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04'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9/04 모든 사물이 블로깅을 한다? '블로그젝트' 15
  2. 2007/09/04 부정적 동조현상, 베르테르 효과 3

지난 30일, 야후!코리아 대회의실에서는 블로그 검색에 관한 다양한 논란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참석 의사를 밝힌 블로거들이었다.

이날 블로그 검색에 관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 블로거가 "어디까지가 블로거인가, 무엇을 블로그 검색의 범위에 넣을 것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행사 주최자인 야후!코리아 관계자들을 당혹케했다.

■ 무엇이 블로그인가
이 참석자는 '블로그 검색'이란 이름을 붙일 때는 범위가 명확해야 한다는 의미였으리라.

초기 블로그를 일반 웹사이트나 게시판과 구분되도록 한 특징은 몇 가지에 불과했다. 즉, ▲날짜를 기준으로 최신 콘텐츠를 보여줄 것 ▲제목과 내용을 위주로 한 XML 문서로 표현 가능한 간단한 구조를 가질 것 ▲소통을 위한 트랙백과 댓글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것 ▲RSS를 통한 구독 기능을 갖추고 있을 것 정도였다.

지금까지 이러한 기본 요소는 잘 지켜져 왔으며 각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마다 이러한 특징을 기본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엮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비롯해 블로그가 미디어의 한 범주로 인식되면서 블로그 형식의 기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아예 블로거를 정식으로 채용하는 등 기존 미디어와의 융합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또한 콘텐츠의 생산자와 유통자가 분리돼 있는 모델인 신디케이션의 한 범주로 블로그 네트워크에 대한 논의까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니 뉴스와 콘텐츠, 그리고 블로그를 구분하기 힘든 상황이 돼 버린 셈이다.

블로그는 형식상으로도 비디오 블로그를 뜻하는 블로그(Vlog), 블로그끼리의 연대인 '링블로그(Ring blog)', 블로그를 한 데 모아 보여주는 메타 블로그(Meta Blog), 유무선 통합의 흐름을 보여주는 모바일블로그(또는 모블로그, Mobile blog), 한줄로 블로깅하는 미니 블로그(Mini-Blog), 책 소개와 책을 둘러싼 소재를 주로 다루는 북로그(또는 블룩, Blook) 등의 신조어들이 파생되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엇을 블로그 검색 범주에 포함시킬 것인가.

블로그의 요건만 갖추면 주체와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최근 출간된 <시티즌 마케터>는 '블로그젝트(Blogject)'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남가주대 연구원인 줄리안 블리커(Julian Bleecker)가 주장한 것으로 분리돼 있는 데이터를 모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킬 수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도시에 흩어져 있는 비둘기들에게 송수신기와 공기오염측정기를 달아 비둘기의 이동경로와 함께 그 경로의 공기 오염도를 기록하게 했다. 물론 이 기록은 문자 정보 정도만 갖고 있지만 구글 맵과 연결되면 비둘기의 이동 경로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고 날짜와 공기 오염도가 이동경로에 따라 시시각각 제공되는 구조다.

관련 문서 : http://www.nearfuturelaboratory.com/files/WhyThingsMatter.pdf

즉, 시간 순에 따라 기록한다는 의미의 블로그(blog)와 움직이는 객체(object)가 결합된 이 새로운 형태의 블로그는 반드시 사람만 블로그의 주체가 될 필요는 없다는 놀라운 문제제기를 하는 셈이다.

만일 앞에 소개한 비둘기에게 주기적으로 사진을 찍어 전송할 수 있는 사진기나 동영상 촬영 장비까지 달려 있다면 비둘기가 만들어낸(?) 블로그 포스트(글)를 우리가 즐기게 될지도 모른다. 개념상으로는 끊임없이 도시의 곳곳을 누비는 택시가 주기적으로 블로깅을 할 수도 있고 얼마 전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곰이 블로깅을 하는 상상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자가 블로그를 하고 주부 블로거가 뉴스를 쓰는 세상을 넘어서 모든 움직이는 사물이 블로깅을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콘텐츠는 다양한 매시업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블로그 검색'은 무엇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가. 이 말을 다른 말로 하면 현재의 '블로그 검색'은 가장 기초적인 요건을 가진 '블로그'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블로그 영역은 점차 확대될 것이고 다른 서비스들과 다양하게 엮이면서(Mash-up) 새로운 콘텐츠의 융합을 보여줄 것이다. 검색은 이러한 데이터들을 찾아줄 것이고 인터넷은 이러한 정보를 실어 나를 것이며 수많은 블로거들이 서로의 데이터를 트랙백으로 엮어갈 것이다.

이미 국내에만 1300만 개의 블로그 사이트가 개설돼 있고 이중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끊임없이 전송하고 있는 살아있는 블로그만 약 7, 8백만 개에 이른다. 블로그 전문 검색에 뛰어든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만 1억 개 이상의 문서가 블로그 검색의 대상이라고 전한다.

일각에서는 미니홈피와 인터넷 사이트의 정체 현상을 지적하며 몇 년 안에 블로그 역시 정체 현상을 빚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사물이 바라보는 모든 대상은 블로깅 소재'라는 식으로 의미를 확대시킨 채로 다시 전망한다면 정체 현상이 빚어질 시기는 아주 먼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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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자신문인터넷 이버즈 어제 날짜로 송고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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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9/04 13:34 2007/09/04 13:34

부정적 동조현상, 베르테르 효과

Column Ring 2007/09/04 10:11 Posted by 그만

대중매체는 여론을 조작할 수 있을까? 각 개인은 저마다 독자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며 사회적 행동에 있어서도 비교적 남들과 어깨동무하면서 돌아다니지 않는 이상 남들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중매체는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일까? 대중매체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왜 대중매체와 여론은 선후 관계가 뒤죽박죽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일까?

동조현상
괜히 유식한 척하면서 '싱크로니 경향'이라고 말해보자. 좀 쉽게 말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닮는다', 또는 '같이 자란 형제끼리 목소리와 말투가 비슷하다', '오래 산 부부는 서로 닮아간다' 등의 쉬운 예를 들며 한자어로 풀면 '동조현상'이 그것이다.

사회적으로 이러한 동조현상은 비일비재하다. 맹모삼천지교의 사례로 나오는 맹자의 어린 시절 사회 환경에 따른 따라하기 행동은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예이다.

또는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를 비난하는 주변인들에게 '죄없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돌을 던져라'고 말하자 주변인들 누구도 돌을 던지지 않았다. 방금전까지 돌을 던질 태세였을 그들이었지만 갑자기 동화되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감화된 것일까.

심리학적으로 동조현상은 이러한 주변인들의 행동을 설명해준다. 즉, 그 자리에서 권위를 가진 자가 말하는 데 반하는 생각이 있어도 혼자 돌을 던질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돌을 던져줘야 내 맘이 편할 텐데 주변인들이 서로를 돌아보며 쭈뼛쭈뼛했을 것이고 아무도 돌을 던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다들 죄가 있으니 못 던졌지"라는 해설은 순진한 해석이다.

베르테르 효과
자살과 살인에 대한 보도가 있을 때쯤 한번씩 등장하는 대중매체 속 칼럼 소재다. 사람들은 유명인의 자살 보도를 접했을 때 사회적으로 동조현상을 일으키고 자살에 대한 합리화가 이뤄지면서 자살율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른 바 '울고 싶은 데 뺨 때린다'는 속담의 일환이라고 봐야 한다. 이른바 '방아쇠 효과' 같은 것이다. 우울하고 자살하고 싶은 충동이 있을 때 자신이 익숙하게 보아오던 사람이 자살했다는 소식은 자살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만들어주고 자살을 실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는 것이다.

대중매체는 사람들의 원초적인 두려움에 대한 관심을 알고 있다. 그 이후는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 사고에 대한 전염성은 긍정적 사고의 전염성보다 높다.

꼭 자살이 아닌 사회적 우울증을 유발하기 위한 기재를 설명하기에도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설명은 매우 재미있다. 유명인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하게 만들어 보자.

"잃어버린 10년"
"경제 파탄"
"좌파 지배로 민생이 피폐해졌다"

사람들은 사회적 우울증에 대한 합리화를 유명인의 발언에서 따온다. 그것이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가리지 않는다. 언어는 반복에 의한 습득이며 언어에 의한 사고 지배는 당연하다. 그렇게 사람들은 대중매체에 지배를 받게 된다.

만만치 않은 대중매체
개인 매체, 즉 1인 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는 시대라고 하지만 대중매체 속 개인은 일종의 사례에 불과하다. 마치 모든 사람들, 또는 다수의 경향을 제시하기 위해 선택한 개인의 사례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중매체는 '우리는'이라는 말로 자신을 객관화시키며 '권력에 대한 항거'로 대중과 같은 약자의 입장에 서 있는 듯한 말로 동조현상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우월함을 확신하지 못한다. 늘 자신들이나 자신의 주변인들을 약자로 인식한다. 이는 대중매체가 영향력을 가지고 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 심리학적 배경이 된다.

그래서 대중매체는 당혹스럽다.

"정치적 성향은 마음에 안 들지만 정보는 정말 볼만하더라"

특정한 신문에 대해 사회적 거부감을 개인 차원에서 해소하기 위한 논리로 개발되고 있는 이 문장은 정말 재미있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평가하는 '품질'에 대한 비교 평가는 신뢰할만큼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단순한 자기 경험과 주변인의 평가에 대한 묵시적 동의에서 적극적인 동의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제아무리 욕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신문이다. 독자가 선택한 1등 신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문장에 대해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구독률은 43%이다. 구독 가구중에서 80% 정도 내외를 1, 2, 3등 신문이 각각 차지하고 있다. 각 신문마다의 구독 가구는 전체 가구 가운데 10%에 불과하다.

비정상적인 전국종합지 위주의 신문 구조인 우리나라에서도 1등 신문은 전체 가구의 1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진 것이다.

물론 회독률, 신문들끼리의 동조현상, 사회적 영향력자에 대한 영향력 등은 논외로 쳐도 이들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는 명분은 의외일 수밖에 없다.

선출받은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 합의는 현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력'은 한국적 이상현상에 불과하다.

그래서 47인의 언론사 편집 보도 수장들의 모임은 '안타깝고 안쓰럽다' 여기에 발끈하며 대응하는 청와대는 더 '안쓰럽다'

참고 포스트 :
2007/09/03 [점입가경] 취재선진화방안과 언론
2007/09/02 시티즌 마케터, [결국 1퍼센터의 잔치?]
2007/08/23 언론계 내부는 성희롱 무법지대?
2007/08/06 기자 2.0, 기자들은 준비 됐는가.
2007/07/27 탈레반, 인터넷, 그리고 인지부조화이론
2007/07/24 신문사가 먹고 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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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9/04 10:11 2007/09/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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