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 - 6점
고수유 지음/은행나무

솔직히 말하자. 이 책. 그다지 대단하다거나 통찰력이 느껴진다거나 뭔가 박진감이나 리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덤덤하다. 뭔가를 계속 내놓고 있지만 젓가락이 향할만한 반찬이 없는 진수성찬이랄까.

그래서 이런 책은 내게 별 세 개짜리다. 두 개라고 하기엔 자기 자극을 유도하는 자기계발서로 자격이 충분하고 딱딱하게 요목을 나누어 단타로 이야기하고 마는 백과사전식 이야기보다 맛깔나다. 하지만 네개 이상을 받을만한 감동이나 직관적이고 세상을 꿰뚫는 통찰력이 없다. 적어도 몰입이 제대로 안 된다. 그래서 세 개다.

보통 이런 어정쩡한 책은 아예 소개하지도 않지만 내친김에 이 책과 함께 책을 하나 더 소개하고 싶어졌다. 몇 년 전 친구가 선물을 해서 받아 읽었던 책 하나가 떠올랐다.

빌 게이츠 & 워렌 버핏 성공을 말하다 - 10점
빌 게이츠.워렌 버펫 지음, 김광수 옮김/윌북

정말 친해 보이는 이 둘의 만담이 VHS 비디오테이프와 얇은 책 하나로 구성된 특이한 책이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전형적인 사례다. 둘을 앉혀 놓고 질문을 받아 그 질문에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유쾌한 대담과 답변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그것을 영상으로 담고 그 원문을 책으로 엮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니 이들이 그동안 달라진 것이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내가 아는 한 그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는 순수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현존인물을 등장시키고 그의 인생과 현재 상황을 절묘하게 섞은 팩션이란 장르다. 요즘 유행하는 우화 소설인듯 보인다. 내용이 가볍게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자기계발서의 최근 유행에 부합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다지 몰입할만한 내용이 많지는 않다.

목차만 보면, 이 책에서 워렌 버핏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가 이 땅의 젊은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상상력이 얼마큼 발휘되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1. 자신을 행운아로 생각하라
  2. 정말로 사랑하는 일을 하라
  3. 현명한 동료를 사귀어라
  4. 스스로 판단하고 인내하라
  5.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어라
  6. 베풀며 검소하게 살아라

근데 이게 전부다. 뭐 대단한 내용이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고 보자. 가볍게 자기 비하 상황에 빠져 있다면 조금이라도 감정 이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늘 그렇듯이 책을 볼 때는 늘 이 책에 대해 독설을 뿜어주리라는 생각이 가득하다가도 책을 덮고나서는 잠시 음미하게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책 꽂이에 꽂혀 있던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성공을 말하다> 책을 다시 꺼내 들은 것이다. 두 사람의 농담이 섞인 대화를 읽으면서 오히려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 책에 대한 잔상이 더 남았다. 물론 두 책을 패키지로 읽으라고는 않겠다.

어쨌든 내게 있어서 몰입 요소가 그다지 없다보니 워렌 버핏의 일대기에서 내가 뭔가 건져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나 보다. 더구나 워렌 버핏이 말하는 성공 이야기가 나중에 가서는 <시크릿>류의 '믿어라 믿으면 이뤄진다' 식의 이야기로 흐르자 화가 났던 것이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믿음의 힘'을 작동하는 방법>
1단계. 파동, 주파수에 대한 이해
2단계. 알파파 상태 되기
3단계. 간절하게 초점화하기
4단계.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오감으로 느끼기

좀 어이 없다고나 할까. 워렌 버핏의 강의 내용을 억지로 두 사람의 대화에 끼워넣은 설정이 되어버린 상황에 막장 드라마가 떠올라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책 자체에 대한 실망은 그렇다 쳐도 워렌 버핏의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확인했다는 정도가 소득이라면 소득이랄까. 뭔가 강렬하게 원하고 그 것을 이루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성공이란 행운이 찾아온다는 통속적인 결말에 식상해 할 필요도 없겠다. 자기 계발서의 오래된 바이블 같은 목차니까.

그럼에도 우리에게 늘 필요한 것은 '진리에 대한 끊임 없는 자극과 자기 확신을 위한 책 읽기'임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고마움을 느껴야 할 것 같긴 하다.

호평해줄 수가 없다는 점에서 자신있게 추천해준 은행나무 출판사 관계자에게 살짝 미안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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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23:14 2009/04/10 23:14

제목에 좀 격한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

언론계 은어이지요. 조지고 까고 파헤치고 뒤엎고... 언론이란 것이 원래 특정 기업이 싫다 싶으면 집중포화를 날리면서 이런저런 기사를 시리즈물로 연일 내놓아 결국은 '의제'로 만드는 탁월한 의제설정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한겨레신문의 집중적인 한나라당 반대 목소리라든가, 조선일보의 끈질긴 노무현 죽이기라든가 모두 '팩트에 의한 의제설정'이라고 말을 하지요. 하지만 이 둘은 절대 이런 사안들에 대해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일 그럼에도 '우리는 객관적인 논조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면, 어느 개그맨 말마따나 '그건 딱 니 생각이고'입니다.

기사 하나 소개하려고 서설이 길었네요.

매일경제는 정말 투자자를 보호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솔본의 한 관계자는 "포커스가 인쇄대행 계약을 매일경제가 아닌 다른 언론사로 옮기겠다고 통보한 뒤부터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앞뒤 정황을 따져봤을 때 포커스의 인쇄 대행 계약철회 건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솔본' 일주일 째 비판 왜? [미디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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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09:13 2009/04/10 09:13

한국 이통사는 왜 4G 진출에 머뭇거리나? 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곳은 <포브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3G/3.5G 시장은 이미 고속 인터넷 접속망 수준을 갖췄다고 보고 있고 특히 미국에 비해서는 매우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의 SKT의 경우 3G망을 통해 14.4Mbps의 속도를 내는 데 반해 미국의 버라이존의 3G망은 고작해야 3, 4Mbps 정도라고 합니다. 심지어 최근 와이맥스 상품을 내놓은 클리어와이어 조차 고작 6Mbps의 속도를 보여주고 있으니 한국의 초고속망은 미국의 그것에 비해 훨씬 앞서 있고 속도도 빠른 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 버라이존의 경우 2010년까지 4G 진입을 마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4G망이 본격 도입되면 무선으로 실시간 전략 게임을 할 무선으로 HD 영상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을 정도인 50Mbps(현재 테스트 속도)까지 다운로드 속도를 보여줄 수 있으니 한국보다 무려 3배가 넘는 빠른 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상황이 이런데 미국의 추월을 한국에서는 보고만 있는 것일까요? <포브스>의 질문은 이겁니다만 답이 의외로 시원찮습니다.

4G로 가려면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아직 그 정도의 효용성이 있는지 검증할 단계가 아니므로 적어도 2012년까지는 현재 3G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이야기입니다. 또 지금은 HSDPA와 HSUPA, 그리고 와이브로 웨이브2(37Mbps로 실시간 HD 방송을 전송할 정도의 수준)가 준비되고 있는데 별반 차이도 안 나는 4G에 중복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SKT의 입장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정치적인 고려도 있어야 하므로 단일 사업자의 결정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뉘앙스가 풍기네요.

반면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경우 4G망 기술을 위한 LTE(롱 텀 에볼루션) 기술에 헌신하면서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 진출에 적극적입니다. 와이맥스에 헌신해왔던 노키아마저 LTE는 와이맥스를 누르고 4G 시장을 주름 잡을 것이라고 할 정도네요.

SKT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LTE에 언제 참여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GSM 연합은 아예 대놓고 SKT와 KTF의 LTE 기술 논의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구애의 메시지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무선 속도 충분한 것일까요? 어쩌면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차세대 모바일 웹 안에서 벌어질 VoIP(인터넷 전화)를 통한 공짜 전화, 위피의 쇠퇴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CP들과의 거래에 있어서 주도권 상실을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정치적인 판단이 기사에 뚜렷하게 드러나 있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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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01:34 2009/04/10 01:34

역시 블로깅은 순발력 아니면 차별화다. 유튜브의 결정이 알려지자마자 엄청난 순발력으로 블로거들이 대환영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일부는 약간의 시니컬한 '손해 볼 거 없으니까 그랬겠지'라는 반응을 보여준다.

한국 국가설정시 업로드 기능을 자발적으로 제한합니다 [유튜브 공식 블로그]

4월 9일 하루에 쏟아진 관련 블로그 글만 해도 수십건이 넘고 포털의 펌질까지 합하면 인터넷 통제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으로서 손색이 없다.

하루 방문객 10만명 이상 사이트들에게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강제한 한국의 법을 구글은 보기좋게 비웃으며 거부함과 동시에 오히려 이용자들은 그다지 크게 불편하지 않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대범함을 보여줬다.

여기서 몇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정통망법은 국내 업체만 괴롭히는 법
구글이 대놓고 반항하는데 정부,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강제하는 수단을 확보하고 있는 대통령직속 방송통신위원회로서는 표족한 방법이 없다. 법 자체가 허술했기 때문이다. 본인인증을 강제하는 법은 결국 국내업체를 역차별하는 법이 되고 말았다. 해외 기업은 얼마든지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정부의 엉터리 법적 강제책과 대응을 비웃으며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하지만 구글처럼 국내 업체는 정부와 맞짱을 뜰 수 없다. 서비스가 당장 위태로와지기 때문이다. 검은머리 외국인(외국계 지사)은 국내법을 필요한 부분만 인정하고 인정하기 싫은 것은 영외에서 서비스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국내 업체로서는 그럴 수도 없다. 방법이라고는 해외에서 본사 설립하고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음란물, 도박 사이트 처럼 운영할 수도 있겠으나 이마저도 방송통신윤리위원회에서 정부법에 반항한다는 의미로 유해 매체물로 선정만 하면 국내에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관련 글 : 2009/03/21 아고라 망명 프로젝트?

이래저래 실명제법이란 애초에 국내 업체의 경쟁력만 상실하게 만든 행정편의주의 발상이 만들어낸 세계적인 촌극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일개 외국회사가 한 나라의 정부와 법체계를 보란듯이 비웃어도 그 국민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한국과 중국의 이상한 규제에 대한 구글의 당연한 대응
중국에 대한 구글의 굴욕 사건은 꽤 오래 전부터 구글의 '악이 되지 말자'는 신조가 어떻게 무너지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종종 거론되었다.

2006/06/08 구글닷컴, 중국서 접속 불가 '구글의 굴욕'

사실 국내에서도 유튜브와 관련된 규제에는 반기를 들었지만 검색의 성인인증은 구글코리아가 또 받아들인 상태다.

여기서 유튜브의 업로드와 댓글 기능은 사용자의 직접 입력에 의한 정보가 남게 되고 이런 자료가 결국 직접적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성인인증은 청소년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하지만 일단 실명제를 받아들이면 정부와의 마찰이 반드시 생기게 될 것을 예상한 비즈니스 담당자라면 유튜브의 이번과 같은 결정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명분을 떠나서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이버모욕제니 임시차단조치니 따위를 들이대면 기계의 판단에 의존하는 구글로서는 그게 다 '비용'이다. 더구나 압수수색 따위의 어처구니 없는 수사 기법을 동원하려는 정부와 본사에 서버가 있어서 압수수색하려면 미국으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해야 하는 구글 입장에서는 참 오묘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유튜브는 현재 어차피 서버가 미국에 있는데다 실명인증을 하려면 그리드컴퓨팅으로 전세계에 캐시서버 외에는 따로 서버를 분배하지 않는 단일 시스템의 구글로서는 실명인증 시스템을 연동시키는 것 자체가 '정말 비용대비 효용성 없는 잡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아직 유튜브는 비즈니스로서의 궤도에 오르지도 않았고 광고 사업 역시 동영상 애드워즈와 애드센스는 해외에서 서비스가 적용되어도 하등 상관이 없으니 한국 지역 설정이라는 기능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DNS 차원에서 구글 유튜브 도메인을 차단하면 모를까 유튜브 비즈니스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국내 언론사 및 영화사, 방송사와의 계약관계는 다시 검토가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는 국적 서비스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이들 파트너사와 계약 변경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로 포지셔닝 하면 끝이다.

비즈니스 전략상 유튜브로서는 당연히 실명제를 받아들일 필요도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명분으로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표현의 자유'를 전면에 내세운 것 뿐이다.

한국 시장이 작아서라거나 한국 인터넷 시장이 성장 매력도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풀이는 그다지 신빙성 높은 분석은 아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로만 보면 한국 시장은 인구대비 시장성이 가장 큰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이래저래 충돌하는 인터넷, 정부의 이해도가 너무 낮다
정부나 정치권은 인터넷을 지나치게 미디어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인터넷은 개방형 플랫폼이며 그 안에 오픈마켓은 물론 은행, 증권, 미디어, 포털, 검색, 채팅, 블로그, 커뮤니티 등 다양한 기능들이 돌아갈 수 있는 전세계 통신망이라고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인터넷은 원래부터 정확하게 짜여진 폐쇄망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하면서도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사업군을 포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거의 모든 통신망이 인터넷으로 모여서 섞이고 융합되고 있으니 인터넷은 이제 전세계의 인프라로 봐야 한다. 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일부 부정적인 요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지나치게 구식 언론인들의 볼멘소리만 들었는지 '미디어 영향력'에만 집착하고 '역기능 차단'에만 몰입하다 보니 중구난방 제멋대로 규제만 남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실명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만능키' 주민등록번호의 무분별한 사용을 정부가 실명 인증 방법으로 사용토록 하고 반대로 민간 기업들에게 보안에 대한 요구사항을 더 높이라고 요구하는 2중 규제를 보란듯이 내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유저들의 글을 100% 모니터링 하면서 마음대로 삭제하고 차단하라고 하고 있으니 정부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민간 업자들에게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이 자조적으로 "우리가 쁘락치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4월 9일 구글에만 관심이 쏠려 있지만 사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인터넷 기업의 입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요약하자면, 정부와 수사기관은 민간 기업들에게 사용자의 모든 움직임(심지어 GPS 정보까지)을 저장하고 기록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요청하면 내놓으라고 뻔뻔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수시로 국민들 뒷조사에 포털들이 알아서 정보를 갖다 바치고 알아서 껄끄러운 게시물은 차단시키고 삭제하는 마당에 이 법은 더 황당하다.

심지어 국민들을 감시하는 장비를 살 때 정부가 돈 좀 보태줄테니 운영하는 비용은 알아서 처리하라고 요구한다. 정부가 민간기업에게 자기 비용으로 국민들을 도감청 하고 있다가 자료를 편하게 받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장비를 사고 운영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할 수 없게 의무화하고 처벌규정까지 두는 전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이글아이'법안인 셈이다.

최근 있었던 저작권법 개정으로 인해 정부가 맘에 들지 않는 게시판 서비스를 어느 때라도 마음대로 중단시킬 수 있는 권한까지 쥐게 됐으니 이제 한국의 인터넷이 이제 거대한 정부용 인트라넷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을 쥐어짜낸다고 해서 과연 국민들이 행복해지고 경제가 회생되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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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00:34 2009/04/1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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