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대중매체 연구자들은 뉴미디어가 도입되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Two-ways Communication)'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다.

방송 사업자가 방송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보내는 방식에서 수용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되돌려 받고 이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한다는 시나리오였다.

10년 전만 해도 이러한 쌍방향 미디어에 대한 기술적 연구는 디지털 케이블TV나 디지털 위성방송, 전자신문 등이 대안이라고 소개됐다. 이른바 '인터랙티브 TV'에 대한 구상이었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 위성 방송, DMB 등 기존 방송 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방송 플랫폼은 시청자 참여 방송을 일부 편성하는 등 여전히 '제한적인 쌍방향성'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인터넷이 방송의 '쌍방향에 대한 꿈'을 실현시켜주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동영상 직접 만드는 시대 '어렵지도 않네'

최근 인터넷 영역의 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동영상 UCC는 좀더 직접적으로 누리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대로 누리꾼이 스스로 만든 동영상이나 기존 동영상의 편집물들이 현실 세계의 화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트렌드는 아니다.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쇼셜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 닷컴이라면 올해의 화두는 유튜브 닷컴(YouTube.com)이다. 이 사이트는 국내의 판도라TV, 다모임, 디오데오 처럼 동영상을 올려놓고 서로 공유하는 사이트다.

왜 누리꾼은 동영상 콘텐츠에 열광하는가. 업계 관계자는 '동네수첩', '세자매 댄스' 처럼 기존 방송국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라는 점이 가장 큰 인기배경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시청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인 만큼 감성전달이 직접적이다. 나아가 기존 미디어 권력에 식상해 있는 시청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한다는 점이 눈여겨 볼 점이다.

현재 인터넷에 서비스되고 있는 간단한 편집툴만으로도 개인 동영상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틀에 박힌' 방송 프로그램과 다른 동영상 제작이 가능하게 만든 요인다. 예전에는 고가의 편집기와 촬영 장비 등이 필요했지만 화상캠만으로도 자신만의 인터넷 방송을 개국하거나 기존 동영상을 특정 장면만 편집하는 등의 방법으로도 UCC 동영상은 탄생된다.

부족한 콘텐츠, 결국 사용자 생산 콘텐츠에 기대나

누리꾼만 이러한 UCC 동영상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 수많은 플랫폼이 쏟아져 나오면서 콘텐츠 부족 문제에 봉착한 뉴미디어 채널 사업자들도 UCC 동영상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DMB를 보면 단적으로 콘텐츠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주축이 된 위성 DMB는 특색없는 기존 방송 콘텐츠를 재방하는 이유 등으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지상파 DMB 역시 수신 지역 제한과 한정된 콘텐츠로 고객들의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KT는 IP-TV로 회사가 빠르게 변신을 꾀하려 하고 있으나 통신법이 오랫동안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언제나 본 사업을 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와이브로 역시 혼신을 다하고자 하나 역시 콘텐츠의 제약이 이 사업의 성공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유튜브 닷컴과 한국의 판도라TV,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무한대 채널'을 확보해 놓고 동영상 DB는 끊임없이 쌓이고 있다. 사이트 방문자들은 처음에는 수많은 동영상들을 찾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방송국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이런 국내 뉴미디어 사업의 태생적 한계와 달리 인터넷 동영상 포털들은 큰 제약 없이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터넷 매트릭스의 자료를 보면 판도라TV는 1년 사이에 무려 1000%에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유튜브 닷컴의 사례를 보면 올해 말 판도라TV의 트래픽 성장은 어디까지인지 가능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어린 싹 묶어서 클 나무 없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IPTV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방송채널 및 프로그램 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케이블TV사업자의 견제와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프로그램 공급 거부, 규제 리스크로 인한 IP-TV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판도라TV 김경익 사장은 “UCC 포털은 개인이 만들고 스스로 즐기는 것, 그 자체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콘텐츠들의 집합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런 매혹적익 킬러 콘텐츠들은 더 이상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서는 시도하기 불가능한 범주의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성인물 동영상의 무차별 확산'이나 '방송 저작권 논란' 등의 일부 부작용에 대해 침소봉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이 때문에 당국의 규제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근 인터넷 방송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송위원회의 움직임이나 선거철을 앞두고 인터넷 실명제 등의 규제 방안 마련에 착수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규제 움직임에 업계가 반발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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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9 16:44 2006/04/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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