가 언론이냐 아니냐는 이미 미국에서는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블로그를 언론으로 활용하느냐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의 자의적 선택만 있을 뿐이다.
정직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대세
이 같은 미디어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성 대중매체들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조력자 같은 경쟁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과 새로운 영역에서 소비자와 색다르게 만나고 있는 매체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마케팅과 홍보라는 분야가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매스미디어와의 메시지 합작과 지식인 댓글 알바 동원은 두고두고 마케팅업계 종사자들을 괴롭힐 것이다. 예전에는 대중매체와 함께 어떻게 메시지를 전파하고 강하게 설득할 것이냐를 고민했다면 이제 블로그를 대할 때는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자세로 청취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블로그는 '소통'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산업사회의 논리로 보면 효율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영향력도 없을 것 같고 예측도 불가능할 것 같은 이런 소통 방법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또한 기업 자체가 사회적으로 어떤 캐릭터가 될 것인지 미리 예측하기보다 블로그를 통해 하나씩 쌓아가는 고된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정직하고 솔직한 것이 최대의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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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아이엠애드>라는 잡지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9년 대한민국 블로그 트렌드'라는 기획의 첫 꼭지, 즉 여는 글 되겠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3월 10일 경이므로 현재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글을 오전에 올린 '쌀로 밥 짓는 이야기 2탄'쯤으로 생각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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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2009년, 우리는 블로그를 미디어 산업의 일부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 같다. 딱히 블로그란 산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응용한 산업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란 의미다. 예를 들어 공동 구매나 오픈마켓이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언론사도 출현할 것이다. 더구나 능력 있고 이미 잘 알려진 소위 유명 블로거(일부에서 이들을 파워 블로거로 부른다)는 새롭게 진입하는 오프라인 시장의 유명인, 또는 유명 기업들과의 협업이 일상화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마케팅 도구로 블로그를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미디어 영향력의 도구로 블로그를 이용할 것이다. 누군가는 물건을 팔고 소비자와 대화하는 창구로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도구로 삼을 것이다. 미디어 플랫폼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콘텐츠의 지속적인 공급처로 블로그는 제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인 성장은 정체 상태로 진입
지난 3년은 블로그가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다. 블로그 계정 수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미 네이버에서 만들어진 계정수만으로 1200만개에 달하고 네이버를 제외한 블로그 계정 수가 그만큼 있다고 했을 때 이미 우리나라 블로그 개설 계정 수는 2400만개를 뛰어 넘는다. 변형 블로그, 또는 작은 홈페이지인 미니홈피까지 합치면 4000만개가 넘는 계정이 인터넷에서 저마다의 개성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열성적인 블로그 개수는 이보다 훨씬 적어서 약 10% 정도(400만개)로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고스피어라고 불리는 약간은 폐쇄적인 공간인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 플러스, 믹시, 이글루스 밸리와 같은 곳은 이미 블로거들끼리의 커뮤니티화가 진행된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열성적인 블로거끼리의 커뮤니티는 단위별로 약 10만~20만 정도로 추산된다.
올블로그의 경우 이슈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지만 대략 15만에서 20만 명의 주간 순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우 열성적인 참여자, 또는 산업적 가치를 지난 콘텐츠를 보유한 블로그의 수는 1%, 즉 40만 개 정도로 추정된다. 물론 이 수는 전통 언론 미디어 업종에 종사자 수가 4만 6000여명(언론재단 2008년 통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시할만한 수가 아니다. 속속 블로그에 뛰어들고 있는 기성 언론인과 연예인, 정치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소비면으로 보면 이미 블로그는 정체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 블로그 서비스로 2007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해온 티스토리의 경우도 지난해에 현재 월간 1800만 정도의 순방문수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순항중이지만 증가세는 이미 고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효과가 이미 성장할대로 성장한 티스토리의 성장세를 가속화시키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블로그에 대한 소비는 이미 양적인 고점 근처라는 이야기다.
블로그 산업화 기회 확대, 양극화
콘텐츠 업계의 특성상 양적인 고점에서 일부 블로그에 주목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그래서 네이버, 다음, 야후를 비롯해 많은 블로그 서비스 기업들이 '파워블로거', '우수블로거', 'Top블로거' 등의 이름으로 유명하거나 가치가 높은 블로그를 선정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주목을 이들에게 몰리게 하는 작용을 한다. 바로 마이크로미디어이면서 매스미디어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출현하게끔 만든 분위기다.
이런 '영광'은 다시 블로거들에게 이전에는 없었던 사회적 책임감과 산업적 가치, 정보소비자와의 소통 등을 요구하면서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때 이 부담감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이들은 진정한 '파워 블로그'로 올라설 것이고 일부는 쇠퇴하는 등 블로고스피어에 생성과 소멸의 생태계가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털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새롭게 쥐어진 권력을 순전히 자신의 만족으로만 여기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포털에서 폭 넓은 팬 층을 확보한 블로거들은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물품 공동 구매 등의 수익모델을 실현시키고 있다. 일부 블로그는 마케팅과 연계된 제품 리뷰에 치중하기도 하고 일부 블로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 재판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킨들에 이어 올해 킨들2를 내놓으면서 뉴스미디어와 함께 블로그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일본에서도 블로그의 유료구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2007년 전후한 블로그 광고는 용돈 벌이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그동안 기업 블로그 구축의 장단점을 면밀히 탐색하던 기간을 거쳐 직접 블로고스피어에 뛰어들 것인지, 아니면 기존 네트워크 영향력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입소문을 활용할 것인지 택해야 한다. 물론 양자 모두 선택하는 기업이라면 올해는 블로그 운영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인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인터넷은 그동안에도 그랬듯이 사소한 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덩치가 힘이다? 미디어화 & 네트워크화
앞의 직접적인 산업화와는 별도로 언론사들의 블로그 진입도 눈에 띈다.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언론사는 블로그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기자들의 블로그 운영을 독려해 왔지만 사실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해 모 일간지 기자들의 블로그 필화 사건을 계기로 기자들의 블로그에 대한 관심도가 양분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각종 검색사이트에서 뉴스보다 블로그 콘텐츠가 상위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고 메타 블로그의 파괴력이 높아지면서 블로그의 영향력 몸소 체험하게 된 오프라인 기자나 정치인, 또는 마케터와 홍보인들이 블로그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반대로 블로고스피어의 위험성, 일부 순결주의자나 반시장주의자의 도발 등을 부담스러워하며 블로그에 아예 관심을 끊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모여 만든 팀블로그 형태의 언론인 블로터닷넷이라거나 블로그 네트워크인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그 파트너인 블로거 2명이 모여 언론으로 등록한 야구타임즈 등은 국내에서는 이색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야구타임즈를 탄생시킨 태터앤미디어는 올해 안에 10여개의 전문 블로그 매체를 언론사로 등재시키고 취재 지원은 물론 포털에 콘텐츠를 재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의 블로그 미디어화는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이미 미국 등에서는 보편적인 사례에 속한다.
오바마의 당선에 인터넷의 역할이 컸다면 단연코 그 안에는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com)라는 걸출한 정치 팀블로그 미디어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블로거 기자들의 취재 범위도 14개 분야로 나뉘어 있어 전문적인 취재 및 기사를 제공한다.
정치 블로그인 TPM(talkingpointsmemo.com) 역시 조쉬 마셜이 웹 기반의 뉴스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뉴욕과 워싱턴에 취재기자 겸 블로거들이 상주하는 사무실이 있으며 비디오 촬영기자와 편집기자도 두고 있다.
이외에 9명의 저널리스트가 올리는 칼럼으로 유명한 앤드류셜리반의 데일리디쉬(Daily Dish, andrewsullican.theatlantic.com)나 음악을 좋아하고 좋은 음악을 소개해 주고 싶어하는 3인의 음악팬들이 모인 새드더그라모폰(saidthegramophone.com),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슬래시필름(slashfilm.com)도 10여 명의 대표적인 블로거들이 영화 뉴스와 평론, 등장인물의 가십과 연출자의 계획 등을 블로그 형태로 올리고 있다.
블로그가 언론이냐 아니냐는 이미 미국에서는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블로그를 언론으로 활용하느냐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의 자의적 선택만 있을 뿐이다.
정직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대세
이 같은 미디어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성 대중매체들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조력자 같은 경쟁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과 새로운 영역에서 소비자와 색다르게 만나고 있는 매체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마케팅과 홍보라는 분야가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매스미디어와의 메시지 합작과 지식인 댓글 알바 동원은 두고두고 마케팅업계 종사자들을 괴롭힐 것이다. 예전에는 대중매체와 함께 어떻게 메시지를 전파하고 강하게 설득할 것이냐를 고민했다면 이제 블로그를 대할 때는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자세로 청취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블로그는 '소통'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산업사회의 논리로 보면 효율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영향력도 없을 것 같고 예측도 불가능할 것 같은 이런 소통 방법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또한 기업 자체가 사회적으로 어떤 캐릭터가 될 것인지 미리 예측하기보다 블로그를 통해 하나씩 쌓아가는 고된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정직하고 솔직한 것이 최대의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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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아이엠애드>라는 잡지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9년 대한민국 블로그 트렌드'라는 기획의 첫 꼭지, 즉 여는 글 되겠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3월 10일 경이므로 현재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글을 오전에 올린 '쌀로 밥 짓는 이야기 2탄'쯤으로 생각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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