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로 올라왔다. 이 기가 막힌 상황을 맞이하면서 깊은 상념에 젖어든다.
오랜만에 오른쪽에 보이듯 '민주주의 UCC 공모전' 광고도 걸렸겠다, 비오는 5.18 30돌인 날에 민주주의 2.0을 생각한다.(여러분도 참여해보시길. 당신의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오늘은 5월 18일. 소위 말하는 5.18 광주민주항쟁 30돌이다. 누구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사실상 총격전을 벌이는 등의 실질적인 무력 충돌이 있었으므로 '항쟁'이라는 단어를 동원하기도 한다. 또는 여전히 지난 30년 동안의 우리 언어 습관은 종종 '사태'라는 지금은 불경스러운 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언어는 그 시대를 함축적으로 알려주는 힘을 가졌다. 그래서 여전히 '폭동'으로 색칠하는 사람도 있고 '숭고한 항쟁'으로 미화하는 사람도 있다. 적어도 누구든 이제 그 당시 상황을 어렴풋이라도 이해하고 있고 최소한 그 상황이 국가 전복세력에 의해 권력이 총구를 시민들에게 겨눠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사건'으로 인지하고 있다. 지금 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는 많이 다르지만 TV 속 시위대와 군부대의 충돌 장면은 30년 전 그 날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대학 교정에서 봐야 했던 끔찍한 5.18 희생자들의 적나라한 사진들은 보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누구는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로 받아들이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민주화 운동과 연이은 민주주의가 뿌리 내려지는 과정을 거친 구호와 뜨거운 피로, 또는 최루탄을 뒤집어 쓴 몸으로 체험하는 시절이 지나갔다.
지금이 제아무리 예전의 독재시절이 그립다고 해도 되돌아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21세기형 새로운 압제가 시작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또 사실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늘 반동은 있었고 반동의 세월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역사는 진전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까. 향후 수십년이 이상하게 흘러가더라도 역사는 우리를 제자리에 되돌려 놓을 것으로 믿는다.
내게 있어서 민주주의는 '쟁취해야 하는 그것'이다. 하지만 그 쟁취에 대한 갈망은 자연스럽게 내가 민주주의 시민으로 말하고 떠들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으로 뿌리를 내렸다. 다시 한 번 압제에 항거하고 화염병을 투척하고 돌맹이를 집어 들 수 있는 용기를 폄훼할 이유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투쟁 방식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명분을 이해하고 응원하면서도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은, 민주주의란 수십년을 바라보고 쌓아가며 완성해가야 하는 조각품으로 여기고 끊임없이 조각하는 역할이었다. 모가 나 있으면 모가 있다고 말하고 그 모난 부분을 정으로 쳐 내는 것도 내 역할이었다. 다른 누군가 비뚫어져 있다고 욕하기보다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고 더 나은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확신시켜 주는 일. 그것이 글쟁이에게, 또는 생활속 실천가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게 온건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되려 빨갱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누구는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편인지를 묻는다. 난 단호하다. 내 6살짜리 딸아이에게 떳떳한 아빠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 뿐이다.
누구나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듯이 나 역시 피곤할 때는 피했고 힘들 때는 숨었고 무서울 때는 외면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고 다시 일깨우고, 다시 지적하고 말하고 글을 쓴다. 내게 있어서 '글을 쓰기'와 '끊임 없이 말하기'는 민주주의의 생활 속 실천이다. 그것이 나의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그리고 공무원들에게, 거대 기업의 종사원들에게, 신입 기자들에게 외치는 것 중 하나가 '그들이 말하게 놔두어라'다. 그리고 '그들 처럼 뛰어 들어 말하고 섞여 이야기하라'였다. 소셜 미디어가 절대 선을 말해주진 않더라도 사회 각계의 다양성을 서로 인정할 수 있는 치밀한 관계를 형성해줄 것이란 믿음은 있다.
그것이 돈이 될 것 같아서, 새로운 친구를 만날 것 같아서, 정적을 굴복시킬 것 같아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뛰어드는 사람이라도 괜찮다. 그들이 갖게 될 것은 결국 '사회 관계망'이 될테니까. 서로 어수선하게 떠드는 생활 속에서 존중하는 민주주의가 쌓여갈 것이니까. 그리고 그들이 왜 분노하고 즐거워하고 아쉬워하고 기뻐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니까. 그것은 생활 속으로 들어가봐야 아는 것이다.
뛰어들자. 블로거로, 누리꾼으로, 트윕(트위터러)으로, 미친으로... 떠들고 어수선하게 자기를 나타내보자. 그리고 어울리는 방법을 느끼자. 결국 인간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는 순간 많은 오해와 반목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혼란스럽지만 괜찮은 민주주의 2.0니까.
오랜만에 오른쪽에 보이듯 '민주주의 UCC 공모전' 광고도 걸렸겠다, 비오는 5.18 30돌인 날에 민주주의 2.0을 생각한다.(여러분도 참여해보시길. 당신의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오늘은 5월 18일. 소위 말하는 5.18 광주민주항쟁 30돌이다. 누구는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사실상 총격전을 벌이는 등의 실질적인 무력 충돌이 있었으므로 '항쟁'이라는 단어를 동원하기도 한다. 또는 여전히 지난 30년 동안의 우리 언어 습관은 종종 '사태'라는 지금은 불경스러운 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언어는 그 시대를 함축적으로 알려주는 힘을 가졌다. 그래서 여전히 '폭동'으로 색칠하는 사람도 있고 '숭고한 항쟁'으로 미화하는 사람도 있다. 적어도 누구든 이제 그 당시 상황을 어렴풋이라도 이해하고 있고 최소한 그 상황이 국가 전복세력에 의해 권력이 총구를 시민들에게 겨눠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사건'으로 인지하고 있다. 지금 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는 많이 다르지만 TV 속 시위대와 군부대의 충돌 장면은 30년 전 그 날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대학 교정에서 봐야 했던 끔찍한 5.18 희생자들의 적나라한 사진들은 보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누구는 현실이 아닌 가상현실로 받아들이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민주화 운동과 연이은 민주주의가 뿌리 내려지는 과정을 거친 구호와 뜨거운 피로, 또는 최루탄을 뒤집어 쓴 몸으로 체험하는 시절이 지나갔다.
지금이 제아무리 예전의 독재시절이 그립다고 해도 되돌아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21세기형 새로운 압제가 시작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또 사실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늘 반동은 있었고 반동의 세월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역사는 진전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까. 향후 수십년이 이상하게 흘러가더라도 역사는 우리를 제자리에 되돌려 놓을 것으로 믿는다.
내게 있어서 민주주의는 '쟁취해야 하는 그것'이다. 하지만 그 쟁취에 대한 갈망은 자연스럽게 내가 민주주의 시민으로 말하고 떠들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으로 뿌리를 내렸다. 다시 한 번 압제에 항거하고 화염병을 투척하고 돌맹이를 집어 들 수 있는 용기를 폄훼할 이유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투쟁 방식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명분을 이해하고 응원하면서도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은, 민주주의란 수십년을 바라보고 쌓아가며 완성해가야 하는 조각품으로 여기고 끊임없이 조각하는 역할이었다. 모가 나 있으면 모가 있다고 말하고 그 모난 부분을 정으로 쳐 내는 것도 내 역할이었다. 다른 누군가 비뚫어져 있다고 욕하기보다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고 더 나은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확신시켜 주는 일. 그것이 글쟁이에게, 또는 생활속 실천가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게 온건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누구는 되려 빨갱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누구는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편인지를 묻는다. 난 단호하다. 내 6살짜리 딸아이에게 떳떳한 아빠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 뿐이다.
누구나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듯이 나 역시 피곤할 때는 피했고 힘들 때는 숨었고 무서울 때는 외면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고 다시 일깨우고, 다시 지적하고 말하고 글을 쓴다. 내게 있어서 '글을 쓰기'와 '끊임 없이 말하기'는 민주주의의 생활 속 실천이다. 그것이 나의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그리고 공무원들에게, 거대 기업의 종사원들에게, 신입 기자들에게 외치는 것 중 하나가 '그들이 말하게 놔두어라'다. 그리고 '그들 처럼 뛰어 들어 말하고 섞여 이야기하라'였다. 소셜 미디어가 절대 선을 말해주진 않더라도 사회 각계의 다양성을 서로 인정할 수 있는 치밀한 관계를 형성해줄 것이란 믿음은 있다.
그것이 돈이 될 것 같아서, 새로운 친구를 만날 것 같아서, 정적을 굴복시킬 것 같아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뛰어드는 사람이라도 괜찮다. 그들이 갖게 될 것은 결국 '사회 관계망'이 될테니까. 서로 어수선하게 떠드는 생활 속에서 존중하는 민주주의가 쌓여갈 것이니까. 그리고 그들이 왜 분노하고 즐거워하고 아쉬워하고 기뻐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니까. 그것은 생활 속으로 들어가봐야 아는 것이다.
뛰어들자. 블로거로, 누리꾼으로, 트윕(트위터러)으로, 미친으로... 떠들고 어수선하게 자기를 나타내보자. 그리고 어울리는 방법을 느끼자. 결국 인간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는 순간 많은 오해와 반목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혼란스럽지만 괜찮은 민주주의 2.0니까.
2010/05/18 13:14
2010/05/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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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중항쟁 30주년 기념 트위터 떼창
Tracked from 서울비 블로그 삭제(유튜브 바로 가기 : 클릭) 지난 2004년부터 정부가 주관하는 5·18기념식 본 행사장에서도 공식 추모곡으로 제창되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작년(2009년)부터 불리지 않다가 올해(2010년) 5·18항쟁 30주년 행사부터 추모곡에서 공식적으로 '제외'.... - "이명박 정부로부터 굴욕당하는 5·18 30주년", 오마이뉴스, 2010-05-15. 1980년말부터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여 광주를 기리는 정부행사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받던 30년된..
2010/05/22 19:01 -
얼리어답터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민주주의
Tracked from 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삭제요즘 수많은 디지털 장치들이 정신 없이 쏟아지는 것을 보는 얼리어답터들은 아마도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멋진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 휴대 플레이어, 노트북, 3D TV, 게임기 등 흥미로운 기능과 독특한 멋이 어우러진 다양한 디지털 장치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제품들은 대개 멋진 사진, 멋진 제품 소개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실제 첫 인상이 좋으면 높은 호감도를 갖...
2010/06/10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