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9 초보 블로거를 위한 블로그 글쓰기 방법

지난 번 포스트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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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사에는 사실(팩트, fact)이 있어야 한다. 심지어 칼럼이나 논설, 사설에도 사실이 주장의 근간이 된다. 만일 사실이 결여돼 있다면 그 글은 상념을 나열한 소설이다. 기사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기사의 출발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실은 어디서 인지를 할 것인가. 사실을 인지하는 과정이 바로 취재다. 취재라 함은 재료를 얻는 과정이다. 글을 쓰기 위해 재료를 모으는 것을 취재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취재는 기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시나리오 작가들도 작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취재를 하며, 소설 작가들 역시 등장인물의 묘사를 위한 취재에 오랜 공을 들인다. 음성을 녹음하는 음성 취재와 자료 화면을 위한 영상 취재 역시 취재다.

혹자는 발로 뛰는 취재만 취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발로 뛰는 취재 이외에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찾아 다니고 '꺼리'를 모으고 사실 관계를 따지는 일 역시 취재다. 정보원(또는 취재원)이 배포하는 자료 역시 좋은 취재 거리다. 보도자료를 소홀히 하는 기자는 오만에 빠진 기자다. 보도자료에서 출발해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는 훌륭한 기자다. 보도자료도 보지 않고 기사를 쓰는 기자는 확인에 게으른 기자다.

블로거에게는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사실'로 인정할만하다면 그 기사 자체를 '사실' 근거로 삼아도 좋다.

또한 국가 정책 정보나 민간 연구기관의 데이터, 다양한 통계 등도 숫자로 돼 있는 팩트이므로 좋은 재료다.

이제 다음의 글을 보자.

1. 지난 4년 동안 온라인 뉴스 소비자(사용자, 또는 UV)는 연평균 2.9% 증가했다.
2. 한국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인터넷 사용자가 연평균 6.0% 증가했다.
3. 한국의 포털 뉴스 소비자는 연평균 11%가 증가했다.
4. 뉴스/미디어 카테고리 사이트의 페이지뷰는 지난 4년 동안 18.2% 감소했다.
5. 포털 뉴스 섹션 카테고리의 페이지뷰는 지난 4년 동안 43.7% 증가했다.
- source : KoreanClick 2007. 8

몇 가지 통계가 건조한 문장으로 제시돼 있다. 이것만으로 블로그 글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통계 숫자로 어떤 것을 뽑아낼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일단 1과 2를 묶어 의미를 만들어보자.

지난 4년 동안 한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연평균 6.0% 증가한 반면, 온라인 뉴스 소비는 방문자 기준으로 연평균 2.9%에 그쳤다. 이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인터넷 뉴스에 대한 의존 비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어색하다. 정말 인터넷 뉴스에 대한 의존 비율이 낮은 것일까?
이번에는 1과 2와 3을 묶어보자.

한국의 포털 뉴스 소비자는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11%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터넷 사용자는 6.0% 정도였으며 오히려 뉴스 방문자수는 인터넷 사용자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포털 뉴스 방문자수는 4년 평균 11% 이상 증가해왔다. 이는 전체 사용자가 늘어도 뉴스 소비는 한정적이지만 포털에서 뉴스를 집중적으로 소비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2,3이 묶이니 좀 괜찮아졌다. 숫자들이 어렴풋이 인터넷 사용자와 뉴스 소비자, 그리고 포털 뉴스 소비자로 이어지면서 매끄러워졌다. 여기에 4와 5를 곁들여 보자.

한국의 포털 뉴스 소비자는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11%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터넷 사용자는 6.0% 정도였으며 오히려 뉴스 방문자수는 인터넷 사용자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포털 뉴스 방문자수는 4년 평균 11% 이상 증가해왔다. 이는 전체 사용자가 늘어도 뉴스 소비는 한정적이지만 포털에서 뉴스를 집중적으로 소비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페이지뷰에 있어서도 한국의 뉴스 소비가 포털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독립 온라인 뉴스 사이트들이 모인 뉴스/미디어 카테고리의 페이지뷰가 급속히 떨어지면서 연평균 18.2%나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포털의 뉴스 섹션 페이지뷰는 4년 동안 연평균 43.7%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326%의 폭발적인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팩트들을 골고루 배치하다 보면 일관된 흐름이 등장하게 된다. 이런 흐름은 마지막 또는 맨 앞에서 주장하는 바를 강하게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근거가 있는 주장은 언제나 힘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정도의 글은 기사로 어울린다.

블로그라면 자신의 생각을 담아 이야기하는 재주가 필요하다. 이런 말을 덧붙인다면 기사가 아닌 블로그 글 다와 보이지 않을까?

뉴스 사이트들이 포털의 막강한 유통에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 빼도박도 못하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의 반전 스토리는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또는 다른 주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포털의 뉴스 장악력이 너무 크다. 이 정도면 규제를 시작해도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실제로 받고 있다.
또는 이런 식의 주장은 어떤가.
전문 뉴스 사이트들의 부실한 콘텐츠 관리에 비해 집중화된 포털의 뉴스 관리가 내게 더 편리하게 느껴진다. 이게 소비자 만족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런데 지금 만족스러운 상황을 정치권과 언론은 왜 몇 년 전으로 되돌리려 하는 것일까.
또는 이런 식의 화제 전환은 어떤가.

이것이 낚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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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8/27 22:49 2007/08/27 22:49

네이버가 선택한 개인 CP

Column Ring 2007/08/27 10:05 Posted by 그만

간단하게 리마인드하고 싶어서 적는다.

네이버가 선택한 개인 CP의 원조, 민훈기 MLB 기자에 대한 KBS 석기자의 글.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민훈기[석기자닷컴] 2006.04.02

민훈기 기자의 사례는 종종 '빅마우스', '전문기자', '1인 미디어', '취미의 직업화', '멀티플레이어'의 사례로 보고되고 있지만 그만은 '개인CP의 새로운 장을 연 인물'로 평가한다. 개인CP를 독점 계약한 네이버와 함께..

네이버는 또 한명의 개인 CP를 구한다. 멀지 않은 최근의 일이다.

"1인미디어 운영 5개월…직장 14년보다 만족"
'이동진닷컴'의 전 조선일보 이동진 기자 인터뷰[아이뉴스24] 2007.08.26

이동진 기자 역시 종종 개인 CP의 사례로 회자되는 인물이다. 그에게 네이버가 기회를 준 것인지 네이버가 그를 발굴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따로 해보자. 어쨌든 그는 네이버에 독점 공급되고 있는 독점 CP다.

기자가 아닌 사람이 최근 네이버의 개인 CP 확보에 걸렸다.

소설가다.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아날로그 소설가 중 한 명. 박범신

[조두진이 만난 사람들] 청년작가 박범신[매일신문]

참고 : 촐라체 블로그

박범신은 특이한 케이스다. 사실 네이버는 앞의 두 사람에게 법인이 될 것을 요구했고 소속 회사에서 빠져나와 법인을 설립한 뒤 계약을 했다. 하지만 박범신은 소설가 개인이다. 물론 개인 사업자 등록증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 소설가는 개인 자격으로 글을 쓴다.

박범신의 블로그는 솔직히 좀더 온라인 스토리텔링 방식이나 내비게이션, 또는 문단 나누기 등의 원칙이 너무 아날로그적이라 좀 아쉽다. 최소한 문단 나누기의 원칙은 새롭게 하든가. 무시하던가. 아니면 문단 사이를 좀더 띄어 놓는 것이 좋아 보인다.

어찌됐든 이쯤에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

개인 CP는 여전히 유명인이나 유명한 회사 출신이어야 하는걸까?

그래서 나는 TNM을 적극 지지한다. 그들만의 로열 패밀리가 아닌 개방형 광장 모델과 지식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미디어 2.0에서도 여전한 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피곤하지만 bottom-up을 지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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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10:05 2007/08/27 10:05

왜 조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가

Ring Idea 2007/08/27 00:34 Posted by 그만

지난 주 금요일 저녁, 직장 동료들이 함께 하는 회식 자리.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가운데 조직의 문제를 안주거리로 삼기 시작했다.

어느 조직에서나 회식자리에서 조직의 문제, 그리고 사람의 문제에 대한 것은 좋은 화제다. 이런 이야기들이 이어지다보면 정작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뭔가 불평을 늘어놓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지우려하기 일쑤다.

그런데 직장 상사의 한 마디가 쿵 하고 와닿는다. 단순한 이야기였고 단순한 진리였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냥 전하면 또 재미없으니까..^^ <배꼽> 우화풍으로 약간 각색해본다.

대야에 가득한 탁구공 가라앉히기

어느 날 스승은 제자를 물이 가득찬 대야 속으로 들어가라 시킨다. 제자가 들어간 대야는 김장을 담글 때 사용하는 커다란 대야다.

제자는 어리둥절했지만 대야 속으로 들어가 스승의 눈치를 살핀다. 사방이 팔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얕은 대야. 제자가 들어가니 물이 약간 넘실거린다.

스승은 말없이 잠깐 사라지더니 탁구공 한 다발을 제자가 들어가 있는 물이 가득 찬 대야에 쏟아넣는다. 둥둥 떠 있는 탁구공이 제자의 몸 주위에서 가득히 출렁인다. 어리둥절한 제자에게 스승은 말한다.

"그 공들 모두를 바닥에 닿을 정도로 가라앉혀 놓거라"

그리고는 스승은 자리를 뜬다. 제자는 어이가 없다. 무슨 소리인가. 족히 100여개는 넘어보이는 탁구공을 어떻게 다 가라앉힌단 말인가. 하지만 스승의 목소리가 너무도 근엄하다.

제자는 열심히 탁구공을 물 아래로 밀어 넣는다. 당연히 다른 공을 잡으려 손을 떼면 탁구공은 톡톡 튀어오른다. 수 시간을 그렇게 제자는 당혹해 하면서도 스승의 명을 지키려 애쓴다.

스승은 몇 시각이 지난 뒤 제자에게 찾아온다.

그리고 조용히 제자를 대야 밖으로 나오도록 손짓 한 뒤 대야를 약간 기울인다.

물이 점점 줄어든다.

그리고 수많은 공들로 가득 찬 대야에 물이 빠져 나가자 통통 튀어 올랐던 공들은 바닥에 닿아 있다.

제자는 털썩 주저 앉는다.

우리 주위에는 정말 문제가 많죠. 도대체가 뭘 어찌해야 할지, 문제 하나가 터져 수습할라치면 다른 곳에서 다른 문제가 또 터져나오죠. 하나 둘씩 쌓여가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지쳐가는 우리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기도 전에 우리는 대증요법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정작 우리는 탁구공이 바닥에 닿기를 원하면서도 그 사이에 있는 물의 존재와 깊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어쩌면 우리는 그 대야 안에 있어서 물을 빼낼 생각을 못했던 것은 아닐런지요.

조직 내부든 국가 내부든 우리가 느끼는 문제의 원인은 사실상 몇 가지 큰 줄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처음부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변화시키기보다 순간순간의 만족감을 위한 작은 문제해결에 집착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요.

깊은 밤 많은 상념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또 지겨운(?) 한 주가 시작되지만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새롭고 설레는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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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00:34 2007/08/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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