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문장을 본 적이 있는가. 흔히 '한국의 젊은이에게 전하는 칭기스칸의 편지' 따위의 제목이 붙어 돌아다닌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어려서는 이복형제와 싸우면서 자랐고,
커서는 사촌과 육촌의 배신 속에서 두려워했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내가 살던 땅에서는 시든 나무마다 비린내, 마른 나무마다 누린내만 났다.
천신만고 끝에 부족장이 된 뒤에도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적진을 누비면서 먹을 것을 찾아다녔다.
나는 먹을 것을 훔치고 빼앗기 위해 수많은 전쟁을 벌였다.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유일한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꼬리 말고는 채찍도 없는 데서 자랐다.
내가 세계를 정복하는 데 동원한 몽골인은 병사로는 고작 10만,
 백성으로는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
내가 말을 타고 달리기에 세상이 너무 좁았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결코 내가 큰 것은 아니었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약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글이라고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고,
지혜로는 안다 자모카를 당할 수 없었으며,
힘으로는 내 동생 카사르한테도 졌다.
그 대신 나는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였고,
그런 내 귀는 나를 현명하게 가르쳤다.
나는 힘이 없기 때문에 평생 친구와 동지들을 많이 사귀었다.
그들은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나를 위해 비가 오는 들판에서 밤새도록 비를 막아주고,
나를 위해 끼니를 굶었다.

나도 그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를 누볐고,
그들을 위해 의리를 지켰다.
나는 내 동지와 처자식들이 부드러운 비단옷을 입고,
빛나는 보석으로 치장하고,
 진귀한 음식을 실컷 먹는 것을 꿈꾸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달린 끝에 그 꿈을 이루었다.
아니, 그 꿈을 향해 달렸을 뿐이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땡볕이 내리쬐는 더운 여름날 양털 속에 하루 종일 숨어 땀을 비 오듯이 흘렸다.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고,
가슴에 화살을 맞고 꼬리가 빠져라 도망친 적도 있었다.
적에게 포위되어 빗발치는 화살을 칼로 쳐내며,
어떤 것은 미처 막지 못해 내 부하들이 대신 몸으로 맞으면서 탈출한 적도 있었다.
나는 전쟁을 할 때면 언제나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고,
그래서 마지막에는 반드시 이겼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극도의 절망감과 죽음의 공포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아는가?
나는 사랑하는 아내가 납치됐을 때도,
아내가 남의 자식을 낳았을 때도 눈을 감지 않았다.
숨죽이는 분노가 더 무섭다는 것을 적들은 알지 못했다.

나는 전쟁에 져서 내 자식과 부하들이 뿔뿔이 흩어져
돌아오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더 큰 복수를 결심했다.
군사 1백 명으로 적군 1만 명과 마주쳤을 때에도 바위처럼 꿈쩍하지 않았다.
숨이 끊어지기 전에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죽기도 전에 먼저 죽는 사람을 경멸했다.
숨을 쉴 수 있는 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나는 흘러가 버린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나갔다.

알고 보니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스칸이 되었다.


칭기스칸의 리더십혁명의 저자 김종래를 칭기스칸 리더십 전문가로 만들어준 문장이다. 그는 실제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녹취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 추측, 그리고 학자들이 유추한 정황들을 종합해 이같은 감동적인 문장을 완성했다고 말한다.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펌질'로 입증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문장인 것이다.

이 이야기가 감동적인 것은 칭기스칸이 실제로 그렇게 살았으며 자신의 삶으로 자신의 말을 증명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해줄 '자격'이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일 것이다.

칭기스칸의 리더십 혁명 - 8점
김종래 지음/크레듀(credu)

오늘 책 이야기는 <칭기스칸의 리더십 혁명>이다.

사내 e교육과정을 신청해서 받은 책이다. 내용이 간결하고 분명하게 나뉘어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읽어볼 수 있다. 대개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와 함께 그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책들이 그러하듯이 이 책도 칭기스칸의 이야기가 절반, 그리고 현실 속에서 칭기스칸의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절반이다.

1998년부터 몽고와 칭기스칸에 대한 연구와 집필로 이름을 알린 저자의 그동안의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의 이전 저서인 <유목민 이야기-유라시아 초원에서 디지털 제국까지>보다 훨씬 깔끔하다.

물론 이 책이 크레듀의 교육용 교재로 종합된 책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이 단순히 문화적, 역사적인 칭기스칸을 쫓기보다 지도자이자 동료, 아버지이자 아들인 그의 삶에 초점을 맞춰 현대적 언어인 '리더'와 연결시킨다. 목차만 봐도 이 책이 리더십 교재임이 드러난다.

1. 리더는 순리를 좇는다
2. 리더는 비전을 제시한다
3. 리더는 길을 만든다
4. 리더는 프로마니아를 키운다
5. 리더는 성공에 연연하지 않는다

칭기스칸은 체험형 리더다. 아이젠하워는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실을 앞에서 당기면 전체가 끌려오지만 뒤에서 밀면 실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흐트러진다"라는 비유로 리더는 앞장서서 달려야하고 같이 고민하되 앞에서 지속적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젠하워가 한 말 처럼 칭기스칸은 앞장 서 달리는 솔선수범형 리더인 셈이다.

8세기 전의 묘사는 현대의 도덕률과 국경과 국가간 영토점령전의 양상이 전혀 다르다. 몽골 제국은 끊임없이 전선을 확대하며 싸웠고 정복했으며 정복민을 새로운 시민으로 받아들였다. 오히려 현대 글로벌 기업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현지인의 언어와 풍습을 존중해줬으며 일정한 가이드라인만 지키면 평등하게 대해줬다. 야만의 군대처럼 포장됐지만 그것은 적들이 하는 말로 '공포심'의 다른 표현에 불과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까지 칭기스칸은 알고 있었다.

여성의 감성적 표현을 무시하지 않았으며 항복한 적군을 친구로 맞아들였고 기술자는 정복 전쟁에서 늘 살려두었다는 일화는 현대 리더십의 교본에서도 절대 빠지지 않는 요소다. 칭기스칸이 정복 전쟁에서 이 책이 말해주는 모든 리더십을 종합적으로 발휘했는지는 약간 의아스럽긴 하지만 책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여도 충분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800년 전 위대한 제국의 황제가 주는 교훈의 무게가 절대 가볍지 않다.

특히 칭기스칸이 꿈꾸는 세상은 서로를 차별하지 않고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만 독식하는 자를 용서하지 않는 나라였다는 내용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국을 통치하기 위해서 칭기스칸은 세 가지 중요한 정책을 시행한다. 그 첫째는 지연과 혈연 등은 철저히 무시하고 각 단위의 조직의 리더, 즉 십호장, 백호장, 천호장을 조직원들이 스스로 뽑도록 했던 천호제였다. 두 번째는 케식텐이라는 교육제도를 들 수 있다. 엘리트들을 모아 전투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걸쳐 전문교육을 시켰다. 세 번째는 코틸타라는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방식이다. 칭기스칸에게는 '독대'가 없었다. 독대가 없으니 야합도 없었다. 특히 전쟁이나 후계구도 같은 중대 정책은 모두 유력 지도자가 참여하는 코릴타에서 통과된 뒤에야 집행했다.
<칭기스칸의 리더십 혁명> 김종래 112p

독대가 없으니 야합도 없다는 말은 늘 진리다. 현대를 살아가는 최고 권력자를 비롯해 현장 속의 리더와 부하 직원, 그리고 동료와 친지들 사이에서 늘 벌어지는 위험한 게임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독대가 반드시 야합으로 끝을 맺지는 않지만 적어도 독대가 없으면 야합도 없다.

이런 교훈은 이 책 앞부분에서도 소개했듯 일본 닛산 자동차 CEO 카를로스 곤의 '옵티마 계획'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당시 닛산자동차는 매너리즘, 학력 지상주의, 연공 서여주의 등 기업을 실패로 몰아 넣는 요인이라는 요인은 모조리 갖추고 있었다. 파벌에 따른 차별이 만연했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원이나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 돌아가는 사원이나 똑같은 보수를 받았다.(59p) 당연히 아무도 열심히 일하지 않고 눈치만 살폈다.

곤 회장은 이런 말로 당시를 회상했다. "집이 불타고 있는데누구도 불을 끄려고 하지 않고 그냥 앉아만 있더군요"라고. 이런 회사를 연공서열을 철폐하고 성과급제로 바꾸고 연구소 인원을 대폭 정리하고 사내 커뮤케이션을 활성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닛산은 회생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예로는 히딩크를 들 수 있다. 국내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병폐이 지역과 학교 연고주의, 선후배 파벌이 판치고 언론계와 축구협회의 쓸데없는 간섭을 외국인 감독이 히딩크는 개의치 않았다. 아니 그런 데 신경을 쓸 필요도 없었고 그럴 여력도 없었을 것이다. 판을 새로 보고 새로운 선수를 기용했다. 박지성과 김남일 등 신인들을 대거 등용시키면서 4강 신화를 일궈낼 수 있었다.

남의 실행에 참견하기는 쉽고 훈수로는 누구나 9단이다. 하지만 리더는 초단이어도 스스로 현실이라는 9단 앞에 돌을 자신 있게 놓을 배포가 있어야 한다. 옆에서 하는 말을 참고하되 결국 판단은 리더가 내려야 하고 그만큼의 책임도 질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리더를 믿고 따른다. 전쟁에 귀족들의 아들이 선봉을 서는 이유는 사회적 권위에 대한 자발적 추종의 근거를 보여주어야 사회적 진보가 담보되기 때문이다.

칭기스칸의 리더십 강의를 아직 모두 수강하진 못했지만 이 책을 읽은 소감부터 말해주고 싶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극복해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하루하루 왜(Why) 내가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해보고, 내 안에 바꾸고 극복해야 할 것이 무엇(What)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어떻게(How) 바꾸어야 할지 살핀 뒤, 실행(Action)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솔선수범형이라서 피곤한(?) 리더가 될 수 있다.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5/07 23:50 2009/05/07 23:50

[안양1번가 샤토]에서 가족 식사

Ring Idea 2009/05/07 17:26 Posted by 그만
링블로그의 가정의 달 기획은 계속됩니다. ㅋㅋ

2009/05/04 안산 호수공원 봄나들이
2009/05/04 산본 토리아드 키즈카페, 어른들의 휴식처?
2009/04/20 인기 촬영지, 대관령 목장 가보셨나요?

이번 주말에는 평창으로 놀러갈 예정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지난 주 1일, 어머니 생신 때 찾아간 음식점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어머니 생신 때마다 찾아간 곳이기도 하구요. 네, 특별한 관계가 있는 집입니다. 겸사겸사 공짜 홍보 해드립니다. 사실 이 곳은 제가 아주 오래 전 결혼전 양가 부모님 상견례를 치렀던 곳(그때는 바바리바라는 퓨전 음식점이었죠. 그 때 주인이 리모델링했습니다)이기도 합니다.^^

'안양1번가' 하면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상당한 번화가랍니다. 안양에서는 전통 있는 젊음의 거리죠. 요즘에는 거리도 새단장하고 주변에 극장과 음식점들이 다양하게 들어서면서 외지에서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하더군요.

다음 로드뷰로 찾아본 '샤토샤브샤브'


안양 1번가 샤또 

일단 집안 가족들이 모이니 어린 애들이 많이 있게 되는데요. 불판이 전기식이라 좀더 안전하죠.

안양 1번가 샤또 

식사를 다 하고 나서 찍은 외경 사진입니다.

안양 1번가 샤또 

음식점 홍보용 사진 처럼 찍어 봤습니다. ㅋㅋ 마침 저희들이 도착했을 때 이쪽엔 손님이 없더라구요.

안양 1번가 샤또 

전망이 썩 괜찮진 않지만 연인과 젊은 친구들이 많이 앉는 창가쪽 자리입니다.

안양 1번가 샤또 

여기 주력 메뉴는 역시나 샤브샤브입니다. 가격도 착해서 1인분에 6천원. 물론 더 먹게 됩니다. 각종 사리와 음료수 다 먹은 다음 나오는 죽은 추가죠. 대략 10여명 가서 10만원 정도의 지출을 각오해야 합니다. ^^

점심특선으로 샤브샤브는 1인분에 6천원, 스파게티가 5천원, 그리고 스테이크가 7천원이라고 하네요. 주머니가 가벼운 청춘들에게 괜찮은 장소겠죠?


안양 1번가 샤또

안양 1번가 샤또 

양념이 별개 접시와 쟁반으로 깔끔하게 나옵니다. 여기는 호주산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더군요. 가족모임을 하기에는 룸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이 아쉽지만 자리도 넓고 좌석도 많은데다 샤브샤브 외에도 각종 양식 메뉴들이 있어서 충분히 취향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안양 1번가 샤또

마지막으로 이 곳의 냄비가 약간 특이한데요. 이 냄비의 겉 재질은 대나무(?)이고 육수를 담기 위해 안에 깔아 놓은 것은 종이(?)입니다.

안양 1번가 샤또

사실 이 종이는 필터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샤브샤브 육수가 끓어도 거품이나 부유물이 잘 보이지 않더라구요. 나중에 보면 종이에 부유물과 거품이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인장이 들려주기로는 이 종이 한장이 2천원씩 하는 일본산 전량 수입 필터종이라고 하네요.

나중에 근처에 사시는 분 계시다면 한 번 다녀와보세요. 맛 있습니다. ^^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5/07 17:26 2009/05/07 17:26
짧은 동영상입니다. 자막은 없지만 간단하게 요지를 파악하자면, 기자가 이렇게 묻습니다.

"종이 신문들이 어렵다. 정부는 모종의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나?"

백악관 언론담당 보좌관인 로버트 깁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솔직히 정부가 뭘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이 짧은 대화를 소개한 블로그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이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동영상이 안 보이면 이 블로그에서 보세요)

WH Press Secretary to Newspapers: Sorry, Can't Help Ya! [The E&P Pub]

발번역으로 우리말로 뉘앙스까지 살짝 얹어서 번역하자면,

백악관, 신문 도울 방법? "잘 모르겠는데요"(or "그런 거 없는데요")

정도가 되겠죠?

아마 우리나라의 수많은 언론사들이 지금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물밑 접촉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가 우리가 보고 있는 '미디어 관련 법안'이구요 '신문 2조 지원 방안'이구요 '통신사 진흥법'입니다.

그렇게 추종하던 미국 언론사들이 픽픽 죽어나가는데도 교훈을 얻지 않고 죽어도 죽지 않는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언론사들이 사라지면 어쩌냐고 반문하지 마세요. 그땐 제가 언론사를 차릴테니 --;)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5/07 09:17 2009/05/07 09:17

스타 기자 블로거로 가는 글쓰기

Column Ring 2009/05/07 09:03 Posted by 그만

이 글은 3회 연재로 기획되었습니다.

1회 : 블로그 어떻게 만들나?
기자 블로거, 블로고스피어에 다이빙하다
2회 : 블로그 스토리텔링, 기사와 다르다
스타 기자 블로거로 가는 글쓰기
3회 : 기자 아닌 블로거로 소통하기.
기자 아닌 블로거로 살아남기

지난 시간에 이어 '블로그로 뭔가하기' 연재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호의 제목이 심상치 않지요? 기자로서 기사쓰랴 취재하러 다니랴 내부에서 시키는 일 이것저것 정리하랴 바빠 죽겠는데 거기에 블로그까지 해야 하고 더구나 ‘스타’가 되자니...지나치게 세속적이고 속물스럽나요?

사실 좀더 속내를 들어가보면 이런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은 수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하는 이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자신을 변방의 블로그라고 소개하는 사람조차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지간히 남들을 의식하고 글을 쓰게 되는 것이 블로그의 세계입니다. 기자라면 이미 그런 글쓰기 의도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기자들 사이에서 ‘읽히지 않는 기사는 가치가 없다’라고 흔히 말하는 것처럼, 이왕 공 들여 글을 쓰고 사진을 올렸으면 독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고 댓글도 많이 달리고 트랙백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블로그를 운영할 때 좀더 보람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내 글을 꾸준히 읽어줄 구독자가 계속 쌓여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경우는 없겠죠. 이런 의미에서 ‘스타 기자 블로거로 가는 글쓰기’로 정했습니다. 결국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목에 좌판 깔기

우선 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것을 조금 정리해볼까요. 기자 여러분이 지금 자의든 타의든 블로그를 하고 싶다면 얼른 포털이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해 계정을 만들어보세요. 그런 다음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도록 블로그 글을 모아 놓은 서비스인 ‘메타 블로그 서비스’에 자신의 글을 등록하세요. 사실 지난 호에 제공되었던 메타 블로그 말고도 국내외에 수많은 메타 블로그를 비롯해 즐겨찾기 서비스는 넘쳐납니다. 민망해 하지말고 가급적 눈에 띄는 즉시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시키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요점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에 내 글을 펼쳐 놓아라’ 되겠습니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골목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큰길 주변이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겠지요. 포털이든 메타 서비스든 시스템적으로 자동으로 내 글이 어디론가 계속 전달되고 내가 일일이 메일 보내듯이 보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내 글을 어떤 형태로든 유입경로를 타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솔직히 기자들이 메이저 언론사에 가려는 이유가 결국 그만큼의 영향력을 바라기 때문인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아무리 경천동지할만한 대단한 소식이고 천지우주를 꿰뚫는 통찰력을 보여주는 고고한 글이어도 읽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영향력이고 공감이고 없는 겁니다.

또 하나 많은 초보 블로거들이 우리나라의 닫힌 검색을 탓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요. 사실 우리나라처럼 닫혀 있는 검색의 세계에서도 웹 검색을 제외한 영역 가운데 유일하게 광범위하게 열린 검색이 가능한 모듈이 바로 블로그 모듈이랍니다.

네이버 지식 검색에서 다음 지식 서비스 내용이 검색되지 않고 역시 네이트에서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 내용을 볼 수 없지요.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 검색에는 다음, 티스토리, 야후, 네이트, 이글루스, 파란 등 외부 서비스 블로그를 비롯해 설치형 블로그 서비스까지 포괄해서 검색해줍니다. 다음, 야후, 네이트, 파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특정 주제에 대한 몰입도가 강한 블로그를 기획하고 있다면 검색 사이트의 블로그 검색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검색 등록 요청’을 직접 활용하기 바랍니다. 의외로 손쉽게 블로그 검색에 내 블로그를 등록시켜 검색 유입으로 인한 방문객 유치 효과를 누릴 수 있답니다. 물론 조용히 블로깅하고 싶다면 오히려 피드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해야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 대부분의 국내 검색엔진에는 블로그 검색을 할 때 하단에 [RSS 주소 등록하기]라든가 [블로그 등록] 등의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시킬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초보 블로거로 아직 자리를 잡기 전이라면 초기 방문객 유치와 자신의 블로거로서의 캐릭터를 각인시키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선택한 아이템과 비슷한 주제의 타 블로그를 열심히 구독하면서 댓글을 달고 트랙백용으로 글을 써서 상대방의 글에 트랙백을 부지런히 거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 역시 이런 방법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좀더 나아가서 이런 식의 댓글 달기와 트랙백만으로도 상대 블로거를 호의를 끌어낼 수 있고 말없는 다수 독자들로부터 특정한 이미지로 각인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목 낚시질도 적절하면 약이다
인터넷은 ‘낚시 글’을 만들어 내는 낚시꾼(또는 강태공)들이 넘쳐납니다. 제목에 혹 해서 들어가 보면 영 뒷맛이 개운치 않은 글을 마주치게 되거나 아예 제목과는 동떨어진 허무한 내용 때문에 화가 날 때도 있지요. 그런데 따지고 보니까 이런 낚시야 말로 우리 ‘기자’들의 전공 아닙니까. 여기서 솔직해지자구요. 여러분은 내심 누구보다 더 내용도 충실한 제목 낚시를 할 수 있다고 자부하잖아요. 그런 자신감도 없으면 사실 기자를 하지 말아야죠.

어쨌든 제목에 대한 중요성은 백번을 강조해도 중요하지 않지요. 또는 남들에게 필요한 내용이나 새롭고 신기한 소식 등이 인터넷에서 뜨는 글이죠. 이런 특징들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블로그에서 뜨는 글의 패턴>
1.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글
2. 반박하거나 반문하는 글
3. 누구나 아는 유명한 대상에 대한 글
4. 기성 매체에 반발하는 글
5. 논리 정연한 글
6. 새롭거나 신기한 소식을 전달하는 글
7. 사회 현상에 대해 잘 정리한 글
8. 구체적인 개인 경험을 적은 글
9. 해외 소식을 전하는 글
10.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글

이 쯤이면 ‘어, 이건...’하고 느끼셔야 합니다. 기자들이 늘 생각하는 ‘기사꺼리’와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기자와 블로그의 근본적인 차이는 결국 미디어 플랫폼의 차이일 뿐 인간 본연의 욕망과 관심사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자들이 생각하는 ‘뉴스가치’에서 좀더 ‘나’를 중심으로 현실 속으로 내려오다 보면 특색 있는 블로거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특종이 반드시 좋은 기사가 아니 듯 블로고스피어에서 뜨는 글이라고 다 좋은 글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블로고스피어를 대변하는 메타 블로그 시스템은 주로 추천 시스템과 일부 병행하는 알고리즘을 갖고 운영이 됩니다. 이 때 이들 각 메타 블로그 시스템마다 특성이 반영되어 서로 다른 기준의 추천이 이뤄진다거나 성향의 차이나 방문객의 관심도 차이로 인해 메타 블로그 서비스 사이의 정서상 차이가 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 하나와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중소형 메타 사이트를 중심으로 블로거들의 이슈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연아’와 ‘미디어법’이 이슈로 블로거들의 주목을 받고 실제 검색으로도 많이 찾는 키워드라면 기자적 감성으로 이 키워드에 접근하는 색다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낚시 취미 전문 블로거라면 ‘김연아가 좋아할만한 낚시터 10선’이나 ‘미디어법 개정되면 낚시터에서 한 이야기도 검열받을까’ 따위의 ‘묻어가기’ 글쓰기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이른 바 ‘낚시질’인데요. 블로그를 처음에 운영할 때 이런 낚시질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 처음에는 방문객들이 제목 때문에 들어왔더라도 글 자체가 충실하거나 내용과 부합하는 색다른 시각을 제공하는 글이란 것을 깨닫는다면 오히려 열혈 구독자를 확보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호에 소개해드린 많은 기자 블로거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블로그 관심 분야를 고수하면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이 처럼 ‘이슈 키워드에 묻어가기’ 글을 쓰고 있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낚시라도 내용은 충실할 것’이란 원칙은 잊지 마시길. 최소한 독자가 글에 반대하거다 다른 의견이라서 화가 나는 것이 낫지 '허무해서' 화가 나게 만들면 안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 거의 모든 블로그 관련 사이트들은 주제별, 이슈별, 카테고리별로 관심 분야를 골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고 사람들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매일 바뀝니다.


기자 블로거로 책임감을 갖고 영향력 있는 글쓰기
블로고스피어의 영향력은 단연코 트래픽과 함께 구독자 확보입니다. 예를 들어 피드버너(feedburner.com)과 같은 사이트를 이용해 RSS 주소를 받아보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어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로 내 글을 읽고 있는지에 대한 통계를 확인해보는 것은 블로그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제 경우 트래픽은 하루 1, 2천 명 정도이지만 오히려 구독자가 3천명이 넘지요.

보통 블로거의 경우 타 블로그의 RSS 열혈 구독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상호 구독을 한다는 것을 블로거들끼리의 의사소통의 크기로도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이 자신의 글을 꾸준히 읽어주는 사람이 100명만 넘어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이쯤 되면 하루 수만명이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 나가더라도 구독자를 기준으로 글을 어떤 내용으로 쓸지를 정하게 되어 블로그가 궤도에 올라설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초보 블로거 시절을 거쳐 구독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기자 블로거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타 기자 블로거의 글쓰기 특징>
1. 현재 이슈에 적절히 대응한다.
2. 취재 뒷 이야기를 맛깔나게 재구성한다.
3. 객관적인 기사 외의 구체적인 개인 주관을 드러낸다.
4. 자기 기사 펌질보다 블로그만을 위한 글이 더 많다.
5. 댓글과 트랙백 응대가 폭넓고 신속하다.
6. 딱딱한 기사체보다 대화하듯 말하는 존대어를 주로 사용한다.
7. 외신이나 타 언론사 기사를 인용할 경우 링크와 자료 출처를 확실하게 밝힌다.
8. 사진과 도표는 양념처럼 꼭 필요할 때 넘치지 않게 사용한다.
9. 웬만해선 회사나 동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10. 명예훼손 등 법적인 문제 소지에 대해 남들보다 대처가 현명하다.

기자들의 장점과 일반 사회인이나 학생 블로거의 장점이 적절히 섞여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따라서 기자 블로거라면 기자란 직업이 주는 여러 가지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되 기자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훌훌 털어버릴 준비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기자들에게 가급적 처음에는 ‘주관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글쓰기 훈련’을 권합니다. 기자들은 지나치게 객관적인 척, 중립적인 척, 이성적인 척 하는 글만을 써왔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훈련을 따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블로그에서 직접 짧은 글 긴 글을 써나가면서 댓글이나 트랙백이 달리면 자신의 글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또는 비슷한 주제의 다른 블로거 글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할 것입니다.

기자 블로그든 아니든 사실상 인터넷에서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은 신뢰와 직결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할만한 출처와 믿음직스러운 스토리텔링’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친숙한 말투와 겸손한 댓글 응대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블로거들이 동료로 인정하고 블로고스피어의 일원으로서 대해줄 것입니다. 기성 미디어 처럼 일방향의 매체가 아니라는 것은 댓글을 몇 번 받아보면 느끼기 시작할 것입니다.

블로그 글을 기사 쓰듯 하면 대부분 지칩니다. 또는 기획 기사 쓰듯이 스스로 마감을 정해서 쓴다거나 시리즈물을 기획하는 등의 무모함이 기자 블로거들이 단명하는 이유입니다. 블로깅을 일로 생각하면 재미도 없고 굳이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블로고스피어를 오염만 시킬 것입니다. 블로거가 되는 순간 언론인으로서 행동하기보다 블로고스피어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좀더 꾸준한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 글은 월간 <신문과 방송>이라는 잡지 5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앞부분에서 밝혔듯이 3회 연재분이고 주요 독자는 '블로거가 되고 싶은 기자'입니다. 이미 블로깅을 하고 계신분들에게는 약간은 민망한 초보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양해해 주시길. 이 글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이 4월 15일 경이므로 현재 상황과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글의 편집본을 보고싶다면 <신문과방송>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PDF 파일로도 공개돼 있습니다

2009/02/19 기자 블로거라면 참고할만한 글
2007/08/29 블로거는 무엇을 원할까?
2007/01/17 서기자-명기자, 블로거인가 기자인가

무엇보다 오래전 글이긴 하지만 이 글도 함께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기자 블로그, 기회와 함정

기자 블로거, 정책 블로거, 기업 블로거 육성이 제가 가졌던 지난 3년 동안의 목표였습니다. 요즘 들어서 대략 동기부여나 최소한 주의 환기 정도의 목적은 달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단계로 진입해야 겠네요.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5/07 09:03 2009/05/07 09:03

카테고리

전체 (1951)
News Ring (644)
Column Ring (295)
Ring Idea (1004)
Ring Blog Net (8)
Scrap BOX(blinded) (0)

달력

«   2009/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그만'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 Supported by TNM
Copyright by 그만 [ http://www.ringblog.ne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