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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6 외신 기자가 보는 '이상한 한국 언론' 15
누구에게나 가치 기준이 있고 그 기준들은 서로 다를 것이다. 세계 언론사 종사자들, 즉 언론인들은 저널리즘의 가치라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하지만 이 저널리즘이라는 가치 조차 그 실행 방식이 서로 다른 경우가 왕왕 있다.

어제 점심 월스트리트저널의 한국 특파원인 에반 람스타드와 식사를 같이 했다. 심지어 점심 값을 그가 냈다. (난 이제 3년 동안 재수 없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기자에게 밥 얻어먹으면 3년 동안 재수 없으니까.ㅎㅎㅎ)

참고로 그는 잠깐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한 성깔 좀 하나보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대놓고 개새끼 소새끼 하는 한국 기자들을 참 많이 봐온 나에게 이런게 문제가 된다는 게 이상할 정도다.

◆ 욕설 파문 WSJ 기자 ˝부끄럽다˝ http://bit.ly/oXpabJ

어찌되었든 그와의 점심 식사 대화는 재미 있었다. 사실상 그와의 대화라기보다 그는 한국의 미디어 환경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펼쳐졌다.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다. 미디어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입장에서 그 역시 블로그가 사건의 본질에 대해 좀더 정확하게 지적한다며 블로그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또한 기성 언론사들의 이상한 행태에 대한 뒷담화도 대화의 소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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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그는 한국의 이상한 기자실 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왜 기자들은 각자 알아서 취재하면 될 걸 한 방에 몰려 있으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기사를 쓴다. 그러니 이 신문이나 저 신문이나 비슷비슷하다. 보도자료로 나온 것에 대한 검증도 없이 그냥 받아 쓰는 기자도 있다."


기자실 문화에 대해서는 이미 링블로그를 통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었다. 링크로 갈음한다. 난 에반에게도 취재선진화방안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려고 했으나 너무 나가는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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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와 함께 한국의 접대 문화도 이야기가 나왔다.

"왜 기자들을 골프 접대하죠? 기자들을 데리고 왜 룸싸롱에 갑니까? 더구나 외신기자들 대할 때도 그런 식으로 대해요. 아주 불쾌하죠."


그는 5년 동안 한국에 머무르면서 한국통으로 불리는 기자임에도 여전히 한국의 접대 문화가 불편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한국 언론의 이상한 점은 계속 이어진다.

"한국 기자들은 너무 현상이나 반응에만 집중하는 거 같아요. 그 현상의 원인 분석은 별로 없어요. 예를 들어 용산 참사의 경우 화재가 난 것과 경찰의 대응, 그리고 정치권의 반응, 네티즌 반응만 줄창 나와요. 사실은 그 용산 참사가 나기까지의 과정과 원인에 대해 파고 들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한국의 주류 매체들은 그런 이야기가 쏙 빠져 있어요"


한국 기자들의 취재 보도 행태는 이미 '인기 영합주의'에 빠져 있다. 사람들을 피곤하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기사보다는 즉흥적이고 즉시적이고 현황과 현실에 대한 관조에 머물러 있다. 그는 또한 이렇게 지적한다.

"지금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향후 몇 년 안에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예고돼 있어요. 아마 한국의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이 있을 거에요. 그런데 지금 삼성이 기사에 등장할 때는 애플과 아이폰의 대항마 정도로만 나와요. 한국의 기자라면 오히려 삼성의 그런 더 깊숙한 속내를 취재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왜 삼성 기사를 외신 기사 베끼기로 메우는지 모르겠어요."


그러고보니 그렇다. 요즘 언론의 삼성 이야기는 이상하게 제대로 된 취재가 없고 보도자료나 취재협조 내용, 또는 외신이 전부다. 뭘까. 어떤 기자도 전문성 있게 삼성을 취재할 수 없어서일까? 아니면 삼성이 기자들의 개성넘치는 취재를 전혀 용인하지 않기 때문일까.

에반 람스타드와의 만남은 다른 미팅으로 인해 짧았지만 그의 열정적인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세는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참고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온라인으로 한글로 쓰여진 한국판을 운영하고 있다. 프리랜서 번역자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사가 나와 있다기보다 지국이 나와 있는 형태인데 온라인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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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국어로 편집된 내용은 다시 네이버 뉴스캐스트로도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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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을 번역해본 입장에서는 아직 번역의 질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어쨌든 에반 람스타드 기자와는 벤처스퀘어를 통해 한국의 스타트업과 첨단 산업에 대한 아이템을 상호 공유하고 그의 한국내 스타트업 동영상 인터뷰 취재에 협력하기로 했다. 나누미벤처스퀘어,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상호 기사 공유 부분도 협력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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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6 10:34 2011/09/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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