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가 다음에 뉴스 공급 중단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난 다음 며칠 후 여러 언론으로부터 기사가 나왔다.
현재까지 다음에 뉴스 공급을 중단한 곳(예정된 곳)은 조선, 중앙, 동아, 매경, 4곳으로 확정되었고 연이어 몇 개 신문사들은 내부적인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왜 이들은 다음과 대결하고 있는가.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내막도 있을 것이다.
일단 매경은 왜 조중동과 다음 아고라와의 전선에 뛰어들었는가.
포털에 대한 뉴스 공급 중단 시도는 여러차례 논의돼 왔고 조선이 포털에서 뉴스를 공급하지 않다가 다시 되돌린 지도 얼마 되지 않았을만큼 언론사들은 틈만 나면 포털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싶어 한다.
매일경제 장대환 회장은 현재 신문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니 그동안 신문협회에서 주도적으로 포털과의 관계 재정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조중동이 먼저 앞장을 섰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끌려간 측면이 있다 하겠다.
또한 중앙일보 산하의 조인스닷컴 역시 온라인신문협회의 회장사로 이번 기회에 본떼를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 외에도 궁극적으로 언론사 뉴스 공급 단가를 올릴 수 있는 압박 수단으로 연합전선에 뛰어든 것에 대해 동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조선닷컴과 달리 조선일보 내에서 추진중인 뉴스뱅크 사업에 있어서 네이버, 다음, SK컴즈와의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2위인 다음과의 극단적인 관계 단절을 눈으로 보여주면서 네이버와 SK컴즈 등 포털에서 돈줄을 쥐고 있는 곳에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에서 이 문제가 더 확대될 것인가 아니면 조만간 원상복귀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남았다.
1. 절대 원상복구는 없다. 아쉽겠지만 다음과 언론사의 관계가 단순한 뉴스 공급 계약이 아닌 문제로 관계 자체가 틀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포털이 인지했다. 포털은 이에 대한 변수까지도 고민해야 하는 것이고 단기적으로 원상복구 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이러한 트러블은 손쉽게 되돌아 올 수 있으므로 대책 마련에 부심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이 번 사건을 계기로 포털은 일방적 계약 파기에 대한 대응을 담은 계약서 준비에 더욱 신경 쓸 것이다.
2. 단기적으로 양측 모두에게 피해다. 이번 결정은 포털과의 계약 당사자인 신문사닷컴과의 문제가 아니라 신문사닷컴사의 모회사인 신문사와의 관계가 결정적이었다. 따라서 신문사닷컴은 허수아비라는 점이 증명된 것이다. 포털로서도 네이버가 그랬듯이 신문사닷컴을 배제한 채 신문사와 직접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신문사닷컴은 다음이 주고 있는 15~25%의 트래픽 유입을 본지의 결정에 따라 포기해야 했지만 본지는 이 트래픽 감소분만큼의 영업 손실을 보상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신문사닷컴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
반대로 포털로서는 그동안의 포털 뉴스의 유용성, 즉 많은 기사들을 한 곳에서 골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퇴색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포털 뉴스 공급 중단은 DB 삭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음 안에서 이들 뉴스의 존재가 사라진다. 사람들의 인터넷 뉴스 소비가 감정이입적인 면보다는 가십에 대한 소비 욕구, 단순하고 빠른 뉴스 소비와 내비게이션, 정보 습득 등 트렌드 뉴스 흐름 파악 등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 독자들로서는 소비재인 뉴스의 종류가 적어진 것이다. 인터넷 서비스가 정파성으로 낙인 찍힐 경우 비즈니스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이것을 포털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3.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신문사가 짜증내는 것은 왜 우리 기사를 포털 가서 보느냐이다. 아니,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자신들의 뉴스 사이트가 버젓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포털 가서 뉴스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포털로 간 기사들은 점차 그 신문사의 특성화를 변질시키고 브랜드 각인을 희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불만이다. 포털은 비용구조가 높고 인력에 의한 작업과 사회적인 시각으로 인한 사업적 부담감이 높아지는 뉴스 서비스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할 때가 됐다. 아니 이미 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는 그 고민의 시기가 좀더 압축되어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의 오픈캐스트는 그 실체가 그다지 뚜렷하지 않지만 정파성에 대한 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한 시도다.
물론 네이버의 오픈캐스트는 네이버 메인페이지를 중심으로 한 사이트 집중형 분산 정보 공유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분산 플랫폼화에 대한 지나친 맹신과 이용자들의 메인 사이트에 대한 종속성을 심화시키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다. 그다지 획기적이진 않다. 아웃링크와 뉴스 란의 언론사 선택 뉴스 사례로도 알 수 있듯이 그다지 획기적이지도 않지만 거래 당사자에게는 마치 뭔가 있는듯한 환상을 심어주기 편리한 전술인 셈이다. 인터넷 기술 진영에서 '노가다 검색'에 이은 '노가다 편집', '이용자의 자발적 무상 노동력 동원' 정도의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구글이라고 편한 건 아니다. 온신협에서 지속적으로 구글에 뉴스 서비스를 하려면 데이터 수집에 대한 비용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고 뉴스 수집과 노출에 대한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정치권의 압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무엇이 남아 있는 것일까. 현재의 비즈니스가 영속적이지 않다는 전제로 보면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변화가 태동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 출산일이 언제인지가 궁금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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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슈거리 - 언론사에서 본다면..
Tracked from shrewd 삭제언론사 입장에서 보면 이런 문제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네이버 메인의 뉴스 공간을 이용자들이 특정 신문사를 선택하도록 하여, 모든 책임을 이용자에게 넘겨 버리는 shrewd 한 방법을 고안...
2008/07/29 11:16 -
미디어 독과점은 위험하다
Tracked from ▒ ▒ 바실리카 (BASILICA) - 열린 공론장 ▒ ▒ 삭제황 의 홍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이어서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도 다음에 뉴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일보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신문사가 포털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뉴스 공급을 중단했다면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포털 중 단 한 곳 다음에만 뉴스 공급을 중단한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 자료 출처 : 다음 디렉토리, 7월7일 뉴스공급 중단 이후 페이지뷰 참조 5개 신문사의 이번 조치로 인해 기성언..
2008/07/30 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