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포털 시나닷컴과 소후닷컴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특집페이지를 마련했군요.

반갑긴 한데 매우 이색적이군요. 들리는 말로는 강택민 주석같은 사람에게 따꺼(형님)라고 불리울만큼 친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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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sina.com.cn/z/jdzss/index.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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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sohu.com/s2009/jindaz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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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8/19 10:40 2009/08/19 10:40
나는 가끔 인지절약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할 때가 있다. 여기서 인지절약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적 구두쇠'와 같은 말이다. 또는 어떤 사람은 이것을 인지압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어쨌든 인지적 구두쇠 심리란, 사람들은 특정한 대상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정보를 다방면에서 취합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빠르고 안정적인 정보 취득 방식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신문에서 나온 인터뷰나 자신이 신뢰하는 이가 하는 평가를 곧이곧대로 준용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정보를 취합해서 모여진 정보들의 관계를 추정해내고 의미를 분류하여 내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대상을 평가하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준다.

선거에서 포스터에 나온 외모만으로 평가한다거나 새로 들어온 동료의 출신 학교로 나머지 모든 것을 평가하거나 타인의 블로그를 보고 자신이 구매할 노트북을 정하는 식이 바로 이런 인지적 구두쇠 심리 때문이다.

인지적 구두쇠는 세상 만물을 개인이 모두 판단하기 힘들고 경험하고 생각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인류가 만들어낸 효과적인 사고 방식인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상을 '띄엄띄엄'보게 되는 단점은 감내해야 한다. 또는 시시 때때로 자신이 내린 판단의 근거가 잘못되었을 경우 자신의 판단을 재점검하고 수정해야 하는 피곤한 상황에 맞닥뜨릴 때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의 근거가 완전히 틀렸다 하더라도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믿음을 지켜내려 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을 띄엄띄엄 보고, 자신이 틀려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심리적 맹점
이런 고집스런 현상을 <설득의 심리학>에서 '일관성의 법칙'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종말론을 주장하던 종교 집단이 자신들이 정한 날짜에 종말이 오지 않았음에도 자신들의 종교를 바꾸려 하지 않는 모습을 사례로 들었다. 이른 바 광신도들인 셈인데 대부분 이것은 그동안 믿어왔던 모든 것을 잃었을 때의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자신을 위로하고 자기 확신을 강화하는 여러가지 수단을 새롭게 동원하는 자기방어 심리적 기재들이 동작한다는 점도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어제 '온라인은 왜 편협해지나'라는 글을 썼다. 상당히 의식적으로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내 의견과 반대되는 입장까지 고려하며 약간은 물러터진 이야기를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글에 달린 댓글이다. 댓글에서 한 독자는 "글중에 양측다 논리적 근거가 있다고 하시는데, 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라고 단정지었다. 개인적인 주장이다. 또한 다른 한 독자는 "'레밍스네, 자기확신'이네 뜻도 제대로 모르는 말 써가며 그대가 두려워 하는 "민의"를 오도하는데 많은 정력을 소비"했다고 반응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어느 대상에 불만이 있는 상태에서 내 글이 그 대상을 옹호하는 것 처럼 비쳐졌다는 것이다. 절대 나는 그 대상을 옹호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말이다. 다만 서술방식과 근거와 사례가 뒤섞이면서 사람들은 '인지적 구두쇠 심리'가 작동되어 '이 글은 내 의견과 달라'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는 불쾌해 하며 정작 자신들의 의견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같은 입장의 사람인 나를 비난한 것이다.

세상은 '선과 악'이 싸우는 전쟁터가 아니며 나와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과도 한데 어울려 살아야 함에도 남을 타협할 수 없는 '악'으로 몰아세우고 상대방을 깎아 내리면서도 자신들의 편협함은 깨닫지 못하는 상황을 우리는 쉽게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우리는 뭔가 보이지 않는 '맹점' 때문에 어이없이 편협한 사고에 빠지거나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어제 글에 대한 반응은 어제 마지막 장을 덮은 책 <블라인드 스팟>의 서평에 소개할만한 소재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종종 뻔히 눈앞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바보같은 논리 오류에 빠지는 상황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이야기해준다.

특히 입장의 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논리적 '맹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심지어 9.11 테러가 발생하고 나서 미국인들이 "그들은 왜 미국인을 싫어하는가"라며 어이 없이 바보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 장면을 들어 자신들 객관적으로 되돌아볼 기회가 없는 많은 사람들의 심리적 맹점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앞에 소개했던 '온라인은 왜 편협해지나'라는 글에서 느꼈듯 진영논리에 의한 극단적 상대 폄하에 대해서 이 책은 이렇게 설명한다.

8장 돌아보기
비판적 사고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이 명확한 근거에 입각한 것인지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막상 증거를 평가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복잡하다. 결국 우리는 검증해야 할 증거 자체에 의존하기보다는 우리와 비슷한 입장의 사람들이 제시하는 증거는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우리와 상반되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제시하는 증거는 무조건 거부해버리곤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불분명한 증거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맹점을 보완하려면 이용 가능한 증거들을 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것들조차 반박할 수 있는 증거를 적극적으로 찾아봄으로써 이런 맹점을 보완해나갈 수 있다. 결국 이를 통해 우리의 세계관은 더 정확하고 완전한 것으로 수정될 것이다.
-267p


이외에도 바로 눈 앞에 있는 해결책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례라거나 범주화의 오류에 빠져서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보지 못하는 사례는 일상생활에서도 우리가 늘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혁신을 가로막고 결국 손해나는 '하던대로, 보던대로'
예를 들어 내가 홍보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도 '방송사 기자, 신문사 기자, 온라인 기자' 따위로 범주화를 시도한다거나 '메이저 신문 기자, 잡지 기자, 지방지 기자' 등의 분류법으로 인해 간과하는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듯 이 책은 갇힌 '패턴식 사고'의 맹점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파헤친다.

해군 엔지지어인 리처드 제임스는 항해 시 민감한 항해 도구들이 배의 속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주는 여러가지 형태의 스프링을 실험하면서도 그 스프링이 놀이도구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에게 그 스프링은 '도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이 스프링의 움직임을 재미있게 생각했고 이를 응용한 장난감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슬링키'라는 스플링 장난감이다.(189p)

책의 아이템인 심리적 사회적 논리적 '맹점'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우수하지만 아쉽게도 서술방식이 지루하고 사례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진다. 또한 주제에 집중되어 반복 강조라는 느낌보다 중언부언한다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이 책 자체로는 매우 아쉽다.

이 주제로 더 좋은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블라인드 스팟 - 10점
매들린 L.반 헤케 지음, 임옥희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 근조, 어제 서거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빠지기 쉬운 맹점을 많은 부분 극복하신 분입니다. 자신을 살해하려던 인간들을 용서해줬고 끊임없이 패배의식에 빠진 진보진영을 일으켜세워 결국은 정권 교체를 이뤄냈으며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한국인이 되셨죠. 부디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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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09:47 2009/08/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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