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블(악성 블로그, 또는 악담 블로그)은 그냥 그만이 지은 말이에요.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아마도 '악블이 뭐냐, 지 멋대로 만드네, 누가 그런 말을 만들라고 시켰냐' 등의 비난이 올 거 같군요.
재미있는(?) 이야기 해볼까요?
한 기자에게 요즘 블로고스피어가 어쩌구저쩌구, 그리고 요즘 제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기부'와 '나눔', 또는 하다못해 인터넷의 '참여'와 '공유' 따위의 어휘를 가져다 '긍정적' 이야기하면 시큰둥 합니다. 그런데 슬쩍 '요즘 이런 비판이 있더라, 이 블로거가 이렇게 쓰니 이런 영향력이 있더라' 하면 혹 합니다. 네, 기자들은 '착한 이야기' 별로 안 좋아하도록 훈련받은 사람들이죠.
어떤 블로거가 이러더군요. "왜 제 블로그에는 사람들이 많이 안 올까요?" 꽤 유명한 분이고 내용도 좋고 신선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정감있게 이야기 하는 분이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런 좋은 블로그 놔두고 쌈박질 하고 비아냥 거리고 재미있다고 깔깔거리는 블로그를 찾아다니며 '일기토'를 하고 다니는 것일까요?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죠.
뜨는 글에는 패턴이 있다
-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글
반박하거나 반문하는 글
누구나 아는 유명한 대상에 대한 글
기성 매체에 반발하는 글
논리 정연한 글
새롭거나 신기한 소식을 전달하는 글
사회 현상에 대해 잘 정리한 글
구체적인 개인 경험을 적은 글
해외 소식을 전하는 글
이 부분에서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요즘 대세인 거 같네요.
자, 그럼 강좌 시작합니다. 아시죠? 이 제목 처럼 악블 만들기 위한 방법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부연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노파심에 이 글은 '반어법'으로 쓰여졌습니다. 제발 따라(하지 말아주세요)해보세요.^^ 비난의 대상은 상관 없습니다. 정부든 언론이든, 동료든, 기업이든, 심지어 동료 블로거든 이 원칙만 잘 써보시면 뜨는 글에 아주 잘 걸립니다. 은근히 속 시원해 하는 분 많습니다. 이런 송곳같은 글쓰기는 의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죠.
1. 꼬투리를 잡아라.
모든 싸움은 꼬투리부터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다. 원래 완결한 문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본질은 보지 마시고 내용에 포함된 잘못된 단어, 표현,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콕 집어 비판하라. 심지어 오탈자도 좋은 소재다.
2. 어려운 말을 많이 동원해라.
상대방을 주눅들게 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 이야기라기보다 고귀한 누군가의 말을 인용해 내 글이 권위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라.
3. 인류 보편성에 호소하라.
딱히 비판할 거리가 없다면 인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라. 논리적인 틈이 보이지 않으면 정서적인 면으로 공격하고 정서적으로 접근했다면 논리적으로 접근하라. 갖다 쓸 고사성어, 속담은 언제나 널려 있다.
4.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라.
내가 화났다고 말해라. 나중에 화가 식으면 쑥쓰럽겠지만 어쨌든 내 감정에 충실하게 '그냥 네가 싫은데, 굳이 말하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자.
5. 뭐든 갖다 붙여라.
나이나 출신성분 등을 끌어들여도 좋다. 아니면 속설이나 주워들은 이야기를 동원해도 좋다. 그냥 개인적인 경험을 적당히 포장해도 좋다. 상대방을 움찔하게 만들 것을 모두 모아라.
6. 상대의 인격을 의심하라.
상대는 인격적으로 결함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상정하고 비판하라. 상대방의 모든 논리가 맞더라도 그냥 말하는 투나 말하고자 하는 논리와 그가 사용하는 어휘는 그의 인격적인 평가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는 너는?'이라고 말하라.
7. 내게 우군이 많음을 각인시켜라.
국민이나 서민 같은 일반 용어를 동원해도 좋고 지식인들이나 식자들을 동원해도 좋다. 또는 사회적인 약자 편을 들어도 좋고 블로거나 네티즌 등 내가 아닌 다른 집단의 의견이라고 들이 밀어라.
8. 상대방이 보든 말든 딴 데다 불만을 토로하라.
상대방이 내 글을 보든 말든 신경쓰지 마라. 그냥 남들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말해라. 혹여라도 상대방이 봤을 것으로 추측되어 문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면 까짓 거 지워버리면 된다.
9. 공격적으로 방어하라.
상대가 발끈하고 덤비면 같이 발끈하고 덤벼라. 끈질기게 덤비는데 이길 장사 없다. 화끈하게 막 덤벼라. 무조건 내가 옳다고 말해라. 적당히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비아냥 거리면 금상첨화다.
10. 틀렸다고 느껴도 끝까지 사과하지 마라.
혹여라도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내가 들어보지 못한 사실이나 근거를 들이대면 모르는 척 해라. 내 글에 오류가 느껴지더라도 사과하지 마라. 그냥 '오독하지 말라, 내 말뜻이나 이해하라'고 꾸짖으면 된다.
어때요? 쉽죠? ^^ 아마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 이런 스킬은 자연스럽게 우러나올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비판이 비난으로, 또는 비아냥으로, 또는 조소로 느껴질 겁니다. 단, 내게 똑같은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겠죠.
사실은 이 글을 쓰려던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엄청많이 퍼날라져 있는 슬기롭게 비판하는 10계명이란 글을 우연찮게 보고 추천해드리고 싶어서였답니다. ^^;
어쩌면 제가 말한 것들을 반대로만 하면 슬기로운 비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네.. 알고 있으나 쉽지 않죠. 그러나 마구잡이 비판은 그 구체적인 방법은 몰라도 행하기 쉬운 상황이라는 점도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역시! 생뚱맞은 그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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