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늘 기자간담회도 있었고 관련한 기사도 쏟아지고 있지만 덤으로 그만이 작성한 기사도 덧붙입니다.


기사 보기..


일단 SK커뮤니케이션즈 입장에서 싸이월드 서비스를 능가할만한 서비스를 하나 내놓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예상보다 프로젝트 기간이 질질 늘어지는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힘들고 고단한 개발 과정이기 때문이겠죠.

2000만명이 넘는 회원이 싸이월드를 지탱하는 힘이라면 싸이월드 2, 즉 홈, 마이베이스, 멀티계정 등이 포괄하는 서비스에게 이 회원 풀은 엄청난 힘을 불어넣어줄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2000만명 가운데 얼리어답터로 불릴만한 사람들이 10%라고 가정했을 때 순식간에 200만 회원이 새로운 서비스를 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확산 속도는 그 이후에 정해지겠죠.

어찌됐든 그만이 C2에서 짚고 싶은 키 포인트는 몇 가지입니다.

'홈'은 나우콤의 오피서비스와 위자드나 요즘엔 등의 개인화 서비스 등을 섞어 놓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웹위젯'이란 이름을 붙였지만 대단히 거창하다기보다 액세서리와 스킨이 무기였던 싸이월드의 성인 확장팩 정도랄까요.

그만이 주목하는 것은 '마이베이스'입니다. '나의 추억을 검색한다'는 멋진 제목을 단 기사도 있던데 그야말로 내가 만들어 놓은 것들을 하나의 관리툴로 모아 검색하고 활용하면서 다시 한 곳에서 글을 써서 원하는 곳에 배포하는 방식입니다. 태터툴즈 저작툴이 나올지는 두고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개인이 만든 콘텐츠 저장소이자 개인 콘텐츠 배포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사실 알짜 정보는 인터넷이 아니라 PC에 있다 | 2004/11/16 라는 포스팅에서 지적했듯이 누가 인정하든말든 정말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정보는 사실 내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플랫폼이 매우 단절적이고 분산돼 있는 환경에서 댓글을 달고 카페 게시물을 달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내내 사용자들이 안타깝게 생각했던 부분은 내가 쓴 것들, 내가 모아두었던 것들, 내가 포스팅한 글들을 일목요연하게 검색하거나 재활용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죠.

또한 지나치게 분산돼 있는 환경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는 글들이 어디에 어떻게 퍼져 있는지에 대한 관리가 잘 안됐다는 점인데요. 이 부분을 짚은 것 같습니다. 외부 API를 사용해 마이베이스에서 외부 블로그 포스팅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거나 하는 점은 기존에 없었던 개념은 아니지만 사용자들에게 큰 가치를 심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액티브X가 사라졌습니다. 리눅스, 매킨토시, 윈도우 어떤 환경에서건 어떤 브라우저건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인터페이스가 깨지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표준을 준수했다는 점은 정말 칭찬해줄만 합니다. 글로벌 서비스라면 갖춰야 할 덕목이겠죠.

말이 나온 김에 글로벌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런칭될 것인지 궁금합니다만 영문 버전이 함께 동작하게 되면 좀더 좋은 내용의 미디어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언뜻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동 번역 서비스 등을 붙일 수 있을 것이란 말을 들었을 때는 '가능할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어서 나왔으면'하는 기대감도 갖게 되더군요. 내가 글을 하나 작성해 놓고 자동 번역해서 일어, 중국어, 영어로 포스팅이 동시에 될 수 있다면.. 어떻습니까. 정말 괜찮은 미디어 하나 나오지 않을까요?

유현오 대표가 잠깐 언급한 개인화의 대중성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입니다. 현재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마이너인 상황은 국내 시장 리더들이 개인화의 가치에 대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웹 위젯을 사용해 뉴스 사이트 하나 만드는 것은 금방이며 개인형 메타 블로그 하나쯤 만드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도 싶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화는 미디어의 또 다른 숙제인 전문콘텐츠 확보와 유통 면에 있어서, 그리고 마케팅 차원으로는 정확한 타깃 고객을 찾아갈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미니홈피 기능 업그레이드, 블로그 기능 업그레이드를 뛰어 넘는 혁신이 들어간 서비스란 점은 동의합니다. 또한 초기부터 마니아들에게 검증을 받아보겠다는 클로즈베타와 오픈베타 등을 통한 시장성 확인과 피드백 받는 과정을 포함시킨 것도 칭찬할만 합니다.

약관은 들여다 보아야 하겠지만 오래 전 약관문제 때문에 그만도 발끈한 적(내가 쓴 게시물, 내 것이 아니다? | 2004/10/06)이 있었지만 개인들이 상거래를 하고 광고를 붙일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인다고 하니 전문 콘텐츠 저작자들에게도 관심을 끌만 합니다.

더구나 마이베이스라는 것의 활용도를 생각해봤을 때 약관이나 영업방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새로운 온라인 프레스룸이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상상해봤습니다. 이는 기업들 입장에서도 매우 활용도가 높을테니까요. 미니홈피는 이벤트와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용으로 멀티계정을 통해 하나는 기업 소식 매체로 또 하나는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용으로 등의 활용도 가능할 것입니다.

일단 오늘 보여준 것이 얼마나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낼지 지켜보겠지만 네이버 시즌2나 티스토리에 대적할만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주도권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제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고객들이 어렵게 느끼고 꺼려지는 서비스가 되는 순간 그 서비스는 생명력을 잃습니다. 앞으로 그만은 싸이월드 2의 걸음마를 찬찬히 지켜보겠습니다.

* 덧, 싸이월드팩토리에서 새로운 포스팅이 올라와 있군요... 스크린샷이라도 궁금하시다면..^^ [C2 서비스 미리보기] 홈 디자인 공개 (특집) 잘 찾아보시면 각종 서비스 예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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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1/30 17:32 2007/01/30 17:32

어도비가 지난 15년 동안 명실상부한 사실상의 문서표준인 PDF 문서의 스펙을 완전히 공개키로 했다. 어도비가 PDF 스펙을 완전 공개하게 되면 국제 표준 기구인 ISO 표준 인증을 통해 각국 정부나 기업들이 PDF 문서의 저장과 배포 및 저작이 좀더 원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전자 표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함께 오픈소스 진영이 밀고 있는 오픈 도큐먼트 포맷(ODF)와 MS가 주창하는 오픈XML 문서 표준들과의 경쟁에서 PDF가 주도권을 놓치 않기 위한 대세 굳히기로 해석할 수 있다.

어도비시스템즈(www.adobe.com)는 30일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화 인증을 위해 PDF 1.7 버전의 전체 스펙을 기업콘텐츠관리협회(AIIM)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향후 PDF 표준화 인증 절차 등은 단일 기업 차원이 아닌 AIIM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1993년 처음 개발된 전자문서 형식인 PDF는 1995년부터 어도비와 ISO의 표준화 논의가 진척되면서 현재 문서 보관을 위한 PDF(PDF/A) 및 문서 교환을 위한 PDF(PDF/X)는 ISO 표준으로 인증받은 바 있다. 이번에 어도비가 PDF 1.7 버전의 전체 스펙을 공개함으로써 표준으로 제안돼 인증을 기다리고 있는 엔지니어용 PDF(PDF/E) 및 범용 액세스를 위한 PDF(PDF/UA) 역시 표준 인증에 좀더 확실한 힘을 불어넣게 됐다.

한편 어도비가 PDF 1.7 버전의 전체 스펙을 공개한 AIIM의 경우 ISO에 보건 의료용 전자문서 표준으로 PDF/H를 제안하는 등 PDF 진영과 오랫동안 협력해온 것 때문에 선정됐다고 어도비측은 설명했다.

어도비의 수석부사장이자 최고 소프트웨어 아키텍트(CSA)인 케빈 린치는 “오늘 발표는 PDF의 진화에 있어서 사실상의 표준에서 더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표준으로 옮겨가는 논리적인 수순”이라며, “ISO의 표준화를 위한 PDF의 스펙을 완전히 공개함으로써 '개방'에 더욱 기여하게 됐다. 정부와 기관들이 점점 더 개방된 포맷을 요구하게 됨에 따라 외부 기관에 의한 PDF 스펙의 유지는 지난 15년동안 발전해온 풍부한 PDF의 환경을 확장시키고 지속적인 혁신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도비는 ISO 표준화 인증을 위해 PDF 레퍼런스 매뉴얼(www.adobe.com/devnet/pdf/pdf_reference.html)에 명시된 PDF 1.7 전체 스펙을 AIIM에 완전히 공개할 예정이다. ISO의 국제 표준화 논의 그룹에 제출하게 될 표준 제안서는 AIIM 내부에서 구성된 위원회가 맡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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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내용이어서 약간의 풀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자문서 표준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전자문서란 것이 담고 있는 콘텐츠와는 별도로 저장과 보관 그리고 열람, 수정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표준이라고 흔히 말하는 XML의 경우도 전송 규약에 불과하죠. 암호화니, 영구보관이니 원본 그대로의 수정없는 보안성이라거나 열람 플랫폼의 상이성 등이 XML로서는 한계입니다. 따라서 전자문서를 보관하고, 전송하고, 접근하고 다양한 포맷을 보괄하면서도 보안성을 지킬 수 있는 표준마련에 다들 머리가 아플 것입니다.

사실상 종이문서의 대안 격으로 등장한 PDF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hwp나 doc 등과 좀 다른 문서 형태죠. 초기에는 원본 그대로의 레이아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이는 보관이나 전송시 폰트 등의 문제로 인해 내용에 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문서 포맷입니다. 따라서 애크로뱃 프로그램은 워드프로세서 등의 저작툴로 만들어진 것을 전자적인 형태로 인쇄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정부나 기관에서는 종이형태의 문서 보관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지만 데이터방식의 문서보관과 병행하고 있죠. 그런데 보관의 효율성 문제나 대국민 정보 공유의 측면에서 전자적인 형태의 표준문서를 지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필요성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이슈죠. 이런 표준화 이슈에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 바로 국제표준화기구인 ISO입니다. 따라서 ISO 인증이라는 것은 권고지만 대부분의 정부에서 그 이상의 강제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최근 오픈소스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개방형문서포맷이라 불리는 Open Document Format(ODF)도 사실 이미 ISO 표준 인증을 받은 상태입니다. 유럽쪽에서도 적극 지원하는 포맷입니다.

아시다시피 어떤 전자문서 포맷이 정해지게 되면 관련 솔루션은 정부나 기업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전히 관공서측에서 아래아한글을 사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PDF는 어차피 어도비측에서 공개를 한 문서포맷이어서 애크로뱃 유사 프로그램들이 실제로도 많지만 최초 개발자인 어도비의 솔루션을 사용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래서 어도비는 자사가 개발한 문서표준을 공개하고 이를 통해 전자문서 시장의 업계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쥐고 가겠다는 포석인 것이죠.

사실상의 오피스 패키지 표준인 MS오피스를 소유한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오픈XML이라는 문서 포맷으로 표준화에 도전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죠. MS와 IBM의 각자가 옹호하는 전자문서 포맷에 대한 신경전도 재미있는데 국내 미디어에서는 잘 전달되지 않고 있네요.(^^ 제 책임도 큽니다만..)

주목하세요. 마이크로소프트만 독점회사가 아닙니다. 소리없이 독점 기업이면서도 욕먹지 않는 어도비의 행보도 주목할만 하지 않습니까?

최소한 어도비는 자사가 개발한 문서 포맷들을 줄기차게 공개해왔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반감이 덜한 것일 수 있겠습니다. 유려한 인쇄를 위한 포스트스크립트도 마찬가지죠.

아.. 기술적으로 더 들어가야 하겠지만 제가 표현력도 부족하고 전문 용어들이 남발될 것 같아서(사실은 더 몰라서^^;) 이쯤 해두겠습니다. 일단 어도비의 속 비치는 행동이긴 하지만 이번 PDF 스펙 완전 공개에 대해 그만은 별점 네개 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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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1/30 15:49 2007/01/30 15:49

세상으로 나와라~ P2P

Column Ring 2007/01/30 01:04 Posted by 그만

저작권자들에게 ‘은밀한 거래 도구’인 P2P(Peer-to-Peer)는 악몽과 같은 도구다.

초기에 등장했던 ‘냅스터’는 중앙에 서버를 두고 개인간 파일 공유를 중개해줬다는 것만으로도 몇 번의 폐쇄와 재개방, 다시 인수합병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이후 국내에서의 ‘소리바다 사태’와 거의 동일하다.

이 과정은 저작권자들의 치열한 저항의 연속이었으며 막 싹트던 인터넷 공유 문화와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을 놓고 벌이는 사이버 이념의 대충돌이었다. 양측 모두 피해를 봤으며 소송의 직접적인 당사자들은 물론 일반 네티즌들까지 휘말리는 등 거의 5, 6년의 시간을 'P2P'란 기술에 매몰돼 양측은 혼란 속에서 미로를 걸어야만 했다.

이제 국내에서는 P2P 소프트웨어로 불릴 수 있는 것은 ‘당나귀’라 불리는 e-Donkey류의 악동들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수도 적어지고 사회 전반적으로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P2P는 이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요즘에는 ‘소리바다’나 ‘푸르나’ 등을 빼고는 온라인 공유 사이트로 불리는 프리챌의 '파일구리‘ 서비스와 같은 웹 서비스 형태로만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일단 웹 사이트에서 파일을 중개하면서도 기존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방식의 P2P보다 속도도 빠르고 안전한 반면 유료로 사용해야 한다.

P2P로 인한 폐해는 계속되고 있으나 이들은 면피성 단속이나 검색어 차단 등을 통해 일정한 조치를 취하며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어 저작권자들에게는 마지막 남은 눈엣 가시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생각해보면, ‘P2P’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는 불법을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디지털 데이터를 공유하고 손쉽게 전송할 수 있는 편리한 무언가를 찾다가 만들어낸 전송 방식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일단의 인터넷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인터넷의 막대한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P2P를 최적의 기술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는 기업 내부 트래픽 과부하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P2P 기술을 새로운 차원의 논의로 끌어들이고 있다.

P2P여, 분산환경이라는 고향으로 돌아가라
P2P는 원래 고안될 때부터 병렬식의 네트워크 구성을 염두에 두었다. 즉,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PC와 PC 사이의 안전한 길을 자동으로 찾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 전체로 봐서는 트래픽 과부하 회선이 분산되는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 사이트나 FTP(파일서버)에 올려진 파일을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내려 받는 것과 달리 메신저를 통해 여러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파일을 주고받는 과정으로 보면 이해가 빠르다.

또한 P2P의 개념이 말단간 직접 연결의 개념이기 때문에 원격지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파일 공유, 일정 공유 등 협업 시스템으로서도 작용하며 발전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P2P 기술의 또다른 매력은 분산돼 있는 컴퓨터들을 모아 놓으면 상상 이상의 연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자연과학이나 외계 생명체 찾기,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 분석 등의 복잡한 연산을 잘개 쪼개 P2P로 연결돼 있는 전세계의 컴퓨터에 나눠 작업시킴으로써 남아도는 자원을 공적인 영역에 기부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은 ‘그리드 컴퓨팅’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콘텐츠 미디어 업계도 이 P2P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점차 멀티미디어화 되면서 콘텐츠 대용량화 추세에 맞춰 인터넷으로 안정적으로 전송해야 할 트래픽 부담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네트워크 자원을 사용하기 위한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으므로 P2P를 활용한 분산 네트워킹을 사용하면 트래픽 부담을 줄이고 인터넷 데이터 전송 품질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P2P 옹호론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최근 저작권 보호기술이 발전해감에 따라 파일을 다운로드하게 만들어도 콘텐츠를 비교적 안전하게 지킬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도 P2P 기술을 통한 미디어 콘텐츠 배포를 결정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60만 시간분의 방송 프로그램을 P2P 방식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바 있다. BBC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유럽 최대의 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의 도움을 받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BBC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P2P 공유 소프트웨어 업체인 애저리어스(Azureus)와 제휴를 맺고 동영상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유료 이용자가 DRM이 걸린 파일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용자들은 HD 동영상 공유사이트 ‘주데오(Zudeo)’를 통해 BBC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고선명의 동영상을 인터넷으로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링크된 블로그나 팬카페 등도 방문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주데오 서비스를 개발한 애저리어스라는 회사는 영화 배급사들이 치를 떨며 공격해왔던 비트토런트라는 P2P를 개발해 전세계에 1억3000만건 이상 배포한 장본이기도 하다.

뿔 달린 천사, P2P
P2P 방식의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스카이프 창업자들이 최근 공개한 HDTV 콘텐츠 제공 방식 역시 P2P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스카이프 창업자인 야누스 프리스와 니콜라우스 젠스트롬은 P2P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HDTV 콘텐츠 제공 사업인 ‘베니스 프로젝트’를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올려 무작위 대중에게 보여지는 방식의 유튜브(YouTube) 등과 달리 IPTV 개념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HD 수준으로 실시간 송출하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저장하거나 앞뒤로 밀거나 당길 수 있는 방식의 웹TV에 대한 모습을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하나TV’에 실시간 방송을 덧붙인 모습과 닮았다. 이들은 고화질 데이터를 보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데이터 전송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이러한 고품질 고용량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P2P 방식이 적당하다고 본 것이다.

‘기존 영역을 좀먹는 악마’에서 ‘효율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로, 그렇게 기술은 쓰여지는 바에 따라 변신하게 마련이다. 신기술에 대해 초기부터 신기해 하면서도 무조건적으로 우려부터하고 보는 풍토가 우리나라 미디어 업계의 현실이라면 P2P의 험난했던 질곡의 역사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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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2월호에 기고하려다 아예 글 순서를 뒤바꿔 싣게되는 바람에 기억하는 차원에서 남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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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30 01:04 2007/01/3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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