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8'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4/08 잘코사니 사회 12
  2. 2009/04/08 당신들의 인터넷 13

잘코사니 사회

Column Ring 2009/04/08 17:06 Posted by 그만
'잘코사니'라는 말을 아십니까?

오늘 저도 이 말을 처음 봤네요. 써보지도 못했구요. 오늘 회사 동료와 메신저를 하다가 이 말이 툭 튀어나왔거든요. 사실은 '잘꼬사니'라고 했는데 본디말은 '잘코사니'가 맞습니다.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지요.

잘코사니
[Ⅰ][명사]고소하게 여겨지는 일. 주로 미운 사람이 불행을 당한 경우에 하는 말이다.
[Ⅱ][감탄사]미운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에 내는 소리.
아, '쌤통이다', '고소하다', '잘 됐네' 따위의 말과 뜻이 통하는 우리말이죠.

요즘 드는 생각이 딱 이겁니다. 진보고 보수고, IT고 스포츠고, 정치판이든 미디어판이든 특정한 사건이나 논란 하나 터지면 당사자들끼리의 싸움과는 별도로 반대편의 비아냥과 이죽거리기가 넘실대니까요.

예를 멀리 댈 필요도 없습니다. 강호순의 얼굴을 공개하고 미네르바의 실명 이름을 버젓이 등장시키고 신정아의 누드 사진을 게재하던 언론이 오히려 자신들의 이야기가 논란거리로 떠오르자 꿀먹은 벙어리 처럼 입을 다물고 '익명'처리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걸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더 가관이군요. 일단 이런 일로 곤혹스러워하는 언론사를 상대로 삿대질하며 '잘코사니'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그 언론사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과문 발표와 비리와 관련된 수없이 많은 기사를 쏟아내며 공개적으로 '잘코사니'하고 있죠. 반대편 언론사는 또 엉뚱하게 경제가 곧 망할 거라며 현 정부에게 '잘코사니'라며 혀를 차고 있네요.

왜들 이러죠? 블로거들은 블로거들끼리 글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내 이럴줄 알았지' 따위의 댓글을 달면서 서로 상처내고 할퀴네요.

남이 잘 나갈 때 박수 쳐주고 혼란스러워할 때 격려해주고 힘들어 할 때 위로 한마디 해주는 게 사람된 도리일텐데요. 어찌 이렇게 삭막해지기만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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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4/08 17:06 2009/04/08 17:06

당신들의 인터넷

Ring Idea 2009/04/08 09:24 Posted by 그만

친한 내 친구들이나 내가 존경해마지 않는 선배, 그리고 정말 영특하다고 생각하는 후배들까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인터넷이 문제야"

문제긴 문제다. 사실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그게 왜 문제인지, 그리고 그 문제는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과 해석의 차이가 정책의 차이로 나타난다.

세 가지 기사를 소개한다.

[단독] 구글 1주일째 인터넷 실명제 ‘불복종’ [한겨레]

촛불로 인터넷 내역 자료 제출 '급증' [아이뉴스24]

  ‘인터넷서 2차전’ 이종걸 의원 “비판글 왜 지우나” [한겨레]

이 기사들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면 일단 '인터넷은 통제 대상인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당연하지 않냐고 눈을 동그랗게 떠줄 것이다.

그럼 여기서 다시 질문을 한다. '인터넷을 통제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어차피 인간 세계가 그다지 따뜻하지도,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더러운 구석의 쓰레기를 보고 애써 외면하고 코를 막고 얼른 지나간다. 그때 우리의 '순결주의자'들이 등장한다. 정의의 사도들이다.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자'라며 쓰레기를 버린 사람을 색출해서 팔목을 자르겠다고 선언한다. 쓰레기를 함께 치우자는 캠페인을 하느니 본보기로 팔뚝을 잘라 사대문에 걸어 놓으면 누가 그 쓰레기를 버리겠냐고 말한다.

이쯤 되면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쓰레기 버린 사람을 색출해 팔목 자르기가 핵심 이유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조금은 지겹게 이 문제에 천착해왔지만 이제는 손을 좀 놓아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위대한 가방모찌 출신의 아저씨가 푸른지붕 아래 계시기 때문이다. 내가 먹을 만두는 건드리지 말라고 방점을 찍어둔 로고를 사용하는 당이 지배하는 세상이니까.

인터넷 실명제가 가져다줄 것은 '인터넷 정화'가 아니라 우리들의 잘려진 팔뚝임을 아직도 모르고 남의 팔뚝에 선을 긋고 계시는 멋진 분들의 도움으로 우리의 인터넷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게 잘려진 팔뚝의 세상이 되었다.

이제 당신들의 인터넷이다. 당신들의 아름다운 인터넷에서 내가 팔뚝에서 뿜어 나오는 핏물을 보며 절규해본들 누구 하나 나에게 관심이라도 줄 것인가. 미네르바에 대해 기억하고 있기나 한가?

이쯤에서 예전에 추천했던 책을 다시 추천들어간다. 반드시 읽어두도록. 왜 인터넷은 신성불가침 지역이 될 수 없는지를 말해주고 이미 그렇게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인터넷의 비운을 격렬하게 이야기한 책이다.

2007/04/11 [책] 인터넷 권력전쟁

그리고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 지겹도록 이야기 한 실명제 이야기와 우리의 말할 권리, 그리고 통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곁가지로 링크 건다.

2009/03/17 아고라 3인의 '여론조작'
2009/02/17 검찰, 신동아 오보는 수사할 계획이 없나?
2009/01/22 검찰 '미네르바는 영향력을 가진 언론'
2009/01/17 단지 블로거일 뿐이고...[미디어 2.0 선언]
2008/09/09 '과다 정보 저장'이 개인정보 침해 주범
2008/09/04 레진 사태, 전선을 분명히 하자
2008/07/22 블로그 인용권과 실명제 관한 글
2008/06/25 한국 인터넷 후퇴시키는 요인 10
2008/06/20 포털 전방위 압박중
2008/06/19 더러운 실명제 논란... 또 시작하나?
2008/05/01 개인정보 유출, 원인은 과도한 실명제?
2008/04/22 해킹한 개인정보가 거래되는 사회

**덧, 4월 9일 저녁 때쯤 긴 글을 쓰겠지만..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한국어 서비스에서 업로드와 댓글 기능을 폐쇄시키며 한국 정부의 제한적본인확인제(라고 읽고 바보 실명제라고 읽는다)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브라보 구글! 그러나 민망하잖아. 구글에게 발리는 대한민국이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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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8 09:24 2009/04/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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