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자로부터 최근 파워블로그 관련 사건과 관련해서 블로그와 관련된 공공의 개입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제는 한 지인 블로거도 기자에게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네트워크의 실패"를 운운하면서...

이에 대해 메일로 답변했습니다.

**님.
그만입니다.
아시다시피 TNM 모든 파트너는 자신의 주관을 포스팅할 권리가 있습니다. 조직적인 메시지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주는 개인에 대한 양심의 제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블로거들을 궁지에 몰아넣는 기사를 의도적으로 쏟아내는 곳이 많습니다. 이미 프레임이 '파워블로거는 파렴치범'으로 낙인을 찍고 확인되지 않은 '탈세' 운운하며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공의 개입'을 운운하는 것은 전형적인 기자들의 기만입니다. 나는 문제를 제기할테니 사회가 나서서 이를 규제할 제도를 만들어내라는 강력한 주문이고 이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곳이 언론이지요. '공공의 개입'에 대한 우려는 누구보다 잘 아시리라 봅니다.
될 수 있으면 '자발적으로' '자율적으로' '자정을 통해' 이 사태가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공공의 영역이 개입될 여지는 오히려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블로거들에게 어떠한 혜택도 주지 않는 현 제도를 혁파해야 합니다. 블로거에게 현 세금 제도는 불합리합니다. 언론사의 많은 계정 항목들이 면세로 되어 있고 언론사에게는 언론재단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기자들을 해외연수까지 시켜주면서 왜 블로거들에게는 취재 현장에 발도 못붙이게 하고 아무런 보조적 수단도 주지 않으면서 책임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렇게 상대적인 열세인 상황에 자칫 '네트워크의 실패'라는 잣대로 '공공의 개입' 이슈로 넘어가면 예기치 않은 암흑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공공의 개입은 아주 불합리한 법제나 규제 제정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다수의 규제 대상에 대한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도 못하고 결국 '규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식의 언론의 전형적인 먹잇감만 양산될 겁니다.
약간 길어졌습니다만, 결론은 어떤 식으로든 **님의 대처는 옳습니다. 저희는 그 결정에 아무런 개입 권한이 없습니다. ^^ 다만 제 개인적인 우려는 전달드리고 싶네요.
워낙 오랫 동안 규제주의자들과 싸우면서 느낀 것입니다. 규제에 동조하는 한심하고 전문성도 떨어지는 기자들의 난립하는 트렌드성 기사로 인해 불필요한 피해가 없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결국 그 기자는 네트워크의 실패를 주장한 박사가 정확한 이론도 아니고 그 진의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여 기사화 시키지 않겠다고 하는데... 요즘 기자들.. 아무거나 덥썩덥썩 물고 있는데... 슬슬 짜증이 나네요.

참고로 블로그 육성을 위한 교육 예산을 신청한 블로그산업협회는 정부로부터 전액 삭감되는 수모를 당해야 했습니다. 과연 블로거들을 누가 도와주기나 했습니까?

* 뭘 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도와줄 생각 없으면 괜히 건드리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멋대로 오독한 뒤 열폭 금지.. --;

* 관련한 글 :
2011/07/06 파워블로그 사태, 규제보다 가이드가 필요하다
2011/07/06 포털은 파워블로그 문제를 어떻게 키웠나


* 아주 오래된 글 :
2009/06/08 블로그 상업적 이용 괜찮은 겁니까?
2008/09/12 블로그 이용할 것인가 운영할 것인가
2007/01/22 프로 블로거 한국에도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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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11/07/06 16:46 2011/07/06 16:46

지난주부터 ‘파워블로그’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파워블로거가 매개한 공동구매 물품의 품질과 유해성 문제로 인한 사태’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며 거의 모든 언론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관은 물론 정치권까지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파워블로거의 공동구매 행위는 물론 기타 블로그 마케팅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던 기존과 다른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행위도 비판의 도마에 올라와 있다. 물론 논점이 다소 분산되어 있고 세금 문제라거나 윤리성, 도덕성, 투명성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블로그의 미디어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근원적인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봐야 한다. 만일 발언의 영향력도 없고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행동 유발을 일으키거나 구매 행위를 유도할만한 미디어적 역할이 없었다면 이런 사태도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껏 블로거들은 자신들을 1인 미디어의 선두주자임을 자임하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향력을 자조해오던 터에 지금 이렇게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1인 미디어’의 힘을 기성 미디어에 의해 인정받게 되는 묘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진행되면서 수많은 업계 관계자와 블로거들,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 그들은 때로는 구체적으로 파워블로거의 문제점을 거론하기도 했고 때로는 파워블로거들의 억울한 점을 호소하기도 했으며 일부 파워블로거들은 무차별적인 언론의 공격에 이어 신상털기를 당하는 등 괴로움을 토로했다. 또한 그동안 파워블로거를 통해 새로운 판매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는 안도감을 갖고 있었던 중소기업인들은 지금의 사태가 중소기업 제품 전반의 불신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블로거 활동을 오랫 동안 해오고 있지만 같은 블로거로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해야 하고 문제가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에서 오해나 실수가 있었다면 이 또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과도한 욕심이 양심을 속이는 일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사죄해야 할 일이다.

이미 몇 차례 소위 ‘파워블로거’들의 무차별적이고 과다한 수익 활동이 네티즌들의 정서상 반감을 일으킨 적도 있어서 어찌보면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지점은 어디에 있을까? 문제가 복잡할수록 ‘상식’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핵심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은 언론이 지적하는 파워블로거의 문제들이 그동안 기성 미디어를 비판하던 블로거들이 지적해오던 것들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필자에게 전화를 해오는 기자들 대다수가 인정하면서도 그러니 미디어로서 같은 함정에 빠지지 말았어야 했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인정한다고 쳐도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지점은 ‘블로그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을 규제 대상으로 삼거나 감시 대상으로 여기는 행태다. 여기저기서 규제 강화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미 수천만 개의 계정이 있는 인터넷 세상 전부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실효성도 없을 뿐더러 지금껏 우리가 겪어왔던 과도한 규제에 따른 언론 환경 악화만이 결과로 남을 뿐이다. 블로거에게도 그동안의 수익 활동을 양성화시켜주고 이를 독자들이 신뢰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고지를 의무화 시키는 등의 권고 조치만으로도 규제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블로그가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라서 이정도의 규제만으로도 자율 규제 실효성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이제 엄연한 영향력을 갖춘 미디어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라면 스스로 자긍심을 높일 수 있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정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기성 미디어에게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로 발전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는 파워블로거도 이제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미디어 운영자로서의 책임감, 소셜 미디어 참여자로서의 진정성, 그리고 수익 활동에 대한 당당함과 투명성 확보가 바로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에게 요구되는 필요충분조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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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에 기고된 내용입니다. 다음주에 나오겠지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미리 공개합니다.

* 참고로 저는 지난 2009년부터 '링블로그 운영자의 다짐'이란 공지를 해두고 있었습니다.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블로그 운영자인 [그만]은 독립 블로거로서, 그리고 TNM 파트너 블로그로서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1.[그만]은 자신의 품위를 손상하는 글을 쓰지 않겠습니다. 블로그 글을 쓸 때 정보의 수집, 이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정직함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그만]은 블로그에 올린 글이 사실과 틀린 것으로 밝혀질 경우, 실수를 인정하고, 관련 내용을 수정하며, 어떤 식으로 수정되었는지, 왜 수정했는지 그 경위를 설명하겠습니다.

3.[그만]은 블로그를 통해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그만]은 기업이나 단체의 마케팅 활동에 참여할 경우, 이를 공지하고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5.[그만]은 전문 주제 블로거로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소식을 전달하고 색다른 시각의 분석을 공유하는데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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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6 16:25 2011/07/06 16:25

인정하자.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가 작다고 치부하고 넘어갔을 뿐이다. 하지만 곪을대로 곪았다는 표현은 억지다. 꽤 오래전부터 누구나 그 문제를 인지하고 지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문제 제기가 ‘파워블로거’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요즘 온라인에서 시끌벅적한 파워블로그 이야기다. ‘파워블로그’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회자된 것은 2007년 정도부터였다. 해외에서는 주목할만한 블로그, 많은 독자들을 거느리면서도 그 발언이나 소식 전달력이 남보다 뛰어난 발군의 블로그를 ‘알파블로그’라고 칭했다. 스스로 선언한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 이름을 붙여주지도 않았다. 독자들이 “이 블로그가 알파블로그에요”라고 말해주면서 어느덧 그 블로그는 ‘알파블로그’가 되었다.

한국은 2008년부터 웹 2.0 열풍이 인터넷을 흥분시켰고 그 열풍 속에서 이미 전국민의 60% 이상이 블로그와 1인 미디어를 어떤 형태로든 사용하고 있는 마당에 해외에서의 1인 미디어에 대한 성장을 대입시키며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동영상을 비롯한 UCC 열풍이었다.

당시 포털들은 그동안 별 관심도 두고 있지 않던 블로거들에게 친절하게 굴기 시작했다. ‘파워블로그’니 ‘추천블로그’니 뱃지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블로그들끼리의 평가보다는 그 포털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정작 정보를 평가하고 정보에 대한 신뢰감과 블로그 운영자와의 연대감은 사라지고 오롯이 포털이 메인 페이지에서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 우루루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곳에서 열심히 블로그 글을 올리는 사람은 영웅이 되어갔다. 하지만 포털은 정치와 사회, 또는 전문적이고 비평적인 글을 올리는 블로그에는 독자들을 몰아주지 않는 철저히 이중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블로그는 모두 ‘실용’과 ‘생활’ 블로거들만 ‘파워블로거’로 인정받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미디어의 비평 영역은 철저히 외면 받아왔다.

2008년 여름 네이버가 파워블로거 간담회를 진행했을 당시 타 블로그 서비스와 달리 네이버는 요리, 인테리어 파워 블로거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1위 카테고리는 여행 블로거로 나타났으며 취미나 생활 정보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시사, 사회, 정치, 문예, 비평 분야의 블로그는 거의 구경하기도 힘들만큼 적었다. 이는 포털이 의도적으로 블로그의 사회적 미디어 기능을 거세한 결과였다. 블로거들 사이에선 ‘파워블로거’란 노력에 의해 평가를 받게 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등 포털이 밀어주는 블로그’라는 자조도 있다.

미디어는 다양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1인 미디어의 다양성은 포털에 의해 거세된 채 미시적이고 세속적인 아이템만 ‘파워블로그’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방치하면서 파워블로거들의 상업성 경쟁이 조장되고 있었다. 적당한 결제수단을 제공하지도 않고 타 서비스의 블로그 내 서비스 적용도 어렵게 만들어서 새로 만들어지는 시장 자체를 왜곡시켜버렸다. 블로그를 통한 수익활동이 불법은 아니지만 다양성이 부족해진 상태에서는 상호 견제도 사라져버린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이제와서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파워블로그가 수년 동안 쌓아두었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이 닥치자 불현듯 포털은 한발 빼더니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이다. 한편에서는 포털이 파워블로거 관리를 강화할 것이란 이야기도 들린다. 이제와서 뭘 강화한단 말인가. 국세청은 포털을 통한 사업자등록 및 사업용계좌 표시 등을 의무화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포털이 파워블로거들을 종속시키는 수단에 불과할 것이다.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정작용을 강화하고 수익활동을 좀더 투명하게 하여 본격적인 미디어 활동을 위한 기반과 자율적 가이드 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더불어 블로거들이 직접 나서서 구조적 불합리를 조장한 포털에 대한 의존성을 배제하고 다양성을 획득해서 상호 견제하고 윤리강령 등 자정 활동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이제 포털은 믿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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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발간될 시사인에 기고된 내용입니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미리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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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6 16:23 2011/07/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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