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데스크] UCC는 불법복제 온상?
http://www.chosun.com/editorials/news/200610/200610230486.html
뜬금없이 우리나라 UCC는 UCC가 아니라는 생뚱맞은 위의 기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블로그스피어에서 펌질에 대한 옹호를 찾아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약간은 다른 그만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건드려볼까 한다.
불펌은 정말 나쁜 짓. 펌질 모두가 나쁜가?
불법으로 퍼 담는 행위, 즉 불펌은 선악으로 구분하면 악(惡)이며 불법이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불법일까?
현재 온라인에서 저작권을 갖고 있는 콘텐츠를 동의나 정당한 대가 없이 남에게 공개하거나 전시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그런데 이 '동의'라는 부분에서 약간 걸린다. 누구에게 동의를 구하란 말인가. 누가 원작자인가. 원작자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정말 동의를 받고 싶으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쩌란 말인가. 간단하다 퍼담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CC를 통해 자신의 저작권 범위를 밝힌 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까. 그만은 저작권 범위를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를 따른다고 했는데 이는 저작자를 표시하고 비영리일 경우 사용하며 내용의 변경은 허락하지 않는 한도에서 마음껏 이용하라는 표시다. 그만 스스로가 펌질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을 보면 개인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저작권 위반이라 보지만 '허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문들 스스로 개인적인 펌질에 대해서는 손 놓겠다는 말이다.
요즘은 블로거들이 남의 글을 '링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어쩌면 독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경우다. 링크를 읽어야만 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내용 일부를 '인용'하거나 '전재'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글이 완성이 되면 이 글 전체는 다시 2차 저작물로 저작권이 생긴다.
또한 '미디어 전체가 저작권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불펌이 아닌 상태에서) 펌질한 글로만 채워진 블로그는 따로 저작권을 가질 수 있는가다. 예를 들어 고전 명화나 고서, 또는 고전을 도록 형태로 묶어 책을 펴낸 경우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내용물은 그림이나 글이며 결국 남의 것이다. 출판사와 편집자는 책에 싣는 내용들을 편집하고 목차를 만들어 책으로 묶은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 것은 저작물인가?
결론은 저작물이다. 이 전체 책의 모양새, 편집형태, 제목과 목차까지도 저작물이다. 이는 남이 똑같은 책을 만들 수 없는 고유한 편집 모양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원론으로 들어가 IP-TV에 관한 내용만으로 이것저것 모아놓은 펌질 블로그는 인정을 받을만 한가? 사실 일정 부분 인정 받을만하다. 사용자는 불편한 검색을 거치지 않고도 관련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편집으로 인정할 필요도 있다. 게다가 이들에게 돈을 내는 것도 아니고 이들이 이렇게 펌질해 놓은 블로그로 돈을 벌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비난만을 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이들이 '내용이 충실한 글'을 잘 모아 놓은 곳을 주요 정보원으로 삼는 사람도 많은데 이러한 사용자들에게 또 다른 만족을 사실상 주고 있는 것이다.
올블로그처럼 제목들을 모아놓는 것은 펌질이라 부르지 않지만 내용을 가져오는 것은 펌질이라 부른다. 그러나 지난번 포스트에서도 밝혔듯이 제목도 저작물이다. 저작물을 따로 모으는 곳도 저작권 위반의 소지가 있다. 다만 올블로그 등 메타블로그는 대부분 자신들이 '자발적인 기여'를 하고 있어서 이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어떤 이들은 기자들이 모두 자신들이 밝혀낸 정보와 매우 은밀한 정보원을 두고 기사를 쓴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개된 자료에 근거해 쓴다. 그것도 '일부러 기사에 나오도록 가공된 보도자료'라는 형태로 글을 쓰고 1차 가공을 통신사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이를 다시 받아 이리저리 배치해 신문을 만들고 방송 뉴스로 가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문 전체를 놓고 따지면 그 신문 스스로의 내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펌질 새로운 차원의 편집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펌질 전체를 매도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