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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7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3
  2. 2009/04/07 [책] 핑크머니 경제학의 교훈 '편견만 버리면 된다' 2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Ring Idea 2009/04/07 01:16 Posted by 그만
이종걸 의원의 국회에서 한 발언이 화제다. 아니, 그 발언과 함께 여기저기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언론사가 화제다.

고재열 기자가 말한 것 처럼, 익명으로 숨을 수 없는 나 역시 면책 특권이 없으므로 가타부타 말하지 않겠다. 타 언론사가 이종걸 의원의 국회 발언을 있는 그대로 취하여 실명을 기록한 것은 형법에 의해 면책된다고,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변호사인 이종걸 의원이 기자들에게 알려줘도 기자들도 '두려워 못 쓰니' 뭐 나는 더 짜증나게 두렵다.

하지만....

벌거벗은 임금님은 벌거벗은 거 맞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맞다. 아니 사람들은 누군가 알고 있고 들은 바 있고 봤던 이야기를 반드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환상이든 진실이든 사실이든 왜곡된 기억이건 간에 말이다.

이건 욕망 같은 거다. 말하고 싶다는 욕망, 표현 욕구가 그것이다. 이런 걸 함부로 막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라는 것이다.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파헤쳐 불빛을 들이밀어야 할 언론사가 환한 대낮에 손으로 해를 가리려는 모양새가 영 껄끄럽다.

은근 이 경우가 어디까지 번질지 궁금해진다. 경찰은 도대체 왜 이렇게 미적거리는 걸까? 리스트 수사만 한달이 넘고 있다. 이렇게저렇게 짜맞출 시나리오가 잘 안 나오나? 그럼 그냥 포기하고 검찰로 이송하든가... 쯧.. 그렇게 상상력이 부족해서야.. 어디.. --;

(걱정마시길^^; 이 내용은 알아서 사적으로 기록하고 있음. 언론사적인 의미도 있을 뿐더러 언론사가 사회적인 사건에 연류되었을 때의 사례이기도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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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01:16 2009/04/07 01:16
핑크머니 경제학 - 10점
이리에 아쓰히코 지음, 김정환 옮김/스펙트럼북스

이성애자에게 '동성애'는 분명 낯설다. 낯설다의 의미를 넘어서 '혐오'와 심지어 '증오'의 대상이기까지 하다. 적어도 '동성애'는 비정상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과연 그런 비정상을 두고 볼 것인가. 누구는 타부시하고 누구는 포용한다. 타부시하는 곳은 기회를 잃을 것이고 포용하는 곳이 부와 핑크머니를 쥐게 될 것이다. 이 짧은 메시지를 위해 영국의 근대사를 읊고 엄청난 숫자를 동원했으며 영국의 수없이 많은 게이 지도층 인사들의 이름을 거명해야 했다. 그만큼 설득이 힘들다고 느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저자가 스스로 이야기하듯 사람들은 숫자를 믿으니 숫자를 들이댈 수밖에. 더구나 그 숫자는 무려 180조원이라는데, 이 정도면 오래되고 진부한, 어찌보면 현대 사회에서 병이라고 인정되지도 않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대가로는 꽤 괜찮지 않냐고 저자는 말한다.

상류 계층이든 노동자 계급이든 동성애자 인구는 6퍼센트다. 대부분의 게이는 게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게이로 태어난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게이다. 때때로 인종이나 나라에 따라 그들의 비율이 조금은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커밍아웃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어 있느냐, 혹은 사회의 이해와 인지도가 발전해 있느냐에 따른 표면적인 오차에 불과하다. ...(중략)...건전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가축이나 애완동물 등은 역시 6퍼센트 전후의 비율로 동성애적인 성향을 보이는 개체가 있다고 한다.
<핑크머니 경제학> 이리에 아쓰히코, 스펙트럼북스, 265p

지난 주 아르고나인 출판사 사장님을 만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꼭 리뷰를 써주셔야 해요'라며 건낸 책을 받아들었다. 막상 남이 추천하는 책이라면 무조건 받아들고 읽고 보는 나라지만 받아든 책의 색깔하며 표지에 있는 몇 가지 문구가 뭔가 심상치 않다 싶었다.

사장님은 다시 "게이와 관련된 책이에요. 리뷰를 부탁하기 좀 힘든 책이죠. 근데 읽고나면 생각이 달라질거에요"라고 말하며 거듭 리뷰를 부탁했다.

지금 책을 다 읽고 보니 그의 제안은 꽤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다량의 지식이나 인생살이에 대한 따뜻한 지혜를 독자에게 전파할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다.사회적 편견을 무너뜨리기 위한 게이들의 투쟁을 눈물겹게 묘사하지도 않았으며 게이에 대한 핍박과 저주, 심지어 게이에 대한 테러에 초점을 맞춰 스스로를 불쌍하게 포지셔닝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게이가 현재 늙어가고 있는 영국을 다시 부흥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게이들의 취향에 복종하거나 게이들의 느끼는 코드를 심어놓는 상품이야 말로 놀라운 핑크머니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부축인다. 심지어 게이에게 '호모'라는 비하하는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큰 기회와 사회적 가치를 상실하게 할 것인지 매우 고압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위에서 아래로, 그것도 사선으로 내려보며 말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 전체에 흐르고 있는 '게이 코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에서 중요한 가치를 뽑을 때 나라면 '게이에게 잘 보여라', 또는 '핑크머니를 우리도 쥐어보자' 따위의 이야기보다는 '편견으로 인한 시장 가치 소멸'을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순히 동성애자 뿐만 아니라 온갖 말도 안 되는 차별을 받고 있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전 인구의 6퍼센트. 장애인이라서, 또는 특정 지역 출신이라서, 또는 누구누구의 자식이라서, 여자라서, 무슨 학교 출신이라서 받고 있는 우리의 소수적 핍박에 우리는 스스로 당당한지 되물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적 가치를 소멸시키는 이러한 온갖 종류의 편견과 차별을 하나씩 없애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핑크머니는 물론, 블루머니, 화이트머니, 레드머니를 쥘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스스로에게 자신과 남에게 어떤 편견을 갖고 있는지를 되물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그 편견이 없어질 경우 우리가 얻을 것과 잃을 것을 저울질 해보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잃을 것이 더 많다는 것 자체가 편견임을 인식한 채 저울질을 해보자.

꽤 오래 전에 쓴 글이라서 아예 자펌 해온다.

성 소수자와 언론인
앞의 이야기와 좀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성 소수자와 언론인은 어떨까요? 과연 우리나라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얼마나 있을까요? 마치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관심과 배려' 정도가 전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장애인 기자가 많지 않기(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체감하지 못하는 기사는 생명력과 설득력을 잃습니다.

블로그를 체험하지 못한 기자가 블로그와 웹 2.0을 논하려고 하니까 맨날 허벅지 벅벅 긁는 소리 하는 것이랑 똑같죠.

미국에 이런 단체가 있습니다. NLGJA(National Lesbian and Gay Journalists Assosiation), 우리말로 굳이 바꾸자면 '전국동성애언론인협회' 정도 될까요?

임원진의 면면을 보니 굴지의 언론사에 포함돼 있는 이들이 많군요. 이 가운데 임원진 소개 코너를 보니 제 눈에 띄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Ina Fried
NLGJA National Vice President for Print and New Media
CNET News.com
ina@nlgjaleaders.org
(2006-2008)






소 속이 그만이 다녔던 한국지사의 본사인 CNET News.com이라서 이 사람의 이름은 매우 낯익습니다. 2002년부터 제가 이 사람의 글을 주로 번역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죠. 몇 번 메일도 주고 받았지만 이 사람의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이력은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이나 프라이드(프리트)' 정도로 읽는 이 사람의 이름은 원래 '이안 프라이드(Ian Fried, 독일식 발음은 프리트)'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Ian이 Ina로 바뀌어서 기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이 사람이 자기 이름을 잘못 적어서 기사를 송고했거나 새로운 여자 기자가 들어와서 비슷한 이름끼리(혹시 남매?) 같은 분야를 취재하나 보다 했죠.

그런데 얼마 후 CNET 사내보 격인 메일이 왔는데 이 사람의 근황이 소개돼 있더군요. '드디어 성 전환을 했으며(커밍아웃과 함께 성 전환을 했다고 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이름을 바꿨다.'는 식이었으며 CNET 내부에서는 자연스럽게 한 사원의 근황 정도로 가볍게 다루더군요.

이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 대형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소식을 발빠르게 전해주고 각종 특종을 만들어내는 전문기자죠.

만일 국내 기자 사회, 언론 조직 내부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성 소수자 곁에서 친구가 되어보지 못한 기자, 인권침해를 당해보지 않은 기자, 저작권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기자, IT 기술을 체험해보지 않은 기자, 민주화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해보지 않은 기자.. 그런 기자들이 이 땅의 주류 언론인으로 '민주화는 자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 그럼 모든 기자가 모든 체험을 해야 하냐?는 식으로 괜한 딴지 걸지 마시길.. 제발.. 유치하게.. 알겠죠?

2007/01/03 골프와 기자, 성 소수자와 언론

** 요즘 제가 책 이야기를 많이 하죠? ^^; 정신도 산만하고 블로깅에 대한 뭔가 돌파구를 마련할 겸 머리를 좀더 식히기 위해 자극을 주는 책을 일부러 찾아 읽고 있습니다. 혹시 괜찮은 책 있으면 소개시켜주세요~ 당분간 책 이야기를 좀 많이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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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00:07 2009/04/0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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