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11 [책] 산업사회 생존법, 골든 임플로이 2
  2. 2009/03/11 골프선수의 언론사 상대 10억 손배소 3
골든 임플로이 - 6점
후루카와 히로노리 지음, 김성은 옮김/은행나무

이런 책은 참 읽었다고 하기도 뭐하고 남에게 권하기도 뭐하다. 그렇다고 딱히 아주 나쁜 책은 또 아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책은 읽어도 대부분 리뷰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글을 남기는 것은,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나서의 느낌을 간직하기 위해, 그리고 이런 종류의 책(뭐가 되기 위한 000가지 방법 따위)은 누구에게 필요한가에 대한 생각 때문에 남긴다.

이 책의 효용성은 목차다. 일단 출판사가 제공하는 소개를 보자.

골든 임플로이의 6가지 비밀

1. 항상 기본을 잊지 않는다.

사회인으로서의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출근이나 회의 시간, 거래처 방문 시간,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든 ‘잘나가는 사람’이 될 수 없다.
회사 재건에 성공한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회사 재건의 첫걸음은 전 사원이 출근 시각 15분 전에 나와 업무 시작 시간부터 엔진이 풀가동되는 체계에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무엇이든 기본 중 기본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잘나가는 사람’은 거래처와의 약속 시간은 물론 사내 회의에도 예정 시간 5분 전에 도착하도록 신경 쓴다.

2. 목표를 세우고 효율적으로 일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점심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매일 야근을 하며 주말과 휴일에도 회사에 나온다면 분명히 일할 시간은 늘어 물리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고 그 중요성 또한 부정할 수 없지만 ‘잘나가는 사람’이 되려면 회사 일 이외의 목표 설정도 필요하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완수하는 한편 다른 일도 잘해야 한다.
‘잘나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자기 개발을 위해 쓸 시간도 만들어야 한다.

3. 회사에 충분히 공헌한다.
‘잘나가는 사람’은 성과를 올려 회사에 공헌한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는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어떻게 하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야 한다. 기대에 맞는 좋은 일을 하고 회사나 상사에게 신뢰를 받으면 결과적으로 회사에 공헌하게 된다. ‘잘나가는 사람’은 점점 더 ‘좋은 일’을 하며 자신의 폭도 점차 넓혀 간다.

4.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멋지게 활용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든 회사는 인지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은 ‘잘나가는 사람’의 중요한 요건이며 더 나아가서는 회사에 대한 공헌으로 연결된다는 점도 강하게 인식해야 한다.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은 개혁을 실행할 때 사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하는 일은 회사의 실적을 올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부서를 뛰어넘은 워킹 그룹의 개설로 과거에 존재했던 부서 간, 공장 간 벽을 무너뜨린다고 한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하나로 회사 실적이 확연히 달라진다.

5. 강한 리더십을 지니려고 노력한다.
“내가 직접 본보기를 보인 후 일을 시키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 사람은 스스로 움직인다”
현재 존재하는 대부분의 회사는 군대와 같은 피라미드형 조직이다. 회사의 경영 자원 중 제일 중요하다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리고 대단한 리더십을 갖춘 인재가 아니면 많은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 리더십은 조직의 영원한 숙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6.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
‘잘나가는 사람’은 모든 것에서 배울 수 있다. 연수나 강의뿐만 아니라 별 생각 없는 평상시 대화에서도 배우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백화점에 쇼핑을 가서도 공부할 내용이 있다. 상품 진열, 종업원 대응, 트렌드 연구 등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호텔이나 여관에 가도 접객 서비스 등 분명 무언가 하나는 공부가 된다. 전철을 탔을 때도 주위 사람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와 참고가 되는 경우가 있다.
요컨대 멍하니 있지 말고 문제의식을 갖도록 하자.
잘 봤는가.

그럼 이 책은 다 읽은 셈이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 다 잘해서 잘 살아보자는데...

이 책은 일본 번역서의 특징이 아주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본 책의 특징은 대부분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다. '서른살에 꼭 해야 하는 몇 가지'나 '1일 3분으로 뭐가 될 수 있다'거나 '365일만 뭐 하면 뭐 할 수 있다'는 식이다. 내용은 경험 반, 어디서 주워 들은 거 반이며 세목은 아주 잘게 쪼개져 편안한 블로그 글 모음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게다가 내용은 거의 명언집 수준이다. 몇 번을 다시 쓴 흔적이 남아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수치나 좀더 세밀한 수행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이런 책을 만나면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 나로서도 '화가 난다'. 보통 별점은 후하게 줘봤자 2개 이상 주기 힘들다.

하지만 책을 덮고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야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왔고 책 내용에 대해 절감하고 일부는 실천하고 있고 일부는 실천하고 싶은 항목들이다. 구태어 모든 것을 다 수행할 수도 수행할 필요도 없지만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어떤 항목이든 필요하다.

그래, 이건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꾼의 표준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업들에게 환영 받는다. 기업 CEO가 직원들을 피도 눈물도 없는 경쟁의 구렁텅이에 집어 넣으며 그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매뉴얼인 양 던져주는 책이다. 또는 이미 산업 역군이란 소리를 들어가며 고생해온 선배로서는 지금의 나약해 빠지고 자기밖에 모르고 협업이나 복종심, 충성심이나 애사심 따윈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만한 후배에게 마치 생존법을 알려주는 양 찔러 주는 책이다.

또는 갓 입사한 신입 사원에게 구구절절 잔소리 하기 싫어서 대충 집어서 책상위에 올려놓고 "도움이 될거야" 따위의 작은 포스트잇 하나 붙여놓으면 딱인 책이다.

그래서 솔직히 실용점수가 높은 책이다. 산업사회의 모든 잔재와 사회에서 살아남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꾸역꾸역, 하지만 대충 짜깁기 해 넣었다. 그래서 의미 있는 책이다. 그런 의미로는 별 4개 정도는 주어도 된다. 이는 마치 '시크릿'이 사람들에게 주었던 이상야릇한 극단적 평가와 같은 기분이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가 잔소리 같아서 뿌리치고 싶다랄까.

당신은 세속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책의 마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었으면 산업사회에 제발 남아 있길 바란다. 지식사회, 창의력 사회에 불필요한 항목이 절반이 넘기 때문이다.

'책으로 읽는 잔소리' 어떤가, 땡기지 않나?

덧,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 책보다 이 인터뷰 꼭지 하나가 더 내 생각과 가깝다. 산업사회에서 충성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기사 하나 첨부한다.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11 21:44 2009/03/11 21:44
이 뉴스를 보았다.

프로골퍼 김초롱, 언론사에 10억 손배소 제기[뉴시스]

그리고 문제가 된 기사를 찾아보았다. 내용에는 J모 언론사라고 나와 있는데 뭐 제목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선 'J모'라고 이니셜 처리할 것까지야... --;

김초롱? NO, 크리스티나 김! 씁쓸한 아메리칸 걸의 변심[중앙 SUNDAY]

아마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이 '쌤통이다'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문제가 된 기사도 보아 하니 다분히 기자 개인의 느낌과 평가가 주를 이루는 '기자수첩' 느낌이다. 그러니 더욱 또 기자를 욕할 것이다.

아마 나중에 다뤄지겠지만 '팩트'가 틀렸냐 그리고 틀렸다면 '의도적으로' 틀리게 썼느냐가 논점이 될 것이다. 내용으로 봐서는 팩트가 틀리지 않았을 경우 기자의 김초롱에 대한 다분히 악의적이지만 그렇다고 정황상 완전히 부정하기 힘든 평가가 담겨 있다. 이 평가가 오히려 김초롱에게는 더 마음 상하는 부분이 될 것이다.

김초롱 외에도 송일국은 기자 폭행사건과 관련해서 최초 보도한 기자에게 5억, 언론사에게 15억, 합해서 20억원의 손배소를 진행중이고 현직판사 역시 명예가 훼손됐다며 언론사를 상대로 2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노현정-정대선 부부의 이혼설을 보도한 언론사 역시 5억원의 손배소를 당했다가 노 측이 소를 취하하면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 BBK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도 소송이 있었는데 결과는 언론사의 패소였다. 배상 금액은 최초 제기시의 금액보다 낮춰졌지만 일단 패소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할 사건이다.

언뜻 보면 이 사건들이 서로 닮았다. 언론사와 보도 대상자 사이의 긴장 관계 때문이다. 이 긴장관계를 팽팽하게 당긴 것은 언론사이고 다시 반대쪽에서 되당기는 행위가 바로 '손해배상소송'이라는 추가 되는 셈이다.

대부분은 중간에서 절충안을 찾기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 정부 국정홍보처 등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다가 정치적인 부담감으로 소를 취하하는 경우도 있었고 노현정-정대선 부부처럼 직접 찾아와 죄송하다고 싹싹 비는 언론사를 용서해주어 소를 취하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근데 이 두 사건의 경우는 물론 대부분의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손배소에서 '오보'와 '악의적인 의도'가 버무려져 있음에도 몇 억씩 하는 손해배상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쩌면 김초롱 역시 이런 판례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사라는 조직과 싸우는 입장이라면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소송을 했을 터다. 더구나 기사에 나온 일들이 '오보'가 아니라고 밝혀진다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이 억울했나 보다. 개인이 10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언론사를 상대로 들이밀었으니 말이다.

여기서 상반되는 두 가지를 생각해봐야 할 거 같다.

손배소가 과연 잘못된 언론을 바로 잡는, 또는 자신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가. 언론에 불만이 있으면 거액의 손배소를 들이미는 것이 능사인가.

대부분의 경우 손배소 사건의 경우 타 언론사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리 쉽게 쓰지 못한다. 묻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그 결과를 예단하기도 힘들며 그나마 사건의 시작이 보도된다고 해도 승소하거나 패소하는 것에 대한 보도는 최초 보도와 비중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타 언론사의 잘잘못을 콕 집어서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이러니 손배소 당하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실익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자기 만족에 그친다. 물론 현재 상태의 종이나 방송이라면 언론중재위원회의 반론보도 청구나 정정보도 청구가 받아진다고 해도 뒷북인 것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런 개인 차원의 손배소가 적절하게 언론사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조직보다 취약한 대 언론 항거의 수단으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수단이란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를 받지도 않고 건너 띄어 직접 언론사를 압박하거나 오히려 개별 언론사보다 강한 권력을 지닌 권력 기관의 거액의 손배소가 빈번하게 이어질 경우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의혹보도라든가 급박한 상황에서 정황만으로 유추가 가능할 경우라든가, 적어도 기자와 언론사의 주관적인 평가나 해석까지 손배소의 대상에 들어가느냐는 정말 별개로 다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물질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작은 언론사, 권력과의 대립각이 서 있는 언론사, 의혹제기를 주로 하는 언론사, 사회적 네트워크가 취약한 언론사가 오히려 이런 무시무시한 액수의 손배소에 굴복할 수도 있다.(쉽게 말하면 재벌이 100억짜리 소송 한 번 걸면 우리나라 언론사 95%는 손도 못쓰고 문 닫을 수도 있다)

이는 법적인 취약성을 안고 불안한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들에게도 심각한 내용이 될 수 있다.

물론 어떤 논란이든 해결의 실마리는 늘 '팩트(fact, 사실)'여부다.

진중권 교수가 말하듯 정권을 비롯하여 우리가 언급하는 모든 대상들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길은 유연한 표현과 은유적인 비유일 수도 있다.

어찌됐든 단순히 김초롱 뉴스를 보면서 '쌤통이다'라고 느낄 분들을 위해 그냥 한 번 생각할 꺼리로 이 글을 던져본다.

** 덧, 다 써놓고 보니 횡설수설이군요. 죄송합니다. --; 그럼에도 전 졸려서 이만...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3/11 02:41 2009/03/11 02:41

카테고리

전체 (1951)
News Ring (644)
Column Ring (295)
Ring Idea (1004)
Ring Blog Net (8)
Scrap BOX(blinded) (0)

달력

«   2009/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그만'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 Supported by TNM
Copyright by 그만 [ http://www.ringblog.ne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