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동안 물어보고 다녔다. 여기저기 아는 사람마다 혹시나 해서.
2010 THE LAB h Trend Talk을 마치고
지난 주 참가했던 행사에 네이버의 한 임원이 참여해서 네이버와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당시 그만은 경쟁사에 다니는 직원이자 블로거로서 물었다.
"오픈, 오픈 하는데 별로 표준적인 오픈으로 보이지 않는다. 왜 네이버는 오픈소셜 등 업계 개방형 소셜 표준화 진영에 참여하지 않는가. 네이버 뉴스캐스트 역시 업계 표준인 RSS 피드를 사용하면 훨씬 편한 시스템이었는데 굳이 언론사 리소스를 참여시키는 독자적 컨텐츠 관리 플랫폼으로 가는가"라고 물었다.
대답은 좀 생뚱 맞았지만 내 귀에 들어온 이야기는 "네이버도 얼마 전 오픈소셜에 참여하기로 했다"라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다시 커뮤니케이션 커넥트(캐스트?)를 설명했다.
그런데 오픈소셜 진영에 네이버가 참여했다는 소식은 누구도 들은 바 없단다. 어차피 오픈소셜 진영의 결속 구조가 엔지니어단의 사업자간 표준 움직임이어서 느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직은 서로 모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네이버 임원이 말한 "우리도 오픈소셜에 참여하기로 했다"의 근거를 찾기가 힘들다. 도대체 네이버는 누구에게 오픈소셜 진영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오픈소셜이란 사용자들의 온라인 활동 및 연결성에 대한 업계 표준을 만들어 공유하여 각 사업자간 서비스의 장벽을 낮춰 사용자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소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일종의 업계 표준화 그룹(재단)이다. 비슷한 기능을 구현한 페이스북 커넥트 진영과의 경쟁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로는 구글과 마이스페이스, 야후 등이 주축이 되어 오픈소셜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다음, 네이트, 야후코리아, 파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부분은 아마도 오픈소셜 처럼 여러 업체들끼리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개방형 플랫폼에 대한 조직화 움직임을 네이버가 오해한 듯 싶다. 사실은 네이버의 커뮤니케이션 커넥트는 '오픈소셜 처럼' 개방 지향성을 따르겠다는 말이었던 것이다.
차라리 이람 이사가 설명하는 것이 더 적절한 네이버의 오픈 전략에 대한 설명이 아닐까 싶다.
오픈소셜이란 오픈API 개발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다. 구글이 최초에 발의했지만 야후, 마이스페이스 등이 동의해 현재 오픈소셜재단의 형태로 독립 되어 있다. 네이버 역시 한국 써드파티 개발자들의 편의를 위해 얼마든지 도입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블로그/카페 뿐 아니라 네이트 미니홈피/네이트온도 API를 개방했다. 그런데 SNS별로 API 표준이 다르면 네이버나 네이트의 SNS를 둘다 이용하고 싶은 독립사이트들은 개별 작업을 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을 실질적으로 개발하는 개발자들의 편의를 위해 오픈소셜 방식을 택했다.
이제 네이버까지 오픈소셜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한국의 수많은 독립사이트 개발자들이 다음/싸이월드/네이버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편의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상호합의시 주요 SNS간의 연동을 하기에도 좋은 환경이 구축됐다고 생각한다."
[NHN의 웹 개방 정책] 이람 NHN 포털전략팀 이사[디지털타임스]
관련 기사 :
네이버 커뮤니케이션 캐스트 자기 온라인 인맥 상태 파악[파이낸셜뉴스]
포털간 장벽 허물기..현실화될까 [연합뉴스]
결국 네이버의 커뮤니케이션 캐스트는 오픈에 대한 가능성만을 열어두고 네이버를 중심으로 몇 개의 문의 자물쇠를 열어놓겠다는 정도다. 연결성을 강화하고 사업자 서비스 사이의 장벽을 본격적으로 허물어서 새로운 종류의 매시업 서비스의 탄생을 지향하는 오픈소셜 진영의 모토와는 상당 일치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다. 그래서 개방적이다, 폐쇄적이다. 라고 섣불리 말할 수도 없다.
마치 아이폰과 애플앱스, 페이스북 커넥트 등을 벤치마크한 듯 싶다. 시장 독점적 지위를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개방적인 이미지를 표출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따라서 결론은 네이버가 하려는 것은 '네이버식 개방 정책'이고 이 것은 '오픈소셜'이라는 진영에는 공식적으로 참여한 바가 없다. '네이버도 오픈소셜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말은 그래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오픈소셜식 개방을 우리도 추진하고 있다. 오픈소셜 방식을 적용했다' 정도의 표현이 적절했을 듯 싶다. 오픈소셜 재단과의 상호 정책적인 협의는 없었으니까.
네이버식 개방 정책이 여전히 주목받고 있지만 뭔가 명확하지 않고 메시지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네이버의 적극적인 구애가 없어서가 아닐까 싶다.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네이버식 개방에 대한 밑 그림과 파트너들과의 협력 방안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여주길 희망한다.(이미 그러고 있을 것으로 믿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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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터앤미디어의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네이버가 오픈소셜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2009/12/02 11:35 -
2010 THE LAB h Trend Talk을 마치고
Tracked from 김호의 쿨 커뮤니케이션 삭제'드디어' 2010 THE LAB h Trend Talk을 어제 마쳤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뉴스의 변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해주셨던 한상기 교수님, 한종호 이사님, 박상권 기자님, 정희연 차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행사장을 꽉 채워주시고, 또 진지하게 들어주셨던 80분의 참석자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참석자분들께는 오늘 행사장 사진과 함께 2011 Trend Talk을 준비하기 위한 설문조사(네, Google docs를 활용한!)...
2009/12/06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