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내 친구들이나 내가 존경해마지 않는 선배, 그리고 정말 영특하다고 생각하는 후배들까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인터넷이 문제야"
문제긴 문제다. 사실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그게 왜 문제인지, 그리고 그 문제는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과 해석의 차이가 정책의 차이로 나타난다.
세 가지 기사를 소개한다.
[단독] 구글 1주일째 인터넷 실명제 ‘불복종’ [한겨레]
촛불로 인터넷 내역 자료 제출 '급증' [아이뉴스24]
‘인터넷서 2차전’ 이종걸 의원 “비판글 왜 지우나” [한겨레]
이 기사들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면 일단 '인터넷은 통제 대상인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당연하지 않냐고 눈을 동그랗게 떠줄 것이다.
그럼 여기서 다시 질문을 한다. '인터넷을 통제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어차피 인간 세계가 그다지 따뜻하지도,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더러운 구석의 쓰레기를 보고 애써 외면하고 코를 막고 얼른 지나간다. 그때 우리의 '순결주의자'들이 등장한다. 정의의 사도들이다.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자'라며 쓰레기를 버린 사람을 색출해서 팔목을 자르겠다고 선언한다. 쓰레기를 함께 치우자는 캠페인을 하느니 본보기로 팔뚝을 잘라 사대문에 걸어 놓으면 누가 그 쓰레기를 버리겠냐고 말한다.
이쯤 되면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쓰레기 버린 사람을 색출해 팔목 자르기가 핵심 이유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조금은 지겹게 이 문제에 천착해왔지만 이제는 손을 좀 놓아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위대한 가방모찌 출신의 아저씨가 푸른지붕 아래 계시기 때문이다. 내가 먹을 만두는 건드리지 말라고 방점을 찍어둔 로고를 사용하는 당이 지배하는 세상이니까.
인터넷 실명제가 가져다줄 것은 '인터넷 정화'가 아니라 우리들의 잘려진 팔뚝임을 아직도 모르고 남의 팔뚝에 선을 긋고 계시는 멋진 분들의 도움으로 우리의 인터넷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게 잘려진 팔뚝의 세상이 되었다.
이제 당신들의 인터넷이다. 당신들의 아름다운 인터넷에서 내가 팔뚝에서 뿜어 나오는 핏물을 보며 절규해본들 누구 하나 나에게 관심이라도 줄 것인가. 미네르바에 대해 기억하고 있기나 한가?
이쯤에서 예전에 추천했던 책을 다시 추천들어간다. 반드시 읽어두도록. 왜 인터넷은 신성불가침 지역이 될 수 없는지를 말해주고 이미 그렇게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인터넷의 비운을 격렬하게 이야기한 책이다.
2007/04/11 [책] 인터넷 권력전쟁
그리고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 지겹도록 이야기 한 실명제 이야기와 우리의 말할 권리, 그리고 통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곁가지로 링크 건다.
2009/03/17 아고라 3인의 '여론조작'
2009/02/17 검찰, 신동아 오보는 수사할 계획이 없나?
2009/01/22 검찰 '미네르바는 영향력을 가진 언론'
2009/01/17 단지 블로거일 뿐이고...[미디어 2.0 선언]
2008/09/09 '과다 정보 저장'이 개인정보 침해 주범
2008/09/04 레진 사태, 전선을 분명히 하자
2008/07/22 블로그 인용권과 실명제 관한 글
2008/06/25 한국 인터넷 후퇴시키는 요인 10
2008/06/20 포털 전방위 압박중
2008/06/19 더러운 실명제 논란... 또 시작하나?
2008/05/01 개인정보 유출, 원인은 과도한 실명제?
2008/04/22 해킹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사회
**덧, 4월 9일 저녁 때쯤 긴 글을 쓰겠지만..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한국어 서비스에서 업로드와 댓글 기능을 폐쇄시키며 한국 정부의 제한적본인확인제(라고 읽고 바보 실명제라고 읽는다)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브라보 구글! 그러나 민망하잖아. 구글에게 발리는 대한민국이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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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기업 구글은 왜 한국정부에 불복할까?
Tracked from 호모 미디어쿠스 삭제한겨레 단독보도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지난 2006년 12월부터 하루 평균방문자수가 10만명 이상인 인터넷포털사이트와 언론사닷컴 등의 게시판에 이용자가 글을 올리기위해선 서비스 사업자가 실시하는 본인 확인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한겨례 기사 보기 - [단독] 구글 1주일째 인터넷 실명제 ‘불복종’ 세계적인 인터넷서비스 기업인 구글에서 운영하는 한국 유튜브(kr.youtube.com)는 지난 4월 1일부터 인터넷 본인확인제(실명제) 적..
2009/04/08 10:24 -
구글 유튜브, 한국어 서비스 포기결정
Tracked from 호모 미디어쿠스 삭제침묵하던 구글이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도입하느니 차라리 한국시장을 포기한거죠. 유튜브 한국사이트에 영상물이나 댓글 등의 게시물을 올릴 수 없도록 한다는 정책을 밝혔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유튜브는 볼 수만 있는 반쪽 서비스가 된거죠. 4월 9일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구글은 "평소 저희가 일하는 모든 분야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우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더 많은 정보를 갖는다는 것은 더 많은 선택과 더 많은 자..
2009/04/09 11:00 -
구글에서 KBS나 동아일보도 이용 못 할까?
Tracked from ▒ 인터넷별장통신 삭제KBS와 동아일보의 동아방송은 어떻게 하라고? 구글이 한국에서 한글을 이용해 동영상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이는 세계에서 유래없는 조치이고 한국인이라면 자유가 제한된 몰모트가 돼 가는 걸 창피한 줄 알아야 하는 조치이다. 자, 그럼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게 있다. 지금 미디어악법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며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뉴스를 내 보내며 테스트 하고 있는 동아일보의 동아방송이나 KBS의 국제방송 등 몇몇 기관단체 및 기업들은..
2009/04/09 17:05 -
구글의 유튜브 실명제 거부 방침을 환영한다
Tracked from Cyber is.. 삭제구글이 한국 정부가 강요해온 유튜브 실명제 도입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한국에서 유튜브 실명제가 적용되는가의 여부를 놓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었는데, 고심하던 구글이 마침내 "익명성이 표현의 자유에서 중요한 권리"라며 입장을 밝힌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우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정보를 갖는다는 것은 더 많은 선택과, 더 많은 자유와, 궁극적으로 더 많은 힘을...
2009/04/09 21:02 -
구글과 함께 쥐망나니의 인터넷실명제에 침을 뱉자!!
Tracked from Green Monkey Blog** 삭제구글과 함께 쥐망나니의 인터넷실명제에 침을 뱉자!! 인터넷-IT강국 코리아의 세계적 개망신, 인터넷-블로그는 쥐뿔도 모른다!! 어제(8일) 도서관에서 밤 9시쯤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노트북을 켜고, 올블에서 'Breeze'님의 "국제적 망신살 뻗친 인터넷실명제"란 게시글과 한겨레가 단독보도한 "구글 1주일째 인터넷실명제 '불복종'"이란 기사를 접하고 저 깊은 곳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수치심 때문에 뭔가 쏟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러지..
2009/04/09 22:05 -
유튜브(Youtube), 한국 국가설정시 업로드 제한, 그에서 파생될 수 있는 일들.
Tracked from Pig-Min : Post Indie Gaming 삭제한국 정부는 유튜브(Youtube)에 대한 '실명 인증'을 시작하겠다고 했고, Pig-Min에서는 "게임위, [부족전쟁] 블록이 가져올 수 있는 참사"라는 글에서 해당 상황을 인용한바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막아버리면 해외 인터넷에서 '한글과 한국어가 말살당할 수 있다'는 얘기였죠. 구글 코리아의 경우 한국에도 지사가 있으니, [부족전쟁]과 달리 한국법을 준수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구글과 유튜브가 제시한 선택지는 완전히 달랐으니,...
2009/04/10 10:16 -
구글 유튜브의 '반항'에 대한 그만의 단상
Tracked from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삭제역시 블로깅은 순발력 아니면 차별화다. 유튜브의 결정이 알려지자마자 엄청난 순발력으로 블로거들이 대환영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일부는 약간의 시니컬한 '손해 볼 거 없으니까 그랬겠지'라는 반응을 보여준다.한국 국가설정시 업로드 기능을 자발적으로 제한합니다 [유튜브 공식 블로그]4월 9일 하루에 쏟아진 관련 블로그 글만 해도 수십건이 넘고 포털의 펌질까지 합하면 인터넷 통제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으로서 손색이 없다.하루 방문객 10만명 이상 사이트들에...
2009/04/10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