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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제가 뭐하고 사는지 궁금한 분이 많으시네요. ^^

그냥 정신없이 이것저것 하면서 삽니다. 며칠 전에는 제 모교에 가서 까마득한 같은 과 후배들에게 강연도 하고 왔지요. 강의 막바지에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졸업할 때, 10년 후쯤 내 후배들에게 자랑스럽든 자랑스럽지 않든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고 여러분 앞에 결국 섰네요"

외환위기로 사전에서나 봤던 '모라토리엄'이란 이야기가 공공연히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던 시절이었죠. 앞날이 까마득했던 지난 10여 년 전과 비교해서 지금 더 나아졌다는 증거는 없지만 최소한 열 몇 살 더 먹은 것은 피할 수 없네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크고 작은 사고를 치고 다녔는데요. 또 작은 사고(?) 하나 쳐볼까 합니다.

얼마 전 제가 태터앤미디어에 오고나서 작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벤처스토리'라는 것이었구요. 지금은 '벤처스퀘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자원봉사자 개념의 필진들이 활동하고 계시죠. 그리고 제게 벤처스퀘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시겠다고 하신 분들은 물론 조만간 출범하게 될 새로운 신개념 미디어 법인 '벤처스퀘어' 공동 창업자들께 새벽녘에 메일을 한 통 보냈습니다.

벤처스퀘어가 7월, 독립법인으로 정식 출범합니다.

지금 예상으로는 태터앤미디어를 비롯해 7분의 파운더들이 작은 미디어 회사 하나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 회사의 본 업무는 기본적으로 벤처스퀘어(http://venturesquare.net/ ) 미디어 운영 업무입니다.

파운더 및 멘토 여러분, 또한 필진 여러분을 위한 행사 기획 진행 등도 함께 합니다.

물론 파운더를 비롯한 벤처스퀘어 여러분들은 멘토링을 수행할 벤처를 고르고 투자를 직접 수행하거나 투자자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 파운더 자리는 열려 있습니다. ^^ 환영합니다. 단, 10인 이내 구성을 원칙으로 합니다. 물론 상호 검증되어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 필진 자리 역시 열려 있습니다. 추천도 환영합니다. 기존에 블로그를 운영하시던 분들께서는 콘텐츠를 기부하는 방법이 가장 편하실 겁니다. editor@venturesquare.net 으로 기부하실 내용이 담긴 블로그 주소나 링크를 보내주세요. 편집인이 올려드립니다. (벤처스퀘어 참여 http://venturesquare.net/notice/75 )

* 멘토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서 실무에 능통하신 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천 바랍니다.

* 주변 얼리 벤처 소개해주세요. 직접 기고도 가능하다고 알려주세요. 보도자료도 보내주세요.

* 벤처스퀘어 시작과 함께 할 미디어 운영 편집인 추천 바랍니다. (잡지 기자 출신이면 좋겠군요. ^^) mse0130@gmail.com <- 제 메일로 추천해주세요~ ^^


나태해질 겨를도 없이 벌써 여름을 예약하는 6월이 선거와 함께 코앞이네요. 개인적으로 결혼 10주년이 6월 3일인데요. 정말 없이 시작한 신혼 때 아내에게 결혼 10년이 지나면 우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과장되게 약속했던 기억이 나네요. ^^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으로 열심히 도전해볼까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분들이 더 재미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늘 자극 받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역사로 남겨지길 바라며...
2010년 5월 마지막 날 새벽에...
* 관련 기업과 기관의 제휴, 스폰서 도움 바라고 있습니다. ^^ 우리도 마음만 풍요로운 벤처라서~ㅋ

역사 속으로 묻혀질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지금까지 촤중우돌하며 봐온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의 활력을 믿고 있습니다. 미약하지만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 번 바닥에서 젊은 창업자들의 꿈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기회가 있다고 믿습니다.

벤처인들이 다시 서고 망가질 때 벤처스퀘어는 이들을 부축하고 어르고 달래주는 '형님'이 되고 싶습니다. 저 멀리 '스승'이기보다 가까이서 잔소리해주는 '형'이고 싶은 겁니다.

희망을 품고 움직이되 냉철하고 현실적인 분석력, 풍부한 경험과 통찰력으로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좀더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들의 실패 속에서도 '형'들과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있기에 더 강한 네트워크를 맺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즈니스가 망가져도 인간 관계가 망가지지 않는 세상을 꿈꿉니다. 혁신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라는 말이 헛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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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0/05/31 02:29 2010/05/31 02:29

SNS의 원조 한국이 왜 뒤졌냐고?

Ring Idea 2010/05/24 02:32 Posted by 그만
오랜만이다. 싸이월드를 이야기하는 것은. 밤 늦게 몽양부활님의 흥미로운 글을 접했기 때문이다. 모두 일독을 권한다. 조만간 매일경제에서 기사화되겠지만(이미 된 것이라고.. ^^) 미리 읽어보는 맛도 있을 듯하다. 제목부터 섹시하니까. 그리고 제목에 나와 있는 '왜'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면 다시 되돌아주길 바란다. 내 생각은 좀 다르니까.

'SNS 흥행' 한국, 왜 글로벌화에 뒤졌나?[고민하고 토론하고 사랑하고](수정된 제목)

일단 이 것도 읽어주기 바란다. 조금은 오래된(아마도 인터넷 세계에서는 조선왕조 시대쯤?) 이야기하는 것 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런 세상이 불과 6년 전 이었으니까 그리 오래 전도 아니다.

2003년도 블로그에 대한 트렌드에 천착하던 내게 2004년 소셜네트워크라는 트렌드는 새로운 먹잇감 같은 것이었다.(지금에서야 이야기지만 이렇게 기사에서 주저리주저리 구체적으로 설명해줘도 소셜 네트워크의 개념을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이 내 주변엔 거의 없었다. 심지어 기자들도... --;)

2004 키워드는「사이버 인맥 구축」

명승은 기자 (ZDNet Korea) 2004/04/16  

지난 해 이라크전과 함께 인터넷에서 강력하게 부상한 흐름이 블로그였다면 2004년은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ZDNet 등 주요 IT 외신들은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에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게 될 소셜 네트워킹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셜 네트워킹은 ‘인맥 구축’, ‘사회 연결망’, ‘지인 네트워크’ 등으로 불리며 올해들어 국내외 언론에서 주목하는 이유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인 구글(www.google.com)이 인맥 구축 사이트인 오컷(www.Orkut.com)이란 사이트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내년 이후에 이 사이트를 구글 검색 사이트와 통합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구글의 발표 이후 MS도 인맥 관리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임을 밝혔으며 야후도 자체적으로 인맥 구축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벤처 투자자들도 인맥 구축 사이트에 대한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이 분야는 제 2의 닷컴 신화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이란 직역하면 ‘사회 연결망’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의미로 보자면 ‘친구 맺기’나 우리식대로 ‘인맥 쌓기’, ‘인맥 구축’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중앙집중식 커뮤니티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란 것은 무엇일까.

소셜 네트워킹은 이용하면 누가 어떤 주제로 어떤 사이트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내 영역을 만들어 놓고 일차적으로 가까운 내 친구들을 끌어모은다. 개인을 중심으로 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내 영역에는 내가 가진 사상이나 생각, 일상 등을 솔직하게 기술할 수도 있고 이를 가까운 친구들에게 전파시킬 수 있다.

여기서 내 친구들도 따로 나와는 별도의 가까운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A와 B가 알고 B와 C가 서로 알지만 A와 C가 서로 모를 때 B가 A와 C를 서로 소개시켜줄 수 있고 A가 B를 거쳐 우연하게 C까지 도달해 친구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A, B, C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확대되면 몇 단계만 건너뛰어도 자기가 만나고 싶은 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연결 통로가 생긴다. 이른바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끼리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그 네트워크는 무한대로 넓혀지게 된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봐도 어디서 많이 보아 온 모델처럼 느껴진다. 바로 SK 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www.cyworld.com)의 모습이다.

싸이월드 신병휘 팀장은 “현재 전세계적인 키워드가 되고 있는 소셜 네트워킹은 이미 지난 98년부터 등장한 개념”이라고 말한다. 싸이월드가 처음 생긴 99년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셜 네트워킹 개념의 서비스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수익 모델의 부재에 따라 사업 축소나 서비스 폐쇄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이 신 팀장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마치 새로운 개념처럼 다시 등장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커뮤니티에 대한 욕구와 이를 사업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구글 등이 이 분야에 뛰어들 것이란 소문에 선점 효과를 노린 서비스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리라는 예상이다.

구글의 오컷과 비슷한 사이트로 유렉스터(www.eurekster.com)는 소셜 네트워킹을 활용한 기술적 진보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내가 처음 검색을 해서 원하는 결과를 찾으면 나와 연결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검색할 것이란 가정 하에 그들에게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검색 결과를 최우선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이 같은 데이터베이스가 쌓이게 되면 각자 자기에게 최적인 검색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딱히 소셜 네트워킹이란 단어를 차용해 만들어진 서비스는 최근 새로 오픈한 플레너스의 하이프렌(hifren.mym.net)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블로그처럼 개인 영역에 자신의 일상들을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이 정보를 짝꿍, 인맥, 비공개, 모두 공개 등으로 단계별로 공개할 수 있다.

최근 ‘카페’라는 이름을 놓고 다음(www.daum.net)과 신경전을 펼쳤던 NHN의 네이버(www.naver.com)도 블로그와 카페를 연동시키면서 초기적인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자동 주소록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쿠쿠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면서 올해 안에 이를 대폭 개선한 버전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소셜 네트워킹 분야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어느 때보다 의기양양한 쪽은 싸이월드이다. 이미 미니홈피라는 개념을 성공시키면서 친구끼리 촌수를 맺어 서로 연결시킨다는 개념으로 65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데다 최근에는 하루에 3만 5000명에서 4만명 가량의 추가 회원이 등록을 하는 등 비로소 전성기에 진입했다는 자체 분석이다.

신병휘 팀장은 최근의 싸이월드 붐에 대해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상 처음에는 네트워크가 서로 이어지는 고리가 적고 지인 폭이 넓지 못해 비즈니스 모델로서 가치가 떨어지지만 일단 개인이 개인을 다단계 방식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탄력이 붙으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각 개인끼리 서로 아는 사이로 묶여 있어 이를 이용한 기업 프로모션이나 연예인, 정치인 등의 개인 홍보가 이뤄져도 스팸메일과 같은 거부감이 없어 효과가 더 높다는 것이다. 싸이월드는 이같은 효과를 내다보고 기업에게도 개인과 같은 방식의 홈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업 홈피는 자체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어 사이버 입소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최근 영화배우 '최성국'이나 정치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경우에도 홈피를 이용해 사이버 지지자들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최근에는 일본이나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문의전화가 줄을 잇는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사실상 싸이월드가 다른 나라에서 본받을만한 사이트가 없는 것도 다른 나라에서는 같은 개념으로 시작해도 수익 모델 개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도 2003년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을 했지만 미니홈피라는 쉽고 편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밀 수 있는 개인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최근 커뮤니티와 블로그의 만남이나 모바일 기능의 강화, 메신저 기능과의 연계 등은 모두 궁극적으로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기술적인 진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 대학연구소가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한국인의 ‘사회 연결망’을 조사한 결과 ‘3.6’이라는 수치가 나왔다. 전혀 모르는 사이라도 서너 다리만 거치면 다 알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1960년대 시행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다리’ 개념으로 보면 6다리를 거치면 아는 사람과 만난다고 한다. 사이버 세상에는 과연 몇 사람의 홈피를 거치면 전부터 아는 사람과 만나게 될까? @


늘 옛날에 쓴 기사는 쑥쓰럽지만 지금봐도 재미있는 마무리였다는 생각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고나 할까.

눈치 챈 사람은 있겠지만 앞의 몽양부활과 내가 오래 전에 썼던 기사에서 간과한 것이 몇 가지 있다. 바로 트렌드와 문화는 조금 다른 것이라는 점이다. 트렌드는 짧은 반복 주기를 갖고 있지만 문화는 아주 긴 흐름으로 움직인다.

싸이월드의 글로벌 진출 실패 원인을 웹표준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일 뿐'

몽양부활님은 '폐쇄'와 '오픈'을 테마로 싸이월드의 흥망성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싸이월드의 국내에서의 흥함의 원인과 아직까지 살아남은 이유는 남보다 월등한 폐쇄성 때문이었다. 또한 당시 관계자의 말을 빌어 싸이월드가 웹표준을 따르지 않아 개방 자체가 어려웠다는 토로는 본질을 완전히 오판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계로 나가기 위해 웹표준을 지켜야 한다는 어떠한 조건도 없다. 단지 당시의 웹 2.0 트렌드였을 뿐.

페이스북의 F8은 페이스북의 표준일 뿐, 웹표준과의 일부 호환성을 지닌다는 의미 외에는 표준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연계 전략일 뿐이다. 오픈소셜이 더 개방적인 표준이지만 이 역시 산업계에서 통하는 서로 인정하는 표준일 뿐이다.

당시 싸이월드는 '웹표준'이 안 돼 있어서가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전략적 마인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미국에서 런칭한 싸이월드는 액티브X 없이도 잘 돌아가게끔 만들어졌었다)그 이야기는 얼마 전 소개한 시몽 뷔로 회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 세트>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글로벌 진출을 직접 도와주었던 자문역이기도 했다. 여기서는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말기로 하자.

어쨌든 싸이월드가 왜 글로벌화에 실패했느냐는 솔직히 내 관심사는 아니다. 뭐 실패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싸이월드를 국가대표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다만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영역이 어떻게 진화되어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뿐이다. 그래서 몽양부활님의 문제제기에 급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몽양부활님이 제기한 "토종 SNS가 파고들기엔 성벽이 너무 높았다.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이라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라는 아쉬움에 대한 대답을 하고 싶었다.

쉽게 이야기하자. 토종 SNS란 것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싸이월드는 과연 원조인가? 답은 쉽다. 심하게 말하면 싸이월드는 짝퉁으로 운 좋게 성공한 카피 서비스였다. 조금 순화해서 말하면 미투 서비스였다.

너무 독한가? ^^; 아주 순화하면 벤치마크를 잘 한 서비스... 정도? ^^;

SNS 원조를 굳이 따지자면 적어도 우리나라는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원조라고 불리는 곳은 사실 따로 있다. 홈페이지 서비스에서 각 개인 홈페이지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갖고 있었던 트라이포드닷컴(또는 트라이팟닷컴, Tripod.com)까지 포함시키긴 힘들겠지만 클래스메이트(Classmates.com)라는 서비스가 이미 1995년에 만들어졌다. 딱 봐도 아이러브스쿨이 벤치마크한 서비스다. 더구나 아이러브스쿨은 1999년에 개설됐다.(연도와 상관 없이 모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사업을 우습게 보지 마시길... 그런 사전 조사도 없이 사업을 시작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1997년에는 소셜 네트워크, 즉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여러 논문이 이 사회과학적 성과로 주목받았던 시기였다. 이를 서비스로 구현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식스디그리즈닷컴(SixDegrees.com)이었다. 개념상 커뮤니티보다는 지인의 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기 때문에 지금의 SNS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는 당시 학연, 지연, 혈연에 대한 사회적인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마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악용과 함께 거부감이 가득할 때였다.

자, 누가 따라한 것일까? 아이러브스쿨은 당시 다모임을 비롯한 프리챌 등도 모두 1999년 설립됐다. 싸이월드 역시 1999년에 설립됐으니 SNS 원조 논쟁은 이미 의미 없다.

그렇다면 '미니홈피'라는 독창적인 서비스가 있지 않냐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미니홈피'라는 개념이 과연 완전하게 '독창적이었느냐'라고 묻는다면, 글쎄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당시 커뮤니티 서비스의 흐름도도 이해하면 재미있을 것이다.

먼저 아이러브스쿨의 '향수'와 '관계 복원' 전략은 주효했다. 1999년 닷컴 버블과 함께 2000년 엄청난 사회적 주목을 받게 되고 오프라인에서 끊어진 관계를 복원시켜주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들을 낳게 되었다. 그러나 모교에 대한 애틋한 정은 당시 많은 사람들의 관계를 복원시켜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의 커뮤니티로 정착되어 유지되기 힘든 한계성을 함께 내포하고 있었다. 모교에서 보고 싶은 사람은 사실 몇 안 되었고 보고싶은 사람을 만나고 나서 그다음에 이 사이트에서 머물러야 할 이유가 상실되는 묘한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커뮤니티 서비스로 비슷하게 시작했지만 한 번도 시장내 1위를 해본 적 없던 다모임은 이런 상황에서는 돌파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 학교를 매개로 한 관계 설정을 아예 개인 중심으로 돌려 프로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이름하여 아이스타일이란 프로필 서비스와 이름도 익숙한 '미니룸'이었다. 이 때가 2002년 9월. 이 아이스타일과 미니룸은 당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비슷한 시기에 '프로필 서비스'의 하나였다.

두 서비스는 사실 서로 벤치마크하며 당시 같은 업종에 있으면서 기술적으로도 상호 교류하기도 했다. 따라서 표절과는 다른 의미를 갖고 있었다. 이 두 서비스는 안타깝게도 규모면에서는 프리챌 서비스의 발끝도 못따라가는 듣보잡 서비스였으므로 어찌보면 동지 의식이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운명의 2002년, 월드컵만 이슈는 아니었다

2002년은 미국에서 프렌드스터(Friendster.com)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시기였고 SNS 서비스라는 분야 역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었다. 이후 2003년 마이스페이스(myspace.com)가 설립되고 이후 2004년부터 페이스북 등 서비스가 등장해 본격격적인 SNS 트렌드가 이어졌다.

2002년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 커뮤니티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바로 2002년 11월 프리챌의 유료화가 전격 단행되었던 것이다. 수많은 카페가 당장 문을 닫게 되었고 프리챌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 탈출구 중 하나가 바로 싸이월드였다.

프리챌은 사실 이 사건 이전에도 싸이월드 미니홈피 서비스를 표절하여 법원의 서비스사용금지가처분신청까지 제기 당하는 등 하위 서비스였던 싸이월드를 오히려 도와주는 발판이 되어버렸다.

어쨌든 프리챌이라면 부러움과 시기를 갖고 있었던 싸이월드로서는 당시 프리챌의 유료화 선언은 절호의 기회였다. 싸이월드는 프리챌의 당시 실기를 역이용해 "싸이월드 평생 무료화"를 선언해버렸던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싸이월드는 SNS로 개념을 잡고 시작한 서비스가 아니라 동아리 서비스로 출발한 커뮤니티 서비스였다. 싸이월드는 프리챌 커뮤니티를 안전하게 이사해올 수 있는 툴이 개인에 의해 제공되기도 했다.(나중에 아프리카로 유명한 나우콤이 '홈피'라는 블로그+미니홈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싸이월드 데이터를 옮겨오는 이사툴을 제공하기도 했으니 세상은 참으로 돌고 돈다. ^^)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여전히 '듣보잡' 서비스였지만 일단 계정이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 이것저것 둘러보게 된 사용자들은 미니홈피가 자동생성되었는데 남들도 보는 미니룸과 프로필 서비스와 다름이 아닌 미니홈피가 너무 썰렁한 것을 참지 못했다.

운대가 찾아오려 했나보다. 싸이월드는 2001년 10월 사용자에게 '정액'이 아닌 아바타에게 옷을 입히고 액세서리를 사서 미니룸에 놓을 때 결제할 수 있는 도토리 서비스(이른 바 선물가게)를 시작했다. 이 역시 2000년 말 네오위즈의 온라인 캐릭터인 '아바타' 서비스의 유료화를 벤치마크한 결과였다. 2001년 10월에는 네오위즈는 아바타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시점이기도 했다. 싸이월드의 매출은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사를 자본잠식 위기의 상황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당시 가시적인 매출 성과는 수익모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며 SK컴즈가 합병을 결의하게 된 배경이 된다. 2003년 SK컴즈로 합병되면서 서비스 이용자가 순식간에 3배 가까이 늘면서 싸이월드는 세간에 '성공한 서비스'로 불리기 시작했다. 위의 기사는 2004년 절정을 향해 치닫던 시기에 쓰여진 기사라서 그 분위기를 전달하기 충분할 것 같다.

싸이월드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의 이면에는 이런 시대적인 배경이 깔려 있었다. 따라서 모든 성공이 그렇듯이 싸이월드만의 독창성과 우수성이 싸이월드의 성공을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도 오는 법이니까) 적어도 '토종', '원조'라는 말을 듣기에는 뭔가 쑥쓰럽지 않을까 싶다.

환상계와 현실계, 개인 관계 형성 문화와 심리

기실, 해외 서비스에서 싸이월드를 벤치마크했던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았다. 이 도토리 서비스의 기가막힌 성공이었다. 사람들이 왜 가상의 상품인 미니룸 액세서리와 미니미 캐릭터 옷을, 그것도 일정한 기간 동안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결제를 하는지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그리고 '파도타기'를 통해 친밀함을 과시하고자 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특성을 흥미롭게 보았던 것이다. 싸이월드의 '기술?' '표준화'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그것을 해외 사용자들이 요구하지도 않았다.

2004~2006년 싸이월드의 전성기를 거쳐 지금은 차분해진 싸이월드를 누구는 실패한 서비스라고 하고 누구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진 서비스라고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싸이월드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아직까진 한국인이, 그것도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가끔 해외 SNS와 국내 SNS의 차이를 묻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그걸 왜 구분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답은 해줘야 하겠기에 '환상계'와 '현실계'의 묘한 엇갈림이라고 답하곤 한다.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 분류법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굳이 설명하자면 싸이월드는 실명제라서 이미 노출돼 있는 자신의 일부분이 과장되도록 부각하는데 몰입한다.

나르시즘을 강화시키는 '얼짱각도'라든가 근사한 '스크랩', 그리고 자신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주는 아이콘 정보나 관계를 과시하는 일촌 파도타기 등이 그런 환상계로 안내한다. 반면 싸이월드는 오프라인의 관계가 직접 반영되어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한 행위보다는 기존의 현실계 관계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서양 SNS는 오히려 실명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기 스스로를 현실계로 드러내기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 생얼을 드러내고 자신의 활동과 자신의 주변을 드러내 자신의 존재가 현실임을 인지시키려는 노력을 한다. 가끔 그 동네 서비스를 보다 보면 주근깨가 드러난 당당한 프로필 사진에 기겁하는 이유다.

반대로 관계는 철저하게 환상계다. 뉴욕에 있는 사람이 저 멀리 캘리포니아에 있는 친구를 새로 사귀고 그 친구를 거쳐 저 멀리 유럽에 있는 친구까지 이어진다. 현실적으로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모두 친구다. 이들의 관계는 '환상계'에 놓여 있다.

상호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싸이월드 '일촌'은 '친함'을 의미하지만, 일방향 관계로도 충분한 페이스북 '팬 되기'는 '관심'을 의미한다. 이것은 서비스의 본질적인 차이일 뿐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마늘장아찌가 왜 세계화 되지 않는지 의문을 갖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것이다.

해외에서는 그들에게 맞는 서비스가 있는 것이고 그들은 그런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연령대별 선호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아래 그림과 같이 여전히 싸이월드와 가장 유사한 '베보', '마이스페이스'는 어린 연령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들에게 이미 쓸만한 서비스가 있는데 해외에서 날리고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그 서비스로 옮겨 탈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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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조금 멀리 돌아왔는데 앞으로 돌아가서 몽양부활님의 기사 "SNS 원조 한국, 왜 뒤졌나?" 제목이 수정되어 기사화되길 바란다. 한국은 SNS의 원조도 아니고 뒤지고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뒤졌다'는 의미는 '사업의 규모' 면에서만 의미가 있는 말일 뿐, 싸이월드는 여전히 인터넷 세상에서 '성공한' 서비스임에 분명하고 아직 실패한 서비스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만한 듣보잡 서비스로 전락하지도 않았다. 단지 시대와 트렌드와 상황적인 비즈니스 판단에 의해 옛 영광을 뒤로 하고 있을 뿐이다. 인터넷 서비스가 정점을 찍은 뒤에는 내려가야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는가.

* 어느 트위터의 말대로 "대한민국 영진위 시나리오 심사 0점에 빛나는 이창동 감독의 '시'가 칸느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냥 다른 것 뿐. ^^

* 뭐야... 이거 땜에 너무 늦어버렸잖아! ㅠ,.ㅠ 아... 졸려서 이만...

* 덧, 역시 밤에 쓰면 오탈자에 비문이 양산될 수밖에 없군요. ^^; 몇 가지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2010-05-24 오전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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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02:32 2010/05/24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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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e잉크 기반의 전용 단말기 시장은 그다지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편견이 많이 들어간 리뷰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랍니다.

가볍고 확실히 눈이 편하다. 화면전환은 물론 기능 구현은 답답하다.

한 달 여 지난 시점인 거 같다. 비스킷을 받아들고 출퇴근을 시작한 것이. 인터파크 비스킷은 단순히 e북 단말기가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유통사가 직접 기획한 전용 단말기 이름이자 차세대 e북 플랫폼 서비스다.

인터파크INT 도서부문(이하 인터파크 통칭)에서 그렇게 말했다. 비스킷은 현재 유통되는 e잉크가 적용된 단말기 말고도 아이폰용과 아이패드 어플 등을 제공하는 멀티 플랫폼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아직은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용이 나와 있지 않으니 섣불리 미래를 이야기하진 말자. 지금 나와 있는 비스킷 단말기만으로도 할 말은 넘쳐나니까.

우선 이런 종류의 e북은 애초에 미리 내놓든가, 아니면 아예 꺼내지도 말았어야 했다. 더구나 이런 엉망진창 인터페이스의 키패드는 누가 디자인했는지 당장에 감봉을 시키든가 다른 일을 시켜야 할 것 같다. 야속하다고? 어쩌겠는가. 이토록 엉터리 키패드 디자인과 엉망진창 인터페이스에 질려버렸는 걸.

e잉크 디스플레이의 속성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마존의 킨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으며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아이리버, NUTT에서 만든 제품과 비교해봐도 거기서 거기다. 문제는 e잉크 특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극명하게 나뉜다는 것이다.

먼저 장점으로는 e잉크는 눈이 편안하다.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저전력 구조다. 움직임이 없는 정지 화상의 디테일과 명암이 뚜렷해 만화책도 인쇄한 것과 큰 차이 없이 볼 수 있다. 백라이트가 없다는 것은 단점이라기보다 장점에 속한다. 깜빡임은 없다. 화면 전환을 위한 것 말고. 단점은 이런 장점들 때문에 있는 것이다. 눈이 편안해야 하니 LCD의 장점인 '발광체'가 아니라는 점이고 이는 역동적인 장면이나 컬러와 디테일한 해상도를 구현하기 힘들다.

e잉크에 대한 호불호는 책을 자주 읽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스마트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요즘 들어 비스킷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마다 누구나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눌러보거나 이리저리 손가락으로 터치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벌써부터 터치 디스플레이를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구나 하는 것과 어차피 책을 읽으면서 빠른 반응 속도를 찾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요구인지에 대한 간극 같은 것이다.

이런 건 받아들여야 한다. e잉크는 원래 그렇다. 아마 향후 수년 동안 e잉크는 느린 반응 속도, 저해상도, 저전력, 제한적인 색표현 등을 단점으로 안고 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e잉크가 LCD나 LED와 다르게 전자책 산업계에서 환영받는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술적인 한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 그래서 'e잉크 기반의 비스킷'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키패드는 극악의 사용성을 보여준다. 쉽게 상상해보면 왼쪽과 오른쪽 위에 큼지막한 'Next' 버튼이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아래 쿼티 방식의 키패드의 존재만으로도 기본적인 입력은 끝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최소한 '인터페이스'란 것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좌우상하' 화살표가 작은 것은 둘째치고 '엔터'키가 화살표 바로 옆에 조그많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건 제조사나 인터파크 측에서 제아무리 '사용자를 배려했다'는 식으로 변명해봤자 열이면 8, 9명의 사람이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고 아예 '왜 이렇게 했는지' 이해 조차 하려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가로보기에서는 아예 메뉴가 눌러지지도 않는다.

반대로, 기본적인 '비스킷 서비스'는 만족스럽다. 인터파크 서비스에서 책을 고르고 비스킷에 담기를 눌러 놓으면 비스킷을 켜고 업데이트 기능을 작동시키기만 하면 손쉽게 전자책을 받아볼 수 있다. 3G망을 이용하고 더구나 무료이니 편리하고 만족스럽다. 아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용 비스킷이 나온다면 더욱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신간이 적다는 투정이나 베스트셀러가 적다는 불평은 솔직히 인터파크에 대놓고 불평할 일만은 아니다. 전반적인 전차책 시장에 대한 고민 때문이기 때문이다. 인터파크가 '비스킷 플랫폼'을 구상하면서 '비스킷 단말기'와 '비스킷 전자책 유통 플랫폼'을 동일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차라리 e북 비스킷 리더기는 다른 이름을 부여하고 비스킷 플랫폼 서비스는 좀더 포괄적인 브랜드 전략을 구상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북 비스킷 리더를 만져보고 실망하게 될 소비자들에게 적어도 추후 멀티 플랫폼에 대한 기대라도 갖게 할텐데...

정리를 해보자면, 인터파크가 의도한 비스킷 플랫폼은 편리한 전자책 유통 플랫폼 서비스였을 터였을 것이지만, 비스킷 전자책 리더기는 멀티미디어 스마트폰과 터치 디스플레이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는 얼리어답터는 물론 전통적인 책을 좋아하는 다독가들에게도 그다지 매력적인 제품이 아니다. 단지 '눈이 편안한 오래 가는 책 보는 기기'라는 장점 말고는 딱히 내세울 것이 애매한 기기를 내놓고 말았다.

하지만 비스킷 서비스가 견지해야 할 것은 편안한 기기에 대한 기대를 얼른 접고 좀더 나은 유통방식과 좀더 획기적인 콘텐츠 수급 방식 확대를 기획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디스플레이가 단순히 TV와 PC 정도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 디스플레이(또는 전자책 전용 단말)가 추가되면서 4스크린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통신사들과 경쟁하려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편리함'과 '일관성'이기 때문이다. 비스킷 단말기가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비스킷 서비스가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조건은 사실 인터파크가 만들기 전에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가 진정한 숙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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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2 05:16 2010/05/22 05:16

미래 스마트 TV의 조건 5

Column Ring 2010/05/21 23:21 Posted by 그만

구글이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구글TV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렸다. 물론 이런 식의 공략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어 온 웹 진영의 거실 점령전의 3차 버전 쯤 된다고 볼 수 있다. PC 진영에서 이미 거실 점령을 시도했지만 TV카드에 머물러야 했으며 반대로 통신 진영에서는 인터랙티브 TV를 셋톱박스를 통해 전달하기 위한 시도를 IPTV라는 형태로 진행했지만 너무 늦게 시작되어 그 가능성을 꽃피우기도 전에 허덕거리고 있는 시점이다.

3차 버전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끈질기고 가장 역동적인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거물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 운영체제에 TV에 연결해서 볼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시나리오를 들이대 '윈도우 미디어센터'라는 저주받은 걸작을 내놓았던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시작되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기술을 보여주는 전시관 이름이 '홈'이며 거실과 주방은 신제품을 적용시키는 주된 공략 대상이다.

IBM 역시 인터넷과 TV와의 결합은 너무나 당연한 결합으로 믿고 지난 수년 간의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으며 TV에 새로운 PC와 유사한 두뇌를 공급하기 위한 인텔의 노력도 가전사의 입맛에 맞는 대량생산을 위한 '원가 절감'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거실 점령을 위한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기술은 그동안 시큰둥했던 가전사들의 마음도 움직이면서 삼성 야후!위젯TV 등의 시제품을 거쳐 삼성 인터넷@TV라는 새로운 진영을 갖추게 되었다.

2009년 인터넷과 TV의 만남을 보여주었던 [인터넷@TV 동영상]을 보면 인터넷과 TV는 이제 유기적인 연결성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또한 삼성은 여기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마켓인 앱스토어 개념을 더해 새로운 영역에 대한 진출을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단순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보여주게 되었다. 누구는 아이패드를 '킨들 킬러'라는 별명 처럼 역동적인 전자책 개념으로 설명하려 하는 것 같지만 미안하게도 이 아이패드는 그렇게 단순한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이 디스플레이 개념은 이미 상당히 오래 전부터 업계가 줄기차게 노력해온 디스플레이 단말의 모습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03년 사업을 포기하면서 그동안 태블릿 PC쪽으로만 진행되어 온 스마트 디스플레이 사업은 국내 삼보와 LG 등이 시도했다가 초라하게 막을 내린 바 있다.

애플 아이패드 데모 설명 때 주목할만한 영상이 짧게 스치듯 지나가는데 이 장면은 TV와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스포츠 기록을 분석하고 스포츠 판타지 게임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었다. 추후 애플 TV의 새로운 버전이 나와보면 아이패드의 역할이 좀더 분명해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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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구글의 차례가 된 것이다. 구글은 지금까지 나온 거의 모든 스마트 TV의 개념을 총 집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혹자는 이런 모습을 '트렌드 짬뽕'으로 폄훼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구글의 확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충분할 것 같다.



구글 TV 보도자료를 요약한 뉴스 형식으로 풀어보면 이렇게 적을 수 있겠다.

구글TV, 거실 침공 본격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구글TV가 마침내 공개됐다. 구글은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대회(Google I/O Conference)에서 업계 대표 기업들과 공동으로 구글TV 개발을 위한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TV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방송과 인터넷 콘텐츠 모두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인텔, 소니, 로지텍, 베스트바이, 디쉬 네트워크와 어도비 등의 협력사와 긴밀한 구글TV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구글TV의 개략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양을 공개했다. 먼저 최근 스마트폰에 사용되어 주목받고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기반하며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한다. 이른 통해 사용자는 기존의 모든 방송을 시청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어도비 플래시 콘텐츠 역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플래시를 배격한 애플과는 차별화를 시도하게 된다. 또한 인텔사의 최신 가전제품용 칩인 아톰 프로세서 CE4100를 탑재하여 홈시어터 수준의 A/V 환경을 구현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소니와 로지텍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구글 플랫폼을 적용한 구글 TV를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제품이 출시 시점에는 위성 TV 업체인 디쉬 네트워크와 협력해 수백개의 채널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구글TV 보도자료 전문 펼치기..


일단 소비자로서, 그리고 콘텐츠 미디어 업계 종사자로서 이러한 거실 쟁탈전은 매우 흥미로운 사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만족할만한 스마트한 TV를 본 적이 없다. 또한 거실 속 세상이 펼쳐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하기에 우리의 TV 시청 습관은 너무나 수동적이다. 검색 입력 방식 개선과 콘텐츠와 어플리케이션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거실에서 여러 명이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 채널 돌리기 이상의 다른 조작이 그리 쉽게 받아들여지진 않을 것이다.

구글이든 어디든 사실 궁극적으로 거실을 타깃으로 한다는 것은 스마트한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TV의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또한 사용자 경험의 연속선에 자신의 서비스가 배제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아이템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자기방 PC와 모바일, 그리고 거실에서 같은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면... 이란 상상은 서비스 사업자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TV를 점령하게 될 미래의 TV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도 '스마트 TV'라는 용어가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용어를 사용해 미래의 TV 모습을 현재의 사업적 현실성과 접목해 상상해본다면 다음과 같은 5가지 조건을 갖춘 TV를 스마트 TV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 지역 차별 없는 전 지구적 콘텐츠
TV와 공중파는 전통적인 로컬 비즈니스다. 즉, 해당 지역, 국가에 한정하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전파보다 광범위한 매개체가 없던 시절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그 광범위한 전파적 특성은 영향력을 일시에 확보할 수 있는 권력이 되었고 이는 '전파'라는 공공재를 활용한 것이어서 유한한 전파 자원을 국가가 관리하고 이를 활용할 권리를 부여받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집중도가 높고 타 지역과의 단절을 통해 안정적인 경쟁 환경을 만들 수 있었고 이는 정부의 규제와 통제, 그리고 감시를 받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공중파의 영역을 넘는 전지구적인 매개체가 등장했으니,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전지구적인 전파 영향력을 지닐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유튜브가 인도의 크리켓 전경기를 중계하고 U2 공연을 실시간 중계하면서 이미 영상 콘텐츠는 이미 국경이나 지역적 한계를 손쉽게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향후 나오게 될 모든 스마트TV는 이러한 전지구적인 콘텐츠를 실시간 중계해주는데 주력할 것이고 이는 기존의 공중파 TV 진영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기억하라. 이미 유튜브에서는 HD 영상과 3D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2. 3D 공중 마우스 콘트롤러
이번 구글TV의 발표를 보면서 로지텍이란 회사가 들어 있다는 것을 보면 손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동안 PC와 TV를 구분짓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입력하는 도구'의 차이였다고 할 수 있다. PC는 키보드를 두고 직접 무언가를 입력하여 아웃풋을 받는 구조였다면 반대로 TV는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를 정하는 아주 단순한 채널 선택 정도가 '입력'이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디스플레이가 그 특성을 잃어가고 타 매체적 특성들을 흡수하고 융합하면서 입력에 있어서만큼은 '높은 자유도'를 원하게 될 것이고 이는 '음성입력' 또는 무선 키보드와 '제스처 입력이 가능한 3D 공중 마우스 콘트롤러가 대중화되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본다. 이미 우리는 이런 양상을 닌텐도 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3. TV 앱스토어
삼성이 CES에서 야심차게 앱스토어 개념을 적용한 인터넷@TV를 선보였는데 허무하게도 우리의 기자님들은 3D TV에만 현혹되어 기사를 쏟아내셨다. 3D TV는 콘텐츠와 단말 산업의 합작품이라면 인터넷@TV 개념은 서비스와 콘텐츠, 그리고 통신과 단말 산업이 모두 포괄되는 광범위한 산업적 파급력을 가졌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단편적인 인상'은 3D에 꽂혀 있었고 마침 아바타는 전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TV 앱스토어가 삼성전자의 당초 취지와는 별개로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긴 하지만 그 방향성만큼은 대세를 이룰 것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스마트폰에서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 즉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들이 빠르게 멀티 플랫폼화되고 있는 양상을 볼 때 TV로의 진출은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4. 소셜 커뮤니티
소셜 커뮤니티, 또는 소셜 미디어, 소셜 네트워크의 새로운 시프트업(단계도약)은 역시 TV 속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거실 1 TV를 상정한다면 개인의 이용을 상정한 소셜 서비스와의 연동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사실상 우리는 1인 多TV 시대에 진입해 있다. TV 단말기는 개인화되고 있다. 따라서 거실 TV는 그 중심에 있는 홈 허브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트위터와 위룰 같은 서비스는 당장에 TV와 접목해도 어색하지 않은 서비스가 될 것이며 단체로 머리를 싸매고 하게 되는 역할 게임이라거나 단체로 몰입하는 캐주얼 게임 등도 소셜 커뮤니티와 엮이면서 TV를 다기능 단말기로 인식하게 해줄 것으로 본다. 콘텐츠의 개인화는 좀더 가속화되며 개인 방송국의 다수 출현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될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으로도 '무엇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5. 주변 기기와의 결합 연동
무엇보다 스마트폰, 스마트디스플레이와의 연동, 그리고 계정을 통한 동일한 사용자 경험, 동시적인 콘텐츠 전송에 있어서 TV는 주변기기와의 연동성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시기가 되었다. IPv6의 보급이 거의 완성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주목할만한 상황이다.

각 기기가 독자적인 주소와 계정을 부여 받는 상황이며 이 기기들은 상호 간섭과 연동, 전달을 유기적으로 가져갈 것이다. 독자적인 플랫폼에 특정한 기기만 사용되는 상황보다는 소프트웨어든 서비스든 각 단말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환경은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4스크린 전략은 데이터 전송량의 폭증은 물론 기기간 일관된 사용성을 제공해야 하고 콘텐츠의 유기적인 연결성 역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은 아마도 앞의 스마트 TV의 조건들과 달리 가장 길고 지루하게, 그리고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KT나 SKT 등의 대형 통신사들의 의지에 따라 의외로 쉽게 구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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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0/05/21 23:21 2010/05/21 23:21
* 이 인터뷰는 삼성전자 갤럭시 A를 출시 2주 전부터 미리 사용해본 허진호 팝펀딩 대표의 개인적인 품평을 위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삼성전자 갤럭시 A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화창했다. 5월 3일, 추운 4월을 보내고 나니 급작스럽게 봄 기운이 나른하게 퍼지기 시작한 날이었다. 허진호 대표를 만나기 위해 오리역에서 내린 날은.

팝펀딩 대표이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이기도 한 허진호 대표는 네오위즈 게임즈 건물이 있는 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예전에 지어진 건물이라는데 내장이 워낙 깔끔하게 리뉴얼 돼 있어서 인상 깊었다.

1층에서 전화를 하고 올라가서 허진호 대표와 간단히 인사를 하고 커피를 권해 인터넷 기업들의 로망 1층 카페로 향했다. 널직하고 아늑한 의자, 그리고 맛있는 커피 냄새. 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허 대표와 필자는 "무엇보다 큰 회사의 장점이죠"라는 말로 벤처와 대형 IT 기업을 넘나들었던 잠시의 추억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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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이었다. 허 대표의 사무실은. 역시 깔끔하게 정돈된 백색 벽을 지나 그의 방에 자리를 잡았다. 먼저 근황 이야기를 이어갔다. 최근에 아직은 네오위즈 인터넷 대표로 이름이 올라와 있지만 조만간 손을 떼고 지온인베스트먼트라는 네오위즈가 주도하여 만든 벤처 캐피탈 대표직을 겸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필자와 마주 앉은 탁자 위에 스마트폰 두 개를 떡 하니 내려놓는다. 자연스레 서로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돌아섰다.

일상생활의 마법과 같은 변화, 스마트폰아! 반갑다
이미 팜 파일럿(아~ 이 얼마나 오래된 추억의 이름인가) 시절부터 PDA를 쓰기 시작하면서 일정관리와 주소록 관리를 시작하면서 PDA를 손에서 뗄 수 없었다는 그. 아마도 그 시절의 얼리어답터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IT 관심사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면 PDA와 아웃룩 연동(싱크)를 한 번 하고 나서 헤어나올 수 없는 '싱크병'에 걸리고 말았으리라. 주소록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용도에 맞게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이 속속 나오면서 하드웨어의 단순한 성능을 뛰어넘는 생활 속 필수품이 되어버리게 마련이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쓰기 시작하면 일반 기능폰은 그 어떤 것을 앞에 두어도 눈에 차지 않는다.

61년생인 그가 얼리어답터로 살아온 것은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고 새로운 곳에 몰두하다보면 손 안에 무엇인가 들려 있어야 하고 그의 머리 속에 정보를 집어 넣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여전히 종이에 '할 일' 목록을 적는 것이 더 편한 그에게 PC보다 스마트폰은 세상을 읽는 또 다른 창이다.

그의 아침 일과는 스마트폰으로 뉴스 읽는 것과 트위터로 주위 팔로워들의 의견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마주 앉은 둘의 나이 차이가 적지 않음에도 "스마트폰으로 인해 PC 사용량이 확실히 줄었다"며 서로 맞장구를 칠 수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시대를 살아가는 동질감 같은 것 때문이다.

그의 스마트폰에 대한 꼼꼼하고 세심한 비교, 그리고 날카로운 지적들이 연신 이어졌다. 작년에 이미 블랙베리와 아이폰을 경험해 본 그에게 삼성전자 갤럭시 A는 아무래도 이런저런 비교를 해주어야 할 의무감 같은 것이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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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A, 한국형으로 특화된 콘텐츠가 경쟁력 될 것"
그는 스마트폰 열풍을 이끌고 있는 외산폰과 갤럭시 A를 비교해달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7, 8할 정도 근접해 있다'라고 말한다.

"하드웨어는 역시 잘 만들었어요. 디자인도 날렵하게 잘 빠진데다 그립감도 좋고, 화면 밝고 카메라 기능도 뛰어나고..."

갤럭시 A의 안드로이드폰으로는 처음으로 채택된 화상통화 기능을 비롯해 DMB 기능, 또는 지하철, 버스 정보 등은 좋은 줄 알면서도 차를 운전하는 그로서는 딱히 사용하는 기능이 아니라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개인적으로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나로서는 '정말 한번씩 꼭 써보라'고 권했다. 스마트폰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나 같은 길치에게 낯선 곳에서도 방향감각을 잃지 않고 목표를 혼자서 찾아갈 수 있는 편리한 도구를 제공해주었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갤럭시 A의 아쉬운 나머지 2, 30%는 하드웨어 문제라기보다 현지 소비자에 특화된 서비스와 좀더 편리한 소프트웨어로 채워야만 하는 영역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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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의 말 뒤에는 '아쉬움'이라기보다 '기대'를 담은 충고가 이어진다. 이제는 하드웨어 하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네트워크의 시각으로 단말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어울려야 한다는 것은 최근 들어 그가 스마트폰 열풍을 바라보며 한국 IT에 고하는 일종의 애정어린 타이름 같은 것이다. 이외에도 시장 개척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면서 몇 가지 아쉬움 섞인 충고도 이어진다.



똑같을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의 특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좀더 사용자 친화적인 UX(사용자 경험)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외에도 갤럭시 A에서 기본 제공되는 사전이나 어학학습기, T-map, 오브제 등은 갤럭시 A에서만 볼 수 있는 기본 제공 기능이다. 기존의 삼성 풀터치 폰을 사용해봤다면 익숙한 햅틱 UI와 SKT와 삼성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바탕화면 위젯 기능 등은 쓰면 쓸수록 편리한 기능들이다. 실제로 필자는 '온라인신문협회', '연합뉴스' 같은 뉴스 어플이나 네이버 지도, 싸이월드, 미투데이 어플리케이션은 출퇴근 시간에 자주 손길이 가는 어플이다. 더구나 갤럭시 A에서는 멜론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음악이 무제한이라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갤럭시 A의 밝고 화사한 AMOLED 화면으로 즐기는 멀티미디어 기능과 사전, 지도 등 기본 내장돼 있는 각종 어플리케이션은 한국인의 생활 밀착형 스마트폰으로 손색이 없다. 이미 정전식과 감압식 디스플레이를 충분히 경험한 허 대표 역시 정전식 터치로 쿼티 자판을 치는 데 익숙해지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0분. 폭이 약간 좁은듯 하지만 정확도나 타자 속도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갤럭시 A 키보드에는 그동안 자주 사용하던 천지인 입력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소리와 진동이 키보드 입력과 동시에 느껴지면서 입력감이 꽤 부드럽고 느낌이 좋다.

물론 수많은 기기를 미리 써본 경험의 허 대표로서 아쉬움이 왜 없으랴. 그렇다고 어느 한 업체가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안드로이드폰이 갖고 있는 개방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오픈마켓의 성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의 급한 부분은 한국형, 또는 생활 밀착형 소프트웨어의 수급이라고 허 대표는 지적한다. 이 부분에서 삼성과 통신사 측은 갤럭시 A 출시를 계기로 한국형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상대적 열세를 빠른 시간 안에 잡기 위해 우리 생활에 좀더 밀착된 한국형 어플리케이션을 빠른 시간 안에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가능성 무궁무진한 안드로이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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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표는 안드로이드가 늦게 시작해 전열을 가다듬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평가한다. 아무래도 폐쇄형(적극 관리형) 모델을 채택한 아이폰 진영과 달리 수많은 이통사와 제조사들이 공동의 마켓을 지향해야 한다는 개방형 안드로이드 마켓은 그 한계만큼이나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그는 예상한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의 판매량을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일부 앞서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안드로이드는 빠르게 어플리케이션이 불어나고 있는데다 통신사와 제조사별로 특화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유연함으로 인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더 다양한 시장에 더 풍부한 소비자군에 접근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와 콘텐츠 생산자들 역시 폐쇄적이고 단일한 플랫폼 시장보다는 유연하고 확장성이 뛰어난 안드로이드 마켓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인터뷰 내내 허 대표의 입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는 더 편해지고 더 빨라지고 더 유용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어찌 보면 허 대표가 대단하고 화려한 기능을 요구하는 것만은 아니다. 허 대표는 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로 '이메일', '트위터', '범프', '에버노트', '페이스북', '포스퀘어', '문자' 등 온통 소셜 커뮤니케이션용 소프트웨어들만 꼽는다. 이들 소프트웨어들은 대부분 다중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어서 스마트폰이라면 어디서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그에게 수십만 개의 소프트웨어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똘똘한 몇 개의 핵심 서비스가 더 중요한 것이다.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과 시장의 발전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하는 그에게 스마트폰이 가져다 줄 미래의 더욱 편리한 정보 유통의 시대는 이미 현실 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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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0/05/20 11:19 2010/05/20 11:19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로 올라왔다. 이 기가 막힌 상황을 맞이하면서 깊은 상념에 젖어든다.

오랜만에 오른쪽에 보이듯 '민주주의 UCC 공모전' 광고도 걸렸겠다, 비오는 5.18 30돌인 날에 민주주의 2.0을 생각한다.(여러분도 참여해보시길. 당신의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오늘은 5월 18일. 소위 말하는 5.18 광주민주항쟁 30돌이다. 누구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사실상 총격전을 벌이는 등의 실질적인 무력 충돌이 있었으므로 '항쟁'이라는 단어를 동원하기도 한다. 또는 여전히 지난 30년 동안의 우리 언어 습관은 종종 '사태'라는 지금은 불경스러운 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언어는 그 시대를 함축적으로 알려주는 힘을 가졌다. 그래서 여전히 '폭동'으로 색칠하는 사람도 있고 '숭고한 항쟁'으로 미화하는 사람도 있다. 적어도 누구든 이제 그 당시 상황을 어렴풋이라도 이해하고 있고 최소한 그 상황이 국가 전복세력에 의해 권력이 총구를 시민들에게 겨눠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사건'으로 인지하고 있다. 지금 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는 많이 다르지만 TV 속 시위대와 군부대의 충돌 장면은 30년 전 그 날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대학 교정에서 봐야 했던 끔찍한 5.18 희생자들의 적나라한 사진들은 보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누구는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로 받아들이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민주화 운동과 연이은 민주주의가 뿌리 내려지는 과정을 거친 구호와 뜨거운 피로, 또는 최루탄을 뒤집어 쓴 몸으로 체험하는 시절이 지나갔다.

지금이 제아무리 예전의 독재시절이 그립다고 해도 되돌아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21세기형 새로운 압제가 시작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또 사실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늘 반동은 있었고 반동의 세월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역사는 진전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까. 향후 수십년이 이상하게 흘러가더라도 역사는 우리를 제자리에 되돌려 놓을 것으로 믿는다.

내게 있어서 민주주의는 '쟁취해야 하는 그것'이다. 하지만 그 쟁취에 대한 갈망은 자연스럽게 내가 민주주의 시민으로 말하고 떠들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으로 뿌리를 내렸다. 다시 한 번 압제에 항거하고 화염병을 투척하고 돌맹이를 집어 들 수 있는 용기를 폄훼할 이유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투쟁 방식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명분을 이해하고 응원하면서도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은, 민주주의란 수십년을 바라보고 쌓아가며 완성해가야 하는 조각품으로 여기고 끊임없이 조각하는 역할이었다. 모가 나 있으면 모가 있다고 말하고 그 모난 부분을 정으로 쳐 내는 것도 내 역할이었다. 다른 누군가 비뚫어져 있다고 욕하기보다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고 더 나은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확신시켜 주는 일. 그것이 글쟁이에게, 또는 생활속 실천가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게 온건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되려 빨갱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누구는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편인지를 묻는다. 난 단호하다. 내 6살짜리 딸아이에게 떳떳한 아빠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 뿐이다.

누구나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듯이 나 역시 피곤할 때는 피했고 힘들 때는 숨었고 무서울 때는 외면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고 다시 일깨우고, 다시 지적하고 말하고 글을 쓴다. 내게 있어서 '글을 쓰기'와 '끊임 없이 말하기'는 민주주의의 생활 속 실천이다. 그것이 나의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그리고 공무원들에게, 거대 기업의 종사원들에게, 신입 기자들에게 외치는 것 중 하나가 '그들이 말하게 놔두어라'다. 그리고 '그들 처럼 뛰어 들어 말하고 섞여 이야기하라'였다. 소셜 미디어가 절대 선을 말해주진 않더라도 사회 각계의 다양성을 서로 인정할 수 있는 치밀한 관계를 형성해줄 것이란 믿음은 있다.

그것이 돈이 될 것 같아서, 새로운 친구를 만날 것 같아서, 정적을 굴복시킬 것 같아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뛰어드는 사람이라도 괜찮다. 그들이 갖게 될 것은 결국 '사회 관계망'이 될테니까. 서로 어수선하게 떠드는 생활 속에서 존중하는 민주주의가 쌓여갈 것이니까. 그리고 그들이 왜 분노하고 즐거워하고 아쉬워하고 기뻐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니까. 그것은 생활 속으로 들어가봐야 아는 것이다.

뛰어들자. 블로거로, 누리꾼으로, 트윕(트위터러)으로, 미친으로... 떠들고 어수선하게 자기를 나타내보자. 그리고 어울리는 방법을 느끼자. 결국 인간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는 순간 많은 오해와 반목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혼란스럽지만 괜찮은 민주주의 2.0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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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0/05/18 13:14 2010/05/18 13:14

지난 13일 루아(www.looah.com)이란 생소한 서비스가 오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이른 바 소셜번역 서비스라는 테마로 시작한 서비스인데 다국어로 작성된 콘텐츠를 1차적으로 영문으로 번역하는 플랫폼이죠. 기본적으로 영어를 모국어로 하고 있거나 영어를 포함한 다국어를 사용하는 교포, 어학 학습자 등이 번역에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해서 협업 번역을 한다는 의미로 '소셜번역'이라고 의미를 붙였습니다.

먼저 등록을 하고 나서 번역할 블로그 글이나 트위터를 지정하고 번역 대상으로 올려놓으면 자기 자신을 포함한 타 사용자들끼리 같은 글을 문단 단위로 번역해간다는 점에서 '위키'와 닮았죠. 누가 어느 문단을 어떻게 번역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어 영어 작문 실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서비스 담당자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외계인으로 비쳐지는' 외신 뉴스를 보완할 소셜미디어 일상 번역
무엇보다 이들이 이 서비스를 만들게 된 계기가 남 다른데요. 단순히 '뉴스'가 뭉텅이로 옮겨다니면서 마치 외국인을 외계인 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매스미디어식 번역물에 대한 문제제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루아 서비스를 처음 기획한 엄태훈 CEO는 이런 매스미디어식 뉴스 번역을 지양하고 세계 각구에서 블로그, 게시판, 트위터 등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살아 있는 이야기'를 영어로 일단 번역해놓으면 '타문화 이해'가 더 빨라질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소셜'이란 말이 붙었습니다.

기계 번역에 대한 환상이 여전한 지금 소셜 번역으로 차별화를 꿈꾸는 이 서비스를 개인적으로 '뉘앙스 번역'이란 이름을 붙이고 싶네요.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맛'을 살리는 번역을 할 것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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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개인적으로 엄태훈 CEO를 작년에 만나 그의 꿈을 듣고 그를 돕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부족하고 미국에서 시작된 서비스인 만큼 커뮤니케이션도 쉽지 않지만 엄 사장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어제 오픈 베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어서 이외수 작가의 트위터가 번역되는 등 국내 트위터 사용자들의 관심도 상승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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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베타가 시작되자마자 엄태훈 CEO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시도했고 질문과 답변 전문을 소개합니다. 일부 어색한 한글은 어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수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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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 오픈베타를 축하합니다. 소셜번역 서비스라고 하는데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소셜 번역이란 위키형태의 번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용자들이 협업으로 원하는 컨텐츠를 함께 번역하는 것을 말합니다. 루아(Looah)는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와 소셜번역 커뮤니티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플렛폼입니다.

다른 소셜번역 서비스 사례가 있나요?
대표적인 소셜번역의 사례로 페이스북(facebook), 미보(meebo), 하이파이브(Hi5) 등 커뮤니티 웹사이트들이 사용자의 도움을 받아 UI 번역을 통해 제품을 현지화 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소셜번역을 시작한 지 24시간만에 프랑스어 번역을 끝내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소셜번역의 예는 테드(www.Ted.com) 인데요, 테드 역시 자원봉사(volunteer) 번역가들의 도움으로 이미 수천개의 테드 강연 동영상을 7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해놓았습니다.

구글 등 기계 번역에 전세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굳이 사람들이 번역을 해야 할까요?
기계 번역과 사람이 하는 번역은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입니다. 좋은 번역이란 단순히 뜻만 통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번역은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 뿐 아니라 번역가의 철학이 반영 되는 또 다른 창조 작업입니다. 기계번역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결국 의미 전달 단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양질의 기계번역을 기초로 번역가가 수정을 한다면, 더 많은 컨텐츠를 더 쉽고 빠르게 번역할 수 있겠지요.

오픈베타를 잠깐 사용해 보니까 모든 언어의 콘텐츠를 영어로만 일방향 번역인 거 같은데요. 혹시 다국어 쌍방향 번역은 시도하지 않으실 건가요?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언어의 번역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에는 집중된 커뮤니티 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어는 사용자 수만 보면 중국어나 스페인어 사용자 수보다 적지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포함하면, 번역되었을 때 가장 다수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언어입니다.(따라서 영어로의 번역을 우선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번역물 최초 입력이 좀 번거로워 보입니다. 블로그나 뉴스에서 손쉽게 퍼갈 수 있도록 하는 소셜 링크 기능은 제공할 생각이 없으신가요? 콘텐츠를 루아로 가져와서 번역하고 번역한 결과물은 루아에 남아 있는데요. 이걸 다시 반환해서 원본 글에 붙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share this 가 작동하지 않던데요)
루아가 기존의 소셜미디어 생태환경속에서 효과적으로 컨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들을 하나씩 공개할 예정입니다.(조금 기달려 달라는 뜻)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되고 싶으신가요?
인터넷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계급과 국경을 뛰어 넘어 정보가 모든사람에게 평등하게 공유되는 정보의 유토피아를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은 여전히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다문화간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미국 로컬 뉴스의 경우 대략 10% 정도가 해외 뉴스이고, 이중 80% 이상이 전쟁과 천재지변에 관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한국뉴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어느새 우리에게 외국인은 외계인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친구를 통해 세계를 만나는 세상, 나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바로 루아가 지향하는 길입니다.

루아를 만들고 있는 팀은 어떤 분들입니까?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현재 미국에는 저를 포함해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총 4명이 함께 일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엔지니어 한분과 아태지역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두분이 계십니다.(또한 소셜 콘텐츠 공급을 위해 나누미넷 www.nanoomi.net 과 태터앤미디어 www.tattermedia.com 가 베타 서비스부터 협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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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0/05/14 17:09 2010/05/14 17:09
뜬금 없지만 지금 핵융합과 소셜미디어가 '융화'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핵심은 연결성과 상호작용, 그리고 스토리텔링이다. 핵융합은 분자단위의 연결과 연결, 그리고 상호작용에 의한 무한 에너지 창출이다. 핵분열의 시대에서 청정 자원이자 고갈에 대한 고민이 없는 에너지원인 핵융합의 시대로 가는 길에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대적인 요청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7일 대전 대덕특구의 과학전문 온라인 매체인 대덕넷(http://www.hellodd.com) 강연을 다녀오는 길에 국가핵융합연구소(http://www.nfri.re.kr/)를 들를 기회가 있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지구 위에 태양의 에너지 발생 원리를 구현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7개 국가 과학자들이 공동 참여하는ITER 프로젝트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술을 공급하고 연구하는 곳이기도 하다.

ITER 프로젝트는 1985년 시작돼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핵융합 시설을 말하기도 하는데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방에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다른 참여국보다 늦었지만 국내 첨단 기술과 주요 원천기술로 지어진 KSTAR의 성공적인 시공과 운영으로 인해 단번에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무려 3천억원에 달하는 건국이래 단일연구개발 예산으로는 최대 규모를 투입해 지어진 KSTAR는 미래 인류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는 것에 의심이 없어 보인다.

핵융합 프로젝트 속 스토리텔링
과학자들은 수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그래서 닫혀있고 타인보다 수와 대화하는 것에 능숙하다. 하지만 핵융합 프로젝트는 뭔가 좀 다르다. 과학자들은 이 끝도 보이지도 않고 가능성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존재하는지 여부 조차 의심스럽다. 그래서 핵융합을 이용한 에너지원 개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이야기가 필요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바로 국가핵융합연구소 이경수 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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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직접 안내해주었다. 그의 안내에 따라 처음 들어선 곳은 1979년 최초로 서울대에서 구리자석으로 만든 실험 핵융합로였다. 꽤 예전부터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지상 위에 태양을 올려 놓는 것을 연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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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핵융합로 건설 및 설계 운영 기술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한국은 드디어 KSTAR라는 실험 핵융합로를 보유하게 된다.

KSTAR라는 이름은 Korea Star, 한국이 만든 별이란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로고 디자인에서 'S'는 한반도 지도를 상징하고 그 중심에서 반짝이는 별 모양을 넣은 것은 바로 KSTAR 시설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위치한 대전 대덕특구를 의미하기도 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이 소장이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기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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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겹의 보안 격벽을 지나 KSTAR 핵융합로가 있는 곳에 다다르자 이 소장은 한쪽 벽을 가르킨다.

지난 10년 동안 총 4200억원이 들어간 KSTAR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없다는 비관론도 컸고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정밀도 높은 기술력을 축적할 가능성도 희박해 보였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이냐 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확신이 없었던 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뛰어든 회사들이 있었다. 기업들은 스스로 난관에 부딪히면 현업에서의 해결능력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기술력을 획득하고 플라즈마 기술력을 비롯해 청정 에너지인 핵융합로가 가동되면서 쌓여질 수많은 운영 능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실제로 핵융합로에 사용되는 플라즈마 생성 및 열차폐 기술, 토카막 제조기술 및 초전도 기술 등은 ITER 시설의 선행 연구장치로 선정되었다. 한국은 ITER 핵심기술인 초전도자석·진공용기·삼중수소 운송 및 저장, 적기 제작 납품을 위한 공정관리 및 품질관리 등 종합사업관리시스템 구축·운영 등을 담당하게 된다.

어찌보면 근시안적인 투자 마인드로는 절대 투자할 수 없는 수십년의 투자를 각오해야 가능한 프로젝트에 뛰어든 기업들은 전세계가 부러워할 기술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그들의 투자에 대한 보답으로 KSTAR 한쪽 벽면에 참여 기업들을 자랑스럽게 전시해두었다.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그들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간접적으로 홍보해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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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장은 70여 개 참여 기업 왼쪽의 비어 있는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도 구상중이다.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개인이나 조직, 또는 학교 등 한국의 핵융합 기술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의미있는 표시를 해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ITER는 영어로 International tokamak experiment 를 의미하지만 라틴어로는 '길'을 의미한다고 한다. 미래 인류가 에너지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에 대한 고민 없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으로 인도하는 길이라고 한다.

오는 6월 역사적인 플라즈마 생성을 위한 장기 실험 가동에 착수하게 되면 다시 핵융합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세간에 퍼질 것이다.

거북선 모양의 국가 핵융합연구소
새삼 국가핵융합연구소 건물 외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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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처럼 보이는가. 이 소장은 이 연구소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추격과 전개, 그리고 제압하고 추월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순신 장군이 한산섬 전투에 투입한 거북선을 형상화한 것이다. 당시 일본의 핵융합연구소는 우리나라보다 기술이 월등히 앞서 있었고 그들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들이 너무 멀리 보였다.

이경수 소장은 연구소 건물 배치 역시 거북선이 앞장서고 나머지 판옥선들이 양옆으로 날개를 접은 듯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제 ITER 주요 참여국이자 주요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양옆으로 나란하게 건물을 배치하고 앞으로는 향후 세계 최초의 상용 핵융합 발전소 건립을 하면서 세계를 추월하고 선도하는 모습을 상상한 것이다.

첨단 과학 기술 개발을 위한 과학자들은 역사에서 스토리를 가져오고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지금의 핵융합 기술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야머, 소셜네트워킹으로 소통하는 과학자
이경수 소장은 핵융합에 대한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트위터'와 '야머' 이야기에 쏟았다.

"과학자라면 연구한 것을 얼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더 편리하게 쓰도록 하고 다시 또 새로운 것을 연구하기 위해 매진해야 합니다. 숨기고 영역을 나누고 남에게 이야기하기 꺼리는 사람은 과학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

여기서도 소통 이야기다. 유도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 소장(트위터 아이디 @gyunglee)이 오히려 내게 단발적인 홍보보다 소셜 미디어의 지속적인 소통과 내부 조직원들 사이의 격의 없는 소통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역설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국가 공무원 신분이기도 해서 가급적 근무 시간 외에 트위터를 하게 된다는 그는 야머(yammer)를 사용해 조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는 소통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조직원들도 SNS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조직의 수장이 SNS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조직원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야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좀더 원할해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대덕특구 안에 있는 과학자들이 외부와 더 많은 소통을 하기를 원한다. 매스미디어와의 소통이 일부에 국한되면서 과학적인 성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나 국가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고 걱정을 한다.

그는 재미있는 구상을 이야기한다.

"SNS는 마치 두뇌 시냅스 같은 소통 구조를 갖춰야 하죠. 그런 면에서 두뇌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가 더 단단하게 연결되듯이 대덕특구에 자리한 수많은 두뇌 인력들이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아마도 얼치기 지식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 두뇌들끼리의 소통 방식이 열리기 시작하면 국가 전체의 지식 수준이 좀더 강력해지지 않을까요?"

누군가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대덕특구에 있는 연구원들만큼 정확하게 대답해줄 사람들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현재 한국과 프랑스, 일본 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기술을 갖고 있는 상태이고 중국과 인도가 세차게 따라오고 있는 시점에 그는 "고갈되지 않을 에너지를 인류에게 선물한다는 인류사적 의미는 물론, 전세계 두뇌들이 모여 인류를 위한 지식을 공유해 만든 새로운 에너지, 지적 자원이라는 의미만으로도 핵융합 기술은 큰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그를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은 '인류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말초적이고 단편적인 속물 근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게 또 다른 자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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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9 16:55 2010/05/0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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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유창한 한국말로 그만에게 한국의 벤처와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강하게 역설하는 사람은 시몽 뷔로 주한캐나다상공회의소 회장이다. 그의 본업은 컨설턴트, 원래 해외에서 한국으로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의 한국 시장 안착을 도와주는 일을 했다. 이미 1986년부터 한국과 인연을 쌓으면서 한국에서만 자리를 잡고 생활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명예 서울시민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완전히 180도 다른 일을 하기 시작했죠"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기업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한국에서 해외로 뻗어나가려는 기업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 더 보람이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완전히 사업 방향을 틀었다. 한국의 기술과 아이디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의구심을 갖고 재차 질문하는 그만에게 "한국의 중소기업의 기술과 아이디어는 세계 최고 수준이 맞습니다. 삼성이 왜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가 생각해보세요. 한국의 중소기업들을 하청으로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강조한다.

그의 본업은 벡티스라는 회사의 사장이다. 프랑스계 캐나다인이라는 특성상 북미는 물론 유럽의 세계 유수의 IT, 통신, 디바이스 회사의 컨설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한국 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글로벌 마인드세트입니다. 한국 기업이 해외에 나가려면 마음가짐 자체를 완전히 새로 다잡아야 하고 더 좋은 것은 능력 있는 현지인을 고용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결정이야 한국에서 내려도 되지만 현지의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맞춘 결정은 현장 결정권자가 내려야 합니다. 따라서 현장의 문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현지인을 고용해야 하는 것이죠."

그는 한국 기업들이 한국이란 시장 안에서 머무르는 것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와했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려면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 세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글로벌 마인드 세트는 실제로 MIND-SET 라는 두문자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책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 세트>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한국 기업에게 정말 글로벌 마인드 세트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들이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한국의 비즈니스를 자신만큼 이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반대로 한국 기업들이 왜 해외에 나가서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만큼 정확하게 경험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그 경험을 책으로 엮었다고 말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 세트
시몽 뷔로 저/김원호
그가 말하는 MIND-SET은 아래와 같다.

M : Mobility 가동성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라
I : Independence 독립성 선입견을 버리고 독립적으로 사고하라
N : Novel Approach 새로운 접근법 다르게 생각하라
D : Diversity 다양성 다양성을 추구하라
- : hyphen 연결 고리 연결 고리의 숨은 가치를 찾아라
S : Situation Awareness 상황인식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라
E : Equality 동등한 관계 연공서열 상관없이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라
T : Two Way Street  양방향성 양방향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라


시몽 회장은 대뜸, 내게도 사업을 하는데 글로벌 비즈니스화를 생각하고 있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어보았다. 몇 가지 구상에만 머물러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니 바로 몇 가지 내용을 테이블에 놓여진 전단지에 적더니 메모 부분을 찢어서 품 속에 넣었다. 한국 소식을 전하는 영문 블로그 나누미넷(www.nanoomi.net)의 필자로도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작은 키에 대략 15kg은 넘어보이는 노트북 가방을 짊어지고(이 표현이 적절하다고 본다) 다니는 모습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와의 점심은 여러모로 유쾌한 웃음과 통찰력 넘치는 대화가 오고갔다.

또한 "기술이 좋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케팅이 강해야 하는데 강한 마케팅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창의적인 사고에서 나옵니다"라며 기술 중심의 사고를 가진 국내 중소기업에게 글로벌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점심 식사 후 그의 강한 한마디가 계속 머릿 속에 남아 있다.

"어떤 사업을 하든 이제는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시작해야 합니다. 글로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특히 한국 기업이라면 더욱 그러하지요.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를 중소기업이 강하게 클 수 있는 독일과 일본, 대만과 같은 환경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업 스스로의 마인드 세트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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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0/05/06 11:38 2010/05/06 11:38

시민저널리즘과 전자매체

Ring Idea 2010/05/02 11:16 Posted by 그만

아래 내용은 어느 대학교 미디어 관련 학과 학생이 제게 이메일로 몇가지를 질문해왔고, 이메일로 대답한 것을 옮겨온 것입니다.(흠... 좀 바빠서 날로 먹는 포스팅을... 쿨럭..^^)

내용이 좀 광범위해서 별도로 포스팅할까 하다가 그냥 질문 온 그대로 답글을 포스팅으로 옮겨옵니다.

1. 요즘 화제 되고 있는 아이패드로 인해 E-book의 시대가 다시 열릴 가능성을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잡지사들이나 출판사들이 아이패드를 위한 전용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는데 만약 아이패드가 정식으로 들어온다면 전용 컨텐츠의 제작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형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단순히 애플이라는 한 업체의 제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아이폰 등의 기존 양상 제품들의 사회적 반향이 상당 했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생각해본 사안입니다.

이 문제는 전제가 필요하겠죠. 아이패드가 정말 그렇게 많이 팔릴 것이냐, 그것도 한국에서, 또는 한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말이죠. 사실 많이 팔려봤자 1년에 2, 300만대 수준의 판매라면 하드웨어 업체로서는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콘텐츠 업체로서는 완전한 실패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테니까요. 따라서 이보다 많이 팔려야겠지만 사실 그런 기대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참고로 전자사전 시장이 약 100만대 시장입니다. e-Ink 를 기반으로 한 전자책 시장 역시 아예 바닥이지만 기껏해야 올해 100만대가 팔리면 많이 팔리는 시장일 겁니다. 아이폰은 올해 100만대에서 15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잡지사와 출판사들이 아이패드 전용 컨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은 산업적으로 약간 다른 면을 보이고 있는데요. 일단 국내 잡지사나 신문사들은 매체적인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컨버팅' 수준의 컨텐츠를 옮겨담고 있는 수준입니다. 또한 이것은 외부 개발업체를 동원하여 하청주듯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제대로 된 가격을 주기보다 '매출 쉐어'나 '광고 상계' 등의 편법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콘텐츠 업계의 후진성과 잡지사와 신문사의 비즈니스 마인드의 부재로 인한 초기 시장 실패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아이폰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콘텐츠형 어플은 비용만 있는 구조이고 매출은 발생되지 못하는 구조여서 지속할수록 사업운영 적자만 누적되는 식입니다. 초기 웹에 적응하지 못했던 국내 신문사들의 웹사이트 제작 형태를 되돌아보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기대를 걸고 싶지만 현재 돌아가는 모양새로 보면 국내 신문사들 가운데 '투자 다운 투자'를 할만한 곳도 2, 3곳이 전부인 실정에서 그다지 기대하고 있지 않습니다.
 
 
2.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종이 신문을 통한 매체 습득 경로에서 인터넷 신문이나 모바일 신문을 통한 경로로의 전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요즘 세대에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식으로 계속 이러한 경향성이 지속 된다면 종이 신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는 예전에 대두되었던 전자책으로 인해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사람들의 염려와 일치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이 신문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 명맥을 유지할 것입니다. 전자매체는 보조적인 수단에서 주된 수단으로 바뀌면서 종이매체를 그 반대로 만들어버렸지만 여전히 종이 매체는 그 어떤 매체보다 가독성, 이동성, 가용성, 유연성, 편재성, 보편성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신문과 종이책이 무가지 형태로 진화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종이매체가 사라지는 장면을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볼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질문 주신 내용이 신문의 미래이니 신문에만 집중해 본다면, 신문은 두 가지 형태의 변화가 일 것입니다.

첫 번째로는 비즈니스 영업 구조의 변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방식의 변화입니다. 아무래도 두 번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가 첫 번째의 변화가 아직 미진하기 때문인데요. 아마도 조만간 공동 영업 창구나 영업 시스템이 마련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TV와 케이블, 인터넷은 공동 영업 창구 시스템이 돌아가면서 저가 광고의 효과적인 집행을 위한 도구들이 마련되고 있으나 여전히 신문은 직접 영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신문은 노인들을 위한 마이크로미디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메가 미디어(또는 대형 미디어 그룹)가 되지 못하면 결국 비즈니스 영업 구조를 누군가(오버추어나 구글)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향후 5년 안에 일어날 변화이며 10년 안에 이 비즈니스 구조의 변화는 기존의 신문의 조직을 크게 바꿀 것입니다.
 
이렇게 바뀌게 되면 두 번째 생산과 유통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조직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기존의 웹 생태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웹에 맞는 조직화를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기자들은 데스크에 의해 중앙집권적인 구조를 갖기보다 분산되고 전문화된 체계로 가면서 법률과 사진, 라이브러리 등의 조직은 기자들의 활동을 보조하는 인프라 조직이 될 것입니다. 모두가 편집장인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는 소비단계가 종합소비보다는 개별화되고 분절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에 맞춰 조직 역시 바뀌어가는 것입니다.

이른 바 적응입니다. 아마도 이 부분을 참지 못하거나 맞출 능력이 없는 기자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 겁니다.

 
3.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장기적 차원에서 종이신문은 그 위상을 잃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신문 또는 뉴스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종이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웹 등의 매체에 비해 높다는 연구 조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종이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웹 등의 매체에 비해 높다'는 연구 조사 결과를 어디서 얻었는지 궁금하네요. 아마도 언론(진흥)재단의 내용이라면 그 조사 결과에서 제가 몇 가지 지적할 내용이 있습니다.
 
일단 종이매체는 그 정보 순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 특징이구요. 타 전파-전자 매체, 즉 TV나 인터넷 매체의 경우는 그 정보의 순도가 분산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일 겁니다. TV 예능과 드라마 프로그램에서 정보를 얻을 때 신뢰도를 따지지 않으니까요. 인터넷 역시 수많은 게시판과 잡담 등을 수행하면서 정보의 신뢰도를 따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종이매체가 '정보만'을 거의 주된 전달 콘텐츠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지, 종이매체 이외의 매체(인터넷 등)에서 보여지는 정보이외의 콘텐츠(정보의 측면에서는 노이즈)가 섞여 있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종이매체보다 전자매체의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정보대 정보'의 측면으로 봤을 때도 그러할까. 그리고 인터랙티브한 면, 즉 내 친구나 권위자가 내 질문에 직접 대답해주는 상황을 봤을 때도 그러할까.를 생각해보면 종이매체의 보편적이고 평균적인 정보 수준보다 전자매체에서 훨씬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는 신뢰도보다 만족도와 관련된 문제겠죠.

그래서 시민 저널리즘 측면으로 봤을 때의 궁극적인 신뢰도, 즉 '내 지인이 나를 위해 알려주는 소식'이 가능한 전자매체가 훨씬 신뢰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 역시 최근 급격하게 모든 콘텐츠가 전자화되는 과정에서 정보 검색을 통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정보의 질적 수준에 대한 간극도 좁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전제조건은 제대로 표현해 놓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최소한 단독 매체인 종이 매체와 종합 매체인 전파-전자 매체를 동등한 기준으로 신뢰도를 평가하기 힘든 것입니다. 정보의 허브인 인터넷과 정보 소비의 말단인 '종이'를 같은 개념적 수준에 놓은 것부터 오류라면 오류겠죠.
 
반대로 '종이'신문이 그 위상을 잃는 것이지 '신문'이라는 저널리즘 수행조직이 그 힘을 잃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신문 조직은 앞으로 '정보 에이전시', 또는 '이슈 전달자', 또는 '정보 서비스업자'로의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4. 웹 2.0이라는 시대적 조류에 있어 인터넷 신문 매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실천적 사례로써 '오마이 뉴스'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 기자를 통한 능동적인 이용자 차원의 참여와 언론의 다양성 확대 차원) 하지만 이러한 형태로 생산되는 인터넷 신문 기사의 전문성이나 편향성에 대한 염려는 그 장점과 더불어 단점으로도 작용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아뇨, 웹 2.0에서 오마이뉴스는 대응에 실패했으며 최근의 10만인 클럽 등을 모으면서 보여주었던 전근대적인 정치적 선동은 구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오마이뉴스는 기껏해야 그 행동 패턴이 웹 1.5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특히나 웹 2.0의 장점인 집단지성의 힘을 믿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돈만 더 있으면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 상근 기자들을 더 확보할 기세인 이 조직이 시민 저널리즘의 최전선에 서있다고 평가하긴 힘듭니다.
 
어쨌든 질문 주신 내용으로 보면 인터넷 신문 기사의 전문성이나 편향성은 놔둬보면 답이 나옵니다. 초기의 말도 안 되는 얼토당토 않은 인터넷 신문의 질에 대해 폄훼하던 기존 신문들이 앞다퉈 속보국이나 통합 뉴스룸 조직을 신설하고 실시간 속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 오탈자 몇 개로 전체적인 정보 서비스를 평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미디어 종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미디어, 저널리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겠죠. 이것이 시민 저널리즘을 저평가하는 기준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가 직접 겪어본 블로고스피어는 기존의 오프라인에서의 권위자(교수, 법률가, 전문가)들이 상당수 편입되기 시작했으며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민들 역시 상당부분 자신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정보의 1차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힘든 시민들이 정보 전달자 역할을 기꺼이 맡아주면서 URL 퍼가기, 트위터로 RT 하기 등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보기 바랍니다.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올드미디어들이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그것도 프로페셔널 저널리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나타나는 시민 운동에 반동으로 제기하는 문제입니다. 이른 바 '배제 전략'의 일환이라고 봐야 합니다. 심지어 기자들보다 기업들이 훨씬 정밀한 정보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앞으로의 저널리즘은 '객관성'이란 허구를 깨부수고 좀더 '공감'되는 정보와 의견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펼칠 것이냐로 승부가 날 것입니다. 이미 여러분이 기성 언론사에 있지도 않은 제게 저널리즘과 미디어에 대한 질문을 해온 것부터가 이런 작은 변화의 시작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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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2 11:16 2010/05/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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