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ACO
코바코(
KOBACO), 즉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공중파 방송광고를 독점하는 것은 시장질서 및 경쟁촉진에 위배되므로 위헌 취지의 판결이 헌재로부터 나왔다.
“코바코 방송광고 독점 헌법 불일치”[국민일보]
위헌이 아니라 헌법 불일치 결정이 나온 이유는 위헌이 되어 법안이 즉시 효력이 정지되면 방송광고와 관련된 모든 업무가 마비되기 때문에 사실상 위헌이지만 새로운 법안으로 교체될 때까지의 공백기간을 두겠다는 말이다.
30년 가까이 지켜져온 방송광고 시장이 전면 개편될 예정이다.
하지만 2년여 동안을 끌어온 이번 사안이 정권이 바뀌고나서 나온데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신속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처리와 맞물리면서 '코드 결정'이라는 정치권과 언론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언론계에서도 상당히 오래 끌어온 문제였다. 이명박 정권이 지나치게 이슈로 부각해서 그렇지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했던 사안이기도 했다.
2008/10/11 방송광고 독점제도, 없애도 놔둬도 문제문제는 일단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이때 몇 가지 큰 변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후속 대책 여부에 따라 업계의 명암이 극명하게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이다.
일단 공중파 방송광고 시장은 2008년 2조 1129억원 정도의 시장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금액은 향후 5년 동안 증가 속도가 둔화되면서 2조 2866억원 정도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여송필 연구위원은 지난
15일 한국방송학회 정기학회에서 발표한 `인터넷 광고비의 변화가 방송광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이라는 논문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 논문은 헌재의 판단이 포함돼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전망치가 약간 달라지겠지만 여전히 방송광고 시장이 과열되어 대폭 증가하기보다는 현재의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갖고 있던 물량을 새로 세워질 민영 미디어렙이 잘라 가져갈 것이다.
광고주-공중파-연예인 '방긋!'
일단 광고 시장이 미디어 업계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상황에서 울고 웃는 쪽이 명확하게 나뉘어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광고주. 광고주들은 기업과 광고제작대행사로 나눌 수 있는데 일단 그동안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어처구니 없는 수퍼 갑 행태에 대해 속앓이를 하고 있던 터라 모두들 내심 반기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끼워팔기를 해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동안 제도를 핑계로 뒷거래와 안면으로 해오던 광고 영업방식이 변하면서 기업 내부에서도 과고의 효과측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란 점은 광고 업계를 살짝 긴장시키는 부분이다.
그리고 공중파 3사. 사실은 조만간 TV 수신료 인상과 더불어 KBS에서 광고가 퇴출된다면 약간 다른 현상이 발생하겠지만 MBC와 SBS는 무조건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것이다. 중간광고까지 도입된다면 지금 죽겠다고 엄살피우는 방송가는 다시 화려한 돈찬치를 해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공중파 3사가 최근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일단 다매체 시대의 대응에 있어서 공중파 3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 때에 돈줄을 쥐고 있는 광고 시장의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되면서 시청률 경쟁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연예기획사나 전문 외주 방송제작사의 주식도 주목해볼만 하겠다. 결국은 시청률 경쟁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과 이들의 소속 연예기획사, 그리고 외주 드라마 제작사,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에계 연쇄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비인기채널과 프로그램의 몰락, 더불어 신문은 난감
그런데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을 것은 분명할 터. 여러 보도에서도 지적하듯이 지역 방송 및 종교라디오 방송(CBS, PBS 등)은 위기를 맞게 돼 있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 역시 생존 기반 자체가 흔들리면서 찬밥신세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자체가 엄청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를 온몸으로 맞이해야 할 것이다. 물론 사업 다각화 등의 맞대응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겠지만 어마어마한 일하지 않는 임직원의 월급부터 깎아놔야 그나마 구조조정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케이블 업계로서는 조금은 애매한 상황이 됐다. 방송광고 시장 자체가 다변화되면서 그동안 공중파와 케이블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가장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신문이다.
이미 코바코에서도 1년 전에 민영미디어렙 제도가 도입될 경우에 대한 조사를 한 바 있다. 이 조사에서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를 제외한 신문들의 경우 미디어렙 도입 1년 후 광고매출이 현재 9644억원에서 39.4% 감소한 5842억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인터넷 광고비의 변화가 방송광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한국방송광고공사 여송필 연구위원은 "인쇄매체 광고비는 2008년 2조2278억원에서 2012년 1조9212억원으로 감소, 특히 그 비중도 26.5%에서 19.6%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 수치가 더 끔찍하게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신문협회가 최근 포털사에 '기사 내 광고'를 압박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 정도 수준으로는 향후 산업 존립기반의 위기를 제대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이미 헌재 결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아니면 최소한 결정이 언제쯤 날 것이란 것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최근 대기업 자본의 미디어 진출과 신문방송겸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밀어부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방통위의 최근 움직임을 봤을 때는 결국 코바코를 쪼개고 미디어 광고 시장에서 떨어지게 될 떡고물을 재벌과 신문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꼼수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미디어 시장 전반의 정치사회문화적인 고려 없이 밀어부치기가 얼마나 끔찍한 상황을 불러올 것인지 과연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이외의 더 하고 싶은 방통위와 IPTV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관련 포스트들로 대체한다.... 솔직히 졸립다. ㅠ,.ㅠ
** 방통위 다니는 선배가 최근 "요즘 활약이 대단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이 포스트도 보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앞으로 최소한 정치적 잡음이라도 줄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그리고 비전문가들이 여기저기 껄떡대는 것 좀 막아주시고...
2008/09/22 좀 웃겨요. 신방겸영 이슈
2008/08/22 통신망법 개정안, 의도가 너무 빤하잖아2008/03/03 방통위 출범, 정치적 거래 안 된다2008/11/04 다시보는 IPTV, 불길하다2008/04/02 신문사 영상 전성시대, 신문방송 겸영금지 死文化?2008/10/31 신문산업 4대 현실 극복 방안 둘러보기** 덧, 광고주협회가 대환영한다고 성명까지 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