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분의 주변은 어떻습니까?
공공연하게 임금 동결을 외치는 회사는 넘쳐나서 일일히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죠.
실제로 광고로 먹고 사는 거의 모든 포털과 미디어 업체들의 공황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죠.
중앙 언론사들은 올해 4, 5명 신입을 뽑았다는 K일보를 제외한 곳에서는 '대학생 기자', '인턴 기자' 등의 이름으로 임시직 기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감원을 앞두고 감봉을 결행하거나 임금 삭감을 넘어서 희망퇴직을 앞둔 언론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광고 물량 급감에 있습니다. 많게는 50% 적게는 2, 30%의 광고물량이 감소되면서 벌어지는 이 위기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점에서 언론사들의 경영을 급격하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광고가 줄면 지면이 줄고 지면이 줄면 노는 기자들이 많아집니다. 당연히 비용을 축소하기 위한 기자들의 권고사직 및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감봉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죠.
물 건너 언론사들의 폐간 소식이 그리 멀리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당장이라도 뭔가 새로운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 몇 년 안에 신문은 모두 폐간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신문사 모두 인터넷과 방송 진출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남의 밥그릇이라도 넘봐야 할 정도가 된 것이랄까요.
광고회사도 힘들어 하긴 마찬가지죠. 광고 대행사나 광고 제작사에서는 이미 희망퇴직을 진행중이며 대형 광고 회사일수록 2, 300명 정도씩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방송사라고 나은 것이 없죠. MBC와 SBS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프로그램은 광고가 팔리지 않아서 아예 프로그램 자체의 존폐 여부가 도마 위에 올라 있고 외주 제작사들의 출연료 및 제작비용 지급이 자꾸 늦어지면서 분란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대형 포털에서 신규 채용은 거의 멈췄거나 교체 정도만 간간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곳마저 직원들의 연봉 인상을 동결하고 조만간 분사 이후 희망 퇴직을 받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입니다. 다른 포털은 몇 달 째 회식비 조차 청구하지 못할 정도의 비용 통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또 다른 포털은 아예 인원 축소를 공공연히 흘리면서 자연 이탈자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하는군요. 물론 신규 채용은 언감생심이죠.
작년에 이어 올해 매우 좋은 경영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오히려 전화위복인) 게임업체들은 알아서 몸 사리기에 들어가면서 직원들의 복지와 임금을 동결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잘 돼도 분위기따라 감량 경영에 들어가는 모습이니 직원들이 그리 기분이 좋진 않겠죠.
은행권은 700명에서 1900명 정도의 구조조정안이 내부적으로 발표되면서 희망퇴직자의 행렬이 다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일부 은행은 임금을 2, 30%씩 일괄적으로 깎아서 '인턴'을 채용한다는데요. 직원들은 아예 정규직원이나 뽑지 일도 제대로 시키지도 못할 인턴을 뽑아서 무엇하냐는 반응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이 인턴들은 길어야 6개월, 짧으면 3개월짜리로 이력서에 줄 하나 넣기 위한 학생들만 고생시키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군요.
은행권은 지금 제 2금융권(저축은행, 투자은행, 증권사)들의 부실이 그대로 전이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부족과 함께 가계 대출 부실까지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을 풀라는 이야기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서 답답해 하고 있다는군요. 이미 부실 대출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데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금융권과의 거래에서 거대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몇몇 은행은 위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IMF 때는 솔직히 사회 진출을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기 때문에 취업에 대한 걱정이 앞섰는데요. 지금은 제 주변에서 실감나는(?) 위기의 징후를 들으면서 소름이 돋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 위의 이야기는 모두 실제 해당 분야 당사자들에게 들은 이야기이니 크게 틀린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확인 취재를 할 여건은 안 되기 때문에 정확한 실명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