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게 나랑 뭔 상관이래? 라고 생각하는 분이 더 많습니다. 맞습니다. 미디어 업계 내부의 광고 영업에 대한 문제니까요.
공영이니 민영이니 종편이니 단어로 구분 짓고 나서 아주 난리 부르스죠.
지금까지 진행된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캡콜드님이 퍼가라고 해서 몽땅 퍼옵니다. ㅋ
!@#… 미디어렙 법안 사안, 누구나 3분만에 알아들을 수준으로 초단순화.
1. 미디어렙이란?
광고영업을 방송사가 직접 못하고, 대행회사에서 처리하도록 강제하는 방식. 기존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그 역할.
a. 공공 측면에서 장점: 방송과 영업 분리 효과. 비인기 채널, 비인기 장르에도 일정량 광고 분배.
b. (큰) 회사 측면에서 단점: 내가 직접하면 더 많이 울궈내서 원하는 곳에 막 박아넣을 수 있는데!2. 그렇기에,
a. 공공 측면에서 최선은, MBC-KBS는 단일 공영렙에서 담당, SBS-종편은 단일 민영렙에서 담당.
b. 회사측면에서 최선은
– 종편입장: 직접영업할래. 우리가 시청률은 미미해도 신문 합치면 매체영향력 쩔…
– SBS입장: 자회사로 직접영업할래.
– MBC입장: 민영렙으로 옮겨줘! 그리고 자회사로 직접영업…
– KBS입장: 뭘하든 수신료부터 인상해줘!3. 우여곡절(현 정권의 조중동 종편 특혜 의지 vs 공공성 규범) 끝에 2011 말부터 현재까지 처리중인 법안:
– 종편: 렙 편입 3년 유예, 그동안은 직접영업.
– SBS: 직접영업은 꽝, 대신 1사 1렙 만들어줄께.
– MBC: 너 계속 공영렙.
– KBS: 슬쩍 패키지로 함께 처리해줄께.4. 그리고 여기서 입장들이 갈린다.
a. 최선이 아니면 결국 종편 맘대로 되니, 전면 재검토 (법안 처리 반대, 새 법안 요구)
b. 현재의 차악 법안이라도 안하면, 향후 오랫동안 렙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최악이 되니 그거라도 처리하자 (조속한 법안 처리 요구)
c. 아 왜 우리 회사 말 안들어줘 (불평하면서도, 법안 처리 주우우우욱 연기 유도… 슬그머니 맘대로 할 수 있도록)!@#… 참고로 나는 (심정적으로는 a가 당기지만) 개인적으로 b.입장이다. 최근 ‘노컷시론’(클릭)의 입장과 거의 동일. 쉽지 않지만, 중소미디어들의 퀄리티향상과 지속성이 건강한 미디어생태계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여기에 대해서는 언젠가 훨씬 자세히).
여튼 뭔가 관심을 가져야할 것 같은데 무슨 소리인지 따라가기 힘들다 싶어 하시는 분들은 입문용으로 참조하시길.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은 이정환님의 블로그에 차고 넘치며(클릭) 더욱 자세한 내용들도 구글 한번 돌리면 감당못할 정도로 쏟아질 정도로 첨예한 소재니까. 자 여러분, 즐 고민.
– Copyleft 2012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이 내용에서 살짝 비켜 있는 곳은 EBS이구요, 중소 PP 문제일겁니다.
보충을 하자면 EBS는 KBS, MBC와 함께 공영렙에 포함됩니다. 중소 PP가 왜 문제이냐면, 우리나라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공급자인 PP가 2010년 전체 무려 322개 입니다. 하지만 30%가 당기순손실, 즉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요. 나머지는 근근히 재방, 삼방, 사방을 남발하면서 홈쇼핑 광고와 대부 광고를 수천 번씩 틀어대면 근근히 살아남아 있지요.
그런데 이대로 법이 통과된다면 민영렙을 단독으로 운영할 수 있는 SBS에서는 SBS 계열 PP들의 광고를 대신 팔아줄 수 있게 되구요. 직접 영업이 가능해진 종편렙은 역시 중소 PP의 광고를 묶음 판매 할 개연성이 높아지겠죠. 네, 그냥 종속이냐 아니면 여기저기 광고 좀 해달라고 역영업을 해야 하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이제 좀더 깊이 일반인(?)인 우리 생활에 이 미디어렙이 영향을 미치게 될지 살펴볼까요.
1. 공영방송이라고 떠들던 MBC가 광고렙을 세워 직접 영업하지 못하게 한 것만으로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죠. 공영렙이 수익을 더 거두려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그리고 좀더 민영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는 시청률의 노예 MBC를 화끈하게 이용하게 될겁니다. 이미 중간광고나 PPL 확대 등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민영렙이나 종편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할테니까요.
2. MBC가 공영이든 민영이든 광고 시장에서 막강한 상품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상황에서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고 광고를 없앤다면? 더불어 EBS 역시 교육방송이란 이미지 문제 때문에라도 광고 영업이 원할치 않다면? 당신의 선택은? 네, 당연하죠. 공영렙은 무조건 MBC를 물고늘어지면서 어떻게든 광고주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 할 것이고 공익성 높은 프로그램은 저 멀리 새벽에 배치되어 안드로메다 성인이나 보는 프로그램이 되겠죠.
3. 자, 공영렙과 경쟁해야 하는 곳이 또 있죠? 네, 맞습니다. 지역민영방송이지만 전국 공중파인 척 하는SBS입니다. (OBS 등 지역 민방은 이런 논의에서도 거론도 안 되니 더 서럽군요) 민영 공중파들은 각사 1개의 미디어렙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네, 직접 영업하라는 말이구요. SBS 말고 과연 경쟁력이 있는 곳이 더 있을까요? 당연히 지역 민방을 대리해주는 역할까지 맡을 겁니다. 지역 민방이라고 만들어 놓고 SBS를 전국 방송 만들어주는 거죠. 지역 민방은 '꼽사리' 신세 됩니다.
4. 중소, 종교, 지역 PP들은 이제 추운 겨울을 맞이하겠죠? 당연히 종편과 함께 말이죠. 종편은 이제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일단 연합하는 겁니다. 0%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공중파의 70%로 받은 광고비를 어떻게 환원해주겠습니까? 네, 무지막지한 중소PP 대군단까지 가세한 채 엄청나게 산만한 광고 영업을 전개할 겁니다. (정치적 압력이나 이런 이야기는 좀 웃기는 것이구요. 영향력도 없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영향력 타령을 하는지. 하튼 언론계 구학들도 문제죠. 오바쟁이들) 이렇게 전개되면 종편이 자체 편성하고 있는 것들 가운데 타 PP와 공유할 부분은 드라마와 예능이 되겠죠.
5. 한마디로 엄청난 상업방송으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겁니다. 뉴스? 그냥 뉴스일 뿐이죠. 시청자들에게 방송 뉴스는 그냥 '틀어놓은 배경음악' 같은 겁니다. 흥분하는 사람 별로 없지만 그냥 '무엇이 문제구나' 정도를 일깨워주는 아젠다세팅 채널이 되겠죠.
6. 모든 방송이 '고품격'을 외치겠지만 헐벗고 남루하고 자극적이고 정신없이 편집된 내용의 방송으로 넘쳐나게 될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은 맥락을 잃어가고 조각나서 인터넷으로 파편화되어 떠다닐 것이며 프로그램의 크라이막스 설정은 50분에서 25분, 그리고 다시 15분 주기로 짧아지게 될 겁니다. 우리는 방송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글을 '스캔'하듯이 영상도 '스캔'하게 될 겁니다.
7. 방송 광고란 것이 프로그램 앞뒤로 붙이던 것에서 프로그램 안으로 삽입되는 방식으로 바뀔 겁니다. 오로지 꾸준하게 방송을 봐주실 분들은 노인들과 주부, 백수 정도일텐데요. 광고주들은 점차 구매력 떨어지는 이들 시청자에게 식상한 느낌을 받겠군요. 광고주들은 방송 프로그램을 따라 젊은이들을 찾아나서게 될텐데요. 바로 프로그램 속 광고인 PPL을 넘어서 모든 기업들이 스스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수준이 조만간 도래할 겁니다.
8. 한미FTA의 발효에 따라 해외 자본이 들어와서 다양한 직군들이 다시 대거 이동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이런 가운데 발빠른 대기업들은 '알맹이'만 주워모아 거대한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대리자 역할이었고 전달자 역할이었던 방송을 이렇게 쓰레기더미로 만든 책임은 바로 저와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9.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유치하게 종편이 오면 세상이 멸망할 것 처럼 굴었던 민주당도 이러고 있는데.
10. 세상 참 복잡합니다.
* 예전에 어느 행사장 사진이 페이스북으로 공개됐는데요. 언론계 행사였는데요. 놀랍게도 청중석에 앉아 있는 대부분의 뒷모습에서 벗겨진 머리들이 보이더라구요. 네, 언론계가 늙어가고 있어요.
■ 종편 관련 링블로그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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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렙 법안 사안, 3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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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4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