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는 정치용 포스트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만, 사실은 그만도 정치 분야 (비슷한)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몇 가지를 빼고는
재미 없는 논리 | 2003/12/26[미디어 비평] 제목이 갖는 의미 | 2004/01/04[오늘의 댓글] 침묵의 나선효과 (2) | 2006/11/03아래 글들은 예전 블로그에서 이사해오지 않았습니다. 이 글들은 현재 직장에 있지 않았을 때의 글입니다.
2004년 3, 4월 즈음해서 저도 정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죠..^^;
NL과 PD를 넘어서2004/03/21
노사모를 해체하라2004/03/13
도올이 말하고 싶었던 것2004/01/07
[미디어 비평] 제목이 갖는 의미2004/01/04
쓰레기 같은 발상2003/12/16
당신은 좌파입니까?2004/04/20
승리했습니까? 2004/04/16
미디어의 편가르기2004/02/03
그만의 정치 성향이 짐작 가십니까?
요즘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왈가왈부 참 말이 많습니다만 저도 오늘은 늦은 밤에 뜬금없는 생각들을 해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점과 가장 잘못한 점은 어쩌면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죠.
(마릴린 먼로가 말한 것인지는 확인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날 좋아하는 이유로 사람들은 날 싫어한다"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로 그를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나라 가장 윗분'이어야 할 대통령이 너무 가벼운 말만 하고 있나요?
절대권력의 상징인 대통령을 누구나 맘 놓고 욕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은 그 때문인가요?
야당이 싫어할만한 일만 하다가 결정적으로 좋아할만한 일(이라크 파병, FTA 등)을 하면 야당은 당황하게 마련이죠. 어쩌면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만 기울어진 국민들을 더 헷갈리게 만든 대통령이기도 하죠.
'같이 정부를 맡아서 일하자'는 대연정 제안에 야당은 한사코 싫다고만 합니다. 저런, 그러다 나중에 권력 잡으면 그 책임감과 부담감은 어쩌시려구요. 여전히 한나라당은 과반수 당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주인들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권력인 '병권'을 되돌려 받자는데 물불 안 가리고 반대하면서 폭탄주 술병이나 돌리며 '병권'을 논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니 말이 꼬이고 현실이 어쩌구 다른 나라는 어쩌구 하면서 민망한 이야기만 나오다가 뜬금 없이 '미국이 결국 비용부담을 떠앉기 싫어서 전시작전권 돌려주려 한다'는 식의 자승자박하는 논리가 나오는 겁니다. 그토록 추종하던 미국을 스스로 의심해버리고 마는 상황으로 번져 버렸죠.
일관되게 '코드 인사'를 비판하는 야당은 나중에 집권하면 어쩌려고 자꾸 비판한답니까? 요직에 보수들만 앉히면 부메랑 처럼 '코드 인사'라는 비난이 되돌아 올텐데요. 걱정 좀 되겠죠? 그들이 비판하는 386이 이제 사회의 중추 세력인 40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것은 아니겠죠?
'탄핵역풍'이 의도된 것인지 결과론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의 거듭되는 얕은 꾀는 그다지 믿음직스럽진 않군요. 거두가 같은 당에 두 세 마리씩 있는 것도 불안할겁니다.
열린우리당은 혼 좀 나야겠죠? 하라는 일은 제대로 마무리하지도 못한 채 맨날 끌려다니면서 언론의 눈치만 살펴보고 있군요. 언론이 말하는 '여론'은 '가상현실'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나요? 정치인들 스스로 말하는 '국민' 또한 '가상현실' 속의 등장인물일 수 밖에 없죠.
다시 되돌아 와서, 요즘 유행하는 '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네요.
노무현 대통령 때 우리가 본 것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가졌던 '나랏님'과 '윗분'들의 '절대 권위'가 무너지는 장면들일겁니다.
검사가 대통령에게 막나가고, 의회가 탄핵 가결한 것을 헌법재판소가 무효로 만들고, 정부가 결정한 행정수도 이전에 헌법재판소가 관습법 운운하며 위헌이라고 판결하고, 검사가 올린 영장을 수차례 법원이 거부하고, 법관을 검사가 기소하고, 경찰이 검찰과 대립하고, 인권위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라 하고, 어머니 성을 따를 수 있게 되고, 방송과 통신 융합에 정부 내부에서 토론하고, 언론을 무시하고 정부가 뉴스 사이트 만들어 언론과 말싸움하고, 관훈토론 정도 해줘야 하는 최고권력자가 인터넷에서 댓글을 보고 대답하고,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랑 세금으로 싸우고, 의원이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요구하고, 국회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나라 꼴이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군요."또는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이처럼 단 시간 내에 우리 사회는 다원화되고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역동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군요."그만이 보기에 노무현 대통령 다음 대통령은 정말 '할 맛 안 날 겁니다' 어디 힘들어서 해먹겠습니까? 다음 대통령은 앞으로 제대로 못하면 지금 노 대통령을 욕하고 무시하는 수준 이상으로 많이 얻어 맞을 것 같은데요... 그쵸?
어차피 노무현 대통령이 뽑혔을 때에는 '새마을 운동'이나 '경제발전 5개년 계획' 같은 경제발전을 주문하지는 않았죠.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과 가장 잘못한 일은 어쩌면 똑같습니다.
'권력 분산'
흩어진 권력은 이제 다시 모으기 정말 힘들겁니다. ^^
결국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때문입니까? 보수 여러분, 끝까지 이거 너무 말리는 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