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0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5/12/03 MBC vs 황우석, 그리고 네티즌
  2. 2005/12/03 파란만장 라이코스 일대기

MBC vs 황우석, 그리고 네티즌

Column Ring 2005/12/03 14:19 Posted by 그만
황우석 박사 관련 글은 쓰지 않으려고 했다. 워낙 누구나 떠들고 누구나 아는 척하고 누구나 각자 의견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몰라서다.

일단 이번 사건의 본질이나 진위 여부, 윤리 논쟁은 살짝 비켜 가보겠다.

다만 현상을 따라 다녀본다.

우리나라 네티즌의 힘, 그리고 제 4의 권력이었던 언론 권력이 유래없이 충돌하는 현상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유사 사건으로는 안티조선 운동 정도를 들 수 있겠다. 대부분의 안티조선 운동의 명분은 조선일보의 친일행각과 그동안의 정권과의 유착행태가 밝혀지면서였다. 이른바 사후 약방문이었으니 사실 이번 사건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럼 이번 사건의 현상은 어떻게 볼 것인가?

황우석 박사에 대한 연구에 모두들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과정에서 의혹을 갖고 있던 부류가 있었다. 물론 이들은 거의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도 못했다. 일방적인 황우석 신드롬이 한국을 휩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윤리적 반대파들이 갖고 있던 의혹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언론인 가운데 피디수첩팀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이들은 남들이 모두 예스할 때 노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사실의 일부가 밝혀졌다. 난자 논란까지였다.

근데 이 때부터 인터넷은 분위기가 달랐다. 방송 전부터 방송을 하지 말라는 요구를 쏟아냈고 이를 다시 방송과 경쟁 관계인 인터넷 언론과 신문 언론들이 줄기차게 중계했다.

그럼에도 MBC는 강행하기로 한다. 여기서 논란이 바뀐다. 왜, 무엇 때문에?

어째서 MBC는 모든 네티즌이 싫어하는 짓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네티즌은 왜 MBC를 비난하는가.

비슷한 상식 파괴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나는 공상당이 싫어요'라며 외치면서 죽어갔다던 이승복 사건 자체가 허구였다는 것이 밝혀지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어쩌면 왜곡된 사실 자체가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었지만 진실은 너무나 받아들이기 괴롭고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MBC에 대한 모든 비난이 오히려 난 부담스럽다. 진실을 까발기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의 용기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IOC 위원 자리를 지켜왔던 김운용 위원의 몰락도 우린 부담스러웠다. 수십년간 국민적 영웅이었던 박정희를 친일세력이며 쿠데타로 집권한 강권정치의 괴수로 말하는 것도 여전히 불편하다. 그렇게 진실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여기서 MBC가 잘했다고 하면 절대 안된다. MBC는 취재를 해도 정확하게 해야 했고 확실한 물증을 잡고 사실을 말할 것을 맹세한 취재원의 인터뷰를 가감없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MBC의 취재 자세는 처음부터 잘못됐다. 마치 많은 언론인들이 야마(제목)를 먼저 잡고 취재를 시작하는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이는 취재 기획 단계부터 재검증해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여하튼 '진위 의혹'으로 야마를 잡았으면 결론은 '이런 의심이 있다'는 식으로 마무리하는 쪽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밖에 없다.

얼마전 오버추어에 대한 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기획 의도는 오버추어에게 말했듯이 '너희를 조지려고' 취재를 들어갔다. 검증도 허술하고 논리도 빈약하고 인터뷰도 반대편의 주장만을 담았다. 이런 상태라면 어떤 말을 해도 결과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국 '조지기' 기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일단 검증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을 취재할 때는 무모한 용기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잇기 위해서는 무리한 추측과 일방적인 주장으로 도배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정확하게 알 수 없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식의 불가지론을 들이대면 언론의 신뢰에 금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여튼 이번 사건의 본질이 무엇이든 간에 'MBC' 피디수첩은 용감했다. 그리고 무모했으며 어리숙했고 지나친 아집 속에 갇혀버렸으며 결국엔 궁지로 몰렸다. 더욱 버거운 사실은 논란이 원래 비등한 존재들끼리의 논리 대결이어야 하는데 이미 세 대결에서 MBC는 네티즌에 밀려 있는 상황이다.

MBC는 정말 정확하지 않으면 매장당할 수도 있다.

'긴장 좀 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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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3 14:19 2005/12/03 14:19

파란만장 라이코스 일대기

News Ring/SpotNews 2005/12/03 12:10 Posted by 그만
 
[검색엔진 순례] ① 라이코스는 누구 것?

기사 원문 : http://www.spotnews.com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마스코트로 사용했던 라이코스를 기억하는가.


최근 라이코스 한글 사이트(www.lycos.co.kr)가 조용히 문을 열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하단의 저작권 공지 부분.

'ⓒ Copyright 2005, Lycos, Inc. All Rights Reserved.

Lycos® is a registered trademark of Carnegie Mellon University'

미국 라이코스 소유인데 그 밑을 보면 라이코스(Lycos)라는 상표는 또 카네기 멜론 대학이 등록한 것으로 돼 있다.


얼마 전 라이코스를 인수한 다음의 이름은 어디 있으며 하다 못해 다음 사이트로 가는 링크조차 발견되지 않는다.

후이즈(Whois) 검색을 실시한 결과 분명 라이코스 한국 사이트의 등록 사용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분명하다.

물론 올해 초까지는 라이코스 코리아 사이트를 접속하면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네이트로 연결됐다.

그러고 보니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와 라이코스코리아가 합병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점'이란 광고 문구를 사용했던 것도 기억난다.


이게 다 어찌된 일일까? 이런 궁금증들을 풀기 위해 라이코스의 출발부터 현재까지의 파란만장한 여행을 떠나보자.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연구 프로젝트로 탄생

라이코스(lycos)는 1994년 카네기멜론대학의 연구 프로젝트로 개발되었다.

명칭은 라틴어로 늑대거미(wolf spider)를 뜻한다.

어찌보면 얼마 전까지 사용했던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일명 라이코스 강아지)는 마케팅을 위한 마스코트였을 뿐 명칭과는 상관 없는 동물이었던 셈.

이 사이트는 처음 등장하면서 14개의 주제로 된 키워드형 검색 엔진과 1억 개의 URL이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됐으며 검색 결과를 출력할 때 홈페이지의 제목과 내용이 함께 나타나는 형태를 띄었다.

또한 단어를 검색할 때에는 검색 결과에 대한 자체 평가점수가 나타나도록 설계됐다.


당시 특징적이었던 사실은 유즈넷, FTP, 고퍼 등의 서비스를 통합해서 검색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날씨와 그림, 소리 등 10가지 분야별 검색이 가능해 오늘날 '통합 검색'이라 불리는 모양새를 띄었다.

다만 당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라이코스닷컴(lycos.com)의 취약점은 한글 검색이 안 된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1990년대 후반 불안정하긴 했지만 한글 검색이 가능했던 알타비스타, 인포시크 등의 외산 검색은 물론 심마니, 까치네, 정보탐정, 미스 다찾니 등과는 경쟁할 수도 없었다.



1999년 합작벤처 형태로 한국 진출

그러다가 한국에 정식으로 발을 붙인 시기는 '밀레니엄 버그'에 대한 두려움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9년 5월 한국의 미래산업과 미국의 테라 라이코스(Terra Lycos)가 공동으로 '라이코스코리아'라는 벤처회사를 탄생시키고 그해 7월 1일 한국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2000년, 2001년의 대대적인 광고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장훈이 검은 강아지 놀이기구를 타던 모습을. 이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은 라이코스를 사용자들 머리 속에 각인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막대한 비용구조를 안겨주게 되고 광고 캠페인이 끝나자 마자 라이코스 코리아의 순위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게 된다.


라이코스는 2000년 140억원, 2001년 2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았다.

자본금은 2000년 410억원에서 2001년 14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2002년 6월 29일 마침내 라이코스코리아는 사라지게 된다.

SK텔레콤이 라이코스코리아 지분 76.5%를 446억 원에 인수했고, 같은 해 11월 넷츠고와 라이코스코리아의 통합법인 SK커뮤니케이션즈를 출범했다.

아직도 네이트 사이트의 로그인에 라이코스 회원을 위한 메뉴가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02년 12월 27일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라이코스코리아와 네이트닷컴의 인터넷 사이트 통합을 완료했다.

그리고 이 통합 법인은 다시 2003년 8월 싸이월드를 합병해 지금의 네이트가 된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라이코스코리아가 운영하던 lycos.co.kr 도메인이 네이트로 연결되었던 이유다.


 

그렇다면 다음이 인수했다는 라이코스는 무엇일까?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미국의 라이코스닷컴(lycos.com)을 운영하던 테라라이코스의 지분 100%를 지난 해 여름 인수했다.

테라라이코스는 사실 처음의 라이코스에 스페인의 테라네트웍스가 지분 투자를 하면서 갖게된 이름으로 역시 합작법인 형태였다.

어찌됐든 이 때 다음이 라이코스를 인수하기 위해 투자한 돈은 9500만 달러, 당시 우리나라 돈으로 1112억원 가량으로 환산돼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다음이 운영중인 플래닛 서비스를 라이코스를 통해 미국에 선보이기도 하면서 인터넷 서비스의 역수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Lycos.co.kr을 Whois로 검색해 봤을 때 처음 등록일이 1999년 4월이었고 최근 정보 변경일이 2005년 9월 30일이란 것을 보면 처음 등록한 것은 앞에서 말했던 합작법인 형태였던 라이코스코리아가 등록한 시점이고 이후 Lycos.co.kr 도메인을 소유하게 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최근에서야 손을 놓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도메인을 등록한 것이 올해 9월이었던 것.

마지막 궁금증은 왜 '카네기 멜론 대학이 여전히 트레이드마크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다음커뮤니케이션 법무팀은 "라이코스 검색엔진 자체가 카네기멜론 대학이 만든 것으로 이후 법인 형태로 서비스가 변경됐을 때도 트레이드마크(상표)는 카네기멜론 대학 소유임이 계속 계승돼 왔었다"고 설명하고 이는 라이코스 검색 엔진에 대한 상표권이며 이를 법인들이 영구적인 '전용사용권'을 사들였기 때문에 회사 저작권 표시와 함께 상표권 표시를 동시에 해왔다고 말했다.


조금 복잡하지만 카네기멜론 대학이 가진 것은 결국 'Lycos'라는 검색엔진의 상표권을 갖고 있다는 것. 이 검색엔진이 법인들이 변경될 때마다 전용사용권이 계승돼 지금은 미국 라이코스를 소유하게 된 다음이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어? 라이코스도 열린 블로그 검색이 되네

지금의 Lycos.co.kr은 아예 포털이나 검색 순위에도 끼지 못하는 상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다음에서 블로그 내용을 검색하면 다음 블로그만 검색되지만 lycos.co.kr의 블로그 검색은 타사 사이트의 블로그가 모두 검색된다는 것이다.

마치 엠파스의 열린 블로그 검색 처럼. 그리고 웹 검색은 구글의 웹 검색 엔진이 사용된다.


아직도 생생한 검은색 라이코스 강아지의 추억을 통해 살펴본 라이코스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마치 다른 닷컴 기업의 시작과 발전과 어려움, 그리고 복귀 등의 상황과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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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3 12:10 2005/12/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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