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스티브 잡스가 떠난 자리에 생긴 그늘, 극복할 수 있을까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영화 제목을 굳이 들이대지 않아도 지금 세계 IT 업계를 주무르고 있는 기업들의 CEO 자리바꿈 소식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찌감치 빌 게이츠에서 스티브 발머로 권력이 이동되었고 최근 구글은 에릭 슈미트에서 창업자 래리 페이지로 CEO 교체를 발표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면서 차기 CEO를 누가 맡게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물러났거나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는 세 CEO는 모두 55년생이다. 55세를 전후해서 컴퓨터의 황제들이 하나 둘씩 자의든 타의든 최고의 자리를 내놓고 있는 셈이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의 경우 가장 아름답게 자발적으로 '박수칠 때 떠나서 다시 박수 받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어렸을 때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던 빌 게이츠는 19살이던 1975년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21살의 폴 앨런과 자본금 1500달러를 들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작했다.

운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간혹 뒤섞어 놓고는 잔인한 승자 게임을 하도록 만들었다. 애플이 마우스로 아이콘을 콕 눌러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방식(GUI,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방식)의 컴퓨터를 내놓았으나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힘들었다. 1990년 윈도우 3.0이 발표되고 1992년 최고의 히트상품인 윈도우 3.1이 출시되면서 세계 컴퓨터 업계는 전혀 다른 차원의 발전이 가능해졌다.

당시부터 빌 게이츠는 큰 성공을 상징했으며 천재 CEO로서의 명성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으나 시장 지배자에게 따라붙는 '巨惡'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만 했다. 33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경영자로 일해오던 빌 게이츠는 2008년 6월 27일 은퇴를 발표하고 물러난다.

이제 빌 게이츠는 제 2의 인생을 돈을 좋은 곳에 쓰기 위해 살고 있다. 2000년에 설립한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공공 도서관 고속통신망 개선 700만 달러, 대학생 장학금 5억 달러, 중국 결행 퇴치 3,300만 달러, 소아마비 퇴치 3억5500만 달러, 말라리아 백신 개발 연구 1억7000만 달러, 빈민 지역 교육환경 개선 18억5000만 달러 등을 내놓으면서 가난한 나라의 한해 재정규모에 가까운 돈을 기부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 미국의 거부 57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했거나 하기로 공개적인 선언을 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떠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몇 년 동안 최대의 시련에 직면해 있다. 2007년부터 웹 2.0 트렌드가 미국을 휩쓸 때 인터넷 검색에 대한 대응과 최근에는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대응, 스마트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대응이 모두 늦어서 고생하고 있는중이다. 구글과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수십년 동안 상호 우월감을 주었다가 빼앗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MS를 궁지에 몰아넣은 구글, 2인 창업자와 1인 CEO 체제 변화
최근 구글의 CEO에서 물러나 회장직을 맡게 되는 에릭 슈미트 역시 55년생이다. 에릭 슈미트는 3명의 55년생 슈퍼 CEO 가운데 가장 '가방끈'이 길다. 그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에릭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CTO를 거쳐 노벨의 대표를 맡고 있던 중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만나 구글의 CEO로 참여하게 된다. 그의 구글 CEO 참여는 자발적이라기보다 처음에는 벤처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의 존 도어가 강권한 결과였다고 전해진다.

에릭 슈미트는 애플의 이사회 이사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하기도 했다. 이후 에릭 슈미트는 애플과 구글이 사업 영역이 점차 겹쳐지는 것이 많아지면서 이사회에서 사임하여 애플을 적잖이 당황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에릭 슈미트의 사임 발표가 있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설왕설래가 많다. 에릭 슈미트는 CEO였지만 창업자인 두 젊은이와의 의견 충돌이 최근들어 잦아졌으며 그동안 누적되어온 의견 차이가 에릭 슈미트의 사임으로 결론내려진 것이라는 소문이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에릭 슈미트가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검색 결과에 광고를 삽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처음에는 극렬히 반대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광고를 싣기로 했는데 처음에는 에릭 슈미트가 광고가 검색결과 상단, 즉 당시 오버추어 방식의 레이아웃을 주장했지만 두 창업자가 반대해 결국 우측으로 광고를 배치했다는 후문도 유명하다.

에릭 슈미트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경영을 해나갔으며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에서 인터넷 규제에 대한 대응을 놓고 격렬하게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중국처럼 가능성이 큰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경영자인 에릭 슈미트로서는 못마땅한 것이었고 일부 해당 국가의 규제에 호응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반면 두 창업자는 '악해지지 말자'는 구글의 정신이 훼손되고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결국 2010년 초 구글 중국사이트 서비스를 홍콩으로 옮겨 검열되지 않는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이 과정에서 에릭 슈미트는 내부적인 권위를 잃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또 하나의 일화로 유튜브 실명제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벌인 인터넷본인확인제 확대 시행의 대상이 된 유튜브에 본인확인 시스템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에릭 슈미트는 '현지법을 준수한다'는 메시지로 한국 정부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준비작업 최종 단계까지 갔다가 창업자들이 '납득할 수 없다. 본인인증 시스템을 얹지 말라'는 지시로 번복됐다는 일화도 있다. 구글의 스트리트 뷰 지도 서비스에서 길거리를 촬영할 때 벌어진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에 대해 에릭은 "걱정되면 이사 가라"는 언사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의 추격은 구글 입장에서 매우 불편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겨냥한 SNS 플랫폼 서비스인 오픈소셜, 웨이브, 버즈 등은 모두 시장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에릭 슈미트는 CEO 자리에서 물러나 회장직을 맡으며 대외 협상, 계약, 대정부 관계 등의 업무를 맡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에는 에릭 슈미트가 TV 프로그램의 진행자 자리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와 세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에릭 슈미트는 창업자들의 순수성을 좀더 실현 가능한 방법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있었는데 과연 대인 관계에 있어서 부끄러워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의 래리 페이지가 에릭의 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건강 이상설만 돌아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지도층, 애플 스티브잡스. 그가 없는 애플은...?
55년생 슈퍼 히어로 CEO 가운데 요즘 이 사람만큼 '핫'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스티브 잡스다. 그는 3인의 CEO 가운데 가장 학벌이 딸린다. 1976년 워즈니악과 동업으로 애플컴퓨터를 설립해 '애플1'의 성공에 힘입어 80년에 상장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985년 창업자였지만 경영일선에서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굴욕을 당했다. 이후 넥스트사를 세웠으며 픽사를 인수해 3D 애니메이션 영화의 초석을 닦았다.

인생의 아이러니랄까. 1996년 적자에 허덕이며 기울어져가던 애플이 넥스트 사를 인수하면서 스티브잡스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당시 그의 직함은 '경영 컨설턴트'였다. 이후 2000년대를 관통하면서 컴퓨터 부문의 혁신을 주도하고 아이튠즈로 새로운 온라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완성했으며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그의 파란만장한 성공 스토리는 거의 전설처럼 취급될 정도다.

하지만 그에게는 건강이라는 그늘이 있었다. 그는 2004년 췌장암에 걸려서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수술을 받고 완쾌했다. 그러던중 2009년에는 간 이식수술을 받았다. 그의 건강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주식 시장은 흔들렸고 최근 그가 갑작스러운 병가를 내자 주식 시장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절대적인 카리스마, 놀라운 혁신에 대한 통찰력, 할리우드를 비롯한 광범위한 산업계 친분을 보유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는 이제 애플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그런 그의 공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현재 COO를 맡고 있는 50세의 팀 쿡이 스티브 잡스의 빈 자리를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메워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결국 '스티브 잡스가 있는 애플과 그가 없는 애플은 다를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이폰4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본격적인 추격이 시작되는 지금 스티브 잡스의 빈 자리는 상당히 커 보인다.

IT 업계를 삼등분하면서 서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그리고 애플. 이 세 회사는 걸출한 영웅 CEO에 의해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반대로 그들의 카리스마가 없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동갑나기 55년생 슈퍼 CEO 3인의 다음 삶도 궁금하고 그들이 이끌었던 기업의 다음 행보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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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177호에 실린 글입니다. 아마 길어서 꽤 편집됐을 겁니다.^^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별 뜻 없이 쓴 글입니다. ^^ CEO 3인이 부럽기도 하고 그들이 없는 '지속 가능한 기업'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시점이군요.

한가지 이들의 공통점은 우리나라처럼 '2세' '3세'가 뒤를 맡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겠네요.

설이니까요. 재벌이 아닌 부모님을 탓하기보다 이들의 열정을 입에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 학벌이 대학도 못 간 CEO, 대학을 중퇴한 CEO, 박사 CEO 모두 성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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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31 09:28 2011/01/31 09:28

각각의 블로그가 하나의 소셜커머스가 된다면?

오늘 내가 가본 맛집을 포스팅 하면서 맛집의 쿠폰까지 판매할 수는 없을까? 우리동네 반찬가게를 소개하면서 반찬가게의 주문을 대신 받아줄수는 없을까? 사업자는 홍보하고 판매를 대행하며 블로거는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블로거는 늘 리뷰하고 공유한다. 직접 써 본 제품이나 먹은 음식, 본 영화, 가본 곳, 읽은 책, 경험한 서비스까지 모든것을 리뷰한다. 현재 이슈가 되는 소셜커머스 업체와 예전부터 우리가 이용하던 공동구매나 블로그, 까페를 통한 판매등의 소셜한 형태의 판매도 리뷰와 공유에 의해 이루어진다. 판매되는 상품을 매우 자세히 소개(리뷰)하고 다른 구매자의 의견을 볼수 있게 해주고 상호 소통하고 공유하도록 한다.

이처럼 블로그와 소셜커머스는 무엇을 파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뿐 기본적으로 유사한 패턴으로 컨텐츠가 생산되고 소비된다. 때문에 블로그에 적합한 상품을 손쉽게 소싱할수 있는 장이 마련되고 주문/결제되는 서비스만 제공된다면 블로그도 하나의 소셜커머스로 활용될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 이용해본 상품을 소개하고 주문을 접수하면 생산/판매자 마진의 일정 부분을 블로거와 공유하게 해준다면 어떨까? 생산자는 새로운 홍보/판매망을 개척할 수 있고 판매되는 수량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니 부담도 없다. 블로거는 내가 직접 소개할 상품을 선택하고 나의 사용경험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추천하면 된다.

당연히 생산/판매자와 블로거가 1:1로 접촉하기가 쉽지않다. 특히 소규모 생산/판매자와 파워블로거가 아닌 일반 블로거는 더욱 만나고 제휴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 손쉽게 내가 의뢰하고자 하는 상품을 손쉽게 올리고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소개하고 주문받을 상품을 직접 정할 수 있으면 된다.

판매를 원하는 생산/판매자는 서비스에 가입하고 자신이 생산/판매하는 각종 상품들을 판매수수료와 함께 게시하면 블로거가 알아서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상품을 직접 골라서 이용해보고 마음에 든다면 판매자와 간략한 온라인상의 계약을 맺은 다음 리뷰하고 주문링크를 걸어둔다. 그리고 그리고 해당 블로그를 통해 주문이 접수되면 생산자 페이지에서 결제되고 해당 생산/판매자에게 통보되고 생산/판매자가 직접 배송을 진행하면 된다.

사실 판매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제공하는 링크프라이스와 같은 형태의 광고중개 서비스는 존재하고 있지만 소규모 판매자의 쇼핑몰을 선택해서 광고로 달아줄 블로거도 많지 않고 광고일뿐 리뷰를 통한 추천/판매는 아니다.

세상엔 수많은 생산자와 수많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채널이 있지만 작은 소규모 생산자는 유통망을 확보하는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특히 농수산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농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수많은 사업자와 수많은 블로거를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생긴다면 어떨까?

수많은 소규모 광고주(오버추어의 광고주 수는 약 18만개, 네이버 검색광고의 광고주수는 약 14만개를 상회한다고 한다. - 출처: 이트레이드증권 NHN 기업분석 보고서)가 쓰는 피같은 광고비가 모두 포털사이트로만 몰리는 현상을 해소하고 블로거들의 수익을 좀더 현실적으로 제공하면서 광고보다는 판매가 절실한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판매/홍보 채널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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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염소똥(ysddong.tistory.com)' 블로그를 띄엄띄엄 운영하는 링블로그의 꾸준구독자 마케터 염소똥입니다. 다른 업종간의 사례를 비교하는 것을 즐기고 시장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2011/01/22 16:59 2011/01/22 16:59
스틱 투 잇 STICK TO IT!
장영신

꽤 오래 전에 구로동과 개봉동에서 오랫 동안 살았었다. 거의 3년에 한번씩은 안양천이 범람해 수해 피해도 있었다. 서울 같지 않은 동네. 구로동에 살 때 오죽하면 어머니께서 '구린 동네라서 구로동'이라고 했을까. 그렇게 머릿 속에서 그 동네는 낙후된 동네였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갔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을까. 우연찮게 구로역 근처에 큰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보았다. 뭔가 어색한 모습. 지금은 AK 플라자인 애경백화점이었다. 백화점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장사가 될까 싶었는데, 애경이란 말이 붙으니 '설마'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애경'은 내게 그렇게 비누 회사 이미지였다.

오랜만에 책을 손에 들었다.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최근 들어 본연의 '블로거'로서의 활동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 뭔가 독서를 시작할 동기가 필요했다.

40년 전 대한민국 여성 CEO 1호라는 타이틀과 함께 비누회사를 맡아 오늘날 제주항공, AK 플라자 등 20개 계열사를 갖춘 연매출 3조7000억원대의 그룹으로 키운 철의 여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길래 '혹' 했다. 물론 '될까' 싶었던 애경백화점의 탄생비화 역시 궁금했다.

순식간에 읽었다. 18일 오전에 받은 책인데 화장실에서 시작해 점심시간과 마침 멀리 외근이 잡힌 바람에 18일 저녁에 다 읽었다. 그만큼 200여 페이지 정도로 내용이 짧기도 짧다.

원래 이런 식의 책은 그다지 내 성향은 아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과 더불어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몇 가지 인생의 팁들이 뒤섞여 있는 자기계발서 부류에는 어쩔 수 없는 '자화자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40년을 두고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쓴 글이라면 최소한 인생의 선배로서, 그리고 뭔가 이뤄낸 것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초짜 CEO인 내게는 소중한 조언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 기대는 6, 70% 정도 충족됐다. 중간중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긴 했지만 이해할 정도였다. '가진 자들은 원래 뭔가 달라도 달라' 식의 이야기가 간간히 섞여 있었지만 최고경영인으로, 그것도 40년 전 가정주부가 여성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경영 참여 결정을 통해 여러가지 성과를 인생으로 증명해내는 과정에 있을 수 있는 설명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은 나에게보다 여성 직장인들, 특히 중간간부 이상의 리더십을 배워나가고 발휘해야 하는 독자들에게 적절할 것 같다. 창의성과 혁신성이 강조되는 세계에 살다보니 개인적으로 이 책의 주인공인 장영신 전 애경그룹 회장의 따뜻한 카리스마와 인간적인 경영론에 몰입되진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이 주인공은 내 직장 생활 내내 만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었다. 여성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 한계와 가능성을 체득하여 몸소 실천하는 그런 여성 리더 말이다.

이 책의 덕목은 아무래도 '자서전'적인 성격이지만 '삶의 원칙', '위기 돌파 방법', '처세술', '여성 리더가 갖춰야 하는 따뜻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예전에 다뤘던 [책] 돈은 아름다운 꽃이라는 박현주 이야기 와는 또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렇게 여자라서 어쩔 수 없이 부딪쳐야 하는 상황 앞에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접대문화가 여성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분노하거나 남이 나를 오해한다고 해서 억울해하는 것으로는 감정만 소모할 뿐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접대문화가 불만이면 접대 없이도 일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오해받는 것이 억울하면 실력으로 내 존재를 증명해 보이면 되는 것이다."
<스틱 투 잇> 162p


요즘 들어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자기비하, 그리고 사회 지도층을 원망하면서도 소망하는 이중적인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그런 사람에게 어쩌면 이 책은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저자가 40년 전 창업주 아내로서 경험없이 경영 일선에 참여하는 과정을 읽으면서 아마도 목구멍에 턱턱 걸리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삶으로 증명해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반면, 이 구절을 보면서 나 역시 좋은 학교를 나오지 못했고 집안이 좋지도 않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도 이런 '증명내고 싶은 욕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는 컴플렉스가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최소한 스틱 투 잇에서 자신의 인생을 덤덤히 설명하는 장영신 전 애경그룹 회장에게는 세상의 선입견과 자신의 능력의 한계는 도전해야 할 대상에 불과했던 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 후계구도에 대한 구구절절 이런저런 설명을 붙여놓은 것은 서민 입장에서 그다지 아름답게만 보이진 않지만 장 회장의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만큼은 충분히 인정할만 한 거 같다.

* 그나저나 이 책 제목은 좀 오버다 싶다. --; 도대체가 책 내용과 맞질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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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0 13:01 2011/01/20 13:01

오늘은 간단한 공지입니다.

저와, tnm미디어 한영 대표, 올댓 페이스북 저자이자 소셜미디어 전문가이신 버섯돌이 김태현님, 그리고 KT에서 현재 소셜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 실무를 맡고 있는 백미러 최근영님이 강의하는 강좌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꼭 들으러 오세요.

저는 다년간 인터넷 미디어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미디어 네트워크 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벤처 미디어 대표, 그리고 한국블로그산업협회 회장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소셜미디어와 기자 교육 등의 강좌를 이미 6년 이상 200여 차례 해온 경험으로 소셜미디어 마케팅 실습 강좌를 기획했습니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모바일까지 직접 실무를 겪으면서 성공적인 모습으로 이끌어나가시고 있는 분들의 강의이며 강의시간에 직접 실습시간을 드리기 때문에 초심자가 소셜미디어로 진입하기 손쉽게 강좌를 구성했습니다.

다른 강사 분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소셜미디어나 소셜네트워크를 마케팅과 접목시키는 이론을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했던 과정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실 겁니다. 또한 모두 자기만의 성과를 가지신 강사분들이어서 여러분께 인사이트 있는 강좌를 이끌어주실 겁니다.

특히! 노동부 환급과정입니다! 환급과정에 필요한 서류만 제출하시면 교육비를 환급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겠죠? ^^


필요한 정보는 아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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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0 10:01 2011/01/20 10:01

게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그것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죠.

게임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진행돼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게임의 역기능, 즉 ‘게임이 현실의 폭력성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부정적인 시선에 집중했던 게 사실이죠. 이러한 분위기는 게임 문화가 동네 오락실에서 출발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심한데요. 급기야 청소년들이 심야에 게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른바 '게임 셧다운 제도‘가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단순히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는 대신 게임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국 Palo Alto에 있는 Institute for the Future(미래를 위한 연구소)Jane Mcgonigal 박사는 지난해 TED에서 "Gaming can make a better world(게임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수 있다)"라는 다소 급진적인 제목의 발표를 해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Jane Mcgonigal의 TED 강연(한글 자막 있슴다. 봉사자 여러분께 감사를.)

이 강연에서 Jane은 ‘전 세계 인구가 일주일에 30억 시간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데 소비한다’는 통계를 들면서 "어떤 이들은 현실의 긴급한 문제를 해결할 시간도 아까운데 너무 많은 시간을 게임에 소진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겠지만, 연구를 진행한 결과 나는 이 시간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일주일에 210억 시간까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청중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죠. 이런 웃음은 강연 내내 종종 나오는데요. Jane은 끝까지 진지하게 얘기를 이어나갑니다.

Jane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게임에서 수많은 게이머들이 가상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지략을 발휘하고, 남들과 협력합니다. 게이머들은 그 과정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마인드로 놀라운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는데요. 이를 현실 세계로 이어올 수만 있다면 공익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는게 기본 생각입니다.

문제는 상당수 게이머들이 자신들은 가상 공간에서는 뛰어나지만 현실에서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인데요. Jane은 게임이나 서비스의 디자인을 잘 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Jane이 참여하는 Institute for the Future에서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을 최근 몇 년간 만들고 있습니다. Jane의 TED 발표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하이컨셉님께서 너무나 자세하게 설명해주신 글 "게임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Jane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외국에는 많습니다. 하나만 예를 들어 보죠. Carnegie Mellon 대학교의 Luis Von Ahn 교수는 이를 "Games With A Purpose(목적을 가진 게임)"라 부르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ESP Game의 경우 온라인으로 연결된 서로 모르는 두 사람에게 같은 그림을 보여주고, 각자가 느끼는 키워드를 입력해서 결과가 일치하면 점수가 올라가고 해당 키워드는 그 이미지를 설명하는 태그로 등록이 됩니다. 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라도 이미지를 알아보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특히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해당 그림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은 컴퓨터가 절대 파악하지 못 하죠. ESP Game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림에 대한 키워드를 입력함으로써 이미지 검색의 품질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게임은 구글이 사들여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래 영상은 Luis가 Games With A Purpose를 간단히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Carnegie Mellon 대학의 Luis Von Ahn 교수. 이제 32살밖에 안 됐네요. ㅎㅎ

여담이지만 이 양반, 사실 천재입니다. 웹사이트 가입할 때 이상하게 찌그러진 글자를 보고 어떤 글자인지 입력해야 절차를 진행할 수 있죠? 그 CAPTCHA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거든요. CAPTCHA를 통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작업을 하게 만들 수 있음을 파악한 Luis는 이를 어떻게 하면 공익적인 성과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Human Computation의 선두 주자라 할 수 있죠. ESP Game은 사람들을 참여시키는데 Game을 매개체로 사용한 것으로, Human Computation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CAPTCHA 역시 수많은 대중의 힘을 빌어, 컴퓨터가 인식하기 힘든 고문서의 글자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reCAPTCHA로 발전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게임 자체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는 방향이 하나의 조류라면, 최근에는 게임에 활용하는 요소들을 게임 외적인 분야에 적용하자는 이른바 Gamification에 대한 논의도 활발합니다. Gamification은 “game(게임)에 “-fication(-化하기)”을 덧붙인 신조어인데요. 포인트/레벨/순위표/퀘스트 등 게임에 재미와 몰입성을 더하는 게임 디자인 기법(game mechanics)을 쇼핑/교육/의료/미디어 등 게임 이외의 분야에 적용해보자는 것이 기본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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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ification 전문가인 Gabe Zichermann의 슬라이드에서 슬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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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특성이자 최대 목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서 오래 즐기도록 하는 것이죠. 이러한 게임의 핵심적인 디자인 목표를 다른 분야에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거나 학생의 학습 능력을 키우는 등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gamification 논의의 큰 줄기입니다. 게임 기획자들은 수십년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을 연구해온 만큼 그 분야에서만큼은 최고의 전문성을 갖췄을 겁니다.

사실 이미 많은 영역에서 게임적인 요소는 알게 모르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이나 쇼핑 업계의 사은품 당첨 이벤트 같은 마케팅 활동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러한 시도들이 일회성으로 체계 없이 진행됐던 것도 사실인데요. gamification은 이러한 시도를 체계화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게임화 방법론을 만들겠다는 움직임입니다.

나이키가 2008년 애플과 함께 선보인 “Nike+”는 대표적인 gamification 도입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센서가 장착된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달리기를 하면 거리, 페이스, 소모 칼로리 등이 계산돼 아이팟으로 전송되죠. 아이팟은 이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운동량을 조절해주고, 이용자가 설정한 목표치에 도달하면 축하 음악을 틀어주기도 하고요. 또 운동 데이터를 온라인에 올려서 성과를 나누거나 서로 경쟁하는 등 마치 게임을 하듯 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나이키가 25개 도시에서 동시에 10km 단축 마라톤을 진행하자 80만명 이상의 Nike+ 이용자들이 동시에 참여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은 나이키의 팬층을 결집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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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bucks가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Foursquare와 함께 진행한 마케팅도 눈여겨볼 만 한데요. 이용자들은 “5개의 서로 다른 Starbucks에 체크인하라”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면 Foursquare에서 가상의 트로피나 배지를 받고 커피도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의류 브랜드인 Gap 역시 Foursquare 이용 고객들에게 하루 동안 제품 가격을 25% 할인해주는 BlackMagic Event 행사를 진행했죠. 이미 가상의 배지와 트로피 보상 시스템만으로 400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 모은 Foursquare가 현실과 만나면서 더욱 강력하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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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실은 gamification 논의에서 금전적인 형태의 보상 체계는 핵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금전적 보상은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금전적 보상이 사라지면 관심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gamification에서는 당장의 보상보다는 고객(혹은 직원, 환자, 학생 등 모든 대상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을 최대 목표로 상정합니다. 이를 위해 레벨업이나 성취감 부여 등 게임에서 활용하는 기법들을 끌어들이고 있죠.

Gamification에 대한 감을 좀 더 잡으시려면 "Game-Based Marketing"의 저자인 Gabe Zichermann이 지난해 10월 구글에서 강연한 "Fun is the Future: Mastering Gamification" 동영상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되는 분량이라 좀 길기는 한데요. 시간 날 때 차분히 한 번 꼭 들여다보시면 좋겠네요. 설명을 쉽고 재미있게 잘 하는 아저씨입니다.

첫 번째 글이다 보니 조금 길어지는 것 같아 이만 줄여볼까 하는데요. 아직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gamification이 하나의 트렌드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경제지인 포춘(Fortune)은 2010년 9월 “Play to win: The game-based econom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업들은 gamification이 사업을 전개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고 있다”고 보도했죠. 또 "Game-Based Marketing"의 저자인 Gabe Zichermann은 2010년이 대중들이 gamification과 만나는 시발점이었다면 2011년은 gamification 관련 제품과 서비스, 기업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1월 20일과 21일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gamification 만을 주제로 하는  summit이 처음으로 열리는데요. 이는 gamification이 하나의 떠오르는 분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이 행사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다양한 gamification 사례를 살펴보고, 실제로 이를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워크샵이 진행됩니다.

실은 제가 지금 gamification summit에 참여하려고 미국에 날아와 있습니다. 원래는 summit이 끝난 후에 구체적인 내용을 들고 첫 번째 포스팅을 할까 생각했는데, 한 번에 모든 것을 담으려면 워낙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이미 쫌 기네요. ㅎㅎ) 우선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해봤습니다. 제가 앞으로 종종 전해드릴 gamification 관련 내용의 프롤로그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게임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앞으로 저와 함께 차근차근 살펴보시죠. :)

P.S. 본문 가운데 gamification에 대한 내용은 제가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기고했던 글에서 일부를 가져와서 활용했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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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자 10년, 뉴스 생산을 넘어 유통을 고민하겠다며 뛰쳐나온지 1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즐겁게는 살고 있음. :)
2011/01/19 13:07 2011/01/1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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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스마트TV 앱스토어를 통해 TV 애플리케이션이 지금까지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것도 글로벌로.

어찌보면 전세계에서 지난 해 5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삼성전자 스마트 TV라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만한 수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주 SKT와 tnm이 만든 올댓 시리즈 어플리케이션이 100개 출시 누적 200만 건 다운로드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티스토어라는 한정된 스토어에서만 배포되는 것이고 그것도 SKT 안드로이드폰이 지난 해 350만대 정도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나온 수라서 삼성 스마트 TV 앱스토어의 성과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볼만 할 것 같다.

우선 보도자료부터 보자. 팩트 확인을 위한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숫자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삼성 스마트 TV 앱스’ 글로벌 다운로드 건수가 누적기준으로 2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삼성 스마트 TV 앱스’는 작년 3월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지 9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데 이어, 이후 두 달만에 100만 건이 추가로 다운로드 됨으로써 현재 202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 TV 앱스’는 현재 하루 평균 2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되고 있으며, 최초 100만 다운로드 달성 기간 대비 4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이용함으로써 삼성 스마트 TV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고화질의 대형 화면으로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TV 제품 특성에 맞는 TV 전용 어플리케이션 활성화에 노력하며 스마트 TV 저변 확대에 앞장서 왔다.
현재 전 세계 120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삼성 스마트 TV 앱스’는 비디오·게임·스포츠·라이프스타일·인포메이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총 380여개의 TV 사용 환경에 최적화 된 다양하고 풍부한 양질의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 TV 앱스’ 최근 글로벌 다운로드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유튜브(1위), 구글 맵스(2위), 텍사스 홀뎀(TexasHoldem)(3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비디오·인포메이션·게임 관련 앱이 강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구글 맵스(1위), 다이내믹 볼링(2위), 트위터(3위) 순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 선보인 싸이월드 사진첩 앱은 최단기간에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카테고리별로는 글로벌 전체로 게임관련 앱이 전체에서 30%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다운로드 비중을 보여 주었다.
보도자료 원문 : 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522244


솔직히 말하면 상당한 성과라고 봐야 한다. 사람들은 TV에서 채널 전환 이외의 작동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통념이 사라지고 있다는 징조이기 때문이다.

링블로그에서는 이미 몇 번의 스마트TV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가운데 미래 스마트 TV의 조건 5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 적이 있었다.

1. 지역 차별 없는 전 지구적 콘텐츠

2. 3D 공중 마우스 콘트롤러

3. TV 앱스토어

4. 소셜 커뮤니티

5. 주변 기기와의 결합 연동

2010/05/21 미래 스마트 TV의 조건 5

삼성전자의 스마트TV는 이 모든 조건을 초보단계에서 구현하고 있다.(2번은 별도의 기술이지만 LG가 선을 보였듯이 삼성도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TV와 네트워크, 그리고 컴퓨터의 결합은 꽤 오래 전부터 모든 가전사와 PC 관련 제조사들이 꿈꿔오던 '대융합'이란 점을 감안하면 지금에서야 비로소 그 싹이 보인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소니 등은 꽤 오래 전부터 인터넷 TV라는 컨셉트로 몇 번 도전을 해왔지만 번번히 실패했었다. 이유는 몇 가지였는데, 먼저 CPU란 것이 없었던 TV가 CPU를 얹으면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것이냐, 아니면 범용 OS를 탑재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터넷 대역폭, 영상 처리 기술 등이 장벽으로 작용됐다. 물론 멀어봤자 1미터 정도인 PC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수동적 시청을 하게 되는 TV의 인터페이스가 PC의 기능성과 어떻게 엮일 수 있을 것이냐도 문제였다.

그러다 지난 몇 년 동안 위젯 열풍에 힘 입어 '임베디드 OS에 최적화된 작은 소프트웨어인 위젯 인터페이스를 채택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인텔과 야후, 삼성이 함께 추진했던 '위젯T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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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는 이런 위젯 TV를 앱스토어 방식으로 진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Yahoo! 2011년 3월 본격적인 스마트 TV 사업 시작!

문제는 이런 위젯 방식 자체도 인터페이스에 제약이 있고 영상 감상을 일부분만 방해하는 형태라서 그 사용 습관이 주로 광고 방영 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구글TV는 물론 애플TV 역시 인터페이스를 점차 '현재 보여지는 영상을 확 줄이자'가 대세라고 보여진다. 시청자들을 순식간에 인터넷 사용자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쉽게 돌아갈 수는 있으나 일단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는 충분한 몰입감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다들 현재 실시간 화면을 대폭 줄이거나 완전히 PC 형태의 인터페이스 뒤로 미뤄두는 과감한 인터페이스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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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TV'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스마트TV는 인터넷 단말기,또는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대형 화면을 갖춘 PC'로 인식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쓸만한 것이라면 TV화면을 가려도 상관 없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중파 방송 임원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면 '그래도 사람들이 얼마나 쓰겠는가'라고 되묻는다. 지난 해 삼성전자만 500만대의 스마트TV가 판매되었고 올해는 1,200만대를 팔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다른 제조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TV 화면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방송에 몰입돼 있는 순간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서 소비자들은 스마트 TV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HD로 보든 SD로 보든, 심지어 아날로그 방송으로 보든 그 감동이나 재미가 반감되진 않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TV 속에서 인터넷도 해보고, 친구와 대화도 해보고, 원하는 영상을 다시 찾아 보는 과정을 익혀봤던 사용자라면 방송만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멍청한 TV에 정이 갈리 만무하다.

공중파, 케이블... 실시간 방송이 걸어가는 길은 지금 책과 잡지, 신문이 걸어왔던 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DVD, VHS 비디오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쉽게 답이 나오지 않겠는가.

반면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제 다채널 유통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이 화려하게 열리고 있는데 놀랍게도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기능성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다양한 정보성 콘텐츠, 소셜 네트워크 등이 각각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안에서 경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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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1/01/17 11:49 2011/01/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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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회사인 tnm이 거대 통신사 SKT와 함께 올댓 시리즈 어플을 기획하고 출시하는 동안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작년 2월 말, SKT 담당자를 만나 '올 어바웃'이라는 시리즈에 대해 말을 했습니다.

tnm은 파트너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이들은 콘텐츠를 매우 다양하게 소싱할 수 있고 이 콘텐츠를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티스토어에 등록시키자고 했죠.

단순히 RSS 피딩 개념이 아니라 정식으로 원고를 받아서 저작권료를 주는 방식의 오프라인 출판 방식을 고집했고 더불어 광고 및 추후 발생할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실현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익까지 공유하자고 했습니다.

콘텐츠 저작자와 tnm 같은 콘텐츠 중개소, 그리고 이통사인 SKT가 함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내자고 했습니다.

시작은 미미했고, 불안했고, 초조했습니다.

목표는 연내 100건 출시 누적 25만 건 다운로드였습니다.

6월 15일 출발했습니다! 첫번째 어플이 등록되었죠. 당시 많은 마니아들이 무시했던 안드로이드 버전의 그것도 마이너 마켓이었던 티스토에서만 유통되는 최초의 콘텐츠형 어플리케이션 시리즈의 탄생이었습니다.

블로그 글과 출판된 서적 등을 어플리케이션 공장(올댓 팩토리라는 세계 최초의 퍼블리싱 플랫폼을 별도로 개발했습니다)으로 콘텐츠를 전송하여 특정한 형식의 어플리케이션으로 감싸고(우리는 이것을 '템플릿'이라고 부르고 10종을 제작해 적용했습니다) 마켓에 등록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파일 형태로 자동 추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공장'은 가동되기 시작했고 세계 최초의 '모바일 인쇄소'가 돌아갔습니다.

6개월이 흘렀고 어제 1월 13일 100개의 어플리케이션이 내부적으로 완성되어 마켓에 등록되기 위한 절차가 남았습니다. 이미 지난 1월 10일 시리즈 전체 누적 다운로드 200만 건을 기록했으며 이 수치는 국내에서 다른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심지어 폰에 기본 탑재되는 어플리케이션보다 월등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한 사용자당 1.8개의 다운로드가 기록되고 시리즈 어플리케이션 전체는 서로의 다운로드를 제안하면서 동반 다운로드 상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식하게 지난 십여년 동안

콘텐츠가 힘이다.
콘텐츠웨어의 시대가 온다

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걸 내 손으로 나와 내 동료와 파트너들과 파트너사와 이뤄내고 싶었고 이뤄내고 있습니다.

어떤 어플리케이션 저작자는 어플용 콘텐츠 작성을 위해 별도의 필진을 구성했고, 어떤 어플리케이션 저작자 블로거는 단 2주만에 20만 건이 넘는 단일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어떤 어플리케이션 저작자는 어플용 콘텐츠를 짧게 작성하고 동영상을 만들어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바일 저작자군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제 사내 담당 직원이 100번째 어플리케이션의 완성을 메일로 보고했습니다.

그에 대한 답장을 SKT 담당자들과 우리 오피스 직원들 전체에게 메일로 길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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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정과 전체 개발 PM으로 역할하신 한영 대표님과 박채향 팀장님, 그리고 어렵고 힘든 시작이었지만 방법을 강구해주시고 멋진 실행을 몸소 실천해주시고 전체 기획을 맡아 진행하신 이승현 부장님, 윤화진 매니저님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UX 디자인을 꼼꼼히 맡아주신 박준석 매니저님과 기술 부문의 멋진 솔루션을 제시해주신 이태영 매니저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복잡한 어플리케이션의 동작 프로세스를 이해하시고 꼼꼼하게 사전 품질 검증을 해주신 김민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허무맹랑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승인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더 나은 프로젝트로 이끌어주신 PDF 김수일 본부장님과 더불어 최근에 합류하신 정예지 매니저님과 여러 SKT 인턴 여러분께도 감사 말씀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랑하는 자랑스러운 tnm 직원 여러분.


플랫폼,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음으로 양으로 담당했던 김태경, 윤영진, 이태호, 문훈성님 등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개발자들과 복잡하고 세계최초의 기획을 원활하게 이끌어준 안규성, 조상래님은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 세상을 창조하는 역할을 훌륭히 해내었습니다.

지금은 퇴사하였지만 멋진 기획의 출발을 보여줬던 윤경환님의 꼼꼼한 프로세스 체크 없이는 지금의 결과가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100개의 콘텐츠를 일일이 손을 보고 기획하고 소싱하고 심지어 품질검증과 패키징 작업까지 도맡아온 김소현님과 양현철님에게는 잊지 못할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제게도 이들의 책임감 있는 진행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더불어 전인미답의 프로젝트 디자인을 상상속에서 실제로 디자인으로 구현해낸 한기훈, 송준의님의 놀라운 디자인 상상력은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뒤에 숨어서 수많은 블로거들과의 계약을 챙기고 수익을 배분해온 경영지원팀 김진화님과 벤처스퀘어 담당 진승훈님, 나누미 편집장 유소영님, 마케팅팀의 정성학님은 tnm의 올댓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회사 안팎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도우신 분들입니다.

물론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은 80여 분의 올댓 파트너 저작자 여러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득 지난 2월 26일 이승현 당시 차장님을 역삼동 tnm 사무실 근처 커피빈에서 꼬날님이 소개로 만났던 일이 생각나네요. ^^ 당시 저는 취임한 지 두 달 좀 넘은 초짜 CEO였고, 이승현 차장님과의 대화 속에서 어리바리한 상태에서 이야기한 허무맹랑한 제 꿈을 뭔가 그림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말씀을 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엔 '올 어바웃'이란 가칭으로 불리었죠.

3월 2일 삼일절 다음날 SKT와 첫 워크숍을 가졌더랬죠. 논의는 산으로 갔지만 실행 방법은 뭔가 도출되는 듯이 보였구요. 이후 몇 달 간의 기획과 여러가지 논의의 조율, 계획, 탐색, 실험, 계약이 이어졌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6월 15일 첫 어플리케이션이 등록되었습니다. 당초 25만개의 다운로드가 목표였던 것이 4개월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찍고 다시 2달만에 20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했군요. 100개 어플리케이션의 완성이 2011년 1월 13일이네요.

직원들에게 가끔 "우린 세계 최초의 일을 하는거야. 위축되지 마라"고 이야기해왔지만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불안하고 초조하고 힘들었던 시기였네요. 개인적으로 초기에 올댓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이후에 한영 대표의 주도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그리고 별도의 대외적인 업무로 인해 올댓에 깊숙한 관여를 하지 못했던 점이 죄송스럽네요.

오늘 밤 참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다 털어놓기엔 면구스럽구요. ^^; 다만, 오늘이 향후 우리가 바꿔놓을 세상의 기원이 될 것이란 생각에 장문의 이메일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모두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우리의 올댓은 더 멋진 세상과 더 자부심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올댓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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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 시리즈 어플들은 현재 89개가 출시되어 다운받을 수 있답니다~ ^^(중간에 이름만 비슷한 어플은 올댓 시리즈가 아닙니다. ㅋ)

http://www.tstore.co.kr 에서 '올댓'으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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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1/01/14 09:00 2011/01/14 09:00

잡스의 냅킨 메모? 부끄러운 오보

Ring Idea 2011/01/07 00:05 Posted by 그만
이거 참 낯 뜨겁고 민망해서 어쩔줄 모르겠네요. ^^;

일단 이 기사를 보셨나요?

신년계획 적힌 스티브 잡스의 냅킨 소동? [전자신문]


곧 지워질 것 같아서 스크린캡처 뜹니다. 저작권 문제가 있을 거 같다고요? 소송 한번 당해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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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소식이죠?

그런데 대충 읽고 넘기기엔 좀 이상합니다. 언뜻 번역을 해봐도 이상하죠.

내용은 이렇습니다.


1 버라이즌 아이폰 판매 소문을 계속 유지하기
2 주커버그에게 귀찮게 자주 전화 걸기 <-페이스북 인수에 대한 의지?
3 스티브발머의 '스티브' 상표로 출원하기 <-스티브잡즈와 스티브발머의 '스티브'가 같다는 내용의 장난?
4 실러(애플 부사장)가 또다시 장난삼아 나체로 나타나면 해고하기
5 앱스 등록요청을 좀더 거절하기, 단지 재미삼아서.. <-등록요청 거부가 많다는 비난에 대한 반응?
6 전화번호 바꾼다음 Woz(애플 공동창업자)에게는 알려주지 않기
7 월트 모스버그(월스트리트저널 칼럼리스트)에게 뇌물을 두배로 늘려주기
8 직원 생일날 해고하기
9 아이폰4의 안테나 문제를 해결하여 업그레이드 하기
10 scoopertino(애플관련 패러디 싸이트)를 문닫게 만들기-재미없음

농담 같죠?

네, 그냥 농담입니다.

왜냐구요? 기사에서는 비즈니스인사이더(www.businessinsider.com)라는 매체를 인용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찾아가봤습니다.(링크도 달아놓지 않는 무성의함은 그냥 건너띕니다.)

네, 있군요. 이런 모습으로 있습니다.

http://www.businessinsider.com/steve-jobs-new-years-resolutions-found-on-starbucks-napkin-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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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보이시나요? 이 포스트의 원문은 스쿠퍼티노(Scoopertino)에 있습니다. 스쿠퍼티노에서 자동송고 받은 기사군요.

친절하게 링크까지 걸어져 있군요. 클릭 한 번 더 해볼까요?

http://scoopertino.com/steve-jobs-new-years-resolutions-found-on-starbucks-napkin/?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feed&utm_campaign=Feed:+Scoopertino+(Scoopertino)&utm_content=FeedBurner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 원문을 찾았습니다.

근데 뭐가 이상하냐구요? --; 설마 눈치를 채지 못하셨나요? 원래 인용됐던 그림 안에 그 해답이 있었습니다.

아래를 유심히 보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든 가짜 애플 뉴스를 스쿠퍼티노닷컴에서 구하세요~ (Get all the breaking fake Apple news at scoopertino.com)


그리고 눈썰미가 좋으신 분은 이 메모가 포토샵으로 만든 그림임을 눈치 채셨을 겁니다. 각 알파벳 문자들이 모두 똑같죠? 손글씨체 같은 폰트군요.(무슨 폰트인지는 찾지 못했네요. ^^)

네, 가짜 뉴스이고 이건 그냥 웃자고 쓴 기사임을 아예 대놓고 밝혀놓은 것을 진지하게 번역해서 베껴놓으셨네요.

의미를 부여하고 말고도 없겠습니다. --; 그냥 그렇다구요. 클릭 한 번 더 해볼 생각도 않고 그냥 대놓고 기사를 번역하다니... 하다못해 내용을 대충이라도 번역을 해보고 노출시켰다면 이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페이크뉴스인지 금방 알았을텐데요.

대충 제목에 물음표 하나 달아놓으면 면피되는 것일까요? 그래놓고는 여기저기 포털에 송고를 하셨더군요. 아침에 이 글을 발견하면 얼른 기사를 지우시기 바랍니다.

참~ 민망합니다.

원문에 이런 댓글이 달려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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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7 00:05 2011/01/07 00:05



미네르바法 위헌, 불안해? 소셜 인증을 믿어봐

2006년 말부터 시작된 웹 2.0 열풍과 검색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 기세는 모든 구형 미디어를 전복시키고 낡은 세상을 뒤바꿔놓을 새로운 미디어 세상이 당장이라도 펼쳐질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2010년 세상은 그로부터 더 진보하고 더 폭발적인 열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바로 소셜 열풍이 그것이었다. 웹 2.0의 연장선으로 소셜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의 힘을 스마트폰 열풍을 통해 체험하면서 세상은 한 단계 더 앞으로 전진하는 듯이 보인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이야기하고 더 다양한 의견을 거리낌 없이 내놓으면서 짐짓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그 안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모습도 발견된다.


다수의 의견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라는 것쯤은 이제 세상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적어도 상식이 비상식보다 더 많아야 정상이라 할 것이다. 정말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표현할까? 진짜 우리나라 국민과 국가를 걱정하는 보수 인사들이 걱정하듯 온라인은 '괴담'과 '거짓 선동'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일까?



2009/11/07 사이버 자경단, 어디까지가 정의일까


2010년 여름 SBS는 재미있는 조사를 한다. 이른 바 '대한민국 트위터 대분석'이 그것인데 여기서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타블로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트위터 사용패턴이 주목할만 하다.


SBS는 타블로 사건을 전후로 트위터에서 타블로를 전수 조사하여 내용을 분류하였다. 조사결과 2010년 8월 26일부터 10월 9일까지 5만 1천 612개의 트윗이 발생했고, 글을 작성한 사람들은 2만 2천 9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MBC가 MBC 스페셜을 통해 관련 내용을 방영한 이후 트윗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조별로 트윗을 분석해본 결과, 타블로의 옹호 세력이 74%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타블로를 비판하는 세력은 9%에 불과했다. 중립세력은 17%로 나타났다.

걱정할만큼 타블로 문제를 두고 '음모론'을 펼치는 사람의 수는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한 초기에는 음해론자들이 대세를 이루지만 어느새 사람들은 반대 의견을 더욱 강하게 내기 시작하고 의혹 제기를 일축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국면이 전환되더라는 것이다.


정작 타블로 사건을 삐딱하게 본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그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보다는 가벼운 이야깃 거리 정도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을 감안한다면 타블로 학력 의혹 사건(?)은 어찌 보면 헤프닝 정도로 치부해도 될 일이었다. 오히려 이 사건은 언론이 조장한 '논란 장사 거리'였던 셈이다.

무엇이 이들을 치우치지 않게 만들었을까? 또는 이들에게 편향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강하게 주입하는 경우에도 왜 많은 사람들은 동요하지 않았을까.


2010년 지방 선거에서도 흥미로운 움직임이 있었다. 선거가 가까이 다가오자 당국은 각 언론사에게 댓글 실명제를 요구하기 시작했는데 몇 곳에서 아예 댓글을 막아버렸다. 당시 블로그 기반의 블로터닷넷이나 티엔엠미디어 소속 인터넷 신문들은 속속 아예 실명제를 시행하느니 댓글을 닫아 버리겠다고 선언하고 실제로 선거 기간 동안 댓글 실명제를 전면 거부했다.


그리고 나서 이후 몇몇 언론사들은 '소셜 댓글'이라는 플랫폼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아예 댓글 플랫폼을 자사 플랫폼이 아닌 특정 서비스 업체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소셜 서비스와 연동시키자는 아이디어였다. 댓글을 자사 사이트의 기능으로 제공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제약 조건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았으며 트위터 등 해외 서비스에게는 실명제를 강제하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업계에 따르면 댓글에서 욕설이나 일방적인 비난이나 비방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악플을 달게 하는 것일까. 트위터와 연동된 댓글이나 언론사 익명댓글이나 모두 실명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똑같은데 말이다.


2007/05/20 포털, 댓글 사건 패소가 주는 시사점


여기서 힌트가 나온다. '소셜'한 관계 속에서 자신이 노출돼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터무니 없거나 상식적으로 용인되기 힘든 발언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반대로 '소셜' 서비스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용성을 보이는데다 누적되어 쌓여가는 개인의 발언을 담아두는 데이터베이스라는 점에서 자신을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는 것이다.


더 영향력 있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질 이야기를 하려면 자신이 그만큼 노출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셈이다. 실명제와 뭐가 다르냐고 묻지 말기 바란다. 내가 나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소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위와 익명의 뒤에 숨어서 나약하고 의심스러운 수준의 비판이나 비난을 할 자유는 보장받아야 한다. 이런 행동들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사회적으로 용납받고 있는가, 아예 원천 봉쇄돼 있는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언뜻 보기에 실명을 달고 의견을 말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당당한 방식으로 보인다. 그렇다면왜 실명을 걸고 '나 누구 찍었소'라고 말하는 것은 불법인 것일까.



익명은 현대 자유민주주의가 제시한 '당당하게 말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며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은 중학교 사회 시간에 졸지만 않았어도 알만한 내용이다.


2007/03/24 익명의 힘, 그리고 천기누설


웹 2.0의 자유로운 미디어가 대세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미네르바 사건이 2008년이었음을 기억한다. 그로부터 2년 여가 지난 12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미네르바를 기소할 때 적용했던 법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1월 4일 검찰이 항소를 취하 하면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여기저기서 '온라인이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걱정이 태산인가 보다. 별도의 제도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2010/04/08 실명제, 한국 인터넷 박제로 만들다


그들에게는 무지몽매한 국민들이 득실거리는 인터넷이겠지만 인터넷은 신뢰 있는 정보를 유통하는 자가 더 많은 힘을 가지게 되는 '소셜지성'의 단계가 막 시작되고 있다. 이것은 익명의 다수가 말하는 것이 좀더 진실에 가깝다는 '집단지성'보다 한 걸음 더 진보된 개념이다.

결론은,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말실수할 자유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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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시사인>에 기고된 내용입니다. 무단 전재는 삼가해주세요.(사진은 뉴스뱅크 이미지에서 제공한 공유 방법으로 게재돼 있습니다)

오늘 미네르바 박대성씨의 무죄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군요.

검찰, 미네르바 항소 취하…무죄 확정 [뉴시스]

지난 해 말 Co-UP에서 'Sharing day' 형식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발표자 가운데 '번개장터'라는 소셜 중고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장원귀 번개소프트 대표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거래라는 것이 불안합니다. 하지만 물건을 파는 사람의 위치가 확인되고 파는 사람의 다른 소셜 활동을 보면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물건에 대한 일종의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소셜 인증은 아무도 자신임을 인증해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인증하기 위한 노력이 들어갑니다.

예전에 우리나라 소셜과 해외 소셜에 대해 비교한 적이 있었는데 요지는 이랬죠.

"우리나라 소셜은 '실명제'라서 오히려 온라인에서 자신의 모습을 과장되게 보이게 하거나(뽀샵)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감추고 가상의 캐릭터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해외 소셜은 자신이 자신임을 인증해야 할 시점에 자신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생 얼굴 사진이나 친구와 찍은 인증샷을 주로 사용하게 되어 좀더 실제에 가깝게 자신을 표현하게 된다."(그냥 일반적인 경향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시비 걸지 마시라.. --;)


2010/05/24 SNS의 원조 한국이 왜 뒤졌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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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4 09:36 2011/01/04 09:36

종편 4개 등장전후 변화 전망

Ring Idea 2011/01/03 10:13 Posted by 그만
Old broken TV

종합편성 채널 선정 결과가 지난 해 말 전격적으로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 그렇지'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막으려던 쪽도 추진하려던 쪽도 서로 면구스러울 따름이다. 막으려던 쪽은 마치 종편이 등장하면 세상이 보수 꼴통으로 채워질 것 마냥 호들갑을 떨더니만 단 한 건도 막아내지 못했다. 추진하려던 쪽은 더 민망하다. 미디어 경쟁력이 어쩌구 하면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필요하다더니 4개나 무더기로 시장에 내던져버렸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은 커녕 지금 수준으로는 지역 민영 방송사 정도의 규모와 영역에 그칠 전망이다.

뭐,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고 일단 추진되는 것을 원점부터 다시 복기하면서 바로잡기를 싫어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종편 4개는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개헌논의와 차기 대권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절묘'한 시점에 종편을 발표했다. 다음 정권도 이들 4개 신생 매체를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테니까.

4개 언론사 가운데 하나나 둘 정도는 신문 사업 자체를 조만간 접거나 매각할 계획까지 가질 정도니 이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절박했을지 짐작이 간다. 아마도 이들 방송사들이 개국해서 몇 년 진행하다가 상호 M&A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건 지극히 바보같은 전망이다. 이들 4개 조직은 절대 뭉쳐지기 힘든 조직인데다 뭉쳐봐야 상호 시너지가 없는 곳들이라는 점이다. 그야말로 먹고 먹히는 싸움이라는 표현보다 죽느냐 사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이쯤에서 이들 4개 종편이 향후 3, 4년 동안 시장에 쏟아놓을 1조원이 넘는 돈의 행방은 어디로 갈지 예측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선명성을 위한 이벤트 경쟁
먼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이 네 곳은 전형적인 보수적인 색채를 가진 곳으로 이들의 선명성 경쟁은 그동안 화제가 되어왔다. 서로 닮지 않았다고 아웅다웅하는 일란성 쌍둥이랄까. 심지어 내부 기자들까지도 서로 참조하여 '더 세게'를 외치는 데스크의 주문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하기까지 한다.

선명성 경쟁은 곧 다양한 행사와 직결돼 있다. 현대 미디어 기업들은 단순히 메시지를 전파하고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자신들의 영향력과 사회적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한다. 각종 토론회, 세미나, 컨퍼런스, 포럼 등이 그것인데 매경의 지식포럼 같은 류의 포럼이 많아질 것이다.

산업이나 각종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의제 선점을 위한 노력은 이러한 이벤트로부터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 예산도 초반에 집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벤트나 컨퍼런스 진행과 관련된 회사라면 이 부분을 주목하기 바란다. 이제부터 온갖 미인대회, 연예인 선발대회들이 쏟아지고 정치적 토론회 등이 다수 개최될 것이다.

디지털 방송장비 수입 급증
또한 장비 수입업자들은 대박 났다고 표현해도 되겠다. 이쯤되면 이미 수입 물량을 확보하러 뛰어다닐 국내 바이어들의 일본과 미국 시장으로의 출국은 거의 러시 수준이겠다 싶다. 디지털 장비, 특히 촬영 장비와 편집, 송출 장비들은 국산화율이 매우 낮은 수준인데다 최신의 기기를 사서 감가상각을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차라리 비싼 제품을 들여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것이다.

각 종편 방송사들은 장비 수입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개국을 준비할 것이고 이때 들어갈 장비의 절반 이상은 리스 제품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 외주 제작 비율 급증
빌려오는 것은 단순히 장비문제 뿐만 아닐 것이다. 방송 제작 경험이 없는 인력들이 즐비한(조선이나 중앙, 매경은 일부 있긴 하지만) 신문사 종편에서 필요한 것은 콘텐츠일텐데 본질적으로 신문사 콘텐츠와 방송사 콘텐츠 제작은 차원이 다르다.

즉, 김종학 프로덕션 같은 외주 제작사들이 바빠지게 생겼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프로덕션이 생산성이 높으냐, 그것은 또 아니다. 더구나 제작비를 올리기 위해서는 초기 영업력이 중요한데 영업력이 높으면 반대로 PPL 등으로 뽑아 먹으려는 기업의 특성상 콘텐츠 질이 떨어질 경우가 많아 이 부분에 대한 약점이 그대로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입에 의존할 것이다. 일본 드라마를 들여올 것이고 동남아 콘텐츠의 역수입과 미국 할리우드의 또 다른 봉으로 이 신생 방송사들은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콘텐츠 제작사라도 이 방송사들은 봉으로 보일 것 같다. --;

선정성 경쟁? 이건 기본값이고.

인력 수급 전망
영혼을 가진 방송 인력들이 많은 나라라면 좋겠지만 '어찌됐든 언론사에 들어가고 싶어요' 하는 예비 언론인이 넘쳐나는 마당에 신규 인력이 부족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중간급 이상의 고급 경력자의 부족은 심각한 상태가 될 것이다.

신문사의 간부들은 대거 방송사 간부급 자리로 이동을 하겠지만 아쉽게도 중간 간부나 실무진은 신문에서 이전해온다는 것이 극히 위험스러운 작업이란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신문사 내부에서는 급하게 기존 인력을 위한 방송 아카데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가장 정치적인 조직 가운데 하나인 언론사에서, 그것도 오랫동안 방송사와 신문사가 엄격하게 서로의 영역을 지켜왔던 상황에서 내부 조직 사이의 알력은 뭐 예측하나마나라고 본다. 웬만하면 지금 방송사에서 자리 지키고 있는 분들이라면 새로운 종편을 준비하는 신문사 조직 안으로 흡수되어 가지 말기를 권한다.

광고 규제 완화로 인한 혼돈
광고 문제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방송광고 시장이 아직 여력이 있다고 하지만 성장 여력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효과적인 광고를 찾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서로의 영향력과 시간 점유율을 깎아 먹는 다채널을 그다지 반기진 않는다.

결국 MBC 등 기존 방송사들의 직접 광고 영업을 풀어주고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PPL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시작될 것이다. 또한 그동안 규제로 묶여 있던 의료 시장의 방송광고 시장 진입은 아마도 수천 억원 대의 대규모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여 임플란트와 얼굴과 가슴 성형 등 온갖 의료 광고가 넘쳐날 것이다.

이렇게 공중파 방송을 풀어주는 동시에 종편 사업자들에게도 더 많은 규제 해제 혜택을 주어 생존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3조 2000억원 대의 광고 시장이 4조 5000억원으로 뛰지는 않을 것이다.

극한의 영업 전쟁과 민영 미디어렙사의 횡포(?)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이쯤되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민영 미디어렙사는 다수의 종합편성채널 독자 영업팀과 함께 기업 시장을 뒤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민영 지역 방송사와 홈쇼핑채널, 그리고 각 지역 케이블 방송 채널 운영 사업자인 CP들과 프로그램 공급사들인 PP들이 합종 연횡으로 세를 키우기 위한 노력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광고주의 마인드다. 우리나라 처럼 고가의 '대세 지향형' 마인드와 저가의 극단적 '효율성 지향형' 마인드가 합쳐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앞으로 이들 대기업일수록 방송사에 대가성 광고를 집행하고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극단적인 요구를 해올 경우 방송사들은 수익성을 위한 불필요한 경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언론사의 본질인 '비판' 기능은 그만큼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에 대한 비판을 정치권 비판으로 몰입하면서 사회적인 갈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2010/10/19 좀비언론을 양산하는 광고주의 하소연?

신규 시장에 대한 무차별 투자
종합편성 채널을 준비하는 사업자들이 바보가 아니고서야 스마트폰과 스마트TV 트렌드, 그리고 지상파의 MMS 추진을 모르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구태의연한 방식의 케이블의 종합편성채널을 고집했느냐 하면, 지금의 공중파 방송의 횡포를 분명히 봐왔기 때문이다.

신문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가 무작위로 복제되는 데에 따른 추적과 피해 입증을 하기 어려워 포털에 압박만 하는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방송사들은 디지털 영상 DNA 추적 기술 발달로 인해 영상을 추적하고 포털 등으로부터 대규모의 보상(지금 방송광고 물량의 상당 부분은 이런 보상의 측면이 강하다)을 받아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영상 콘텐츠가 훨씬 관리하기 쉽고 B2B 분쟁에 있어서 우대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사 프로그램을 통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스마트TV로의 진출이 용이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상파의 MMS 추진 역시 다채널이 아닌 동일 콘텐츠 편성의 부가 영상 정도의 기획이라면 받아줄만하다고 여길 것이다.

이외에도 투자 지분률이라거나 상장 가능성, 각종 투자처들에 대한 계산법들을 하나씩 들면서 다양하게 예측해볼 수 있겠지만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이미 많은 블로거들이 주말동안 종편 관련 글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더 기회 있을 때 구체적인 사안마다 짚어보도록 하자.

* 링블로그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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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관련 링블로그 글 :
2010/12/20 방통위, MMS 도입 검토 '수 읽기'
2010/12/09 종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가?
2010/11/21 KBS 수신료 인상, 만장일치였으나 만족한 사람은 없다
2010/01/10 KBS 수신료 인상, 타이밍 잡기
2009/07/29 국민이 오해하는 언론법? <- 이 글과 짝 지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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