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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29 삼성 비자금 소식과 양심선언, 그리고 내부고발 14
바람 잘 날 없는 한국이군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내로라 하는 삼성과 관련된 소식이 오늘 하루 답답하게 만드는군요.

[단독] “내 계좌에 삼성 비자금 50억 이상 있었다” [한겨레] 2007.10.29

"삼성은 비자금과 편법의 제국이다" [시사iN]

물론 삼성 측의 반박 기사도 발빠르게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그룹 "비자금 관리 사실무근" [연합뉴스] 2007.10.29

삼성이 비자금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이며 일단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는 인지돼 있는 상황이군요. 또한 이 차명계좌에 7억원이 들어가 무려 50억원의 금액으로 부풀려져 있었고 이는 다시 본인이 확인하기도 힘들 정도인 보안계좌를 통해 삼성측에서 관리되고 있었다는 점은 삼성도 시인하고 있군요.

일단 이런 종류의 사건은 매우 복잡한 양태를 띠게 되는데요. 막강한 실력자의 자리인 삼성 전 법무팀장을 지낸 바 있는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이란 표현이 눈에 띕니다. 검사 출신인 그가 7년 동안 삼성 안에 있으면서 내부의 비리를 고발했다면 아마도 '내부고발'의 표현이 쓰였겠죠. 하지만 이미 삼성의 울타리 밖으로 나와 있는 상황에서 삼성과 관련한 폭로를 했다는 점에서 '양심선언'이면서도, 단순히 이번 폭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수사까지도 받겠다는 각오이므로 '자수선언'이라고 보는 시사iN 측의 표현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1년 제정된 부패방지법에 따르면 부패행위 제보자의 범죄가 드러난 경우, 그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으며 이 규정을 공공기관의 징계처분에 준용한다고 명문화하는 등 공공기관의 내부고발자 보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 기업 내부의 부정을 고발할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은 그다지 뚜렷해 보이지 않습니다. 피고발 기업보다 고발자가 더 고통받는 사회 시스템 때문이겠지요. 내부 고발자에 대한 반짝 관심이 있은 뒤 수년 동안 그는 얼마나 큰 고통을 받게 될까요. 사회든 언론이든 주변인이든 누구도 그를 도와주지 않으니 말이에요.

장하성 고려대 교수(경영대학장)는 "엔론사태가 20세기 최대 회계부정 사건으로 언급되지만 엔론의 분식규모는 1조5천억원에 불과해 과거 대우그룹(41조원), SK그룹(1조2천억원) 등의 분식규모와 비교하면 (엔론사태는) 사건도 아니다"라며 "그러나 당시 엔론의 최고경영자(CEO)는 25년형을 선고받아 3개월 형에 그친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당국, 분식 기업.회계사 처벌 `솜방망이'[연합뉴스] 2007년 10월 18일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2년 FBI, 엔론, 월드컴의 내부비리를 제보한 3명의 여성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이들은 각각 9ㆍ11 테러 직전의 수사요청 묵살과 대기업의 회계부정을 폭로했다.
[공익 제보] 해외의 사례는 [한국일보] 2007.01.29
어느 평범한 샐러리맨은 회사내부의 비리를 고발했다. 사회정의를 위한 외침을 지나치기에는 그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건 왕따 메일과 해고, 명예훼손 고소장이었다. 국내 대기업 직원들의 내부고발을 대변하는 사례다... 법정 싸움은 8년을 넘기고 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45세 되버린 정 씨는 젊음을 빼앗은 구 회장과 검찰에 대한 증오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정 씨는 현재 구자홍 회장을 상대로 무고 소송과 검찰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LG전자 회장 vs 종업원‘8년 소송전쟁’전말 [고뉴스] 2007. 10.18

'가족'의 개념으로 조직을 대하는 우리나라 정서상 조직에게 피해를 주는 '배신자'로 낙인 찍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내부 고발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내부 고발은 사회적인 책임과 의무로 자리 잡아야 하며 공익을 위한 고발은 언론의 비판 보도와 궤를 같이 해야 합니다. 이는 정서상의 문제를 떠나서 사회 정화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밑거름일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조직과 기업은 잘못된 내용이 있을 시 조기에 스스로 '자성'하고 바로잡을 때 이에 대한 특별한 기간 동안 면책이나 원상 회복을 위한 처벌 유예를 정부가 제공한다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보다 막강 권력으로 자리 잡은 삼성에 대한 이 소식을 주요 언론이 어떻게 처리하게 될지도 관전 포인트겠군요.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려준 삼성의 어두운 소식, 삼성 X-파일 사건이 떠오르면서 많이 답답하군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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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9 15:35 2007/10/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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