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블로그에 써놨던 것인데 여기에 옮겨오지 않았었군요..^^; 원문은 원래 2004년 4월 18일 오전 02:03에 적었던 것입니다.
요즘 선거법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이미 예전에 했던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유효하다고 느껴 새롭게 옮겨오면서 날짜를 갱신했습니다.
선거법 위헌 심판 제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정말 지금 선거법은 (멍청한)정치권들이 자기들 밥그릇 쟁탈전에 대한 룰을 정한 것으로 국민이 끼여들 수 없도록 만들어 놨다는 것이 문제죠. 근데 어쩌죠 그 밥그릇 속에 담긴 밥은 우리 국민이 채워놓은 혈세로 지은 밥인 걸요. 그들만의 리그를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악법도 법이다"가 아니라 "악법은 고쳐야 할 법"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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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탄핵 이후 헌법, 법정신, 3권분립 등을 운운하면서 탄핵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온갖 탈법과 불법을 저질러온 이들이 말이다.
그런데 이들의 뜻에 동조해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늘 하는 주장이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악법도 법입니다. 법은 지켜야 할 존엄성을 갖고 있고 적법한 절차는 그 자체로 존엄한 결정입니다'
이런 주장은 예전부터 법이 잘못됐다고 주장해온 사람들에 대한 반박에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이 말은 정답일까? 정말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했고 법은 그 자체로 존엄한 것일까?
내가 역사학자도 아니고 소크라테스를 연구한 철학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런 이상한 말은 이상한 일화로 전해져 내려온다. 즉 '소크라테스가 감옥에 갇혔을 때 그의 제자가 그를 구하러 갔고 그는 제자와 함께 탈출하지 않고 악법도 법이잖냐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진짜 이런 말을 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기록에 의하면 이웃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는 말을 했다고만 전해진다. 이후 소크라테스가 죽고 그를 죽인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당함과 법의 존엄에 대해 역설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발언 내용을 창작해 넣은 것이고 소크라테스가 진정 탈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합당한 이유를 알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합리적인 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럼에도 명시적으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식의 표현은 당시에 통용되지 않았다)
유독 소크라테스의 이런 발언에 대한 소문은 법을 만들 수 있는 기득권층, 즉 지배계층에 의해 공고화돼 왔고 그에 따라 피지배계층도 이런 말에 현혹돼 왔던 것이다.
하지만 법을 만드는 이들은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 법은 규칙일뿐이다. 그냥 악법은 바뀌어야 할 규칙일 뿐이다. 사회와 국가의 유지에 필요한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를 선과 악이라는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웃기지만 법이 악한데 어찌 이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게 만드는가.
예를 들어 조선시대 남녀 차별과 반상의 법도를 논하며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시대가 변했고 국민의 요구가 변하고 있고 질서가 깨지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이런 법들은 조정되고 있을 뿐이다.
법에 따른 절차는 존중돼야 옳다. 그래서 사법적인 최종 판단에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원인이 됐던 법이 잘못됐다면 그 최종 판단도 옳을 수 없다.
국가 보안법의 낡은 조항들이 바로 그것이다. 인권이란 큰 틀 안에서 볼 때 국가보안법이 갖고 있는 독소조항은 폐기돼야 할 운명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악법도 법'이라는 말로 가리려 하지 말라. 악법이라고 했으면 고칠 일이지 왜 악법을 그대로 놔두면서 이런 역설적인 말로 현혹하는가.
어떤 온라인상의 토론을 보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며 집시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쪽과 집시법 자체가 잘못됐다며 불복종하겠다는 이들의 심리속에 숨겨진 '악법도 법'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접하게 되면서 이들의 토론은 그 자체로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악법은 고쳐져야 할 법이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모든 법을 악법이라 몰아세울 수는 없다. 규칙이 잘못됐으면 잘못된 규칙을 바로 세우고 법 적용에 융통성을 가하는 것이 법의 기본 정신은 아닐까? 축구에도 어드밴티지라는 것이 있듯이 당장 제지하기보다 합리적인 토론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이나라 지도자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절대다수가 그 규칙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받아들여 수정보완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자신들이 지켜야 할 법은 아예 안중에도 없고 남들이 지켜야하는 법에만 신경쓰는 모습이 바로 수구의 특징이다. 진정한 보수라면 사회 안정의 틀 안에서 사회적 합의가 나온 사항에 대해 수정보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진보는 보수보다 빠른 사회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쓸데없이 '악법도 법'이라는 말을 보지 않기를 기대하며...
요즘 선거법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이미 예전에 했던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유효하다고 느껴 새롭게 옮겨오면서 날짜를 갱신했습니다.
선거법 위헌 심판 제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정말 지금 선거법은 (멍청한)정치권들이 자기들 밥그릇 쟁탈전에 대한 룰을 정한 것으로 국민이 끼여들 수 없도록 만들어 놨다는 것이 문제죠. 근데 어쩌죠 그 밥그릇 속에 담긴 밥은 우리 국민이 채워놓은 혈세로 지은 밥인 걸요. 그들만의 리그를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악법도 법이다"가 아니라 "악법은 고쳐야 할 법"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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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탄핵 이후 헌법, 법정신, 3권분립 등을 운운하면서 탄핵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온갖 탈법과 불법을 저질러온 이들이 말이다.
그런데 이들의 뜻에 동조해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늘 하는 주장이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악법도 법입니다. 법은 지켜야 할 존엄성을 갖고 있고 적법한 절차는 그 자체로 존엄한 결정입니다'
이런 주장은 예전부터 법이 잘못됐다고 주장해온 사람들에 대한 반박에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이 말은 정답일까? 정말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했고 법은 그 자체로 존엄한 것일까?
내가 역사학자도 아니고 소크라테스를 연구한 철학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런 이상한 말은 이상한 일화로 전해져 내려온다. 즉 '소크라테스가 감옥에 갇혔을 때 그의 제자가 그를 구하러 갔고 그는 제자와 함께 탈출하지 않고 악법도 법이잖냐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진짜 이런 말을 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기록에 의하면 이웃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는 말을 했다고만 전해진다. 이후 소크라테스가 죽고 그를 죽인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당함과 법의 존엄에 대해 역설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발언 내용을 창작해 넣은 것이고 소크라테스가 진정 탈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합당한 이유를 알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합리적인 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럼에도 명시적으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식의 표현은 당시에 통용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바로는 국내나 일본에서 ‘악법도 법이다’란 말과 소크라테스를 연관 지은 가장 오래전 학자는 오다카 도모오(尾高朝雄)이다. 『실정법질서론』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이 학자는 일본의 법철학자로서 1930년 경성제국대학 교수로 승진하여 해방 전까지 재직하다, 해방 후에는 일본 동경대학교 법학부 교수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역의 빈곤이 낳은 비극적 해프닝; “악법도 법이다” - 김주일(서양고전철학자)
유독 소크라테스의 이런 발언에 대한 소문은 법을 만들 수 있는 기득권층, 즉 지배계층에 의해 공고화돼 왔고 그에 따라 피지배계층도 이런 말에 현혹돼 왔던 것이다.
하지만 법을 만드는 이들은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 법은 규칙일뿐이다. 그냥 악법은 바뀌어야 할 규칙일 뿐이다. 사회와 국가의 유지에 필요한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를 선과 악이라는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웃기지만 법이 악한데 어찌 이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게 만드는가.
예를 들어 조선시대 남녀 차별과 반상의 법도를 논하며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시대가 변했고 국민의 요구가 변하고 있고 질서가 깨지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이런 법들은 조정되고 있을 뿐이다.
법에 따른 절차는 존중돼야 옳다. 그래서 사법적인 최종 판단에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원인이 됐던 법이 잘못됐다면 그 최종 판단도 옳을 수 없다.
국가 보안법의 낡은 조항들이 바로 그것이다. 인권이란 큰 틀 안에서 볼 때 국가보안법이 갖고 있는 독소조항은 폐기돼야 할 운명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악법도 법'이라는 말로 가리려 하지 말라. 악법이라고 했으면 고칠 일이지 왜 악법을 그대로 놔두면서 이런 역설적인 말로 현혹하는가.
어떤 온라인상의 토론을 보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며 집시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쪽과 집시법 자체가 잘못됐다며 불복종하겠다는 이들의 심리속에 숨겨진 '악법도 법'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접하게 되면서 이들의 토론은 그 자체로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악법은 고쳐져야 할 법이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모든 법을 악법이라 몰아세울 수는 없다. 규칙이 잘못됐으면 잘못된 규칙을 바로 세우고 법 적용에 융통성을 가하는 것이 법의 기본 정신은 아닐까? 축구에도 어드밴티지라는 것이 있듯이 당장 제지하기보다 합리적인 토론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이나라 지도자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절대다수가 그 규칙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받아들여 수정보완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자신들이 지켜야 할 법은 아예 안중에도 없고 남들이 지켜야하는 법에만 신경쓰는 모습이 바로 수구의 특징이다. 진정한 보수라면 사회 안정의 틀 안에서 사회적 합의가 나온 사항에 대해 수정보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진보는 보수보다 빠른 사회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쓸데없이 '악법도 법'이라는 말을 보지 않기를 기대하며...
2007/10/17 19:52
2007/10/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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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7 20:19 -
헌법에 위배되는 선거법을 위반?
Tracked from ▒ 인터넷 별장 삭제어떤 분이 아고라에서 기존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였다고 해서 경찰서에서 수사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한 모양 입니다. 우리 선거법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
2007/10/17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