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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컴퓨텍스 2008 전시장을 갔다온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대만 컴퓨텍스 2008 참관기 :
2008/06/06 컴퓨터 전시장에 나타난 푸조 207CC
2008/06/04 눈으로 보는 [컴퓨텍스 2008]③
2008/06/03 눈으로 보는 [컴퓨텍스 2008]②
2008/06/03 눈으로 보는 [컴퓨텍스 2008]①
2008/06/03 대만 첫날, 장개석 기념관과 용산사. 그리고 컴퓨텍스 취재



우선 이번 행사의 주제였던 '그린 IT'에 맞도록 나무 소재의 IT 제품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는 점, 그리고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와 SSD를 채택한 미니 노트북이 대거 선보였다는 점을 빼면 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 지하에서 볼 수 있음직한 부품과 액세서리 제품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앞서 소개하지 못한 제품들 가운데 몇 가지 눈에 띄는 제품을 모아 소개하겠습니다.

그린 IT, 나무로 만들면 그린인가?
그린 IT를 표방했음에도 사실상 나무 케이스를 한 몇 개 노트북과 나무 키보드 등이 몇 개 정도 눈에 띄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아수스 등 몇 개 기업들이 에너지 절약 칩셋이나 절전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주제와 전시 제품이 좀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그나마 발견할 수 있었던 케이스를 목재(대나무 소재)로 사용한 친환경 제품들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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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도 아니고 육중한 게임 PC, PC의 변신은 무죄
이번 전시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PC의 다양한 모양새였습니다. 다른 컴퓨텍스 참관기에서 지적하듯 아톰 플랫폼과 SSD를 채택하면서 화면도 작고 크기도 작은 미니 노트북이 대거 선보였지만 한쪽에서는 육중한 모습의 게임 PC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게임 PC의 콘셉트에 맞도록 다양한 외장 케이스의 모습 역시 이채로웠습니다. 타워형 케이스를 벗어난 벽걸이 PC의 모습도 보였으며 액자 콘셉트의 고급 오디오를 연상하는 루온 크리스털 PC를 TG 삼보에서 내놓았는가 하면, 팟PC라는 이름의 넙적한 단지 모양의 새로운 콘셉트 PC를 GMC에서 선보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PC의 거실 공략의 주요 무기로 이제는 기능보다는 디자인에서 찾는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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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노트북을, MS - 인텔도 나선다?
대만의 컴퓨텍스 전시회는 보통 비즈니스용 제품들이 주로 전시됩니다. 디지털 액자나 아이팟 액세서리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른들, 그것도 게임이나 비즈니스 용도로, 또는 가전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PC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전시하죠.

하지만 이른 바 100달러 노트북이라고 알려진 OLPC에 대한 관심 집중이 업계의 주목을 조금씩 받고 있는 듯 보입니다. 물론 그리 대단한 관심은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에 등장한 OLPC라거나 인텔 부스에 등장한 클래스메이트PC 2세대 제품 역시 눈길을 끌었습니다.

보통 OLPC가 처음 기획될 때만 해도 인텔과 MS 윈도우는 배제된 채로 AMD와 리눅스의 조합으로 저가격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는데 인텔과 MS가 이 시장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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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연령층의 교육목적이나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보급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런 PC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점 정도가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OLPC나 클래스메이트PC와 관련된 정보는 아래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OLPC : http://laptop.org/
▶ 클래스메이트 PC : http://www.classmatep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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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6/08 03:46 2008/06/08 03:46

인텔의 마케팅 보조금 행위가 결국 '리베이트'라는 결론이 났군요.

향후 인텔의 반응이 있겠지만 이번 조사가 꽤 오랜 기간 동안 조사돼왔고 단순히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인텔코리아로서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공정위 조사에 대한 원문 발표 자료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텔사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에 대해 시정조치[공정위]

여기서 몇 가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공정위 발표 자료를 일부 인용합니다.

구체적으로 인텔사는 어떤 행위를 했을까? 인텔사는 CPU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사업자인 AMD를 배제하기 위해 국내 PC 시장의 1, 2위 사업자인 삼성전자, 삼보컴퓨터에게 AMD사가 제조한 CPU를 구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삼성전자에게는 2002년 5월에 삼성전자에게 AMD 제조 CPU 구매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2002년 4/4분기부터 AMD CPU 구매를 중단하고, 그 이후 2005년 2/4분기까지 인텔사 CPU만 구매하는 조건으로 각종 리베이트를 수령했다.

인텔사는 2003년 3/4분기부터 2004년 2/4분기까지 국내 PC 2위 회사였던 삼보컴퓨터에게도 홈쇼핑 채널에서 AMD CPU를 인텔사 CPU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약 260만달러)를 제공했다. 2003년부터 홈쇼핑 채널에서 AMD CPU 탑재 PC가 호조를 보이자 해당 홈쇼핑 채널에서 영향력이 큰 삼보컴퓨터를 대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이다.

인텔사는 또 2004년 4/4분기부터 2005년 2/4분기까지는 삼보컴퓨터에게 국내 판매 PC에 대한 MSS 70% 유지를 조건으로 리베이트(약 380만 달러)를 제공했다. 2003년 9월에는 시장지배력 및 리베이트를 이용해 삼보컴퓨터가 AMD의 데스크탑용 64비트 CPU의 국내 출시를 방해하기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내용은 이것입니다.

공정위는 인텔사가 제공한 리베이트는 경쟁사업자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급된 것으로 국내 PC 제조회사들의 거래상대방 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경제분석 결과 AMD가 인텔사의 리베이트를 감안해 가격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PC제조회사들에게 자신의 CPU를 무료로 공급해도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미 공정위에서는 지난 2006년 초 대대적인 인텔코리아 압수수색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AMD의 즉각적인 환영 성명 발표는 IT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죠.

AMD, 인텔의 반독점법 위반 조사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인텔코리아 압수수색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AMD] 2006/02/10

AMD는 그동안 인텔의 불공정한 행위로 여겨지는 마케팅 보조금 지급 정책에 대해 비난하면서 각국 법원과 공정위에 제소하거나 소송을 거는 방법으로 이러한 사실에 대한 이슈화를 꾸준히 펼쳐왔습니다.

이미 일본과 미국, 그리고 유럽 등지에서 인텔의 전반적인 독점금지법 위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거나 법원에서 법적 공방중인 상황입니다.

일단 한국에서 좀더 발빠른 결정이 나왔다는 점에서 해외에서도 매우 주목하고 있는데요. 뉴욕타임즈에서는 이와 관련한 매우 심층적인 기사가 최근 실리기도 했습니다.

In Turnabout, Antitrust Unit Looks at Intel[NYTimes.com] 2008/06/07

불공정행위의 기본은 '경쟁자 배제'
보통 시장이 독과점으로 흐를 때 이것을 불공정행위에 의한 결과로 볼 것인지, 또는 시장의 자연스런 선택으로 볼 것인지는 매우 논리상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인텔은 이부분에 있어서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이 시장의 선택이 분명함에도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과도한 마케팅 정책을 수행했다는 점입니다. 앞의 공정위 조사에서 나오듯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핵심적인 내용을 거래 관계에 끼워 넣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의제기가 제대로 통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 인사이드 마케팅 프로그램은 그동안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손꼽힙니다. 자사 브랜드를 관련 제품 광고 속에 삽입하는 조건으로 광고 마케팅 비용 일부를 보조해주는 것이어서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반적으로는 인텔 브랜드 인지도가 함께 상승할 수 있도록 해줬죠.

하지만 마케팅 보조 행위에서 위험한 거래가 끼여들었고 이에 PC 제조사들이 눈앞의 이익에 그대로 이행했다는 점은 우리나라 거래 관행의 일면을 보는 듯 합니다.

삼성전자와 TG삼보컴퓨터가 거론되면서 심히 기분 나빠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은밀한 거래 느낌이 나는 '리베이트'라는 단어에 발끈하던데요. 좀 우습군요. 불공정한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얻은 이익이니 리베이트라는 말은 적절해보입니다. 결국 불공정 행위를 당장의 자사 이익만 따지고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에 대한 생각을 도외시한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수긍이 가지 않는군요.

대세론이 독점을 키운다
이른 바 '대세론'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업 거래에서도 꽤 심각한 공정거래 질서 훼손 행위가 자행되고 있죠.

예를 들어 A의 제품이 40%로 1등이면 모든 주변 거래선이 1등에게 쏠리면서 묻어가려는 심리들이 보이는 것이죠. 이렇게 몰려다니기식의 거래 관행은 불공정한 행위를 '시장의 선택'이었다는 방어 논리로 포장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쟁자 배제 행위에 가담한 기업들 역시 피해자가 되기 쉽습니다. 다른 경쟁자가 없이 인텔 하나만 PC에 들어가는 CPU와 기타 프로세서를 독점으로 공급한다고 했을 때 과연 인텔이 지금처럼 마케팅 보조금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잘 만든 제품을 많은 사람들이 선택해서 지금의 점유율이 있었겠죠. 하지만 결과가 그 과정의 모든 것을 방어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든 남들 위에 군림하고 나면 다른 모든 것에 대한 방어 논리가 갖춰지는 현실이 매우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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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8/06/08 00:45 2008/06/0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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