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4'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3/24 블로그산업협회 발족에 거는 기대와 우려 9
  2. 2008/03/24 아이디어 우화 6

지난 20일 블로그와 관련된 12개사가 모여 블로그산업협회를 발족시켰다. 이날 협회창립 회원사로는 야후!코리아, KTH 등 포털사와 함께 태터앤컴퍼니, 소프트뱅크미디어랩, 태그스토리, 블로그칵테일, 미디어유, 인사이트미디어, 블로터앤미디어, 프레스블로그, 에델만코리아 등 블로그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협회는 블로그 활성화를 위한 공익활동에 역점을 두고 일반인을 위한 블로그 교육 사업, 블로그 관련 연구 사업 및 자료 발간, 비즈니스 블로그 세미나 및 행사 개최, 블로거들의 권익 보호와 정책 제안 등의 내용 등의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초대 협회장으로는 태터앤컴퍼니 노정석 사장이 선임됐다.

블로그 산업화에 대한 기대
지난 16일에는 1500명이 넘는 블로거들이 모이는 '블로거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네이버와 다음이 주최하고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이 주관하는 이 행사에도 야후!코리아, 태터앤컴퍼니, 블로그칵테일 등 블로그라는 키워드에는 관련 업계가 함께 후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로거들만을 위한 행사로 근래 보기드문 대형 오프라인 행사였다.

블로거 컨퍼런스 전날에는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BPF 2008)'라는 국내 최초 블로그 영화제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은 영화 전문 블로거들이 대거 참여해 영화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꼭 이날이 아니어도 최근 개봉되는 영화마다 시사회에 영화 관련 블로거들을 초청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을 정도다.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업계는 이미 다수의 블로거 관련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방기기 전문업체나 요식업체들 역시 암암리에 주부 블로거(와이프로거)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붙이고 광고 수익을 챙기거나 블로그를 기반으로 책을 출간하거나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식의 수익 모델부터 기업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나 마케팅에 참여하는 전문 블로거들도 늘고 있다.

이미 블로그는 산업화가 진행중이다.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인정받는 데까지 걸린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새로운 미디어 분야의 산업화 속도가 빠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블로그에 적극 뛰어들어 블로거들과 함께 숨쉴 수 있는 행사에 후원을 하거나 블로거 모임에 장소를 지원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로그를 단순히 네티즌 일기장이나 스크랩북 쯤으로 보는 시기에서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또는 새로운 미디어 영역으로 분류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 포털에 개설된 블로그 계정 수만 해도 1000만 개가 넘었지만 설치형, 또는 티스토리와 같은 독립 서비스형 블로그 역시 빠르게 그 수가 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각 검색에서 블로그 영역만큼은 모두 '열린 검색'을 시행하고 있어서 독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가 세밀하고 현장감 있는 정보와 의견을 담고 있으며 제품이나 서비스 등 경제 전반의 움직임에 대한 바로미터로 작용한다는 것을 누구나 인지하게 된 것이다.

블로그산업협회의 발족은 이렇듯 규모나 활동이 확산되어가고 있는 블로그 활동을 지원하고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앞서 좀더 발전적인 의견제시와 블로거들의 권익보호 창구가 될 것임을 자임하고 있어 자못 기대가 크다.

블로그 상업화-권력화에 대한 우려 기우이길
반면 블로그의 산업화 진행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필연적인 상업화와 권력화에 대한 걱정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항간에는 블로그가 별다른 제재없이 '폭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글을 퍼다 나르는 '펌질'도 끊이지 않는다. 나훈아 사건 처럼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사안에 인격모독적인 글을 배설하듯 쏟아내고 있는 것도 문제다. 또한 블로거들 사이의 인기를 업고 현행법의 테두리를 부정하며 무정부주의자 처럼 구는 일부 스타 블로거들의 권력화된 모습도 우려되는 바다. 최근에는 수익형 블로그가 다수 등장하면서 과도한 광고 운영으로 내용없이 사용자를 유혹하는 '낚시질'도 빈번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팸블로그(스플로그) 역시 증가 추세다. 이들 모두가 '블로그'나 '블로거'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분명 보호하거나 육성해야 할 가치가 있는 블로그는 아닐 것이다.

한편으로 순수하고 직설적인 면으로 독자들을 속이고 뒤로는 '거짓된 글쓰기'를 일삼는 이율배반형 블로그 역시 요주의 대상이다. 기업들은 위기 관리와 신제품 홍보에 유난히 블로거들을 동원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발성' 없는 글은 티가 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흉을 가려주기 위해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자신의 양심마저 팔아버린 글쓰기는 오히려 기업에게도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블로그산업협회 창립 회원사들의 면면을 봤을 때 이런 문제를 미리부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협회가 운영되다 보면 분명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이 있을 수 있다. 초기에는 협회 회원사끼리 협업은 커녕 밥그릇 지키고 빼앗기를 일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협회가 커질수록 스타 블로거를 배경삼아 권력화를 시도할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걱정은 블로거들 사이에서 현존하는 것이며 다만 이런 걱정이 기우이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블로그산업협회가 행여라도 지나친 상업화나 권력화를 진행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 블로거들은 등을 돌리게 될 것임을 협회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정부도 지금은 적극 도와줄 것 처럼 말하지만, 추후 이 협회를 통해 블로거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을 확보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블로그가 산업으로 커 나가기 위해서는 블로그 글을 '공짜' 처럼 인식하고 있는 인터넷 업계의 관행이 우선적으로 고쳐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블로거와 기업들 사이에서도 사회적 책임 의식이 함께 뿌리 내려야 한다.
-------------------------------------->
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 우선, 그만의 입장이란 것이 참 묘해서 말이죠. 개인적으로 야후!코리아 직원이지만 IT 칼럼니스트로 변신할 때는 약간 다른 입장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이 협회가 출범할 때 야후!코리아 직원으로 대표님을 대리해 참석했지만 여전히 블로거 개인으로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좀더 괜찮은 멤버들을 모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공적인 임무'를 도외시한 채 '상업적 목적'만을 위한 운영이라면 내부 비판자로서도 적극 의견을 개진할 생각입니다.

흠.. 새드개그맨님께서 새벽에 팟캐스트를 남기셨는데요.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서 내부 토론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논의는 지속적으로 블로거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으니까요.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질문 주시기 바랍니다. 저 말고도 대답해줄 협회 관계자 블로그는 많습니다.

BBA로 시작했을 때 저는 개인 자격의 '블로거'로 참여했었습니다. 이들이 상업화에 대한 열망만 있었다면 제가 산업협회 발족에 먼저 딴죽을 걸었겠죠. 앞으로도 내부 딴죽맨이 될터이니 따가운 말씀도 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산업화와 상업화.. 사회에 대한 공익적 목적이 결국 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그림이 되겠죠?

관련 글 :
2007/11/29 블로거 연합 필요할까?
2007/11/12 광고로 찌든 블로그, 솔직함을 되찾아라
2007/01/22 프로 블로거 한국에도 생길까?
2007/11/06 네이버 파워 블로거의 고백?
2007/11/04 언론 위기의 본질은 신뢰성 추락 때문
2007/10/07 기업은 블로그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가
2007/08/09 블로거 이익단체는 필요할까?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3/24 10:55 2008/03/24 10:55

아이디어 우화

Ring Idea 2008/03/24 01:24 Posted by 그만
아이디어 우화 하나.

A : 오늘 만난 사람에게 오늘까지 생각한 것을 모두 말하라.

B : 그걸 다 이야기하면 내게 뭐가 남는가.

A : 이야기한 모든 것이 남고 듣는 사람의 반응까지 남지.

B : 누가 내 아이디어를 훔쳐가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A : 하하. 걱정하지 말게나 오늘 말한 것은 오늘까지 생각한 아이디어일뿐 내일부터 생각할 아이디어는 아니니 말일세.

B : ....


아이디어 우화 둘.

A : 당신이 만난 상대의 이야기를 동의하며 들어라.

B : 누가 뭐래나. 하지만 듣기 영 거북해서 말이지.

A : 맙소사. 얼마나 행운인가. 이제 자네는 남에게 거북하게 말하지 않는 방법을 배운 것이야.

B : 내 생각을 숨기란 말인가?

A : 저런, 누가 자네만큼 자네를 알 수 있단 말인가. 그저 동의하고 배우고 있는 자네의 일부분을 보여주면 되지.

B : 반대하는 또 다른 나는 어쩌구?

A : 하하. 어차피 자네에게 거북한 말을 하는 상대는 그 친구에게 별로 관심이 없을 거야. 아마 튀어나오면 목부터 치려 하겠지. 전쟁을 원하나? 아니면 협상을 통한 인수를 원하나.

B : 아무래도 거짓된 것 같은데.

A : 그렇다면 더욱 축하하네. 자네는 앞으로 평생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외로운 전사로 살아야 할 거야.

B : ....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3/24 01:24 2008/03/24 01:24

카테고리

전체 (1951)
News Ring (644)
Column Ring (295)
Ring Idea (1004)
Ring Blog Net (8)
Scrap BOX(blinded) (0)

달력

«   2008/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그만'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 Supported by TNM
Copyright by 그만 [ http://www.ringblog.ne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