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영상 UCC의 맹주라면 어디가 떠오르십니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만은 판도라TV와 다모임(엠엔캐스트, 아우라)을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최근 이 두 기업의 CEO를 직접 면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두 기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동영상 UCC를 웹 2.0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는 기자도 있을 정도인데요. 이 두 분의 동영상 UCC를 바라보는 관점은 어떻게 다를까요?
'철저한 비즈니스 승부사형' vs. '철저한 고객중심 지략가형'
판도라TV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느끼시겠지만 이 사이트에 있는 대부분의 인기 동영상들에는 동영상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 쉽게 결정할 부분은 아니죠.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불편함과 반감을 사게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김경익 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무한 용량과 무한 트래픽을 제공하고 무한 콘텐츠가 올려져 있는 환경이다. 동영상 일부에만 광고가 돌아가고 있다. 사용자들도 왜 광고가 붙어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
김 사장에 따르면 판도라TV에서 집행되는 광고 물량이 월 4억 정도라고 하는군요. 들리는 소문에 월 비용이 6억에 기존의 투자비의 회수율을 따져도 계속 적자를 보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안에 흑자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더군요.
반면 동영상 배포에는 어떻게 대응을 할까요. 최근 퍼가기에 대해 정책을 변경하기도 했는데요. 여전히 액티브X를 설치해야 하며 바로 실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더군요.
'퍼가기'에 대한 매력을 이미 알고 있으나 완전히 동영상 파일들을 중복해서 저장해두는 것은 낭비일 것 같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초기 몇 분 정도의 영상을 자동으로 플래시 파일로 저장시켜 배포된 영상이 액티브X 설치 없이도 플레이 가능하게끔 하겠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되면 짧은 동영상은 플래시 포맷과 자체 포맷으로 중복으로 저장되지만 지정된 동영상 길이를 감상하는 과정에서 실시간 인코딩을 거쳐 플래시로 끝까지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중이라고 합니다.
판도라 미니, 현재 수십만 클라이언트가 설치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물론 삭제되는 비율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점차 플레이어의 가치를 느끼게 되면 미니의 확산에 따른 가치 상승은 확실하다고 김 사장은 말하는군요.
판도라TV는 이미 60억원의 투자금을 알토스VC로부터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움직임이 강한 기업이 될 것입니다. 예전에 하던 사업인 레떼는 정리하는 단계구요. 말 그대로 서비스 하나로 먹고 살아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습니다.
각종 화제를 만들어내는 솜씨와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솜씨를 함께 갖고 있지만 여전히 액티브X 컨트롤의 한계로 세계화에 한계를 갖고 있는 판도라 TV.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제가 주는 별점은 별 세개 반입니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그동안의 투자금을 비롯해 회수하고 감당해야 할 비용들이 점차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비즈니스 확장성이나 세계화에 대해서도 기대는 되지만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 주는 별점입니다.
김경익 사장의 능수능란한 언변도 기업 가치에 포함된다면 꽤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하는 다모임, 저작권 안전망 확보
반면 엠엔캐스트를 써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아우라가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동영상 플랫폼을 제공한 애드온 서비스라면(프리챌에서 Q 서비스를 하는 것과 같다고 봐야죠) 엠엔캐스트는 순전히 인터넷 배포를 목적으로 만든 동영상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이와 유사한 서비스는 태그스토리).
엠엔캐스트의 장점은 '무한배포', '플래시' 타입 서비스라는 것이죠. 물론 판도라TV의 노리미티드(No-limited) 서비스와 달리 CDN 서비스를 통해 트래픽이 늘어나면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트래픽 부담과 함께 저작권 등과 관련해 부득불 업로드 용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최근 다모임은 SM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구주 인수 방식으로 합병됐습니다. 이제는 단일 벤처기업이기보다 SM엔터테인먼트의 IT 심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 SM의 한류 마케팅과 함께 중국 일본, 동남아까지 연예 엔터테인먼트 진출과 함께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동시에 런칭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지분 관계를 잠깐 말씀드리면 트랜스코스모스라는 일본 기업이 보유한 30%를 제외한 70%를 이규웅 사장을 비롯한 소액 개인 70명이 나눠 갖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이 가운데 이 사장 및 회사 임원의 지분 3~4% 정도를 제외한 구주를 70여억원에 SM이 인수한 것입니다. 조만간 유상증자도 있을 것으로 보이니 현재 일년에 20억씩 적자를 내는 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치고는 성공했다고 봐야겠죠?
더구나 SM엔터테인먼트는 보아, 비를 비롯한 다수의 유명 연예인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며 각종 영화, 음반, 드라마 콘텐츠 등이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점은 다모임에게 저작권에 대한 상대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줬다고 봐야 합니다.
'적토마 올라탄 관우' vs '연합군 상륙함 속 맥아더'
판도라TV 김경익 사장은 늘 최종 소비자에 의해 생산되는 UCC를 강조하는 반면 이규웅 사장은 데이터 품질이나 영향력 면에서 전문가 동영상이나 준전문가 동영상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하는 인식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왜 모 포털 등 IT 기업과 합병하기보다 IT 서비스에는 거의 문외한에 가까운 SM엔터테인먼트라는 연예 기획사에 인수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는지가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이규웅 사장은 현재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막강한 영상 콘텐츠와 이를 이용한 UCC의 접목에 대한 사업 구상에 부심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조만간 'SM 인터넷(가칭)' 등 SM 그룹으로서의 소속감을 나타내고 다모임, 아우라, 아이스타일, 엠엔캐스트 등 다양한 서비스 브랜드를 아우를 수 있는 회사 이름으로 바꿀 계획도 밝혔습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보기엔 위험해 보이지만 추진력 있는 판도라TV와 비교했을 때 약간은 소극적이고 현실에 타협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안전한 비즈니스를 선호하는 다모임 측에 별 반 개를 더 드립니다. 따라서 네개.
물론 이는 단기적인 성장과 저작권 이슈, 동영상 UCC의 퀄리티와 영향력에 대한 전망을 짧게 보고 내린 평가입니다.
장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이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오히려 판도라TV의 성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보구요. 반면 다모임은 SM 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 뒤에 숨어 있는 다른 매체나 저작권자들로 부터의 보이지 않는 배타적 사업 영역이 구축될 것이란 우려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빠른 성장성보다 안정적이고 포괄적인 사업 다변화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분이 판단하는 이 두 맹주들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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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19 판도라TV와 다모임 '따로 또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