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건 기자라면 누구나 '정보'에 목이 마를 때가 있다. 현장이 제아무리 드라마틱해도 모든 기자들이 한 가지 사건에만 목매달고 있지 않는 이상에야 날마다 '가치 있는' 새로운 정보가 자신 앞에 쏟아져 나오길 기대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제아무리 가벼운 연성뉴스가 넘쳐난다지만 소재라도 특별하거나 정보성이 탁월한 소재를 찾아 기사로 풀어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외신에서 많은 기자들이 이런 갈증을 해소하려 한다. 특히 취재 기반이 취약하고 기사 생산 분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온라인 기자들이 그러하다. 그만 역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보다 '날 정보'가 적은 IT분야를 취재하다보면 '오늘의 뉴스'를 찾기 위해 외신을 찾아 들어갈 때가 있다. 대부분 그런 갈증은 몇 시간의 서핑만으로 해소될 때가 있다.
아마도 그래서일까? 수많은 외신 정보들이 예전보다 훨씬 자잘한 것까지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다. 해외 토픽 꼭지에서나 한 두 개 정도 소개되는 것에서 벗어나 웬만한 엽기 해외 소식은 예사로 검색되고 유통된다.
그런데 외신을 번역해서 소개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예전 링블로그에서도 심각하게 문제를 삼았듯이 외신 역시 우리나라 기사 이상의 저작권 보호에 민감하며 그에 따라 외신 인용의 정당한 범주를 넘어서는 위험하다.
솔직히 이 두 기사를 고른 것은 누군가 이 기사를 읽어보라고 했기 때문이며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공교롭게 두 기사가 모두 한 기자에 의해 쓰여졌다. 의도적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시국이 시국인지라.. --;)
첫 번째 기사,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구글'의 5가지 비밀' 속 내용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어디선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댓글을 달아 놓은 네티즌들의 말처럼 '모두 다 아는 내용'은 사실 아닌데 그 사례라거나 내용 구성이 분명 어디서 본 것이다.
~ 보도에 따르면, ~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도의 몇 문장에서 멈추거나 기타 다른 동원할 수 있는 소스원을 확대해 유사 사례나 동종 사건 등을 뒤섞어 종합으로 엮는 것이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구글 기사는 지나치게 완역을 시도했다. 문장 속 몇 가지 틀린 점은 딱히 지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예를 들면 10의 100제곱을 표현해야 하는데 10100이라고 그대로 노출됐다거나 세르게이 브린을 '서지 브린'이라고 표현했다든지 하는.. --;)
다음으로 오늘의 압권, 카멜레온이 일찍 죽는 이유는 격렬한 짝짓기 때문 이 기사는 정말 대책이 서지 않는 기사다. 며칠이 지났으니 좀 고치려는 시도 좀 해봤으면 좋으련만 그대로 놔두고 있는 언론사 역시 좀 문제가 아닐까 싶다.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네티즌이 지적한 내용만 발췌해보자.
- 암컷은 무선 송신기를 갖고 있어서 죽기 전에 알을 낳기 위해 둥우리를 판다. - 카멜레온은 수명의 3분의 2 가량을 길이 12㎜의 알 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지낸다. - 도마뱀은 카멜레온 가운데 가장 몸집이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8개월 후인 11월에 부화되고 다시 알, 유충, 성충의 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같은 생명 패턴은 식물이나 무척추동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네 발 달린 무척추동물 가운데 2만 8000여종 가운데 도마뱀이나 캥거루 수컷을 포함한 20종만이 이같은 1년생 패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과학 전문기'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 하지만 Furcifer labordi라는 카멜레온은 동면을 취하는 대신 죽는다.
.... 너무 급하게 번역한 티가 난다. 외신 번역 기사에서 금기시되는 원어 노출 (Furcifer labordi)은 물론 앞 뒤, 선후도 안 맞는데다 원문에 있는 그림 캡션을 그대로 본문으로 가져오는 바람에 엉뚱한 문장이 들어가버리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알, 유충, 성충'이란 표현은 알이 부화되어 성체로 크는 성장 주기를 표현하기 위한 것 처럼 보이지만 아쉽게도 카멜레온은 '충', 즉 곤충이 아니다.
생물학적인 기초가 아무리 없다고해도 '네 발 달린 무척추동물 가운데 2만 8000여종 가운데 도마뱀이나 캥거루 수컷을 포함한' 따위의 허무맹랑한 번역은 그대로 기사로 송고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글이다.
이런 전문적인 내용의 번역일 때는 과감하게 원문에서 불필요한 내용을 제거하고 명확하고 이해할만한 내용만 남겨 놓고 과감한 의역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의역을 할 때에는 직역에 의한 의미 전달보다 훨씬 자유로운 문장 구사가 가능할 정도의 내용 파악이 있어야 한다.
-----------------------------> 예전에 번역 기사를 처음 다룰 때 종종 등장하던 '빅블루(Big Blue)'라든가 '자이언트(Giant)' 등의 은유 대명사가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임을 나중에 알고 일일이 예전 기사를 뒤적이며 엉뚱하게 번역된 곳을 찾아 고쳤던 기억이 있다.
종종 직역에 충실하다 보면 생기는 의미 전달의 부정확성 역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마지막 한 문장을 다듬기 위해 몇 시간을 고민했던 때도 있었다.
IT밥만 수년 동안 전문적으로 다뤄왔던 기자에게도 힘든 전문 영역의 기사 번역이 불현듯 쉬워지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도 최소한 번역의 ABC 정도는 알고 외신 인용에 대한 최소한의 면피성 관행 범위 정도는 알고 번역을 했으면 좋겠다. 원문이라도 좀 달아주던가.
전쟁영화 번역, 언제쯤 제대로 된 걸 볼 수 있을까? 영화 [게티스버그] 정품 DVD에서 스페셜 피쳐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도대체 누가 번역을 했는지 엉망진창입니다. 이 번역된 자막을 보고 있으면 정확한 사실은 하나도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배급사가 SY Entertainment, 수입사가 신한영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워너브러더스). 미국의 DVD 제작자들은 기껏 열심히 역사가들까지 동원해서 만들었는데, 번역이 개판입니다. 1) "최대 권력..
시장 실패란 최적의 파레토 효율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시장을 말하는 경제학 용어이다.영어로는 market failure 인데....경제학을 공부하다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시장 실패가 아닌 경우가 있나 하는 것이다.최적의 파레토 효율성이 보장되는 시장....그런게 존재할거 같지않다는 것이다.파레토 최적 효율상태에 다가가려면 완전경쟁시장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시장은 없다.완전경쟁시장은 그야말로 이론속에서만 존재할뿐 현실에선 이...
외신 번역 뿐만 아니라, 모든 번역이 문제죠. 이번 광우병 쇠고기 파동때도 번역 문제 끊임없이 나왔죠. 저는 전쟁 영화를 주로 많이 보는데, 보다 보면 번역 짜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general을 그냥 "장군"으로 번역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major general도 "대장"이고(한국군 식으로는 "소장"), 그냥 general"도 "대장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상당히 좋은 글이네요. 구독해야 겠습니다.
2008/07/05 01:41감사합니다.
2008/07/08 09:26외신 번역 뿐만 아니라, 모든 번역이 문제죠. 이번 광우병 쇠고기 파동때도 번역 문제 끊임없이 나왔죠. 저는 전쟁 영화를 주로 많이 보는데, 보다 보면 번역 짜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general을 그냥 "장군"으로 번역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major general도 "대장"이고(한국군 식으로는 "소장"), 그냥 general"도 "대장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2008/07/05 05:26일반적으로 용인되는 번역 실수와 의도적인 오역은 구분되어야 할 것 같구요. 이번 처럼 주의력을 상실한 급한대로 번역하기는 지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모두가 전문가일수는 없을테니까요 서로 고쳐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8/07/08 09:28감사합니다. ^^
원래 번역이라는게 해당언어뿐만 아니라
2008/07/05 05:43글이 담고있는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는 분이 번역을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는건데....
잘못된 번역으로 인하여 고칠수 없이 망가진 내용도 많죠
가장 세계적인 스케일인건 유리구두려나...?
번역할 때 가장 힘든 점은 아무래도 정보 전달보다는 뉘앙스, 느낌 전달이 아닐까 싶네요. ^^
2008/07/08 09:28기자들 정신을 놓고 사는것같더군요
2008/07/05 08:05번역해논 꼬라지 보면 정말 ...
돈은 벌어야겠고 기사 쓸건 없고 실려은 안되도
대충 번역해서 기사로 내기만 하면 끝~ 이라는 덜떨어진
심보의 기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네티즌들의 번역 활동이 좀더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2008/07/08 09:29기자들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블로그들보다 떨어지는거 같더라구요.(물론 스크랩전용 블로그 제외)
2008/07/05 10:20저번에 서명덕 기자의 제로보드 기사 표절논란에서도 보면...다른 기자들은 대놓고 베끼는데...기자들의 평균적인 저작권 수준에 비추어보면 그 기사는 크게 문제될게 없었죠. 그러나 이를 블로그쪽으로 가져와 버리면 저작권을 너무 쉽게 본것이 되고...
저같은 경우 블로거들도 너무 외신을 무분별하게 가져와서 소개하는 경향이 못마땅한데...가지들과 비교해보면 그런건 뭐라하면 안될 성격인거 같기도 하네요^^;;
남의 글을 가져올 땐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겠죠. 그동안에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많이들 모른 채 눈 감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는데 상대적으로 요즘은 꼼꼼하게 걸고 넘어지는 상황이 많아져서 기자들도 많이 피곤할 겁니다. ^^
2008/07/08 09:30확실히 전공분야가 아닌 기사들을 번역하게 되면 오역들이 많이 일어나게 되죠.
2008/07/07 18:19그렇다면 그 분야에 전공인 사람의 감수 등을 받는게 좋은데 신문기자들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는듯 싶습니다.
말 그대로 시간싸움이니까.. -.-;
^^ 시간이 문제죠. ^^
2008/07/08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