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바쁘게 살고 있다보니 전화도 많이 하고 전화도 많이 걸려옵니다. 근데 요즘들어 전화피싱으로 의심될만한 전화들이 걸려오고 있습니다.
지난주 초에 회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뜬금없이 뒤에 앉아 있던 동료가 "이런 건 좀 의심스럽죠"라며 자신에게 걸려온 전화 내용을 알려주더군요.
"oo 우체국입니다. 본인 앞으로 온 우편물이 반송되었습니다...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1번,..."
이라는 자동응답기 여자 목소리가 들려오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끊었다고 하더군요. 동료들과 함께 "흠 이상하네 그것도 회사 전화로"라며 약간은 의심스럽게 생각했죠.
그런데 이 전화가 몇 시간 간격으로 옆자리, 앞자리, 그리고 제 자리에까지 걸려오는 겁니다. 자동응답기 전화 목소리는 여성 목소리이며 통화 연결을 하면 약간의 연변 사투리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이건 100% 전화피싱 맞습니다. 전형적인 수법으로 우체국에서 물건이 반송됐다거나 유치된 물건이 있다거나 해서 배송 요금을 통장으로 송금 받는 방법입니다. 060 등의 번호가 찍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사례가 있었던 것은 지난주 목요일 언론재단에서 정훈장교 디지털 글쓰기 교육을 진행하던 때였습니다.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에 뜬금없이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평소에도 여러곳에서 전화를 받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화를 받을 때가 많은 제게 등록되지 않은 번호라고 해도 별 의심 없이 받았죠.
그런데 전화를 건 사람이 정확하게 제 실명을 말하더니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첨단범죄수사대 김아무개 입니다. 현재 특정 사이버 범죄 사건과 연류되어 조사를 하려고 하니 잠시 통화 괜찮으십니까" 그러는 겁니다.
처음에는 '서울지방경찰청'이라는 말에 약간 움찔했습니다(내 블로그가 이제 감시대상이구나.. 쿨럭..ㅋㅋ).
그런데 강의를 시작해야 하고 이런 전화는 조용한 곳에서 잘 받아야 겠다는 생각에 "제가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고 이따 12시 이후에 전화 주세요"했지요.
그리고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계속 꺼림칙한 것이 경찰이 왜 나를 찾을까? 지난 번에 블로그에 올린 현 정부에 대한 비아냥 때문일까? 아님 누가 나를 사칭하고 다니나? 등등 별의별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던 중 "아차!"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관련 범죄 수사대는 정식 명칭이 "사이버범죄수사대"입니다. 제 기억에 "첨단범죄"란 말이 나왔으니 이는 검찰청쪽 수사기관인 것이죠. 네, 이것도 전화피싱의 일종입니다.
아마 제가 전화에 응대했으면 이런 저런 이유로 주민번호를 불러달라거나 대포통장 운운하면서 기존 통장번호를 요구했겠죠.
▶ 실제 피싱 통화내용 : http://blog.naver.com/qndn00?Redirect=Log&logNo=70030102616아, 어쩌다 이렇게 수많은 전화피싱이 시도되고 있는 것일까요? 정부의 허술한 주민번호관리 체계 실명제와 본인확인제로 인한 과다한 민간 서비스 사업자의 정보수집, 그리고 허술한 보안들로 인해 우리는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정보 유출의 피해자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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