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rating, or reputation).

평가 시스템은 현재 우리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구글은 기계적인 계산법에 의해 서로 신뢰로 묶이고 연결돼 있는 웹사이트를 평가하고 랭킹(순위)을 매겨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의미로는 집단 지성이 평가한 것들을 모아 결과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방법은 매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미있는 수치(또는 크리티컬 매스)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실시간 검색어와 같은 경우는 아예 양으로 승부를 보지만 집단지성으로 갖춰진 정확한 정보가 걸러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한 영화에 10명이 별점 4개를 준 것과 100명이 별점 4개를 준 것과는 신뢰성에서 차이가 있거든요.

■ 관련 포스팅 : 네이버, 도서 평가단 300명 모집[★★★★] (1) | 2006/08/16

하지만 초기 콘텐츠 시장에서는 '입소문'이 어디서 시작되든 절대량을 갖춘 곳에서는 각종 평가가 이뤄지고 이에 대한 신뢰성이 부여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선의의 평가'가 절대량이 갖춰지기 전에 '조작'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죠.
예를 들면 요즘 새로 개봉하는 영화마다 이상하게 마케팅비를 많이 쏟은 영화들이 평점이 많이 높아지는 것을 목격하셨습니까? 이는 조직적인 초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적인 평가들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구글 폭탄'으로 검색해보시면 이 뜻을 짐작하실 겁니다.

실제로 제 지인은 영화 마케팅을 하고 있고 적지않은 시간 동안 적지 않은 인력을 동원해 영화 평가(별점주기) 높이기에 혈안이 되곤 한다고 하더군요. 또는 음악도 마찬가지구요. 특정 팬들이 특정 가수를 띄워주기 위한 검색어 러시도 우리는 종종 목격합니다.

이는 기존 마케팅 방법으로 언론에 평가에 대한 요구와 함께 광고 압력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지만 포털에서는 기존 마케팅 방법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초기에 입소문 띄우기 마케팅이 활성화 된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초기의 이런 조작은 절대량이 많아질수록 그나마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안전장치가 있겠지만 집단 평가를 완벽하게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구글도 웹 검색을 통해 맨 위에 사이트 바로가기나 해당 키워드를 담은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에 대한 보완이라고 봅니다.

추천(recommendation).

자, 이제 좀더 진보된 영역으로 가봅시다. 웹 2.0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모든 이슈가 집단 이성에 의존하고 신기술에 경도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떤 이들은 신문이나 기성 언론사들이 무너질 것이란 성급한 예측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언론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음악 사이트가 아무리 대세를 이룬다고 해도 디제이가 선곡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라디오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는 권위자,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소스에 의한 추천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만은 블로그 초기에 '블로그 콘텐츠의 빅뱅'과 함께 이런 기획을 했습니다.

권위를 가진 빅마우스, 또는 권위자의 '추천 블로그'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넘쳐나는 책들 사이에서 여전히 서평이 좋은 책이 상위를 차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콘텐츠를 고르는 눈은 저마다 다르고 평가 방식이 한정적일 때 우리는 직접 모든 콘텐츠를 찾아다니기보다 '아, 누가 좋은 콘텐츠를 소개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이런 방식을 '추천'에 의한 권위 부여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방식이 생겨날겁니다.

예전에는 골프 관련 상식이나 골프 관련 소식이 한정적일 때는 소수가 콘텐츠를 소유하거나 자기들끼리 범용적인 콘텐츠를 추천해주기 시작했죠. 하지만 관심이 많아지면서 각종 소스가 넘쳐나게 됩니다. 넘쳐나는 소스에 기뻐하다가도 옥석을 가리는 데 개인이 들여야 할 시간이 많아지죠. 이때 다시 추천이란 방식을 사용하게 되고 이때는 전문적인 영역의 추천이 득세하게 됩니다.

넘쳐나는 콘텐츠 가운데 다수를 위해 역시 소수가 추천을 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고 이 소수의 권위에 따라 추천 받은 콘텐츠의 우열이 나뉘어 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전문 콘텐츠 영역의 언론이 생겨날 수 있는 토양은 언제든 있다는 생각입니다. 언론은 죽지 않습니다. 좀더 자신의 역할을 다수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했을 때 귀찮아하는 선별 작업을 대행해주는 역할로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그만은 일부 이러한 시스템을 실험해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참여를 권해봅니다.^^;(제발 잘난 척 하고 있네..라는 비아냥은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지 그만 자신의 신뢰도에 대한 맹신으로 이런 실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블로그는 주관적이니까요)

■ 관련 포스팅 : '그만의 별점주기' 들어갑니다..

이런 것도 가능하겠죠. 올블로그에서 특정한 블로거에게 오늘의 추천 포스팅을 의뢰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이 블로거의 신뢰도 평가를 통해 이 블로거에게 권위를 부여한다면 이 블로거가 평가하는 포스팅은 덩달아 권위와 신뢰도를 나눠갖게 될 것입니다. 이 것 역시 블로거들의 역할 분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는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digg.com이나 news2.co.kr은 이러한 추천과 평가가 어우러지는 시스템이지만 개인 브랜드에게 신뢰도나 권위를 부여하는 시스템은 아니죠. 여전히 뉴욕타임즈나 조선일보가 선택해주는 것을 먹고 소화하는 권위 지향형 인간들이 더 많습니다. 이들은 참여보다는 소극적인 독자(수용자)들이며 평가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피곤하게 생각하는 다수들이죠.

조금은 추상적인 어법을 사용했습니다만, 조만간 구체적인 사례를 좀더 보강토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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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7 17:44 2006/11/27 17:44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를 사용하다 보면 '한/영' 전환 키를 누르지 않고 영문 설정에서 한글을 입력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는 이같은 사용자의 실수를 감지하고 영어로 입력된 것을 자동으로 한글로 바꿔준다. 이런 기능을 '한영 자동 변환'이라고 하며 이 기술의 특허는 국내 항공대학교 이긍해 교수가 확보하고 있다.

이긍해 교수와 이 특허의 관리 법인인 피앤아이비(대표 김길해)는 공동으로 지난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소송은 고등법원에서 재판 진행 자체가 보류돼 오고 있다.

이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만한 특허 관련 판결이 지난 24일 대법원에서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교수와 피앤아이비가 제기한 소송에 맞대응하기 위해 '한영자동변환' 특허가 무효라며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하면서 적극적인 방어를 펼쳤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한 것. 따라서 이 특허는 완전하게 무효가 아니며 실효성을 인정받게 됐다.

피앤아이비와 이긍해 교수가 제기한 특허침해금지가처분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은 7년여 시간이 흘렀지만, 특허무효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진행이 보류되어 왔기 때문에 대법원의 이번 선고는 보류중인 재판 진행과 최종 판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국내 시장을 석권해 오던 MS의 대표제품인 'MS 오피스'의 판매 및 유통 중단은 물론이고, 특허권자인 거액의 손해배상과 로열티를 지급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피앤아이비와 이긍해 교수측은 주장했다.

한편 MS는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 대응을 자제하고 판결문이 도착하면 추후 방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허권자 측에서도 지나치게 소송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양측의 손해배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피앤아이비의 김길해 대표이사는 “MS가 지금이라도 우리의 특허권을 존중하여 무단 도용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굴지의 글로벌 IT 기업답게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로열티 협상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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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는 대부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합의금이 얼마가 될 것인지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나고 있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그동안 1조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7% 즉 700억원 정도를 받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만...  정작 특허권자들은 이런 손해배상 금액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유리한 협상 진행을 위해서도 얼마냐에 대해 무리한 억측은 자제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게다가 한글과컴퓨터는 정상적으로 특허권료를 내고 있다고 하니 준거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흠.. '피앤아이비'라는 회사..재미있군요. 특허 중개인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필요한 곳에 필요한 특허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니.. 역시 미래는 '대행업'의 전정시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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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7 11:32 2006/11/27 11:32

개발자가 소스를 공개해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가듯이,
서비스 기업이 베타 서비스를 공개해 문제점을 고쳐 나가듯이,

어제 컬럼 진행상황에 대한 글에 이어

글쟁이의 글쓰기 초안을 공개해 좀더 많은 독자들에게 좀더 좋은 글을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 베타'를 실험해봅니다.

오타도 찾아주시고, 비문도 찾아주시고, 추가할 사례도 지적해주세요.

논리적인 비약도 비판해주시고, 부족한 논리는 보충해주세요.

단, 글쓰기 주인은 그만이라는 점 때문에 가급적 많은 의견을 수용하겠지만 일부 반영되지 않거나 반대되는 의견에는 따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특별히 다뤄야 할 주제를 주시면 다음번 컬럼으로 넘기겠습니다.

자 소스 분석 들어가시죠..^^;;

이 글의 제출 마감은 월요일입니다.


* 이 글에 대한 댓글 하나..^^;; 이메일 두 통을 받았습니다. 내용 수정에 많은 참고가 되었으며 약 9번의 수정 절차를 거쳐 해당 미디어에 송고했습니다.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지금은 미디어 2.0 시대

최근 1, 2년 사이에 IT 업계는 ‘웹 2.0 소용돌이’가 진행중이다. ‘웹 2.0’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변인을 설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용어로 탈바꿈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인터넷 관련 종사자들을 중심으로만 웹 2.0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은 기업과 서비스들의 생존법을 설명한 ‘웹 2.0’은 처음에 단순한 마케팅 용어쯤으로 치부됐다. 그러다 점차 ‘커뮤니티 2.0’, ‘모바일 2.0’, ‘홈페이지 2.0’, ‘시큐리티 2.0’, ‘쇼핑 2.0’, ‘검색 2.0’ 등 다양한 ‘2.0’ 아류들이 IT 관련 사업자들로부터 광범위하게 거론되면서 웹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할 수 있는 광의의 개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웹 2.0’이란 용어에 경도돼 새로운 버블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버블 2.0’이란 삐딱한 시선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들이대는 ‘미디어 2.0’이란 용어가 독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게다가 실제로 ‘미디어 2.0’이란 이름을 가진 기업이 있으니 더욱 조심스럽다.

하지만 현재 혼란스런 미디어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정리할만한 ‘키워드’가 필요하다는 당위성과,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가 서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는 용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칼럼에서 ‘미디어 2.0’이란 용어를 차용하기로 결정했다.

미디어 2.0은 무엇인가.

어쩌면 ‘미디어 2.0’을 정의하는 것보다 웹 2.0을 설명하고 몇 개의 가지를 쳐내면 미디어 2.0을 좀 더 잘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도식화의 위험에 빠질 위험이 있음에도 다음과 같은 도표를 사용해 미디어 2.0을 설명하는 것은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Media 1.0

Media 2.0

생산 주체

생산자≠수용자

생산자↔수용자

유통

일방향 단일 유통

다채널 복수 유통

브랜드

권위형 브랜드

개인형 브랜드

정보흐름

정보 집중

정보 분배 · 공유

콘텐츠 성격

권위적, 범용적

종합적, 객관적

즉흥적, 전문적

단편적, 주관적

정보 노출

종합 편집 · 편성

단품 개별 노출

광고

규격화, 정형화

롱테일 광고

이 컬럼에서 편의상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을 구분했지만 현실 세계에서 미디어 1.0 기업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며 미디어 2.0 시대에 진입했다고는 하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우리가 크게 느낄 만큼의 큰 변혁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을 상대적으로 구분해 설명하는 것은, 기성 미디어들이 기존의 관습에 얽매여 있는 동안 이미 새로운 유통과 소비 방식이 미디어 업계 전반에 알게 모르게 젖어들듯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표는 기성 미디어들에게 앞으로 미디어 2.0의 현상을 이해하고 올바로 대처할수록 생존과 번영의 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생산 주체, 소수 엘리트에서 익명 대중에게로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렸던 오픈웹투콘 컨퍼런스에서 필자는 미디어 2.0을 ‘정보 민주화’라는 말로 단정지어 설명했다. 올드미디어에 대항해 태어난 뉴미디어 개념이라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독점해왔던 정보 생산과 유통 과정이 소비자, 또는 수용자에게로 분배되고 공유되고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소수가 다수를 대변한다는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과 맞물려 우리 사회는 소수 엘리트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해왔다. 그런데 정작 언론은 원래부터 수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메신저’, 또는 ‘대행업자’였다는 점을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기존 미디어들이 지나치게 공급자 위주의 시각으로 ‘일방통행’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공중파 방송사들의 방송시간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절대 시청시간은 떨어져만 가고 있으며 신문사들의 구독자수는 감소 추세다. 잡지와 라디오는 이미 대중매체가 아니라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소수 매체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언론사라고 해도 콘텐츠를 생산에 참여하는 인원은 고작 수천명 수준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5년 3월말 현재 신문, 방송, 통신, 위성? 케이블방송 등 전국 302개 언론사 종사자는 총 4만 116명이다. 언론재단이 내놓은 이 자료에서 잡지나 출판을 제외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는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음을 직감한다. 적어도 4800만 인구 가운데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은 사람들’보다 터무니없게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한 소수가 다수를 대신해 사회 현상을 알려주고 해석해주는 곳이 대중매체였다. 따라서 이들은 '종합적'이고 '범용적'이며 '객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권위적'일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다양한 전문분야가 생겨나고 독자와 시청자들의 다양해지는 관심사를 심도있게 받쳐주지 못했다.

이러한 대중매체의 특성상 메시지 수준을 깊이 있게 만들기 힘든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미디어 1.0 시대의 언론사는 수용자의 눈높이를 평균내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정도로 맞추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단일 언론사가 제 아무리 기자가 많더라도 분야별로는 소수일 수밖에 없으므로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모두 소화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방법'이 달라졌다

<와이어드>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경제학>에서도 지적하듯이 주류 미디어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감소할 것이며 수많은 개인 미디어의 출현으로 꼬리는 점차 두툼해지고 길어질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가 700만개가 개설돼 있으며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2000만 개 이상의 블로그 주소가 인터넷에 존재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의 63%가 블로그를 개설해놓고 있다. 당연히 개설한 것과 운영하는 것과의 괴리는 크기 때문에 이런 절대적인 수치가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2000만개 이상의 잠재 콘텐츠 생산자가 대기중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어쨌든 범위를 좁혀서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는 이들이 모여 있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가 4만명이고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 기자단 등록 블로거가 2만명을 넘었다. 중복 사용자가 있겠지만 설치형 블로그 사용자가 절반이 넘는 올블로그에서는 2만 5천개 이상의 블로그가 매일 수많은 글을 인터넷에 발송(피드)하고 있다.

중복사용자를 쉽게 가려낼 수는 없지만 이들 가운데 10%만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고 해도 이미 8500명의 거대 기자 연합체가 되는 것이다. 국내 가장 큰 언론사의 종사자가 고작 3000명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드디어 ‘세상을 향해 말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신문과 방송에 기고하거나 출연하는 것이 ‘세상을 향해 말하는 방법’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단순한 행위만으로도 마찬가지가 됐다.

예전에는 공명심 때문에라도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팔고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00대학 학자나 00증권 애널리스트 등이 ‘전문가’들로 나와 세상을 진단했다면 지금은 스스로 전문적인 식견을 블로그에 올리고 정정당당하게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무명의 ‘현장의 전문가’ 시대가 도래했다. 이 역시 거대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인터넷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는 3000만명이 넘었다. 소수가 편집하고 소수가 의제를 설정해 제한적인 다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왔던 신문 매체의 잠재 수용자는 많아야 200만이며 회독률을 감안하더라도 400만명이 안 된다. 그러나 인터넷을 이용하면 어떤 글이라도 그 글이 있는 그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인터넷 사용자 개인이 확보한 잠재 수용자는 3000만명인 셈이다. 매우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개똥녀' 사진은 개인이 찍었지만 전국민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발적인 콘텐츠 공급과 수요

이렇듯 공급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미디어 2.0 시대의 특징이다. 다만 공급과 수요가 늘었다는 것은 집중적인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콘텐츠의 수가 적어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한 영역에서 국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개인 미디어(또는 작은 미디어)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단순히 섬처럼 외진 곳에 글을 올린다고 해서 누가 봐줄 것이냐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이미 그런 섬들을 찾아주는 서비스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블로그, 오픈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플러스와 같은 메타 블로그는 블로그 섬들을 여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으며 미디어다음과 같은 곳에서는 기성 미디어의 기사와 블로거가 작성한 기사를 동등하게 취급한다. 최근에는 기사는 물론 블로그 포스트 모두를 가리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 서로 추천해주고 이슈화시키는 digg.com의 모델과 흡사한 뉴스2.0이란 사이트가 블로거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이런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구글이나 엠파스 같은 전문 검색들이 독자들을 생산자들과 연결시켜준다. 독자들에게 콘텐츠를 배포하는 비용이 실질적으로는 ‘0’에 가깝기 때문에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했다. 지면의 제약이나 분량, 게재 주기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

미디어 2.0은 인터넷에 의해 소수의 정보 집중에 따른 권력이 분산되고 논의의 장이 확대되는 새대적인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필자는 미디어 2.0을 정보 민주화라고 정의내린 것이다.

* 이 컬럼은 모두 열 편이 기획돼 있다. 필자는 컬럼 진행상황을 블로그에 올려놓았으며 단 한 건의 댓글에도 영향을 받아 내용을 수정해 나가게 될 것이다. 또한 그 다음 컬럼에는 독자들이 일러주는 각종 사례들이 소개될 것이며 다시 독자들로부터 의견을 받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미디어 2.0 시대의 새로운 제보 방식이다. 이제는 글쓰기도 오픈소스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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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7 10:02 2006/11/27 10:02

조개로 만든 그림

Ring Idea 2006/11/27 00:48 Posted by 그만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지난 주 제가 찾아간 그림 온라인 판매회사 내부에 있던 그림 가운데 일부입니다.

그 기법이 특이해 눈으로 보고 느끼시라고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언뜻 봐서 요즘 유행하는 십자수 같은 거로 봤다는..--;;

그래서 순서를 뒤바꿔서 보여드리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가지 더 특이(?)한 것은 이 그림들의 작가의 국적은 모두 '북한'입니다. 대단한 스킬이며 대단한 감각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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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7 00:48 2006/11/2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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