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공영방송(MBC도 가끔 필요할 때만 공영방송이라고 하는데 보통 MBC는 공영방송의 범주에 약간 걸쳐 있다고 봐야 한다)KBS 한국방송이 수신료 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팔 걷고 나섰다. 이번엔 분위기가 좋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정부나 국회나 호의적이다. 심지어 수신료 인상이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던 보수 언론까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용인하는 분위기다.
좀 뜬금 없긴 하다. 지난 수년 동안 수신료 인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이번 처럼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KBS의 수신료 징수 행위는 준조세 형태로 가뜩이나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고지서에 함께 포함되면서 전국 가구의 98%가 알게 모르게 방송 수신료를 내고 있다.
간단하게 계산해봐도 수신료가 현 25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되면 대략 매월 375억원의 수익원이 생긴다. 주위 사업하는 사람 있으면 물어보기 바란다. 이 돈이면 은행에만 넣어놔도 앉아서 수억원의 이자가 꼬박꼬박 생긴다. 연간으로 따지면 4800억원 정도의 순수입(이것저것 다 빼도 그냥 잔고로 남는 돈)이 된다. 월 수신료가 6000원이 되면 연간 6720억원의 순수입이 생긴다.
이 순수입은 당연히 지난 해 KBS의 흑자분이 쓰여졌듯이 KBS 직원들의 후생복지와 영리 자회사 투자에 쓰여질 것이 뻔하다.
미디어 오늘 만평 캡처(원문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 ··· %3D85265)
예전에는 'TV시청료'라는 말을 쓴 적이 있었다. 공영방송은 기본적으로 수납을 국가가 인정, 보장해주고 국가 지원금이 나오는 구조여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었다. 광고방송까지 행했던 KBS로서는 국가기간방송(사실상 국영방송)의 지위에 오르게 된다.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고 해도 정부가 임명하는 사람이 사장이 되는 구조였으니 끊임없이 '낙하산' 논란에 싸일 수 밖에 없는 이상한 구조로 바뀌었다.
지난 1981년부터 징수(?)되기 시작한 KBS 수신료는 그동안 몇 번의 인상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히 무산된 바 있다.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언론기관의 권력화를 견제하기 위해서였고 국민들은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가 'TV 보지도 않는데 돈 뺏어 간다'며 거부했다. 이 때문에 '시청하고 말고는 상관 없이 TV 수상기 있으면 내는 돈'이라는 뜻으로 수신료라는 말로 바꾸는 우여곡절도 거쳤다.
더구나 KBS1은 광고 없이 운영된다고는 하나 시청률이 제법 나오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KBS2에 몰아주고 상업광고로 떼돈을 벌고 있는 상업 방송사나 다름 없는 공영방송에게 수신료를 인상해줄 이유는 없다는 항변도 있었다. 특히! KBS 자회사들이 수신료 재원으로 만들어진 방송 프로그램을 영리목적으로 재판매하는 과정 자체가 부당 이득이라는 비판도 거세게 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도 TV 수상기를 들여놓지 않으면 한국전력에 TV 수신료 분리징수를 요구하고 납부를 거부해도 하등의 불이익은 없는 상태다.
그런데 하필 왜 이 시점에서 다시 이 이야기가 또 나오는 것일까. KBS 입장에서는 향후 공영방송 확대 KBS2 광고 중단, 디지털 전환 투자 등의 이유를 들며 수신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원하고 있는데 보수 언론들까지 그동안 까칠했던 분위기에서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인상이 쓰여진다. 모종의 암묵적인 카르텔이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라서 그렇다.
문제는 광고 물량이다. 지난 해 한국방송광고 공사의 독점 대행권한이 위헌 판결이 나면서 방송광고대행 시장이 변혁을 맞게 되었으며 이어 미디어법 '난리'를 거쳐 신문들도 방송에 진출할 수 있게 되면서 방송광고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KBS의 퇴장은 그야 말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프로그램 경쟁력이다. KBS가 공익에 치중하면 할수록 당연히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떨어질 것이고 방통위의 판단이 적중한다면 새로운 종합편성 채널이 누가되든 10번 이내 채널 번호를 당연히 부여받게 되면 새로운 종편은 안착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KBS로서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준조세로서의 수신료를 인상해 놓아야 다음 정권이 누가 되든 앞으로 어떤 사장이 오든 직업적 안정성을 해치지지 않는 '준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KBS의 5000여 명의 임직원 가운데 스스로를 '언론인'으로 포지셔닝 할 만한 기자와 PD가 1000명 내외라는 점 때문에라도 KBS 노조가 왜 요즘 저러나 싶은지 이해가 갈만 하다.
그렇다고 KBS 수신료 인상에 무조건 반대하기도 힘들다. 어차피 무한 방송 경쟁 시대에 적어도 공익과 시민의 방송 참여가 보장되어 있고 상업적인 컨텐츠의 물결 사이에서 고집을 지켜줄 수 있는 '빅 마우스' 하나쯤은 시민의 편에서 있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인재도 많이 모일 정도로 안정적이어야 하며 재원도 필요하고 조직 운영의 안정성도 담보되어야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품질 높은 다큐멘터리와 지속적인 질 높은 교육방송, 해외 홍보 매체로서의 영향력 등도 국가적으로 필요하다.
신뢰나 공정성, 또는 언론의 표현의 자유 이면에는 이렇게 복잡한 '전략적 포인트'가 숨겨져 있고 이를 이용하려는 세력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 KBS 수신료 인상 추진의 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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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12:29
2010/01/1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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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기는 놈은 많은데 가져가는 놈은 적고, 뺏긴다고 기분 나빠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적어지는 것이 복잡한 사회에서의 복잡한 제도가 이룬 쾌거라고 할 만하겠지요. 뭘, 알아야 따져도 따질 텐데.. 뭐든 '가진 놈이 양반'이란 소리가 절로 나오는 때 아니겠습니까. 잘 읽었습니다.
2010/01/10 13:16예전에 보험회사를 다녀본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깨달았죠. 시스템은 복잡하게 설계해야 참여자들이 연구하다 포기하고 시스템에 종속하게 된다는 것을.. ㅋ
2010/01/11 10:18볼 사람만 돈을 내는 선진화 된 시스템은 언제쯤...?
2010/01/10 14:36차라리 진흥기금으로 기부를 받아 방송하는 독립 방송국이 있으면 이렇게 열받진 않을 거 같네요.
2010/01/11 10:19정부의 나팔수!!
2010/01/10 15:24신문에 조중동이 있다면,
방송엔 KBS가 있다.
개혁과 비판 언론 죽이는 나라가 선진국을 꿈꿀수 있나???
재방의 시조이자, 재방의 왕국이된 KBS!
차라리 K2쪼개서 조중동 줘도 운영은 이보다 더 잘할거 같다.
오죽하면 9시뉴스도 모자라 SBS8뉴스 견눈질해
8시뉴스를 또 만들까??
뉴스도 이렇게 하면 재방 아닌가?
KBS 직원들의 항변도 나름 있습니다만 솔직히 제 귀에도 어불성설로 들리긴 합니다.
2010/01/11 10:19시청료올려줄정도로 kbs가 공영방송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공정성과 신뢰성있게 한게 뭐가 있나요?글 밑에 있는 내용은 좀....그리고 mbc가 심정적으로는 공영방송이거든요? mbc도 요즘 맛이 갔지만 그래도 kbs보다는 낫다고 봅니다..님의 글에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앞뒤의 표현은 좀 신문스럽다고나 할까요(일종의 구색맞추기 같은..) 블로그 글도 그렇게 쓰셔야 되는건지..아니면 님의 성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들었다 안들었다 하는데 조금 아쉽네요..말미부분은요..처음 mbc관련서두도 그렇구요..암튼 시청료만 올려봐라 tv를 없애버리고 말리라...
2010/01/11 01:121. 공영방송의 정의를 엄격하게 준용하면 MBC는 공영방송이 아닙니다. 그렇게 우길 뿐.
2010/01/11 10:232. KBS의 모든 역할을 그렇게 폄훼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영방송의 역할 충실히 하는 분들 분명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노력도 많이 하고 있구요.
3. 뉴스나 시사 정치적인 프로그램으로 인해 욕 먹는 것은 아마 백만년이 지나도 똑같을 거 같습니다만 제 주관이 물탱크님과 일치하지 않는 점에 대해선 뭐라고 할 말은 없습니다. ^^ 각자의 주관이라고 보니까요.
단지 제가 말씀 드리고 싶었던 것은 수신료 인상이 좀더 들여다 보면 복잡한 내면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제부턴지 유선방송을 달고부터는 공중파가 잡히지 않더군요.
2010/01/13 09:43요런 현상이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더군요.
공중파가 안 잡혀서 울며 겨자먹기로 유선방송을 달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수신료를 징수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합니다.
공중파가 아니라 유선방송으로 보는데 말이죠.
이 기회에 케이비에쑤는 광고 때리고 수신료를 없앴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가요? 저희는 아예 공청 안테나 자체가 없던데요.
요즘 아파트마다 싸게 케이블 넣으면서 공청 안테나는 아예 설치하지 않는 곳도 있더군요. 이상한 나라에요..
2010/01/16 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