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6'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7/16 센트리노2 블로거파티 행사진행 후기 49
행사 진행에 대한 요청을 받고 나서 잠깐의 고민 후 "블로거로 해볼 수 있는 거 다 해본다"는 철두철미한 자기 암시 덕에 덜컥 응락했다.

전세계 동시 발표되는 인텔 센트리노2 프로세서 기술 발표를 최소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블로거만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 유일무이하다는 인텔의 설명이 나를 응락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그만은 전문 진행자도 아닌데다 남의 제품 발표회 비스무리한 행사에서 홍보 도우미 역할이나 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인지에 대한 고민이 밀려왔다.

다시 자기 최면을 수행해야 했다. 해외에서도 남의 회사 발표회장에 와서 자기가 좋아하고 믿고 있는 제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주고 참여해주지 않더냐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회사 일과시간도 아닌데 블로거 자격으로 블로거들을 위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그리 나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인텔과 우리 회사는 이해관계가 거의 없었다. 그래, 자기 변명은 이렇게 하는거야.ㅋㅋ

------------------>
푹푹 찌는 더위, 햇빛은 보이지 않았으나 그래도 그 엄청난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 몇 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에는 반차를 낸 상태. 잠원역에서 그 기다림의 시간이 점차 길어지자 그늘에 서 있어도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전화로 왜 셔틀이 없느냐, 안내 표지판도 없고... 돌아오는 대답은 "지금 시간에는 셔틀이 다니지 않아요."

멍....

걸어갔다. 좌우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우왕좌왕하며 40분을 걸어서... 정말 쌩으로 걸어서... 행사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다리는 후들거리고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서 당장이라도 샤워를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단 행사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
행사 시작 전 일찍 도착해서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순서를 맞춰보는 리허설을 하면서도 행사가 이상하게 꼬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QA 이후는 거의 애드리브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보드판도 없고, OX를 표시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행사 주최측에게는 말을 못 꺼냈지만 내심 불안했다.

------------------->
행사가 시작됐다. 두근두근. 사람들이 많이 들어온다. 7시 10분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블로거들이 모이는 시간은 어차피 7시 30분 정도가 피크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장내가 어수선할 것이 분명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에구머니나, 70명이라더니 초과되는 블로거를 포함해서 130명을 불렀나보다. 행사 주최측은 '오랜 경험상' 행사 등록자의 4, 50% 오면 많이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보기좋게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행사장을 찾은 블로거는 족히 100명이 넘어버렸다. 100명의 테이블을 꽉 채우고도 20여 명분의 의자를 더 배치하고 테이블도 더 들여놓아야 했다.

식사로 준비한 100명분의 식사도 30분도 안 돼서 동이 나버렸다.

-------------------->
문제는 처음부터 시작됐다. 퍼포먼스 직전 동영상이 한 번 상영되는 것인데 반복 상영이 되고 있었고 퍼포먼스 직후 오프닝 멘트를 하면서 바로 나와주어야 할 준비된 슬라이드가 나오지 않았다.

허걱, 대충 말로 때우고 있는 와중에 이희성 사장님의 설정 동영상이 나와버렸다.

이희성 사장님이 뛰어들어오고 바로 이희성 사장님의 발표가 이어져야 하지만 그 앞의 슬라이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뛰어들어온 이희성 사장님과 대화식으로 슬라이드를 소화하고 발표를 이어지게 했다.

이른바 데모 바이러스, 리허설 때는 잘 되던 것이 이상하게 실제 발표에 들어가면 안 되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됐다. 심지어 마이크 배터리가 중간에 나가버리는 상황까지. 그래도 옆에서 조마조마한 느낌으로 보고 있는 나로서는 뭔가 뒤죽박죽이 돼 버린 느낌은 아직 들진 않았다. 하핫.

-------------------->
질의응답(QA)을 위해 준비해 둔 포스트잇은 몇 장 붙여있지 않았다. 그래도 QA는 블로거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질문을 더 받기로 했다.

드레스를 입은 몇 분의 여성들이 보였고 이들에게 질문을 받기로 했다. 헉. 컨테스트 수상자였다. 급 당황. 하핫.. --; 이것 참 꼬인다 꼬여.

원래 사전에 약속된 질의응답에 대한 응답자는 이희성 사장님 혼자였으나 또 연단에는 3명이 올라왔다. 사진 촬영을 위해 객석으로 자리를 피해줄 수밖에 없었다. 현장 질문에 쭈뼛대는 역시 '한국인들'... 그래도 생각보다는 몇 가지 질문을 더 받을 수 있었다.

질의응답이 모두 끝난 뒤 자리로 들어가셔야 할 이희성 사장님은 왜 또 바로 들어가시지 않는지...^^ 몇 마디 나누고 자리로 들어가게 해야 했다.

중간에 참석자들에게는 좀 생뚱맞게 느껴질 컨테스트 시상식도 있었다. 뭐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행사가 좀 길어진 덕분에 행사 진행요원이 OX 퀴즈 부분을 짧게 끊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
이제부터 대본도 없고 준비도 부실하고 현장에서 되는대로 진행되는 '막진행'의 퍼포먼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문제는 준비된 선물! 너무 많았다. --; 이유 있게 선물을 줘야 하는데.. 진행은 빨리 해야겠고 과연 행사 참여자들의 호응이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 좀 전의 질의 응답 시간을 기억하면 가슴이 답답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막진행'은 계속됐다. 연단에 4명을 불러 올리는데까지는 성공했다. 어찌저찌 유치한 진행은 막장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제 마무리 해야 한다. 헛! 그런데 현장에 닌텐도 Wii가 선물로 준비돼 있었다. 누군가에게 줘야 하는 상황이다. 까먹고 있었다. 막진행하다보니 큐시트를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다. ^^; 이를 어쩌나 마무리 멘트를 해야 할 상황에 좀더 상황을 연장시키고 OX 퀴즈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지 아니면 Wii를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할 몇명을 무슨 이유로 나오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 닥친 거다.

결심했다. 선물을 미리 말하고 장기 자랑하는 순서를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 연단에 올라와준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그리고 예상치 못한 호응을 불러일으켜줬다. 예상치 못한 고딩 블로거의 역습이 돼버리고 말았다. ㅋㅋ

그렇게 행사는 마무리됐다.
------------------->

이번 행사에서 느낀 것들,

- 진행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
- 블로그 때문에 정말 별짓 다해보는구나.
- 왜 행사 때나 강연 때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은 당연하게 찾아오는 것일까.
- 준비된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도 문제구나.
- 아차, 이거 생방송으로 아프리카로 중계되고 있었지.(나중에야 깨달았다는..--;)
- 블로거들은 정말 참석률이 높구나.

그리고,

아, 쪽팔려.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7/16 10:26 2008/07/16 10:26

카테고리

전체 (1951)
News Ring (644)
Column Ring (295)
Ring Idea (1004)
Ring Blog Net (8)
Scrap BOX(blinded) (0)

달력

«   2008/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그만'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 Supported by TNM
Copyright by 그만 [ http://www.ringblog.ne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