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틱폰 체험단이 되어 기기를 받은 지 8일이 지났다.

기 존 LGT로 번호이동 하면서 기기를 무료로 교환했기 때문에 당장 기존 제품을 해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햅틱폰을 신규로 개통할 수밖에 없었다. 햅틱폰은 3G폰이기 때문에 어차피 010으로 번호를 바꿔야 하고 기존 017 번호를 없애기 어려운 상황 때문에라도 휴대폰을 두 개나 들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어찌됐든 휴대폰 두 개를 번갈아 가며 전화를 걸고 받고 있으니 어지간히 헷갈린다. 둘 다 진동이었을 때는 엉뚱한 휴대폰에 대고 '여보세요'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일단 햅틱폰을 들고다니면서 이리저리 만지고 있으면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긴 상당히 쉽다.

'오~ 이게 햅틱폰?' '전지현이 광고하는 거?' '사진이 막 흐르는 그거?'

그 러면서도 햅틱폰과 LG의 터치웹폰을 헷갈리는 사람도 여럿 있다. '오, 이게 그 풀 브라우징된다는..' 물론 아니다. 덕분에 구경하자며 햅틱폰을 만지는 사람마다 인터넷을 접속한다. --; 이런 맙소사 다음 달 요금은 통화료보다 데이터 이용료가 더 나오게 생겼다.

햅틱폰을 처음 만져보는 사람들은 어찌됐든 대략 다섯 가지 반응을 보인다.

반응1. 꺼져 있는줄 알았다
어쨌든 햅틱폰을 보여주는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인데 그중 제일 압권은!

"이거 어떻게 켜는거야?"라며 이버튼 저버튼 막 눌러보다 제품 상단에 있는 '전원' 버튼을 눌러주는 부류다. '빙고!' 켜진다.

사실 터치로 동작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터치 잠금이 돼 있지 않으면 제멋대로 눌러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Hold(잠금)' 버튼이 필수다.

이 기기는 이 버튼이 오른쪽 위에 있다. 원래 이 버튼으로 잠금을 해지하는 것이 정답일텐데 전원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어도 잠금 기능이 해제된다. 결론은 hold 해제는 2가지 방법이 있다는 거!




반응2. 흐미 비싸라.

솔직히 나는 체험단으로 받은 제품이라 가격이 비싸다 싸다의 느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시중가는 알고 있다.

"와~ 근데 이건 얼마야?"

"시중가가 아마 70만원이 넘는 거 같던데요"

"흐미 비싸라"

그 러면서 만지작거리다가 비싼 제품 고이 되돌려준다. 얼마 전 직장 동료가 햅틱폰을 샀다. 그것도 부부가 2대를. 기기값 73만원에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샀다고 한다. 그 이야기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은 당연하다. 휴대폰 두 대 값이 웬만한 노트북 한 대값이다.

반응3. 오옷! 진동이 느껴진다
햅틱폰의 인터페이스는 3가지가 결합돼 있다고 삼성전자는 말한다. 그래픽 인터페이스, 소리 인터페이스, 그리고 진동 인터페이스.

중 력 방향을 인식하는 G-센서가 탑재된 관계로 앨범이 좌우로 흐를 때 진동으로 한장한장 흘러갈 때마다 미세하게 진동이 느껴진다. 주사위나 윷놀이 등 G-센서를 이용한 게임 역시 흔들었을 대 동작과 소리, 그리고 진동이 함께 더해져서 좀더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참고로 주사위 놀이, 이거 중독성 있다.



반응4. 반응이 좀 느린데
사람마다 터치에 대한 화면 반응을 느리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특히 햅틱폰 자체에 내장된 지하철 노선도를 최대로 키운 상태로 터치로 이리저리 움직여보면 툭툭 끊기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데 휴대폰에서 찍은 사진을 최대로 키워서 움직여보면 오히려 부드럽다.

휴대폰에 텍스트(txt) 파일을 복사해서 파일뷰어로 띄워 볼 때도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든다.

하여튼 터치폰을 처음 써본 입장에서 이것저것 누르다가 터치 반응이 느리거나 하는 경우가 있으면 한결같이 '흠.. 반응이 좀 느린데'라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높이는 정말 어디까지일까? ^^

반응5. 이거 인터넷 돼?
사람들의 관심은 인터넷인가보다. 모바일 인터넷은 결국 사람들의 일상을 귀찮게 할 것임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휴대폰에서도 인터넷을 원할히 이용하고 싶어한다.

하 지만 아쉽게도 햅틱폰은 스마트폰과 똑같이 이용할 수는 없다. 특히 내가 사용하는 통신사인 KTF에서는 최근에서야 이메일 확인하거나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따라서 지금 KTF 서비스로는 쓰기 힘들고 풀브라우징은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심지어 통신사의 전용 인터넷에 접속하더라도 터치로 동작하는 것은 당연히 안 되고 휴대폰의 방향키가 전후좌우 4방향으로 배치되지 않고 일렬로 죽 늘어서 있어 '아, 인터넷 하지 말라는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차피 너무 비싸 아직은 휴대폰에서 풀브라우징은 시기상조일터인데.

어쨌든 햅틱폰을 처음 만져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거 풀브라우징 돼?'가 압도적이었다. 여자나 남자나 구분없이 이 질문이 제일 많았다. '풀브라우징 되면 어따 쓰게?'라고 되묻고 싶지만 내심 나도 '풀브라우징'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그 유용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감한다. SKT는 된다던데..--;

그나저나 KTF는 왜 우리집에서 이렇게 안 터지는거야.--;
Anycall Haptic People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4/12 13:20 2008/04/12 13:20
지난 2006년 말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표지에 느닷없이 3D 여성 아바타 캐릭터가 등장했다. 원래 이 잡지의 표지는 성공한 사업가나 영향력 있는 대기업 임원의 자리였다.

비즈니스위크지가 실수한 것이 아니었다. 이 3D 아바타가 바로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com)’라는 가상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즈니스 우먼이었기 때문이었다. “안시 청(Anshe Chung)”이라는 ID를 쓰는 중국계 기업가 아일린 그라프는 세컨드라이프에서 최초의 백만장자가 된 인물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상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우리도 인터넷 고스톱을 하면서 ‘몇 억원짜리’ 판돈을 쥐고 있으니 당연히 억만장자 소리를 들을 만 하지 않은가.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라는 가상세계는 달랐다. 소위 린든머니라는 사이버 화폐를 실물 처럼 거래할 수 있고 이를 다시 현실 세계의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반적으로 게임에서는 월정액을 내거나 게임내 아이템을 사기 위해 현금을 내고 사이버 화폐를 얻는다. 그러나 이 사이버 화폐는 다시 실물 화폐로 바꿀 수 없다.

세컨드라이프는 독특하게도 가상 세계를 구축해 놓고 그 안에서 땅을 판다. 그리고 그 땅은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되팔 수 있게 했다. 당연히 더 비싸게 팔거나 싸게 팔 수 있다. 시장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용자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의 땅이 당연히 더 비싸다. 현실에서와 같이 심지어 땅 투기도 가능하다. 초기에 안시 청 역시 땅을 사고 파는 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땅위에 무엇을 만드느냐도 중요하다. 기존 게임은 게임 개발사나 운영자가 만들어 놓은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할 수 있지만 세컨드라이프에서는 땅과 아바타 정도만 제공되고 나머지는 사용자들이 알아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사용자들은 아바타들이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새로 만들어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다. 모든 요소에는 가격이 붙어 있다. 심지어 아바타들이 신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들어 팔거나 아바타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를 개발해 팔 수도 있다. 아바타들이 멋지게 춤추는 동작까지 잘 만들어 놓으면 사려는 사람이 생긴다.

세컨드라이프는 기본 요소 외에 모든 것을 사용자들에게 만들 수 있도록 맡겨둠으로써 자연스럽게 가상 사회에서도 실물 경제와 비슷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세컨드라이프는 이들의 경제생활 속에서 세금을 떼는 역할만 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필립 로즈데일이 세운 린든 랩에서 만든 세컨드라이프는 2003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불과 2년 정도 밖에 안 됐다. 처음에는 사용자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었다는 이유로 ‘재미없는 게임’ 정도로만 인식됐지만 그 안에서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물건을 생산해 팔거나 건물을 지어 분양하는 등의 경제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세컨드라이프가 주목받은 것은 그 안에서 실생활과 다름없는 ‘사회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인간사와 마찬가지로 사기를 치는 사람도 있고 싸우거나 시위를 하는 사람도 있으며 정치인들이 연설을 하고 기자들이 그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다.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고 있었으며 세컨드라이프 안에서 새로운 사회가 탄생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사용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더구나 IBM, GM, 도요타, 텔, 시스코, 로이터, 아디아스 등의 기업들이 속속 세컨드라이프 안에 지점을 열어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찌감치 LG CNS가 상암IT센터와 홍보관을 개설했는가 하면 매일경제신문사는 사옥을 그대로 세컨드라이프에 옮겨놓았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고 대학 강연을 들으며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건축가로 활동할 수도 있고 컨설팅을 하거나 서로 모여 사업 구상을 하기도 한다. 또는 기자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취재를 하기도 하며 방송사들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현실과 세컨드라이프 안을 동시에 생중계하는 등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회가 구현 가능하다. 그래서 두 번째 삶, 즉 세컨드라이프다. 이렇게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용자가 전세계 100여개 나라 1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컨드라이프는 지난 해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한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컨드라이프와 세컨드라이프 속 사업자들은 경복궁 경회루를 실물과 유사하게 복원해놓았는가 하면 강남 일대를 그대로 옮겨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얼마 전 전국민을 가슴 아프게 만든 숭례문 화재를 사이버상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열중하는 등 한국인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쉽게도(?) 세컨드라이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실물 화폐 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내 사용자 확대는 더딘 편이다.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가상 사회와 경제를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세컨드라이프라고 해서 긍정적으로만 보기 힘든 구석은 있게 마련이다.

볕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온 세컨드라이프는 그 놀라운 ‘자유도’로 인해 인간들의 어두운 본능을 그대로 투영하기도 한다. 누드 비치나 스트립쇼가 펼쳐지는 술집, 실제 돈이 오가는 도박장이 수백 군데가 넘는다.

프리섹스 랜드라는 특별한 성인들의 공간에서는 아바타끼리 사이버 성행위를 할 수 있으며 총기를 구매해 다른 아바타를 위협하는 일도 가능하다. 초보자들을 노린 땅 사기나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의 물품을 강매하는 등의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세상 사는 것이 현실이나 사이버상이나 복잡하기는 매한가지인가 보다.

** 그림 출처 :
http://www.serakorea.com/Community/ScreenShot/
http://www.utoz.net/board_image/View.aspx?contentKey=1052&pageIndex=4

---------------------------------->
이 글은 LG엔시스 사보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긍정적인 방향에 초점을 맞춰 써달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전 세컨드라이프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썼던 방향과 약간 시각이 다른 글입니다. 같은 현상이라도 시점에 따라 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련 글
2007/09/19 세컨드라이프, 몇 년 못 갑니다

관련 영상
[Prometeus : the future of media]
이탈리아의 컨설팅업체 Casaleggio Associati (www.casaleggioassociati.it)가 만든 영상입니다.



Writer profile
author image
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4/12 02:56 2008/04/12 02:56

카테고리

전체 (1951)
News Ring (644)
Column Ring (295)
Ring Idea (1004)
Ring Blog Net (8)
Scrap BOX(blinded) (0)

달력

«   2008/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그만'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 Supported by TNM
Copyright by 그만 [ http://www.ringblog.ne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