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에 해당되는 글 26건

  1. 2009/03/31 블로그, 대안에서 또 하나의 산업으로 진화 8
  2. 2009/03/31 쌀로 밥 짓는 이야기, 기업은 수익이 우선 2
  3. 2009/03/30 고래는 트위터에게 보은할 것인가 9
  4. 2009/03/28 [책] 미래를 읽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5. 2009/03/27 재태크 교과서, 시골의사보다 이명박 대통령 14
  6. 2009/03/27 [책] 마지막 강의의 핵심 '진실(Truth)' 8
  7. 2009/03/26 두려움 없는 삶, 1인 창조기업 9
  8. 2009/03/24 신문에 2조원을 쏟아붓겠다고? 27
  9. 2009/03/23 문득 드는 짧은 생각 1
  10. 2009/03/22 서세원 해프닝과 언론인 사건 개입 11
  11. 2009/03/21 아고라 망명 프로젝트? 14
  12. 2009/03/17 아고라 3인의 '여론조작' 12
  13. 2009/03/16 기업, 최고 아닌 최적의 인재를 뽑는다 15
  14. 2009/03/15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 '아쉽지만 좋다' 8
  15. 2009/03/13 몰랐던 것과 그 뒤의 또 다른 진실 8
  16. 2009/03/12 [책] 고향 사진관, 울고 싶을 때 쳐다보자
  17. 2009/03/12 英 가디언, 오픈플랫폼으로 간다 8
  18. 2009/03/11 [책] 산업사회 생존법, 골든 임플로이 2
  19. 2009/03/11 골프선수의 언론사 상대 10억 손배소 3
  20. 2009/03/09 뉴스통신진흥법 개정안, 국영 통신사 출현하나? 8
  21. 2009/03/06 라이브 메신저 한글 입력 오류 해결 팁 24
  22. 2009/03/06 괴담? 실제 내 주변 이야기 33
  23. 2009/03/04 포털의 오픈 전략, 단지 유행일까? 8
  24. 2009/03/04 '막장' 함부로 쓰지 말라고? 42
  25. 2009/03/02 500만 히트 돌파! 41
  26. 2009/03/01 IT 전문기자를 꿈꾸는 후배에게 11
지난 몇 년 동안 블로그가 주목 받은 이유는 대부분 미디어적인 가치 때문이었다. 누군가 주장하고 싶어하고 어떤 새로운 소식을 남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검색의 발달과 함께 멋진 메시징 도구로 블로그는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2009년, 우리는 블로그를 미디어 산업의 일부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 같다. 딱히 블로그란 산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응용한 산업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란 의미다. 예를 들어 공동 구매나 오픈마켓이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언론사도 출현할 것이다. 더구나 능력 있고 이미 잘 알려진 소위 유명 블로거(일부에서 이들을 파워 블로거로 부른다)는 새롭게 진입하는 오프라인 시장의 유명인, 또는 유명 기업들과의 협업이 일상화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마케팅 도구로 블로그를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미디어 영향력의 도구로 블로그를 이용할 것이다. 누군가는 물건을 팔고 소비자와 대화하는 창구로 삼을 것이고 누군가는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도구로 삼을 것이다. 미디어 플랫폼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콘텐츠의 지속적인 공급처로 블로그는 제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인 성장은 정체 상태로 진입
지난 3년은 블로그가 양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다. 블로그 계정 수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이미 네이버에서 만들어진 계정수만으로 1200만개에 달하고 네이버를 제외한 블로그 계정 수가 그만큼 있다고 했을 때 이미 우리나라 블로그 개설 계정 수는 2400만개를 뛰어 넘는다. 변형 블로그, 또는 작은 홈페이지인 미니홈피까지 합치면 4000만개가 넘는 계정이 인터넷에서 저마다의 개성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열성적인 블로그 개수는 이보다 훨씬 적어서 약 10% 정도(400만개)로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고스피어라고 불리는 약간은 폐쇄적인 공간인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 플러스, 믹시, 이글루스 밸리와 같은 곳은 이미 블로거들끼리의 커뮤니티화가 진행된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열성적인 블로거끼리의 커뮤니티는 단위별로 약 10만~20만 정도로 추산된다.

올블로그의 경우 이슈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지만 대략 15만에서 20만 명의 주간 순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우 열성적인 참여자, 또는 산업적 가치를 지난 콘텐츠를 보유한 블로그의 수는 1%, 즉 40만 개 정도로 추정된다. 물론 이 수는 전통 언론 미디어 업종에 종사자 수가 4만 6000여명(언론재단 2008년 통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시할만한 수가 아니다. 속속 블로그에 뛰어들고 있는 기성 언론인과 연예인, 정치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소비면으로 보면 이미 블로그는 정체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 블로그 서비스로 2007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해온 티스토리의 경우도 지난해에 현재 월간 1800만 정도의 순방문수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순항중이지만 증가세는 이미 고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이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효과가 이미 성장할대로 성장한 티스토리의 성장세를 가속화시키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블로그에 대한 소비는 이미 양적인 고점 근처라는 이야기다.
 
블로그 산업화 기회 확대, 양극화
콘텐츠 업계의 특성상 양적인 고점에서 일부 블로그에 주목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그래서 네이버, 다음, 야후를 비롯해 많은 블로그 서비스 기업들이 '파워블로거', '우수블로거', 'Top블로거' 등의 이름으로 유명하거나 가치가 높은 블로그를 선정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주목을 이들에게 몰리게 하는 작용을 한다. 바로 마이크로미디어이면서 매스미디어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출현하게끔 만든 분위기다.

이런 '영광'은 다시 블로거들에게 이전에는 없었던 사회적 책임감과 산업적 가치, 정보소비자와의 소통 등을 요구하면서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때 이 부담감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이들은 진정한 '파워 블로그'로 올라설 것이고 일부는 쇠퇴하는 등 블로고스피어에 생성과 소멸의 생태계가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털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새롭게 쥐어진 권력을 순전히 자신의 만족으로만 여기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포털에서 폭 넓은 팬 층을 확보한 블로거들은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물품 공동 구매 등의 수익모델을 실현시키고 있다. 일부 블로그는 마케팅과 연계된 제품 리뷰에 치중하기도 하고 일부 블로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어 재판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킨들에 이어 올해 킨들2를 내놓으면서 뉴스미디어와 함께 블로그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일본에서도 블로그의 유료구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2007년 전후한 블로그 광고는 용돈 벌이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그동안 기업 블로그 구축의 장단점을 면밀히 탐색하던 기간을 거쳐 직접 블로고스피어에 뛰어들 것인지, 아니면 기존 네트워크 영향력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입소문을 활용할 것인지 택해야 한다. 물론 양자 모두 선택하는 기업이라면 올해는 블로그 운영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인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인터넷은 그동안에도 그랬듯이 사소한 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덩치가 힘이다? 미디어화 & 네트워크화
앞의 직접적인 산업화와는 별도로 언론사들의 블로그 진입도 눈에 띈다.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언론사는 블로그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기자들의 블로그 운영을 독려해 왔지만 사실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해 모 일간지 기자들의 블로그 필화 사건을 계기로 기자들의 블로그에 대한 관심도가 양분되기 시작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각종 검색사이트에서 뉴스보다 블로그 콘텐츠가 상위로 배치되는 모습을 보고 메타 블로그의 파괴력이 높아지면서 블로그의 영향력 몸소 체험하게 된 오프라인 기자나 정치인, 또는 마케터와 홍보인들이 블로그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반대로 블로고스피어의 위험성, 일부 순결주의자나 반시장주의자의 도발 등을 부담스러워하며 블로그에 아예 관심을 끊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모여 만든 팀블로그 형태의 언론인 블로터닷넷이라거나 블로그 네트워크인 태터앤미디어 소속 블로그 파트너인 블로거 2명이 모여 언론으로 등록한 야구타임즈 등은 국내에서는 이색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야구타임즈를 탄생시킨 태터앤미디어는 올해 안에 10여개의 전문 블로그 매체를 언론사로 등재시키고 취재 지원은 물론 포털에 콘텐츠를 재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의 블로그 미디어화는 아직 초보단계이지만 이미 미국 등에서는 보편적인 사례에 속한다.

오바마의 당선에 인터넷의 역할이 컸다면 단연코 그 안에는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com)라는 걸출한 정치 팀블로그 미디어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블로거 기자들의 취재 범위도 14개 분야로 나뉘어 있어 전문적인 취재 및 기사를 제공한다.

정치 블로그인 TPM(talkingpointsmemo.com) 역시 조쉬 마셜이 웹 기반의 뉴스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뉴욕과 워싱턴에 취재기자 겸 블로거들이 상주하는 사무실이 있으며 비디오 촬영기자와 편집기자도 두고 있다.

이외에 9명의 저널리스트가 올리는 칼럼으로 유명한 앤드류셜리반의 데일리디쉬(Daily Dish, andrewsullican.theatlantic.com)나 음악을 좋아하고 좋은 음악을 소개해 주고 싶어하는 3인의 음악팬들이 모인 새드더그라모폰(saidthegramophone.com),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슬래시필름(slashfilm.com)도 10여 명의 대표적인 블로거들이 영화 뉴스와 평론, 등장인물의 가십과 연출자의 계획 등을 블로그 형태로 올리고 있다.

블로그가 언론이냐 아니냐는 이미 미국에서는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블로그를 언론으로 활용하느냐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의 자의적 선택만 있을 뿐이다.
 
정직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대세
이 같은 미디어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성 대중매체들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조력자 같은 경쟁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과 새로운 영역에서 소비자와 색다르게 만나고 있는 매체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마케팅과 홍보라는 분야가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매스미디어와의 메시지 합작과 지식인 댓글 알바 동원은 두고두고 마케팅업계 종사자들을 괴롭힐 것이다. 예전에는 대중매체와 함께 어떻게 메시지를 전파하고 강하게 설득할 것이냐를 고민했다면 이제 블로그를 대할 때는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자세로 청취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블로그는 '소통'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산업사회의 논리로 보면 효율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영향력도 없을 것 같고 예측도 불가능할 것 같은 이런 소통 방법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또한 기업 자체가 사회적으로 어떤 캐릭터가 될 것인지 미리 예측하기보다 블로그를 통해 하나씩 쌓아가는 고된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정직하고 솔직한 것이 최대의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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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아이엠애드>라는 잡지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9년 대한민국 블로그 트렌드'라는 기획의 첫 꼭지, 즉 여는 글 되겠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3월 10일 경이므로 현재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글을 오전에 올린 '쌀로 밥 짓는 이야기 2탄'쯤으로 생각합니다. ㅋㅋ

관련이 조금씩 있는 글 :
2009/03/26 두려움 없는 삶, 1인 창조기업
2009/01/29 웹툰과 스타대회, 그리고 블로그
2009/01/17 단지 블로거일 뿐이고...[미디어 2.0 선언]
2009/01/06 손해보지 않는 네이버 뉴스캐스트, 우왕좌왕 언론사
2009/01/02 2009년은 인터넷 체질 개선의 해 [2009 예언 이벤트]
2008/12/29 인터넷, 불황을 먹고 자란다?
2008/11/19 추천 보고서 [인터넷과 미디어산업의 재편]
2008/09/18 5Keywords of Korean blog market
2007/01/02 그만의 2007 블로고스피어 5대 사건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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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31 10:41 2009/03/31 10:41

오늘은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pisode1
어느 날 퇴근 길에 라디오에서 한창 오디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죠. 진행자는 박경림, 출연자는 원더걸스였던 거 같네요. 뜬금 없이 박경림씨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어떠세요. 소희양도 오디션 많이 보셨나요?"
"오디션 볼 때 좀 떨리고 그러던가요?"

순간 느낌이 '이건 아니다' 싶은 거죠. 너무 당연한 이야기잖아요. 가수 하는데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더라도 오디션은 봐야 하는 거고 오디션 볼 때 떨리지 않는 것이 이상한 거죠. 원래 오디션을 거의 보지 않았다면, 또는 오디션 볼 때 전혀 떨리지 않는 연예인이라는 것이 알려졌다면 그 이야기를 끌어내는 질문으로 가능했겠지만 대답은 모두 '예'였습니다.

그러자 박경림씨가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바로 재치있게 마무리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했네요"

#Episode2
어제 블로그 지인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회사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서였죠. 어쩌면 제게 듣고 싶은 것을 듣기 위해 왔을지 모릅니다.

마케터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한 이 분은 제게 왜 이 솔루션이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지, 왜 초기 기획하고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왔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죠. 제가 한 이야기는 너무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마케터가 숫자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반면 정성 평가까지 숫자로 표현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마케터의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솔루션은 마케터에게 권유하지 말고 C-레벨(임원급)에 권하거나 이익이 상충되지 않는 사내 리서치(연구팀)에 권유하라"

"마케터가 관심 있는 것은 자신의 대외적인 성과가 아니라 대내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어필이다. 자신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스스로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의 정교한 솔루션을 환영할리 없다"

이건 뭐... 네,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이죠.

하지만 저를 찾아온 블로그 지인은 고맙다고 말을 합니다. 어쩌면 왜 실제로 지금 자신의 솔루션이 실무 마케터에게는 잘 안 먹히고 임원이나 사내 연구원들에게 호응을 받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Episode3
판도라TV의 기자 간담회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질문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수익 보전이 우선인가 비용 절감이 우선인가"

사실은 판도라TV는 이 부분에 대해 둘 다 고민하는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김경익 사장님은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수익이야 일단 딱히 별다른 전략이 없는 이상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자신의 관리 권한 밖이었으니 당연할 수밖에요.

해외로부터의 투자 유치도 비용 절감 노력과 함께 동영상 사이트가 감내해야 할 숙원이었는데 이를 해결했죠. 얼마 전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는데요. 판도라TV의 흑자는 욕을 먹어도 수익에 대한 적극적인 마인드와 현실을 고려한 비용 구조, 그리고 해외 투자 유치 등이 작용하면서 시장 1위 고수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어때요? 쌀로 밥 짓는 이야기죠?

반대로 이야기해볼까요.

동영상 사이트 가운데 최근 비운의 '운영중단'과 '파산'까지 고려하고 있는 SM온라인의 '엠엔캐스트'가 있습니다. SM온라인과 판도라TV 누가 욕을 더 먹고 누가 욕을 덜 먹었습니까. 그리고 누가 더 악바리였고 누가 더 오래 살아남고 있습니까.

다모임에서 SM온라인으로까지는 잘 갈아탔다고 할 수 있습니다. SM이 동영상 UCC에 대한 투자를 기획할 때 다모임은 재빨리 움직였던 것이죠. 하지만 이미 그때부터 물 건너간 서비스가 되기 시작합니다. 특정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특정 가수들과 연예인들의 유통경로로 사용될 처지에 놓였고 해외 영상 서비스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꿈 같은 사업이었죠.

다모임 시절 이규웅 대표를 만났을 때 우리는 결국 다시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해야 했습니다.

"활로가 필요해요. UCC의 다음 단계는 뭘까요?"

"결국 규모의 경제를 이뤄 미디어가 되던가, 비용을 줄여야 할텐데요"

그러다 SM온라인은 다시 '소리바다'로 2007년 12월 넘어갑니다. SM의 전략적 승리였으며 소리바다의 전략적 패배였던 것이죠. 아무런 담보도 없이 덩치 큰 UCC 사업을 떠안다니... 차라리 웹하드 서비스를 인수하는 것이 수익에 더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그렇게 SM온라인은 소리바다에 의해 '파산' 위기로 몰려 있습니다.

수익도 생각해야 하지만 비용 절감에 대한 확신이나 해결책이 없다면 얼른 사업을 접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비용 과다로 빚만 잔뜩지고 사라지고 말 겁니다.

어때요? 쌀로 밥 짓는 이야기 맞죠?

마지막으로 쌀로 밥 짓는 이야기의 결정판으로 다음 글을 링크합니다. ^^

2009/03/27 [책] 마지막 강의의 핵심 '진실(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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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1 09:39 2009/03/31 09:39

고래는 트위터에게 보은할 것인가

Ring Idea 2009/03/30 00:42 Posted by 그만

제목이 참 거시기합니다. 트위터가 무엇인지 이 블로그를 읽고 계신 분은 대부분 아시리라 믿습니다. 마이크로 블로깅 툴이지만 지금은 점차 그 의미가 확대돼 쉽고 간편한, 그리고 세상에 내 목소리를 가볍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킹 도구로 각광받고 있죠.

근데 여기서 뜬금없이 고래는 왜 나오나 싶으실텐데요.

고래에 얽힌 사연은 하이컨셉 & 하이터치 블로그의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보여준 Fail Whale 성공이야기 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소셜객체 그림은 트위터가 다운되었을 때에 나오지만, 트위터라는 서비스를 아끼는 사용자들이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제게는 그리 익숙한 그림은 아닙니다만, 트위터 사용자들에게는 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나 봅니다. 트위터라는 의미가 '새가 조잘거리다'의 의미인만큼 새들의 이미지가 인상적입니다.

요즘 트위터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면서 단순한 링크와 연결만을 강조해왔던 소셜네트워킹이 이제 다시 생산자, 그리고 소비자의 연결 고리에 집중하면서 '소셜 미디어화'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결국 메시지가 어떻게 퍼지고 남 또는 나에게 영향을 줄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죠.

그런데 이런 막연한 낙관론 사이에는 '싸이질' 속에 감춰진 '~질'의 의미처럼 뭔가 어색한 중독 현상에 사람들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상하게 요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살금살금 퍼져나가고 있네요. 충분한 대체재가 존재하는 한국 시장에서 이런 소셜 미디어가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어쨌든 이런 배경 지식을 갖고 아래 만화를 한 번 보시죠.



원본은 여기인데요. 속도가 좀 느린 것 같아서 유튜브에서 땡겨왔습니다.

중간에 친구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결국 당신들 중 누구도 친구가 없는 거잖아!"라며 버럭 말하고 나자 그 고래가 트위터들을 잡아 먹으며 다니네요. ㅋㅋ.. 우왕좌왕하는 트위터 사용자들,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에 우왕좌왕합니다.

페이스북보다 커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트위터[링크 영문]. 트위터에 대한 중독현상을 경계하는 것 처럼 보이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싸이질', 이나 '블질', 또는 '댓글 놀이'에 빠져 있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네요. 정말 우리에겐 그것들이 원래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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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30 00:42 2009/03/30 00:42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 8점
에릭 갈랜드 지음, 손민중 옮김/한국경제신문

미래를 읽을 수 있다면...

어렸을 때 봤던 만화 '내일 신문'이 기억난다. 반대로 현재까지의 모든 내용을 기억한 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도 우리는 '내일'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모두 허구다.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하늘을 날고 싶다는 사람들의 오랜 꿈과 같다. 직접 날 수 없을 때는 도구를 사용해 하늘을 날 수밖에 없다. 도구의 도움으로 날 수 있다면 우리는 꿈을 이룬 것이다. 이 책은 미래를 읽는 도구를 알려준다. 미래를 꿰뚫어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가 알고 싶은 구체적 트렌드 주변의 많은 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전에 복잡계 이론에 대해 소개할 때 중요한 요소에 대해 '창발'과 '혼돈의 가장자리'를 설명한 바 있다.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와 자연은 복잡한 요소가 상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전대미문, 또는 전인미답의 상황에 대해 앨빈토플러가 <불황을 넘어서>라는 책을 통해 절대 과거 불황의 시기나 대공황의 사례를 준용하지 말라고 일갈하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이미 시간은 흘러갔고 과거 사례와 똑같다고 생각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는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이에 대공황을 기억하는 이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세대가 다르고 당시와 규모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고 사회 전반의 구조화도 다르다. 도대체 왜 지금 시점에 대공황과 뉴딜만을 부르짖는가.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에서 에릭 갈랜드는 미래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를 귀띔해준다.

■ 거시환경(STEEP)분석 : 사회 Society, 기술 Technology, 경제 Economics, 생태 Ecology, 정치 Politics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시스템 도표화 : 시스템적 사고의 핵심은 미래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미래 연구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50p)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부문은 어떻게 다른 요소들과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도식화 해야 한다.

■ 트렌드 분석의 3단계 : 1단계 시스템 도표를 그려라, 2단계 트렌드를 시각화하라, 3단계 정보의 출처를 찾아내라.

이렇게 갖춰진 도구를 사용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향후 바뀌어갈 요소들이 다른 요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좀더 근거가 분명한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만들고 임펙트 있는 요약 문서까지 만들면 '누구나' 미래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생활 속 미래학자되기'와 같은 콘셉트인 셈이다. 마치 내가 블로그를 '생활 속 미디어되기'라고 말하듯이 에릭 갈랜드는 미래학자가 미래를 보는 방법과 도구를 책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미래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매우 실전적이고 실재적인 책이다. 한 두달 앞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아닌 5년 10년 후의 미래를 분석해내고 이에 대비하고 싶다면 각자 자신의 통찰력을 동원해 미래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전반부는 미래 트렌드를 읽고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뒷 부분은 미래 몇 가지 트렌드에 대한 예시를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면 앞 부분의 원고량이 모자르자 뒷 부분을 이어 붙인 느낌이 든다.

어찌됐든 그 뒷부분에서 '매체와 통신 : 60억의 사람들을 위한 60억 개 채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음의 세 가지 주요 트렌드는 미래에 매체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다. 첫째, 전자기계들은 하나의 디지털 믹싱으로 여러 종류의 매체들을 융합시킬 것이다. 둘째, 매체의 기업합병은 매체를 통제하고 우리의 문화적 산출물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소유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감소시키고 있다. 셋째, 경쟁하는 미디어 메시지의 군비경쟁은 매체로부터 나오는 어떤 것도 복음성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어린 세대들을 낳고 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단순한 진실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품일지도 모른다.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에릭 갈랜드, 285p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그만 역시 무수히 반복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그다지 충격적이라거나 신선하진 않다. 반면,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인 저자와 그만이 바라보는 미래가 같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봐야 한다. 우린 '메가 미디어'와 '마이크로 미디어' 그리고 '융합'을 한결같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래에는 가장 높은 가치를 매길 수 있는 메시지는 결국 '진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것이다.

미래를 읽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가올 미래에도 가치가 변하지 않을 무언가를 갖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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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8 14:16 2009/03/28 14:16

기사 한 번 끝내준다. 뭐 이건 대놓고 욕 좀 해주세요 하는 기사다.

일부러 댓글까지 감상하라고 원문 링크 아닌 야후 뉴스쪽으로 링크 건다.

버핏도 울고 갈 MB의 재테크 실력[머니투데이]

딱히 인용할만한 구석은 없는데 댓글이 아주 난리다. 머니투데이 기자는 과연 MB의 재테크 실력이 부러워서였을까, 아니면 경이스러워서 였을까. 아니면 은근히 MB가 욕 좀 먹어주길 바래서였을까?

사실은 보도자료였겠지... 그런데 아무래 봐도 제목 한 번 잘 골랐다. ㅋㅋ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재산 사회기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 상반기 중 모친 이름을 딴 '태원 장학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엥 상반기? 뭐 IT 프로젝트 하나? 왜 자꾸 미루지.. --;

근데 이런 댓글을 적은 사람들은 도대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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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3:39 2009/03/27 13:39
마지막 강의 - 10점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살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봤고 감동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래서 봤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가 내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왔던, 그리고 죽음 앞에 당당하고 즐겁게 마지막 순간을 즐기던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난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늘 그렇듯이 다시는 그에게서 들을 수 없는 마지막 이야기라는 것만으로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잠시 휘리릭 책을 넘기며 훑어보았다. 계속 그 안에서 보이는 단어들이 스친다. 줄을 쳐 놓았거나 모서리를 접어 놓은 곳에서 더 뚜렷하게 내 시선을 끄는 단어 하나가 보인다.

'진실'

솔직하고 진실되고 간절히 정말로 원하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고, 그것을 이뤘다는 것을 말하는 순간순간 그 스스로에게 인생의 마지막을 다짐하는 것 처럼 그렇게 '진실'이란 단어는 독자에게 크게 다가온다.

만약 조언을 하려는데 나에게 오직 세 단어만 허용된다면 단연 '진실만을 말하라(Tell the Truth)'를 택할 것이다. 그리고도 세 단어가 더 허용된다면 나는 거기에 '언제나 All the Time'을 더하겠다. 부모님은 나에게 '말은 곧 네 자신이다'라고 가르쳤는데 위의 말에 관해 이보다 더 나은 설명은 없다.
정직함은 도덕적으로만 옳은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기도 한 것이다.
<마지막 강의> 랜디포시, 223p
진실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세상을 살다보면 깨닫게 된다. 물론 진실됨이 중요하다는 것쯤은 우리 모두가 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알겠는데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잘못을 고백하고 누군가의 잘못을 고발하는 것은 진실된 행동이고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행동이지만 사회는 고백하는 자를 비난하고 고발하는 자를 매장하려 한다. 그렇게 세상은 진실된 사람들의 피해사례를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패배 의식에 젖어드는 것은 <마지막 강의>를 쓴 랜디 포시 교수 처럼 끈질기게 자기가 좋아하고 진실된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권모와 술수, 돈과 연줄에 집착하는 세태를 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과 미디어는 그것이 진실된 것이고 지금 우리의 현실 그대로라고 말한다. 이쯤되면 오히려 진실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가식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미디어는 그렇게 진실됨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

랜디 포시가 이 책을 쓰고 나서 2008년 8월 자택에서 숨을 거둔 직후 강남역 교보문고에 우연찮게 들렀을 때 피라미드 처럼 이 책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 마치 '드디어 저자가 죽었다. 이제 이 유언장을 사가라'는 강력하고 너무나 세속적이지만 솔직한 마케팅이 아닌가. 그렇게 세상은 '진실'이란 단어를 갈갈이 헤쳐놓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갖고 있는 한가지 삶의 기준 '진실'의 무게감은 여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지금 손에 쥐고 싶은 것은, 또는 손에 쥔 것은 정말 진짜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었을까.

마지막으로 자막 있는 랜디포시 교수의 짧은 동영상 하나와 한시간 넘는 완전체(?) 영문 동영상 하나를 퍼온다. 마지막 강의에 대해 좀더 알고 싶으신 분은 도비호님의 이 글을 추천한다.

카네기멜론대학 Randy Pausch교수의 마지막 강의 - dobiho on HCI 


 


마지막 강의 영문 스크립트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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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1:23 2009/03/27 11:23

두려움 없는 삶, 1인 창조기업

Ring Idea 2009/03/26 16:10 Posted by 그만
예전에는 소호(Small Office Home Office)나 재택근무라는 표현으로 프리랜서 산업을 설명했다. 그로부터 10년 다시 1인 기업가들에게 기대야 하는 국면에 다다랐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대한 기업들이 흔들거리고 웬만해서는 직장내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거리로 쏟아져 나올 사람들을 구제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정부는 다시 기업단위에서 개인단위로 그 관심사를 이동해갔다. 한창 일할 나이의 자원들이 실업자로 놀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10년 전에는 벤처, 소호, 프리랜서, 창업, 교육 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정부도 이에 대해 갖가지 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결과는 희한하게 IT 버블과 자영업자 폭증으로 이어졌다. 외환위기의 여파는 이후에 버블 붕괴와 자영업자의 몰락에 카드빚이 늘어나면서 1인 채무자만 폭증하는 기이한 현상을 목도하게 됐다.

그로부터 다시 10년, 유행처럼 그 시절 그 레퍼토리가 화장을 다시 하고 '1인 창조기업', '그린경제'라는 말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

단, 우리의 지난 10년의 학습효과가 어떤 작용을 할까? 옷을 바꿔입고 화장을 고쳐 나온 레퍼토리에 시큰둥하게 반응할까. 아니면 다시 한번 허황된 꿈을 좇는 사람들의 출몰이 이어질까. 또 아니면 이를 통해 새로운 신사업 창출에 골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될까.

이 글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쓰인 듯 보일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여전히 나는 1인과 1인들의 기능별 네트워크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는 좀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길 바란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천재보다 드림팀이다.

농담같지만, 또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사회 경제 구조가 이미 선진국 모방형에서 독립 창조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인식에 일부 동의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터넷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문화와 기술이 넘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9/02/16 지식형 중소기업의 생존법

다음은 중소기업청에서 나온 보도자료다.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 발표
창업관련 법 대폭 정비

 
(대전=뉴스와이어) 2009년 03월 26일 --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술만 있으면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를 손쉽게 판매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고추장, 간장, 벌꿀 등 전통 식품을 집에서 직접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이 개선되는 등 개인의 창의성과 창업마인드를 확산시키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제도개선이 추진된다.

중소기업청(청장 홍석우)은 국민을 대상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기술을 찾아내 상품화거나 판매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아이디어 수집·발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우수 아이디어의 상품화 및 판매 또는 대·중소기업 등으로 부터 아웃소싱을 통해 용역을 수주할 수 있도록 1인 창조기업 맞춤형 지원시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은 지난 1월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과 3.23일 개최된 미래기획위원회의 「휴먼뉴딜 비전 보고회」의 후속 대책으로서, 최근 인터넷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개인의 창의성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일 뿐아니라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됨에 따라, 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창업마인드 확산을 통한 창조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현 및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의 기업으로 ‘07년 4.2만개 수준으로 평균 5.0%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영세 소상공인(서비스업)은 글로벌 경기침체 및 과당경쟁 등으로 사업체 수가 정체(‘03년 약 243만개 → ’06년 약 242만개) 되는 추세이다.

또한 국내에서 많은 성공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고추장 이기남 할머니는 고추장 손맛으로 연매출액이 15억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주부 웹 디자이너 강혜진씨는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월 평균 400만원의 수입을 얻는 대표적 성공사례이다.

이번에 마련된 활성화 방안은 관계부처 회의, 관련업계 간담회 등을 수차례 거쳐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에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손쉬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위주로 수립되었다.

“1인 창조기업 활성화 방안”의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온·오프라인의 아이디어 수집·발굴시스템 구축, 법·제도 규제개선, 수요창출 지원, 경영안정 지원 등 4개 과제로 구성됨

 ① 정부와 민간에서 운영되는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연계된 온라인상 “아이디어 수집·발굴시스템” 구축과 노인 등 인터넷 취약계층을 위한 오프라인상 “찾아가는 아이디어 발굴단”을 운영하고, 등록된 아이디어를 선별하여 우수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상업화지원사업(‘09년 275억원)」을 통해 소비자평가·사업화기획·마케팅 등을 일괄 지원하고, 상품화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또한, 대·중소기업 등이 등록된 우수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만남의 장’ 주선 및 계약서 작성 등을 지원하고, 민간에서 활동 중인 지식거래 전문회사와 협력하여 우수 아이디어가 거래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② 1인 창조기업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전통 및 발효식품 등을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제조할 수 있도록 영업신고 기준완화, 품질인증 시에는 공장심사 기준 일부 제외, 즉석판매·제조 대상품목에 간장·벌꿀 등을 포함하여 자택에서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대폭 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닭·오리 등에 한정된 옻의 활용범위도 장류·음료 등 가공식품 전반까지 확대하여 전통식품과 공예품이 글로벌화 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환경을 지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며, 1인 창조기업이 수도권내에서 법인설립시 등록세 3배 중과제도를 폐지하여 세제부담을 경감함은 물론, 개인 사업자가 세무서를 직접 방문하여 휴·재업 신고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하여 국세청 웹사이트에서 신고가 가능토록 온라인화하고, 1인 창조기업에 대해 고용보험 중 실업급여 임의가입 허용·노란우산공제제도 가입 유도 등을 통한 사회 안전망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③ 전산분야 공공구매시 직접생산 확인기준·디자인개발사업·해외규격인증획득사업 등 정부사업 참여요건도 1인 창조기업 특성에 맞춰 완화하여 1인 창조기업이 공공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S/W·디자인·번역 등 분야에서 1인 창조기업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에게 지식서비스 구매 바우처(총비용의 10%, 300만원 한도)를 지급함으로써 대·중소기업 등의 아웃소싱 확대를 통한 수요창출도 유도할 계획이다.

 ④ 1인 창조기업의 경영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공예·패션·디자인 등에 투자 후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회수하는 방식의 투자기법과 명인·명장 등 무형의 가치특성을 반영한 「1인 창조기업 특례보증제도(최대 1억원까지 보증)」 등을 신규로 도입하여 벤처투자회사 등 민간 투자확대를 유도하고, 1인 창조기업 전용자금(300억원)을 우선 배정하여 정책자금을 통한 지원도 강화함은 물론 세무·법률·공동비서, 작업·판매 공간 제공 등을 위해 지역별로 「1인 창조기업지원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1인 창조기업이 참여하는 전용 R&D사업인 C&BD(Creativity & Business Development)와 명인·명장 등의 기술·기능·노하우의 승계 및 전수가 가능토록 견습생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등 1인 창조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인력·기술개발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우리 경제구조가 선진국으로 접근해 감에 따라 성장 패러다임이 모방형에서 창조형으로 변화되고 있어, 창조성과 신속성을 갖춘 1인 창조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 수립된 활성화 방안이 차질없이 시행되면 2012년까지 1인 창조기업 약 3만개의 증가가 예상되며, 이를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 뉴스와이어 : http://www.newswire.co.kr/?job=news&no=395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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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6 16:10 2009/03/26 16:10

신문에 2조원을 쏟아붓겠다고?

Column Ring 2009/03/24 01:19 Posted by 그만

조금 강하게 말해야겠다.

정신 나갔나? 행여나 내가 낸 돈 한 푼이라도 신문을 살리기 위해 쓴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이 기가 막힌 제목을 보라.

[토론회공지]신문에 대한 공적재원 투입 더 늦출 수 없다 [moonsoon씨네 블로그]

보도자료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이 긴급 토론회에 평일 낮인 관계로, 그것도 월요일에 참석할 수 없어 갈 수 없어 기사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를 덧붙여 그 내용을 추측할 뿐이다.

신문 지원 요구에 문화부는 ‘시큰둥’ [미디어스]
“신문산업 무너지면 여론다양성 파괴” [한겨레]
"신문 산업 뿌리째 흔들려 공멸 위기" [미디어오늘]
“신문위원회 구성 제도적 지원을” [경향신문]
“신문산업, 완전 붕괴 직전" [뷰스앤뉴스]
신문 망해가는데 국민혈세를 투입한다고? [데일리안]
자금난 처한 신문사에 공적 자금 투자?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공공의 적?...신문산업 위기 어떻게[프레시안]

한결같이 '신문이 어렵다, 공멸 직전이다' 그러므로 '추경을 편성해 올해 3000억원, 내년에 2조원을 편성 집행해야 한다'는 최 의원 주장을 실었다. 여기에 데일리안은 제목만 의문부호를 달아놓고 내용은 건조하게 보도했으며 조선일보는 마지막에 약간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자금난에 처한 신문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상당하다. 진입장벽이 없는 신문 업계에서 경영을 잘 못해 위기에 처한 신문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게 순리라는 것이다.
자금난 처한 신문사에 공적 자금 투자? [조선일보]


조선의 경우 나름 자신감 있다는 눈치다. 물론 은근히 중앙일보의 판형 변화와 윤전기 도입 후 막대한 손실 사례를 소개하고 난 이후라서 그닥 객관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어찌됐든 MBC 사장이었고 방송협회 회장이기도 했던 평생을 방송인으로 살아온 분이 신문을 살리자고 나서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은 거창하게 미디어 다양성이고 나발이고, 민주주의의 발전이고 어쩌구 간에 과연 신문은 살릴만한 가치가 있는 산업인지를 좀 따져봐야겠다. 이러다 최 의원 말대로 매년 공적재원 2조원씩을 투자해 무가지 찍어내자는 말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신문산업은 생존 가능한 산업인가.

신문 산업 붕괴? 구조적 문제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거의 참기 힘든 시기에 다다르고 있다. 동아일보는 말할 것도 없이 어렵다. 나머지 신문사는 아예 드러내놓고 '우리 어렵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급하다.

최근 모 경제지가 자사의 윤전기로 대신 인쇄해주던 큰 고객(무료신문)이 다른 중앙 일간지의 윤전기로 옮겨갔다는 소문이다. 일간 종이 신문을 발간하려면 윤전기를 소유하거나 윤전기를 임대했다는 보증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일간지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윤전기를 들여오게 된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종이 신문의 고질적인 문제는 '장치 산업'의 특성상 끊임없이 패달을 돌려야 하는 비즈니스다. 끊임없이 없는 사건이라도 지어내야 할 정도로 광고 지면 대비 콘텐츠를 찍어 내야 한다. 생산되는 콘텐츠는 어쩔 때는 남아 돌기도 하고 어쩔 때는 모자란 상황이 반복된다. 즉 종이 신문에게 있어서 재료인 '기사'의 경우 지면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결국 넘치면 빼고 모자르면 통신사 것을 베끼든 아예 눈에도 안 들어오던 뉴스라도 우겨 넣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인력은 적정 수준보다 조금 많거나 적게 운영을 하면서 조절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면은 손쉽게 조절이 가능하나 사람은 그렇지 않다. 사건을 조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IMF 이후 전통적으로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피라미드 구조에서 아래마저 좁아지는 마름모꼴로 인력구조로 바뀌면서 점차 인력 비용이 과다해지는 것도 문제다. 얼른 구조조정해야 하는데 솔직히 사람이 재산이고 사람이 재료인 곳이라 함부로 구조조정 이야기 나오면 다른 경쟁사나 경쟁 매체에 빼앗기기 일쑤다.

종이값 또한 엄청난 변수다. 종이든 윤전기든, 심지어 잉크까지 수입(반제품 수입까지 포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률은 신문사의 경영에도 치명적이다. 요즘 종이값이 점점 갈피를 못잡고 있다. 조만간 세계 종이 수요가 정점을 찍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겠지만 여전히 종이는 점점 귀한 자원이 되어가고 있다.

종이 신문의 경영상의 문제는 신문을 찍어내는 것만으로는 금방 적자 도산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에 있다. 미국에서 속속 신문사의 도산과 파산보호신청 소식이 들리는 이유다. 뉴욕타임즈 마저 자사 빌딩을 매각하고 멕시코 자금을 거의 정크본드 수준으로 끌어들여 이제는 목숨이 두 세달 밖에 안 남은 이유다. 오죽하면 심지어 2달러면 뉴욕타임즈를 인수할 수 있다고 하겠는가(물론 부채를 모두 가져갈 경우).

그나마 연명하는 것은, 딴 짓과 보급소 빨아먹기 때문
결국 종이 신문의 힘과 브랜드를 이용한 사업꺼리를 광범위하게 벌리게 된다. 이런 경우는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더 성행하는데, 예를 들어 히트상품 선정이라거나 광고주 유치를 위한 포럼, 컨퍼런스, 00페어, 전람회 등등... 온갖 군데에서 '지면을 통해 알려주겠다'며 부대 사업을 펼친다. 심지어 부동산 중개업, 취업 중개, 교육업, 문화원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멀티 브랜드 사업을 펼친다.

여기에 대리점과의 관계 속에서 물량을 배당하고 마케팅 홍보비는 보급소에 떠넘기게 된다. 그나마 지역 경기라도 나으면 보급소에서는 지역 정보지, 또는 지역 광고지를 끼워주는 조건으로 겨우 연명할 수 있지만 보급소 역시 지금 아주 죽을 맛이다. 불법 조중동을 욕해봤자 소용 없다. 거의 모두 보급소장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니까.

조선일보와 ABC의 광고주 사기극 [미디어오늘]
[이사람] ‘빚잔치 신문경품’ 진실 앞에 울다 [한겨레]

그렇게 신문은 연명하고 있다.

이런 신문을 막 살려야 할 이유를 다시 살펴보자.

http://blog.daum.net/moonsoonc/8494226 <- 여기서 한글 문서의 내용을 보자.

또한, 헌법재판소 결정은 ‘신문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신문법은 민주적 여론형성과 민주주의의 실현, 생활정보의 제공과 국민문화의 향상 등과 같은 공익적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방송과 차이가 없으며 동일한 기능을 함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문이 비록 사기업이지만, 제조업과는 구별되는 뭔가 특별한 사기업이다. (조준상, 2008년 11월 27일 기획토론1 ‘신문산업 위기, Press Fund가 대안이다’ 발제문 5-6쪽 인용)


그리고 나서는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는데 도대체 광고총액이 연간 2조원도 안 되는 시장에 공적재원 2조원을 들여서 어떻게 돕겠다는 것인지가 나와 있질 않다. 다양성을 확보를 위해 신문발전기금이나 지방신문발전기금을 일부 증액시키거나 좀더 앞당겨 시행하자는 말은 그런대로 일리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도대체 왜 2조원인지 알 길이 없다.

2) 신문기금 2조원 조성 필요

정부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이 추진하는 추경 예산과 내년 예산을 통해 2조원 정도의 신문기금을 편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신문사들이 지난 한 해 벌어들인 광고수입 총액은 1조8천여억원이었다. KBS 연간 예산을 약간 넘어서는 수준에 불과하다. 2조원 정도의 기금을 조성해 우리나라 전체 신문을 지원하고 육성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재원이 마련되면 오랜 숙원인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고, 더불어 복잡하게 얽혀있는 뉴미디어시대 신문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기금을 통해 인터넷 언론에 대한 지원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인터넷 매체는 인쇄매체와 방송매체 사이에 끼어 제대로 된 진흥정책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조원 누가 누구에게 주나. 밑 빠진 독에 물은 왜 붓나?
이 무슨 시나락까먹는 소리인가. 재원이 마련되면 오랜 숙원인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데? 결국 공적 재원이 들어가니까 경영상태를 반강제로 공개하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이쪽이나 저쪽이나 권력자들이란!) 그건 그렇고 돈을 투자해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뉴미디어 시대의 신문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도록' 왜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그것도 국민 세금으로! 차라리 블로거 육성 지원 및 보호법이나 만들어라! 아니면 뉴미디어 벤처 자금 지원에나 적극 나서라!

신문발전위원회를 두자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은 또 어떠한가. 이러다 다시 출판발전위원회, 잡지발전위원회, 라디오발전위원회, DMB발전위원회, 포털발전위원회, 토론방발전위원회, 블로그발전위원회가 차례대로 만들어져야 정상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신문발전위원회를 두는 이유는 신문을 살리기 위해서다. 근데 신문을 살리는 이유는 그냥 망해가기 때문이라고 하면 어이 없어 할까봐 '민주주의'가 어쩌구 '여론의 다양성'이 어쩌구 하면서 신문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국가 신경망’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다른 나라도 지원하니까(그렇다고 그 산업의 규모 전체를 지원하는 나라는 단 하나도 없다!) 지원하잔다. 나와 국민들 세금으로.

당신들 국회의원 세비 모아서 신문 사줘라. 그러면 돼. 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나. 그것도 공적자금으로, 더구나 신문으로 들어간 돈은 빛 갚느라고 제대로 회전도 안 되는 돈이다. 차라리 국회의원들이 돈 내서 봐주는 신문이니 바깥에서도 힘 께나 쓸거다. 어때 군침 돌지 않나?

장치 산업 마지막 발악, 몸집 불리기 '죽어도 죽지 않게'
본격적인 '장치 산업'의 마지막 발악은 몸집을 키우는 것이다. 제조업들의 막장 생존 몸부림이 무차별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와 다를 바 없다. 다만 눈치도 보이고 어떻게 하는지를 모를 뿐, 이미 신문사들은 막바지 튜닝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방송사와의 결합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역시 거대한 '장치 산업' 중 하나다. 이들 기업들의 합병은 거대한 자본의 결합이자 사회적 인프라의 결합을 의미한다. 그래서 결국 사회적인 기능을 하다가 경영이 어려워지면 결국 국고에 손을 벌리겠단 심산이다.

그렇다. 신문은 지금 급하다. 얼른 무슨 명분으로든 남의 돈을 끌어와서라도 몸집을 키우든가 새로운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동안 다른 미디어 산업, 예를 들어 공중파 방송 같은 큰 건이 필요하다. 그래야 시너지가 나니까.

다시 말하지만 장치 산업은 결국 몸집 산업이다. 몸집을 제대로 키우고 나면 가격과 메시지 수위 조절은 내맘대로다. 적어도 몸집이 크면 은행이 함부로 죽일 수가 없다. 게다가 언론사라니... 임기제 은행장이든 은행 직원들은 눈 질끈 감고 '설마 망할까' 하고 돈을 못 받아도 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모 신문사 처럼 담판을 지어 수십억원의 이자를 탕감 받든가 말이다.

아니라구? 어이쿠 그러셔? 세계적인 미디어로 거듭나겠다는데 뭔 말이 많냐고?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나 망해먹지 마시지. 그 정도의 경영 능력으로 세계는 커녕 물 건너 대만이나 홍콩의 미디어 기업에 먹힐 수도 있으니까.

다시 말하지만, 행여나 내 세금으로 그것도 2조원씩이나 망해가는 신문에 투입하지 말기 바란다. 이유나 명분도 불분명하고 오히려 당장 급해서 변신을 시도하는 신문들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정말 정부에 구걸하는 관보와 다를 바 없는 언론만 남을 것이다. 오히려 실패한 경영을 뒷받침해주고는 뒤통수 때려주는 센스를 발휘한 미국의 AIG 꼴이 날 수도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자금이 신문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독극물로 작용할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자본에 종속되고 정부 공적 자금에 종속되는 언론은 이미 그 가치가 상실되고 그렇게 걱정하는 신뢰 조차 완전히 바닥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언론은 배가 고파도, 당장 망하더라도 정부미를 먹으면 안 되는 거다.(차라리 햇반을..? 쿨럭!) 그게 독립 언론의 자세다.(프레스 펀드는 약간 관심이 간다)

** 덧,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전달되기 힘들 것 같아 다섯 줄 요약 들어간다.
1. 2조원을 투입하는 근거가 미약하다. 너무 많다. 신문발전기금으로 뭐하고 있나?
2. 공적재원이 들어가는 순간 신문의 독립성은 훼손된다.
3. 최 의원 입장에서야 반드시 살려야 할 신문이겠지만 국민들에게 그렇지 않다면?
4. 왜 실패한 경영에 뒷 돈 대주나?
5. 지원만 하고 규제는 없다? 제정신인가? 공적재원이 들어갔는데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닌가. 그게 바로 언론탄압의 빌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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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4 01:19 2009/03/24 01:19

문득 드는 짧은 생각

Ring Idea 2009/03/23 12:38 Posted by 그만

지인들과 현학적인 자료를 공유하는 메일을 주고받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생뚱맞은 답변을 보내고 나서 포스팅으로 이어봅니다. 날로 먹는 포스팅...ㅋㅋ

--------------------->
그냥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단어에 얽매이지 말고 이론에 빠지지 말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의 허상을 쫓지 말자....
 
정말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사라져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을 늘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늘 준비하고 대비하면서 말이죠~ ^^
---------------------->

자격, 기준, 평균, 일반, 세상, 우리.... 뭔가를 자꾸 얽매이게 만드네요. 말이 존재를 규정한다고 하지만 똑똑한 사람들은 '무릇, ~ 이란' 따위의 말을 동원하죠.

그런데 너무 지나치게 멀리 가버리면 주위에 정말 아무도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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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3 12:38 2009/03/23 12:38

서세원 해프닝과 언론인 사건 개입

Ring Idea 2009/03/22 02:59 Posted by 그만
혹시 이 기사 기억하십니까?

"문건 명단 다 까져 그 사람들 난리 났다"
"기자회견 하지 말고 숨어... 보호해주겠다"
 [오마이뉴스 김환]

오마이뉴스의 특종(?) 보도로 세간의 관심사인 장자연 자살 사건과 관련된 유 대표, 그리고 유 대표를 만나러 간 서세원씨. 서세원씨는 기자 회견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는 내용으로 각종 포털의 메인면을 장식하며 떠들썩 했죠.

사실상 내용 자체를 들여다봐도 '조각모음'이긴 하지만 발언 자체가 매우 미묘하고 다음 날 예정돼 있던 유 대표의 기자회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연이은 후속 보도에 서세원씨의 개입이 마치 대단한 의혹 처럼 불거지게 됩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시사IN> 기자가 이런 글을 올립니다.

서세원이 병원에 간 까닭은? [시사IN 주진우 기자]

맥이 확 풀려버리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진 않습니다. 이미 쉬어버린 떡밥 같긴 한데 좀 생각해볼 것이 있어서 건져 올려봅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글 안에 등장하는 시사IN 주 기자의 독점 인터뷰 사실과 서세원씨가 발언한 내용들을 소개하며 한껏 억누른 상태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냅니다.

"서세원씨, <시사인> 단독인터뷰 주선하러 유씨 병실에 갔다" [오마이뉴스 김환]

이런 점을 다 고려해도 서씨와 주 기자의 해명에 고개가 갸우뚱한 대목도 있다. 예를 들어 서씨의 측근은 병원에 가서 기도만 해줬을 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0903181557561116). 그러나 당시 자리에 있던 주 기자의 글에는 서씨가 유씨를 적극 설득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인 멘트와 함께 들어있다.

서씨는 유씨에게 기도를 해줬다고 했지만, 이날 서씨와 동행했던 한 인사는 "유씨가 '나는 불교신도'라면서 기도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어찌됐든 바로 옆에서 들은 시사IN 기자의 글이 훨씬 사실에 가까울 것이란 점은 오마이뉴스 기자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권력이다> 블로거 썬도그님은 "진실도 빽이 있어야 얻어낼 수 있다고 증명한 시사인"이란 글로 다른 기자들을 결과적으로 물먹이며 서세원을 앞세워 단독 인터뷰를 얻어낸 시사IN 기자의 행동에 문제 제기를 합니다.

<호모 미디어쿠스> 블로거 Percy님의 경우도 "시사IN, 서세원 동행취재의 정당성은?"이란 글로 썬도그님과 비슷한 관점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다른 기자들은 시사IN 기자의 서세원을 앞세운 행위에 그다지 큰 문제를 삼지 않습니다. 이는 불법만 아니라면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를 해온 기자들에게 이런 식의 지인을 통한 취재원 접근이 그리 어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해프닝이 기자들을 불편하게 한 것은 기자회견 전에 등장한 서세원과 시사인 기자로 인해 기자회견 내용이 건조하고 단촐해져버렸다는 점이죠. 유 대표의 기자회견에 서세원씨와 시사인 기자가 뜬금없이 나타나 영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칼럼]서세원, 유장호 그리고 ‘물먹기’ 란 칼럼을 보면,

여기에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이번 사건은 한 여배우가 죽었고, 연예인 성상납 비리로 인해 연예계는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대표는 그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런데 기자회견 전에 기자가 그를 만나 ‘기자회견은 이렇게 저렇게 하라’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가하는 것이다.

유장호 대표가 기자회견장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한다면, 그 자리에 있던 기자들이 확인 질문을 던지면 그만이다. 내용이 장황하고, 주관적이라고 해도 그것이 유 대표가 애초에 밝히려던 내용의 핵심은 아닐까. 기자와 서세원이 연예기획사 직원도 아닐텐데, 왜 이 부분에 신경을 쓴 것일까. 그리고 이날 서세원에게는 네티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

18일 오후 유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채 5분도 되지 않아 준비된 문건을 읽고 자리를 떠났다. 질문은 받지 않았다. 장황한 표현도, 10개가 넘었다는 문답 내용도 없었다.

기자 회견에 대해 감놔라 대추놔라 했던 시사인 기자의 발언도 문제고 그 때문에 다른 기자들이 결국 진실되고 좀더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인 채의 유 대표 기자 회견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배어 있는 것이죠.

<송원섭의 피라피드> 블로거 송원섭 기자 역시 서세원의 병원행, 한편의 코미디 특종 글을 통해 시사인 기자의 '사건 개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정황을 볼 때 서세원씨가 '내가 유씨를 만나게 해 주겠다'고 나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병실 안으로 들어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씨가 1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놓은 상태였다는 점이죠. 그리고 이 기자가 소속된 매체는 주간지입니다. 일간지나 인터넷 매체처럼 대응할 수 없습니다. 18일 기자회견을 해 버리면 특종이 날아가는 셈이죠.

그럼 왜 이들이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잠적하라'고 계속 설득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네. 바로 특종의 보존 때문이죠. 유씨가 기자회견을 해 버리면 특종 기사의 가치는 뚝 떨어져 버립니다. 하지만 유씨가 고집을 꺾지 않고 기자회견을 강행함에 따라 이 '특종 작전'은 무산됩니다.

....
이 기사에 따르면, 유장호씨의 18일 기자회견이 알맹이 없이 5분 만에 의견 발표만으로 끝난 것은 이 기자의 업적인 모양입니다(그런데 이런 걸 이렇게 자랑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에 따르면 '특종'은 무산된 것이 아니랍니다. 유씨가 4시간 동안 토로한 내용은 앞으로 시사인을 통해 독점 공개될 예정이라는군요.

다른 기자들이 물을 먹어서 기분이 나쁜가보다 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이같은 내용의 문제 제기는 저널리즘에서 심각하게 다뤄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기자는 관찰자인가 아니면 사건의 개입이 가능한 참여자인가에 대한 겁니다.

이 사진을 기억하십니까?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도사진으로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케빈 카터의 사진입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케빈은 수단의 아요드 식량센터에 보급을 타러 가던 어느 소녀가 걷다가 지쳐 쓰러졌는데 마침 그 뒤로 독수리 한 마리가 소녀를 응시하는 장면을 찍습니다. 기아에 대한 처참한 실상이 이 사진 안에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수작이었죠.

그런데 이 촬영 이후 케빈은 독수리를 쫓아내고 소녀를 구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 전에 독수리를 쫓아냈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죠. 케빈은 이후 여론에 못이겨 자살했다고 합니다.(자살한 원인에 대해 너무 단정짓는 것 같아 이 문장을 취소합니다)

기자는 사건에 개입하는 것과 별도로 아예 사건의 중심이 되는 경우도 있죠. 꽤 오래 전에 이런 글을 썼죠.

2008/01/26 기자가 뉴스 주인공이 되는 세상


죽어가는 어린이를 카메라에 담아 전쟁과 기아의 참혹한 상황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기자 정신이겠지만 그 아이를 얼싸안고 물이라도 한 모금 마시게 해주는 것이 인간된 도리는 아닐까요?

눈 앞에서 대통령 후보가 연설할 때 연단이 무너져 많은 사람들이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기자라면 연신 셔터를 누르면서 현장 기록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중요한 장면을 놓치더라도 일단 다친 사람부터 구해내는 것이 나을까요.


원칙적으로 기자는 관찰자여야 합니다. 웬만해서는 사건에 개입되면 안 되죠. 탐구하는 정신으로 그 현장에 가는 것이지 그 현장의 상황을 바꿔 놓거나 현장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그 곳에 있는 것이 아니죠. 물론 급박한 상황에서는 좀더 인간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이겠지만 원칙은 '관찰자'로 만족해야 합니다.

다시 앞의 서세원씨 해프닝의 경우 시사인 기자의 현장 취재는 매우 능수능란했으며 우연이든 의도된 것이든 취채 능력 면에서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물먹은 기자들의 시기에 그다지 영향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나중에 기자들끼리 물먹고 물먹인 이야기가 추억이 되는 동네니까요.

하지만 기자로서 사건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물론 서세원씨의 조언이 더 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글에 드러난 정황상 기자회견에 대한 '조언'을 해가면서 상호 거리를 좁혀갔을 것으로 봅니다. 결과적으로 유 대표는 영향을 받았고 이 사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유 대표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기자회견이 아닌 <시사IN> 지면에서 봐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물론 보통 기자로서 누군가를 인터뷰를 하게 되면 이런저런 사적인 이야기부터 상호 충고나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나중에는 친해져서 형님동생이 되는 경우도 생기고 어깨동무하며 술친구가 되기도 하죠. 상황도 이해되고 정황도 이해되지만 그다지 칭찬할만한 '사건 개입'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특종을 욕심내고 있다는 의도가 그 사건 개입에 숨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덧, 주진우 기자의 인터뷰가 있군요. 첨부합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나서도 영향이 없었다고 단정짓기 힘들어서 이 글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인터뷰] 故장자연 전 매니저 인터뷰한 주진우 <시사IN> 기자 [PD저널]

-블로그 글을 보면 병실에 들어섰을 때 유 씨가 기자회견문을 작성하고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조언하는 부분도 나온다. 유 씨가 18일 기자회견을 짧게 끝내도록 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아닌가?
기자회견문이 너무 길었다. 내가 보다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는 얘기는 했다. 그러나 나도 처음 보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나를 믿고 있는 사람도 아닌데, 내가 뭐라고 말 한다고 그 말을 듣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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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2 02:59 2009/03/22 02:59

아고라 망명 프로젝트?

Ring Idea 2009/03/21 02:05 Posted by 그만

다음 아고라가 지난 해 이후부터 정치적, 사회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불안(?)하게 운영되고 있는 중이다.

대선 이전의 황우석 사태를 비롯해, 디워, 그리고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광우병, 촛불집회 등을 거쳐 미네르바, 최근의 최진실, 장자연 등 연예인 자살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들을 거침없이 주제로 올리고 누리꾼들이 토론해 왔던 장소이기도 하다.

물론 다음 아고라 서비스가 전 국민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한달 UV라고 해봤자 다음 블로거뉴스의 1200만의 2/3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치인 등 영향력자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인터넷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이라는 믿음 때문에 수많은 '말하고자 하는' 네티즌들이 주제별로 청원하고 토론하고 사회의 이런저런 일들을 자못 심각하게 문제제기 해왔다.

그런 열기로 인해 지금의 아고라는 그 뜨겁게 달아올랐고 역설적이게도 이런 인기 때문에 다음이란 기업을 곤란에 빠트리고 있다. 반면 그 서비스 안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이 결국은 정부의 손에 손쉽게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누리꾼들로부터 다음은 배신감을 안겨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 미네르바와 최근 아고라 3인의 추천수 조작 등의 모든 정보는 결국 다음으로부터 뺏어갔든 순순히 내주었든 다음이 정부에게 사용자 정보를 내준 꼴이기 때문이다.

2009/03/17 아고라 3인의 '여론조작'
2009/01/17 단지 블로거일 뿐이고...[미디어 2.0 선언]


그런데 이런 문제는 결국 특정 사업자가 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를 무료로 이용하면서 일부의 권리를 위임하는 형태로 약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이는 좀 지났지만 레진님의 블로그가 블라인드를 당했을 때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연상하면 이제 어떤 점이 논점인지 분명해질 것 같다.

2008/09/16 이정환닷컴의 레진사태 글의 일독을 권하며
2008/09/12 블로그 이용할 것인가 운영할 것인가
2008/09/04 레진 사태, 전선을 분명히 하자

어쨌든 작금의 상황은 아고라에서 활동하던 열성적인 사용자들이 아고라 시스템과 아고라를 바라보는 유저들을 사랑하지만 결국 아고라를 운영하고 있는 다음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에 아고라에서 활동하던 몇몇 논객들이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인터넷 망명지'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에 등장한 아고라 망명객들이 찾는 사이트다. 이들은 아고라에 적혀 있는 글의 백업까지도 고려하는 미러링이자 안전한 이전 장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는 듯 하다.
https://www.exilekorea.net/82

아고라 망명지 프로젝트를 위한 카페도 운영되고 있다.
http://cafe.daum.net/naneoneonaism

하지만 몇몇 글을 읽어보면서 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뭔가 정밀한 시스템 구성에 대한 논의에는 동감하겠으나 이들도 걱정하듯 접속 차단 당하기 딱 좋은 시스템이 될 것 같다.

예가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국내에 서비스되는 도박 및 음란 사이트의 망명 사례와도 유사하다. 물론 특정 누군가가 장악되어 토론이 끊기거나 제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로 해외로 망명한다지만 우리나라는 경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결정에 따라 아예 접속이 차단 당할 수도 있다. 당장 한 때 유명했던 소라넷(http://sora.net)을 들어가보면 쉽게 이런 우려가 이해될 것이다.

열심히 만들어 놨는데 여차 하면 아예 서비스에 접속 자체가 차단 당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접속이 차단 당할 경우 일부 우회 접속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런 우회 접속 역시 '불법'인 나라가 우리나라다. 해외 서버를 이용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운영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법망을 피할 수는 없다. 나중에 수배되었다가 입국과 동시에 구속이 될 수도 있다.(음란물 업자가 종종 이런 덫에 걸린다) 명예훼손 등에 대한 정책을 밝혀놓고 있으나 역시 내용은 자의적일 뿐 대한민국 권력 기관은 뭐든 '걸면 걸린다'는 생각에 달려들 것이다. 정 애매하면 차단해버리면 그만이다. 요즘엔 우회 조치 역시 발견 즉시 속속 차단하고 있다.

이 아고라 망명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쉽게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사이트가 제대로 구축되어 잘 돌아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틀 몰라서 못 가거나 안 가면 그냥 변방의 조용한 작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이 프로젝트에 끌린다. 그리고 이런 프로젝트가 회자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서글프다.

2007/03/24 익명의 힘, 그리고 천기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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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1 02:05 2009/03/21 02:05

아고라 3인의 '여론조작'

Ring Idea 2009/03/17 13:33 Posted by 그만

딱히 논평을 길게 할 필요는 없겠다.

아고라 3인, 추천수 조작 혐의 조사 [네이버 뉴스 검색]

우공이산 블로그의 asadal님이 쓴 글이 딱 내 심정이다.

군내 나는 경찰의 아고라 수사와 숟가락 얹는 언론 [우공이산]

어찌나 구린내가 진동을 하는지 짜증이 난다.

미네르바 사건도 그렇고 경찰의 전방위적인 '알아서 기기', 혹은 '과잉 충성'이 빚어낸 촌극이다.

'조회수 조작' 정도면 딱인 일을 대문짝만하게 '여론조작'으로 제목을 달아 두신 '정말 똑똑하시고 영면하시고 대단하시고 세상의 모든 진리를 꿰뚫고 계시는 언론사 기자님들'의 '여론조작'에 기가 차서 마빡이가 되겠다. 빡빡빡...

50보 100보.
니들 기사 어뷰징이나 추천수 조작이나.

누구를 위한 업무방해죄인지, 다음을 압수수색해서 다음에게 청소할 기회를 주어 업무효율을 향상시켜주겠다는 경찰의 충정에 놀라 자빠지기 전에 고개가 숙여진다. 털썩.

7개월 동안 수사해서 알바는 잡아들이지 않고 반정부 글을 올린 인간들만 대상으로 삼은 CSI도 뺨맞아 눈물 흘린 경찰의 과학수사에 존경심을 넘어 증오의 애액이 턱 밑에 고인다. 카아~악..

고맙다. 경찰아, 언론사야. 다음을 비롯한 우리 미천한 누리꾼들은 너희들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다들 황사 낀 하늘을 우러러 보며 눈물을 훔칠 것 같구나. 크흥.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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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13:33 2009/03/17 13:33
어찌보면 참 냉혹한 이야기다. 취업 시즌이란 말 자체가 이젠 희미해지지만 여전히 대학 졸업을 앞둔 즈음에 등장하는 '취업' 관련 이야기는 넘쳐나게 마련이다.

이전 글에서 KBS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라는 코너를 소개하면서 [뉴스풀이 특강] 청년 실업 백만 시대, ‘1%만 아는 취업 비법!’ 을 추천했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은 '이우곤 취업 컨설턴트, 취업전망대 대표, 건국대학교 겸임교수'되시겠다. 이 분의 강의 내용이 그다지 틀린 것도 없고 아마도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을 감안한다면 딴죽을 함부로 걸어선 안 될 것도 같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취업 컨설턴트와 취업 도우미, 회사 선배들이 수십년 째 되뇌이고 있는 산업사회 논리가 이제는 좀 지겨워져서 한 마디 적고 가야겠다.

강의 내용 가운데 기업들이 사람을 판단할 때 요즘엔 '역량평가'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빠른 속도로 그냥 노트 필기 하듯 적었다.

역량 평가

인성 평가 포인트

1. 기업이 생각하는 착한 인성
착한 거 필요없다. 팀웍이 좋다.
일 못하는 사람이 제일 나쁜 애다.

2. 도전정신
왜 학교 이름이 중요한가.
국어 영어 잘하는 애가 수학을 못해서 반에서 5등이야.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하기 싫은 거 하는 애들.
안 하면 안 되는 상황에서 공부 잘하는 애는 어쨌든 한다.

도전정신이란?
안 해 본 것을 해본 적 있느냐.
하기 싫은 것을 해본 적 있느냐.

3. 희생 정신
조직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정신.

결론!
취업은 1승의 게임이다.


현실이 그렇다. 이우곤 대표가 말하는 거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고 여전히 현실 상황에 대한 유착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서 씁쓸한 것이다.

자신이 냉철하고 분석적이고 조직사회에 생존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우곤 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전체적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젊은이들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뤄라'고 말하는 신해철의 고대 강의가 훨씬 가슴에 와닿는다.

1번의 상황을 보자. 기업은 착한 인성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일 못하는 인간이 제일 나쁜 사람이란다. 정말 그런가. 그래서 이렇게 기업들은 내부 조직관리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상호 신뢰가 무너지고 결국 인적 관리 비용을 매년 증가시킬 수밖에 없는가. 남의 성과를 자신의 성과로 만드는 인간이 능력있는 인간이라고 평가받고 자신의 성과를 빼앗긴 사람들은 그래서 능력 없는 사람으로 평가받아도 싸단 말인가.

산업사회의 유산, 신입 공채 제도
이쯤되면 너무 감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감성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건강성이 문제다. 효율성과 업무능력을 위주로 사람을 뽑은 기업들이 이 사회에 끼치고 있는 해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직의 비인간적인 상황과 성과 위주의 직원 관리로 인해 누수되는 업무 충성도와 조직 협력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여전히 일 잘하고 못된 인간을 뽑을 것인가. 일 잘 못하고 도덕적인 인간을 뽑을 것인가. 우리의 착각이 지금 어떤 상황을 만들고 있는지 체감하고 있는가.

어쩌면 2번에 대한 설명이 이 글을 쓰게 만든 원인이었다.

이 대표는 왜 학교 이름이 중요한가를 설명한다. 내용은 보다시피 '공부 잘하는 애들은 하기 싫은 일도 어쨌든 해낸다'가 핵심이다. 반대로 말하면 공부 못하는 애들은 일단 하기 싫은 일은 안 한다가 되겠다. 그래서 결국 등수로 결정나는 인간성 말살의 교육을 옹호한다.

그렇게 똑똑하고 어쨌든 해내는 천재 아닌 천재들이 만들어 놓은 상황이 지금의 경제 위기다. 지금 사회를 망가뜨려도 제대로 망가뜨려준 수재들의 작품이 지금 상황이다. 이들 수재는 어찌됐든 생존할 것이고 다시 양극화를 심화해서라도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그것이 '일 잘하는 수재'들의 특징이니까.

얼마 전, 내게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어쩌면 그 선배는 평생 그 질문을 내게 할지 모르겠다.

"네가 사람 뽑는 입장이 되어봐. 같은 조건이라면 서울대 애들 뽑지 않겠어?"

'같은 조건이라면'이 걸리고 '서울대'가 걸린다.

대답은 "난 안 그래요. 서울대건 아니건 상관없어요. 나와 궁합이 맞는 사람이길 바랄뿐이죠."

이미 나는 서울대 출신을 비롯해 이른 바 SKY 출신, MBA 출신들과 같이 이야기하고 일해 본 적이 있다. 그들과 경쟁을 해야 할 때도 있었고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때도 있었으며 후배들일 경우는 그들을 가르쳐야 할 때도 있었다. 경험으로 봤을 때 '성공적'이라고 할만한 사람과 '실패작'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그 잘난 출신들과 그렇지 않은 부류와 비교했을 때 그다지 체감되지 않았다. 그들과 일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출신성분을 들먹이며 '역시'나 '어쩐지' 따위의 말을 내뱉는 경우가 내겐 없었다.

평균 인재, 평균보다 높거나 낮은 인재. 사람을 평균으로 나눌 수 있는가.
여기서 나의 짧은 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게 의식적으로 출신성분에 대한 정보를 배제하려는 신념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별볼일 없는 출신이라서 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그렇게 사람들이 분류되는 것이 싫을 뿐이다. 출신으로 '차별'하지 말자는 것 뿐이다. 실제로 여전히 나는 내 주변인들의 출신성분을 물어보지 않는다. 특히 후배의 경우 몇년 차인지 정도만 묻는다. 객관적인 일 처리 능력이 나와의 궁합, 또는 조직과의 궁합과는 별개라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면 편해진다. 서울대와 아닌 사람들, SKY와 아닌 사람들, 똑똑한 사람과 아닌 사람들이 아닌, 그 사람 자체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전 정신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한다. 그 도전 정신이 학생 때의 도전정신이 직장생활에도 상속된다는 생각은 그다지 동의하기 힘들지만 대체로 공격할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산업사회가 우리에게 물려준 '효율성', '객관주의', '표준화', '대량화', '몰인간성', '기계적 중립성' 등이 우리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드는가. 우리는 생존을 위해 취업을 선택하고 꿈을 향한 창업이나 자기 성취, 자기 만족을 저급한 욕망이라고 스스로 억누른다. 그리고는 어느 기업에서 어떤 부품으로 쓰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관련한 이야기가 있어서 공감을 표하고 왔다.

이러한 권력의 이동 속에 미래의 회사가 필요로 하는 미래형 인재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며,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 ...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 역동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감각적인 직관이나 예술, 작지만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진 능력을 탁월한 비즈니스로 승화시킬 수 있는 인재와 같이 다양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재능을 갖춘 사람일 것입니다.
미래의 회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이컨셉 & 하이터치]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도 한 구절 가져온다.

미래학자적 사고를 연습하려면 우선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개 컴퓨터는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은 구식이고 전통방식이며 별반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변화란 그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산업에서만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대한 변화와 좋은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우리가 공부했듯 초콜릿에도 변화가 일어나는 마당에 나 자신에게도 당연히 변화는 일어난다.

미래를 읽는 기술 Future Inc. - 8점
에릭 갈랜드 지음, 손민중 옮김/한국경제신문

사람들은 세상의 변화를 갈구하나 자신의 변화를 거부한다.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것이다.

취업은 정말 1승의 게임일까? 1승 후 다시 그 승리를 포기하고 재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취업은 1승의 게임'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을까?

** 덧, 예전에 이런 문제로 투덜거렸더니 선배가 메가톤급 답변 하나 쏘아붙여주셨다. "억울하면 성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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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6 09:53 2009/03/16 09:53
요즘 들어 방송사는 물론 각종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들이 인터넷 전용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다지 좋게 보이진 않지만 인터넷 뉴스 속보팀을 만들어 운영하는 곳도 있고 좀더 확대해서 인터넷과 오프라인 기자들이 기사와 아이템을 공유하는 통합뉴스룸 논의도 지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되어오고 있습니다.

모두 살아남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라고 볼 수 있겠죠.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KBS 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라는 코너입니다. 인터넷 전용이면서 영상 전용이기도 하고 특정한 플롯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30분 안쪽의 길이는 통일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코너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알려져 있고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KBS의 인터넷뉴스팀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특정한 기자의 이름을 내세워 개인 브랜드화를 시도했다는 점, 그리고 약간은 어색하지만, 대체로 무난한 설정과 인터넷 전용이면서도 기존의 방송 편집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아 편하다는 점 등도 눈여겨볼 대목이겠죠.

직접 가서 보시면 당장 제가 추천하고 싶은 몇 가지 아이템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뉴스풀이 특강] 청년 실업 백만 시대, ‘1%만 아는 취업 비법!’
[뉴스풀이 14회 경제 특강 ②] 실업률 3%? 비밀을 알려주마!
[뉴스풀이 13회 경제 특강 ①] 금리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그리고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 외에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최동석의 왈가왈부 등도 인터넷 뉴스팀의 자체 콘텐츠입니다. KBS가 보유한 자료화면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들 코너들의 가장 큰 장점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신문사들의 영상 콘텐츠와 확실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지점이죠.

여기서 KBS 차정인 기자의 뉴스풀이에 대한 몇 가지 문제점 및 개선점을 지적해보고 싶네요.

먼저, 공유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영상 콘텐츠가 통으로 편집돼 있음에도 공유방법이 마땅치 않아 남에게 억지로 해당 콘텐츠가 있는 사이트로 유도하고 있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소한 URL 공유나 일부 바로가기 링크 복사 등의 초보적인 공유 방법 조차 없다는 점이 아쉽네요.

위의 추천 콘텐츠도 굳이 해당 사이트에 바로가기 링크를 달아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네요.

Windows Media로 인코딩되어 서비스되고 있어서 불편하다는 점도 지적해야겠군요.

나중에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TED.com을 참고할 것을 권합니다. 고품질의 강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곳인데요. 아예 동영상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내용에서 좀더 파격적인 면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는데 어차피 어색한 진행, 화끈하게 더 어색하든지 아니면 좀더 깔끔한 진행을 보여주든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트로 부분이 꽤나 유쾌하게 시작하는데 중간은 차정인 기자의 진행이 상당히 딱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거든요.

더구나 영상 내용에 대한 스크립트가 너무 부족하군요. 단순히 소개글 외에는 없네요. 내용을 요약해주든가. 아니면 풀 텍스트로 풀어주든가 하는 모습이 보이질 않네요.

가장 크게 보이는 부분은, 단순히 '뉴스풀이'라는 막연한 콘텐츠로서는 딱히 차정인 기자에 대한 개인적인 브랜드를 각인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더 어느 한 쪽에 특화된 콘텐츠가 메인으로 자리 잡고 나머지는 색다른 보조 콘텐츠로 구성되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그만 처럼 (그게 돈이 되든 안 되든)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서는 KBS의 이런 인터넷 전용 콘텐츠에 좀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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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5 01:09 2009/03/15 01:09

몰랐던 것과 그 뒤의 또 다른 진실

Ring Idea 2009/03/13 09:58 Posted by 그만

얼마 전 도꾸리님의 '이수일과 심순애' 원작이 일본? 아타미 '오미야 소나무'에 가다. 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이수일과 심순애'의 원작이 일본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수일과 심순애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장한몽은  일본 작가 오자키코요(尾崎 紅葉)의 콘지키야샤(金色夜叉)를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것이다. 어려서 고아가 된 하자마 칸이치(이수일)가 사랑하는 사람인 오미야(심순애)를 부호인 토미야마(김중배)에게 뺏긴 후, 고리대금업을 통해 재기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 콘지키야사나 장한몽이 모두 신문에 연재 되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내용은 그만 역시 알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원작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 내용이 일치하는지 관심은 없었다. 어쨌든 이 글로 인해 한일 문학이나 애니메이션의 번안과 표절에 대한 경계 자체가 없던 시절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보였다.

도꾸리님의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 발굴과 블로그를 통한 전파, 주제 환기 역시 재미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글에 달린 댓글로 보아하니 이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더 놀라운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있다. 이글루스에 있다가 다음 블로그에 자리잡은 아까짱 블로그를 운영중인 kori2sal의 댓글이다.

kori2sal

콘지키야샤도 본래 일본 소설이 아닌 영국 소설을 가져와서 일본 배경으로 각색한 소설이었으니까, 본래는 영국 소설이죠.

버샤 M. 크레이(Bertha M.Clay)의 WEAKER THAN A WOMAN(여자보다 연약한 것)이라는 소설이 금색야차의 원전입니다.

http://www.amazon.co.jp/Weaker-Than-Woman-Bertha-Clay/dp/1436639867
이 작품이죠.

일본에서는 꽤 오랫동안 부정해오다가 1980년대에 와서 평단에서 표절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오자키 코요우는 일본 문학계에서도 상당히 말이 많은 작가인데요. 영어실력이 매우 뛰어나서 일본에서 브리태니커 사전이 최초로 수입되었을 때 가장 먼저 산 사람이 오자키 코요우였다고 할 만큼 영국에 대한 동경이 강했던 인물입니다.

그와 더불어 당시 영미권 문학을 거의 접할 수 없던 시절에 영미권 작품을 대량으로 구입해 그 작품들의 네타를 적당히 섞어서 자기 작품으로 써냈던 것으로도 유명해서 논란이 많은 작가죠.


장한몽의 모태가 되었던 콘지키야샤 역시 영국 소설을 번안 각색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까짱 kori2sal님의 이야기는 아예 백과사전 장한몽 항목에도 드러나 있지 않은 사실이다.

블로그는 본문과 트랙백, 그리고 댓글까지 모두 한 세트로 콘텐츠라는 것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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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3 09:58 2009/03/13 09:58
고향 사진관 - 10점
김정현 지음/은행나무

가끔 울고 싶다. 가끔 울적하다. 나도 모르게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다. 그냥 속이 상한다. 세상에서 난 버려진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우울한 날. 정말 끝장나게 울어버리고 싶을 때 이 책을 권한다.

확실히 10년 전 소설 <아버지>로 나를 제대로 울렸던 김정현 작가는 이번에도 화끈하게 내 눈물샘을 자극한다.

남을 화나게 하는 글이 가장 쉽다. 남을 웃게 하는 글은 좀 어렵다. 남을 펑펑 울게 만드는 글은 확실히 어렵다. 단순히 스토리가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는 소설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책은 몰아치듯 눈물을 쏟아내라고 자극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속상하고 그래서 더 감동적이고 그래서 더 여운이 길다.

소설을 자주 읽지 않는 나이지만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읽어보라고 권하며 보내온 책을 무심코 집어든 순간 난 결국 울 것이란 걸 직감했다. 웬만해선 소설을 자주 안 읽는 이유는 지하철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이 내 집중적인 독서 시간이다.

어제는 외근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결국 울컥하며 책을 덮었다 다시 펼쳤다를 반복해야 했다.

10년 전 <아버지>의 억지 설정보다 훨씬 나긋나긋하고 잔잔하다. 주변에 있을 법한, 어쩌면 우리네 4, 50대 무감각한 아저씨들, 삼촌들, 형님들의 모습 그대로일 수 있겠다. 아니 아버지의 아들, 아내의 남편, 아이들의 아빠로서 세상이 짊어져야 할 모든 짐을 스스로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어깨에 올려놓은 이 땅 남자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

아니다. 억지로 그렇게 끌어다 맞출 필요 없다. 적어도 부모를 보내고 주변 친구와 형제의 장례를 치러본 누구라도 정말 그들을 생각하며 울고 싶을 때, 펑펑 속상해서 눈물을 쏟아내야 할 때 이 책을 들고 찬찬히 읽어나가면 된다. 거창하게 가족을 생각할 필요도 없고 자세한 죽음에 대한 묘사에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소설 <남자의 향기> 처럼 막판의 긴 대사에 감동 받을 필요 없다. 많은 것이 생략되어서 더 슬프다. 우리네 인생살이 처럼 정말 많은 중간의 일들이 생략되고 어느 순간 갑자기 어떤 일이든 찾아올 때의 먹먹함만 느끼면 된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주인공이 이불을 뒤집어 쓰고 꺼이꺼이 소리내지 않고 우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렇게 남정네들의 슬픔은 내색하면 안 되는 타부다. 불알 달고 나와 인생 세번만 울라는 잔인한 소리를 듣고 이해할 정도의 나이 때 사실은 수천 번을 울고 나서였음을 정말 나중에야 깨닫는 멍청한 우리 남정네들을 울려주는 이야기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가 10대의 서글프고 가난한 어린 감성을 자극해 나를 울렸던 것 처럼, 지금 내게 이 책은 마치 나에게 내 주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준비해왔던 것만 같다. 어쩌면 이 주인공이나 주인공 친구의 인생 속에 내가 변두리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폭풍같이 휘몰아치고 기승전결이 뚜렷한 소설이 아니다. 뒤죽박죽 그냥 잔잔한 다큐멘터리 한 편 보는 것만 같다.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 동네 사진관을 무심코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가 될 것만 같다.

** 온라인 서점의 표지와 내가 들고 있는 책의 표지가 다르다. 아마 4쇄 정도 찍으면 표지도 다르게 찍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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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2 23:40 2009/03/12 23:40

英 가디언, 오픈플랫폼으로 간다

Ring Idea 2009/03/12 10:08 Posted by 그만

미디어 2.0 책을 쓰면서 부제로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라는 말을 달았을 때 내심 고민이 많았다.

기술업계는 미디어가 무슨 플랫폼이냐고 할 것이고 미디어 업종에서는 플랫폼과 미디어를 어찌 묶을 수 있냐고 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말해온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중이다. 책 안에서 애그리게이션(Aggrigation)이란 말을 등장시키고 신디케이션(Syndication)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포털 플랫폼이 오픈되는 상황을 전망했다. 결국엔 콘텐츠(Content)가 왕임을 주장했다.

오픈소셜을 통해 내 친구와 엮이고 남들이 읽거나 올린 글을 따라 읽고 네이버의 오픈캐스터들이 보여주는 편집판을 구독하고 마이크로탑텐에서 발행되는 이메일을 받아본다.

영국에서 가장 온라인화, 또는 디지털화에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는 가디언이 다시 한 번 미디어 실험을 감행한다.

가디언의 '오픈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가디언이 갖고 있는 기사, 동영상, 음성, 갤러리 인터랙티브 등 콘텐츠를 비롯한 키워드, 투표, 블로그, 기사 타입 등 유형 분류까지 구분한 API를 공개한 것이다.

이로써 누군가 뉴스 사이트를 만들고 싶을 때 가디언의 자료를 손쉽게 재조합해서 새로운 형태의 뉴스 사이트를 선보일 수 있다.

뉴욕타임즈와 함께 가디언의 뉴스도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발상에 동참한 결심을 환영한다. 그들의 경영 환경과는 별개로 말이다.

아직도 플랫폼은 커녕 RSS가 뭔지도 개념 못잡고 있는 우리나라 언론사들의 새로운 발상 전환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이미 정부에서도 '국가정보자원 공개', 즉 공공 오픈API를 추진중이다. 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이 글은 아래 글과 쌍을 이루는 글이다.

2009/03/04 포털의 오픈 전략, 단지 유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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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2 10:08 2009/03/12 10:08
골든 임플로이 - 6점
후루카와 히로노리 지음, 김성은 옮김/은행나무

이런 책은 참 읽었다고 하기도 뭐하고 남에게 권하기도 뭐하다. 그렇다고 딱히 아주 나쁜 책은 또 아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책은 읽어도 대부분 리뷰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글을 남기는 것은,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나서의 느낌을 간직하기 위해, 그리고 이런 종류의 책(뭐가 되기 위한 000가지 방법 따위)은 누구에게 필요한가에 대한 생각 때문에 남긴다.

이 책의 효용성은 목차다. 일단 출판사가 제공하는 소개를 보자.

골든 임플로이의 6가지 비밀

1. 항상 기본을 잊지 않는다.

사회인으로서의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출근이나 회의 시간, 거래처 방문 시간,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든 ‘잘나가는 사람’이 될 수 없다.
회사 재건에 성공한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회사 재건의 첫걸음은 전 사원이 출근 시각 15분 전에 나와 업무 시작 시간부터 엔진이 풀가동되는 체계에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무엇이든 기본 중 기본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잘나가는 사람’은 거래처와의 약속 시간은 물론 사내 회의에도 예정 시간 5분 전에 도착하도록 신경 쓴다.

2. 목표를 세우고 효율적으로 일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점심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매일 야근을 하며 주말과 휴일에도 회사에 나온다면 분명히 일할 시간은 늘어 물리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고 그 중요성 또한 부정할 수 없지만 ‘잘나가는 사람’이 되려면 회사 일 이외의 목표 설정도 필요하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완수하는 한편 다른 일도 잘해야 한다.
‘잘나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자기 개발을 위해 쓸 시간도 만들어야 한다.

3. 회사에 충분히 공헌한다.
‘잘나가는 사람’은 성과를 올려 회사에 공헌한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는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어떻게 하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야 한다. 기대에 맞는 좋은 일을 하고 회사나 상사에게 신뢰를 받으면 결과적으로 회사에 공헌하게 된다. ‘잘나가는 사람’은 점점 더 ‘좋은 일’을 하며 자신의 폭도 점차 넓혀 간다.

4.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멋지게 활용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든 회사는 인지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은 ‘잘나가는 사람’의 중요한 요건이며 더 나아가서는 회사에 대한 공헌으로 연결된다는 점도 강하게 인식해야 한다.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은 개혁을 실행할 때 사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하는 일은 회사의 실적을 올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부서를 뛰어넘은 워킹 그룹의 개설로 과거에 존재했던 부서 간, 공장 간 벽을 무너뜨린다고 한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하나로 회사 실적이 확연히 달라진다.

5. 강한 리더십을 지니려고 노력한다.
“내가 직접 본보기를 보인 후 일을 시키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 사람은 스스로 움직인다”
현재 존재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군대와 같은 피라미드형 조직이다. 회사의 경영 자원 중 제일 중요하다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리고 대단한 리더십을 갖춘 인재가 아니면 많은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리더십은 조직의 영원한 숙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6.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
‘잘나가는 사람’은 모든 것에서 배울 수 있다. 연수나 강의뿐만 아니라 별 생각 없는 평상시 대화에서도 배우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백화점에 쇼핑을 가서도 공부할 내용이 있다. 상품 진열, 종업원 대응, 트렌드 연구 등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호텔이나 여관에 가도 접객 서비스 등 분명 무언가 하나는 공부가 된다. 전철을 탔을 때도 주위 사람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와 참고가 되는 경우가 있다.
요컨대 멍하니 있지 말고 문제의식을 갖도록 하자.
잘 봤는가.

그럼 이 책은 다 읽은 셈이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 다 잘해서 잘 살아보자는데...

이 책은 일본 번역서의 특징이 아주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본 책의 특징은 대부분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다. '서른살에 꼭 해야 하는 몇 가지'나 '1일 3분으로 뭐가 될 수 있다'거나 '365일만 뭐 하면 뭐 할 수 있다'는 식이다. 내용은 경험 반, 어디서 주워 들은 거 반이며 세목은 아주 잘게 쪼개져 편안한 블로그 글 모음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게다가 내용은 거의 명언집 수준이다. 몇 번을 다시 쓴 흔적이 남아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수치나 좀더 세밀한 수행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이런 책을 만나면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 나로서도 '화가 난다'. 보통 별점은 후하게 줘봤자 2개 이상 주기 힘들다.

하지만 책을 덮고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야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왔고 책 내용에 대해 절감하고 일부는 실천하고 있고 일부는 실천하고 싶은 항목들이다. 구태어 모든 것을 다 수행할 수도 수행할 필요도 없지만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어떤 항목이든 필요하다.

그래, 이건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꾼의 표준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업들에게 환영 받는다. 기업 CEO가 직원들을 피도 눈물도 없는 경쟁의 구렁텅이에 집어 넣으며 그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매뉴얼인 양 던져주는 책이다. 또는 이미 산업 역군이란 소리를 들어가며 고생해온 선배로서는 지금의 나약해 빠지고 자기밖에 모르고 협업이나 복종심, 충성심이나 애사심 따윈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만한 후배에게 마치 생존법을 알려주는 양 찔러 주는 책이다.

또는 갓 입사한 신입 사원에게 구구절절 잔소리 하기 싫어서 대충 집어서 책상위에 올려놓고 "도움이 될거야" 따위의 작은 포스트잇 하나 붙여놓으면 딱인 책이다.

그래서 솔직히 실용점수가 높은 책이다. 산업사회의 모든 잔재와 사회에서 살아남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꾸역꾸역, 하지만 대충 짜깁기 해 넣었다. 그래서 의미 있는 책이다. 그런 의미로는 별 4개 정도는 주어도 된다. 이는 마치 '시크릿'이 사람들에게 주었던 이상야릇한 극단적 평가와 같은 기분이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가 잔소리 같아서 뿌리치고 싶다랄까.

당신은 세속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책의 마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었으면 산업사회에 제발 남아 있길 바란다. 지식사회, 창의력 사회에 불필요한 항목이 절반이 넘기 때문이다.

'책으로 읽는 잔소리' 어떤가, 땡기지 않나?

덧,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 책보다 이 인터뷰 꼭지 하나가 더 내 생각과 가깝다. 산업사회에서 충성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기사 하나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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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1 21:44 2009/03/11 21:44
이 뉴스를 보았다.

프로골퍼 김초롱, 언론사에 10억 손배소 제기[뉴시스]

그리고 문제가 된 기사를 찾아보았다. 내용에는 J모 언론사라고 나와 있는데 뭐 제목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선 'J모'라고 이니셜 처리할 것까지야... --;

김초롱? NO, 크리스티나 김! 씁쓸한 아메리칸 걸의 변심[중앙 SUNDAY]

아마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이 '쌤통이다'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문제가 된 기사도 보아 하니 다분히 기자 개인의 느낌과 평가가 주를 이루는 '기자수첩' 느낌이다. 그러니 더욱 또 기자를 욕할 것이다.

아마 나중에 다뤄지겠지만 '팩트'가 틀렸냐 그리고 틀렸다면 '의도적으로' 틀리게 썼느냐가 논점이 될 것이다. 내용으로 봐서는 팩트가 틀리지 않았을 경우 기자의 김초롱에 대한 다분히 악의적이지만 그렇다고 정황상 완전히 부정하기 힘든 평가가 담겨 있다. 이 평가가 오히려 김초롱에게는 더 마음 상하는 부분이 될 것이다.

김초롱 외에도 송일국은 기자 폭행사건과 관련해서 최초 보도한 기자에게 5억, 언론사에게 15억, 합해서 20억원의 손배소를 진행중이고 현직판사 역시 명예가 훼손됐다며 언론사를 상대로 2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노현정-정대선 부부의 이혼설을 보도한 언론사 역시 5억원의 손배소를 당했다가 노 측이 소를 취하하면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 BBK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도 소송이 있었는데 결과는 언론사의 패소였다. 배상 금액은 최초 제기시의 금액보다 낮춰졌지만 일단 패소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할 사건이다.

언뜻 보면 이 사건들이 서로 닮았다. 언론사와 보도 대상자 사이의 긴장 관계 때문이다. 이 긴장관계를 팽팽하게 당긴 것은 언론사이고 다시 반대쪽에서 되당기는 행위가 바로 '손해배상소송'이라는 추가 되는 셈이다.

대부분은 중간에서 절충안을 찾기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 정부 국정홍보처 등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다가 정치적인 부담감으로 소를 취하하는 경우도 있었고 노현정-정대선 부부처럼 직접 찾아와 죄송하다고 싹싹 비는 언론사를 용서해주어 소를 취하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근데 이 두 사건의 경우는 물론 대부분의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손배소에서 '오보'와 '악의적인 의도'가 버무려져 있음에도 몇 억씩 하는 손해배상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쩌면 김초롱 역시 이런 판례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사라는 조직과 싸우는 입장이라면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소송을 했을 터다. 더구나 기사에 나온 일들이 '오보'가 아니라고 밝혀진다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이 억울했나 보다. 개인이 10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언론사를 상대로 들이밀었으니 말이다.

여기서 상반되는 두 가지를 생각해봐야 할 거 같다.

손배소가 과연 잘못된 언론을 바로 잡는, 또는 자신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가. 언론에 불만이 있으면 거액의 손배소를 들이미는 것이 능사인가.

대부분의 경우 손배소 사건의 경우 타 언론사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리 쉽게 쓰지 못한다. 묻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그 결과를 예단하기도 힘들며 그나마 사건의 시작이 보도된다고 해도 승소하거나 패소하는 것에 대한 보도는 최초 보도와 비중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타 언론사의 잘잘못을 콕 집어서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이러니 손배소 당하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실익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자기 만족에 그친다. 물론 현재 상태의 종이나 방송이라면 언론중재위원회의 반론보도 청구나 정정보도 청구가 받아진다고 해도 뒷북인 것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런 개인 차원의 손배소가 적절하게 언론사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조직보다 취약한 대 언론 항거의 수단으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수단이란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를 받지도 않고 건너 띄어 직접 언론사를 압박하거나 오히려 개별 언론사보다 강한 권력을 지닌 권력 기관의 거액의 손배소가 빈번하게 이어질 경우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의혹보도라든가 급박한 상황에서 정황만으로 유추가 가능할 경우라든가, 적어도 기자와 언론사의 주관적인 평가나 해석까지 손배소의 대상에 들어가느냐는 정말 별개로 다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작은 언론사, 권력과의 대립각이 서 있는 언론사, 의혹제기를 주로 하는 언론사, 사회적 네트워크가 취약한 언론사가 오히려 이런 무시무시한 액수의 손배소에 굴복할 수도 있다.(쉽게 말하면 재벌이 100억짜리 소송 한 번 걸면 우리나라 언론사 95%는 손도 못쓰고 문 닫을 수도 있다)

이는 법적인 취약성을 안고 불안한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들에게도 심각한 내용이 될 수 있다.

물론 어떤 논란이든 해결의 실마리는 늘 '팩트(fact, 사실)'여부다.

진중권 교수가 말하듯 정권을 비롯하여 우리가 언급하는 모든 대상들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길은 유연한 표현과 은유적인 비유일 수도 있다.

어찌됐든 단순히 김초롱 뉴스를 보면서 '쌤통이다'라고 느낄 분들을 위해 그냥 한 번 생각할 꺼리로 이 글을 던져본다.

** 덧, 다 써놓고 보니 횡설수설이군요. 죄송합니다. --; 그럼에도 전 졸려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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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11 02:41 2009/03/11 02:41

뉴시스가 요즘 필사적이다.

정부의 뉴스통신진흥법 개정안 입법 예고 소식이 들리자마자 국내 민영통신사인 뉴시스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아래 모든 뉴스링크는 뉴시스 것이다.

<뉴스통신악법>'언론괴물''정부통신' 만드는 법, 국민적 관심 '절실'
<뉴스통신악법>“연합뉴스=국정홍보처” “사실상 국유화”
<뉴스통신악법>정부, 왜 법안 발의해놓고 발빼려 하나?
<뉴스통신 악법>뉴시스노조·기협, "뉴스통신진흥법 개악 언론장악 기도 중단하라"
<뉴스통신악법>정부, 통신악법 비판 '연합 떠넘기기' 눈총
<뉴스통신악법>정부, 연합 ‘수천억원 지원성과-공공성 평가결과’ 공개해야
<뉴스통신 악법>"말 잘듣는 통신사 만들기…원칙도 명분도 없는 법" 비판

이 문제는 우리나라 언론 역사와 더불어 꽤 오랫 동안 복잡하게 얽혀 있던 문제였다. 더구나 언론 통폐합 등 역사적인 문제들이 내재돼 있는데다 언론사 사이의 알력과 복잡한 정치 권력 관계, 비즈니스 상관관계가 거미줄 처럼 얽혀 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겠지만 잠깐 1980년대 있었던 언론 통폐합의 역사를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연합 뉴스가 안고 있는 '언론 통폐합'의 추억
1980년 6월 전두환 정권은 '언론계 자체 정화 계획'이란 문건을 완성한다.

당시 언론계는 지방에서부터 중앙 일간지까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할만큼의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무책임한 보도도 있었고 취재권력을 남용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부정한 방법의 부를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두환 정권은 일부 언론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인 인식을 등에 업고 정화에 나선 것이다. 드디어 11월 '언론 창달 계획'을 통해 전국 64개 언론사를 신문사 14개, 방송사 3개, 통신사 1개로 강제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작업은 언론사주들의 자발적인 결의로 시행하게 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한국신문협회와 방송협회가 '건전언론 육성과 창달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하게끔 강제한다.

이 과정에서 동양통신과 합동통신이 합병하여 만든 연합통신으로 시사통신, 경제통신, 산업통신 등 3개 통신사가 강제 통합되었으며 무역통신은 무역협회 회원지로 변경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당시 1980년 12월 31일 '언론 기본법'에 들어간 조항이 바로 신문 방송 겸영을 금지하는 조항이었다. 현재 이 조항을 빼자고 하는 쪽과 그대로 놔두자고 하는 쪽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찌 아이러니 하지 않겠는가.

현재 연합뉴스로 이름을 바꾼 상태의 국내 최대의 통신사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근데 이렇게 국가기간통신사로 역할을 하기 위해 정부는 연합뉴스를 음으로 양으로(?) 도와왔다. 역대 정부들로서는 정부정책홍보에 연합뉴스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뉴스통신진흥법, 한시법에서 일반법으로 고고씽?
지난 몇 년 동안 수천억원의 도움을 주는 근거가 된 것이 바로 '뉴스통신진흥법'이었다 2003년 뉴스통신진흥에관한법률(줄여서 뉴스통신진흥법)은 6년 동안만 효력을 발휘하는 한시법으로 연합뉴스를 국가기간통신사를 지정해 국가의 국고지원을 해왔다. 그 단위가 무려 수백억원에 달한다. 조금은 과장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국고 지원금 수입만으로 연합뉴스는 영업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한시법이 올해 8월을 기점으로 그 수명을 종료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이 법은 시한을 정하지 않는 '일반법'으로 개정되어 입법 예고가 된 것이다.

그동안 민영 통신사로서 고군분투해온 뉴시스로서는 지난 이 법(현재 한시법인 뉴스통신진흥법)이 합헌으로 결론난 것도 억울할텐데 한시법 자체가 일반법으로 입법완료되면 그야 말로 '장사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릴 법하다.

이런 상황에서 뉴시스가 통신사의 본분을 망각하고 자사 입장의 기사를 줄곧 쏟아내는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인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연합뉴스, 조용히 묻어가자
그렇다면 연합뉴스 종사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그냥 조용히 처리돼버리면 바로 평생직장에 평생 준 공무원으로 슈퍼갑인 기자까지 할 수 있으니 얼씨구나다. 다만 정부 소속 언론이라는 딱지를 안고 싶지 않을 뿐이다.

당장 문광부의 뉴스통신진흥법 개정안은 문광부가 정부의 뉴스 수급을 일괄 위탁하고 뉴스통신진흥위원회가 연합뉴스에 대한 예산 승인권을 확실하게 쥘 수 있게 했다. 또한 진흥회는 해마다 연합뉴스의 경영실적을 진단, 문화부 장관과 국회에 보고하게끔 하는 경영실적 평가제도까지 신설했다.

지금 상황으로만 놓고 보면 정부가 예산으로 통제하고 국회 다수당이 연합뉴스의 경영실적을 놓고 감사를 할 수 있게 한 셈이다. 더구나 연합뉴스 사장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진흥회 이사진 역시 이명박 대통령 대선후보시절 언론특보 출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인 최규철씨가 선출되면서 연합뉴스에 대한 장악은 '입법'으로 완결되는 셈이 된다.

문제는 이 상황인데도 언론사들이 이렇다 할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연합뉴스에 대한 불만은 한 두 해가 아니다. 지방지들은 연합뉴스의 전재료 인상에 항의해 계약 연장을 파기하는 등의 조직적인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포털과 무가지에 연합뉴스가 대량의 뉴스를 그대로 공급하면서 언론사들의 인터넷 전략 및 가판 전략 자체가 무너져버리게 만들어 버렸다는 불만 역시 유효한 상황이다.

연합뉴스의 소유 지분 문제도 생각보다 복잡하다. 이전의 대주주는 KBS, MBC였다. 그러던 것이 이들로부터 더 많은 지분을 양도받은 뉴스통신진흥회가 대주주(약 30%)가 되어 사장의 추천권을 갖는다. 그런데 이 세 곳의 대주주 외에 약 40여곳의 신문사들이 또 주주이기도 하다. 진흥회를 제외한 모든 곳을 상대로 연합뉴스는 인터넷에서 뉴스로 경쟁하고 있다. 주인의 목을 조르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문제는 한국의 복잡한 언론史 축소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겉으로 보면 뉴시스의 연합뉴스에 대한 경쟁심리로 인해 뉴스통신진흥법이 논란인 것 처럼 보이는데 정작 다른 주인들은 이 문제에 직접적으로 뛰어들지도 못하고 있다.

정권은 공정성 강화와 중립성 강화, 국가기간통신사의 필요성 등을 내세우며 정작 자기 사람 앉히기에 혈안이고 한시법 역시 정권의 필요에 의해 일반법으로 전환시키려 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열악한 뉴스 유통 체계를 치고 들어온 전문 유통 사업자인 포털과 무가지들의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만들어준 연합뉴스는 일단 조용히 넘어가자는 주의다.

이 문제로 시끄러워져봤자 이 복잡한 상황을 단번에 풀어줄 사람도 없을 뿐더러 자칫 시장으로 내던져질 경우 조직원 절반 이상이 위태로와질 수도 있다. 뉴스 도매상인 연합뉴스에서 글을 쓰지 않는 비생산 뉴스 조직원이 더 많다는 따가운 눈총을 안전하게 지나가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언론사들이 인터넷의 발달로 속보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신문과의 연계 등을 통해 연합뉴스만큼은 아니지만 효율적인 뉴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면 연합뉴스의 존재감은 역시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혈세를 먹고 자라는 뉴스 공룡(공무원)이 될 것인가. 아니면 한글로 쓰여지고 한국의 소식을 세계로 널리 알리는 세계적인 통신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연합뉴스만의 선택일까? 수천억원을 혈세로 지원한 우리 국민은 연합뉴스에 왜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일까.

이상하지 않은가? 연합뉴스의 소유지분 문제나 연합뉴스의 낙하산 인사, 포털 및 무가지에 대한 뉴스 판매, 인터넷 직접 뉴스 서비스, 부실한 해외 번역 송신 서비스, 부실한 해외 파견 특파원 리포팅 서비스 등에 대해 왜 클라이언트이자 주인이기도 한 언론사들이 왜 이토록 조용한 것일까?

경향신문한겨레신문, 미디어스, 미디어오늘, 프레시안 정도에서 간간히 언급이 있긴 한데 뉴시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참으로 외롭게 느껴진다.

**덧, 연합뉴스와 관련한 댓글이 있어서 정보 차원에서 본문으로 끌어 올립니다.

  1. 몇 가지 FACT
    1. 연합뉴스에게 주어지는 직접적인 정부지원은 09년 현재 0원입니다 .
    2. 연합뉴스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 뉴스정보를 판매하여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
    3. 정부 뉴스구독매출은 연합뉴스 매출의 30%가 안됩니다.
    4. 뉴시스도 문광부, 경기도청, 제주도청 등에 뉴스정보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매출 중 차지하는 비율은 뉴시스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5. 외국의 경우, 정부 뉴스구독비율이 매출의 60%까지 간적도 있습니다.
    어디냐고요? 바로 프랑스의 AFP입니다. 현재도 40%이상은 정부 뉴스구독료 입니다 .
    스페인의 EFE 통신, 이탈리아의 ANSA 통신 등도 매출 중 정부 구독비율이 40%에
    육박 합니다.
    그렇다면 이 동네엔 다른 통신사가 없느냐, 스페인에는 100개, 프랑스엔 200개의
    통신사가 있습니다. 그 중 정부가 구독하는 곳은 EFE, AFP 뿐입니다.

    이 모든 건 정말 FACT입니다.

    2009/03/09 18:04
    • 그만  수정/삭제

      이상하게 휴지통으로 가 있어서 되살렸습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스팸 필터링의 오묘한 기술적인 내용은 제가 잘 몰라서리 가끔 이런 일이 있습니다... --;;)

      대부분 특별히 공개된 내용만 갖고는 판단하긴 힘들지만 틀린 사실은 없는 듯이 보입니다. 제가 쓴 내용 가운데 평가나 판단을 제외한 팩트 부분은 대조하여 수정하거나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1. http://www.donga.com/fbin/output?f=j__& ··· 10160415
      http://blog.mk.co.kr/sjhdb/124267
      <-이 내용을 기초로 수백억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았다고 썼습니다. '직접적인'이란 표현이 걸리긴 하는데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식이라면 제 표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2. 당연하죠. 뉴스 구매 주체에 대해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기에 따라 일괄구매 대행자인 문광부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할 요소가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3. 연 평균 구독 매출이 1000억원대에서 300억원대의 평균 정부 구독매출을 올리고 있군요. 지적하신 팩트는 이상이 없습니다.
      http://mediasis.kpf.or.kr/mediastatisti ··· 5bb%25e7
      http://blog.mk.co.kr/sjhdb/124267

      4. 뉴시스의 판매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어차피 뉴스통신진흥법의 범주에 뉴시스가 포함되지 않아서 열받아 들이 받고 있는 정황은 글 속에 포함돼 있습니다.

      5. 외국의 경우에 대해서는 저도 따로 좀더 조사를 해보겠습니다. 단일 통신으로부터의 뉴스 구매가 나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만... 오히려 연합뉴스가 짊어지게 될 정부 통제가 더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와중이라 굳이 외국에서도 단일 통신사로부터 뉴스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좀 의아스럽네요.

      감사합니다.(일부 고쳤습니다. 추가적인 내용이 발견되면 보충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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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16:17 2009/03/09 16:17
좀 짜증나긴 하는데요.

최근 업데이트 된 라이브 메신저 쓰시는 분 가운데 한글 입력 안 되는 분 많으시죠?

다들 해법은 찾으셨나요?

일단 복잡하게 레지스트리를 건드리지 않고 임시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채팅창만 띄워놓으면 영문으로만 입력이 되는데요. 이 때 메신저 메인창(몸통 창?)을 함께 띄워 놓으세요. 최소화시키지 마시고... 그러면 채팅 창에서 한글 입력이 바로 가능해집니다.

MS! 이게 뭥미?! 한 두 번도 아니고! --;

**덧, 댓글에 좀더 근원적인 해결방법이 달렸네요. 감사합니다.

sisters 

그건 임시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제가 해결한 방법은 다릅니다.
메신져가 깔린 디렉토리로 가서 메신져 실행파일을 오른쪽 클릭해서 고급 텍스트 정보에
체크 하고 확인 하면 영구적으로 해결되더군요.



이 내용만으로는 조금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하얀 말님께서 캡처까지 동원하면서 친절하게 풀이해주신 내용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Windows Live Messanger 한글 입력 문제 완벽 해결![자못 심각한 두 번째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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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10:39 2009/03/06 10:39

괴담? 실제 내 주변 이야기

Ring Idea 2009/03/06 10:31 Posted by 그만

요즘 여러분의 주변은 어떻습니까?

공공연하게 임금 동결을 외치는 회사는 넘쳐나서 일일히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죠.

실제로 광고로 먹고 사는 거의 모든 포털과 미디어 업체들의 공황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죠.

중앙 언론사들은 올해 4, 5명 신입을 뽑았다는 K일보를 제외한 곳에서는 '대학생 기자', '인턴 기자' 등의 이름으로 임시직 기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감원을 앞두고 감봉을 결행하거나 임금 삭감을 넘어서 희망퇴직을 앞둔 언론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광고 물량 급감에 있습니다. 많게는 50% 적게는 2, 30%의 광고물량이 감소되면서 벌어지는 이 위기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점에서 언론사들의 경영을 급격하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광고가 줄면 지면이 줄고 지면이 줄면 노는 기자들이 많아집니다. 당연히 비용을 축소하기 위한 기자들의 권고사직 및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감봉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죠.

물 건너 언론사들의 폐간 소식이 그리 멀리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당장이라도 뭔가 새로운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 몇 년 안에 신문은 모두 폐간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신문사 모두 인터넷과 방송 진출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남의 밥그릇이라도 넘봐야 할 정도가 된 것이랄까요.

광고회사도 힘들어 하긴 마찬가지죠. 광고 대행사나 광고 제작사에서는 이미 희망퇴직을 진행중이며 대형 광고 회사일수록 2, 300명 정도씩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방송사라고 나은 것이 없죠. MBC와 SBS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프로그램은 광고가 팔리지 않아서 아예 프로그램 자체의 존폐 여부가 도마 위에 올라 있고 외주 제작사들의 출연료 및 제작비용 지급이 자꾸 늦어지면서 분란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대형 포털에서 신규 채용은 거의 멈췄거나 교체 정도만 간간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곳마저 직원들의 연봉 인상을 동결하고 조만간 분사 이후 희망 퇴직을 받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입니다. 다른 포털은 몇 달 째 회식비 조차 청구하지 못할 정도의 비용 통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또 다른 포털은 아예 인원 축소를 공공연히 흘리면서 자연 이탈자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하는군요. 물론 신규 채용은 언감생심이죠.

작년에 이어 올해 매우 좋은 경영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오히려 전화위복인) 게임업체들은 알아서 몸 사리기에 들어가면서 직원들의 복지와 임금을 동결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잘 돼도 분위기따라 감량 경영에 들어가는 모습이니 직원들이 그리 기분이 좋진 않겠죠.

은행권은 700명에서 1900명 정도의 구조조정안이 내부적으로 발표되면서 희망퇴직자의 행렬이 다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일부 은행은 임금을 2, 30%씩 일괄적으로 깎아서 '인턴'을 채용한다는데요. 직원들은 아예 정규직원이나 뽑지 일도 제대로 시키지도 못할 인턴을 뽑아서 무엇하냐는 반응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이 인턴들은 길어야 6개월, 짧으면 3개월짜리로 이력서에 줄 하나 넣기 위한 학생들만 고생시키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군요.

은행권은 지금 제 2금융권(저축은행, 투자은행, 증권사)들의 부실이 그대로 전이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부족과 함께 가계 대출 부실까지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을 풀라는 이야기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서 답답해 하고 있다는군요. 이미 부실 대출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데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금융권과의 거래에서 거대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몇몇 은행은 위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IMF 때는 솔직히 사회 진출을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기 때문에 취업에 대한 걱정이 앞섰는데요. 지금은 제 주변에서 실감나는(?) 위기의 징후를 들으면서 소름이 돋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 위의 이야기는 모두 실제 해당 분야 당사자들에게 들은 이야기이니 크게 틀린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확인 취재를 할 여건은 안 되기 때문에 정확한 실명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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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06 10:31 2009/03/06 10:31
네이버가 새해 들어서 뉴스캐스트와 오픈캐스트를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자못 비장한 각오로 네이버의 미디어 영향력이 분산될 것이라고 말한다. 블로거들은 3월에 있을 정식 서비스에 앞서 하루에 몇 만, 아니 수십만의 트래픽 유입을 기대하며 오픈캐스트에 매달린다. 그리고 네이버를 향한 '닫힌 포털'이라는 비난이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네이버가 메인의 편집권을 파트너들에게 넘기면서 잃는 것과 얻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잃은 것은 자사 사이트로의 페이지뷰였으며 얻는 것은 전문가들의 또 다른 노력 봉사와 폐쇄적 이미지가 희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분명 평가 받아야 할 일이며 1등 포털이 개방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다만, 네이버의 메인 개방은 여전히 자사 서비스에 종속되어 수작업을 거치도록 하게 하는 반쪽짜리 개방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포털의 개방화 움직임을 이렇게 단순하게 메인 페이지를 열고 닫는 것에서 멈추면 그저 비전문 언론의 피상적인 접근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지난 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네이버의 오픈 정책에는 사실 메인 페이지 개방이 전부가 아니다.

네이버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사의 솔루션과 기술을 시장에 과감하게 내놓았다. 시장 독점적 회사가 자사 솔루션을 오픈소스화 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것으로 데이터를 열어 놓는 정도의 수준에 그치는 오픈API나 작은 애플리케이션 수준의 오픈소스와는 차이가 있다.

네이버가 오픈소스로 개발자 진영에 내놓은 소스는 크게 데이터베이스 관리 솔루션인 큐브리드,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기능을 사용하기 편라하게 웹으로 묶은 협업 개발 플랫폼인 nFORGE, 또한 콘텐츠를 손쉽게 작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툴인 Xpress Engine, 대규모 리눅스/윈도우 서버 장비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개발된 MySQL 기반의 웹도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서버용 솔루션인 dist, neptune, coord 등은 개발자들에게 그동안의 대용량 기반의 서버와 솔루션을 운영해왔던 네이버가 주는 종합 선물세트라고 봐야 할 것 같다.

nhn 개방형기술팀을 맡고 있는 권순선 팀장은 "네이버가 내놓은 것은 거의 모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구글도 이 정도로 자신들의 자산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nhn은 그동안 축적해왔고 비싼 돈을 들여 인수한 솔루션을 다시 기술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포털의 개방화, 일단 다 열어 놓고 다시 시작하자
미국 야후는 작년 하반기 Y!OS(Yahoo! Open Stratagy)라는 개방형 플랫폼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Y!OS는 지구상 가장 커다란 포털이기도 한 야후가 자신이 확보하고 있는 전세계 5억명의 사용자들에게 좀더 편리한 도구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더 이상 야후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야후! 역시 자신의 메인페이지 역시 타사 서비스 내용이 전면적으로 보여지고 사용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의 성공이 가져다준 플랫폼의 성공 모델을 다분히 의식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표포털인 네이버나 미국의 대표포털인 야후가 메인페이지부터 개방하려는 움직임은 정치적인 면과 마케팅적인 측면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뉴스를 열어놓거나 직접 링크로 변환하는 등의 움직임은 다분히 정치적인 움직임이었으며 웹 2.0 트렌드에 따른 데이터 플랫폼 공유를 위해 오픈API를 시장에 내놓은 것 역시 마케팅적인 움직임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일고 있는 다양한 개방화 바람에는 자못 심각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 바로 생존이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 생태계는 네이버를 선두로 하여 다양한 포털사들의 수익구조로 집중되는 모습을 모였다. 이는 자본이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인터넷이 상호 데이터가 소통되며 기술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정치권과 기성 미디어의 포털에 대한 집중 견제가 시작되었고 정부마저 신흥 인터넷 기업들이 싹을 키우지 못하는 원인으로 포털의 독과점에 초점을 맞추는 등 부작용이 정점에 와 있다는 점을 인터넷 업계 스스로가 인지하게 된 시기라고 봐야 한다.

인터넷의 개방화, 또는 플랫폼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인터넷 전문가들이 예측해 온 것으로 이에 대한 기술적, 사업적 준비를 마친 포털들이 본격적으로 개방화의 방법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지도 플랫폼 경쟁은 이러한 개방화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60cm급 위성사진을 선보인 야후!코리아와 더불어 50cm급 위성 및 항공사진을 선보인 네이버와 다음은 상호 혁신적인 서비스 플래폼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 서비스들은 향후 오픈API의 영역으로 다른 서비스 사업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오픈API는 신규 시장 참여자가 새로운 웹 서비스를 만들 때 자신의 자산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점에 착안해 대규모 콘텐츠와 플랫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 사업자와 상호 데이터 교환 및 표현을 맞춰주기 위한 방법이다. 네이버, 다음, 야후, 구글 등은 자사의 검색 기술 및 지도 플랫폼 등을 타 사업자나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API를 시행하고 있으며 그 범위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오픈API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이는 서비스 사업자들이 그동안 축적해 온 자산들이 곧 사회적 자산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영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에서 오픈API를 통해 공공 정보를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공개하는 추세는 일반화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8월부터 행정안전부가 파급효과 및 활용 수요가 높은 정보자원을 오픈API 방식으로 공유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2008 공유서비스 발굴ㆍ개발 과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다음과 구글, 야후, 마이스페이스, 파란 등이 오픈소셜 진영을 이루면서 각자 보유한 회원들 사이의 장벽을 없애기 위한 서비스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오픈소셜이란 각 개인들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든 상관없이 상호 연결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회원 연동 서비스 플랫폼의 일종이다.

단 예전처럼 서비스와 회원이 단단하게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종전과 다른 점이다.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이 회원간 연결성을 강화시키면서도 타 서비스 기업이나 개발자들이 이 플랫폼 위에서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오픈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다.

개방, 무한 경쟁과 지독한 의존의 다른 말?
플랫폼이 열린다는 것은 무한 경쟁을 의미하기도 하고 사용자들이 좀더 새로운 서비스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야후!코리아, 네이버, 구글코리아, 다음, 파란 등이 펼치고 있는 지도 경쟁은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성행했던 좋은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좋은 플랫폼으로 서비스 운영자들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를 끌어들여 궁극적으로는 좋은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가 주도권을 갖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포털들이 기술회사인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펼치는 플랫폼 강화 정책은 그동안 웹 1.0이 고수해왔던 웹 페이지 방식으로 무한 루프(한 곳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거의 모든 콘텐츠를 쏟아 붇는 방식)를 지향했던 웹 서비스 업자들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포털이 이런 개방화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포털의 성장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무한정 자신들의 강점을 제외한 서비스를 모두 품에 안을 수도 없고 기술인력을 무한대로 뽑을 수도 없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반대로 결국 이런저런 서비스를 조합하여 매시업 서비스가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인터넷은 새로운 시장 동력을 잃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새로운 사업자는 기존의 독과점 사업자의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온 것이다. 포털의 '개방화'는 '지독한 의존성 강화'의 또 다른 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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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미래> 2월호에 기고한 것이므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해당 잡지의 편집교열을 통해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1월 중순이므로 현재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까먹고 있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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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23:25 2009/03/04 23:25

'막장' 함부로 쓰지 말라고?

Column Ring 2009/03/04 09:36 Posted by 그만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다. 원래 이 말은 '못 가겠네'라는 말 대신 '못 보내겠네'라는 말이 쓰였다고 한다. 인제군 근처의 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한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뼛속까지 파고 들 것이다.

조선 17대 임금 효종이 청으로 끌려가면서 생긴 지명이라는 설과 옛날 한계령 길을 만들러 끌려간 사람들을 보낼 때부터 만들어졌다는 설 등이 있다.

이 말은 확실히 전에는 부정적으로 쓰였다. 실제로도 인제군과 원통면은 이 말 때문에 어지간히 고생했다. 80년대에 중앙관청에서 이 말을 쓰지 말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삼천포'도 기억하시는가. 이 역시 지역명을 기초로 우리들의 어휘 습관 중에 가장 깊게 박혀 있는 '삼천포로 빠지다'로 쓰인다. 본론에서 벗어나 딴 이야기로 이야기 주제가 넘어갈 때 종종 쓰이다 보니 역시 사천시 삼천포 지역민들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쿠지로의 여름>이란 영화의 포스터에 등장했던 "엄마 찾아 삼천포"라는 문구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사람 이름이 부정적인 어휘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강부자' '고소영'이 그것이다. 언론은 이런 축약어를 좋아한다. 긴 의미를 축약해서 보여줄 수 있고 의미가 다중적이며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각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의 부자를 위한 내각, 고대-소망교회-영남영어몰입교육에 편중된 인사를 조소하기 위한 의도로 이 용어가 사용된다.

하지만 실제 배우 강부자와 고소영은 이런 어휘에 대해 아직까지 문제삼진 않고 있다. (댓글에 강부자씨가 예능선수촌 프로그램에 나와 그런 말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는군요. ^^)

역사는 흐르고 언어는 그 의미를 분화한다.

인제군은 오히려 부정적으로 쓰인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지역 축제에 쓰기 시작했다. 인제 빙어축제는 이제 충분히 좋은 의미를 담은 지역 축제가 되었다. [관련 기사]

사람들은 부정적인 의미의 '인제 가면 언제 오나'에 대한 인식 외에 인제에는 빙어 축제가 있다는 인식을 동시에 하게 된다. 최소한 '인제 가면 언제 오나'에서 '인제'를 지역으로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제 석탄공사에서 '막장'이라는 말을 항의했나보다. 석탄광구의 채굴 현장으로서 '막장'은 신성한 삶의 터전이므로 폭력과 불륜이 난무하는 드라마를 비하할 때 이 말이 쓰이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막장 드라마, 막장 국회 등으로 쓰이는 것이 불편했나보다.

하지만 '막장'은 고유명사도 아니고 지역명도 아니다. 석탄공사의 사유물을 지칭하는 말도 아니며 행위를 칭하지도 않는다. 특정 지점을 가르키는 일반명사에 불과하다. 막장이 가진 사전적 의미 외에 막장이 의미가 분화되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를 뭐라고 하는 것은 어색하다. 다시 말하지만 어휘는 역사고 시대의 반영이다.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석탄공사는 막장에서 시무식을 치르고 일반인들의 막장 체험을 오히려 상품화시킬 수 있는 노릇 아닌가. 부정적인 어휘를 긍정적인 어휘로 바꾸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제거시킬 것이 아니라 역발상으로 다중적 의미를 인정하는 것은 어떠한가.

언어는 사회적인 시대상을 반영한다. 인위적으로 바꾸려 해봤자 쉽지 않을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석탄공사의 '막장' 항의는 '오버'다.(이 문장이 이 글 전체의 의도를 잘못 이해시키는 작용을 하는 같아 아예 지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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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09:36 2009/03/04 09:36

500만 히트 돌파!

Ring Idea 2009/03/02 13:10 Posted by 그만
드디어 오늘 500만 히트를 돌파했네요.

기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ㅋㅋ

어쨌든 독립 설치형 개인 블로그로서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숫자이기도 하니까요. 별일 아님에도 기억으로 남기고 싶어서 포스트 올립니다.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02/21 500만 히트 자축
2008/12/31 2008 링블로그 짧은 결산
2008/08/31 400만 히트, 조용히 자축모드..^^
2008/05/15 [300만 히트 기념] 저자 강연회 합니다
2008/01/16 [이벤트 당첨자 공지] 200만 히트를 잡아라!
2008/01/11 링블로그가 200만 히트를 달성하기까지
2008/01/10 [오픈 이벤트] 200만 히트를 잡아라!
2007/07/01 링블로그, 방문자 100만이 넘었습니다!
2006/10/17 링블로그 트래픽을 공개합니다.
2006/10/17 30만 히트 이벤트[진짜 상품 드려요^^]
2006/03/11 에구머니, 4만이 넘었네요(12월 7일 생성)
2006/01/09 1만 히트를 자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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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13:10 2009/03/02 13:10

IT 전문기자를 꿈꾸는 후배에게

Ring Idea 2009/03/01 11:30 Posted by 그만

얼마 전에 제게 대학생 후배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이 전에도 여러 인터뷰도 있었지만 이 학생은 좀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더군요. 대답하는 입장에서도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습니다.

상대 학생에게 답을 주었고 덧붙여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우리가 주고 받은 메일을 제 블로그에 공개할 수 있도록 양해를 받았습니다.

일부 오탈자와 첨자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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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다니는 이**이라고 합니다. 먼저 기자님께서 쓰신 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라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겉으로 급격히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넷이라는 공간 속에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저널리즘의 모습이 언젠가는 기존의 언론마저도 완전히 변화시키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정보통신 분야의 저널리스트를 꿈꾸고 있는 학생입니다. 그렇기에 관련분야의 지식을 탐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 조금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기자님께서 지으신 책을 읽고 이렇게 연락을 드립니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 있어서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미 그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을 많이 인터뷰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직접 듣는 지식과 정보는 다른 것과 비할 수 없는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괜찮으시다면 인터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가능하신 시간을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한 인터뷰의 질문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 좋은 하루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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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기자가 아니구요. ^^ 어쨌든 반갑습니다. 졸작인 제 책을 읽고 연락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일단 제게는 후배가 되겠네요. 학교는 다르지만 과가 같으니 말이죠. ^^
 
제가 성공했다는 판단은 이르고 오히려 잘못된 판단일 수 있지만, 인생의 선배로서 조력자로서 조언해줄 수는 있는 노릇이겠죠. 그런 의미로 아래 질문주신 내용에 대해 답을 달았습니다.
 
혹시 허락하신다면 일부 개인정보를 지운 뒤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할 계획인데 허락 여부를 알려주세요. ^^

Q1. 일반적인 저널리스트와 정보통신분야의 전문 저널리스트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일반적인 저널리스트와 정보통신분야의 전문 저널리스트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물어보셨는데요. 일단 차이가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끊임없는 의제 제시, 바른 글 쓰기, 품격있는 글 쓰기, 공격적인 취재와 사실확인, 대안에 대한 심사숙고 등)을 제외하고 분야에 맞는 글쓰기를 위해 다음의 부분에서 약간 다르겠죠.

다른 점이라면, 기본적으로 용어 파악부터가 다릅니다. 업계가 사용하는 약자(줄임말)도 많이 쓰이고 매달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최소한 트렌드(또는 용어)라도 꿰고 있어야 글이 나오겠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정보통신분야의 주요 이슈는 기술입니다.

반면 또 한 축으로는 문화가 있습니다. 기술과 문화를 한 눈으로 바라보고 연관성과 비례를 따져볼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보통신 분야의 정보 습득은 꾸준해야 하고 자기 시각으로 이런 기술 동향과 역사를 누적시킬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Q2. 전에 지디넷 편집장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는 전자신문 칼럼니스트로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정보통신 관련 언론은 일반적인 언론에 비해서 어떠한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다 옛 이야기지요. ^^ 요즘은 전자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지도 꽤 되었군요. 시간적인 여유가 그리 많이 나진 않네요. 어쨌든 질문 주신 내용은 위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정보통신 분야'가 주된 관심사인 것이죠. 전문 미디어는 항상 자신의 분야에 대한 프리즘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매체가 정치 사회 분야가 주된 관심사이지만 현대 이후의 전문 미디어들은 특정 분야에 대한 시각으로 사회와 역사를 투영합니다.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이 터졌을 때 다른 언론에서는 정치 사회, 국제적인 이슈로 다뤘지만 지디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 언론들은 '살람팍스 블로그'라는 사례를 발굴해 내었습니다. 같은 사안을 대하면서도 전문 매체 독자들이 원하는 방식의 기사를 공급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전문 분야 칼럼니스트인 것입니다.
 
Q3. 보통의 기사는 중학생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가독성을 고려하여 작성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보통신 분야의 기사는 그 기준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달리 말하면 쉽게 쓰면 신제품에 대한 프로모션이 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분석과 비판에 비중을 두면 일반인들이 읽기에 어려운 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야의 좋은 기사의 요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산업사회가 '평균 지향'의 사회라는 것은 잘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대중 매체란 것이 일방향 매체라는 것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를 합쳐서 나온 말이 평균 수준(또는 그 이하)의 이해도를 가진 독자를 가정해야 한다는 말이었죠. 이 원리 때문에 '중학생 정도의 수준'이라는 이상한 기준이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잘 보시면 기존 언론들도 국제 분쟁을 이야기할 때 밑도 끝도 없이 현재 상황만을 기술한다거나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어휘를 구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용어란 역사와 정서와 누구나 많이 들어봤을 만한 상식를 담고 있고 있기 때문이겠죠.

어쨌거나 전문 매체도 뭔가 독자의 수준을 상정할 필요가 있는데요. 적어도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독자로 상정할 것인가, 아니면 기존 매체와 더불어 중학교 정도의 수준으로 풀이할 것이냐를 고민하면 됩니다.

그런데 잘 보시면 우리나라 중학생들은 이미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기성세대보다 우월한 학습능력과 신조어 개발 능력을 갖고 있으니 오히려 기자들이 따라가야 할 판인 것이죠.

따라서 질문 주신 내용에 대한 딱히 정답은 없습니다만, 그 수준은 그 분야의 글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접하다보면 자신만의 수준이 나오게 될 것으로 봅니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수준을 '설정'하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어휘와 글쓰기 수준은 사회상의 반영일 뿐입니다. 언론학 교과서는 수십년 전의 작위적인 상황을 상정해 놓고 적혀 있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더 쉽게 이해될 수 있겠군요. 언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에 비해 짧습니다.
 
Q4. 또한 정보통신 분야의 발달과 변화에 있어서 해외의 비중이 더 크다보니, 해외의 행사나 동향을 전달하는 기사가 많은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장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해외 소식을 소개하더라도 뭔가 해석이 덧붙여졌으면 좋겠는데 그동안의 외신 처리 관행을 보면 외신의 해석 자체를 번역하는 수준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저도 계속 문제삼아 왔습니다.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이런 해석력 부재에 대해서는 블로거들의 색다르고 광범위한 해석, 또는 특이한 분석이 기자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나 저널리스트라면 이러한 광범위한 해석 소스에서 원하는 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시각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트렌드와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해외 트렌드가 우리나라 트렌드와 공통된 것도 있고 적용 방식이 다른 것도 있고 시기적인 차이도 있고 문화적인 특이성까지 감안되면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통찰력과 관련된 이야기라 일정한 기간 이상의 전문 분야 종사 경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웹 2.0이 대세일 것인지 단순히 유행으로 그칠 것인지에 대해 초기에 많은 기자들의 토론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웹 2.0이 소멸한 것인지 일상화된 것인지를 두고 또 논란이 이어지고 있죠.

이런 논란 속에서 트렌드세터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기르려면 토론에 적극 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관찰자에서 참여자로서의 노력이 전문 분야 저널리스트에게 필요한 셈이죠.
 
Q4. 저도 기술 분야에 있어서 계속 알아가려고 하지만, 제가 공학이나 기술 쪽의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그 구조와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Q5. 비슷한 의미의 질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정보통신 분야의 저널리스트는 저널리즘을 공부한 공학도에 가까울지, 아니면 정보통신의 지식을 갖춘 저널리즘 전공자에 가까울지 궁금합니다.
두 질문이 유사해서 같이 답을 드립니다. 일단 전문가와 전문기자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것은 저널리스트 자체가 그 분야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그 분야의 전문 커뮤니케이터(또는 메신저) 역할이면 됩니다. 그것이 전문 분야 저널리스트이지요. 정치인들이 선거에 떨어지고 나서 언론사에 취직해 정치 뉴스를 맡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의학 전문 기자 등이 언론사로부터 각광을 받았는데요. 원래 전문 분야 저널리스트는 키워지고 성장하는 것이지 전문가가 갑자기 전문 분야 저널리스트로 변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전문가이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겠죠. ^^

따라서 일반적으로 스스로 전문 분야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서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통찰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님에게 드릴 말씀은 "선배의 인생을 복기하지 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저는 제가 살아온 세월이 있구요. 여건이 있었구요. 상황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후배님이 살아가야 할 세월과 상황과는 사뭇 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제 의견은 아주 가볍게 참고만 하세요.
 
감사합니다.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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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있는 '선배의 인생을 복기하지 마라'는 이야기와 관련해서 지난해 10월 MS 대학생 MSP 워크숍 때 대학생 상대로 했던 강연 내용이 기억나서 그 슬라이드 내용을 공개합니다.


이 슬라이드 내용 가운데 이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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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할 말은 많지만 후배가 보기에 선배의 잔소리, 또는 선배가 보기에는 까마득한 후배의 헛소리로 들릴까봐... 조심스럽게 마무리하겠습니다. 멋진 IT 전문 칼럼니스트의 탄생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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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01 11:30 2009/03/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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