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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1 김민선 소송 에이미트, 장사 잘 된다고 할 땐 언제고 26

난 기자 출신이다. 그래서 기자들이 얼마나 고생하면서 사는지 잘 알고 있다. 반면 다시 말하지만 난 기자 출신이다. 기자들이 언제 어떤 계기로 거짓말을 하고 어떤 의지로 특정 사건을 외면하고 부각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부분 아는 것을 넘어서 '인지상정'의 느낌으로 그들을 이해한다.

하지만 예전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인정하거나 입장을 선회하는 것 정도는 아니어도 스스로 부끄럽다거나 민망하다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생각한다.

"광우병 파동으로 4200억 손실, 줄소송 가능" [머니투데이]
`광우병 발언` 배우 김민선, 美 쇠고기 수입업체로부터 소송 [매일경제]
김민선, 美쇠고기 수입업체로부터 손배소 [동아일보]
“광우병 선동” 김민선·PD수첩 3억 피소 [중앙일보]

이들 매체를 중심으로 보자. 벼룩에도 낯짝이란 것이 있을텐데, 김민선을 공격하기 위해 업체 소송을 대서 특필해주는 센스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자, 이들의 광우병 관련 기사를 뒤적여 보자. 우리에겐 검색이 있지 않은가.

머니투데이부터 시작해보자. 작년 7월 집중 홍보 기간이었나보다.

"美 쇠고기찾는 소비자 문의전화 많다" [머니투데이] 2008.07.02
美쇠고기, 전국서 전화주문 폭주 [머니투데이] 2008.07.02
美쇠고기, 검역 7일만에 630톤 풀려 [머니투데이] 2008.07.02
美 쇠고기, '일반 식당'에서도 판매 [머니투데이] 2008.07.03
"美쇠고기 '불티' 사흘만에 12톤 팔려" [머니투데이] 2008.07.04
[사진]美쇠고기 판매 반대합니다 [머니투데이] 2008.07.04
[사진]북적이는 美쇠고기 판매장 [머니투데이] 2008.07.04
[사진]美쇠고기 판매 "줄을 서시오" [머니투데이] 2008.07.04
[사진]'美쇠고기' 없어서 못판다 (화보) [머니투데이] 2008.07.04
美 쇠고기 ‘불티’…“사흘간 12톤 팔았다”(상보) [머니투데이] 2008.07.04
美쇠고기 불티..구입자 "미국산이 최고" [머니투데이] 2008.07.04
'미국산 쇠고기 얼마나 싸기에…' [머니투데이] 2008.07.06
미쇠고기 파는 에이미트 정육점 일가 '돈방석' [머니투데이] 2008.07.08
불황 파고에 싼 수입고기 '밀물' [머니투데이] 2008.11.25

이 화려한 제목을 보라 '돈방석', '밀물', '줄을 서시오', '폭주', '없어서 못판다', '미국산이 최고'...

더 말해서 무엇하랴. 2008년 7월에 집중적으로 이런 기사들이 풀려 나갔고 모든 기사 안에는 김민선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에이미트'사가 등장한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하지만 좀더 봐야 하지 않겠는가. 자사 기자들을 음식점 손님으로 연출시켜 사진을 내보내 사과까지 한 중앙일보도 에이미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홍보해주기 여념 없다.

수입업체 “LA갈비 없어서 못 팔아” 미국산, 뉴질랜드산 제치고 2위 [중앙일보] 2008.08.19
대형마트 미 쇠고기 안 팔아 추석 앞두고 호주산 값 급등 [중앙일보] 2008.09.09
“미국산 쇠고기 믿고 드세요” [중앙일보] 2008.11.27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이렇게 없어서 못팔 정도로 잘 나가던 업체가 갑자기 발끈하고 나선 까닭은. 기자들 앞에서 바람 몰이를 좀 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 분위기에 맞춰 기자들이 '잘 팔리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을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단정지었다. 이들은 서로 이심전심이었다. 7월에 잘 안 되니까 연말에는 '세계적인 불황'과 함께 엮어서 수입고기의 경쟁력을 홍보하려 했다.

하지만 시장은 예전 처럼 '잘 팔린다'고 해서 진짜로 잘 팔리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고 '잘 팔린다'고 말은 하지만 뒤로 재수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고 결국 여기저기서 문 닫는 곳이 생겼다. 업주들은 체인점 본사에 항의를 했을 것이고 체인점 본사는 뭔가 다시 희생양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참에 PD수첩의 왜곡 보도에 대한 판결이 나왔고 PD수첩과 싸잡아서 '청산가리' 발언을 미니홈피에 올린 여배우를 함께 소송한 것이다. 결국 원인과 결과가 따로인데다 시점도 거꾸로다. PD수첩 보도와 청산가리 발언 이후에 '없어서 못 팔던' 미국산 소고기가 연말이 되어 다시 '불황에 강한 경쟁력을 갖춘 소고기'가 되었지만 결국 올해 들어서 망했다는 것인가. 그래서 역추적 해보니 PD수첩과 청산가리 발언이 마치 에이즈 처럼 잠복 기간 이후에 발현되었단 말인가.

그렇게 이 사건은 우습고 안쓰러운 일이 되어버리고 있다. 미국 소고기 수입업자나 김민선이나 언론이나 다 불쌍하다. 뭔가에 홀려 놀아나고 있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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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1 17:50 2009/08/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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