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8'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5/18 꼬투리 저널리즘, 가차 저널리즘
  2. 2009/05/18 두 기념관, 이효석과 이승복 5
  3. 2009/05/18 평창 봄나들이 1

꼬투리 저널리즘, 가차 저널리즘

Column Ring 2009/05/18 12:17 Posted by 그만

온라인에서 이런 글 저런 글 읽다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분명 둘이 싸우는데 어느 순간 본질은 사라지고 둘의 말투나 말 한마디한마디가 논쟁거리로 변하는 현상이다. 또는 말실수를 치밀한 의도에 의한 것으로 둔갑시킨다거나 헤프닝에 불과한 사안을 침소봉대하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많다. 이를 두고 그만은 <미디어 2.0>에서 '참을 수 없는 사소함의 연속'이란 표현을 쓴 바 있다. 또는  '사소한 일상의 과장'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사소한 것을 확대하거나 불필요하게 논의의 대상에 올려 놓는 것을 두고 보통은 가십 저널리즘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리얼버라이어티 쇼에서 보여지는 가상의 관계와 말실수 등이 이런 가십 저널리즘의 대상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지겹게 해왔기 때문에 다음 글을 참고 하기 바란다. 지금이라고 별반 달라진 것도 없어서 업데이트할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

2008/03/07 뉴미디어가 불러올 파국
2007/11/02 징글징글 이니셜 보도 A~F까지
2007/07/31 김연아, 이특, 그리고 싸이월드
2007/05/29 뉴스가 기가막혀

그런데 연예계를 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예계의 이런 가십은 산업적인 측면으로 볼 때나 사회적인 가치의 순환 측면으로 봤을 때 그다지 큰 규모의 파장을 일으키는 사안은 아니다. 제아무리 언론사들이 '논란'이라거나 '파장', '파문' 따위의 단어를 동원한다고 해서 연예인들의 사건이 사회적인 파장으로 옮겨오기에는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진실 사건을 비롯해 장자연 사건에서 보듯 만만치 않은 파장을 보여주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십 저널리즘의 차원을 뛰어넘는 뭔가의 사회적 변화가 있기 때문이란 것은 누구나 눈치 챘을 것으로 본다.

기록을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 주는 의미
바로 '기록'과 '검색'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런 복잡한 양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옛날의 기록은 '저장'을 의미했다. 이후 '전파'와 '교육'의 가치를 가졌다. 하지만 현대의 '기록'은 '꺼내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원할 때 찾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 데이터'라고 평가할 수 있다.

데이터의 가치가 그 활용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활용의 가치가 사회적인 가치로 변환되는 상황을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주 사소한 이야깃 거리, 그것도 누구나 알지만 소문낼 필요도 없는, 절반은 헛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니면 말고' 식의 소문 역시 기록되는 순간 그 폭발성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장자연 자살 이후 그녀가 남겼다는 문서가 그런 사례다.

또는 예전에는 기록되지 않았던 '즉흥 발언'이나 '돌발적인 행동'이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쯤에서 가차 저널리즘을 소개해야 겠다.

가차 저널리즘, 헤프닝을 헤프닝으로 보지 않는 이유
가차 저널리즘이란 gotcha journalism 을 일컫는데, "I got you"의 연음 표현이다. 즉, 우리말로 풀이하면 '딱 걸렸어'이고, 다시 용어로 전환시키면 '꼬투리 잡기 저널리즘'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가십 저널리즘과 가차 저널리즘이 본질적인 차이를 갖게 되는 것은 그 대상이 가진 정치적 함의 때문이다. 정치는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적 판단이 요구되는 행위여서 특정한 부류의 집단 내부에 회자되는 이야기의 수준과는 질적인 차이를 보이게 된다. 파급효과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디어의 '낙인찍기'는 상상을 불허하는 수준이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을 수도 있다.

이 용어에 대한 자료는 2005년 발표된 연세대 언론연구소 김동률 박사의 [가차 저널리즘(gotcha journalism), 탐색적 연구: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 정치보도를 중심으로]란 논문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연구에서 살펴보듯 기자들은 자신의 언론사의 주관이 다분히 들어가 있기 때문에 '사소한 사건이나 발언'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이는 '정보 소비자가 원하기 때문'이라는 면피성 이유를 들고 다시 '낙종에 대한 공포심으로 인해 따라쓰기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연예인의 경우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이슈가 소멸되지만 우리나라 정보소비자의 '정치과잉의 나라'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합리화를 보여주고 있다.

기가 막힌 것은 공정성과 불편부당성, 그리고 객관성이 언론의 자부심임을 자각하고 있을만한 사람들이 노골적으로 기자 개인의 주관과 언론사의 시각에 의해 편향적이고 편파적인 보도를 일삼고 있음을 자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연구에서는 1그룹(조선, 중앙, 동아)과 2그룹(한겨레, 경향, 서울), 그리고 3그룹(KBS, MBC, SBS)으로 나누어 정치 현장 취재 기자들을 중심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정치권과 언론사와의 관계 변화에 의한 대결모드가 본격화되었던 노무현 정부 아래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3그룹 기자 : 노정권 출범 이후 조중동의 현 정권 인물에 대한 꼬투리 잡기식 보도는 정치투쟁으로 봐야 한다. 김두관 행자부장관, 이창동 문광부 장관, 강금실 법무부 장관,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 이종석 NSC 부의장 관련 보도는 일종의 정권무력화를 위한 전략이다.

1그룹 기자 : 솔직히 고백하건대 현 정권을 한마디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정권타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권 무력화를 위해 흠집내기식 보도행태를 한다.(나머지 그룹 1에 소속된 대상자들도 대부분 같은 의견이었다)

2그룹 기자 : 보수언론의 현 정권 인사에 대한 가차 저널리즘은 하나의 정치투쟁, 또는 파워게임으로 봐야 한다. 소속 언론사가 친노냐 반노냐에 따라서 기사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단순한 실수도 어느쪽에서는 실수로, 또 다른 어느 쪽에서는 치밀히 계획된 의도라고 매도당하는 현실이다.

<한국언론정보학보> 2005년 여름, 통권 29호, 한국언론정보학회 62p

지금 정권이 바뀌고 더 복잡한 문제들이 미디어를 흔들고 있는 요즘 과연 '저널리즘을 실현하는 조직'으로서의 언론사와 '파워게임에 자의적으로 뛰어든 권력 기관'으로서의 언론사를 생각하게  된다.

본격적인 정치 노선 투쟁을 벌이고 있는 현재의 언론사로서는 이제 더이상 숨길 것도 없고 '객관적인 척'할 수 있는 기력도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저널리즘 본연의 뉴스 가치에 의한 의제설정 기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마저도 놓쳐버린다면 무엇이 남겠는가. 꼬투리 잡고 늘어지는 것은 오히려 블로거들이 더 잘하고 있고 언론들이 이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왔지 않은가.

사소한 것에 매달리고 있는 언론사들은 스스로 자신의 포지셔닝을 돌아볼 때다. 발끈하고 즉흥적인 소비자도 중요하고 미디어 산업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저널리즘이 없는 정보 생산자, 정보 해설자는 영혼 없는 글쟁이와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여전히 우리 언론인들은 오늘도 '꼬투리' 하나 잡아 인터넷에서 화제 좀 불러일으키고 싶은가. "올커니 하나 건졌네, 오늘 딱 걸렸어" 싶은가. 진보든 보수든 뭐가 다른가. 황석영의 "광주사태" 발언 하나에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매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워하면서 서로 닮아가는' 언론과 블로거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본다.

알맹이는 어디다 두고 껍데기를 놓고 싸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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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8 12:17 2009/05/18 12:17

두 기념관, 이효석과 이승복

Ring Idea 2009/05/18 00:54 Posted by 그만

가정의 달 특집 기획 포스팅은 계속됩니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지난 5월 9일, 10일 1박2일로 다녀온 봉평, 평창, 대관령을 둘러본 봄 나들이에 대한 글입니다.

2009/05/18 평창 봄나들이
2009/05/17 생동감 넘치는 봉평 허브나라농원
2009/05/07 [안양1번가 샤토]에서 가족 식사
2009/05/04 안산 호수공원 봄나들이

이 글은 봄나들이 동안 다녀온 두 기념관에 대해서입니다. 한 곳은 봉평에 있는 이효석 문학관이구요, 하나는 평창군 용평리에 있는 이승복 기념관입니다.

현대사를 통틀어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신적인 상처(트라우마)인 친일 논쟁과 반공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은 세상을 떠난 이 두 사람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이효석 문학관이 있는 봉평의 메닐밭 들녘을 바라보면서 그가 걸어간 문학 인생과 친일 행적으로 인한 복잡한 논쟁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앞서 들렀던 이승복 기념관 역시 만만치 않은 곳이죠. 당시 아홉살, 1959년 태어나 1968년 자신의 생일인 12월 9일 무장공비에 의해 사망합니다. 문제는 그가 외쳤다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얼마 전 대법원에서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하고 14년 동안 이승복 어린이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이 작문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던 측이 패소했죠.

어쨌든 복잡한 현대사를 잠시 접어 둔 채 저는 한적한 기념관을 둘러봅니다. 세월은 그렇게 격랑 속의 현대사를 과거의 일로 추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나 봅니다.

시간상으로 먼저 간 이승복 기념관 사진들입니다.

이승복 기념관

입장료 무료입니다. 생각보다 넓더군요

이승복 기념관

기념관 본관 안에 비치돼 있는 9살 이승복 어린이에게 사후에 추서된 훈장입니다. 전두환 대통령 때 주어졌군요.

이승복 기념관

민족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어린 아이의 외침입니다.

이승복 기념관

우리 아이가 5살입니다. 우리 아이는 자기 맘에 안 들 때 '아빠 미워', '엄마 미워' 하죠. 이승복 어린이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 듣고 싶다면 이승복의 형이 증언하는 동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분 50초쯤 나옵니다. 공비가 니는 북한이 좋냐 남한이 좋냐고 묻는데 이승복 어린이는 북한이 싫어, 공산당이 싫다고 말하니까 칼을 입 안에 넣었다는 증언입니다)

이승복 기념관

몰랐는데요. 살짝 좀 엽기라고 생각이 드는 것이 이승복 기념관 안에 '이승복군이 다니던 학교'가 있더군요. 자연학습장이라며 갖가지 동물과 곤충 박제와 표본이 전시돼 있는 건물도 있던데 그게 이승복 어린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납득이 안 갑니다. 아이들이 많이 오니까 그런 것이겠지만 심지어 강원도 교육 홍보관 건물까지 있더군요. --;

이승복 기념관

뭐랄까요. 9살짜리 어린아이를 추모하기에는 그를 기억할만한 알려진 삶이 너무 부족하군요.

이승복 기념관

그리고 찾아간 곳은 봉평의 이효석 문학관입니다. 입구부터 이색적이죠? 제가 갔을 때는 철쭉을 비롯해 정말 많은 꽃들이 만발해 있더군요. 꼭 가을이 아니더라도 봄에도 충분히 이쁜 곳입니다.

이효석 문학관

이효석 문학관

운치 있는 광장과 동상입니다.

이효석 문학관

이효석 문학관

이효석 문학관


이효석 문학관

이효석 기념관 앞에 펼쳐진 메밀 밭입니다. 마치 양탄자 처럼 고운 빛깔을 가졌더군요. 하얀색 꽃이 만발하면 장관이겠죠. 이효석 생가는 약간 떨어져있는데요. 이미 방문한 적이 있어서 굳이 찾아가지는 않았습니다.

근처의 고향막국수집으로 메밀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봉평 메밀 음식점



봉평 메밀묵, 묵사발

메뉴 이름도 인상깊은 '묵사발'입니다. 맛은요? 끝내줍니다. ^^ 국물까지 싹싹 다 비워먹었다는..~

두 기념관을 봄 나들이 겸 다녀오긴 했지만 계속 그들의 생애와 그들을 둘러싼 논란들이 머릿 속에 맴도는 것을 보아하니 저 역시 피곤한 인생인가 봅니다. 무엇도 배제할 수 없는 현대사와 있는 인물이 살다간 그대로의 인생 그 자체가 받아들여지는 때는 언제 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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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8 00:54 2009/05/18 00:54

평창 봄나들이

Ring Idea 2009/05/18 00:13 Posted by 그만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이 글과 사진은 지난 5월 9일, 10일 1박 2일 동안의 봄나들이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만의 가정의 달 특집 기획(?) 입니다.ㅋㅋ

2009/05/17 생동감 넘치는 봉평 허브나라농원
2009/05/07 [안양1번가 샤토]에서 가족 식사
2009/05/04 안산 호수공원 봄나들이
2007/05/03 가정의 달, 따뜻한 인터넷

봉평허브나라를 들른 뒤 현대빌리지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꽤 오래된 곳이라 그런지 건물이라든가 시설이 좀 낡았는데 그런만큼 운치가 있다고 할까요. 숙소가 복층구조라 아이가 많이 좋아하더군요. 베란다 바로 앞에 있는 벤치 그네 역시 아이에겐 레어 아이템이랄까요. ㅋ

현대빌리지

현대빌리지

현대빌리지

숙소를 나와서 다시 향한 곳은 지난 번 대관령삼양목장을 들렀으면서도 가보지 못한 그 근처의 양떼목장입니다. 엽기적이게도 너무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입구에서 양들에게 먹이주는 곳까지만 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했습니다. 양들이 방목돼 있는 모습을 구경도 못한 채 아이들이 양들에게 풀을 먹이는 장면만 구경한 셈입니다. --;

양떼목장

양떼목장

우리 아이가 처음에는 무서워하다가 양을 골라가며 먹이를 주더군요. 양에게 먹이를 주었으니 우리도 뭔가 먹으러 가야겠죠? 그래서 대관령한우프라자라는 식당에서 한우를 시켜 먹었습니다. 한우.. 역시 맛있더군요.! 고기를 제대로 굽지 못하는 제가 원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한우

대관령 한우프라자

대관령한우프라자를 나와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휘닉스파크에 잠시 들렀습니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들렀는데요. ^^;

피닉스파크 앞쪽에 물놀이 공원이 생겼는데요. 블루캔유라는 테마 워터파크입니다. 그 앞에서 뭔가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그룹 마블링 

헉. 한우를 먹고 소화를 시키려고 들른 곳에서 공연을 하는데 그 공연하는 그룹 이름이 '마블링'이라더군요. 죄송하지만 폭소가 터질 수밖에요. ㅋㅋ

공연

많은 사람들이 주말 나들이 겸 휘닉스파크에 놀러 왔나 봅니다. 다음편으로 봄나들이 포스팅을 끝을 맺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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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8 00:13 2009/05/1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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