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진행된 음악 사이트 벅스(www.bugs.co.kr)의 사이판 전용기 이벤트가 무수한 뒷말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4박 5일 동안 해외에서 벌인 이벤트였지만 별다른 사고도 없었고 해외 관광 업체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예상보다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벅스는 자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행사 기간 동안 몇 가지 옥의 티가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절반의 성공' 또는 '절반의 실패'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벅스의 이번 행사는 벅스 이벤트를 통해 회원들과 함께 해외로 떠나는 행사이기도 했지만 '이효리 2집 쇼케이스'를 함께 병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효리씨의 소속사인 디에스피엔터테인먼트(DSP)측 매니저의 과도한 보도통제 요구와 성격이 모호한 행사진행으로 인해 기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벅스 이벤트에 당첨돼 함께 사이판에서 지낸 팬들은 정작 이효리씨를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기 힘들었다.
이효리씨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이판행 벅스 전용기에 처음부터 동승했으며 기내 방송까지 하는 열의를 보이긴 했지만 정작 사이판 공항에서도 출구를 피해 호텔로 향했으며 호텔에서는 객실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공식적인 행사에만 얼굴을 내비쳤다.
호텔에서 이효리씨가 처음 얼굴을 보인 것은 도착 당일 오후에 5분여 동안 수영장 근처에 흰색 비키니를 입고 잠깐 나왔다가 주변으로 몰려드는 팬들 때문에 바로 객실로 들어가는 헤프닝이 있었다. 또한 당일 저녁 공식 만찬 행사장에서도 객실에서 나와 잠깐 동안 케이블 방송사 등과의 인터뷰 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다시 객실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이효리씨의 소속사인 DSP 관계자들은 팬들이 사진을 찍으려 하자 과도하게 막아섰으며 심지어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자들의 촬영도 막무가내로 렌즈를 가리는 등의 소동이 있었다. 기자들의 항의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DSP 관계자들은 '초상권'에 대해강조하기도 했다. 공식 행사에서조차 이효리씨를 카메라에 담지 못하게 된 기자들은 어느 개그맨의 '사진은 찍지 마세요, 초상권이 있으니까요'란 유행어를 되뇌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은 찍지 마세요, 초상권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효리씨의 정식 쇼케이스 현장에서의 촬영은 그나마 적극적으로 막아서지 않았지만 이 역시 DSP가 직접 찍은 사진만 기사에 이용해야 한다는 황당한 요구를 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다음 날. 벅스 이벤트에 참가한 회원들이 대부분 외지로 섬 여행을 나간 상태에서 1시간 40여분 동안 기다린 기자들은 10여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객실에서 나온 이효리씨를 급하게 촬영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효리씨는 사이판에서 볼 수 없었다.
이효리씨와 함께 사이판으로 떠난다는 기쁨에 들떠 있던 벅스 이벤트 참가자들은 과도하게 통제된 상황에서 관광지에서의 자연인 이효리씨를 가까이서 볼 기회를 차단 당해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벅스 이벤트에 당첨돼 부부가 함께 왔다는 정모씨는 서울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면서 "이효리가 오긴 온거야?"라는 말과 함께 "이효리 쇼케이스 외에는 직접 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어린 자녀들부터 4, 50대까지 다양한 가족 회원들이 참여한 벅스의 이번 행사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온라인 음악 사이트, 그리고 현지 관광 업계 등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앞으로의 공동 마케팅의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신곡을 소개하는 해외 쇼케이스에 참여한 연예인이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공식 행사 이외에는 원천적으로 차단 당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다. 4박 5일 동안 해외에서 제한된 참가자만 있는 상태에서 그 흔한 팬 사인회도 없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