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통신업계와 신용카드업계로서는 초미의 관심사였던 일대 변혁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SK텔레콤이 하나카드의 지분 49%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 의지를 공표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비단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기로 소문난 두 업종의 대기업의 인수합병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향후 미래 이동통신과 신용카드 및 금융 시장의 지각변동의 전조 처럼 받아들여져서일 것이다.
SK텔레콤의12일 하나카드 지분 인수 발표로 인해 KT의 비씨카드 인수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SKT-하나, KT-비씨의 양대 축이 형성되면 덩달아 기타 국민과 우리, 신한 금융 등 우리나라 금융권을 대표하는 곳들은 저마다 대비책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더구나 얼마 전 합병을 의결한 LG 역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가맹점과 융합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분석은 이미 많은 언론에서 짚어주었으므로 건너띄기로 하자.
내수 균등 분할 시장 시나리오
일단 이들의 움직임은 사실상 초대형 내수시장을 위한 쟁탈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여진다. 해외 수출이나 제품 개발이 아닌 순수한 융합 서비스에 의한 새로운 상품 개발이 목적이고 그 뒤에는 분명 수수료 기반의 수익을 생각하고 있을 터다.
이렇게 되면 내수는 제아무리 뻗어나간다고 해도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이미 통신과 가계 신용 소비가 정점 근처에서 경기 순환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이런 식의 초대형 합병 및 인수로 인한 융합 서비스는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방식을 택하게 되고 거대 자본에 의한 시장 분할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SKT와 KT가 거의 유사한 시기에 카드사에 눈독을 들이는 비슷한 상황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겠는가.
마침내 내수 시장은 1위 사업자가 절반, 나머지 사업자군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균등 분할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으로 봐야 한다. 어쩌면 통신사업자들의 이러한 속내를 유도해주고 있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일 가능성이 높겠다. 갖가지 규제와 육성 정책을 혼합하여 통신사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곳이 바로 방통위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결국 비슷한 결정을 내린 것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판단을 내린 것이고 이는 암묵적으로 상호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한 공동 진출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위성 DMB나 IPTV, 유무선 진출이 상호 엇갈렸던 SKT와 KT로서는 전략적으로 차라리 큰 싸움을 벌여 시장을 단박에 키우는 것이 전략상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었을 것이다.
프리코노믹스, 금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통신사들의 속내를 좀더 복잡하게 말하자면 융합 서비스나 결제 서비스에 대한 신규 진출을 노린다기보다 어차피 그동안 통신사들이 매월 통신료를 내는 회원들의 결제비용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포인트 제도와 각종 제휴 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상 직접 신용 거래를 일으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봐야 한다.
프리코노믹스는 공짜경제를 일컫는 말로, 재화의 가격이 제로로 수렴되어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사실상 재화의 가격을 낮춰 소비를 극대화시켜 궁극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모습을 말한다. 이런 프리코노믹스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IT인프라가 잘 깔려 있고 각종 업종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제권을 갖추고 있는 나라인 경우가 많다.
2008/10/28 불황, 프리코노믹스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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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리저리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신용거래가 일어나는 순간 다른 모든 연계된 제휴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IT 인프라를 쥐고 있는 곳은 통신사이고, 이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조합하여 수수료를 넘지 않는 선에서 고객들의 주머니를 다시 채워줄 수 있을 것이란 환상(그것이 돈이든, 경품이든, 기타 부가 서비스든)을 심어줄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을 보유한 곳 또한 신용카드사라는 점이다.
둘의 만남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우리들 지갑 속에 들어 있는 통신사 제휴카드와 신용카드를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두 세 장의 카드를 하나로, 또는 그 하나도 아예 휴대폰 속에 넣어 놓는다면 엄청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결재하는 순간의 메뉴 구조 몇 개만 만들어도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지 따져볼 것이고 가맹점을 찾을 때도 모바일 결재가 가능한 곳을 찾아다닐 공산이 크다는 것 쯤은 통신사나 카드사 모두 알고 있는 기본적인 프리코노믹스의 순환 구조라는 점이다.
깨질 수 없는 초대형 공룡 경제의 서막
공기업에서 출발하여 초대형 통신사가 된 KT와 달리 SKT는 기본적으로 유통, 물류를 기반으로 한 민간 기업이었으며 인수합병으로 인한 고속 성장을 해온 곳이다(그것이 특혜였든 아니든 여기서 논할 사안은 아니다).
SK그룹은 전략적으로 한몸으로 움직이기보다 손발이 따로 놀더라도 결국 한 몸뚱이란 사실만 인지하면서 움직이는 동시다발적인 스탠스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카리스마나 관리능력으로 이끌어나가던 현대나 삼성 등의 전통적 기업관과는 차이를 보이는 행보를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SK의 모든 계열사들은 결국 재계순위 4위의 그룹사답게 각종 후광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주유 포인트가 되었든, 쇼핑몰 할인 포인트가 되었든, 휴대폰 통신 서비스 할인이 되었든 SK그룹 계열사들이 쏟아낼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은 '대세' 지향의 소비자 특성상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KT가 서둘러 몸집을 키우는 이유는 이것이다. KT로서는 2009년 재계순위 15위, 그것도 지난 해에는 13위였던 것이 한진과 금호아시아나에 밀려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최첨단 인프라를 자랑하는 KT로서는 내수 기반의 통신 서비스에서 조금은 벗어나더라도 몸집을 키울 이유가 여러모로 있었던 셈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KT와 SKT는 해볼만한 게임이지만 KT그룹과 SK그룹과는 비교하기 힘든 상황이란 점이다.
SKT로서는 자신이 강한 그룹사 위치를 공고히 해야 하는 상황이고 KT로서는 자신의 몸집을 키워서라도 SKT의 독주를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그런데 이 둘의 이러한 치열한 경쟁은 최근 조용히 불고 있는 N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쉽게 말하면 기존 사업자의 망을 임대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는 망임대사업자 허용 움직임과도 관련돼 있다. 임대사업자를 유치하는 경쟁이 벌어진다면 결국 얼마나 고품질의, 더 다양한 서비스 조합을 갖췄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SKT와 KT는 이렇게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거대한 육식 공룡 처럼 서로를 견제하면서 몸집을 키우는 것이 생존의 수단이자 목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과연 이들의 거대한 움직임이 내수 시장을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기회의 땅이었던 IT와 통신 업종에서 어중간한 몸집으로는 이도저도 안 되는 거대 공룡 기업시대가 도래한 것은 분명하다.
많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비단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기로 소문난 두 업종의 대기업의 인수합병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향후 미래 이동통신과 신용카드 및 금융 시장의 지각변동의 전조 처럼 받아들여져서일 것이다.
SK텔레콤의12일 하나카드 지분 인수 발표로 인해 KT의 비씨카드 인수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SKT-하나, KT-비씨의 양대 축이 형성되면 덩달아 기타 국민과 우리, 신한 금융 등 우리나라 금융권을 대표하는 곳들은 저마다 대비책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더구나 얼마 전 합병을 의결한 LG 역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가맹점과 융합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분석은 이미 많은 언론에서 짚어주었으므로 건너띄기로 하자.
내수 균등 분할 시장 시나리오
일단 이들의 움직임은 사실상 초대형 내수시장을 위한 쟁탈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여진다. 해외 수출이나 제품 개발이 아닌 순수한 융합 서비스에 의한 새로운 상품 개발이 목적이고 그 뒤에는 분명 수수료 기반의 수익을 생각하고 있을 터다.
이렇게 되면 내수는 제아무리 뻗어나간다고 해도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이미 통신과 가계 신용 소비가 정점 근처에서 경기 순환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이런 식의 초대형 합병 및 인수로 인한 융합 서비스는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방식을 택하게 되고 거대 자본에 의한 시장 분할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SKT와 KT가 거의 유사한 시기에 카드사에 눈독을 들이는 비슷한 상황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겠는가.
마침내 내수 시장은 1위 사업자가 절반, 나머지 사업자군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균등 분할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으로 봐야 한다. 어쩌면 통신사업자들의 이러한 속내를 유도해주고 있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일 가능성이 높겠다. 갖가지 규제와 육성 정책을 혼합하여 통신사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곳이 바로 방통위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결국 비슷한 결정을 내린 것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판단을 내린 것이고 이는 암묵적으로 상호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한 공동 진출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위성 DMB나 IPTV, 유무선 진출이 상호 엇갈렸던 SKT와 KT로서는 전략적으로 차라리 큰 싸움을 벌여 시장을 단박에 키우는 것이 전략상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었을 것이다.
프리코노믹스, 금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통신사들의 속내를 좀더 복잡하게 말하자면 융합 서비스나 결제 서비스에 대한 신규 진출을 노린다기보다 어차피 그동안 통신사들이 매월 통신료를 내는 회원들의 결제비용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포인트 제도와 각종 제휴 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상 직접 신용 거래를 일으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봐야 한다.
프리코노믹스는 공짜경제를 일컫는 말로, 재화의 가격이 제로로 수렴되어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사실상 재화의 가격을 낮춰 소비를 극대화시켜 궁극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모습을 말한다. 이런 프리코노믹스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IT인프라가 잘 깔려 있고 각종 업종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제권을 갖추고 있는 나라인 경우가 많다.
2008/10/28 불황, 프리코노믹스에 주목하라
2007/12/10 대머리 경제학? 프리코노믹스
즉, 이리저리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신용거래가 일어나는 순간 다른 모든 연계된 제휴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IT 인프라를 쥐고 있는 곳은 통신사이고, 이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조합하여 수수료를 넘지 않는 선에서 고객들의 주머니를 다시 채워줄 수 있을 것이란 환상(그것이 돈이든, 경품이든, 기타 부가 서비스든)을 심어줄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을 보유한 곳 또한 신용카드사라는 점이다.
둘의 만남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우리들 지갑 속에 들어 있는 통신사 제휴카드와 신용카드를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두 세 장의 카드를 하나로, 또는 그 하나도 아예 휴대폰 속에 넣어 놓는다면 엄청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결재하는 순간의 메뉴 구조 몇 개만 만들어도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지 따져볼 것이고 가맹점을 찾을 때도 모바일 결재가 가능한 곳을 찾아다닐 공산이 크다는 것 쯤은 통신사나 카드사 모두 알고 있는 기본적인 프리코노믹스의 순환 구조라는 점이다.
깨질 수 없는 초대형 공룡 경제의 서막
공기업에서 출발하여 초대형 통신사가 된 KT와 달리 SKT는 기본적으로 유통, 물류를 기반으로 한 민간 기업이었으며 인수합병으로 인한 고속 성장을 해온 곳이다(그것이 특혜였든 아니든 여기서 논할 사안은 아니다).
SK그룹은 전략적으로 한몸으로 움직이기보다 손발이 따로 놀더라도 결국 한 몸뚱이란 사실만 인지하면서 움직이는 동시다발적인 스탠스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카리스마나 관리능력으로 이끌어나가던 현대나 삼성 등의 전통적 기업관과는 차이를 보이는 행보를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SK의 모든 계열사들은 결국 재계순위 4위의 그룹사답게 각종 후광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주유 포인트가 되었든, 쇼핑몰 할인 포인트가 되었든, 휴대폰 통신 서비스 할인이 되었든 SK그룹 계열사들이 쏟아낼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은 '대세' 지향의 소비자 특성상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KT가 서둘러 몸집을 키우는 이유는 이것이다. KT로서는 2009년 재계순위 15위, 그것도 지난 해에는 13위였던 것이 한진과 금호아시아나에 밀려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최첨단 인프라를 자랑하는 KT로서는 내수 기반의 통신 서비스에서 조금은 벗어나더라도 몸집을 키울 이유가 여러모로 있었던 셈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KT와 SKT는 해볼만한 게임이지만 KT그룹과 SK그룹과는 비교하기 힘든 상황이란 점이다.
SKT로서는 자신이 강한 그룹사 위치를 공고히 해야 하는 상황이고 KT로서는 자신의 몸집을 키워서라도 SKT의 독주를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그런데 이 둘의 이러한 치열한 경쟁은 최근 조용히 불고 있는 N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쉽게 말하면 기존 사업자의 망을 임대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는 망임대사업자 허용 움직임과도 관련돼 있다. 임대사업자를 유치하는 경쟁이 벌어진다면 결국 얼마나 고품질의, 더 다양한 서비스 조합을 갖췄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SKT와 KT는 이렇게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거대한 육식 공룡 처럼 서로를 견제하면서 몸집을 키우는 것이 생존의 수단이자 목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과연 이들의 거대한 움직임이 내수 시장을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기회의 땅이었던 IT와 통신 업종에서 어중간한 몸집으로는 이도저도 안 되는 거대 공룡 기업시대가 도래한 것은 분명하다.
2009/12/1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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