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회 IT 난상토론회 늦은 후기를 남깁니다.

행사와 관련된 사항은 온오프믹스에 달린 댓글과 후기 포스트를 참고하시구요. 저는 1차 토론만 참여하고 집에 일찍 돌아가는 바람에 맛있는 식사도 포기했습니다... ㅠ,.ㅠ

1차 토론에서 각자 주제를 정하고 앉았지만 저는 늘 그렇듯(?) 주제 없는 곳에 앉아서 일단 주제를 잡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있던 조의 참석자는 그만을 포함해 Bana Lane님, Rationale님, 문광부 정윤재님, 얼떨결에 참여하신 류한석님, 늦게 오신 데니님 등이 'SNS'에 대한 포괄적인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좌장 역할을 맡은 그만이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하는 바람에 중간에 맥이 자꾸 끊기긴 했지만 여러모로 Bana Lane님, Rationale님, 류한석님의 SNS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

흥미로운 것은 요즘 SNS 연구에 몰두하고 계신 류한석님의 SNS 분류였습니다.

류한석님에 따르면 SNS의 필수 요소는 ▲프로필(자기소개), ▲렐레이션(관계형성), ▲코멘트(의견남기기주고받기)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SNS의 형태별로 ▲리얼 아이덴티티 SNS, 그리고 ▲판타지 아이덴티티로 SNS 구분을 했습니다. 리얼 아이덴티티의 경우 인명정보에 실제적인 정보가 있어야 하며 사회적 관계 또한 현실적이고 눈에 보이는 관계로 이어져 있어서 오프라인 관계망이 그대로 이어진 모습이라고 볼 수 있구요. 판타지 아이덴티티의 경우, 리니지나 세컨드라이프 처럼 자신의 캐릭터가 온라인상에서 새롭게 구축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싸이월드는요? 리얼 아이덴티티에서 출발한 판타지 아이덴티티 SNS라고 본다는 것이 류한석님의 분석입니다.

최근 링크나우나 링크DIN, 페이스북의 경우 리얼 아이덴티티 SNS의 전형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필요'에 의한 관계망 형성이 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 끈끈한 관계 형성이 가능하고 시스템적인 발전 속도도 빠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저는 이같은 리얼아이덴티티의 상쾌한 출발이 '쿠쿠박스'를 떠올린다고 말했습니다. 즉, 초기에는 오프라인의 인맥이 온라인으로 시스템화되면서 강렬한 폭발력을 갖게 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의 한계 이상을 뛰어넘는 상황을 연출하기 힘들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이 때 우리나라 정서에 대한 이야기로 간간히 빠지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 SNS가 독자적으로 성공하기 힘든 것은 어찌보면 '남 것은 보고 싶다, 하지만 내 것은 보여주기 싫다'는 정서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Rationale님은 새로운 SNS가 '익명'에 의한 것이고 철저히 '관심사'로만 엮이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Rationale님이 예로 든 것은 펀드에 대한 관심사를 서로 공유하면서도 서로의 실명에 의한 스테레오타입보다는 투자 패턴이나 투자 성과 등만을 공유하고 지식을 통한 관계망 형성이 이뤄나갈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정보를 공개하는 조건이 익명이라면 수요대비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함께 가졌죠.

여러 참석하신 분들의 의견은 '정보 영웅의 존재', 그리고 '의도와 필요에 대한 충족', 그리고 '익명이지만 실재하는 사람'이 잘 엮인다면 SNS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 아닌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독자적인 SNS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후미를 장식했는데요. 거대한 포털 속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다양한 툴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구태여 새로운 시스템에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고 새로운 정보를 찾을만한 '의도'나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SNS에 대한 이해를 깊이 갖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SNS의 흐름이 절대 외국의 그것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특히 '패거리 문화', 또는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도구와 온오프 관계망이 잘 짜여진 우리나라 사회 구조가 SNS의 필요성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는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도 누군가를 통해 누구를 만날 수 있다는 조직 구조가 뚜렷한 마당에 이미 느슨한 연결에서 단단한 연결로의 지향을 말하는 서양식 SNS는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늘 흥미로운 사람들과의 대화는 즐겁습니다. 이번 난상토론회에 끝까지 참석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만,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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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31 01:01 2007/12/31 01:01

너무 간단한 스팸블로그 만들기

Ring Idea 2007/12/29 01:05 Posted by 그만

포털이나 메타블로그에 스팸 블로그(스플로그)가 메인에 올라오는 경우는 드물다. 약간 취약했던 메타블로그에서도 스팸의 노출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아무래도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소수의 어뷰징이 힘을 잃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고 시스템을 통해 스팸을 잘 걸러낸다고도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스팸 블로그가 양산되고 있고 이들의 수법은 유치하지만 노골적이다.

특히 포털 블로그들이 각종 악성 스크립트를 막아놓으면서 조금 시들해지는가 싶더니만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의 자유도 높은 시스템과 각 검색 사이트의 블로그 검색 강화에 힘입어 다시 스팸 블로그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흠.. 악당 사이트를 공개할까 말까 하다가 (사이트 URL, 그리고 어떻게 찾게 됐는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나중에 검색 사이트 담당자들은 직접 이메일을 보내시거나 아니면 수법을 보고 바로 눈치 채기 바란다.

태그나 스크립트에 문외한인 그만이 이런 내용을 찾아냈다는 것도 우습지만 이런 스팸 블로그들이 버젓이 양산되고 있는 현실이 더 안타까와 그 수법을 공개한다.


사례 1.> 너무 쉬운 메타 태그 이용하기

A 블로그의 경우 메타 블로그를 통해 접속을 하면 잠깐 동안 로딩하는 듯한 화면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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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잠깐 사이에 엉뚱한 사이트로 가버린다. 일부러 흐리게 처리했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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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 블로그는 어떻게 바로 이런 사이트로 우리를 안내한 것일까?

A 블로그를 자세히 보자. 오른쪽 스크롤바를 보자. 그리고 그걸 아래로 내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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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것은 소스 보기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킨 배경을 하얗게 해놓고 헤드 배너에 로딩중이라는 메시지만 큼지막하게 써놓은 채 본문 이하 부분을 아래로 한참 내려 놓아 스크립트나 자동 로딩중이라고 착각하게끔 한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사이트를 이동하면 될 것을 굳이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어 두고 불필요한 블로그를 잠깐이나마 보이게끔 편집까지 해놓은 것일까?

그것은 이 블로그의 RSS를 뒤져보면 해답이 나온다. 최신 연예인 사진들과 인터넷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야한 사진들을 퍼오고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야한 단어들을 블로그 포스트마다 적어 놓은 것이다. 이른 바 검색 최적화를 위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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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밀은, index.php 파일 안에 정말 쉬운 메타 태그 추가 하기..

<meta http-equiv="Refresh" content="1;url=http://XXXX.org/XXXXXX.html">

즉 이 XXXXXX.html은 순수하게 자바스크립트로 다른 사이트로 넘기는 기능만을 갖고 있는 다른 사이트에 있는 페이지로, 이 페이지를 통해 순간 이동을 하면서도 index.php 페이지 내부의 내용상 필터링 대상 URL까지 숨겼다.

너무 돌아왔는데, 어쨌든 이 블로그의 수법은 다음과 같다.

▶ 검색 최적화와 메타 블로그 피딩을 통해 사용자들의 실수나 호기심을 이용한다.

▶ 블로그로 들어오는 순간 잠시 기다리게 해 놓고 의도한 음란 사이트로 유도한다.

▶ 음란 사이트로 유도한 자바스크립트 페이지 파일은 정작 다른 곳에 만들어두고 메타태그를 통해 이 페이지로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사례 2.> 더 쉬운 자바스크립트 이용하기

비슷한 경우로 검색엔진 최적화를 이용하면서도 순식간에 다른 사이트로 휘릭 넘겨 버리는 B는 좀더 단순하다. 역시 티스토리나 텍스트큐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량 생산(?)을 위해 티스토리 사용이 좀 많아 보이긴 하는데..

다음의 스크립트를 보자. B 블로그 역시 각종 음란 단어와 낚시질 콘텐츠를 잔뜩 쌓아놓고 있지만 정작 내용을 보기도 전에 다른 사이트로 넘어가 버린다. 즉, 블로그는 순전히 유령인 것이다.

<Script Language=JavaScript>location.replace("http://YYYYYYY.net/");</Script>

이 마법의 자바스크립트 코드는 놀랍게도 '뒤로' 버튼 따위로 자신이 어떤 블로그를 경유했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코드다. 물론 이런 의도로 만들어진 코드는 아니겠지만 스패머들은 좋은 기술은 다 알고 있나 보다.

보통 자바스크립트에서 다른 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코드로 location.href = "{페이지URL}"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기 전의 페이지가 남아서 어느 사이트가 낚시질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location.replace를 사용하면 검색이나 메타 블로그 등에서 유입되는 경우 바로 스팸 사이트로 휘리릭 넘어가버리고 직전의 페이지가 어느 것이었는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

징그런 스패머들..

** 설마 이 글을 따라하라고 썼다고 생각하면 좌절이다. 스팸블로그들의 수법 두가지를 발견해서 이들 쓰레기를 없애자는 의미로다가(구질구질하게 이런 걸 써야 하나?)...--;; 해결 방법이 있는지 없는지 염두에 두지 않고 막바로 쓴다.

** 덧, 이런 방법들은 너무 유치해서 검색에서 충분히 걸러낸다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위 두가지는 검색엔진 최적화라기 보다는 검색엔진에서 사라지기 최적화입니다"
(제가 문외한이라..^^) 다행이네요. 그래도 제 눈에 들어왔으니..^^; 물론 기사 어뷰징 처럼 인기 검색어를 동원해 지능적인 펌질이나 기사 위조 등은 여전히 눈에 보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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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9 01:05 2007/12/2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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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해 초부터 운영중인 올팟(www.allpot.co.kr) 서비스가 종료됐다.

올팟은 이미 11월 1일 서비스 종료 공지를 회원들에게 발송한 이후 연내 서비스 폐쇄가 예정돼 있었다.

현재 올팟은 사용자들의 계정에 따른 자료를 일괄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사용자가 원하는 경우 KTH가 운영하는 파란의 푸딩 서비스로 자료를 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는 오는 3월 31일 올팟 사이트를 전면 폐쇄할 방침이다. ⓡ RingBlog.Ne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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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엠플 서비스 종료 메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던데요.

올 한 해 여러모로 사이트 폐쇄 소식이 자주 들리네요. 서비스란 것이 한 번 시작하면 멈추기도 쉽지 않은데 유독 대기업 사이트들은 이런 과정이 깔끔(?)하면서도 단호하네요.

이 사례로 인해 (동영상)UCC 버블이 드디어 꺼지고 있다, 또는 대기업 인터넷 서비스는 제대로 성공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질 것 같은 분위기네요.

인터넷 서비스가 규모의 경제에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생기는 것은 순리이며 특히 자금과 인적 자원이 풍부한 대기업의 참여는 우리나라에서 너무 당연한 수순이 되어왔죠. 그럼에도 대기업들의 잇단 인터넷 서비스 실패 사례가 무엇을 말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각을 약간 달리 보면, 유독 인터넷 서비스가 시장 독점적 지배 사업자들의 선전으로 인해 신규 서비스를 만나보기도 힘든 마당에 제아무리 조직력과 자금력이 풍부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시장 분위기도 문제겠죠.

기라성 같은 예전 서비스는 물론 새로운 서비스들의 실패, 그 원인은 포털을 중심으로 한 독점적 시장 질서 때문일까요? 아니면 기획과 실천력이 중요한 순발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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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8 16:07 2007/12/28 16:07

2008 미디어 시장 변화

Ring Idea 2007/12/28 10:40 Posted by 그만
이명박 정부(실용 정부?)가 출범되면 미디어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직까지 여러 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만 일단 참여정부와는 딴판의 모습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변할까?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일단 국정 홍보처의 폐지가 눈에 띈다. 그리고 문화방송의 민영화, 신문-방송 겸업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 시장이 원한 대통령이 이명박일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그 외에도 취재선진화방안의 전면적인 폐지로 인한 기자 취재 편의 확대 역시 이유에 포함된다.

특히 신문-방송 겸업의 경우 공중파를 제외한 보도 및 종합채널까지 메이저 신문사들이 장악하게 될 경우 시민단체와 학계의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화방송의 민영화나 한국방송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연차적으로 계획돼 있는 것으로 보이고 정책방송이나 아리랑TV 등 실질적으로 국가가 운영하는 언론 기능을 대폭 민간에 이양할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 역시 방송의 공공성을 우선시 해온 우리나라 방송의 역사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IPTV의 경우 이미 통신쪽의 의견이 우세한 상황으로 법안이 마련돼 있어 조만간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 같은 기능의 방송통신위원회 같은 조직의 신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뉴미디어 영역이면서 조급한 사업 추진으로 고민에 빠진 DMB나 위성채널 등의 생존도 미디어 산업에 있어서 주목해 볼 분야다.

통신과 인터넷 영역에 있어서 내용 규제는 문화관광부 담당으로 거의 굳어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인터넷 영역의 규제 기관은 문광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문과 방송의 겸업이 허용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보수 신문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적잖이 의회나 시민단체로부터의 견제도 예상된다.

국정홍보처의 경우 꽤 오랜 분쟁의 역사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폐지는 또 다른 권력 포기와 재조정의 의미를 갖고 있다. 국가 정책에 대한 대국민 서비스가 주요 임무인 국정홍보처가 번번이 정부와 언론간의 견제 및 긴장 관계 유지를 위한 조직으로 쓰여졌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 기능이 과연 없어져도 되는 일인지는 숙고해볼 일이다.

신문과 포털간의 관계에 대해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지만 적어도 그동안 포털을 '장악'의 대상으로 삼았던 한나라당의 집권이 기정 사실화 돼 있으므로 포털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이고 신문이나 콘텐츠 생산자 측의 입장이 더 우세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업적인 측면이 아닌 권력과 영향력 관계로 인한 인위적인 규제로 보인다. 따라서 마지막 언론 자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인터넷 마저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블로그나 댓글 실명제 등 조직적으로 저항하기 힘든 부분부터 손을 대는 권력 기관의 움직임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겠다.

이래저래 블로그로서 미디어 시장 움직임이 주목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아래는 보너스~^^ 언론인은 언론의 자유에 장애를 주는 요인으로 무엇을 꼽고 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1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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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8 10:40 2007/12/28 10:40

의사 - 변호사 블로그는 어떤 모습?

Ring Idea 2007/12/24 16:10 Posted by 그만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죠?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블로깅을 오랫동안 끊고(중간에 울컥하는 포스팅이 있었지만.. 논외..ㅋㅋ) 있었던 터라 감을 좀 잃었네요. 회복될 때까지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만,

오랜만에 블로깅하는 김에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좋은 블로그 두 곳을 소개할까 합니다.

블로그에 왜 정치인과 평론가들은 오지 않느냐 했더니 금방 찾아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리고 찾아보니 변호사, 의사도 있구요. 무슨 강좌하듯 할 것 같다구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블로그를 보면 구독하고 싶은 맘이 굴뚝일거에요~!

오늘 소개하는 블로그는 야후! 블로그로 꽤 오랫동안 좋은 콘텐츠를 독창적으로 올리시는 분들입니다. 두 분 모두 야후! 블로거들입니다. 다른 포털을 주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추천해주삼~^^

1. 최영호변호사 "골치아픈 세상 신나는 세상"

제목에서 보다시피 변호사님의 블로그입니다. 내용이 워낙 독특하답니다. 특별히 꾸밈이나 기교가 보이지도 않는데 문장을 읽다보면 이 분의 성격이나 캐릭터를 짐작케 합니다. 물론 쌍방향성에서는 약간 난해한 부분이 있는 판례들이 주를 이루지만 각 생활속 판례를 보고 있자면 '참 세상 가지각색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답니다.

뜬금없는 짤방도 늘 함께 붙어 있는데요. 그림 감상용(?)으로도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변호사의 블로그입니다.

법원의 판결문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이를 일반인의 언어로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2. 평범한 칼잡이의 평범한 블로그

오옷, 바쁜 의사 생활 속에서도 의학 상식(?)을 전문가가 구체적인 사례와 사진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제목의 '칼잡이'로 보아 외과의사인듯 싶습니다. '뉴하트'를 보는 시각도 한 번 보고 싶은데 아직 드라마 이야기는 올리지 않으시네요.^^

이 블로그의 숨겨진 재미는 '공룡'입니다. 놀라운 공룡 지식과 의학 지식이 한 블로그에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일부러 특정 글을 링크로 달았는데요. 아래를 보시면 댓글에 친절히 답변해주시는 원격 진료 블로그 역할도 하십니다. 놀랍지 않으세요? 이런 블로그도 있군요~

돈 좀 있고, 세상 좀 살았고, 학식 좀 있고, 유명하다 싶은 사람들은 블로그를 안 한다구요? 아니에요.. 그들도 우리와 함께 블로고스피어에서 함께 숨쉬는 블로거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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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4 16:10 2007/12/24 16:10

보수의 반동에 졌다

Ring Idea 2007/12/19 21:22 Posted by 그만

진보 진영의 보수화와 분열이 결국 보수의 반동을 만들어냈고 국민들은 '그놈이 그놈'이란 생각을 한 모양이다.

진보가 졌다. 전 국민이 보수화됐다.

먹고 사는 데 도둑질이든 거짓말이든 하고 살아온 세월이 아까워서라도 그의 흠결이라고 하는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노무현 심판론이라거나 현정부 실정에 대한 반발, 정권 교체 욕구, 보수의 확산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믿고 싶다. 차라리 그냥 그렇게 믿고 싶다.

저질 대통령 모시고 살아야 하나. 결국 대운하를 파야 하나? 군대도 안 간 사람에게 군 통수권을 맡기고 북한과 대결하고 미국에 고개 숙이는 모습을 봐야 하나?

그런데 그렇게 보라고 하는군.

인터넷 포털과 인터넷 신문의 대대적인 숙청은 예정돼 있고 보수 안에서도 정통 보수 조차 마이너리티로 떨어지게 생겼다.

끔찍한 5년의 출발인데 희망은 있다.

역사는 결국 체험해 봐야 아는가보다. 대통령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 노태우를 뽑았던 국민들이고 3당 야합으로 탄생된 김영삼 정부의 IMF 초대를 겪어야 했던 것도 국민들이다.

이제 김대중과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진보의 시대는 가고 보수 반동의 시대가 왔으며 진보는 안락함을 벗어나 다시 자기 부정과 분열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자기 변신의 과정을 거쳐야 할 때가 왔나 보다.

보수 언론은 이제 별로 재미도 없겠다. 10년 동안 질긴 생명을 이어오는 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끊임없는 논란 장사판 제공에 감사해 해야겠다.

전통적으로 세상을 뒤엎을 기세를 가져야 할 20대들에게 실망했다. 세속적인 성공에 매진하면서 기존의 부패 세력을 돕고 있는 30, 40대에게도 실망했다. 난 나에게 실망했고 이 상황에 실망했다. 하지만 이런 보수 반동의 시기가 있어야 진보가 새로운 싹을 틔우지 않겠는가.

어차피 진보나 보수나 부패에 있어서는 척결의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에효.. 이 모양으로 뽑아 놨으니 모양새 좀 안 좋게 생겼다.

올블로그와 블로그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미국의 보수 반동이 만들어 놓은 부시 정권을 보면서 뉴 미디어과 새로운 언론 권력 교체에 대한 희망 역시 가질 수 있겠다.

설마 비판 언론에 족쇄를 씌우진 않을 거 같은데, 대대적인 사이비 언론(그들이 말하는) 단속이 감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좀 된다. 그래도 뭐 밟혀야 일어설 의지도 생기는거니까.

어쨌든 엎어졌으니 일어나야겠다. 미디어 한글로님의 말 처럼 공수교대다.ㅋㅋ

관련 포스트 :
2004/04/20 당신은 좌파입니까? http://blog.empas.com/mse0130/1490544
자펌합니다.

내용 보기..



**덧, 내맘대로 블로그 휴가를 크리스마스 때까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 지나서 연말 인사로 돌아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누가 기다린다고! 퍽퍽)~^^;; 자꾸 못 참고 휴가 기간 중에 글을 올리네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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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12/19 21:22 2007/12/19 21:22

서태지 세대의 비겁한 변명

Ring Idea 2007/12/19 12:28 Posted by 그만
대학교 1학년, 92년이었다. '스타 탄생' '특종 TV 연예'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신인들 나와서 자기 솜씨를 뽐내고 기라성 같은 선배 가수, 연예인, 평론가로부터 조언과 비판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어디서 배낀 프로그램이었다.(일본 무슨 프로그램이었던 거 같은데... 그 전부터 있었던 미국 케이블TV의 전형적인 '신인 조지기' 프로그램이었다.

** Jiinny님께서 트랙백으로 잘못된 내용을 지적해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잘못된 내용을 지적해주신 Jiinny님께 감사~^^)

"하지만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서태지의 등장과 관련된 소개는 아무래도 잘못된 것 같군요. 전 91학번 서태지의 등장에 못지않게 충격적이었던 사람입니다. 서태지는 정확히 "특종TV연예"의 신곡무대라는 곳이었습니다. 글쓰신분 말씀대로 비판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패널이 작사가, 작곡가, 지금은 방송인으로 활동하시는분 그리고 가수 전영록씨였습니다. (비판적이었던 분 이름은 뺐습니다.) 하지만 비판적인 내용은 그들로서는 이해가 가는 방향이었던 것이 가사와 멜로디가 약하다였습니다. 역시 립싱크였구요. 그 특유의 현란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안무는 사실 제가 봐도 한눈에 "얼어 있어서" 제대로가 아니었다입니다. 얼굴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구요. 동작도 굉장히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수인 진행자 임백천씨와 전영록씨는 꽤 호의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영록씨는 서태지가 시나위에서 베이스친 것도 알고 머리깍고 이쁘게 나오니 굉장히 미남이다라는 농담도 하지요."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3인조 그룹이 '난 알아요'라는 생전 처음 들어봤음직한 음악을 들고 나왔다. 패널들은 제대로 조졌다. '한국어로 랩을 한다는 게 어색하기 짝이 없다', '안무가 너무 유치하다. 복장도 그렇고 방송에 부적합하다', 등등..

하지만 당시 93년부터 미국에서는 'X세대'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었고 일본에서는 '신인류'라는 신조어가 나오더니 바로 국내 멍청이 언론들은 고대로 따라 '신세대'라는 희한 찬란한 작명을 하면서 내 또래들을 그룹화시켰다.

그렇게 90년대 초반 학번, 70년대 초중반 태어난 이들은 신 종족 마냥 불려졌다. 누구도 우리가 무엇인지 규정하기 힘들었지만 언론과 함께 사회가 대략 그렇게 우리를 규정지었다.

탈냉전의 시대, 학생운동의 막바지 몸부림, 광주민주화항쟁 사건의 다시보기, 민주 세력의 승리와 분열, 그리고 이어지는 김대중 김영삼의 단일화 실패, 김영삼의 좌우합작의 변절, 연세대 한총련 사태가 그 시대를 걸어가고 있던 이들에게 늘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사회의 흐름을 대변하는 탈 권위주의의 새싹은 서태지부터였다. 그는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엘리트 코스를 밟지도 않았으며 음악계의 큰 줄기를 따라 육성된 적도 없는 '성공의 아이콘'이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판을 6개월에서 1년마다 한 장씩 찍어내는 공장 시스템을 거부하고 서태지식 음반 출시 전략, 즉 활동 중단-잠적-복귀로 이어지는 새로운 흐름을 온몸으로 만들어냈다. 새로 만들어내는 음악들 역시 그렇게 따라부르기 힘들었지만 꾸역꾸역 따라부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당시 대학 문화들 역시 당구장과 만화방이란 놀이문화 집결지에서 노래방이 등장하고 비디오방이 전국을 휩쓸며 시대와의 단절을 무의식적으로 즐기는 문화로 바뀌고 있었다. 음습한 막걸리에서 소주로 그리고 다시 맥주로 주종도 바뀌고 선배들과 사회에 대해 치열하게 싸우기보다 조용히 워크맨으로 혼자 음악을 들었다.

우리들이 보는 서태지는 동질감이었고 사회에 대한 조용한 혁명을 준비하는 투사였으며 눈으로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들의 심장 속 깊숙이 들어가 그들에게 혁명의 기운을 전파시키는 세력쯤으로 보였다.

우리라고 할 것도 없다. 내가 그랬고, 체험과 실천이 중요한 가치임을 깨닫는 시기였다. 머리만으로 생각하는 혁명과 구호를 외치며 충돌의 가치만으로 경도된 개혁 방식은 그래서 가치를 잃었다.

90년대 이전 민주화 세력이라 뭉뚱그려 이야기 하지만 당시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은 나름의 비제도권 영웅을 만들어 제도권의 거악과 대결시켰다. 저쪽에 거두가 있으니 우리에게도 거두가 필요했다는 식이었다. 386의 한계는 새로운 종류의 보스 만들기였다고 느꼈다. 다양성과 개성의 가치가 훼손되더라도 거악과 싸우기 위해서는 학생운동 조직 역시 민주화된 토론보다 집단 세력화와 의식화에 몰두하기 일쑤였다. 그것은 그때의 힘이었다.

서태지 세대는 성장해서 97년 IMF 사태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부패 세력의 재집권을 막아내었고 386의 가치를 실현시켜주기 위해 정치권의 서태지였던 노무현에게 동전이 가득 담긴 돼지저금통을 던져줬다. 인터넷이란 새로운 매체를 자유자재로 다룰줄 알았던 우리는 서태지를 여전히 영웅으로 만들고 있으며 우리가 원하는 누구든 우리를 대신할 수 있는 누구든 영웅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늘 흩어져 있다. 속내를 쉽게 흥분하며 떠들고 다니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믿었고 누구도 믿지 않는 음모론의 신봉자들이었으며 다들 누구나 잘났다고 인정할 수 있었으나 인정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든 장기적으로든 부정기적으로든 저항해왔다.

순진했을까? 부패수구세력에게서 느낀 실망감, 386에게서 느낀 실망감은 거악에 맞서기 위한 차악이 스스로 되어버린 것을 목격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선택의 시간이 왔다.

지역주의를 처음으로 극복한 세대, 만화도 문화라고 인정하는 다양성 존중의 세대, 꾸준한 관심보다 부정기적인 폭발성을 가진 세대, 디지털을 수족처럼 다루는 세대, 개인화와 사회 공동체 의식 사이에서 선택을 즐기는 세대, 주군이 아닌 리더를 원하는 세대, 나라가 부패로 망할 때 어떻게 사회적인 피해가 파급되는지 눈으로 본 세대, 교복두발 자율화 세대...

그게 나와 우리 세대를 이야기해준다.

살려주이소 하는 젊은이들보다 부딪히고 깨지는 젊은이들과 어깨동무하고 싶은 청춘세대, 도덕보다 능력이라는 삽질 아버지 세대에 대한 존경심 뒤에서 그들의 거대한 부패 덩어리에 몸서리칠줄 아는 개인주의 세대들이다.

그런 내가 오늘 차악에게 한 표를 던지고 왔다. 최선이라 생각했던 문국현 후보를 순수하게 보기보다 내 주관적으로 봤을 때 신선하지 않은 구세력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에게 내가 원하는 언론개혁의 의지나 사회 기득권을 설득시킬 힘을 찾지 못해서였다.

하지만 누구의 어떤 선택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노태우가 집권하고 나서 김영삼이 집권하는 과정을 지켜봤고 그것을 역전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는 흘러가고 동지들은 세대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으며 사회가 주목하는 인물들로 서태지 세대들이 움직이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 부정을 통한 혁신으로 벤처의 주역이 되어 있으며 탈 지역주의 탈 냉전주의 탈 권위주의는 우리의 지상 과제다.

권영길, 문국현, 금민에게도 마음을 열어두고 있는 이들이 서태지 세대들이다.

누구에게 무슨 표를 던지든 그것이 역사고 그것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다만, 부패 세력이 나라의 주인행세를 할 때는 서태지 세대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든 생활 투사로 활동할 능력과 경험이 쌓이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민중 속에 개혁이 있다고 믿는 서태지 세대의 일원의 비겁한 변명이다.

**덧, 이 글을 급하게 마무리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서태지 세대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 문화 아이콘으로 설명되는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불편하신 분이 많은가 봅니다. 희한하시네, 제가 서태지가 좋다고 했나요? 아무리 읽어도 그렇지 않은데.. 다만 그가 시대상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겁니다. 섞이기 싫다고 73년생이 77년생이 되는 게 아니듯이.. 데모하지 않아도 80년 민주항쟁을 거쳤듯이.. 하튼 달을 가르키면서 딴 이야기하고 있는데 손가락이 못생겼다고 하시면 절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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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12/19 12:28 2007/12/19 12:28

하루 전이다, 대선 예측

Ring Idea 2007/12/18 11:28 Posted by 그만
** 덧, 이 예측은 보기 좋게 틀렸다. 하하하..

대선, 판이 달라졌다.

이명박, 안타깝게(?) 물 먹었다. 그래도 싸다.

거짓말을 하다보면 거짓된 기억이 사실로 믿어지는 기현상을 당신은 보여줬다. 심리학자들의 분석대상이 된 것을 축하한다. 어디가서 위장교습소 하나 차려놓고 여생을 보내기 바란다. 아마 내놓은 재산을 뛰어넘는 돈을 쓸어담으며 대단한 부자가 될 것이다. 그렇게 당신이 주장하는 먹고사는 문제로 고생하시는 기득권들과 머리를 맞대고 삽질의 추억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정동영, 대통령 돼서 기쁜가?

노무현을 버린 대가를 톡톡히 받으리라. 그럼에도 당신이 된 것은 '거짓된 지도자'를 바라지 않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대신 당신의 더러운 변절의 역사에 대해 참회하라. 비판적 지지를 선택한 똑똑한 국민들의 선택에 감사하며 회계의 시간을 가져라. 안타깝게도 당신이 만든 정책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몇 가지 신선한 정책(수능 폐지 등)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를 두고 앞이 캄캄할 것이다. 신당은 주의하라. 열린우리당 시절 너희를 1당으로 만들어준 것은 '빨리 털 것은 털라'는 시대적인 주문이었다. 멍청한 것들, 끝도 안나는 토론과 이룰 수 없는 합의에 대한 추종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였던 표결로 이루어야 할 것을 이루지 못한 것과 표결로 쓸데 없는 곳에 힘을 발휘한 과거를 잘 생각하라. 보스가 사라진 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지 않고 튀어 나가서 빌어먹을 작정이었다면 나가 뒈져라. 언론의 논란 장사에 놀아나는 꼴이라니.. 이제부터 신문 좀 끊고 한 일년만 살아봐라.. 세상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문국현, 미안하다. 그렇지만 양비론은 재미없다.

노무현을 뽑았을 때 가졌던 권영길에 대한 미안한 마음. 그것이다. 하지만 지켜보자.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더 많다. 하지만 당신이 보여주지 못한 것이 더 많았다. 그것이었다. 세력으로 커야 한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당당한 제 1 야당의 모습으로 커주기 바란다. 정동영은 견제되어야 할 대상이다. 당신에 대한 검증은 지금부터다. 우리에게도 시간을 주었어야 했다.

권영길, 그만할 때 그만두어야 했다.

낡은 대세론과 구관이 명관이라는 낡은 가치가 언제부터 진보세력을 망가뜨려 왔는가. 심상정이었다면 해볼만 한 게임이었을 것이다. 민노당의 가치와 세력을 더 넓혔을 것이다. 이제 당당하게 물러나서 다시 한 번 치열함으로 노동 운동에 투신해주기 바란다.

이회창, 박근혜 철통 보수들과 함께 무덤까지 가라

훌륭했다. 차떼기의 추억 속에서도 당당하게 삼수에 도전한 노익장도 훌륭했다. 박근혜 역시 집 안에 틀어박혀 며칠만에 한마디씩 하고 들어가는 전형적인 은둔형 지도자인 척 하는 모습도 꽤나 신선했다. 천부적인 장악력은 아비를 닮았구나. 둘 다 칭찬해줄만 하다. 이제 마지막 남은 정통(?) 보수들을 모아서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세상이나 당신들 같은 추억으로 먹고 사는 보수들은 1/3 분포가 될터이니 맘껏 기 펴고 살렴. 당신 같은 사람들이 있어야 박통의 추억으로 여생을 사는 노년들이 이야기할 대상이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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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선 하루 전 날 예측해본 결과 이명박을 근소한 차이로 정동영이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 글은 정치 관련 글이므로 예전의 방식대로 모든 댓글에 무대응할 예정. 더 설명할 이야기는 없다.

** 블로그 휴가중에 이런 글이나 올리고.. 쿨럭.. --;; 곧 링블로그 휴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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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8 11:28 2007/12/18 11:28
우려하던 일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언론사와 포털이 제휴를 맺고 독점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다.

한겨레와 NHN이 지난 11일 과거 기사 디지타이징(전산화)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한겨레신문이 보유한 88년 이후의 기사 및 사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뉴스 콘텐츠를 5년간 네이버에 제공토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한겨레의 종교, 환경, 사진 분야 전문기자가 생산하는 기사를 별도의 대가를 받고 네이버에 5년 동안 독점 제공키로 한 내용이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독점 공급은 시장 규모를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양측의 안정적인 성장을 견인해주는 약으로 쓰이기도 하고,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무기로도 쓰인다.
이번 NHN과 한겨레신문간의 독점 기사 계약은 미디어는 곧 언론이라는 공공재로 인식되던 시장의 구도를 인터넷을 비롯한 미디어 전반에 대한 시장 구조로 재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동아일보도 이미 NHN과 MOU를 맺은 상황이고 NHN이 신문사닷컴들을 배제시킨 채 본지와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며 유사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업계 전반적인 관심이 뜨거워진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계 내부의 문제 제기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NHN이 제안할 달콤한 '유혹'을 기다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개인 CP에 대한 시도로 민훈기 기자나 이동진 기자, 그리고 박범신의 '촐라체' 소설 연재 등의 사례를 앞서 만든 NHN으로서는 그동안 준비해온 언론사의 전문 콘텐츠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돈인가
이번 사례는 언론업계와 포털업계가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수익성과 고급 콘텐츠 확보라는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점에서 윈-윈 구조인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언론은 '공공재'로서의 역할과 독립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일정 부분 상실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물론 포털에서도 유독 네이버의 제안이 먹혀 들었다는 것은 인터넷 미디어의 독점 현상을 줄기차게 비판하고 견제해왔던 언론사의 자발적 굴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네이버 역시 독점 공급이라는 수단을 돈으로 일궈냈으니 당연히 폐쇄적인 정책의 연장선에서 열린 인터넷을 바라는 네티즌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네이버에서만 그 콘텐츠를 공급할 것이고 타 검색에서조차 이 독점 콘텐츠는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대선 뉴스 중계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허황한 목표를 위해 무리한 댓글 통합 정책까지 펼쳤던 네이버가 이제는 '전문 기자의 품질높은 기사'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목표를 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이런 구도 속에서 첫 눈에 보이는 것은 결국 '돈'이다. 언론사는 자력으로 인터넷 매체로의 진화에 실패했다는 것을 자임한 꼴이며 결국 인터넷 뉴스를 독점하고 있는 뉴스 유통 업체가 제공하는 '돈'에 자존심을 판 것이다. 물론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독립 언론으로서 가장 나쁜 선택을 한 이유를 댄다고 해서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전문기자가 생산하는 기사의 내용에 대한 제약이나 규제 또한 당연히 포함돼 있지 않다는 항변도 믿고 있다. 그렇지만 5년 독점 계약은 5년 후 계약 종료 시점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 시기를 앞두고 어떤 '서비스'가 난무할 것인지는 쉽게 짐작이 간다.

문제는 한겨레신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이버는 메이저신문사들과 꾸준히 독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론사의 '전문 기자' 육성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네이버용 기사를 생산하는 '하청 전담 기자' 육성에 돈을 대줄 것이고 이는 네이버 안에서만 유통되어 결국 네이버의 계약 갱신에 목을 매는 기자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마이너신문들은 마이너신문대로 네이버의 '간택'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서러움을 당할 것이다.

뉴스 신디케이션, 자존심으로 망하고 독점으로 망쳤다
미디어업계의 향후 3년은 그야말로 폭풍의 시간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뉴스 생산자들의 영향력과 지위는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이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하락시켜왔지만 여전히 신문과 방송에서 생산되는 콘텐츠의 힘이 줄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수십년 동안 갈고 닦아 온 직업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수준은 제아무리 뛰어난 UCC라도 범접하기 힘든 평균 이상의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언론계는 자신들의 콘텐츠 품질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이는 인터넷 뉴스 유통망인 포털 업계 역시 인정하고 있는 바다. 따라서 우리나라 포털 업계에서는 여전히 메인페이지의 가장 좋은 자리에 뉴스 영역을 배치하고 있으며 이 뉴스 영역의 주요한 자리 역시 오프라인의 주요 매체 자리가 되어 있다.

역으로 보면 포털은 뉴스에 종속되어 네티즌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나 의견 제시를 한 단계 아래로 보는 풍토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된 것이 바로 포털의 뉴스 공급이었다. 근엄했던 언론사마저 사담으로 '오늘의 낚시 풍경'에 대해 자랑하고 있으니 언론계의 포털 종속 현상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둘의 의존 관계가 심화되면서 네티즌의 다양한 정보 취합과 자유로운 의견 교환은 소외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악플에 대해 호들갑을 떠는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는 수많은 '포털전용 낚시 기사'들은 왜 근절되지 않고 있는가. 저마다 인터넷 자회사 하나씩을 두고도 인터넷 전략 하나 제대로 펴지 못하고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언론사들의 인터넷 전략은 왜 성공하지 못하는가.

파란의 스포츠 뉴스 독점 공급 실패가 남긴 교훈은 인터넷은 결국 다양성으로 수렴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 언론과 포털은 더 장기적이고 거대한 자본력으로 언론 콘텐츠의 하청 생산화로 해답으로 내놓은 것이다.

뉴스 신디케이션, 즉 뉴스 유통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산업적인 공감대와 연구가 부실하다기보다 '단독'과 '특종'만을 좇으면서 독자와의 소통을 도외시한 언론사의 책임이 컸으며 포털의 폐쇄적인 트래픽 소유욕이 과다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풀려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고 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열어놓는 데에서 출발해야 했다. 하지만 포털 뉴스 시장은 다른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재화가 유통되는 과정은 지극히 시장의 정서적 흐름에 달려 있다. 시장의 정서적 흐름은 생산자로부터 유통, 그리고 소비자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마치 생명체 처럼 변화되고 진화된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뉴스원을 만나게 해주었고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즐겁고 재미있는 뉴스 보기 방식의 혁명이었다. 하지만 포털들은 이제 서로 높은 담을 쌓고 언론사들을 서열화시켜 자본으로 유혹하는 거대 공룡이 돼 있다.

시장 독점 기업들의 늘 주된 변명은 '시장의 자발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시쳇말로 항상 선택받을 것이란 '자뻑'(자만과 오만, 그리고 독선)의 시간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시장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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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전자신문인터넷 쇼핑저널 버즈에 칼럼으로 기고된 내용입니다.

이 내용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며 이런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피력할 수도 있었지만 미리 우려해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나중에라도 포털과 언론간의 관계가 변질되는 것을 조금이나마 경계하자는 뜻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별히 네이버나 한겨레에 악의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 여전히 네이버나 한겨레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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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댓글 반론이 왔습니다.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되며 독자들께도 양측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본문으로 끌어 옵니다. 익명제보이지만 대략 뉘신지 감은 오는군요.^^ 어쨌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조차 인식 못하고 돈에 눈이 먼 언론인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 더 문제겠죠. 돈보다 명분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명분이 돈을 만들어줄 것이란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그만에게도 이번 소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답니다.~

그리고 민훈기 기자나 이동진 기자의 사례는 한겨레의 경우와 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계약 주체가 다르고 선택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중에 좀더 의견을 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1. caetano 2007/12/17 12:10  댓글주소

    이번 건을 '언론의 공공재로서의 역할과 독립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상실한' 사례로 설명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그런 사례로 (변모씨 같은)언론계 전문가들에게 엄청나게 비난 받던 이동진 닷컴이나 민훈기 닷컴의 사례를 보죠. 포털(네이버)의 언론 진출이다, 언론사(기자)의 하청업체 전락이다 라고 비판받던 이동진, 민훈기 닷컴의 기사들이 한국 영화 저널이나 스포츠 저널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찌라시들의 홍수 속에서 독자들이 이 두 매체들의 기사에 어떤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지는 댓글만 봐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이런 긍정적 반응의 가장 큰 요소는 이동진, 민훈기 두 명의 개인적인 노력였겠지만, 이런 시도가 가능하게끔 처음 추진을 한 포털(네이버)의 노력과 고민을 애써 폄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물론 그만님이 하시고자 하는 지적과 우려가 어떤 것인지... 위 사례들이 좋은 사례로 볼 수 있었다면 이번 같은 '네이버-한겨레'간 관계가 어떤 나쁜 사례와 흐름을 만들 수도 있으며, 그 부분은 미리 지적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번 건을 가지고 언론의 하청업체 전락이다 포털 독점력 강화다 라고 비판하는 소위 언론인들이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100% 부정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만님은 제외입니다 ^^).

    언론사는 좋은 컨텐츠를 만들고 싶고, 만들어야 합니다. 그걸로 선택받아야 합니다. 포털은 휘발되는 중복기사들이 아닌 좋은 컨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을 거고, 그 기능 또한 포털의 역할 중 하나 입니다. 그만님 지적대로 뉴스 유통의 문제는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는데에서 시작해야 하니까요. 그를 위해선 어떤 형태이든 서로 주고 받거나 필요를 채우는 것이, 또 다른 시도가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언론사-포털의 관계가 어찌되었든 그 부분은 또 다른 문제 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동진, 민훈기, 한겨레 전문기자 같은 흐름이 마치 언론사의 하청공장화와 포털(네이버)의 독점화 같은 문제만을 낳는 것 처럼 표현하는 건 지나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기사들이 어쨌든 특정 기간 동안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을 접근 가능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지적은 타당함과 동시에 비현실적인 면이 있는 지적 일 겁니다.

    요약하면, 제 이야기는 이번 건에 대해 언론사와 포털의 상생관계 구축이다 라는 칭찬이 오버인 것 처럼 이번 건을 언론사의 하청공장화와 포털의 독점화 라고 단정 지어 비판하는 것도 오버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언론사 관계자들이야 언론사와 포털의 역학관계나 사실 계약관계나 조건이 어떻게 되는지에 더 관심이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과연 이런 시도를 통해 어떤 컨텐츠가 생산되고 유통되느냐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평가는 조금 유보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오랜만에 그만님 블로그에 들렀다고 고백합니다 ㅎㅎ. 실제 네이버에서 이 고민을 추진하다가 지금은 다른 업무를 하고 있지만, 조금 다른 부분에서 의견을 드리고 싶어서 댓글을 달았습니다(아마 누군지 아실 듯 ^^). 머 이 바닥에 있다 보면 다시 뵐 일도 있을 것 같은데... 그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 BlogIcon 그만 2007/12/17 12:36  댓글주소

      좋은 반론 감사합니다. 본문에 글을 올려 놓았습니다. 본문에 제 생각도 간략하게 썼습니다만 중복해서 답글로 남깁니다.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되며 독자들께도 양측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본문으로 끌어 옵니다. 익명제보이지만 대략 뉘신지 감은 오는군요.^^ 어쨌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조차 인식 못하고 돈에 눈이 먼 언론인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 더 문제겠죠. 돈보다 명분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명분이 돈을 만들어줄 것이란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그만에게도 이번 소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답니다.~

      그리고 민훈기 기자나 이동진 기자의 사례는 한겨레의 경우와 좀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계약 주체가 다르고 선택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중에 좀더 의견을 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2. caetano 2007/12/17 14:45  댓글주소

    예. 민훈기, 이동진 닷컴 사례와 한겨레는 말씀대로 다른면이 있긴 합니다. 계약 주체가 개인이 아닌 언론사이니까요. 전자가 양질의 컨텐츠 발굴 이라는 관점이 거의 전부였다면, 후자의 경우는 언론사와의 관계 또한 고려대상인 점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단, 그게 주는 아니라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평가는 유보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언론사와의 관계가 주 였을거야 라고 믿는 사람들에겐 어차피 들리지 않을 이야기겠구요).

    말씀하신대로 이런 상황조차 인식 못하고 돈에 눈이 먼 언론인들이 있다는 것(있더라구요)이 사실 더 문제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좋은 의도라도 여전히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 공감가는 부분 있습니다. 헌데 그런 언론사들에 비하면 한겨레의 고민은 오히려 그 반대이거나 저 너머에 있었다고 느꼈었다는...

    이 또한도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만큼 너무 섣부른 평가는 지양하자는 거죠. 포털을 비판하는 거야 늘 그랬다고 쳐도, 한겨레의 전략이 어떤지 모르면서 하청업체 운운하며 비판하는건 지나치거나 정치적이라는 생각. 여전히 변함 없습니다(이부분은 그만님이 아니라 언론사 쪽 주장들을 접하면서 느낀 점 입니다).

    제가 감을 잡고 있는 그만님의 우려와 '하청 시스템 가동' 이라는 표현 또한 거리가 있다고 느끼구요... (결국 마지막에 하고 싶은 이야기 하고 갑니다 ^^)

    • BlogIcon 그만 2007/12/18 1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 단 현상이 가시화되었고 이것이 미칠 파장이나 이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좀더 지켜보자라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저도 지켜볼겁니다. 어떻게 흘러가고 이것이 어떤 파급효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것을요. 하지만 평가를 유보한다고 해서 지금 상황에 대한 해설조차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언론사들의 제각각의 고민은 외부에서 느끼는 그것과 많이 다릅니다. 내부 안에서도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고 생각의 충돌이 있겠습니까. 그것 또한 무시하자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그동안 주장해온 것들에 대해 변모씨 같은 듣보잡은 '포털 옹호론자'라는 낙인을 찍고 언론에서는 '이상주의자'라고 말하고 포털에서는 '언론의 때를 못 벗은 전직 기자'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하지만 제 가치관은 일관됩니다. 생산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 그리고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언론, 더러운 권력과 자본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다양성의 공존, 그리고 그 무질서를 거친 자정능력에 대한 믿음 이런 것들입니다.

      지금 언론사와 포털의 생각은 그저 그들의 생각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겠죠. 공급자 중심의 사고가 만들어낸 결과는 아직 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전조 증상만 있는데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언론사들과 아직 다양성이 꽃피우기도 전인데 공급자 의식으로 어떤 정해진 방향으로 몰아가는 포털에 대해 지속적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청 시스템 가동'이란 표현이 아마 거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문형 생산' 또는 '맞춤형 콘텐츠'라는 말도 일맥 상통한다고 봅니다. 뭔가 큰 흐름을 갖고 진행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어떤 식의 접근법을 취하느냐는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소식에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이구요. 남들에게도 이런 소식을 전달해주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 블로그의 존재 이유랍니다.

      제가 그동안 많이 쉬었죠? ^^ 블로그 휴가를 마치고 나면 다시 열정적인 방식의 실험에 돌입할 것입니다. 또한 내용에서도 언급한 내용을 또 한번 언급한다면, 이 소식에 대해 단순히 네이버와 한겨레의 야합 정도의 의미로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긍정의 의미도 충분히 파악해보고 있으며 부정적인 의미 역시 갖고 있는 것이죠. 그 가운데 부정적인 의미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쓴 것이구요. 시각에 있어서 제 시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주신 점은 감사합니다만 제가 틀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제 시각을 부정할만한 근거가 여전히 없으니까 말이죠. 제 직장이 어디든 전 글쟁이라서 초첨이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원칙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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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7 10:53 2007/12/17 10:53

대머리 경제학? 프리코노믹스

Column Ring 2007/12/10 11:30 Posted by 그만

지난 5일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업체인 노키아는 '노키아 월드 컨퍼런스'에서 획기적인 발표를 했다. 2008년에 노키아 휴대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1년 동안 곡 수에 제한 없이 무료로 유니버셜뮤직이 제공한 음악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1년 후에는 새로운 음악을 다운로드하려면 돈이 들겠지만 기존에 다운받은 휴대폰에 담긴 음악은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다. 더구나 이 음악들은 저작권 관리 장치인 DRM이 걸려 있지 않아 파일을 어떤 장치에 옮기든 제한없이 들을 수 있다. (댓글 제보에 의하면.. DRM이 결국 걸리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것 같군요.)

이에 앞서 콜라 회사 펩시가 미국에서 자사 탄산음료 50억병에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인다는 소식이 화제에 올랐다. 5개의 병뚜껑을 모으면 음악 1곡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러한 제휴는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닷컴과 체결했다.

야후와 어도비는 제휴를 맺고 PDF 파일에 광고를 삽입한 채 정보를 담은 파일을 무료로 배포하는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책도 온라인에서는 공짜로 볼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보인다.

■ 공짜가 주는 편리함, 규모의 경제가 주는 마지막 혜택
종종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아무런 제한 없이 사탕, 물티슈, 샘플 화장품, 심지어 음료수까지 공짜로 주는 마케팅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주는 것은 우리가 광고를 보아주는 것에 비해 매우 작은 보상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그나마 홍보 전단처럼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지도 모른다.

공짜 마케팅을 넘어서 공짜 경제(프리코노믹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기존의 사람들의 욕구를 알아차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을 넘어서 아예 그 욕구를 공짜로 채워주고 그 뒤의 추가 욕구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눈물겨운 마케팅 기법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빚지는 것을 싫어한다. 또한 어려서부터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배워왔다. 심지어 공짜 좋아하다 머리 벗겨진다는 말도 흔하게 듣지 않았던가. 오히려 이러한 경고들은 우리 속에 내재돼 있는 '공짜 선호 의식'을 간파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적어도 공짜는 제공자에게 무조건 불리한 거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의 공짜가 재방문과 재소비로 이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금의 포털이 그런 모습이다. 정보를 공짜로 모아주고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도구는 물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기업들로부터 사서 사용자에게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포털 사이트는 수많은 정보페이지를 만들고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검색 기술을 개발해 공짜로 제공한다. 그 사이에 광고를 유치해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거의 유일한 수익모델이다. 일정한 수 이상이 모이면 그들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은 기꺼이 광고비를 지급해 포털의 운영을 도와준다.

2002년 이후 지하철 역사마다 무차별적으로 배포되고 있는 무가지 역시 마찬가지다. 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마저 광고주에게 의존하고 대신 소비자들에게는 무료로 정보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의존도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객관적으로 봐서는 신문 가판 시장을 무너뜨릴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프리코노믹스의 특징은 시장 지배 사업자에게만 기회가 있는 경제라는 점이다. 앞에서 살펴봤던 대부분의 '공짜' 제공자들의 면면을 보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1, 2위 업체라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다. 시장에 새로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적용 가능하지만 막대한 '공짜 마케팅'을 버틸만한 막강한 자본력을 지녀야만 한다. 우리나라 DMB 시장 처럼 자본잠식의 위기에 빠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 프리코노믹스의 함정, 독점의 횡포
내년도 세계를 주름잡을 키워드로 '프리코노믹스(Free + Economics)', 즉 공짜 경제가 언급되고 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공짜 경제는 현대 시장에 널리 통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새삼스럽기도 하다.

여기에는 공짜를 무기로 한 마케팅을 비롯해 정보통신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새로운 차원의 정보 유통과 미디어 전략이 포함돼 있다. 오픈소스나 위키백과 역시 프리코노믹스의 일원이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참여를 독려한다는 점에서 공짜경제라기보다 공유경제라고 봐야 할 듯 싶다.

프리코노믹스의 최대 장점은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추후 소비 역시 소비자들 스스로 결정토록 한다는 점이다. '받을 거 다 받아먹고 알아서 결정하세요'라는 매력적인 주문인 셈이다.

하지만 프리코노믹스의 부상은 어쩌면 독점의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경쟁자가 제공할 수 없는 최대한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염가로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보상을 다른 곳에 제공해야 함을 뜻한다.

노키아는 유니버셜뮤직에 막대한 금액을 지급하게 될 것이다. 펩시 역시 마찬가지이며 야후는 어도비와 수익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나중에 그 경제적 가치 순환의 고리의 마지막에 비용을 지불해야 할 소비자는 처음에는 지불할 비용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에 빠질지도 모른다.

대형 포털 인터넷 산업의 프리코노믹스가 중소 콘텐츠 업체들과 미디어 산업의 희생을 강제하는 구조가 되었듯이 어디선가 신음하는 경제 주체가 있을 것이다. 더욱 문제는 그 독점이 완성되는 시기가 도래했을 경우다.

원주민들에게 신발을 공짜로 선물하는 신발 장사치들의 목적은 공짜 경제가 아니라 의존성을 키워 독점을 확대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프리코노믹스를 즐겁게 받아들이면서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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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에 오늘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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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0 11:30 2007/12/10 11:30
올해 초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다음 블로거기자단 앞에서 발표했던 내용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인데요.. 그림 파일로 바꿨습니다.

디테일한 것은 다음의 글에서 확인하시구요.

2007/01/02 그만의 2007 블로고스피어 5대 사건 예언
2007/01/12 그만의 계속될 실험
2007/04/16 코끼리 똥 주으러 다니는 블로거
2007/07/07 그만의 블로그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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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이 예언이 맞아 떨어지는 사례들이 떠오르시나요? 혹시 관련돼서 떠오르는 사건 사고가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링크도..^^)

12월이군요. 제가 실험 기간으로 설정했던 2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계속 더 할지, 아니면 다시 숨어서 다른 실험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열심히 달려온 2년 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마루타를 자처하다가 전도사를 자처하면서 블로고스피어를 온몸으로 만끽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당분간(?) 공개 포스트를 자주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2년 동안 찾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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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5 17:32 2007/12/05 17:32

불법-독점 논란 속 소비자는 뒷전

지난 10월, 소리바다의 ‘소리바다 5.0’ 버전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서비스 중지 판결에 또다시 음원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끊임없이 계속되던 저작권 침해와 불법 서비스, 대기업 독점야욕 논란이 또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4천억 원 규모를 넘어서던 음악시장이 7년만에 848억 원 시장으로 축소되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안개국면이다.

소리가 넘쳐서 바다가 되는 순간을 꿈꿨을까. 양정환·양일환 형제는 2000년 소리바다를 창업했다. 현재 CEO인 양정환 사장의 나이 스물일곱, 그의 형인 양일환 CTO가 서른둘이었을 때였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P2P의 이용과 그에 비례해 저작권 침해 논란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들의 '소리바다'가 '소송의 바다'로 얼룩진 역사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음반 업계의 신음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저작권자와 디지털 음원 유통 사업자 사이의 치열한 난투극이었다.

음악시장, 끊임없는 저작권 논란의 격전지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0월, 소리바다의 '소리바다 5.0' 버전 서비스를 중지할 것을 판결했다. 이미 지칠대로 지쳤을만도 한 소리바다의 두 형제 경영진은 새로운 서비스를 유예 기간인 두 달 안에 내놓겠다고 벼르고 있다. 동시에 P2P 사업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똘똘 뭉쳐 있는 대형 음반사들의 소송 남발에 적극적인 언론 플레이를 통해 정면 돌파 의지를 수차례 피력했다. 이미 2007년 1월, 지루하게 이어져온 2002년 소리바다 2 소송에 패한 바 있지만 불법요소를 최대한 감안해 만든 지금의 서비스 역시 문제가 있다는 법원의 판결에 그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반대편 역시 지겹기는 마찬가지다. P2P 서비스가 망쳐 놓은 디지털 음악시장을 복원시키기는커녕 지난 7년 동안 소리바다에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그리곤 '저작권자는 욕심쟁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까지 소리바다를 퇴출시키려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라고 강변한다. 따라서 이번 고법 판결은 적법하며 당연한 결과이고 궁극적으로는 소리바다의 완전한 사업포기까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데 조금의 주저도 없다.

소리바다 고사를 목적으로 한 단체가 바로 디지털음악산업발전협의체(이하 디발협)다. 그들의 설립 취지부터가 'P2P 업체의 사업 모델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엠아이자카텍, 예전미디어, 도레미미디어, 소니BMG뮤직, 아인스디지탈,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서울음반, EMI뮤직코리아, 워너뮤직코리아, CJ뮤직, 와이더댄주식회사, 킹핀엔터테인먼트, 블루코드테크놀로지 등 대형 음반사, 직배사 및 음원 중개업체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곳은 바로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서울음반, 그리고 CJ 계열사인 CJ뮤직, 최근 KTF가 전격 인수를 추진한다고 공시한 블루코드테크놀로지 등이다. 대기업의 음반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의 교두보로 꼽히는 곳들이다. 외국 음원 직배사들은 늘 그래왔듯 저작권 보호의 선봉장임을 자임해온 터다.

이들을 둘러싼 복잡한 세력 다툼과 지리한 법리 논쟁은 끝을 보기 힘들 정도로 맹렬하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쯤에서 P2P 불법 논쟁, 노골적인 공방 양측의 시선과 그로부터 괴리된 소비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시선 : "불법이 앞서 가는 시장,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IT산업계에 있어서 유독 7년 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디지털 음악 관련 산업이다. 어찌보면 그리 대단한 시장도 아니다. SK텔레콤이 운영하고 있는 멜론이 80만 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고 있고 KTF의 도시락이 40만 명, 소리바다와 벅스가 각각 70만 명, 14만 명 정도이며 이하 엠넷(33만)이나 뮤즈(10만) 등도 이 정도 범위를 넘지 못하고 있다. 모두 합쳐봤자 디지털 음악 서비스의 유료 회원수는 250만 명을 넘지 못할 것이란 업계의 추산이다. 2000년 4천104억 원이 넘는 음반시장을 불과 7년만에 800억 원대의 소규모 시장으로 전락시킨 주범인 소리바다 등 P2P와 벅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들에게 인정을 베풀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법원의 소리바다 서비스 중지 가처분이 나오자마자 디발협은 "소리바다는 저작권법을 가장 잘 따르는 기업인 양 언론을 호도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할 것다. 충분하지 못한 저작권 보호조치로 선량한 개인 이용자까지 범법자로 만들 수 있는 소리바다 같은 P2P서비스는 더 이상 음악산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강경한 목소리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디발협 관계자는 시장의 기술적인 발전을 저해하고 소비자들을 저작권 침해 방조범으로 만든 것이 바로 소리바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소리바다가 산업을 망가뜨리고 저작권 보호 기술 조치들 역시 무력화하는 바람에 오프라인 매장 판매 방식에서 디지털 음악 유통으로의 올바른 산업 이전과 신규 시장 창출을 방해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아예 불법 사업 모델로 시작한 소리바다가 우회상장 등의 편법을 동원해 덩치를 키우고 무료음악으로 사용자들을 유인하더니 저가 유료화를 강행하면서 다시 한 번 음반 산업계 자체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힐난한다. 23일 성명을 발표한 젊은 제작자 연대 역시 소리바다의 인질이라는 것이 이들의 시선이다. 오죽하면 젊은 제작자 연대가 성명서에 소리바다 서비스가 중지되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했겠느냐는 것이다.

소리바다의 일방적인 월정액 3천 원 서비스 강행 역시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난받고 있다. 저작권 관리 기술인 DRM도 없이 무작위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월정액 3천 원으로 책정하는 바람에 나중에 4천 원으로 올리긴 했지만 가격파괴로 인한 권리자 보호가 무력해졌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 3월 음악저작권협회 등 3개 음악 신탁관리단체가 문화관광부(이하 문광부)에 제출한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이 실질적으로 소리바다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는 이유로 디발협은 적극 반대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문광부 역시 이렇다 할 결론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디발협 관계자는 "소리바다, 벅스뮤직 등 일부 P2P 업체의 소극적인 필터링 방식, 기술적 불안정성, 파행적 월정액 서비스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탄원을 제출하고 언론 홍보활동을 강화하겠다"며 소리바다가 폐업하는 그날 까지 결사항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 번째 시선 : "끝도 없는 소송 남발, 대기업 독점 야욕 때문이다"
최근 소리바다의 언론 노출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여기저기서 응원군 모으느라 정신이 없어 보인다. 소리바다는 사이트를 통해 '스타들이 전하는 소리바다 응원 메시지' 코너를 마련해 휘성, 이승철, 박완규, 크라운제이, M(이민우) 등 가수들의 소리바다 응원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용자들이 한마디씩 남길 수 있는 코너에는 20일 현재 7만7천 건이 넘는 소리바다 응원 댓글이 달리고 있다.

소리바다는 고등법원의 서비스 중지 가처분 판결이 부당함을 내세우면서 결국 이번 싸움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몰고가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결국 SK텔레콤 등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자회사인 음반사들을 동원해 자생적인 음악 서비스인 소리바다를 고사시켜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는 것이 소리바다의 주장이다.

소리바다는 "현재 1천500개 이상의 권리자와 합법적인 음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70만 사용자에게 유료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작권 보호 조치가 이미 취해지고 있는 30여 개 권리자의 음원을 더욱 보호하고자 서비스 전체를 중지하라는 판결이 과연 저작권 보호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가처분 판결에 즉각 반발했다.

또한 저작권자들이 말하는 '소극적', '적극적' 필터링이란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며 가치중립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저작권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터넷에 올리는 모든 파일을 누군가 걸러서 올릴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는 최근 UCC 열풍은 물론 모든 인터넷 활동 자체에 제약을 가해야 한다는 통제와 규제 위주의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시장을 죽이고 있는 원흉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소리바다 총 매출의 60%가 저작권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멜론이나 엠넷미디어는 50% 수준"이라며 시장 권리자 보호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초기 저작권 관련 제도와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문제까지 소급해 보상합의를 한 상황에서 왜 지금까지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하고 있다. 오히려 저작권 보상 합의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것은 SK텔레콤 자회사인 서울음반 같은 곳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불법으로 사업을 시작해 음악산업 확대에 걸림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불법 음원 서비스 시장은 유료시장(250만 명)의 4배에 달한다. 이들을 합법 틀로 유도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다. 소리바다가 없어진다고 인터넷에서 P2P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P2P 유료화 안착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소리바다를 걸고넘어지려는 업체들에게 결국 다른 것은 모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소리바다측의 시선이다. 대형 이동통신사들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경쟁자 죽이기의 일환일 뿐, 저작권자를 보호한다거나 소비자의 편익을 도모한다거나 하는 표면적 의도는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 시선 : "싸고 편리한 음악 듣기 힘들다, 무엇이든 정해져라"
어디서는 DRM을 사용하라 하고 어디서는 불법이라고 하고 음악을 찾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가격만큼의 만족도는 느껴지지 않는다. 요즘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용자라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이다. 두 진영의 싸움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중음악의 지나친 상업성과 공장식으로 찍어내는 음반, 휘발성 가수의 급증이 가져다준 소비자들의 외면 상황이다.

초기 P2P 사용자나 인터넷 스트리밍을 이용한 이들은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법자가 됐지만 '범법이 합법보다 편리한 세상'에 얼마든지 자기합리화는 손쉬웠다. 혹자는 인터넷 자유주의를 외쳤고 카피레프트 운동에 편승하는 듯한 댓글을 통해 마치 고차원적인 저항 시민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7년 동안 이러한 자기합리화는 점차 강력해지고 있는 저작권법의 압박에 짓눌렸고 소극적인 음악이용으로 그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유료화가 적정할 것인지는 아무도 제시해주지 않았지만 적어도 현재의 유료화 수준 이상의 가격은 사용자를 더욱 '편리한 범법'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라는 점은 모든 주체가 인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정당한 가격'이란 없다. 단지 '싸고 편리하게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대가' 수준에만 맞춰지면 되는 것이다. 같은 커피라도 자판기와 커피 전문점의 가격이 천차만별이듯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이용제약이 없는 편리한 서비스가 더욱 중요하다. 음원에 DRM이 걸리더라도 기기마다 호환돼야 하며 원하는 음악을 제때 사서 원하는 곳에서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 회복해야
소비자의 입장이든 산업의 입장이든 집요한 과거잡기 논란은 하루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 디발협 소속의 한 관계자도 "과거의 잘못된 산업 관행을 바로잡는 과정이 지연되면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대기업 편중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문제는 손도 못대고 있다"며 P2P 논쟁이 조속한 결말에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소리바다 역시 자신들의 서비스가 불법인지 아닌지에 대한 결론을 대중에게 맡기 위한 여론몰이보다 논란을 잠식시킬 수 있는 자성의 목소리가 우선해야 한다.

또한 "소리바다가 없어진다고 인터넷에서 P2P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끈하기보다 서비스 전반을 재점검 해 혹여라도 저작권 침해 요소가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소리바다가 진정으로 대기업 독과점에 대한 억울함을 풀고 싶다면 과거에 저지른 저작권 침해 과오를 하루빨리 인정하고 관련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들이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대로 P2P 유료화 안착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니 말이다.

정부 역시 음원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와 저작권자-유통사업자 사이의 공정한 수익배분 논의를 챙겨주어야 한다.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보상도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호환성 낮은 DRM보다 호환성이 강조된 표준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도 해봄직하다. 음악산업은 하루빨리 음악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회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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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미래> 12월호에 기고한 것이므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해당 잡지의 편집교열을 통해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11월 하순이므로 현재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벅스와 쥬크온이 합쳐지면서 CJ쪽의 힘이 커지는 상황이라거나 소리바다와 SM의 연합 등 기타 주변 상황이 급박하게 변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내용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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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5 15:09 2007/12/05 15:09

10년 전 엽기 잡지사 이야기

Ring Idea 2007/12/04 04:40 Posted by 그만
IMF 관련 글 하나 썼다가 제대로 트래픽 폭탄을 맞고 연이어 망가지는 회사 감잡기 글에 트래픽 폭탄을 맞고 보니 이제 약속한대로 10년 전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 할 때가 된 거 같습니다.

10년 전 보험 회사를 그만 두고 바로 잡지사로 옮긴 이야기는 해드렸구요. 연이어 그 다음 버전입니다.

10년 전 그만의 전공이 신문방송학과이다 보니 '기자' 또는 'PD'에 대한 열망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졸업 즈음 해서 보니 어차피 언론사 가운데 저 처럼 능력 없는 사람을 뽑을 곳이 눈에 보이지는 않더군요. 실제로 주요 언론사들은 1998년, 1999년 공채가 사라진 시점이기도 하고 일부 있다고 해도 살인적인 수백대 1의 경쟁률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PC통신의 취업란을 열심히 뒤져서 찾아낸 곳이 <PCㅇㅇㅇ>라는 잡지사였습니다. 예전부터 컴퓨터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나름 PC 잡지를 탐독해왔던 터라 그만으로서는 '아,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 싶어서 원서를 냈습니다.

아직 졸업 전이었던 그만은 별로 내세울 것이 없어서 컴퓨터 학원(Auto-CAD) 수료증을 하나 달랑 내밀 수밖에 없었죠. 군대 가기 전에 따놓은 운전면허야 어디 써먹을 곳은 없었지만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써야 했기에 포함시키긴 했죠.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원서 넣고 면접 두 번 정도 하고 나니 ^^ 덜컥 붙더라구요. 당시 다니던 보험회사를 정리하고 나서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그 짧았던 첫 기자로서의 직장 경력을 주저리주저리 말씀드리기 뭐하니 에피소드 몇 개를 소개합니다.

프롤로그. 신문지만 주세요.
면접 볼 때 이야기 하나 덧붙이면요.

'회사 사정 어렵다, 기자들 야근 잦다, 원래 잡지사는 밤 새는 일이 많다. 해낼 수 있느냐'고 하대요. 그래서...

'신문지만 주세요. 사무실에서 깔고 덮고 하면서 해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학교 때 그러잖아요. 자신있게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는 각오를 보여주라고.. 그런데,

맙소사 실제로 그런 환경일줄이야. 큭..


에피소드 1. 첫 출근, 세 달만에 50만원 첫 월급
직장 선후배들로부터, 또는 보험회사 첫 직장 때부터 들은 이야기가 '첫 출근 날 직장 선배들이 밥은 사준다'였습니다. 그런데 첫 출근 날 10명 정도의 직원들 가운데 5명이 함께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선배'들이 밥을 사주지 않더라구요.

신입사원이 왔는데 별로 말도 붙이지 않고 썰렁한 것이 분위기 이상하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회사 임금체불중이더군요. 하학.. 그러고보니 일주일 동안 연봉 계약서도 없고 임금에 대한 설명도 없는 것이 이상해서 함께 들어간 동기와 함께 용기내어 '선배'에게 물어봤죠. 그 선배라는 사람들, 한 달 먼저 들어오고 15일 먼저 들어온 사람들인데 대답이 가관입니다. '우리도 그 이야기 못들었어요. 어쨌든 첫달 월급이 안 나오네요'

허걱, 그래도 몇 달 더 있었다는 미술부 팀장에게 살짝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이란 게 "지금 세달 째 못받고 있다'였습니다. 맙소사...

이러니 당연히 신입사원이라도 밥을 사줄 수 없었던 것이죠. 그로부터 3개월 후 수습을 떼었다며 50만원을 주더이다. 그리고 두 달 후에 70만원 다시 세 달 후에 30만원, 그렇게 제가 9개월 여 동안 받은 돈은 무려 150여만원.. 간간히 취재비라며 10만원씩 주던 돈까지 합쳐서 말이죠. 물론 체불 임금은 퇴직할 때 정산도 제대로 못 받았습니다.

에피소드 2. 습관화 된 사람 뽑고 자르기
이 잡지사에 선배들이 실종된 것은 제가 들어가기 전 한 두달 전. 모두 짐을 싸고 나갔다고 하더군요. 어쩐지, 제가 면접을 볼 당시에 기억나는 사람들 가운데 출근 하고 나서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선배들이 모두 나간 것은 그 전에 실시된 편집장 인선이 주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편집장으로 온 사람이 원래 주간(발행인)이 알던 업체 사람이었는데 광고국장으로 들여왔다가 편집장과의 불화 이후 편집장까지 자리를 맡긴 것이었죠.

모두 물갈이가 된 상황에서 기자라고는 한 달 짜리 한 명 , 보름 짜리 한 명, 그리고 저 포함 신입 두 명이었던 것입니다! 정말 난감했죠. 사실은 제가 들어가고 나서도 수십명(몇 달 동안 족히 20명이 넘는 사람)이 회사에 기자나 광고부, 미술부로 들어왔다가 나가버립니다. 경리는 제가 있을 동안 무려 4번이나 바뀌었죠

그런데 제발로 나간 사람은 그렇다고 쳐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편집장이 내보내더군요.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 마감을 제대로 못 지킨다, 능력이 떨어진다 등등 이유는 갖가지였으나 통보는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또는 나가지 않겠다며 울고 있는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해야 했습니다.

끔찍했죠. 그렇게 내보내고 다시 새로 받아들이기를 수 차례, 적게는 두 달 많게는 6개월 일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 버텨야겠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제 동기와 전 잘리진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둘이서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기자들의 분량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라 내보내기도 힘들었겠죠. 덕분에 동기와 전 둘이서 적게는 60페이지, 많게는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에피소드 3. 1만 개 스티커 붙이기
첫달 마감을 힘겹게 끝내고 나서 미술부로 원고를 넘긴 채 다음달 기획을 위해 이리저리 책을 뒤지고 있는데 주간님과 편집장이 부르더군요. 뭔가를 산더미 처럼 쌓아놓은 채로.

아.. 기억나십니까? 당시 PC 잡지들은 테스트용 쉐어웨어, 프리웨어 프로그램들을 CD로 담아주었죠. 그 때 PC통신 전용 브라우저를 그 안에 넣어주는데, 한 달에서 세 달짜리 테스트용 임시ID를 잡지사에 제공했었죠. 아아.. CD에 그 임시 ID가 적힌 스티커를 일일이 붙여야 했습니다.

무려 만 개 였습니다.(솔직히 세어보진 않았습니다. 직원들에게도 부수를 숨겨서..) 정말 인형 눈알 붙이듯이 하는 작업을 온 직원이 모여서 이틀 동안 마감중에 끝내야 했습니다. 그동안 무료ID가 안 된다고 불평하던 제 모습이 겹쳐지더군요. 하핫..

에피소드 4. 1000원 남은 5000원권 지하철 패스가 취재비
지금이야 교통카드가 있지만 당시에는 지하철 패스로 지하철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어차피 월급도 안 나오는 상황에서 취재비를 요구할 엄두도 안 났습니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취재를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언젠가 인터뷰를 나가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머니에 동전 몇 개가 전부인 상황, 드디어 편집장에게 말했죠. '취재해야 하는데 나갈 돈이 없다.'

편집장이 '남 모르게' 제 손에 지하철 패스를 쥐어주더군요. 5000원권(실제 사용액은 5500원이었던 거 같은데요) 지하철 패스였습니다. 아, 이 정도면 몇 번 나갔다 돌아오는데 문제는 없겠구나 싶어서 들고 나갔습니다. 맙소사. 지하철 패스에는 잔액이 1000원, 회사로 되돌아올 때 패스는 없었습니다. 지하철 개표기가 먹었으니까요.

에피소드 5. 압류딱지, 신입사원에게 숨기기
몇 달이 지났을까요. 여전히 PC통신 채용란에는 이 잡지사 채용 공고가 있었고 매달 몇 명씩 면접을 보러 옵니다. 몇 달 후 신입 사원을 뽑았습니다. 마감 휴가(마감이 끝나고 책이 발간되기 직전 하루 이틀 정도 쉽니다) 후 그 사람이 출근하기 전날 회사로 나가보니... 입이 떡 벌어지더군요.

사무실 모든 집기에 주황색 압류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핫.. 이 회사 드디어 망하나 보다 싶었죠. 그런데 태연하게(제가 보기에 그랬습니다. 몇 번 당해봤다는 식의) 그 딱지들을 떼어내거나 가리더군요. 그러면서 제게 주간이 '신입사원이 못보게 잘 떼어내라'고 하더군요.

다음 날, 신입기자가 첫 출근합니다. 그런데 자리를 배정해주고 나서 신입기자가 갑자기 '이건 뭐에요?'라며 모니터 뒤에 붙어 있던 딱지를 보여주더군요.

'아차'.. 사무실에 정적이 흐릅니다.

그리고 나서 편집장이 그 딱지를 휙 낚아 채더니 '별거 아냐, 서류상 문제가 있어서 잘못 붙여놨던 건데...'하면서 제게 눈을 흘기더군요. 저는 그때 죄인이 되어버렸습니다. 하핫.. ^^

에피소드 6. 야식의 기적, 5000원으로 13명을 배불리 먹이다
겨울이 됐습니다. 흔한 온풍기 하나 없어서 난로를 때웠죠. 가끔 기름을 사올 수 없는 날은 며칠씩 사무실에서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시린 손을 PC 냉각기 앞에 가져가 녹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늘상 반복되는 야근, 한 일주일 정도만 정상 출퇴근(그것도 약속이 있으면 회사에서 자야 했죠) 나머지는 모두 회사에서 먹고자야 했습니다.

점심 때 계약된 식당이 두세달에 한 번씩 바뀌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계약된 식당에 돈을 주지 않아서 다른 식당으로 갈아타는 바람에 직원들 모두 무전취식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상황이 이래도 야식은 먹어야겠기에 야식비를 갹출해서 라면, 빵, 음료수 등으로 때워야 했죠. 어느 날 다들 임금 체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아무도 돈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직원들은 다시 제게 눈짓을 합니다. '편집장에게 야식비 좀 타내라'는 신호죠.

편집장에게 야식비를 이렇게 몇 번 타냈습니다. 물론 편집장의 사비였던 거 같습니다. 한 번은 야근자가 13명(경리와 주간님을 뺀 나머지 직원 모두)이었는데 5000원을 주더군요. 하핫.. 편의점에 가서 이거로 어떻게 배불리 먹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가끔 1만원을 받아 갈 때도 있었습니다) 컵라면은 살 수도 없고 빵과 음료수는 너무 질리고.. 결국 그날 이후로 끓여 먹는 라면 대여섯개를 사왔습니다. 빵과 음료수도 몇개 곁들여서 말이죠. 나중에 들어온 눈치 없는 팀장이 제게 라면 끓이는 담당을 시키더군요. 맛있게 끓인다고. 참고로 저는 라면을 잘 못먹습니다. 먹으면 체해서..

추운 겨울 사무실 중앙의 난로위에 냄비를 놓고 13명분의 라면을 끓여야 했습니다. 한 번에 끓일 수 없으니 3, 4번 나눠 끓여야 했죠. 새벽 4, 5시에 책상에서 잠든 직원들은 아침이 되어 얼굴이 두배로 불어나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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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긴 한데요. 좀 괴롭기도 하네요..^^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 뿐이라서요.

지금이야 이렇게 어영부영 시작된 직장생활 10년차를 마무리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당시 힘들었던 기억은 지금껏 정말 '생존자'의 기분으로 살아남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분들에게 '나 이렇게 고생했다'고 말하지 않아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바로 '나 때는 안 그랬다'는 것이거든요. 너무 잔인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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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04:40 2007/12/04 04:40

회사가 망해가는 징조 눈치 채기

Ring Idea 2007/12/02 02:43 Posted by 그만
회사에 다닌다는 것이 복 받은 일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회사도 사내에서 정치가 일어난다거나 경영진의 사원에 대한 메시지가 갑자기 공적인 이미지를 풍긴다거나 하면 열에 일곱은 그 회사 더 다녀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동료들 사이의 의리나 일말의 희망으로 다닌다는 분들도 참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작은 희망보다는 자신의 미래에 승부를 거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겁니다.

어쨌든 몇 가지 예를 들어드리죠. 아래 사례는 제가 직접 경험했거나 친구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간접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명심하세요.

회사가 무생물이라고 느껴지는 순간 떠나세요.

1. 밥 먹는 거 갖고 회사가 통제할 때
주의하세요. 회식비 줄이고 야식비 줄이고 식대 깎고 뜬금없이 식사 지원이 줄어든다면 회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미 회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앞으로 더 나아갈 투자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고육지책으로 쓰고 있는 방법이 바로 먹는 거 참견하기로 시작됩니다.

유치하다거나 치사하다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사를 두고 왈가왈부할만큼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결심하실 때입니다. 빨리 회사를 접고 나가거나 회사를 위해 희생을 각오하세요.

2. 똑똑한 동료가 갑자기 떠날 때
가라앉을 운명의 배에는 쥐들이 갑자기 사라진다죠? 직감적인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업무 능력과 상관 없이 매우 순발력 있고 영특함을 보이는 사람들이죠. 이런 사람들의 움직임에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 이상한 징크스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 사람 떠나면 회사 이상해지더라, 이 사람 남아 있는 회사 치고 제대로 굴러가는 회사 없더라. 무엇을 느끼시나요? 단순히 직감이 아니라 경험에 의한 통계치라면 믿을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그 사람의 이동이 있은 후 반드시 확인해보세요. 나름 치밀한 이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일 겁니다. 그들의 판단을 전적으로 믿을 필요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참고하세요. 떠나는 그들의 직감은 의외로 정확할테니까요.

3. 돈도 없는 회사, 갑자가 광고를 늘일 때
외환위기 직전을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 망해가는 한보철강, 현대건설, 동아건설 등이 엄청난 양의 광고를 집행했던 때였습니다. 원래 광고 많이 하는 회사라면 문제가 없을 것이나 이상하게 돈도 없고 버는 것도 많지 않은 회사인데 갑자기 언론 매체를 통한 광고 집행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마지막 발악'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직원들은 광고가 늘어났다고 좋아할지 모르나 경영진 측에서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마지막 마케팅 자금을 언론 홍보에 쏟아붓는 것입니다.

또는 거대한 모종의 딜이 필요한 경우 자신의 지위나 남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 광고를 동원하기도 합니다. 마치 목도리 도마뱀이 목도리 근육을 펼치는 행위나 복어가 위기 의식으로 스스로를 부풀리는 행위와 비견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 돈 없는 거 뻔한데' 광고 물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언론으로부터 모종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언론이 뭔가 낌새를 채고 보도하기 전 이를 막기 위한 입막음 조치로 경영진이 울며 겨자먹기 식의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직원들에게는 절망감만 안겨줄 화려한 빚잔치로 끝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4. 갑자기 연봉을 복잡한 호봉 테이블로 바꿀 때
회사들이 위기에 빠지게 되면 직원들에게 이를 그대로 알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함께 침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뜬금없이 연봉을 호봉으로 바꾸고 다시 호봉에서 보너스 급여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본봉을 깎고 보너스 비율을 높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회사가 인건비를 본격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심지어 실적이 안 좋을 경우 보너스는 주지 않아도 되는 돈이 될 때가 많고 퇴직금 역시 퇴직전 3개월 평균이므로 4개월 주기로 지급해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저도 이런 경우 꽤 당했습니다. 호봉 체계 아래서는 연봉 계약서는 사실 무의미합니다. 직원의 급여까지 건드려야 하는 상황의 회사라면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 비전이 없습니다. 그렇게 절약된 돈은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아마 급하게 사채를 막는 데 쓰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회사에 능력있는 직원들이 들어오는 경우도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정규직을 계약직으로 내려 앉히면서 마치 호봉제로 하면 더 유리할 것 처럼 말하는 회사라면 빨리 이력서를 준비하세요.

5. 임금 체불이 현실화됐을 때
임금 체불은 회사가 망하기 직전의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때 솔직한 임금 체불이 있고 거짓된 임금 체불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직원들도 알고 경영진도 알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발생하는 임금 체불은 어쩌면 나중에 약이 될 수도 있는 결속력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임금 체불의 이유가 불명확하다거나 경영진의 씀씀이는 별반 달라진 것 같지 않은데 직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회사라면 한달 두달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6. 경영진 측근으로 듣보잡이 들어왔을 때
회계, 경리, 인사 등 회사의 기밀이나 경영 상태에 대해 소상히 알 수밖에 없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 이동이 잦거나 경영진의 친인척이 뜬금없이 등장했을 때 뒤도 돌아보지말고 회사를 떠나세요. 이 회사 정말 뭔가 문제 있는 겁니다. 거의 100%의 경험적 적중률을 자랑합니다.

회사는 잘 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더 위험합니다. 조만간 경영진은 딴주머니(비자금)를 차거나 너무 커진 씀씀이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이를 막기 위한 편법을 저지르고 있을지 모릅니다.

또는 어디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을 중간 관리자급 이상으로 데려오는 경우가 있다면 면밀하게 지켜보세요. 그 사람이 혹시나 개인적인 친분이나 모종의 거래로 인해 사장과 결탁하고 사내 정치에서 누군가를 밀어내기 위한 행동대장으로 왔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실제로 능력이 뛰어나다면 차라리 그 사람과 붙어 지내는 것도 사내 정치 중 하나지만 영 맘에 안 든다면 얼른 회사를 떠나세요. 사내 정치의 희생양이 될 수 있습니다.

7. 경영진이 무능하다고 느껴질 때
경영진이 갑자기 무능한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또는 처음에는 괜찮다가 어느덧 이상한 길로 빠질 때가 있습니다. 갑자기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느껴질 때가 있죠.

이런 경우는 나만의 생각일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내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이유를 경영진에게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스스로에 대한 자문에 있어서도 긍정하면서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진 경우라면 빨리 회사를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경영진은 회사 동료가 아닙니다. 그를 설득시키는 것보다 얼른 회사를 떠나주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수 있습니다. 물론 내가 사원일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팀장급 이상이라면 경영진을 설득하거나 경영진의 판단 미스를 지적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조차 경영진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할 경우 더 위험한 상황에 닥칠 수 있습니다.

경영진의 무능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 회사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더 줄어들고 일할 맛도 나지 않을 겁니다. 빨리 떠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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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지방을 좀 갔다 왔더니 댓글이 폭발하고 있군요..^^;; 천천히 덧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매우 좋은 댓글을 보았습니다. 이 글이 매우 독설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직원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라면 그 반대의 글도 있어야겠죠.^^ 좋은 글이니만큼 본문으로 올립니다. 익명으로 달아주셨지만 감사합니다.(약간 편집했습니다)

그러나 한편 2007/12/02 19:19  댓글주소

역으 생각해 보면,,,, [ 살아 남는 기업이란... ]

이런 회사도 망합니다. ( 물론 님의 의견을 무시한 것은 아니고요... 역지 사지 정도의 의미^^ )

1. 밥값 흥청 망청 쓰는 회사.
: 푼돈 관리 안 하는 회사 입니다. 삼성전자도 식원 오바 칼같이 채크합니다. 회사의 푼돈 관리에 불평인 조직, 회사 푼돈 관리에 반발하는 문화, 푼돈 관리에 의기소침하는 조직은 망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푼돈 관리에 철저한 회사, 이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조직이 살아 남습니다.
( 물론 님 처럼 갑자기 바꾸면 이상하긴 하겠지만... )

2. 헛똑똑 직원 내보내지 못하는 회사.
: 사실,,,정말 똑똑한 사람이 나가는 대부분의 이유는 정당한 대접 못 받을 때 ( 능력 없는 직원과 동일 취급 받을 때 ), 좋은 이직 자리 생겼을 때, 개인 신변에 큰 이상 있을 때... ) 입니다.
똑똑한 직원 같은데 회사가 내보내는 경우... 똑똑한데 팀웍 망치는 사람, 유능함을 앞세워 자기 편 가르는 사람, 타사의 스카우트 정보 흘리며 동료 기죽이는 사람, 경영진의 무능함을 비판하며 본인을 부각시키는 사람... 이런 헛똑똑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3. 언론을 (어느정도) 다를 수 있는 광고 물량 비용도 없는 회사...
비상 시 회사의 갑작 스런 언론 정책은 님이 쓰신 예기가 거의 정답... 한편 이런 비상시에도 한번 들이댈 물량 조차 없는 회사 많습니다. 잘 살펴보면 이런 회사는 더 잘 망하지요.
사실 광고를 통한 언론 플레이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렇게들 많이 하는 거죠. ( 물론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

4. 체계적이지 않은 보상(연봉/호봉)이 없는 회사.
연봉/호봉 보다는 체계성과 합리성, 그리고 조직원이 납득할 만한 보상 체계가 있느냐가 중요하지요.
특히 작은 회사가 어설픈 연봉체계에서 회사가 커졌을 때, 호봉 전환은 경우에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프로젝트 베이스의 사업으로 회사가 커 질 경우 연봉보다는 보너스 비율을 높이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기도 합니다. 보상은 상대적인 만족 가치 입니다. 내 연봉이 같은 능력과 기여하는 동료와 비교, 업계와 비교를 통하여 만족하게 되는데,,,, 이런 상대성에 많은 이견이 있을 때는 호봉이던 보나스 제도이던 과감히 바꿀 수 있는 기동성이 중요하지요. 무능한 직원이 유능한 나보다 연봉 많이 받으면 유능한 사람은 대부분 나갑니다.

5. 임금 체불의 상황에서 투명하지 못한 회사.
회사의 임금 체불... 있을 수 있지요...
조직과 경영진이 공감 할 수 있는 투명한 위기 상황을 인식한다면 체불이 조직 단결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님의 말씀에는 전적으로 공감.
문제의 핵심은 체불 자체가 아니라 체불 상황에서의 여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위기를 함께 극복했다는 공감대는 어떠한 동기부여보다 강하니깐요.

6. 출근 시간 철저하지 못한 회사.
출근시간에 엄격한 회사는 대부분 잘 견딥니다.
( 물론 출근 시간이 유용한 회사라고 다 어렵지 않습니다. 장점도 많으니깐요... )
대부분, 출근시간 엄수하지 않고, 회사의 출근 시간 준수에 반발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조직은 문제가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규율을 잘 지키는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립니다.
( 가령... 다 이런데 왜 나만 죽자 살자 규율을 지키나...? )

7. 측근의 채용이 공정치 못할 때.
측은의 채용은 어떤 면에서는 당연한 구석이 있습니다.
문제는 측근의 채용 자체가 아니라, 무능한 측근을 정치적 목적으로 고용 할 때 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회사는, 월급쟁이 사장이 사촌동생을 고용했는데 일반 직원보다 더 엄격히 대해서 나머지 직원들이 오히려 그 사장을 신뢰 할 수 있었던 케이스가 있습니다.

8. 직원들이 경영자를 무능하다고 느끼는 조직.
경영자가 무능해 보인다고 꼭 그 사람이 무능하다고 단정하지 마십시오. 경영자가 직원이 무능하다고 느낀다고 해서 그 직원이 정말로 무능하다고 단정 할 수 없는 것과 똑 같습니다.
나름대로 어떤 방향도 있고, 있을 수 있는 시행착오 과정일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무능함은 단기간에 한정된 정보로만 단정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어떤 상황에서 경영진이 무능하다고 직원들이 느낀다는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입니다. 어쨋거나 경영진과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인데, 이런 조직은 믿음직 스럽지 않지요.

전 이런 생각을 합니다.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갖고 있는 조직의 특성의 하나는,
직원은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 하며,
경영자는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 한다는 점 입니다.

어려운 시기 입니다.
모두들 홧팅 하시길.

좋은 경영자 밑에서 우리 모두 승리하는 그날 까지~

----------------------------->
회사, 남아있는 것보다 아니다 싶을 때 빨리 뜨는 것도 능력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더 있다면 추가하겠습니다.

친구녀석의 부친이 작고하셨네요. 월요일에 발인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덧, 오래 전에 쓴 글인데도 가끔 이 글이 블로거뉴스에서 사람들을 불러모을 때가 있네요. ^^; 오늘 달린 댓글 가운데 제 속 마음에 있던 글이 있어서 본문으로 끌어올립니다. 네, 사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씁쓸한 하루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을 모두 대충이나마 읽고나니 그만님 글에 딱 한 줄만 더 추가하면 좋겠네요. " 위 상황이 상당수 들어맞더라도 회사 운영자들의 정직성, 투명성, 비젼, 능력,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직원들과의 동지의식과 상호신뢰가 있다면 직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믿고 버틸 수 있다."
에휴... 아직 학생인데... 부디 앞으로 취직할 때 좋은 회사에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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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12/02 02:43 2007/12/0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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