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초 그만은 웹툰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만화]인터넷 만화 ‘웹툰’ 대박을 그리다[주간동아]
이 기사에서 몇 가지 내가 정말 하고 싶었고 주목할만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끌어와보자.
마린 블루스가 일으킨 ‘사건’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만화시장이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선 만화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만화를 유통시킴으로써 자기들 입맛대로 스토리 전개에 입김을 행사하는 출판사들의 횡포(?)를 피할 수 있었다.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은 덤. 또한 인터넷은 등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손쉬운 ‘자력 등단’의 기회를 제공했다. 최근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느는 ‘블로그’(1인 웹미디어)가 자작 캐릭터를 뽐내는 예비 작가들로 붐비는 일도 이 때문이다. 반면 손쉽게 만화를 접하게 된 소비자들은 다른 독자들과 온라인을 통해 토론을 벌이면서 상호작용에 나서는 새로운 문화 소비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만화캐릭터보다 먼저 뜬 것은 사실 플래시애니메이션이었다. 그러나 플래시애니메이션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졸라맨’ ‘마시마로’ ‘푸카’ 등이 성공했지만 이들 캐릭터는 스토리가 긴 만화가 아니었던 탓에 작품 수가 제한적이었으며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기 어려웠다.
마린 블루스 같은 웹툰은 플래시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평면적이고 정지돼 있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만화와 비교하면 연재가 쉽고 디지털 그래픽을 이용하기 때문에 표현 방식이 더 화려하다는 점에서 상업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다.
웹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로운 제작 풍토다. 웹툰은 스승이 몇몇의 제자를 두고 그림을 가르치는 방식인 도제 시스템이나 배경 따로 인물 따로 형태로 여러 명이 한꺼번에 그림을 그리는 공장식 만화와 달리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글을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핵심은 통제 없이 자유롭게 시작했던 그들의 상업적 성공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진 엄청난 양의 독자와의 소통과 시대적 상황, 그리고 온라인이라는 인프라적 특성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21세기 디지털 콘텐츠의 발전 방향이나 미디어 2.0식 콘텐츠 진화 트렌드에 대해 물을 때 나는 늘 웹툰과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를 꺼내든다. 이 독특한 문화현상에 대해 설명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등장하게 될 수많은 콘텐츠의 명멸 현상을 풀이할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일단 웹툰과 스타크래프트 게임대회는 공급자들이 내놓은 규격품이 아니었다. 이것은 시장의 아주 작은 부분, 즉 '얼리어답터' 내지는 '오타쿠', '마니아'의 영역이다.
이 둘은 새로운 영역이지만 사실 새로울 것이 없는 영역이다. 다만 '기존의 강자'가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시장(같지 않은)일 뿐이다. 따라서 기존 강자들이 다만 놓치고 있었을 뿐 이 분야가 성공을 거두면 '선수'들은 뛰어들 준비를 하게 돼 있다.
사실상 주목받지 못하는 시장은 두 가지 축, 바로 열성 소비자와 스타 생산자의 결합으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렇게 확대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타 생산자들의 누락 현상이다. 수많은 웹툰 제작자들이 좌절을 하고 그늘에 가려져 있고 주목을 얻지 못한 채 상업적인 가치로 환산되지 못함을 한탄하게 된다.
이 시기를 건너 띄면 상업적 성공 사례가 하나 둘 씩 나타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웹툰은 웹에서 성공했지만 상업적 가치는 출판과 캐릭터 문구 등에서 벌어들이게 된다. 스타크래프트 역시 대회 자체는 게임방을 전전하면서 걸출한 스타들을 띄웠지만 정작 돈을 버는 곳은 대형 스폰서를 둔 중계 방송사들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이런 상업적 생태계가 꾸려지는 과정이 바로 '산업화'라고 봐야 할 것이다.
블로그를 내가 오래 전부터 콘텐츠 미디어 산업으로 분류해두고 지켜봐온 이유가 이런 흐름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다.
오늘 국내에서 최초로 야구 전문 블로거가 기성 언론으로 회귀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야구타임즈가 정기간행물 등록을 마치고 창간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산업화로 가는 과정이며 회귀가 아니라 되먹임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야구타임즈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블로그가 이제 미디어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은 분명하다.
웹툰이 우리나라 만화역사에서 이단으로 쫓겨다니다가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의 과정을 블로그에서도 그대로 보게 될 것이다. 지금껏 내가 그토록 독하고 옹졸하고 편협한데다 독선과 오만으로 가득 찬 블로그를 옹호해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블로그는 그게 정작 미덕이다.
인터넷 만화의 특징은 ‘엽기’ ‘단순’ ‘기발’, 이 세 단어로 요약된다.
[만화]인터넷 만화 ‘웹툰’ 대박을 그리다[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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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1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